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시민뉴스.tv 에 올린 글입니다.



3월 5주라고 적을까 고민하다가 4월을 적어넣었습니다. 무엇인가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 힘을 내어보자는 마음에서요. 이번 한 주간 새롭게 우리를 찾아온 책을 살펴볼까요? 많은 신간 중에서도 봄날의 감성을 자극할만한 것들을 뽑아보았습니다.


자연과 놀고, 사람과 놀고, 역사와 놀고, 노래와 놀며 캐낸 평화 이야기, 평화의 상상력

춤추는 평화

홍순관(지은이)│탐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 

노래하는 시인 홍순관의 책이 나왔습니다. 홍순관이 바라는 평화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역동적인 것만 같습니다. 특유의 나긋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불러주는 노래처럼 홍순관의 책은 부드럽습니다. 따뜻한 그림과 문체는 봄바람처럼 우리의 마음을 일렁이게 해줄지도 모르겠습니다. 혼자 읽어도 좋고 자녀와 함께 읽어도 좋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두려움에게 인사하는 법

김이윤(지은이)│창비(창작과비평사)


엥? 웬 청소년소설? 네, 그렇습니다.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입니다. 청소년을 타겟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라고 읽지 말란 법 없지요.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영화<완득이>의 원작도 실은 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청소년소설이었는 걸요. 주인공인 열여덟살 여여가 겪어내는 이별과 성장을 따라가다보면 우리도 언젠가 마주하게 될 이별을 생각해볼 지 모르지요. ‘언젠가는 부모와 이별해야 하는 모든 이를 위한 성장소설’이라는 이 책, 읽어보지 않으실래요?




윤후명 소설집

꽃의 말을 듣다

윤후명(지은이)│문학과지성사


그러나 조금은 더 감성적인 소설을 읽고 싶으시다면, 윤후명의 소설은 어떨까요? 시인이며 화가인 윤후명의 소설은 시적 언어로 된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줄 것만 같습니다. 게다가 5년 만에 만나는 윤후명의 새 이야기 모음이기도 하니, 한층 깊어진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시를 읽어 나가듯, 얇고 가볍더라도 진중하게 읽어내려가다보면 봄날의 진한 향기가 코끝에 맴돌 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 문학 주인공들과의 특별한 만남

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

정여울(지은이)│자음과모음(이룸)


소설을 다른 방식으로 만나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살짝 건네어보는 책입니다. 문학평론가 정여울의 본격 소설 vs 소설 이야기입니다. TV에서 주말이면 만날 수 있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보면 이런 코너가 하나씩 있지요. 비슷한 두 영화를 교차편집해서 보여주면서 두 영화를 속속 소개해주는 그런 거 말이에요. 이번에 책에서 소설을 그렇게 읽어보는 거예요. <데미안>과 <호밀밭의 파수꾼>을, <멋진 신세계>와 <1984>를 비교해가면서 두 작가의 문체를 비교해보는 재미를 가져보는 거지요. 이 많은 소설 다 안 읽어서 시작 못하시겠고요? 걱정마세요. 이 책 읽고 재미있어 보이는 거 골라 읽으면 되는 거지요. 가볍게 가볍게 시작하는 겁니다. 


어느 건축가의 은밀한 기록

여행의 공간

우라 가즈야(지은이)│송수영(옮긴이)│북노마드


여행. 무작정 짐을 챙겨 훌쩍 떠나는 여행도 그만큼의 설렘과 짜릿함이 있지만, 주제를 정해서 돌아다니는 여행도 보람차겠지요. 보고 싶었던 그림을 보러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세계 각국의 영화제를 돌아다니는 것도 좋겠습니다. 오늘 만날 여행은 숙소투어 입니다. 엥? 여행을 가면 어쩔 수 없이 숙박시설을 찾게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하게 되지요. 건축가인 우라 가즈야는 세계 여러나라의 호텔 룸을 직접 가보고 내부공간을 살피고 그려보면서 세세하게 기록을 남깁니다. 여독을 풀고 또 다음날의 여행을 위해 휴식을 취하는 기능적인 공간을 뛰어넘어 그 자체로 여행의 목적이 여행의 주된 공간이 되는 것이죠. 가즈야의 노트를 보며 우리는 또 우리만의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떠십니까? 우리집 침대 위에서 맘껏 뒹굴면서 세계 여기저기의 호텔을 느껴보는 것 말입니다.


문화매거진<오늘>

원유진 기자

geeahn_@naver.com

www.cultureonul.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ww.시민뉴스.tv에 실린 글입니다.




