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왔다-_-
며칠 전 사고가 났다.
쉬는 날이라 엄마 태워다 드리고 유턴을 했는데 갑자기 조수석 쪽에 요란한 소리. 어안이 벙벙했는데 내가 사람을 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떡하지! 119 불러야 해! 머리속이 뒤죽박죽인 채로 벌벌 떨면서 내렸는데 젊은이가 역시나 벌벌 떨면서 서 있다. 차 망가져서 어떡해요. 하면서..
그 때 심정은 정말..
고마워요ㅜㅜ 서 있을 수 있어서ㅠㅠ;;;
오토바이 타고 반대편 일차선에서 노란불에 진입했다고. 알바 늦을 것 같아서 무리했다며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한다. 차 파손된 걸 너무 걱정하길래 차는 괜찮다고 아무 문제 아니니 병원부터 가자고 했더니 젊은이는 벌벌 떨면서도 병원 안 간다고, 괜찮다고 한다. 이런 순진한 젊은이ㅠㅠ;;;;; 이럴 땐 고함부터 치고 일단 우기고 보는 어른들 많이 봤는데ㅠㅠ;;;;;;
젊은이도 무서운 사람 나올까봐 쫄았다며 나를 보고 헤 웃는-_- 발톱 깨져서 피나는데-_- 쪼리 신고 오토바이를 타다닛! 조심해야지!-_-++++
오토바이가 파손이 심해서 운행이 안 될 것 같아 어쩌지 하다가 일단 보험담당자를 불러보았다. 직장 사람들 함께 책임지는 담당자시라 뭔가 일 있으면 먼저 도움을 요청한다. 젊은이도 기본보험이 들어 있다며 삼성화재 불러보겠다고 하기에 그러라고 하고.
좌회전 신호에 유턴한 거라 내가 법적으론 잘못 없을지 몰라도ㅜㅜ 앞에 좌회전 대기하던 차가 좌회전 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유턴했으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텐데ㅠㅠ 블랙박스 봤더니 좌회전 차량에 가려서 내가 오토바이 오는 걸 전혀 못 봤던 듯ㅠㅠ 아무 생각없이 운전하는 거냐! ㅠㅠ;;;;
젊은이에겐 택시비 주고 아픈데 있으면 전화해 달라고 했다. 오후에 문자 와서 병원 왔는데 다행히 별 문제 없고(고맙습니다ㅜㅜ) 물리치료 받는다고. 나 때문에 아픈 거니까 병원비 보내주겠다고 하니 염치없지만 집안형편이 안 좋아서 괜찮다고 할 수가 없다며 정말 고맙다고 베푼 만큼 받으실 거라고 한다. 젊은이가 많이 안 다친 게 내가 받은 보상이구만ㅠㅠ;;;;
상대편 보험사에서 두 말 않고-_- 차 고쳐준다고 해서 차는 수리 들어가 있고 렌트카가 왔다. 담배냄새 많이 난다-_-;;;; 벌벌 떨면서 운전한다ㅠㅠ;;;;
이만하면 그나마 잘 해결된 거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내가 한 젊은이의 인생을 끝장낼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잠도 안 오고 책도 못 읽겠고 ㅠㅠ;;;;;;;;;;;;;;; 술은 더 마신다ㅠㅠ;;;;;;
합기도 포함 운동 많이 해서 낙법을 잘 했다며 자랑하는 (해맑은-_-) 젊은이에게 무한대로 고맙다ㅜㅜ 당시에 헬멧을 쓰고 있었기에 또 무한대로 고맙다ㅠㅠ 사람이 다쳤으면 내가 제대로 살 수 있었을까. 내 차를 참 많이 사랑하지만 당시엔 차고 뭐고 꼴도 보기 싫었다는ㅠㅠ;;;;;;
차는 움직이는 흉기라고 예전에 첨 운전 배울 때 들었다. 요즘 해이해졌나보다. 제발 조심하자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