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이룰 수 없는 사랑

 

 

 

 

오늘 가져 온 정원꽃

상사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연휴동안 내내 일하고, 더 하고, 당일은 휴일이라 알바 뽑는데, 내가 지원했다. 화..화이팅입니다

하늘이 도와, 말그대로 하늘이 도와 예쁜 비가 내렸고, 밭에 물 주는 일 없이, 수국실만 물 주고, 맘껏 힘들어 하고 있다.

밭에도 물 매일 줬어야 했으면, 자판 도독거릴 에너지 없음.

 

 재키 플레밍의 <여자라는 문제>를 읽었다.

굉장히 냉소적인 페미니스트 일러스트레이터.

보는 내내 한쪽 입꼬리 올리고 보게 되는데, 인상적인 두 가지.

 

첫째는 탈코르셋.

 

 

꾸밈노동과 거리가 먼, 그냥 귀찮아서 안 하고, 안해도 됐고( 안해도 됐는지 모르겠는데, 난 안 했음), 안 할 나이지만, 굉장히 오랫동안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탈코인증과 탈코 이야기들을 보고, 서서히 바뀌어 나갔다. 그러니, 나도 바뀌어나갈 누군가를 위해 계속 얘기해야지. 나의 탈코는 노브라와 숏컷이다.

 

화장 하고, 화장품 사는데 드는 돈과 시간, 머리 감고, 말리고, 관리하는데 드는 돈과 시간과 에너지, 몸통 한 가운데를 쫄리고, 답답함과 소화불량을 느끼거나, 그에 익숙해져 그게 답답한지도 모르거나(근데, 모를 수 있나? ) 브라 사는데 드는 돈.

 

티나지 않는 탈코도 있다. 

봄에 내려와서 남동생이 작아서 못 입는 반팔티들을 여러장 가져왔다. 알바 갈 때, 정원일 할 때 남동생 반팔티로 봄과 여름을 났다. 노브라로 난 첫 여름인데, 내가 가진 반팔티는 꼭지티가 확연히 난다. 남자 반팔티를 입더라도( 헐렁하지도 않고, 몸에 잘 맞음) 유심히 보면(남의 가슴 유심히 보지 마세요. 무례한 일입니다) 브라로 인위적으로 모아 올리지 않은 가슴이 티 나고, 꼭지도 저기쯤.. 살짝 티 날 수도 있는 정도다. 한여름에는 하루에 티 두 장도 입으며, 빨래도 엄청 많이 했는데, 망가지거나 늘어나지도 않는다. 내가 앞으로 옷을 산다면 기준은 가능한한 면, 노브라가 확 티 날 정도로 얇고 약한 옷은 안 사고, 드라이 노!, 세탁기로 빨 수 있는 옷. 을 살 것이다. 일 옷 사느라 유니클로 몇 번 갔는데, 바지가 하나같이 ... 다리 쫙 달라붙거나, 얇아서 팬티선 드러나거나. 기분 나빠져서 안 사고 나왔다. 장례식 갈 때, 술 약속 있을 때 (제주 와서 딱 한 번 ㅜㅜ) 만능으로 검은 셔츠 입고 나갔다. 신발은 운동화 아니면, 여튼 편한 기능성 신발. 벤시몽 세일할 때 두 켤레 사두었는데, 발바닥 딱딱하지만, 가까운 곳 왔다 갔다 할 때만 신는다. 정원에서는 장화 신어야 하고. 단화 살 마음도 전혀 들지 않는데, 내가 굽 있는 구두 살 일이 앞으로 있을까? 화장품? 선크림만 네 통째 쓰고 있고( 엄마 일본에 시합 갔을 때 사오라 했던 니베아 선크림) 아직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클린싱폼이 다 떨어져서 아이허브에서 사두었던 한 이천원쯤? 하는 클린싱 비누를 쓰고 있다. 클린싱 비누 같은건 사두어도 안 썼을 텐데, 올해 내내 써도 다 못 쓸 크기다.

 

모기날개같은, 사탕껍데기 같은 옷이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일까? 내 KIBUN?

