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황금가지 출판사 입니다.

신간 도서 『HHhH』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그리스 비극을 닮은 웅장하고 긴박감 넘치는 걸작 소설!"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2010년 프랑스 최대 문학상 공쿠르 상 최우수 신인상

2012년 뉴욕 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도서 선정

2014년 일본 최대 도서상인 서점대상 번역서 부문 1위

 

역사 소설의 새로운 시도, 작가가 개입하는 다큐멘터리 스타일 역사소설

『HHhH』의 저자 로랑 비네는 초반부터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이 아니면 쓰지 않는다'는 기준을 정해놓고 소설을 집필한다.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와 나치, 그리고 당시 국제 정세를 상세히 사실에 입각하여 묘사하는데, 이때 저자는 소설 집필을 위해 사건 현장을 방문하거나 관련 인물을 인터뷰하는 과정, 때론 오디오 자료나 속기 등을 토대로 정확한 대사를 소설에서 구현할 방법에 대한 고뇌, 역사 속 인물들의 행동과 결과에 대해 주관적 견해까지 그대로 글로 담아낸다. 저자는 이를 통해 독자에게 압도적인 현장감을 주는 한편, 이전 역사소설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낸다. 특히 작품의 마무리에 이르러, 저자는 상상력만으로 집필된 짧은 소설적 구성을 추가함으로써 역사적 진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교차되는 순간 배가되는 감동과 놀라운 경험을 독자에게 전한다. 이러한 시도는 큰 화제를 불러모았으며. 영국의 《가디언》은 '힘이 넘치는 엔딩'이라 평가하였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  12월 1일 ~ 12월 7일

   당첨자 발표  :  12월 8일(목)

   발송  :  12월 9일(금)

 

2. 모집인원  :  5명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 (필수)

- 스크랩한 이벤트 페이지를 홍보해주세요. (SNS필수)

-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7일 이내에 '개인블로그'와 '알라딘' 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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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y0815 2016-12-01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796703171/8943181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337846299921984&id=100010898501747&pnref=story

지금의 우리나라 정국의 현상과 무관하지 않은 것같은 느낌에 기대감이 커지고, 다큐멘터리 스타일 역사소설이라는 점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작가가 책을 쓰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한 만큼 압도적인 현장감을 주는것에 공을 들였다는 점이 정말 읽고싶게 만들어줍니다.

2016-12-01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디터D 2016-12-02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narum/8944105
https://twitter.com/babejoo/status/804387514848940032
있었던 사건을 다뤘다는 점에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체르노빌의 목소리>, 하루키의 <언더그라운드>가 생각나네요. 인터뷰하고 현장을 찾아가고 하는 과정은 두 작가의 방식과 같지만 장르가 소설이다보니 결국 엔딩이 가장 중요할텐데 그 부분을 가디언지가 호평을 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됩니다.

재는재로 2016-12-03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785772127/8947655
실제 히틀러나 괴링 히물러등의 인물은 조금알고 있지만 하이드리히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모르고있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그인물에 대해 알게되는 기회가 되는데요 히물러및에서 유대인을 학살을 지휘한 인물인 그의 암살과 그과정에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흥미롭고 과연 어떤엔딩을 만들었을지 궁금합니다 신청합니다

봄덕 2016-12-05 0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726971195/8951304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1853087138240462&id=100006175802652&pnref=story


평소 역사소설을 좋아했는데요. 역사적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취재하고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이기에 더욱 끌리네요. 히틀러와 하이드리히에 대한 이야기는 나치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서 잠깐 알게 되었지만 이렇게 본격적인 이야기는 처음이기에 궁금합니다. 작가가 개입하는 다큐멘터리 역사소설이기에 새로운 형태의 소설이라는 점도 매력있고요. 몹시 읽고 싶은 소설이기에 신청합니다.

[그장소] 2016-12-05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책 읽고 싶은 책였는데 ...공유하는 방법을 모르겠네요. 미안하게도...
에잇..슬퍼! ㅜㅜ

고양이라디오 2016-12-06 17:24   좋아요 1 | URL
드래그해서 붙여넣기 하시면 되요ㅎ 저도 처음에 몰랐었어요ㅠㅋ

[그장소] 2016-12-06 21:05   좋아요 0 | URL
복붙 ㅡ 네넹.. ^^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2016-12-06 0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6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12-06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https://twitter.com/hogook42/status/806051984763564032
http://blog.aladin.co.kr/708700143/8954896


왠지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렸다>와 비슷한 역사 소설일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공쿠르상과 일본서점대상 1위를 차지했다니 더욱 읽어보고 싶습니다. 믿고 볼 수 있는 뛰어난 소설이라 의심치 않습니다.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2016-12-06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2-06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778144108/8953516
공유 완료 ,

사실 , 이웃님들 서재를 통해 리뷰를 읽었던지라 , 더더더, 호기심이 가던 책였어요.
리뷰는 리뷰이고 , 디테일은 읽어야 제대로 알텐데, 서평이벤트 하면 좋겠다고 둘러보던
참에 이 공지를 발견해 넘 기뻤어요. 그치만 당첨되야 , 기쁨도 충족이 되겠죠? (네! 물론입니다)
그러니 , 꼭 읽어보고 싶네요! 꼭~!

