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 읽어본다
장석주.박연준 지음 / 난다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석주, 박연준 커플의 책이 또 나왔다. 제목과 편집이 정말 다 하는 책이다. (물론 그들 책들을 읽으면서 느끼는 기쁨은 그게 다가 아니다)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에 이어 "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 라니. 정말 부러운 연인이고, 부부이다. 난다 출판사에서 나온 '읽어본다' 시리즈 두 권을 연초에 선물 받았는데, 장석주 박연준 커플의 책을 두 번째 읽다보니, 정겹고, 익숙하고, 반갑다. 


이전에 전반부, 후반부 나뉘었었던것과 달리 한쪽씩 핑퐁처럼 왔다갔다 하고 있다. 두 쪽이 하루이고, 각각 한쪽씩 하루의 책기록을 남기고 있다. 처음에는 호흡이 너무 달라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기분인데, 읽다보면, 그 리듬에 쉬이 맞춰져서 그 자체로 완벽한 리듬으로 느껴진다. 


"지난해 연말, 광화문 일대는 인파로 넘쳤다. P와 나는 교보문고에 들러 책 구경을 하고, 신간코너에서 책 세 권을 샀다. 교보빌딩 1층 '파리크라상'으로 올라가 에두아르 르베의 <자화상>을 읽었다." 


"P와 함께 아침식사를 한 뒤 동교동에 있는 카페콤마에 나가 창가자리에서 읽었다." 


"오늘 본 영화는 에단 호크, 줄리언 무어, 그레타 거윅 등이 나오는 <매기스 플랜>이다." 


"JJ와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매기스 플랜>이란 영화를 보았다." 


중간중간 이렇게 그들이 연인이고, 부부이고, 안에서, 밖에서, 함께 책을 사고, 각각, 또는 같이 책을 읽는 일상들이 너무 좋다. 


지난 주말에는 <밤을 걷는 고양이> 1,2권을 가지고 갔다. 1권은 읽고, 2권은 포장도 뜯기 전이었다. 아침을 먹고, 맥모골을 한잔씩 마시고, 나는 2권, 애인은 1권을 들고 침대에 누워 만화책 보다가, 핸드폰 보다가, 침대에 올라온 고양이 문질문질하다가, 졸다가, 다시 만화책 보면서 주말 오전을 보냈다. 


책 좋아하는 사람끼리 만나면 정말 좋겠다. 고 했을 때 그 모습이 어떨지 짐작케 해주는 것이 장석주, 박연준의 책들이고, 이번에 읽어본다 시리즈에 나온 편집자와 북카페 쥔장의 이야기도 그럴것이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그런 기적의 확률에 근데, 책도 좋아해? 라는 기적까지는 바라지 않기에, 애인이 책을 좋아해도 좋아하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내가 책이야기 하는 것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인 것이 좋다. 당신 이야기이니깐. 이라고 애인은 말하겠지만.

 

이 책, 제목 정말이지 책 좋아하는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로맨틱한 일상 제목이지 않을까. '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 라며 짤막한 책메모. 한 페이지지 꽉 채우기도 하고, 반 페이지 못 채우기도 하는 짧은 분량들이라 리뷰라기보다는 수다의 느낌이 강하지만, 책이야기이니 얼마든지 들을 수 있다. 


애인에게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볼 짧은 편지를 띄우고 싶은 일요일 밤이다. 

우리는 고양이 메모 어떨까? 


말로는 바닥에 널부러져 있고, 리처는 침대에 널부러져 있어. 나도 그 사이 어딘가 널부러져야 할 것만 같아. 로 시작하는. 


*책 구성이 정말 맘에 드는데, 매페이지에 있는 해시태그 중 박연준님 해시태그 형광주황이라 눈 아프고 책에 코박아야 글씨 보임. 이 시리즈 책표지가 애매한데, 형광색 쓴거 맘에 안 든 이유 중 하나.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18-01-15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요즘 밥 먹으면서 <매기스 플랜> 보고 있어요!

2018-01-15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5 1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언젠가부터 딱히 독서계획이나 올해의 계획 같은 것을 세우지 않는다. 왜인지는 음. 어.. 뭐..