그 kibun을 잘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공부하는 사람이, 혹은 어떤 전문 분야든 일터에서 경쟁하는 사람이 꾸밈노동하는데 들어가는 매일의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즐일 수 있다면, 성취에 더 한 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뭐 대단한 성취를 향해 나아가느라 꾸밈노동을 버린 것은 아니고, 그냥 나 편하자고 한 거고, 너무 편해서 다시 돌아갈 일 없겠지만, 사람이 신경 쓸 수 있는 부분이 한계가 있을텐데, 나는  이 꾸밈노동 부분을 아예 잘라버려서 이렇게 진짜 존나 편함. 얘기할 때 빼고는 아예 신경 쓸 일이 없다. 그리고, 더 잘라낼 부분이 있다면, 그 신경을 일본어 공부하는데 쓸 수 있기를. 책 더 많이 읽고, 수국 더 잘 키우고, 고양이 더 돌보고, 집 더 잘 치우며 내 주변을 정돈하는데 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책에서 또 하나 인상 깊었던건 남성숭배, 남자 올려치기의 유구한 역사

 

 

 

 

 

 

 가부장제의 창조도 열심히 읽고 있다. 좋은 책 한 권 읽는 것만으로도 보는 시야가 확 넓어지고, 받아들이는 폭이 달라진다.

 

  가부장제의 창조 읽으면서 읽어봐야겠다, 다시 읽어봐야겠다 하는 책들이 많은데, 그 중 진화 관련 이 두 권 우선 찜.

 

 

 

 

 

 

다윈주의적 이론이 역사적 사유를 지배했을 때는, 전역사 (pre-history) 시기는 단순한 것에서 보다 복잡한 상태로 나아가는 인류의 진화적 진보 속에서 하나의 '야만적' 단계로 여겨졌다. 계승되고 생존해 있는 것은 살아남았다는 그 사실만으로, 사라져 버리고, 그래서 '실패한' 것보다도 우월하다고 생각되었다. 남성중심적 가설이 우리의 해석을 지배하는 한, 우리는 현재 보편화되어 있는 성/성별제도(sex/gender arrangement)를 과거 속에서 거꾸로 독해한다. 우리는 남성지배의 존재를 당연한 것으로 가정하고 이에 반대되는 증거는 모두 규칙에 대한 예외 혹은 실패한 대안으로 간주해왔다.

 

남성중심의 가설에 비판적인 학자들과 지금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들은 여성종속의 보편성 개념에 도전해 왔다. 그들은 가부장적 지배체계가 역사적인 기원(origin)을 가지고 있다면, 달라진 역사적 조건 아래에서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추론한다.

 

역사가들에게 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질문은 어떻게, 언제 그리고 왜 여성종속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전통주의적 설명은 어머니가 되지 않는 여성을 일탈적인 여성으로 함축함으로써 여성의 재생산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모성을 여성 삶에서 가장 으뜸되는 목적으로 본다. 여성의 대다수가 성인으로서의 삶의 대부분을 자녀출산과 양육에 바치지 않고는 사회들이 근대까지 생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여성의 모성적 기능은 종의 필요에 의한 것으로 간주한다. 

 

성적 비대칭에 대한 결과론적 설명은 여성종속의 원인을 남성에게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요인들 중에서 찾는다. 남성의 신체적 강건함, 더 공격적인 특성은 남성을 사냥꾼이 되게 만든다.자신의 부족들을 위한 식량제공자가 되고, 여성보다 더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더 존중받는다. 능력과 경험에서 월등한 남성사냥꾼은 생물학적 기관으로 인해 모성과 양육으로 운명지어진, 자신보다 더 취약한 여성을 '자연스럽게' 보호하고 방어한다.

 

남성의 신체적 우월성에 대한 미심쩍은 생물학적 주장과는 별개로, 남성사냥꾼론은 수렵채집사회에 관한 인류학적 증거에 의해 부인되었다. 이런 사회들 대부분에서 식량이 주로 여성과 어린아이들이 하는 채집활동과 작은 동물 사냥에 의해 공급된 데 비해 큰 동물 사냥은 부차적인 것이었다.

 

남성사냥꾼이론이 지지받지 못한 또 다른 이유는, 바구니와 도기를 발명하고, 원예농업을 발전시키고 그에 관한 지식을 축적함으로써 문명을 창조하는 데 여성들이 필수적이며 문화적으로 혁신적인 기여를 하였기 때문이다.