머큐리 2016-12-07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hannibal/8957081

트위터에서 황금가지 편집장님이 올려주신 글을 보고 찜해 놓고 있던 책이었는데, 이런 기회를 주시네요...ㅎㅎ

2016-12-07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자리 2016-12-07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크랩: http://blog.aladin.co.kr/799537192/8958316
서평올릴 블로그: http://blog.naver.com/heena0521
알라딘, 네이버 블로그, 기본으로 하구요.
괜찮으시다면 제가 원래 5대서점 기본으로 올리거든요.
(교보,알라딘,인터파크,예스24,반디앤루니스)
별말 없으시면 5서점다 올리고 네이버(DB연동)올리고
서평카페 독서모임카페에 스크랩10이상할게요.^^
(알라딘 외 다른곳 서평올리면 안되면 말씀해주세요, 알라딘에만 올리겠습니다^^)

기대평: 역사 소설의 새로운 시도!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역사 소설이라니 기대가 되네요.
사실 이 소설은 역사소설이기도 하지만 스릴러 같은 면모가 있어서 더욱 기대됩니다.
개인적으로 추리스릴러 장르물 덕후거든요.^^
이 소설의 저자 로랑 비네는 실존인물과 실존사건만을 고집하는만큼
역사적 사실을 사실적으로 적나라게 묘사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갈것 같은데요.
인류 최악의 범죄 유대인 대학살의 주도자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
히틀러의 후계자 이기도한 그를 암살하는 작전이 긴박하고 속도감있게 진행되서
팍팍하고 더딘 역사소설의 단점을 가독성면에서 매우 훌륭하게 보완할 새 역사소설이 될것 같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친위대 내부 정보기관의 책임자로 나치스의 정치공작과
비밀 작전을 진두지휘하는 숨은 비선실세가 주인공인만큼 현 우리나라 시국과도 어울리는 소설이네요 출간일이 굉장히 잘 맞아떨어집니다. 불티나게 팔리겠네요. 또 하이드리히 암살작전은 영화 새벽의 7인에서 소개된 적이 있다고 하니 이번기회에 영화와 함께 이책을 읽어보고 싶네요.
세드릭 히메네즈 감독은 이 소설을 기반으로 영화를 만들고 이게 개봉될 예정이라니 세가지를 함께 엮어서 생각할수도 있는 기회가 될것같습니다. 그리고
소설이라서 픽션면모가 강할줄줄 알았는데 다른 분들의 서평을 보아하니 사실 즉 실화를 기반으로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계속해서 코멘트를 넣어가며 다큐멘터리 방식을 취했다고 하고 작가또한
본인이 개입하면서도 역사적 고증을 철두철미하게 했다고 하니. 뭐랄까요. 픽션인데 논픽션이랄까요? 아무래도 이 소설은 시국과 더불어 역사소설의 새 틀을 만들어 역사소설개의 새로운 지평을 열것같은 예감이 드네요! 더군다나 믿고보는 황금가지에 일본 서점대상 수상작이라니. 이미 많은 것이 증명된 책이네요! 꼭 보고싶습니다^^

서평은 반드시 기한내에 성심성의를 다해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책을 읽을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네요.^^



 




#7

자기만의 삶 속으로 흩어지는 사람들


그림자 노동은 늘어날 것이다. 또한 그림자 노동은 아주 매력적인 방식으로 기업과 조직에 보상을 안겨 주고 있다. 돈도 받지 않고 일해 주는 고객에게 일을 넘겨줌으로써 그 많은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거부하는 자본가는 없을 것이다. 그림자 노동이 사람들의 일과에 통합되면서 사회적 관습과 경제적 패턴, 생활 방식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인간은 수백만 년 동안 집단생활을 하며 진화해 왔다. 수렵 채집 활동을 하는 부족에서 농업 공동 사회, 봉건 집단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부족, 친족, 확대 가족의 형태로 살아왔다. 18세기까지 혼자 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역사적인 기준으로 보면, 엄마, 아빠, 자녀가 같은 주택이나 아파트에 함께 거주하는 현대의 핵가족조차도 분열을 의미한다. 핵가족은 앞서 수백 년 동안 같은 집이나 가까이서 살던 조부모, 삼촌, 고모, 사촌 등의 친척들로 이루어진 확대 가족에서 떨어져 나온 단위이다.


그러나 이 오래된 집단 형태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성인들은 특히 대도시에서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수가 혼자 살기 시작했다. 애틀랜타, 덴버,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미니애폴리스에 거주하는 가구 중에서 적어도 40퍼센트가 1인 거주자이며, 맨해튼, 워싱턴 DC에서는 절반이 넘는다. 해외로 가면 그 수치가 더 높아지기도 한다. 파리는 50퍼센트가 넘고, 스톡홀름은 60퍼센트가 넘는다. 주택 시장에는 좋은 일이지만, 이는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맺는 데 시간을 덜 들인다는 뜻이다. 셰리 터클은 2012년에 발표한 『외로워지는 사람들』에서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끊는 방식으로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오락에 어떻게 빠져들고 있는지 설명한다.