언젠가 해외 페미니스트 한분이 여성이 만든 책과 영화만 보겠다는 한 해 계획을 세웠는데, 책은 어렵지 않았지만, 영화를 찾기가 어려웠다고 한 글을 본 적 있다. 그 이야기를 들려준 북조님께서 #2018_여성작가 해시태그로 여성 작가의 책들만 읽는 해로 만들어보겠다고 하셔서, 백프로 여성작가의 책만 읽는 것은 자신 없지만(못할것도 없긴 하지만) 의식적으로 여성 작가의 책을 많이 읽는 한 해를 만들어봐야겠다고 올해의 독서 계획을 세웠다. 


최근에 읽은 책들과도 관련 있다. 존 하트 <구원의 길>, 야마구치 마사야 <키드 피스톨스의 모독>을 읽으면서 생각하기를, 


존 하트의 전작 두 권을 엄청 재미있게 읽었고, 이번에 나온 <구원의 길>도 마지막까지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읽기는 했는데, 초반에 삐거덕삐거덕 했던 부분은 여주인공에 대한 묘사였다. 존 하트는 여자 주인공 클리쉐까지도 클리쉐로 그치게 하지 않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만들었고, 필력과 실력으로 미소지니를 넘어섰거나, 미소지니를 작은 부분으로 만들었다면,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 이라는 그 해의 추리소설을 썼던 야마구치 마사야의 신간 <키드 피스톨스의 모독>에 나오는 여자 캐릭터들은 도저히 읽어 넘길 수가 없었다. 읽는 내내 내가 좋아했던 책들도 지금 읽으면 어떨지 모르겠구나 싶었고, 마침 지금 내가 책들을 미친듯이 정리하는.. 거의 100분의 1 정도로 정리하는 시기인지라 (이전과 다른, 앞으로도 달라질 수 있는) 지금의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다시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던 참이였다. 


1월 안에 책정리를 다 하려면 칠팔천권을 처분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굉장히 힘든 일이라는 건, 하루에 책 이백권 정도를 정리한 날, 올해의 첫 날 이미 깨달았다. 물리적으로도 그렇지만, 심리적으로는 또 다른 문제. 흑흑 


책정리 다 하고 간다고 얘기했을 때 친구가 해준 얘기가 자꾸 생각나고, 그것만이 내가 살 길! 싶다. '가져가고 싶은 것들을 먼저 고르고 나머지는 다 버려' 라고. 일단 가져가고 싶은 것들 고르는 것도 일이긴 한데, 확실히 가져가고 싶은 책들을 담아두고, 긴가민가를 담아두고, 버리거나 팔거나. 를 하고 있다. 


이와중에 책 샀다고 애인한테 한소리 듣고 또 잔뜩 골이 났지만, 애인 집에 놔두고 보려고 했던건데, 애인도 이사가면서 다 팔고 버려버린다고 해서, 그럼, 그럼, 내가 버리지 말고 나 줄 것들 골라 둘게, 보내줘. 라고 했더니, 다 팔고, 버리고, 읽고 싶을 때 새로 사. 라고 매몰차게 말해서 내가 막 속으로 욕했다. !#@$$쑈@&^%


그래서, 책을 읽자는거냐, 읽지 말자는거냐, 버리자는거냐, 사자는 거냐. 이상한 페이퍼가 되어 버렸지만, 지금 나의 갈팡질팡에 딱 맞는 페이퍼인 것 같아 그냥 올린다. 


결론은 <밤을 걷는 고양이> '여성작가' 의 만화가 너무 재미있다. 트위터에 올렸던 8컷만화라고 하는데, 사람 이야기도, 고양이 이야기도 평범하게 괴로운 생활의 이야기들이라 몇 번이나 울컥하며 공감하며 읽었다. 
















결국에는 사자사자 페이퍼가 되어버렸.. 


