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끝에 사람이
전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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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사람이 있다고 

지상에서 7만 2천 킬로미터 위에 

사람이 남아 있다고." 


도서관에서 부지런히 빌려 읽다보니, 좀 더 다양하게 관심 가는 책들을 읽게 된다. 근 2-3년간 눈에 계속 띄던 이름인데, 

어느새 이렇게 다양하게 책을 많이 내셨네. 전혜진 작가님. 


단편들로 여기저기 앤솔로지에서 보다가 이번에 단편집 <바늘 끝에 사람이> 읽었고, 어느 단편 하나 구멍 없이 다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첫번째 단편인 <바늘 끝에 사람이> 의 심상은 앞으로도 계속 생각날 것 같다. 우주로 뻗은 궤도 엘리베이터 위에서 농성하는 주인공. 바벨탑과 같이 하늘 끝, 우주 속으로 쌓아 올린 궤도 엘리베이터를 만드는데 갈려나간 노동자들은, 말 그대로 몸의 부분들이 갈려 나갔고, 회사에서는 인공 기관으로 갈아준다. 그리고, 어마무시하게 비싼 인공 기관을 반납하거나 비용을 내지 않으면 회사를 그만둘 수도 없다. 공사중에 팔이 잘려서 새로운 팔을 달고 계속 일했는데, 팔을 내놔야 그만둘 수 있다. 

주인공은 누구보다 더 오래 일했고, 오래 일한만큼 많이 상했고, 기계로 몸의 대부분을 대체했다. 지구 표면에서 7만 2천 킬로미터까지 뻗은 엘리베이터 위에서 농성하는 몸 대부분이 기계인 '인간' 과 그를 기어코 죽여야 겠다는 인간들의 모습이 너무나 생생해서 아찔하다. 


<할망의 귀환>과 <단지> 는 제주 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이다. 4.3 이야기가 나온다. 

뭍에서 온 남자들, 그들이 제주에서 벌인 살육. 한라산인줄 알았던 것이 일어나는 묘사에서 소름이 쫘아악.. 


<안나푸르나>에는 괴물부모가 나온다. 과거와 현재의 현실 반영 절망적인 교실 이야기인데, 희망이 있는 이상한 소설이다. 

답도 없는데, 앞으로 나가게 하는 그런 보이지 않는 힘을 보여준다. 


<내가 만난 신의 모습>은 학도병이었던 시아버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악한 인간과 그만치는 아닌 약한 인간들. 


<너의 손을 잡고서> 는 광주 이야기다. 

여기 나온 교련 남선생, 정말 중3때 윤리 남선생이랑 똑같아서 읽는 내내 몰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살아 남은 여자들이 살아 나가는 결말이다. 


노동현장에서 죽고, 국가 폭력에 의해 죽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SF, 고전, 설화, 호러, 스릴러 장르인데, 현실이 그와 멀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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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챌린지로 하고 있는 것은 아침 원서 90분 읽기이다. 


작심한달 가보자고~ 


12월 말부터 시동 걸어서 1월 1일부터 잘 하고 있다. 12월 말부터 책장/책상 이사 하고, 어제는 보일러 교체한다고 베란다를 다 뒤집느라 피곤함의 끝을 달렸지만, 큰 건 이제 얼추 끝나고, 자잔한? 짐정리, 책정리 하면 된다. 자잔한 정리 모여 태산이라고, 태산이긴 하지만, 사부작 사부작 하다보면 되겠지. 여튼 그런 컨디션에 지난달과 이번 달 오전에 일하고, 새벽에 네다섯시 일어나서 책 읽다보니, 정착하느라 수면이 와장창이다. 일어나는건 새벽에 일어나지만, 자는 시간이 막 8시반에 잠 들었다가 2시에 일어나고, 책보다 자다 하다가 4시에 일어나는 식. 차차 자리잡혀 가겠지. 


여튼, 아침에 일어나서 책 읽으니 90분이 아주 빨리 간다. 스마트폰 중독을 좀 고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고, 가장 좋은 해독제는 종이책 읽기가 아닌가 싶다. 


오늘부터는 좀 늘어지더라도 다시 일상으로 하나씩 돌아가려고 투두 리스트에 있던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을 완료했다. 

짝수달 무소비- 홀수달 계획소비를 올해 계획으로 세우고, 작년 12월부터 리허설겸 시작해봤다. 