고립과 고독을 혼돈해서는 안 된다. 명상을 하든, 창문을 설치하든, 수채화를 그리든, 색소폰을 불든, 책을 보며 휴식을 취하든 혼자 시간을 보내는 일은 충분히 가치가 있을 수 있다. 종종 사람들은 고독이 영혼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고독을 선택한다. 하지만 고립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거절당하는 바람에,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 못해서, 아니면 혼자 낙담해서, 가끔은 제도에 의해 고립을 강요받는다. 사람들을 떨어뜨려 놓는 이유는 많지만, 그 이유들 전부가 사람들의 성격이나 사회 집단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반사회적인 경제적 패턴과 기술 또한 고립을 일으키며, 바로 여기에 그림자 노동이 포함될 수 있다.


슈퍼마켓 계산원이나 주유소 점원 같은 서비스 업무가 그림자 노동을 하는 고객과 자동 기계 장치에 흡수되는 현실은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그림자 노동은 사람들을 고립된 자급자족 상태로 만든다. 그러나 자율성을 얻는 대신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 서비스 직원들과 대화나 농담을 주고받고 잡담을 늘어놓는 행동은 같은 동네나 도시를 서로 가깝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간의 조직이 해체되고 있다. 사실 ‘쌍방향’이라는 키오스크와는 대화를 할 수 없다. 그 기계들은 결코 응답하지 않는다. 그림자 노동을 하는 고객들은 키오스크에서 자신의 거래 속도를 조절한다. 그들은 살아 있는 사람이 보내는 피드백에 적응할 필요가 없다. 그 대신 자기 뜻대로 처리하는 자율적인 사고방식을 훈련받는다. 각자의 안전한 장소에 격리된 그림자 노동자들은 실제 사람들과 잡담을 주고받는 일도 피한다.






#8

시간을 다시 생각하다


여가가 사라지는 현상은 21세기의 미스터리이다. 이 현상은 부유해지면 자유로운 시간이 늘어날 거라는 일반적인 상식에 위배된다. 지난 80년 동안 세계 경제의 총 GDP는 여섯 배 정도가 늘어났다. 한편 1930년 이후로 세계 인구는 20억 명에서 70억 명으로 3.5배 정도가 증가했다. 선진국의 1인당 생산성과 시간당 생산성은 최고치를 갱신했는데, 이는 주로 기술에 의한 결과물이었다.


이렇게 늘어난 부는 분명 평등하게 분배되지 않았다. 상위층이 노른자위를 포함한 상당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확고하게 성장하고 있는 경제 환경에서 특히 선진국 국민들이 시간이 없어서 더욱 쩔쩔맨다는 사실은 당혹스럽다. 모든 역사적 선례를 비웃듯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여가 때문에 괴로워하는 듯 보인다.


미래에 대한 새로운 설명에 따르면, 대규모 기관들은 각 개인의 시간을 생산이나 소비라는 경제 활동에 몰아넣으면서 인간의 활동을 점점 더 많이 통제한다. 기업, 정부, 노조, 비영리 조직, 학계는 사람들을 경제 활동, 즉 돈을 버는 일에 더 많이 참여하게 만들려는 동일한 목적을 갖고 있다. 일하고, 돈을 벌고, 물건을 사라는 것이다. 끝없는 경제 성장을 이루어라. 성장하는 경제와 더 많은 돈에서만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여가, 적어도 자유로운 형태의 여가에는 압력 단체가 없다. 정의에 의하면 여가 활동은 무질서하다.(바로 그러한 점이 여가 활동을 여유롭게 만든다.) 워싱턴 DC에는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의 이익을 늘리는 지지 단체가 없다. 여가는 순진한 탓에 조직적인 단체의 약탈 행위에 취약하고, 사람들의 자유 시간을 자신들의 계획에 이용할 천연자원으로 생각하며 속셈을 숨기고 있는 조직은 수두룩하다.


결국 그림자 노동에 관한 연구는 사람들의 시간 사용 방식에 관한 연구이다. 인간에게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선택은 없다. 시간은 경험으로부터 분리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이의 시간은 독특하고 그 사람만의 것이다. 시간은 정말로 돈일까? 돈의 가치는 실제로 존재하지만, 의심할 바 없이 유한하다. 일을 하면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많은 보상을 받는다. 반대로 시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며, 그 가치는 무한하다. 시간은 인생이다.








쇼핑도 셀프, 여행도 셀프, 서비스도 셀프인 시대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것은 당신의 탓이 아니다


회사가 직원에게, 기업이 소비자에게, 기술이 사람에게 떠넘기는

그림자 노동의 정체를 밝히다!



그림자 노동의 역습

대가 없이 당신에게 떠넘겨진 보이지 않는 일들


▶ 고용과 노동에 대한 신선한 시각. 《커커스 리뷰》

▶ 시간에 대한, 아니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어 놓을 책. 

《뉴요커》

▶ 온갖 종류의 ‘퍼스널’서비스가 ‘셀프’서비스로 대체되는 순간을, 

그래서 우리가 갈수록 무기력해지는 순간을 세밀하게 조명한다. 

한두 가지 일을 스스로 하는 것은 자유와 해방감을 줄지 모른다. 

그러나 모든 일에 일일이 신경 써야 한다면 

기계의 노예가 된 느낌이 들 것이다. 《이코노미스트》



10월 24일 출간됩니다!