잘 지내고 계신가요? 2012년을 맞으며 책을 얼마만큼 읽어야겠다 세웠던 계획 하나쯤 있으시죠? 잘 지키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저는 무리하게 계획을 세웠는지 감기를 떨구지 못한 채로 환절기를 맞았지요. 건강, 정말 중요해요. 몸과 마음 둘 다요. 봄기운이 흔들흔들 우리를 뿌리째 쥐고 흔들어도 약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마음을 다잡아주는 책들이 많이 보입니다.


일과 사랑, 삶을 앓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여성들에게

우리는 같은 병을 앓고 있다
김태경(지은이)│쌤앤파커스

‘여자라는 이름 뒤에 숨지 마라.’ 이 한 마디가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여자에게, 특히 직장인 여성에게 주는 선배의 이야기는 충고이면서 위로가 됩니다. 이 회사 계속 다녀야하나, 내 인간관계란 왜 이렇게 힘든가,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흔들릴 때 이 책은 매정하면서도 간결하게, 강렬하게 우리에게 말해주겠지요. 우리는 같은 병을 앓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외로울 필요도 없고 혼자 아파야할 필요도 없다. 이겨내라, 먼저 이겨낸 내가 나의 셀프처방전을 밝혀두겠노라!! 
아, 내 여자친구(또는 아내)는 왜 이렇게 힘들어할까,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남자라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 어떤 모욕과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나의 길을 간다는 것
장병혜(지은이)│센추리원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아는 사람은 좌절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이 책 또한 나의 나 됨을 응원하는 것만 같습니다. 이 책 <나의 길을 간다는 것>의 저자 장병혜는 우리나라 유학 1세대로 역사학자이며 교육자라고 합니다(저자 소개). 살짝 살펴보니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교육자로서 학생을 만났을 때 느꼈던 부분들을 정리해주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의 선배로 누구보다 쉽지 않은 길을 걸었던 사람으로 자신을 붙들어야만 살아갈 수 있었던 자신이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이젠 세대에 비하면 힘든 것이 없어 보일 수 있지요. 그러나 조금만 깊이 들어가보면 의식주가 불안하고 희망을 쉽게 찾을 수 없고, 나 자신마저 든든하게 붙잡고 있기 힘들어하는 순간이 얼마나 많은지요. 우리에겐 위로와 조언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외로워서 완벽한

장윤현(지은이)│쌤앤파커스
 
고르다보니 한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 두번째입니다. 쌤앤파커스, 이 출판사 뭘까요?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기획력과 감각이 돋보인다고 말씀드리고 싶거든요. 이번에는 영화<가비>의 감독 장윤현의 에세이 <외로워서 완벽한>입니다. 영화를 연출할 수 있는 능력은 책을 쓰는 데에도 그대로 반영될 거라 믿습니다. 텍스트와 이미지만으로도 극적인 흐름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일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저자는 커피의 옛말인 <가비>의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공부하게 된 커피에 결국 빠져들고만 것 같아요. 커피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글에서 발견할 커피에 대한 단상과 커피를 통해 바라본 삶의 단면은 우리도 삶 속에서 한번쯤 느꼈을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봄바람이 주는 감성에 푹 젖어볼 시간입니다. 커피 한 잔을 옆에 두고 말이죠. 어때요?

달아난 마음을 되돌리는 고전의 바늘 끝

일침 一針
정민(지은이)│김영사

일침, 일침을 놓다. 흔하게 쓰고 들은 말이지만 가만히 그 말을 떠올려 본 적인 없는 것만 같습니다. 듣기만 해도 단박에 그 뜻을 알 수 있을 것 같으니까요. 제가 들은 ‘일침’은 한의에 속한 것이었습니다. 침을 놓을 때 작은 침으로 여러 군데를 꽂아두잖아요. 약간 굵은 침으로 한방에 해결하는 침, 이게 바로 일침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봤던 한방의학 드라마에서 한 자는 되어보이는 큰 침으로 닭을 관통하는 침술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닭은 말짱했어요. 비슷한 거 아니겠어요? 우리는 가끔 흐릿한 세상에서 단 한 마디로 정신을 번뜩차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일침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할 지도 모르겠어요. 정민 교수가 차근차근 적어나간 글 어디쯤에서 우리는 우리만을 위한 ‘일침’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꽃 피는 삶에 홀리다(개정신판)

손철주(지은이)│오픈하우스

2009년에 소개된 손철주이 에세이가 다시 새단장을 하여 선을 보입니다. 미술평론가 손철주의 첫번째 에세이입니다. 미술과 문화의 경계를 허무는 에세이스트라 불리는 손철주의 그림을 보는 눈과 읽어내는 문장이 봄날을 맞아 더욱 싱그럽게 우리를 간질일거라 생각해봅니다. 그림도 보고 미처 발견하지 못한 그림의 속내를 살펴도 보며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즐겨보시기를!






