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또 추위먹었나, 아침부터 으슬으슬 추워서 몸살 오나 싶어 몸 일으켜 방온도 확인하니 15도. 넵, 보일러 켜겠습니다. 

일단은 난로 앞에 앉아 몸 데우며, 아, 커피도 한 잔 뜨끈하게 타야겠다. 몸 안과 밖을 데우기. 


일단 몸을 예열시키고, 밥을 먹고, 일하러 나가겠다. 목표 집 나가는 시간, 9시40분 

10시부터 두시간 정도 일하고 들어와서 점심 먹고 알바 가면 된다. 


몸이 안팎으로 데워지기까지, 장바구니 책이나 끄적거려 볼란다. 

친구가 장바구니에 24권 있는데, 어떻게 5만원에 맞추지? 하길래 속으로 너무 자연스럽게 다섯번에 나눠 사. 그랬는데, 그거 아냐. 


난 얼마전에 백만원 넘게 있던거 싹 비워서 (보관함으로 옮기고 삭제함-> 보관함 정리해야 하는데.. 올해가기 전에 하면 좋겠는데..) 장바구니에 얼마 없지롱. 하고 보니, 325,000원이네. .. 응?


나도 5만원으로 줄여서 올해의 마지막 책구매! 할 것이다. 


어떤 책들 있는지 풀어본다. 


 수전 팔루디의 <백래시> 

 이름이 낯익다 생각했는데, 레베카 솔닛의 책에 나왔었다. 역자인 김명남님께서 올려줘서 기억났다. 이부분. 


 


「 지금으로부터 20년도 더 전에, 수전 팔루디는 <역공: 미국 여성에 대한 선전포고 없는 전쟁>


이라는 기념비적인 책을 펴냈다. 팔루디는 그 책에서 당시 여성들이 처했던 진퇴양난을 묘사했다. 여성들은 완전한 해방과 힘을 확보한 것에 대해 축하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수많은 기사와 보고서와 책을 통해서 자신들이 그렇게 해방됨으로써 오히려 비참해진 거라는 말을 들었다. 그들은 완전하지 못하고, 실패하고 있고, 기회를 잃고 있고, 외로워하고 있고, 좌절하고 있다고 했다. 팔루디는 이렇게 말했다. "좌절의 공고는 사방에 붙어 있다. 신문 가판대에, 텔레비전에, 영화에, 광고와 병원 진료실과 학술 저널에. 어떻게 미국 여성들은 그토록 축복받은 존재로 여겨지는 동시에 그토록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단 말인가?" 팔루디의 대답은 부분적으로 이랬다. 미국 여성들은 평등을 쟁취하는 데 있어서 사람들의 생각만큼 그렇게 크게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많은 보고서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괴로운 처지인 것도 아니었다. 그런 기사들은 역공이었다. 꿋꿋이 전진하는 사람들을 뒤로 물리기 위한 시도였다.」


수잔 팔루디의 놀라운 데뷔작이고, 그해 전미도서비평가협회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페미니즘에 대한 반격은 여성들이 완전한 평등을 달성했을 때가 아니라, 그럴 가능성이 커졌을 때 터져 나왔다. 이는 여성들이 결승선에 도착하기 한참 전에 여성들을 멈춰 세우는 선제 공격이다. (..) 그건 마치 큰 변화를 앞두고 위협을 느낄 때 반격의 선두 주자들이 변화의 공포를 이용하는 것 같다." "여성의 권리를 상대로 한 반격은 그것이 정치적인 일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선에서, 전혀 투쟁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선에서 성공을 거둔다. 그것이 사적인 색채를 띨 때, 한 여성의 내부에 똬리를 틀고 안에서 그녀의 관점을 바꿔 버릴 때, 그래서 그녀가 억압은 모두 머릿속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상상하게 될 때, 그리고 결국 그녀 역시 자발적으로 이 반격에 동참하게 될 때 반격은 가장 위력을 갖는다." 