매달 사는 것들은 얼마나 사야 하는지 감이 좀 잡혔다. 소비를 필수품/생필품, 원하는 것(취미), 있으면 좋은 것(투자) 이렇게 나누어 보려고 한다. 취미는 챌린지 리워드로만 살거고, 있으면 좋은 것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어렵다. 

지금 사고 싶은 것 중에서 모니터 받침대와 엘리베이터 독서대. 내 목과 어깨 건강을 위한 투자가 아닐까. 


지난 달에 책 안 사지는 못하고, 덜 샀는데, 보카 관련 책들 살 일 있어서 사는김에? Thesaurus 사전 구매한 것이 

오늘 도착했다. 미아 탕이 샀던 유의어 사전, 나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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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4-01-03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소러스도 예쁘고 뒤에 책장도 넘 예뻐요😍 영어 공부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시는 하이드님 늘 제게 좋은 자극이 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이드 2024-01-04 15:48   좋아요 0 | URL
아마존 중고 주문했는데, 사전이 너무 예뻐버린 ㅎㅎ 영어는 공부이고, 취미이고, 일이고, 쉬는거라서 안 할 수가 없어요. 망고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책 많이 만나시길 바랍니다!

독서괭 2024-01-04 0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의어 사전이 영어공부에 좋다던데! 저도 하나 담아둔지 좀 됐는데 아직 안 샀네요 ㅎㅎ
아침 원서 90분 읽기 화이팅입니다~

하이드 2024-01-04 15:49   좋아요 1 | URL
아침 원서 90분 통으로 읽으니깐, 드디어 진도 나가네요. 요즘 책을 하도 찔끔찔끔 읽었어서요..
유의어 사전 너무 재미있습니다. 영어공부 끝판왕이 아닐까 싶어요.
 

오늘 내일은 연말 휴가다. 주7일 일하는 사람이라 이틀 쉬는게 대단. 1월 1일도 쉴까 말까 하다가 2시간 정도 일 하는건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도 좋을 것 같아서 일하기로 했다. 다음 주는 매일 두세시간 일할 것 같기도 하고. 


올해는 책을 많이 못 읽었다. 원서와 어린이책을 다른 해보다 많이 읽기 시작했다. 

















그레타 툰베리가 엮은 <기후책>은 내년에 원서로 읽고, 번역본도 다시 읽으면서 글도 많이 써 볼 생각이다. 


필리프 데트머 <면역> 읽을 때는 막 면역 세포 천재 된 것 같았고, 원서는 한 번씩 들춰보는데, 계속 빠르게 까먹고 있어서 ㅎㅎ 관련 책들 읽고, 면역도 다시 읽어볼까 싶다. 


TJR 캐리 소토 읽으면서 와, 글 잘 쓴다, 와, 진짜 잘 쓴다. 와, 와, 하면서 읽었다. 책 다 읽고, 오디오 들었는데, 오디오도 좋았다. 하지만, 울컥 했던 건 책 읽으면서. 


존 클라센의 책들은 그간 그냥저냥 읽었는데, 스컬이 진짜 너무 좋아서, 맘에 콱 박혀서 여러번 읽었다. 크리스마스 신간도 사고, 빠져 있던 책들도 채웠다. 



















말 시리즈는 거의 읽었고, 올해 읽은 말 시리즈 중에서는 <보부아르의 말>이 좋았다. 좋아하는 인물이라고 책이 좋지 않고, 외려 싫어지기도 하더라고. 보부아르는 더 좋아졌다. 


<안네의 일기> 그래픽 노블도 강렬했다. 우울증에 걸린 섬세하고 예민하며 지적인 10대 초반 안네의 심리 묘사가 각별했다. 

올해 그래픽 노블들 좀 보려고 노력한 편인데, 그러니깐, 노력해야 좀 눈에 들어오는 지경이라 아직 잘 못 읽지만, <안네의 일기>는 좋았다. 내가 그래픽 노블을 이제 조금 읽을 수 있게 된건지. 내년 독서 계획에 그래픽 노블 읽기 있다. 


<듄>은 1권만 읽었다. 940페이지던가! 많은지 모르고 술술 읽었다. 어떻게 이런걸 만들어내지! 프랭크 허버트는 신이다. 이러면서 읽음. 