제목에 나온 #2018_여성작가 이야기도 좀 해본다면, 


올해 읽은 여섯권의 책들 중에 여성 작가의 책은 B.A. 패리스의 <비하인드 도어>와 마가렛 애트우드의 <그레이스> (읽는중) 인데, 내가 요즘 꽂힌 주제는 '자매애' <비하인드 도어>는 그린듯이 나쁜 사이코패스 남자와 읽자마자 알겠는 결말이었지만, 엔딩이 너무 맘에 들어서 엔딩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던 책이고, 마가렛 애트우드의 <그레이스>는 정말 최고! 문장을 다 씹어먹고 싶은, 되새겨서 또 씹어 먹고 싶은 그런 책이다. 드라마도 정말 잘 만들어졌다고 해서 기대중. 


지금까지 책을 열렬히 샀다면, 이제 열렬히 읽고 또 읽을 책들만 사고, 남겨두는 그런 독서계획. 굳이 올해의 독서계획은 아니고, 앞으로의 독서계획.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01-12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3 1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세 번째 메타포는 '독자=책벌레'라는 메타포다. 책벌레라는 개념은 좀목(Thysanura)에 속하는 곤충에서 유래하는데, 이 곤충은 종이와 잉크로 구성된 책을 실제로 먹어 치우는 벌레로 일찍이 알렉산드리아 시대부터 '도서관의 청소부'로 악명을 날렸다. 


책벌레란 독서를 통해 지혜를 얻지 못하고, 마치 좀벌레가 책을 먹어 치우듯 닥치는 대로 책을 읽는 사람을 말한다. 이런 독자들은 생쥐나 시국쥐라고 조롱받기도 하는데, 그들에게 책과 인생은 영혼을 살찌우는 자양분이 아니라 헛된 욕심을 채우는 사료에 불과하다." 



책을 정리하고 있는데.. 1월안에 정리하는 것이 목표다. 몇 천권인지 모르겠는데, 일주일에 천권씩 정리해도 한달이면 사천권밖에 못한다. 하루에 백권씩 정리해도 일주일에 7백권밖에 되지 않는다. 


내가 1월 안에 책을 다 정리하게써! 라고 했을 때 주변에서 무반응이었던 것이 뒤늦게 이해간다. ㅜㅜ 

나는 평생을 책에 둘러싸여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책의 부피에 대한 감이 이렇게나 없을까. (무의식적으로 개발 안 시킨듯. 봉인해버린듯. 팩트) 1월 1일, 하루에 백권을 정리해보았다. 엄청 엄청 많고 엄청 엄청 무겁다. 버리는 책은 집에서 좀 내려가면 있는 폐품 모으는 할머니댁 앞에 두면 된다. (이 집 앞에 엄마랑 둘이 세탁기 들고 갈 때는 진짜 멀고 멀었지만, 걸어서 1분도 안 걸린다) 책판매는 편의점 이용했는데, 이천걸음 정도 걸어내려가야 한다. 어깨 빠짐. 버리는게 대부분이긴 하지만, 양쪽에 열권씩만 들고 가도 무겁다! 내리막길이라 그나마 낫긴한데, 책박스 편의점에 부려놓고 올라오는 길은 어찌나 가벼운지. 


먼지야 털어지고 닦아지지만, 곰팡이 있기도 하고, (그 쩜같은 곰팡이! 표지는 다용도 클리너티슈로 잘 닦이는데, 책배나 위 아래에 있으면 방법 없다. 주거라!!) 물얼룩이 있기도 하고, 그러면 버려야 한다. 근데 또 새책같은 책들은 많아서 안에는 깨끗깨끗  ㅜㅜ 미래 이즈 전자책. 종이가 바랬거나 뭐 그런식.이라 책을 쌓아두는 것에 엄청난 회의가 들고 있다. 


이사가는 집에 백권만 가지고 가겠어!라고 했는데, 백권도 너무 많다. 의 지경. 

예전에 8천권 정도까지 세다 말았으니깐, 그거보다는 많을 것 같은데, 별의별 생각이 다 들고, 책이란 뭘까. 나에게 책은 무엇일까. 왜 책을 읽는가. 등등의 원초적인 질문들을 하게 되고, 그러던 차에 알베르토 망구엘의 <은유가 된 독자>를 읽고, 그래, 나는 독서가가 아니라 책벌레였어 ㅠㅠ 자학하고 있는 중이다. 


