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미술관]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역사의 미술관 - 그림, 한눈에 역사를 통찰하다 이주헌 미술관 시리즈
이주헌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주헌, 이 유명한 사람을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던 건, 저의 게으름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그 이름 때문에 이 책을 집어든 게 아니라고 생각하면, 
몰라서 좋았다고 말해도 창피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요즘, 이름값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꽤 있잖아요?

워낙에 많은 정보로 가득한 책이라, 시일에 맞춰 읽고 정리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게으른 핑계라 이런 말을 꺼내긴 부끄럽지만, 
그만큼이나 책 한 권에 많은 이야기와 정보가 들어있는 건 사실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통섭'이란 단어를 생각했거든요.

통섭, 뜻은 알것만 같은데 설명하기는 까다로운 이 단어를 
네이버 사전은 '사물에 널리 통함'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학문과 학문 간의 연결 및 융복합을 한다고 생각해도 아예 틀린 건 아니겠지요.
미술+인문학 말입니다. 
아, 미학이잖아! 하고 말씀하시면 제가 어떻게 답을 해야할 지 약간 제 마음이 조마조마해질 것도 같은데요. 미학이란 단어를 쓰지 않고 미술과 인문학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라고 말하고 싶은 저의 마음을 약간 궁금해 해주시면 안 될까요? 

그쵸, 서론이 길었네요. 

하나의 그림을 읽어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요. 
그림 자체만을 보고 감동받을 지점을 찾아낼 수도 있을 테고, 
그림 속에 숨겨진 많은 상징을 찾아내어 꿰어맞출 수도 있겠습니다. 
유화라면 거칠게 지나간 붓질의 흔적을 찾아볼 수도 있겠고, 
그림을 그린 화가의 마음을 느껴볼 수도 있겠네요. 
아! 미술사의 흐름 속에서 이 그림이 나타나게 된 배경을 따져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담 둘 이상의 그림은 어떻게 묶어볼 수 있을까요? 
한 명의 작가가 그려낸 그림을 모아 제작년도 순으로 정리해볼 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동시대를 살았던 작가들의 그림을 엮어보는 것도 재미있겠습니다. 
그래요,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모아보는 건 어떨까요? 
'자화상'이라거나 '정물화'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고 
'파랑'을 주로 쓴 작품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겠습니다. 

(아이고 아직도 서론이군요!)

오늘은 미술사가 아닌 ‘역사’를 가지고 모아보도록 하십시다. 
지금 구글링을 해도 좋겠습니다만, 
나보다 조금 더 미술을 깊게 공부한 사람이 미리 꿰어놓은 것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역사의 미술관>은 기존에 나와 있는 많은 '그림 읽어주는' 책들과 같은 길을 걸어갑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방향에 따라 그림을 고르고 설명해나가지요. 
그런데 조금 각이 다른 길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아우구스투스를 그린 그림을 찾아 엮을 생각은 한 번쯤 해볼 수 있지만, 
바울(성경에 나오는 그 바울)을 그린 그림을 선택하고는 
그 다음으로 스탈린을 그린 그림을 붙여볼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거든요. 
관련 없을 것 같은 그림이 한 줄에 꿰여 우리 앞에 나타날 때 우리가 마주하게 될 새로움을 상상해보세요.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이유는 충분합니다.

게다가, 소개된 그림에 대해서만 자세히 설명해 놓아도 한 권 이상의 책이 나올 것 같은데도 
저자는 많은 이야기보다는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만을 간추립니다. 

지금 보고 있는 그림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그림의 제목을 구글링해라, 
그리고 그 그림에 대해 설명한 다른 글을 찾아 읽어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것만이 아니니까
진짜 당신이 들어야할 이야기는 이것이다

저는 페이지를 넘기는 중간중간 이 소리를 들은 것만 같아. 같은 단락을 반복해 읽은 적도 많았습니다. 확실히, 쉽게 읽고 넘기기에는 문장과 내용의 무게가 있어 단숨에 읽기에는 버겁습니다만,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는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게 될 겁니다. 아마도 그것 때문에 <지식의 미술관>을 이어 이 <역사의 미술관>이 등장한 게 아닌가 싶어요. 저자도 독자도 더 말하고 싶고 알고 싶은 게 생겼기 때문일테지요. 



_알라딘 신간평가를 위해 어떻게 '리뷰'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읽기도 해서 되도록이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랐는데, 뭣보담도 책이 그림을 선택하고 진행해나가는 방식이 너무 좋았기도 했고, 다른 이야기를 하자니 제 깜냥으론 부족하여 여기까지만 쓰고 마무리하려고 해요. 그림 읽어주는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약간의 지적허영심을 채워주는 데에 관심이 있는 분도 계시겠지요. 그 분들에겐 특히나 이 책이 약간 더의 지적허영심을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데 재미있거든요. 아! 정말이지, 저자도 책도 발행인도 모두모두 부러워지는 책이라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