박희정이 웹툰 작가들 인터뷰한 <그리고, 터지다> 웹툰 작가들에 대한 호오는 차치하고, 박희정이라는 글쓴이를 아주 좋아한다. 늘 마음을 흔드는 글을 쓴다. 그가 인터뷰한 작가들의 이야기들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고,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번역본도 읽고, 원서도 .. 낭독 모임에서 번역하면서 읽다가 아주 너무 많이 힘들었는데, ㅎㅎ 정말 좋은 책이었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많고, 내용 자체가 힘든 이야기이고, 내년 계획중에 '기후 문해력 높이기' 있는데, 이 책도 다시 읽으면서 참고할 예정이다. 


원서도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은데, 번역하면서 읽기가 힘들었어.. 









 작년에도 Red, White, and the Whole 을 올해의 책으로 꼽았는데, 올해도 벌스 노블 하나 들어갔다. 캐서린 애플게이트의 Odder 마지막에 진짜 엉엉 울고, 이 책 읽고 해달 사랑 폭발해서 인스타에 맨날 해달 영상 뜬다... 


오더 나레이터도 진짜 너무 좋다. 진짜 너무 좋은 나레이터들이 몇 명 있는데 ㅎㅎ 오더 나레이터, 진짜 넘 차분하면서도 귀에 쫘악 쫘악 달라붙고, 오더 목소리 너무 귀여워. 







매년 하는 다짐이지만, 내년에는 책 더 사랑하며 더 열심히 읽어야지. 


내년 목표는 

1. 짝수달 무소비 - 홀수달 계획소비 

2. 나쓰메 소세키 전집 완독

3. 100일 챌린지 - 픽처북, 그래픽 노블, 얼리 챕터북

4. 원서 우리말 책처럼 읽기 - 매일 90분 원서 읽기 

5. 기후 문해력 올리기 - 나와 주변 온 오프 

6. 역사, 과학 분야 개념 잡기 

7. 먼슬리 챌린지 

8. 효율적 공간 완성 - 짐정리


이 외에도 적어둔건 많은데, 일단 위의 여덟 가지를 주로 해나갈 생각이다. 먼슬리 챌린지에는 건강 관련도 많음. 





매일 아침 90분 원서 읽기는 1월의 챌린지 목표고, 원서 우리말처럼 읽게 될 때까지 계속 될 챌린지이다. 

1월부터 시작할거고, 오늘은 밀린... 100일 챌린지 사이언스 리더스를 90여분 읽어봤다. 



42권 남았군. 다 못하면, 1월에 100일 100권 챌린지 두 개 하지 뭐. 


오늘 트위터 보다가, 집에 있는 책 리스트 뽑아서 읽기 도전 하는 분 보고, 아, 나도 집에 있는 책 정리.. 

작년 초에 계획 세우고 405권까지 앱에 적다 말았다. 올해는 더 적어보고 싶고, 노트에 적어보고 싶다. 

해야지. 


쉬는 동안 책장 정리 해야 하는데, ... 해야지. 

책상과 책장이 아주 많아졌다. 하하 의자도. 동생이 다 버리고 갈 기세라서 아니 왜. 나 줘. 하고 다 옮겼어. 

방 4면 중 2면이 책상. (중간에 캣타워 끼워져 있지만) 을 두 방에 얼추 실현. 2면을 꽉 채우지는 못했고, 한 면과 반 면 정도를 직각으로. 완전 좋아. 래봤자 책이나 쌓여 있겠지만, 그게 좋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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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닷 2024-01-01 0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이 없는 부부와 고양이
무레 요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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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레 요코 글은 드라마 장면들 떠올리게 한다. 다양한 형태의 사람 가족들과 고양이, 개 가족들의 이야기 모음. 나는 책에 나온 등장인물들 같지만, 타인에게는 이만큼 바랄 수 없는 그런 지점까지 충족시켜 주는 단편집이었다. ‘노모와 다섯마리의 고양이님‘ 이 특히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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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계절에 잠시 큐큐퀴어단편선 6
천선란 외 지음 / 큐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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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란 ‘검은 혀‘와 박선우 ‘사랑의 방학‘이 인상적이었다. 큐큐퀴어 단편집 중에서는 ‘언니밖에 없네‘의 단편들이 좋았다. 정보라‘지향‘은 작가 이름 보고 기대했지만, 설명문이야, 칼럼이야 뭐야 하다가 마지막 작가 노트에 자전적 이야기인걸 보고 뭐,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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