얼마나 책 처분에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지 꿈에서도 책을 싸고 있고, 아침에 애인 전화로 깨자마자 내가 꿈결인지 잠결인지 '나 알라딘 중고박스 좀 주문해줘' 라고 말하고, 애인이 몇 개? 하길래, 몇 개인가 생각하면서 잠에서 깨어났다는 그런.. 그랬던 어제. 아.. 되게 옛날 같아. 어제 새벽 다섯시에 애인님의 모닝콜로 깨서 제주 갔다가 오늘 왔다. 


제주집으로 짐 좀 많이 보내려고 했는데, 내가 짐 끌어 모으고 있는거 누구 닮았겠나. 엄마 닮고, 아빠 닮았다. 온 가족이 각자의 취미와 일로 온갖것들을 끌어 모으고 버리지 않는다. 짐 많이 못 보내게 생겼다.  


나는 이런 우리 가족과 극과 극인 애인님 덕분에 이제 물건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그 물건에는 책도 속한다. 


" 책바보는 특히 잡식성 독자로, 책 사재기를 지식의 축적으로 오해하며..." 


  















책박스가 거덜나서 알라딘 중고박스를 계속 주문하고 있는데, 주문할 때마다 왠지 책이 한 권씩 껴 있다.


우리는 혼자 읽기를 불편하게 여기게 되었고, 독서가 상호 연결되기를 원해 인터넷으로 서평을 공유한다. 또한 ‘남들이 읽는 책‘을 알려 주는 베스트셀러 목록의 조종을 받고, 출판사들이 오리지널 텍스트에 덧붙인 책 소개글에 솔깃하여 질문도 한다. 이처럼 ‘둘드와이드웹이라는 수단 덕분에 외롭지 않다‘고 느끼지만, 인터넷은 우리에게 ‘당신의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지 않으며 ‘당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드러내라‘는 의무도 부과하지 않는다. 우리는 떼 지어 여행하고 단톡방에서 수다를 떨고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를 얻는다. 텅 빈 방에 앉아 벽에 비친 단 하나의 그림자를 바라보기 두려워하는 것이다.

햄릿은 용감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감성 때문에 갈팡질팡하고 생각이 많아 결정을 뒤로 미루며, 각오가 지나친 나머지 행동력을 상실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01-05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5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9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2 0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어낸듯한 나쁜놈이 나오고, 읽자마자 결말 알 것 같아서 지루했지만, 결말 지어지는 방식이 (예상을 벗어나지 않지만) 마음에 들어 읽는 동안의 지루함을 보상해준다.

Strength in Sisterhood!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원의 길
존 하트 지음, 권도희 옮김 / 구픽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며 읽은 책이다. 구원의 길,

워낙 평들이 심상치않게 좋았고, 존 하트의 전작들이 묵직하고 재미있고 좋았어서 의미있는 날 읽고 싶었다. 

리뷰와 백자평이 올 별다섯인데, 나도 보탠다. 


읽으면서 계속 울컥했고, 두 번쯤 울었던 것 같다. 

클라이막스도 계속되고, 카타르시스도 계속되고, 주인공들의 고통도 계속되어 단숨에 읽지 못하고, 중간중간 숨을 골라야했다. 


이렇게까지 주인공들을 힘들게하나.. 싶고, 가학적인 장면들도 휙휙 지나가는데, 상황과 주인공들의 심리를 섬세하고 정교하게 쌓아나가서 가학을 위한 가학인 것과의 차이를 보여줬다. 주인공들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어느 하나 단순하지 않고, 고민하고, 용기 내는 모습들을 정말 실감나게 보여주는데, 정말 악마같은 악은 처음부터 끝까지 악, 그 자체로 납작하게 나온다. 그 점이 좋았다. 


소설의 초반에 엘리자베스라는 강력계 형사의 돌출행동이 민폐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 강력계 형사가 주인공인 미스터리 스릴러가 희귀하기도 하지만, 그간 진짜 개차반 같은 하드보일드 남형사, 남경찰, 남탐정 등등등 질리게 볼 때는 그런 생각 안 들다가, 마이웨이인 엘리자베스에게 그런 생각이 퍼뜩 들었던걸 반성. 이렇게까지 미모일 필요 있나? 영웅적인 미남 경찰 히어로한테 홀딱 빠질 필요 있나, 피해자의 아이를 지극정성으로 돌볼 필요 있나. 등등 맘에 안 들었던 것은 잠시. 이야기에 빠져들수록.. 