<민음사 출간 전 연재 안내>


① 출간 전 연재는 매주 화/ 목/ 토 <민음사 알라딘 서재>에서 단독 공개 됩니다.

② [출간 전 연재] 글은 책의 본문 내용 중 편집을 거쳐 공개됩니다. 

③ 『그림자 노동의 역습』은 2016년 10월 24일 출간 예정입니다.

 

★ 출간 전 연재 EVENT ★


연재 글을 읽고 댓글을 남겨주시면 연재 종료 후 추첨을 통해 

5분께 민음사 신간도서 1권을 선물로드립니다. (랜덤 발송)


댓글과 공유는 사랑입니당! 

공유도 해주시고, 댓글도 매회 남겨주시면

당첨 확율 쑥쑥 높아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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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 2016-10-23 0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은 인생이라는 마지막 문장이 생각하게 만드네요. 그렇다면 공간은 무엇일까요

Chloe 2016-10-24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은 경험으로부터 분리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이의 시간은 독특하고 그 사람만의 것이다. 시간은 정말로 돈일까?에 끄덕끄덕 했네요. 드디어 오늘 출간일이네요.
무척 기대되네요. 늘 응원합니다!

역부여시 2016-10-24 0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산층 농노제라는 사회학적 개념을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합니다~

레피 2016-10-29 0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런 댓가도 없이 떠넘겨진 일들... 일단 알아야 뭐라도 하겠죠?

계란 2016-10-3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확하진 않지만 은연히 느끼던 그림자 노동에 대해서 더 깊게 알게 되었어요.^^

우동 2018-06-18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전연재만으로도 뭔가 세계관에 금이 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근데 그 느낌은 좀 별로다, 속은 것 같아서 말이다) 그래서 그림자 노동에 저항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는데, 문제는 그 저항이 고용 창출로 이어지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것 같은 기분이다..
 




#6

비밀번호는 길어지기만 한다




동전에는 다른 면이 존재한다. 기업과 조직들이 사람들에 대한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동안, 사람들 역시 자신의 컴퓨터에 기록을 쌓아 가고 있다. 파일, 북마크, 다운로드 받은 음악, 비디오 트랙, 사진 앨범, 이메일 메시지, 애플리케이션과 온갖 종류의 저장된 데이터는 그것들을 관리하고 지키고 업데이트하고 백업까지 하라고 요구한다. 좋든 싫든, 사람들은 모두 그림자 노동을 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생성하는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하나의 파일은 또 다른 파일에서 생겨난다. 일례로 백업은 백업되는 것이 무엇이든 자동적으로 그 파일의 디지털 발자국digital footprint을 두 배로 만든다. 다양한 문서나 영상이 사람들의 하드드라이브에서 똑같이 늘어난다. 이메일에 첨부된 파일은 첨부 파일로서 똑같은 파일을 만들어 내며, 이메일을 받은 사람은 더 많은 복사본을 복제하면서 메시지를 저장하거나 전송한다.


소비자들은 이 막대한 양의 정보를 저장하고 감독하는 일을 물려받았다. 이 작업에는 주로 즐겨 찾는 웹 포털을 열 때 필요한 긴 목록의 디지털 열쇠, 즉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가 포함되어 있다. 사용자는 그러한 목록을 업데이트하고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컴퓨터에 비밀번호 파일을 저장해 놓으면, 해커가 컴퓨터에 침입했을 경우 모든 계정에 곧바로 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대책을 세운다. 일부 사람들은 월 이용료를 내고 온라인 ‘금고’에서 비밀번호를 암호화한다. 내 경우는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 목록을 출력해 놓고 이동형 USB 메모리에 기본이 되는 디지털 파일을 업데이트해서 주 컴퓨터와 연결되지 않도록 한다.





컴퓨터에 매인 농노가 된 사람들은 ‘비밀번호 피로password fatigue’라는 현대의 신드롬 때문에 괴로움을 겪는다. 2002년 영국의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보통의 인터넷 사용자가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 계정은 21개였다. 이 수치는 그때 이후로 두 배로 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에서는 더 클 수도 있다. 거의 모든 웹 포털이 사용자들에게 새롭고 ‘안전한’ 비밀번호를 만들어 내어 기억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계속되는 이 요구에 지쳤고, 그 결과가 바로 비밀번호 피로다. 게으른 사람들은 개인 비밀번호로 ‘password’를 사용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런 사람들은 많다. 믿거나 말거나 ‘password’는 2년 연속으로 가장 인기 있는 비밀번호 자리를 차지했다가 2013년에 ‘password’만큼이나 기발하다 할 수 있는 ‘123456’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컨슈머 리포트》의 2010년 설문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의 3분의 2 이상이 모든 계정에서 똑같은 비밀번호를 사용하거나 약간 변형한 형태의 비밀번호를 사용했다.


메간 케닐리는 2012년에 《버크셔 이글》에 실린 논평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정말로 사소해 보이는 일 때문인데도 웹 사이트들은 하루에도 수백 번씩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를 만들거나 생각해 내라고 재촉한다. 비밀번호는 사소한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각자의 생활에 접근하기 위해서도 일상생활에 꼭 필요하다.”(케닐리의 주장은 우리의 정보적 신체가 생물학적 신체를 대신할 정도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온라인에서의 삶이 ‘삶’ 자체가 된 것이다.) 그러나 비밀번호는 사람을 아주 귀찮게 한다. 그녀는 “일상생활의 기초로서 필요한 비밀번호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사실 외에 모든 새로운 비밀번호가 특별한 조건(8~10개의 문자, 구두점 포함 또는 구두점 사용 금지, 대문자, 가짜 단어, 이름 금지 등. 말도 안 된다!)을 규정하기 때문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라고 지적한다.