 

사회생물학자들의 가장 명백한 오류는 현대 남성과 여성이 자연상태에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그들의 비역사성이다. 문명의 역사는 인류가 문화를 발명하고 완성하면서 자연으로부터 자신들을 떼어놓은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전통주의자들은 신석기시대 인류에게 기능적이고 필수적이었던 역할과 직업을 현대 여성들이 따를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들은 남성들이 생물학적 필연성에서 스스로를 해방시켰다는 점에서 문화적 변화를 받아들인다. 기계가 힘든 육체노동을 대신한 것은 진보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관점에서 볼 때 오직 여성들만 자신의 생물학적 기능을 통해 영원히 인류에 대한 서비스를 하도록 운명지어졌다는 것이다. 인간의 모든 행위 가운데 유독 여성들의 양육성향만은 변하지 않고 영원하다는 주장은 인류의 절반을 존재의 하급 상태에, 문화보다는 자연에 맡겨버리는 것이다.

 

""" 신석기시대에 인간의 생존에 이롭던 특질들은 현대의 인간에게 더 이상 필요조건이 아니다. 공격성(aggression)이나 양육성 같은 특질들이 유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전수되었는지 아닌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구석기시대에 매우 유용했을 남성의 공격성이 핵시대에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언젠가 자연자원의 고갈과 인구과잉이 인류생존을 위협하는 진정한 위협으로 생각될 때, 여성의 재생산력을 억제하는 것이 그것을 조장하는 것보다 더 진화에 '적합할지도' 모른다."""

 

1장 '기원들'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다.

여성종속이 왜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지는지. 역사가들, 사회생물학자들, 과학자들,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합심해서 주장하는 "남성우월" 과 "본능적인 여성의 모성" 서문에서 이야기했듯이, " 체계로서의 가부장제는 역사 속에서 시작되었고, 그것은 역사적 과정에 의해 끝날 수 있다." 서문에 나왔던 이야기 중, 남성중심으로만 보는 역사는 2차원적인 것(삼각형 그림), 거기에 '여성'을 추가하는 것은 3차원적이 되는 것(피라미드). 남성적 시각과 여성적 시각이 완전히 평등하고 통합될 때만이 피라미드는 곡선을 만드는 공간, 4차원에서 움직인다. 전체의 진정한 관계와 부분들의 내적 연관성을 지각할 수 있다.   

 

그리고, 근래 들어 계속 생각하는 가사노동과 관련된 부분

 

" 국가의 발달과 함께 일부일처제 가족은 가부장적 가족으로 변모하였으며, 그 속에서 아내의 가사노동은 "사적 서비스로 되었다. 즉 아내는 사회적 생산에 대한 모든 참여로부터 배제된 우두머리 하인이 되었다." "

 

여자들이 많은 직업은 후려쳐지고, 돈을 적게 주기 시작한다. 같은 일을 하면, 여자가 돈을 덜 받는다. 여자가 집에서 하는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은 '사적인 것'으로 치부된다. 의외의 이름이 나오는데, 엥겔스, 엥겔스는 우리가 사회와 역사 속에서 여성의 지위를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첫째, 친족관계의 구조적 변화가 성별노동분업의 변화와 여성의 사회적 위치 변화와 관련되어 있음을 지적

둘째, 사유제산제의 성립과 일부일처혼 그리고 매춘의 관련성을 보여줌

셋째, 남성에 의한 경제적, 정치적 지배가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남성의 통제와 관련되어 있음을 밝힘

넷째, 재산을 가진 엘리트의 지배에 근거한 고대국가 형성기에 '여성의 세계사적 패배'를 위치시킴으로써 역사성을 부여

 

그리고, 이렇게 말함.

 

" 역사에 등장한 최초의 계극접 대립은 일부일처제에서 남성과 여성 사이의 적대감의 발달과 동시에 일어나며,

첫번째 계급억압은 남성에 의한 여성억압과 동시에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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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09-22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지 척!!!
<가부장제의 창조>를 더는 미룰 수 없겠네요. 잘 읽고 역시나 또 배우고 갑니다.

