여주인공이 되는 법은 내가
읽을 책은 아니군 아니 누구를 위해서는
읽어도 되겠어 여주인공들을 위해서
혹은 여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친구 에마와 함께 요크셔의 황야로 갔어
폭풍의 언덕의 바람을 맞으러
아니 여느 바람이면 안 되겠군
폭풍이어야지 폭풍의 언덕 뺨치는
히스클리프를 잠 못 들게 하는
요크셔 황야에서
저자는 여주인공 캐시 언쇼를 떠올리지만
에마는 제인 에어 편이야
캐시는 부잣집 아들과 결혼한 속물이라고
대신에 제인은 못 생겼어도 독립적이고
자기 원칙을 지켰던 여자라고
둘은 제인과 캐시를 두고 의견이 갈렸어
여자도 여자를 이해 못하지
˝그냥 그런 결혼을 안 하면 되잖아˝
저자는 폭풍의 언덕과 제인 에어를 다시
읽어 보기로 하지
남자들만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이 되는 건 아냐
여자에게도 여주인공이 되는 여로가 필요해
(캠벨은 여자에게는 필요없다고 했다지)
천의 얼굴을 가진 여주인공
책에는 인어공주부터 셰에라자드까지
열한 명이 나오니 열한 명의 얼굴이네
열한 명의 여주인공이 되는 법
나는 옆에서 곁눈질만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