그러한 요구는 또 많은 그림자 노동을 발생시킨다. 경험적으로 보면 비밀번호가 안전할수록 기억하기가 힘들어진다. 온라인 보안 전문가들은 ‘tuliplover’는 마음에 들어 하지 않지만, ‘2LiP!LvR.’는 훨씬 더 만족해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부분 화성인이 보낸 트윗처럼 생긴 일련의 기이한 영숫자보다는 자신이 외우고 있는 비밀번호를 선호한다.


비밀번호 만료는 문제를 악화시킨다. 하버드 대학은 직원들에게 해마다 새로운 비밀번호를 만들라고 요청하지만, 그 정도의 요구는 비밀번호가 90일마다 만료되는 기업의 상황에 비하면 누워서 떡 먹기 수준이다. 직원들은 새로운 비밀번호를 만들었다가 3개월 동안 기억한 다음, 다시 새로 비밀번호를 생각해 내어 기억하는 동안 과거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는 상황을 반복한다. 결국 직원들은 흰 수건을 던지고, 사용할 때마다 임시 비밀번호를 이메일로 보내 주는 ‘비밀번호 찾기’ 방식에 의존한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는 그림자 노동의 2.0, 3.0, 4.0 버전을 꾸준히 출시한다. 컴퓨터를 가진 사람은 누구든 기존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 버전이 출시됐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받는다. 대개는 무료이며, 업데이트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용 중인 브라우저나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종료해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론적으로 그러한 조정은 소프트웨어의 기능이나 보안을 향상시키지만, 대부분 업데이트로 성능이 달라진 경우를 경험하지 못했다.(어쩌면 중요한 것은 무언가가 발생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례로 바이러스 공격 같은 것 말이다.)


그런데도 소프트웨어를 하나 구입하는 일은 은그릇을 하나 구입하는 것과는 다르다. 은그릇은 구입해서 자기 것으로 사용하면 끝이다. 하지만 당신이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소프트웨어는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출시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소프트웨어가 진화함에 따라 ‘당신의’ 소유물 역시 계속적으로 달라진다. 발밑의 땅이 계속 움직인다는 얘기다. 또한 업그레이드를 항상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해 동안 컴퓨터 운영 체제를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 중요한 기능이 차단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웹의 진화하는 디지털 환경이 이미 구입한 운영 체제를 ‘더 이상 지원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상태가 아주 좋아지면서 최저 운행 속도가 시속 130킬로미터로 높아졌기 때문에 엔진도 더 크고 빠른 자동차를 구입해야 한다는 얘기와 비슷하다. 높이지 않으면 더 이상 머물 수 없는 것이다. 물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계속 판매하기에는 확실히 좋은 방법이다.





- 『그림자 노동의 역습』 출간 전 연재 6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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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loe 2016-10-22 0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밀번호 피로~!에 완전 공감 끄덕끄덕했네요.
그림자 노동이란걸 알면 알수록 은근 중독인걸요.

노란개구리 2016-10-22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업데이트나 유지관리, 정보 검색등 별 생각없이 하던 것들이 다 내 시간을 들여 남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되니 놀랍네요. 생각해보면 서비스 제공자 측에서 편의를 제공해줘야 하는건데 요즘은 서비스를 사용자가 따라가고 따라가지 못하는 사용자는 도태되는 것 같군요.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원리가 이젠 공급으로 수요와 소비를 창출하는 쪽으로 바뀐 것 같기도 하구요. 잘 봤습니다.

레피 2016-10-29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밀번호는 정말 공감이 되네요. 저도 로그인할때마다 시도해보다 결국은 아이디랑 비밀번호찾기를 이용하니 말이죠.

계란 2016-10-31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패스워드 진짜 완전 공감! 그리고 달마다 바꾸라네 짜증...
 



#5

직원을 찾아 헤매는 고객들



소매업과 고객 서비스에서도 직원이 사라지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대형 매장이 성행하는 이 시대에 월마트나 타겟, 스테이플스에서 프린터를 구입하는 데 도움을 줄 사람을 찾아보라. 일단 행운을 빈다. 당신은 바쁘지 않은 직원을 찾느라 홀로 통로를 배회하게 될 것이다. 대형 매장에서 판매 담당 직원을 찾아내는 일은 캐나다의 황량한 유콘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사람이 사는 촌락을 찾는 것과 비슷하다. 혹여 운이 좋아 누군가를 찾더라도 그 사람은 당신이 원하는 상품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을 것이다.


과거 소매업에는 매장 감독floorwalker이라는 직무가 있었다. 매장 감독은 20세기 중반까지 백화점들이 전성기를 구가하는 동안에 번창했다. 매장 감독은 대개 양복에 넥타이를 맨 남자였는데, 직함이 암시하듯이 소매업체의 매장을 걸어다녔다. 그들은 판매 직원들을 감독하고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면서 자유롭게 매장을 돌아다녔다. 매장 감독은 소매업체들이 고객의 쇼핑을 돕기 위해 직원을 채용하던 과거 시대에 번창했다.


