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불량품이 된 것 같고, 아주 게으르고 쓸모없고 귀엽지도 않은 짐승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어제의 애인은 연애초반처럼 스윗했다. 이것저것 맘쓸일이 많아 평일 데이트 피곤해서 잘 안 하는데, 내가 동굴 속에 기어 들어가 우울해하고 있으니 '히든 피겨스' 보자고 끌고 나왔다. 영화 보는 내내 손 잡아 주었다. 지난 번에 영화 봤을 때는 손 한 번 안 잡았는데(라는 걸 기억하고 있음) 유명한 곱창집에 가려다 웨이팅마저 길어서 돌아다니다 투다리에 갔다. 십몇년만이야. 하며 투다리 스러운 메뉴에 반갑다. 하며 소주 두 병을 마셨다. 애인 만나기 전에는 소주 마시면 늘 국물 있는거랑 같이 마셨고, 알탕,오뎅탕,계란탕 이런게 단골메뉴였다. 그리고, '은행' 은행 꼬치를 좋아한다. 알탕과 은행꼬치와 되게 맛없는 모래집볶음(그래도 잘 먹음)까지 맛있었고, 조명도 예뻤고, 분위기가 참 좋아서 즐거웠다. 

나의 기분은 애인의 기분에 상당히 많이 좌우하기에, 기분은 올라왔는데, 마음 한구석은 동굴속에서 책이나 읽었으면. 하고 있다. 근데, 사실, 이게, 내가 지금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 혼자 있는 집, 혼자 있는 작업실에서 책.. 진짜 많고, 도서관카드도 있고. 왜 이렇게 무기력한걸까.. 동굴속에서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들은 좋아하는 주인공이 나오는 재미있는 시리즈물이다.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의 변호사 토라 시리즈. 미스터리 공식에 충실하게 재미있는데, 거기에 더한 재미로 아이슬란드의 워킹맘을 보라.


나 작가 이름도 외움. 어떻게 외우면 쉬운지 누가 알려줬다.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에서 도티르를 따로 외우면 좀 잘 외워진다. 







올리퍼 푀치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거지왕>까지 읽었는데, 어느새 두 권 더 나왔다.

<중독된 순례자들>과 <밤베르크의 늑대인간> 

사형집행인이 주인공이긴 한데, 사형집행인의 딸도 당연히 중요인물로 나오고, 사형집행인 못지않게 터프하다. 그러고보니, 위에 시리즈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여자들이 주역으로 나오는 시리즈네. 둘 다 영미권 소설도 아니고. 내가 읽는 추리소설들에서 영미권과 일본이 90프로를 차지하는데 그렇다. 


그러나, 여기에 덧붙일 시리즈는 잭 리처 시리즈지 뭐. 남자 중의 남자 잭 리처. 하하 

처음에 가장 좋아했던 시리즈는 스카페타 시리즈였는데, 어디까지 읽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신간 중에 무척 땡기는 책들이다. 네 권 모두 예약판매다. 페터 회, 줌파 라이히에 오바마가 올해의 소설로 꼽은 운명과 분노, 그리고, ost가 완전 땡기는 비밀은 없다 각본집까지 


<운명과 분노> 재미있겠다고, 완전 읽고 싶다고 했더니, 애인이 도서관 신청하면 되겠다. 고 단호박. ㅎㅎ 

내가. 어쩌다. 별거별거 다 해줘도. 책은 내 적립금으로도. 사면. 안된다는. 애인을. 만난건가요. 


좀 전투적으로 책을 읽고 싶다고, 늘 생각한다. 책만 열심히 읽고 싶다고. 

내 문제가 뭘까. 난 요즘 질풍노도중인데, 아, 씨, 빨리 생리나 시작해라. 


책읽는거 진짜 습관인데, 그리고, 한 번 해봤던 사람이 더 잘하는 거기도 하고. 책읽고 싶다.고 계속 생각하는건, 뭔가 잡다한 것에 신경 분산 시키지 않고, 집중하고 싶다. 빠져들고 싶다. 는 마음의 소리인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렇다. 

이제 그만 책 읽어야지. 


프렌즈팝 한 판만 하고(그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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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9 21: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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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9 12: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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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1 08: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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