정말 엄청엄청 읽고 싶은 책이다. 내 타임라인에서는 다들 이 책 나오고 '읽자! 읽자!' 고 하고 있으니, 손구락이 꼼지락꼼지락. 윤김지영님 강의에서 처음 '백래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당시의 뭔가 쎄하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음을 깨달았는데, 지금은 그 때보다 더 가열찬 백래시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 중이었다. 애인에게 어제 이 책 이야기 하면서, 미국의 90년대 이야기인데, 지금 우리 상황에 정말 더 딱 맞는 상황같다고 말하자, 그러기엔 우리나라 여자들이 처한 처지가 그 정도까지도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얼마전 SBS 작가 하차의 예를 들기에, 그래서 더 지금 딱 맞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며 한참을 이야기했다. 여튼, 이 책은 비싸니깐, 애인 보고 사라고 해야지. 


동생군 군대 갔을 때, 일본 추리소설 열심히 읽길래 너무 뿌듯했다. 한 권 사서 둘이 읽다니 개이득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란 인간이 책을 빌려주지를 못하는 인간, 주면 줬지. 내 주변에는 다들 자기 사기 바뿐 인간들이라 줄 일도 거의 없다. 근데, 애인이 인문사회학책들과 고전이 주분야이다보니, 한 권 사서 두 권 읽고, 서로의 책장에 서로의 책들이 꽂혀 있어 무척 뿌듯하고, 내 인생 두번째 개이득. 이라고 생각중. 후훗 - 


우리의 책장들을 결혼시키려면, 내 책들이 90프로는 떨궈져 나가야겠지만. 


여튼, 애인아, 이 책 사라. (라고 쓰고 장바구니에서 삭제)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 정도는 살 것 같고, 한 권 더 사면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은 질문들>도 

<여자라는 문제>도 궁금했는데, 130페이지 조금 넘는 만화라서 빌려 읽을 것 같다. <온갖 무례와 오지랍을 뒤로하고..> 역시 빌려 읽을 것 같긴한데, 갑자기 더 궁금해진 건 얼마전 해장상담소의 '동거의 조건' 에 관한 편에서 이 책을 레퍼런스로 했는데, 꽤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집이 새로 나왔고. 

저자의 말이 무척 아름답다.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법을 생각하며, 나는 잠깐이나마 일상을 잊게 만드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꿈꾸곤 했다. '책장 넘기기를 멈출 수 없는' 소설이 아니라, '책장을 넘기지 않고 계속 머물러 있고 싶은' 소설을. 그리고 우리가 의도치않게 만나고 또 헤어지게 되는 이 '투명한 미궁'을 상상했다." 


'책장을 넘기지 않고 계속 머물러 있고 싶'다니, 너무 멋진 말이다.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아.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은 소설이지만, 소설로 읽히지 않는다. 늘 그 메세지가 이야기보다 더 와닿고, 오래 남고, 그래서 읽고, 또 읽고 싶어진다. 


아직 읽어보지 않은 저자인데, 강남순의 책들을 읽어보고 싶다. 그 중에 이 두 권 먼저. 이 두 권 중에 <배움에 관하여>를 먼저 읽어볼 것이다. 올해 마지막 책에 이 한 권은 꼭 들어가 있을 것. 책소개도 밑줄긋기도 다 좋은데, 연보라빛 우주님의 리뷰에 인용한 글이 좋아 꼭 읽어보고 싶다. 


 「비판적 성찰은 무엇인가. 이 책의 서문에서 친절하게 제시되어 있다. 우선 "무엇도 자명한 것은 없다"는 전제를 세워야 한다. 즉 "진정한 배움을 위해서는 우리가 자명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물음표를 붙여야 한다."(6쪽) 


전제를 세운 후 세 가지 단계를 통해 가능하다고 말한다. "묘사적 단계, 분석적 단계, 비판적 단계"다. 스스로 묘사하고 분석한 후에야 비판이 가능하다. "비판적으로 '사유'하고 사유에 근거해 '판단'하며 그 판단이 개혁과 변화를 모색하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배움이 가능하게 된다"(7쪽) 」


얼마전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노후와 돌봄노동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내가 작년부터 이 관련 책들을 죽죽 일었었다.