오늘날의 대형 매장에서는 고객이 매장 감독이 되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직원을 감독하지 않고 월급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상품의 특징과 한계, 필요조건, 경쟁 우위와 경쟁 열위, 보증 기간 등에 대해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 일부 소비자는 집에서 온라인 검색을 통해 이 일을 한다. 하지만 모바일 쇼핑을 하는 사람들(84퍼센트)은 매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끝마친다. 2012년에 구글쇼퍼카운슬Google Shopper Council이 스마트폰 소유자 150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중 3분의 1이 매장 직원에게 묻기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얻는다. 매장에서 스마트폰이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상품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이며, 응답자의 82퍼센트가 이렇게 답했다.


판매 직원이 줄면서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축소되는 반면, 고객이 거대한 매장을 돌아다니는 시간은 늘기도 한다. 매사추세츠 주 노샘프턴에 사는 심리 치료사 브렌트는 이렇게 말한다. “스테이플스에 갈 때마다 나는 살 생각도 없던 물건을 두세 개씩 사고 맙니다. 무언가를 찾으려고 통로 주위를 돌아다니다 보면 어떤 물건이 눈에 띄는 겁니다. 지난번에는 크로스워드 퍼즐할 때 딱 좋은 지워지는 펜 한 박스와 빈 DVD 한 팩을 샀습니다.” 일부 슈퍼마켓은 제품을 놓는 선반 위치를 계속 바꾸는 듯하다. 그 결과로 고객은 원하는 물건을 찾느라 돌아다니게 되고, 결국 매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창고형 회원제 매장의 비밀도 탈중개화이다. 고전적으로 유통은 제조업체로부터 도매업자, 다시 소매업자로 이루어진 3단계의 상품 흐름을 의미했다. 코스트코나 샘스클럽, 비제이스 같은 대형 ‘회원제 클럽’ 매장들은 창고형 매장에서 소매가격보다 크게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이 흐름에서 한 단계를 없애 버렸다. 덕분에 이들 매장은 가격을 크게 인하할 수 있다. 그리고 편의 시설을 줄이기 때문에 인건비를 낮출 수 있다. 창고형 매장은 최소한의 인건비로 가격을 인하하는 데 도움을 받는 온라인 판매업자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된다.


고객 입장에서 창고형 회원제 매장은 저렴한 물건과 그림자 노동을 의미한다. 창고형 매장은 쇼핑 카트와 계산원 외에는 아무런 도움도 제공하지 않는다. 물건을 담아 갈 가방도 가져가야 한다. 그러나 가장 힘든 그림자 노동은 고객이 엄청나게 많은 물건을 갖고 집에 돌아갔을 때 발생한다. 고객은 12롤짜리 키친타월 한 꾸러미와 대용량 병에 든 케첩과 플럼 토마토, 피클을 보관할 공간을 찾아야 한다. 달리 말하면 고객의 집이 제품 창고가 된다는 얘기다. 코스트코는 재고품을 쌓아 둘 공간을 빌리는 대신, 재고품을 판매하기 전이 아니라 후에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고객의 지하실에 재고품을 저장해 둔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자사 직원과 고객 간의 대화를 막으려고 한다. 웹 사이트의 자주 묻는 질문(FAQ) 목록이 대표적인 예다. 그림자 노동을 하는 소비자는 직원에게 질문을 던지는 대신, 화면을 내려서 자신의 질문을 찾아내고 운이 좋으면 표준 답안을 찾는다. 일부 기업들은 기업의 자동 기계 장치보다는 직원과 거래를 원하는 고객에게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2000년에 퍼스트 시카고 뱅크 앤드 트러스트는 ATM 대신 은행 직원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수수료 3달러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3년 뒤에 노스웨스트 항공은 마일리지로 마련한 표를 항공사 직원을 통해 변경하면 수수료 50달러를 부과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웹 사이트나 키오스크를 통해 처리하는 경우에 내야 하는 요금의 두 배였다.


PC 제조업체들은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까지 PC를 출시하면서 새로운 기술 사용법에 관해 고객을 교육시켜야 하는 만만찮은 임무에 직면했다. 사용자들은 대부분 컴퓨터를 쓸 줄 몰랐기 때문에 궁금한 게 많았다. IBM,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판매업체들은 수신자 부담 전화번호로 ‘기술 지원’을 제공했다. 기술에 능통한 직원들은 소비자의 전화를 받고 고객의 질문을 처리했는데, 고객과 장시간 통화하는 경우도 많았다. 여러 해 동안 판매업체들은 무료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 작업은 노동 집약적이고 비용이 많이 들었다.


몇 년 뒤, 기업들은 그러한 집중적인 지원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갔다. 그들은 전화를 없애는 대신 고객을 웹 사이트로 안내했다. 사용자들은 웹 사이트에서 FAQ 목록을 찾아보고 이메일로 질문을 보냈다. 드물기는 했지만 직원과 ‘실시간 채팅’을 할 수도 있었다. 회사 직원들을 통화 업무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고객의 컴퓨터로 기술적인 문제를 되돌려 보내자는 게 제조업체들의 기본 생각이었다.