그러니깐, 정말이지, 작가의 필력에 멱살잡혀 끌려다닌 기분이다. 작가가 이끄는대로 졸졸 따라가다 절벽으로 떠밀리는 기분. 


13년 전 정보제공자의 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애드리안은 실형을 받고 수감된다. 13년의 시간동안 망가질대로 망가져서 나오게 되는데, 13년전, 히어로였던 그를 유일하게 믿어줬던 초짜였던 엘리자베스는 애드리언이 나오는 것에 흔들린다. 하지만, 그녀 자신이 13년전 애드리안만큼 큰 곤경에 빠져 있다. 


거물의 딸인 채닝이 납치되었는데, 엘리자베스가 제보를 받고 갔다가 채닝을 구해내고 범인 두 명을 총알 열여덟발을 쏴서 죽인 일로, 고문과 살해의 과잉진압으로 조사를 받게 되고, 주립경찰의 수사대상이 되고, 언론의 사냥감이 된다. 주변에서 도와주려고 하는 것에 아랑곳 않고, 변호사도 안 만나고, 주립경찰과의 약속도 어기거나 아예 안 나가고, 감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먹지도 않고, 피폐한 모습으로 두문불출하면서, 만나는 사람이라곤, 피해자였던 채닝으로 열여덟살 소녀인 그녀와 교감을 쌓아나간다.그리고, 또 한 명의 아이, 기드온. 

애드리안이 출소하는 날, 애드리안이 자신의 엄마를 죽였다고 생각한 기드온이 총을 들고 애드리안을 찾아 갔다가 술집 주인의 총에 맞아 중상을 입는다. 13년전 아기였던 기드온은 이제 열 네살. 엘리자베스가 지극정성으로 돌봐서 기드온은 엘리자베스에게 의지한다. 엘리자베스와 채닝, 기드온, 애드리안을 둘러싸고 애드리안을 괴롭히려는 악의 무리들과 엘리자베스와 채닝의 비밀. 그리고, 13년전 살해 되었던 기드온의 엄마와 똑같은 방식으로 여자가 살해된다. 연쇄살인이 시작된다. 


고통스럽지만,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피해자들은 생존자들이고, 그들은 연대하고, 그들은 강하다. 

끈기와 강인함, 의지. 옳은 것을 하는 것. 자신의 인생을 걸고, 누군가를 지키는 것. 


리뷰 제목의 '엘리자베스에게' 를 책에서 읽고, 기어이 눈물이 터지고 말았었다. 

다시 생각해도 엉엉이네. 


엘리자베스와 그녀가 지키고자 하는 소중한 사람들을 따라가다보면 쉽지 않지만, 그런만큼 각자가 각자의 노력만큼 얻어낸 새로운 길, 구원의 길에 마음이 놓인다. 


˝결국 문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건 한 가지밖에 없기 때문이지.˝
˝그게 뭔데요?˝
˝선택.˝ 그녀는 소녀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 쥐었다. ˝너의 선택.˝

˝나랑 약속해, 채닝. 절대로 말하지 않겠다고 말이야.˝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절대로 말하면 안 돼.˝
˝같이 자도 돼요?˝
˝그럼.˝ 엘리자베스는 마음을 풀고 채닝을 끌어안았다. ˝뭐든 네가 원하는 대로 해도 돼.˝
그녀는 왼편 구석에 있는 침실의 커다란 침대로 채닝을 데려갔다. 소녀는 더 이상 거친 척도 화가 난 척도 하지 않았고,상처받은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았다. 그들은 생존자였고 자매였다.

˝넌 그냥 다친 거야. 상처는 낫기 마련이고˝ 그녀가 말했다.
˝모든 상처가 다 그래요?˝
˝네가 강하다면.˝ 신호등 불빛이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네가 옳다면.˝

욕조에 몸을 깊이 담그고, 그녀는 엘리자베스를 대표하는 것이 끈기와 강인함, 의지 중에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너무 많은 사랑
이런 비통함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01-02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2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2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