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장의 살인 시인장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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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책시장에서 무슨무슨 랭킹들 4관왕으로 나오자마자 관심 갔던 책이다. 작고 얇아 보이는데, 400페이지 넘는다. 초반에는 지루하게 넘어가서 이게 왜 랭킹 1위냐.고 보기 시작했지만, 이 책이 좀비물임을 알고 나서는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아니, 좀비물이라기 보다는 좀비 장치가 더해진 밀실살인 트릭이 나오는 본격물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겠다.

 

" 오늘 아침의 밀실 설명과 연결되는 내용이에요. 밀실의 몇몇 유형에 대해 설명했는데, 실은 꽤 오래전부터 미스터리 분야에서는 밀실 트릭의 광맥이 다 소진됐다는 말이 나돌았어요. "

" 그거 큰일이네, 책이 안 팔리겠어."

" 예. 하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미스터리 소설이 집필되고 있고, 밀실을 앞세운 작품도 계속 출간돼요. 여러 유형을 조합하여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게 최근 작품들의 특징 중 하나죠."

가령 트릭이 다섯 개밖에 없더라도 그중 두 개를 조합하면 열 가지 형태로 변주할 수 있다. 개개의 트릭 자체는 간단해도 여러 요소를 얽으면 난해한 수수께끼를 꾸며낼 수 있다.

 

홈즈와 왓슨 같은 대학 미스터리 동아리의 두 명은 영화과의 영화 찍는 엠티에 따라가게 된다. 그 곳에서 고립되고, 이중 밀실의 살인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아는 사람만 아는 나의 좀비침략대비는 농반진반이지만, 아니, 이런게 진담이면 안 되겠지만, 진실로 좀비가 처들어온다면.의 가정을 일상생활 곳곳에서 하고 있다. 달리기 할 때도 좀비가 뒤에서 따라온다면, 하고 달리고, 집에 식량을 비축할 때도 좀비가 처들어와도 버틸 수 있게! 하는 식. 좀비를 대비해서 생리컵을 쓸까도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이 책에 나오는 시게모토처럼 딱히 좀비 마니아, 아니, 좀비 마스터는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는 '재난' 은 '좀비'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 좀비는 그야말로 트릭을 더 하기 위한 설정이고, 산장이라는 장소에서 일어나는 밀실미스터리다. 일본 장르소설 특유의 여혐클리쉐가 낭낭해서 어떤 캐릭터에도 매력을 못 느꼈기에 다시 읽고 싶어질 것 같지는 않지만, 모처럼 좀비가 처들어온다면!의 공상을 실컷할 수 있었던 것은 좋았다.

 

요즘 나오는 일본 추리소설들은 정말 재미있다는 작품만 찾아 보고 있어서 별로 애정을 가지고 보지 않아도 특장점이 있는 추리소설들을 읽고 있는데, 이 작품보다 '보기왕이 온다' 가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고 글도 좋았다. '시인장의 살인'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여자나 남자나 좀 일본 애니메이션 주인공 같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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