그리스도인의 문화나눔터
문화매거진<오늘>
원유진 기자
geeahn_@naver.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하:세기말의보헤미안]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무하 : 세기말의 보헤미안 - 새롭게 만나는 아르누보의 정수
장우진 지음 / 미술문화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알폰소 무하, 무하에 대한 책도 몇 권이 나와 있고, 무하를 검색하면 그의 그림을 모아놓은 포스트도 여러개가 있을만큼 무하는 그렇게 감춰진 사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저는 무하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뭐, 제가 다른 작가라고 해서 다 알고 있느냐, 하면 그것은 물론 아니지만, 그림은 알면서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의 이름을 모르고 있기란 흔한 경우는 아닙니다. 


말장난같지만, 무하의 그림은 충분히 낯익고 친숙합니다. 아르누보라는 말이 어색하게 다가올지 몰라도 무하의 그림을 보면 어느 정도 아르누보가 무엇인지 정리해볼 수 있을만큼 무하는 아르누보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나는 잘 모르고 있었을까요?


서두에서 저자가 한 때는 무하의 그림이 파리를 가득 메웠지만 지금은 잊혀졌다,고 말해줄 때 살짝 의심을 하기도 했지요. 반짝하고 사라진 많은 스타들처럼 생명력이 짧은 아티스트인가, 하고 말이에요. 흔히들 비교를 할 때 그런 얘기를 하잖아요. 살아있는 동안에는 빛을 못 봤지만, 사후에 인정을 받아 오래도록 그 가치를 인정받는 명작이 있는 반면, 생애동안에는 유명했을지 모르나 죽음과 함께 잊혀진 작품이 있다고 말이죠. 후자가 아니려나, 어설프게 생각했단 말이지요.


하지만, 다른 이야기가 있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역시나, 모르면 가만히 있어야 중간쯤 갈 수 있어요. 무하에 대해 전혀 모르고서는 무하를 폄하할 뻔 했지 뭡니까. 한편으로는 다행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책의 마지막부분에 무하의 자녀들이 무하를 기억하기 위해 기념관을 세우고 그림을 찾아온 일화를 읽으면서는 감동을 했지 뭐에요.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당대의 유명한 아티스트가 자녀에게 인정받았던 예는 그리 흔하지 않단 말이지요. 자칫하면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견딘 주인공이 천재적인 감각을 앞세워 세상을 풍미하고 돈과 명예를 즐기다가 말년에는 자녀들의 유산 다툼과 지인들의 배신으로 잊혀져버린 시대의 예술가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었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무하는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서 끝내 정상에 올라 정직한 땀을 흘린, 예술가였단 말이지요. 


그것때문인지 책 가득 실린 무하의 그림이 더욱 진중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무하 그림 속 여인에 대해 설명해줍니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지만, 천박하지 않고 단정할 수 있다. 세기 말, 혼란을 기다리기라도 하는 듯이 조금씩 더 타락하기 위해 힘썼던 세상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은, 그 힘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참, 저는 댄디라는 말의 시작이 어디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난 지금부터는 ‘댄디’란 말을 잘 쓰지 않으려고 해요. 그다지 좋은 어감이 아니라는 걸 알았거든요. 세기 말-종말-을 기다리는 불안을 시크함으로 덮으려했던 수많은 남자를 떠올리게 되는 군요. 


두서없지만, 이것하나는 더 얘기하고 싶습니다. 무하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다면 얼마나 무서운 일러스트 작가가 되어있을까요? 이미지 프로그램이 다 뭡니까, 그저 손 하나로 세련되고 화려한 도상과 글씨체를 그려냈으니 말이에요. 게다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인문학을 바탕으로 서 있을 때 어떤 깊이가 생길 수 있는지 보여주는 본이기도 하지요. 체코를 향한 애국심과 철학을 바탕으로 흘러나오는 그림의 아우라는 도판을 보는 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지요. 음, 네. 까라바죠를 알게 된 후 처음으로 이탈리아에 가서 실제로 저 그림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두번째로 무하의 그림을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체코 어딘가에서 묵묵히 서 있을 <슬라스 서사시>를 보고 싶습니다. 