제조업체들은 더 나아가 사용자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다른 사용자들에게 떠넘기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애플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다양한 매킨토시 데스크톱 컴퓨터 같은 애플의 하드웨어뿐 아니라 아이튠스나 애플 페이 같은 대부분의 애플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을 위한 포럼이 있다. 사용자들은 그러한 포럼에 가입하여 애플 제품을 사용하면서 겪은 어려운 문제들을 물어볼 수 있다. 동료 사용자들은 발 벗고 나서서 해답을 찾아주려고 하는데, 물론 돈은 한 푼도 받지 않는다. 심지어 포럼 의장도 직원이 아닌 고급 사용자에 불과한 경우가 흔하다. 이 사용자 참가자들은 상당한 양의 그림자 노동을 하고 있다. 애플로서는 돈도 받지 않고 그림자 노동을 하는 고객들이 기술 지원 임무를 떠맡은 상황이니 횡재인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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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6-10-18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정말 궁금한것의 대부분을 우리 스스로 찾아보고 있네요.
여러분야의 다양한 그림자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점점 더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letitgo 2016-10-19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 글에서는 애플 고객이 ˝그림자 노동˝을 한여 애플에 이득이라지만 그 애플 직원은 그림자 노동을 과연 안할까요? ˝그림자 노동˝이라는 그게 사회의 흐름인데 이제 그만 저자님의 주장을 듣고 싶어요

Chloe 2016-10-20 0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에 민음사 사랑이 커서 우연히 이 책을
본건데요. 뭔가 민음사답지않은 그런 느낌이
있어요. 나쁜 의미아니구요. 새로움? 이랄까요.
그림자 노동이라는걸 잘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변화가 필요한거같단 생각이 듭니다.

비단향 2016-10-20 0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저도 그림자노동에대한 저자의 생각이 궁금하네쇼

레피 2016-10-29 0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뮤니티에 관한부분은 조금 소름이 돋네요

계란 2016-10-31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주 묻는 질문 소오름~~ 하 공부하는 고객을 만들었구만 ..
 




#4

사무 보조가 떠난 자리에 남아 있는 일들


전문 지식이 대중화되면서 한때는 평범한 노동자 계급이 도맡던 일들을 직급 체계의 맨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도 처리하게 되었다. 일터의 계층 구조가 평평해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분명 사무실이 보다 평등해지는 데 기여한다. 모든 사람이 일상적인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보수가 높지 않은 여성 직원들이 남자 상사에게 커피를 가져다주고 잔심부름을 도맡던 시절에서 장족의 발전을 한 셈이다.


텔레비전 드라마 「매드맨Mad Men」은 보조 직원이나 비서를 등장시켜 옛적 회사 생활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보조 직원은 타자기나 속기술, 임원용 세면실처럼 고릿적 이야기가 되고 있다. 오늘날 지시 사항을 받아 적거나 입력하는 일, 복사를 하거나 편지에 우표를 붙이고 발송하는 일을 전담해 처리하는 직원은 거의 없다. 모두들 개인 컴퓨터가 있고, 직접 글자를 입력하여 인쇄하고, 자기 보고서를 복사하고, 자기 우편물을 보낸다. 고위 경영진도 이러한 따분한 일들을 처리하면서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연봉을 썩힌다.


스마트폰도 비서나 보좌관 업무의 많은 부분을 가져갔다. 스마트폰은 예전에 비서가 하던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약속을 캘린더에 입력하고, 통화 내역을 관리하며, 연락처를 보관하고, 이메일과 문자를 주고받고, 검색도 된다. 업무 보조 직원이 손 안에 있는 셈이니 비서가 사라지는 것이 놀랄 일도 아니다. 그러나 그로써 생기는 한 가지 결과는 “이 ‘편리한 도구’가 있으면 도무지 멈춰 있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자동 응답기라는 것이 있었고, 그거면 (전화를 무시해도) 됐지요. 이제는 전화기가 언제나 내 곁에 있습니다.” 보스턴에 사는 사업가 필리스 바라자스의 말이다.






잡지 출판사 인턴직은 주로 대학생이나 최저 임금을 받는 젊은이들이 맡았는데, 이들은 증정품이라 불리는 무료 사은품 발송 업무 등을 오래도록 처리해 왔다.(증정품은 기사 작성에 도움을 준 사람이나 프리랜서 기고자들이 받는다.) 매호 잡지가 발행되면, 인턴들은 봉투에 잡지의 정확한 숫자를 적고 봉인하고 주소를 적고 무게를 잰 다음, 우편 요금 계기를 통과시킨 뒤에 우표를 붙이고 증정품을 발송했다. 이제 많은 출판사에서 증정품 발송은 편집자의 업무가 되었다. 또 다른 그림자 노동이 발생한 셈이다.


웹 사이트도 억수같이 많은 사무실 그림자 노동을 낳았다. 웹이 등장하기 전에 월간지는 1년에 열두 번 잡지를 인쇄해서 발송하면 끝이었다. 종이 잡지의 고정된 페이지 수는 기사와 광고가 실릴 수 있는 공간을 제한한다. 반면 웹 사이트는 이론적으로 무한한 수의 기사와 사진, 광고가 들어갈 수 있는 무한한 공간을 제공하고, 이는 무한한 노동으로 이어진다.