하이드 2018-09-22 21:04   좋아요 0 | URL
네! 이 책 읽으면 그동안 읽었던 접했던 이야기들 퍼즐 맞추듯 맞춰져요. 많은 생각거리 공부거리를 줍니다.

비연 2018-09-22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책들이네요. 좋은 글 감사~

하이드 2018-09-22 21:05   좋아요 0 | URL
같이 읽어요! 저는 요즘 책 너무 안 읽다 오랜만에 사회학책 붙들고 있느라 느릿느릿하지만, 읽을수록 빨려듭니다.
 

정서중심 치료 뭐지? 트윗에서 psybuz 님께서 올려주신 글이 좋아서 여쭸더니 책들을 알려주셨다.

 

상대방이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를 알려면 세 가지를 보라고 한다.

 

" 그가 어떻게 자기 자신을 다루는가? "

" 그가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가? "

" 그가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도록 허용하고 있는가? "

 

위의 글은 <정서중심치료의 이해>에 나오는 책이고, 상담 중심의 책들, 이론/학술서들인 것 같다.

정서치료 뭐지? 정서 뭐지?

 

나는 나를 어떻게 다루는가? 나는 어떻게 타인을 대하나? 나는 어떻게 타인이 나를 대하도록 허용하고 있는가?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 막 다룸. 두 번째, 관심 없음, 세번째, 이 세번째가 내가 지금 되게 흔들흔들 하는 부분이다.

원래라면, 선이 분명하고, 선 넘으면 경고, 싸움, 버림, 뭐든 하는데, 지금 좀 헷갈리고, 얼른 나만의 규칙들을 돌아보고 싶다.

그리고,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과 연결되어 있겠지. 세가지 질문에서 나는 강기사와 닮아 있는 것 같다.

 

강기사는 어릴때부터 운동선수였고, 지금도 코치가 업이다.

이건 내가 꽤 최근에야 깨달은거다(타인에 관심 없다보니).  강기사는 몸의 고통에 단련되어 있어 무디다고 해야 할까, 무감하다고 해야 할까. 훈육방식은 '방치' 이건 내 사주에도 나온 고집스러움과 잘 맞았다고 생각된다. 원망 없고, 장단점이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단점 중에 나 자신을 막 다룸.이 있지 않나 싶다. 아, 이건 몸을 막 다루는거고, 하지만, 난 선출이 아니므로 엄살이 심함. 세번째는 몸보다 마음, 예의, 배려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타인이 내 선을 넘어 오는 것을 참지 않는다. 

 

그럼 나는 어떤 종류의 사람인건가? 책에 더 나오나? 궁금

지금 당장 읽지는 못하겠지만, 조만간 읽어야할 책으로 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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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썼던 페이퍼가 날아갔다. 왜 지금 .. 윈도우업데이트를 했어야 하는거니? 망할 컴퓨터야. 글이 날아가면 두 가지. 아, 진짜 재미있게 쓴 글이었는데, ,혹은 에이, 다시 쓰려고 해도 별 글도 아니었다.

 

주말의 숙취가 수요일 밤에나 겨우 풀리는 40짤. 오늘은 집안 일도 안 하고, 온전히 쉬었고, 집은 난리지만, 정말 하루만 아무것도 안 해도 난리다. 집이 작아서 더 티가 나는건지. 그냥 내일부터 할래. 물론 정원일은 365일 계속된다. 비가 예쁘게 내려서 수국실 물 주고 풀 뽑고, 냥멍이들만 챙기고 왔다.

 

이 전에 쓰던 페이퍼 제목이 '도서관' 이었다. 도서관 얘기 실컷 쓰고 있었는데, 젠장젠장

도서관에서 빌려둔 책들

 

 

 

 

 

 

 

 

 

그리고 지금 짬짬이 읽는 책은 거다 러너의 <가부장제의 창조> 오랜만에 읽는 사회학 책이라 잘 안 넘어가서 막 소리내서 읽고, 하면서 겨우 궤도에 오름. 왜 고전을 읽어야 하나.를 잘 알겠다. 이 곳에서 시작되어 응용되는 것.

