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알라딘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처음 추리소설을 시작하게 된 것은 싸이월드의 화추클에서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알라딘의 몇몇분이 화추클 분이기도 했고.
미국에 잠깐 머물때 원서를 사다 주기도 하는 등의 개인적 인연을 맺기도 하였다. 데이빗 리스의 원서를 이 때 처음으로 선물 받아서 데이빗 리스를 알게 되기도 했고.
그래, 생각나는 모든 자잘한 것들을 말해 볼 생각이다.
에드 맥베인에 홀랑 빠졌다. 지금 경찰물을 좋아하는 것은 처음 내가 추리소설을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니 그 역사가 추리소설을 시작하고, 알라딘을 시작한 것과 함께 하는 셈이다.
에드 맥베인 원서를 구할 수 있는만큼 잔뜩 사서 인증샷을 올리고, 화추클 쥔장이신 장경현님께 체하겠다며 한소리 듣기도 했다 ^^; 깨알같이 다 기억나네 ㅎ
예스24만 주구장창 이용하고, 아빠가 이용하는 알라딘이 후지다고 생각했던 내가, 어떻게 알라딘에 정착하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분명 2004년 여름 서재를 시작할 때는 혼잣말 서재였기 때문이다.
나는 농반 진반으로 이벤트로 흥한 서재. 라고 하는데, 사실은 그 이벤트를 흥하게 해 준 서재인들 덕분에, 그리고, 그 때를 아마 알라딘 서재 2기라고 하는데, 당시의 쟁쟁했던 알라디너들 덕분에 흥한 서재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올 사람은 오고, 갈 사람은 가고 그렇게 흘러가는 거지. 라고 생각했는데, 당시를 떠올리니 약간 씁쓸하긴 하다.
바람구두님이 첫 댓글을 달아주셨고, 아마 물만두님이 두 번째? 이벤트를 열면 늘 제일 먼저 달려와 주시고, 생일이면 달려와 책 선물 해주시고, 페이퍼나 리뷰 쓰면 늘 자신의 방대한 추리 데이타에서 뽑아 낸 알찬 정보를 주곤 하셨다.
처음 추리소설을 시작할 때 가장 많이 도움 받았고, 알라딘 서재에 정착하게 된 데에도 크게 도움 받은 ( 물만두님, 판다님, 바람구두님 .. 지금은 세 분 다 안 계시는..) 분이다.
아프신 건 알았고, 자신의 아픔마저 유머로 승화 시켜 늘 밝은 모습 보여주시던 분이셨다.
이 이야기를 먼저 해 두어야겠다. 마지막에 하면 왠지 그게 결론 같으니깐.
물만두님의 서평집을 낸다고 한다. 물만두님을 기리고, 추리리뷰의 산역사인 물만두님의 리뷰를 모아 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가을산님이 공개한 이전에 서평집 내는 것에 대한 물만두님의 댓글을 보았다. '네버네버 싫습니다. 그저 빈말이 아니라는 거 아시리라 생각하고 논의하지 말아주셨습니다' 라는 댓글. 더 이상 거절하지도, 승낙하지도 못하는 물만두님의 리뷰를 모아 내는 것이 괜찮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과 나보다 그를 훨씬 더 오래 많이 아껴 온 지인들이 하는 일이니만큼 나의 의문은 이 정도로 그치겠다만.
물만두님이 돌아가신 소식을 듣고 그 페이퍼에 짤막하게 명복을 빈 것 외에 그에 대해 이야기하지 못했다.
오래인만큼, 그와의 추억도 많은데, 그에게 책도움 받았던 많은 사람들이 글 남기고 있음에도 동참하지 못했던 것은 내가 죽음과 관계에 소심하고 비겁한 탓이다.
늦게나마 그녀에 대한 추억에 동참한다.
특히 기억나는 건 세가지다.
내가 퍼트리샤 콘웰을 좋아하게 되고, 절판된 책을 구할 수 있게 된 건 그녀 덕분이다. 그녀가 자신의 소장품을 주기도 했고,
헌책방에 뜬 정보를 잽싸게 달려와 알려주기도 했고, 퍼트리샤 콘웰의 책을 걸고 한 그녀의 이벤트에 당첨된 날개님이 그 책을 다시 나에게 보내주기도 했고. 그렇게 절판된 한 권짜리 (분권 아닌!) 콘웰의 책을 다 구하고 좋아라 했었다. 지금까지 오래오래 퍼트리샤 콘웰을 스토킹하는 나이고 보면, 의미 있는 독서의 한 자락을 물만두님께서 담당하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또 하나 '얼리 버드 이벤트' ( 닷새동안 아침 여섯시에 내 서재에 좋은 시 올리는 이벤트) , 혹은 아침새 이벤트.
이 이벤트 돌아보다 보니 놀자님, 수암님, 라이카님은 어디서 무얼하고 계실까..
물만두님께서 첫째날 올려주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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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1-30 06:06 댓글달기 | 삭제 | URL
일요일의 노래 - 황인숙
북풍이 빈약한 벽을
휘휘 감아준다
먼지와 차가운 습기의 휘장이
유리창을 가린다
개들이 보조처럼 짖는다
어둠이
푹신하게
깔린다
알아?
네가 있어서
세상에 태어난게
덜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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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님이 남겨 주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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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5-02-01 06:34 댓글달기 | 삭제 | URL
겨울... - 박은수
함박눈이 흠뻑 내려앉아
대지가 온통 하얗게 덮인 세상
그 곳위를 사각거리는 발자국으로
수 놓고 싶습니다.
그 새하얀 눈을 두손 가득 담아
사람들의 마음속에 흩날리고 싶습니다.
살을 에이는 찬바람에 사람들은
다시금, 옷깃을 여미지만
그 찬바람 조차 가슴가득
옷이 온통 부풀도록 채우고 싶습니다.
단지 육체에 느껴지는 그런것들 보다
삶에 저편에 있는 아름다움을
그 속에 있는 아름다움을
느끼며 즐거워하고 행복해 했으면 마냥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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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 건, 물만두님께 받은 카드의 답례로 보낸 요상한 눈사람에 대해 만두님께서 페이퍼 올려 주셨던 거.
아침새 이벤트 찾아보려고 이벤트 카테고리를 보다 보니 맨 마지막, 즉 이벤트 카테고리의 맨 처음에 바로 그 글이 있다.
2004년 12월 21일의 페이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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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
) l 2004-12-21 11:49
전출처 : 물만두 > 미스 하이드님 선물^^
본문의 너비가 페이퍼의 제한 너비를 초과한 글입니다. 여기를 클릭하면 새창에서 원래 너비의 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되로 주고 말고 받게 되어 참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카드입니다...