 

 

여기에 인간 실종에 대한 책까지 있었는데, 책 제목이 생각 안 나네. 소주 두어병 마시고 난 다음의 이야기라 뭐 제대로 된 이야기 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읽고 바로바로 정리 좀 해두었으면 더 남았을텐데 싶어 부지런히 정리하자고 다짐했다. 

역시 해장상담소 최근화에서 '돌봄노동'에 관해 다뤘는데, 고령화 문제에 관한 책들 찾아보면 일본에서 다 나와 있다고. 정말 그렇다. 일본에 비해 인프라가 훨씬 못 미치고, 더 급격하게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나는 여자고, 비혼이고, 나이들고 있는데, 정말 생에 가장 큰 화두중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웰빙과 웰다잉.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지금 더욱 더. 


그리고 이런 책들 


 










그리고, 뒤늦게 읽고 싶어진 책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고 진짜 끊임없이 말하고 다닌다. 왜 책을 못 읽을까. 

 얼마전 술자리에서 책 정말 많이 읽고, 부지런히 좋은 글 쓰는 친구에게 대단하다. 얘기하니, '시간이 많아서 하하하' 그런다. 이구동성으로 '아니야. 그거 아니에요. 시간하고 상관없어요' 다들 와글와글. 맞다. 시간하고도, 돈하고도 상관없다. 책 읽는거. 


아침에 삼십분, 자기 전 삼십분이라도 자리 딱 잡고 읽어볼까. 라는 생각만 며칠째 하고 있는 중. 

그리고, 읽은 책에 관해서는 뭐라도 정리하고, 적어두기. 


책 많이 읽는다고, 글 많이 쓴다고 응원해주고, 좋았다고 말해주고, 같이 이야기하고, 글 좀 많이 쓰라고 서로서로 이야기해주는 자리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 소중한 자리였어. 라고 새삼 생각했다.




그래서, 이제 책 좀 부지런히 읽겠다고? 


일단 도서관에서 빌린 책 세 권, 어제 일주일 더 연장했는데, 진짜 없는 시간 쪼개서 간 거였는데, 꼭 다 읽고 반납하자.

















미니트리 소소하게 디테일 업그레이드. 재료 발굴. 가격다운.

그린리스 아무래도 단가와 크기와 가격이 안 나왔는데, 작은거 여러개 만들 귀여운 믹스틀들을 구입. 

아침 먹고 나가서 만들고 사진 찍고 오겠다는 아침의 목표.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7-12-14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책 주문하자마자 백래시 출간 소식 알아서 또 궁시렁 거렸어요. 주문하기 전에 나오지... 하고. 그런데 그렇게 주문하면 또 다른 책이 나오겠죠. 하하하하. 끊임없는 반복이다.
저는 올해 마지막 주문 어제 했습니다. (라고 쓰고 내 스스로에게 한 번 더 다짐)
하하핫

(백래시만 딱 한 권, 더 살까요? ㅜㅜ)

하이드 2017-12-14 13:00   좋아요 0 | URL
5만원 채워서 보온병!
백래시 너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쿠마 2017-12-14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히라노 게이치로 팬인데, 저자의 말 발췌하신 부분에 감동하고, 그 글이 아름답다는 하이드님 말에 공감하고 갑니다.

하이드 2017-12-14 13:01   좋아요 0 | URL
히라노 게이치로 좋아요. 이야기는 점점 재미있어지고, 메세지도 늘 생각할거리 줍니다.

2017-12-19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9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9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9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9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