 

고전이라고 읽으라고 하는 책들은 이 정도인가? <가부장제의 창조>를 제외한 여섯권이 레퍼런스로 가장 많이 나오는 읽어야할 책들인 것 같다. 수잔 브라운 밀러 책 빼고는 다 모아뒀음. '언제든 읽을 수 있게' 아, 이건 이북으로도 안 나와서 언제든 읽을 수 없는데. '강간의 역사' 가 꼭 읽어야 할 책인가? 싶어서 (그리고, 가격이 매우 높아서) 안 사고 있었는데, <가부장제의 창조> 읽다보니, 강간의 역사 빼놓을 수 없다.

 

 

 

 

 

 

 

 

 

 

 

 

 

 

 

 

 

 

 

 

 

 

 

 

 

 

 

 

 

거다 러너의 <가부장제의 창조>는 좀 정리하면서 읽어야할 것 같긴 하다. 정리하면서 읽고, 다시 한 번 주석과 읽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읽어서 다 내 걸로 소화해야지.

 

서문

1장 기원들

2장 작업가설

3장 대역(代役) 부인과 볼모

4장 여성노예

5장 부인과 첩

6장 여성에게 베일 씌우기

7장 여신들

8장 가부장들

9장 언약

10장 상징들

11장 가부장제의 창조

 

로 이루어져 있고 이 책의 2부가 '역사 속의 페미니스트'

 

"여성의 역사(Women's History)는 여성해방에 긴요하며 가장 중요하다." 로 시작된다.

 

"나의 연구가 제기해 주기를 희망하는 또 다른 질문은 사회에서의 종속적 위치에 대한 여성의 각성이 오랫동안(3500넌 이상) 지연된 것에 관한 것이다. 무엇이 그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

 

무엇이 그들을 종속시킨 가부장적 체계를 유지하고, 그들을 종속시킨 체계를 후세에 전하고, 그리고 그 체계를 양성의 자손들에게 세대를 이어 전하는 데 가담한 여성의 역사적 공모를 설명할 수 있을까?

 

나는 남성과 여성은 생물학적으로 다르지만, 그 차이에 근거한 가치와 함축된 의미는 문화의 결과라는 가정에서 시작한다. 현재 시점에서 집단으로서의 남성과 집단으로서의 여성이라는 차원에서 양자의 모든 차이가 구별지어지는 정도는 남성역사와 근본적으로 다른 여성의 특수한 역사의 결과이다. 이것은 문명보다 더 오래된 여성의 남성에 대한 종속 때문이며, 여성의 역사에 대한 거부 때문이다. 여성역사의 존재는 가부장적 사유에 의해 가려지고 무시되었고, 이같은 사실은 여성과 남성의 심리에 의미심장한 영향을 미쳤다.

 

나는 대부분의 페미니스트 사상가들이 공유하고 있는, 체계로서의 가부장제는 역사적인 것이라는 확신에서 시작했다. 즉 그것은 역사 속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역사적 과정에 의해 끝날 수 있다."

 

읽다 보면, 막 가슴 뛰고, 막 역사 공부 하고 싶다. 남자들에 의해 쓰인 여자들이 지워진 history 말고.

 

'여성의 역사는 여성의 해방에 긴요하며, 가장 중요하다' 로 시작한 서문은 끝내주게 멋진 말로 맺어진다.

 

"시작하지 않는 한 우리는 결코 알 수 없다. 과정 그 자체는 방법이며 목적이다."

 

너무 멋진 말이다. 내가 요즘 동아줄처럼 잡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페미니즘 공부만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페미니즘 공부를 하는 것도 내가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고, 그 과정들을 만드는 나의 순간 순간이 중요하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의 나의 모습, 나를 규정한다. 과정 그 자체가 방법이고,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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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09-20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은 익숙하지만 아직 못 읽은 페미니즘 고전들이 많네요. 반가워야 하나요, 슬퍼야 하나요? 바쁘시더라도 공부한 거 짬짬히 올려주세요. 저도 하이드님 페이퍼 보면서 공부하게요^^

하이드 2018-09-20 19:27   좋아요 0 | URL
네! 정리하며 꼭꼭 씹어 읽을게요. 아직 읽을 책이 많은 것은 좋은 일이지요!
 

도서관에서 책 빌리기, 리디셀렉트로 읽기, 알라딘 전자책 사둔거 읽기, 종이책 읽기.. 정말 책 읽을 경로가 널리고 널렸다.