요즈음 잡지들은 인쇄본과 더불어 기사를 대량으로 실을 수 있는 웹 사이트를 구축해 놓고 있다. 이 사이트들은 잡지 마감에 맞춰 작성된 뉴스 속보 외에도 오디오 클립 및 인쇄본에 실리지 않은 추가 사진, 자체 촬영해 편집한 영상 같은 온라인 게시물은 물론, 페이지 제목이나 기사 속성, 키워드 목록, 캡션, 계속 추적해 추가할 수 있는 인터넷 링크 등 다채로운 메타데이터까지 담으면서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의 내용을 채우는 작업은 대부분 불어난 허드렛일을 처리해 줄 새 직원을 고용하는 일 없이 종이 잡지 편집자들에게 그림자 노동으로 맡겨진다. 비슷한 이야기가 웹 사이트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다시 말하면 거의 모든 곳에서 나오고 있다.


지원 인력이 사라지는 현상은 잡지사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일례로, 기술 분야 시장 조사 업체인 포레스터 리서치는 전 직원이 1500명인데, 그중 비서는 딱 두 명이다. 통신 업체 셀렉텔커뮤니케이션스에 따르면, “(전기 통신) 사업자들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보조 직원을 줄이고 고객에게 서비스 부담을 전가함으로써 비용을 줄여 왔다.” 특히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걸 때 더 오래 기다려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소비자의 그림자 노동은 그 외에도 이런저런 방식으로 해고된 보조 직원의 업무를 메운다.






그림자 노동은 별 문제 없이 순조롭게 근무 시간에 추가되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얼마 전만 해도 인사부에서 직원들의 연가와 병가, 개인적인 휴가를 기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제 기술은 그 일을 근로자 개인에게 되돌려주고 있다. 사원들은 ‘결근 관리’용 소프트웨어 패키지에 관련 정보를 모두 직접 입력해야 한다. 로드아일랜드의 크랜스턴에 사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헨리는 이렇게 말한다. “사무실을 비운 시간을 입력하는 일이 왜 내 책임이 되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코드 작성만으로도 할 일이 산더미예요. 그런데 왜 내가 인사부의 일까지 하고 있는 거죠?”


보조 직원을 줄인다고 해서 처리해야 할 일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그 일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다시 맡겨질 뿐이다. 새로이 등장한 잡일은 임금 인상의 정당한 이유로 제시되지 못할 뿐 아니라 개인의 직무 기술서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림자 노동은 사람들의 동의도 받지 않고, 때로는 자기도 모르는 채 직무에 포함될 뿐이다.


추가 업무를 떠맡은 동안에도 월급은 계속 받기 때문에 그림자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업무량은 늘어나는데도 월급이 계속 제자리라면, 본질적으로 그 추가 노동은 보상받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직장에서의 그림자 노동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보험 배상 조정관으로 일하는 댄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와 함께 일하던 테리가 결혼하고 애틀랜타로 갔어요. 회사는 굳이 그녀를 대신할 직원을 뽑을 생각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조정관들이 테리의 업무를 나눠서 해야 했습니다. 여기는 건당 수수료를 받고 일하는 게 아닌데 말이죠. 그냥 하루가 더 길어지고 시간당 받는 돈은 줄어든 겁니다.”


비서는 지금도 존재한다. 하지만 고위 임원들만이 일상 업무를 처리해 주는 부하 직원을 두고 있다. 살아 있는 인간의 서비스를 받는 것은 엘리트임을 드러내는 상징이 되었다. 고급 식당에 갔을 때나 고객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걸 때나 실제 존재하는 사람으로부터 서비스를 받는 것은 21세기에 누리는 사치가 되었다.




- 『그림자 노동의 역습』 출간 전 연재 4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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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어물 2016-10-15 1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로그린을 해야하고 로그인을 하려면 어디든 가입을 해야하고, 가입을 하려면 인증을 해야하고, 본인 명의의 핸드폰이 있어야 한다. 이런 노동의 대가는 항상 마이너스이다. 보조인력은 없애고 급여는 동결시키기를 외친지가 몇십년인데 경제는 나아지지 않는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는 것일까?

ase0509 2016-10-16 0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술이 발달한 만큼 생활이 편리해졌다고 생각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하던 업무들이 개인에게 보이지 않게 전가되어 개인의 시간을 더 잡아먹는 현실.여유없는 삶...어떤 삶을 살아야하나 고민을 해보게 되네요~

봄나무 2016-10-18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조 직원을 줄인다 -> 그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진다] 연재 글을 읽으니 이런식으로 각자에게 돌아가게 된 수많은 일들이 눈에 보이고 많은 생각이 듭니다. 또 다음 연재도 기대됩니다!!!!!

letitgo 2016-10-19 0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스마트폰을 오래만져도 안될듯 싶네요

Chloe 2016-10-20 0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하나 쉬운게 없네요. 생각이 많아지는...

레피 2016-10-29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효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현상인거 같은데 이런 그림자노동을 줄여줄 수 있는 기술이나 서비스가 많이 개발됐으면 좋겠네요

계란 2016-10-31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웹과 스마트폰등 편리한 기능들이 보조를 없애고 도리어 효율이라는 멍에를 떠안긴거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