아, 당대를 주름잡은 아티스트로 덕망있는 선배 화가로, 좋은 남편, 아버지로, 애국자로 살았던 무하는 정말이지, 멋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런던 디자인 산책]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런던 디자인 산책 디자인 산책 시리즈 2
김지원 지음 / 나무수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오래전, 수업시간이었어요. 어떤 산업디자인학부 학생이 ‘서울’하면 떠오르는 색, 글씨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지요. 있으면 좋겠다 생각만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서울 남산체와 한강체가 나왔고, 몇 개의 색을 지정하여 이름을 붙이기도 했지요. 놀라운 발전이라고 생각했어요. 인사동길을 리디자인을 할 때 품었던 서울 디자인에 대한 기대가 청계천으로 무너지고, 남대문 재건을 위해 차벽을 둘러 이미지를 덧씌웠을 때 뭔가 있으려나 하고 품었던 기대가 목장과 목재에 대해 삐걱대는 소식을 듣고 실망했던 적도 있었거든요. 아,네, 남대문 재건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에게 뭐라고 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그저 그 분들이 흘린 땀에 대한 댓가마저 무시하려는 윗사람들에게 화가 났지요. 

겉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게 그게 공공디자인이냐? 하고 따지고 싶었단 말이지요.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만들기 쉽고 그저 예쁘게 슥슥 철거하고 뽑아내고 시멘트로 발라버리고 예쁘게 다듬는 그런 거 말고, 서로 오래도록 건강하게 아름다울 수 있게 고민해야 하는 게 아니냐, 생각했거든요. 


이 고민을 어느 정도 증폭 및 해결해준 책을 만났습니다. 디자인을 공부하고 디자인을 하고 디자인에 관한 글을 쓰던 김지원의 런던 디자인 이야기를 묶어낸 책이 바로 이 <런던 디자인 산책>입니다. 영국을 무대로 하는 소소한 디자인 소품부터 블링블링한 시각디자인 요소들은 물론이고, 디자인을 대하는 런던의 분위기와 런던 디자이너의 삶, 런더너의 디자인에 관한 인식에 대해 슬슬 써나간 책이에요. 


뭐랄까요, 잡지를 만들다보니, 이미지와 텍스트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에 대해 고민하게 되어서 일까요? 편집 디자인이 아쉬울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줄간격을 아쉽게 생각한 적도 있었고, 텍스트 배치가 안타까운 적도 있었죠. 본문과 사진 설명의 구분이 불분명한 적도 있어서 주욱 읽어나가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가 늘 정답을 가지고 사는 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어떻게 고쳤으면 좋겠다는 말은 할 수 없지만요.


그렇지만, 이 책이 가진 진심, 그 진정성은 여전히 빛이 납니다. 런던디자인에 대한 깊은 애정이 뚝뚝 느껴졌으니 말이에요. 제가 편집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편집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저자의 디자인에 대한 지극한 관심이 우리가 놓칠 수 있는 런던의 아기자기한 디자인을 세밀하게 잡아내고 그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책을 관통하는 디자인의 맥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저자만의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겠지요.


무엇보다도 책을 내기 위해 단시간에 주루룩 찍어낸 것이 아닌 것만 같은, 시간 속에서 정말 기록하고 싶어서 찍어낸 사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우표에 적은 글씨만으로 셰익스피어와 각 작품의 특색을 고스란히 담아넣은 캘리그라피, 짜투리 천으로 만든 새 모형이 기억에 남아요. 기회가 되면 구입하고 싶을 정도였지요. 

또, 오픈 스튜디오와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이 마냥 부러웠습니다. 런던 올림픽을 맞아 런던으로 떠나고 싶으신 분들 계신가요? 저야 여권도 없는 1인분인생이라 꿈도 못 꾸지만, 런던에 가시거든 꼭 둘러보세요. 런던디자인페스티벌은 여기저기 작은곳에서도 전시를 한다고 하니 꼭꼭 챙겨보시구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른다섯까지는 연습이다 - 세계 명카피에서 배우는 내 앞길 여는 법
노진희 지음 / 알투스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면서 이런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언니가 있다고 해도, 옆에 끼고 하루 종일 붙잡고 앉아서 이야기를 들을 수 없을 바에는 이 책이 필요하다. 그랬다, 먼저 겪은 일을 듣는 것만으로 우리는 충분히 위로 받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