오늘 침대에서 딩굴거리며 알라딘 보다가 ㅇㅇ님, 줄리안 반스 연애의 문제 읽었어요? 물으니, ‘아뇨, 언제든지 읽을 수 있게 사놨어요‘ 대답하길래, 너무 자연스러운 예상 답변이라 좀 웃다가 삐뚤어져서 ‘뭐요, 여기도 전자책 사면 언제든지 읽을 수 있어요. 육지 사람이라고 섬사람 무시해요? 라고 꼬장 ㅎㅎ

단발님이 연애의 문제 페이퍼 써두신거 보고 궁금하고 설렜는데, 전자책이든, 도서관 신청이든 해서 읽어봐야지.

책은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언제든 읽을 수 있게‘ 모아두고 시작 못하고 있는 페미니즘 책들, 만만치 않은 책들이라 언젠가는. 조만간. 만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 나혼자 채울 수 없는 좋은 힘들을 채우고, 일단 시작한다.

무슨 책부터 시작할까? 둘러보다, 아, 이 책!

이 책이 너무 좋았던 독자 1은 이 책이 너무 읽고 싶어 출판사에 컨택을 하고, 오십권 정도면 다시 찍을 수 있다는 말에 공구 총대를 맨다. 아닌가, 백권인가, 무튼, 필요 수량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입금을 했고, 출판사에서는 감사하다며 표지디자인을 새로 해서 독자1에게 책을 보내고, 독자1은 책을 공구한 사람들에게 보냈다. 그 과정에서 출판사는 14년만에 재쇄를 결정한다. 그리고, 그 책을 지금 알라딘에서 발견!

내가 독자1은 아니고, 나는 그냥 익명의 독자1에게 일단 주문하고 입금은 했지만, 아무 소식이 없어 쏙았나?! 하고 있었던 공구입금자 1에 불과하지만,

뭔가 출판사와 독자1의 동화같은 이야기고, 해피엔딩으로 책이 다시 세상에 나와 누구라도 살 수 있게 되었다는 책동네 오래 있으면서도 처음 보는 이야기.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

그러니, 그 책으로 시작해보려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그 책은
거다 러너의 <가부장제의 창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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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로라도 끄적여야지. 노트북은 멀다.

크루얼티 재미나게 봤다. 딸버전 테이큰이라고 하던데, 정말 그렇고, 딸 구하는 아빠는 잔뜩 봤지만, 아빠 구하는 딸은 너무 신선하네. 아빠도 구하고 여자들도 구하는 여자영웅!

이야기도 재미있고, 여성서사, 여자가 주인공인 성장물, 봐주는거 없고, 여성 클리쉐 없이 얻어 터지고, 겁나지만 용기내며 앞으로 쑥쑥 나아간다. 잭 리처랑 비교해둔 사람도 있던데. 왜그런지 알 것 같다. 시리즈라면, 이제 시작인데, 기대된다. 스릴러 좋아하는 분이라면 추천. 주인공이 스파이이지만, 스파이물로는 좀 약하다.

‘오늘 너무 슬픔‘
나는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싶은 사람이다. 이해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지만, 우울증, 냉소, 자학, 자기비하, 자폭, 자기를 함부로 하기 같은 것을 한심해하는 한심한 사람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해해보고자 했으나 섹스팅 읽다가 너무 시간 아까워져, 정말 오랜만에 읽다 중단. 아무에게도 추천 못하겠네.

그리고 읽기 시작한 책이 소로우의 야생화일기다.

식물학자 말고 누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까? 소로우가 쓴 책이라해서 인간 얘기도 좀 나올줄 알았는데, 지금 읽은데까지 내내 무슨 꽃이 언제 피고, 무슨 꽃이 언제 피고.. 순 이런 이야기. 간간히 좋은 이야기들도 있어서 메모해두긴 했지만, 애초에 헤르만헤세 정원일기 같은거 기대하는게 아니었다. 안에 그림 많은거 좋고, 일기 형식이라 좋고, 재미는 없어도 꽃이야기. 풀이야기 계속 나오는 건 좋다.

자기 전에 읽어야지. 침대로 들고 들어온 책은 ‘문맹‘인데, 너무 빨리 잃어버렸어. 다음에 뭐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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