요것이 무엇일까요^^ 변신을 기대해 주세요^^


뭔가 하얀게 보이시나요^^
저녁 9시에 용액에 담갔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보니...

짜잔... 눈사람이 되었습니다. 미스 하이드님 감사드려요. 초등학교 이후로 처음 성탄절 장식하네요^^
그런데 제가 잘못해서 눈사람이 이상하게 되었어요. 빗자루에도 몽글몽글해야 하는데 빗자루에는 덜붙고 흑... 보우타이에도 잔뜩, 뒤에는 혹처럼 잔뜩 붙어서 그거 떼어서 빗자루에 얹어보려 했지만 자꾸 떨어지고 안 붙어서 이렇게 밖에 못했습니다. 그래도 너무 예뻐요.

거실에 잘 놨습니다. 움직이면 자꾸 떨어져요 ㅠ.ㅠ 아버지께서 보시고 웃으셨습니다. 엄마가 감사하다고 전해달라 십니다. 너무 고마우시대요^^
감사합니다. 60일 동안 잘 보관하겠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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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어 보니, 참 물만두님스러운 페이퍼다. 보는 이에게 절로 웃음나게 하는..
성탄절 미니 트리 보낼 수도 있었는데 .. 좀 더 그녀와 친할 수도 있었는데 .. 뒤늦은 후회는 갈 곳이 없다.
물만두님을 추모하는 글 중 누군가가 천국에 가서 그 좋아하는 추리소설 많이 읽으시라고 했는데,
나도 그 비슷한 말로 그를 추모하고 싶다.
천국은 도서관처럼 생겼을 것. 이라는 보르헤스의 말이 맞다면, 만두님의 천국은 미스터리 가득한 도서관일 것이다.
천국의 추리도서관에서 아프지 않고, 건강한 몸으로 추리소설 실컷 읽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