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마음 사이
이서원 지음 / 샘터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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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딸을 키우는 맞벌이 부부 이야기가 처음 나왔다. 나도 2010년부터 3년간 직장생활을 할 때 새벽5시에 일어나서 식사준비를 해서 5시 반에 아이들과 식사를 마치고 남편이 나를 직장에 데려다 주고 와서 설거지도 하고 출근준비를 해서 아이들과 같이 출근을 했다. 남편은 지금도 전업주부인 나의 집안일을 곧 잘 도와준다. 5살 때 대문을 마주하고 살던 소꿉친구인 남편이 내 남편이 되어줘서 너무 감사하다.

 

 

급한 마음에 택시기사아저씨에게 짜증을 내고 말실수를 했다. 좋은 말을 배우는 것은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런 외국어를 가르치는 주강사는 부모이며 가까운 어른들이라고 한다. 스스로 좋은 말을 다른 사람에게 건네라고 한다. 이제 우리 두 딸이 20대인데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경어를 쓴다. 난 남편과 사귀면서부터 남편에게 경어를 써왔다. 우리부부는 지금도 아이들에게 좋은 말을 가르치려고 노력한다.

 

 

 

고등학생 아들이 오토바이를 훔쳤다가 경찰에 잡혔다. 아들을 경찰서에서 풀려나게 한 후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호기심에 훔쳤다는 아들에게 앞으로는 훔치고 싶을 때 훔쳐, 알았어?” 라고 말한다. 그 아들이 커서 도둑을 잡는 경찰이 되었다고 한다. 이글을 읽고 한바탕 웃고는 남편에게 들려주었다. 결과가 얼마나 잘 된 일인가. 잘못한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몇 년전 남편을 따라 지방에 경찰서 앞에 주차를 해둔 적이 있었는데, 경찰서앞에 검은색 승용차가 서더니 4살 정도 되는 아들과 아이의 아빠인 듯 내려서는 아이에게 커다란 봉지를 손에 주어주고는 어서 가라고 하고 아이는 자지러지게 놀라면서 잘못했다고 빌었다. 잘못한 아이를 야단치면서 아이를 유기하는 것 같았다. 난 혹시나 해서 차량 번호를 적어두었다. 몇 번을 아이를 울리더니 결국 다시 차에 태워서 떠났다. 속상했다. 분명 저 아이는 커서 그날을 잊지 못하고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은데, 아이를 나무라는 방법이 저것밖에 없었던가. 그 남자분이 이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내려가는 대화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내려가는 대화는 스스로가 상대에게 내가 약자임을 고백하는 대화를 말했다. 그런데 내가 볼 때는 내려가는 대화가 그냥 져주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작가가 말하듯 서로가 마음을 나누는 솔직한 대화가 필요한 것은 맞는 것 같다. 우리부부도 아이를 가지기 전 결혼 초에는 의견대립으로 다툼이 있었다. 맞벌이 부부였던 결혼 초 3년 동안 서로를 의심하고 상대에게 바라는 게 많았던 것 같다. 첫 딸을 낳고 지금까지도 행복하다고 자부한다.

 

 

 

(99)...관계에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유지되고 개선됩니다. 관심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하는 마음입니다.

정직한 사람이 정직으로 인정받으면 더 정직해지고 거짓말한 사람도 득을 보면 버릇이 된다고 한다. 정말 그런 것 같다. 난 아이들이 친구를 잘 사귀려면 어떻게 해야되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난 첫째로 친구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라고 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친구와 약속한 것은 꼭 지켜야한다고 했다. 약속시간에도 늦게 나가면 안 된다고 했다. 세 번째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했다. 거짓말을 하면 다음에 다시 그 이야기를 할 때는 들통 나게 된다고 했다. 관계수업은 정말 어렵다.

 

 

가정에서 성실했던 남편이 회사 여직원과 5년간 외도를 지속해온 사실을 알게 된 아내가 분노를 표출하면서 결국 이혼을 하게 되었는데 마지막 상담에서 아내는 화가 나 있는 게 아니고 너무나 많은 것을 잃어서 슬퍼하고 있다고 말해준다. 남편에게 슬퍼하는 아내를 위로해주라고 한다. 내가 결혼할 때와는 달리 해가 갈수록 많은 독신자들이 생기고 계약결혼도 많이 생기고 이혼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겼다. 아들 선호사상으로 남자들이 많아지고 대학교 졸업하고도 취업도 어려우니 여러 가지로 포기하는 일도 많아졌다. 안타까운 현실이 어서 바뀌면 좋겠다. 희망으로 가득하고 자신감으로 가득한 세상이 되면 좋겠다.

 

 

 

194쪽에 나오는 소제목 남 위해 하는 일은 오래 못 간다이곳의 글이 가장 맘에 와 닿았다. 케이블TV집시맨속의 어느 부부이야기가 떠올랐다. 남편과 같이 보면서 나도 나중에 남편과 여행이나 다니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책 속에도 아내를 위해서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외식도 하는 남편이야기가 나왔다. 그 이유는 아내를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을 위해서라고 했다. 여생을 함께 사는 아내가 찡그리는 것이 싫고, 힘들어하는 게 싫어서 라고 한다. 나도 그 남편처럼 나의 남편을 위해 더 잘해야겠다. 난 남편과 나를 위해서 그러고 싶다.

  

 

작가는 부부 상담이 직업이라 갈등을 반복하는 부부들을 많이 본다고 한다. 서로가 자신을 알아달라고 하니 갈등이 잘 해결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비해 화목하고 건강한 부부를 보면 전혀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저 사람이 더 웃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고 한다. 우연한 기회에 나도 몇 번 강의를 들으러 간적이 있다. 그 중에서 웃음치료사선생님께서 헐렁박수를 가르쳐 줄 때가 가장 생각이 난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가장 기억하기 쉽게 소개해보라고 해서 내가 내 이름을 소개한 적이 있다. “저는 안경을 쓰고 미인이 된 안경미입니다.” 모두들 박수를 쳤고 많은 분들이 5년이 지난 지금도 내 이름을 기억해준다.

 

사람과 사람사이를 어렵게 하는 것은 말이 될 수가 있고 마음일수도 있고 관계의 어려움에서 그럴 수도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사랑하고 상대를 이해하는데 그 답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천천히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상대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도 많은 지금을 살아가는 분들에게 꼭 권해드리고 싶은 책이다.

<말과 마음 사이> 책미리보기!!

https://m.post.naver.com/my/series/detail.nhn?seriesNo=471998&memberNo=1256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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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 - 단 한 번뿐인 오늘을 살고 있는 당신에게
아오야마 슌도 지음, 정혜주 옮김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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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작가인 아오야마 슌도는 2009년 조동종의 승계 대교사에 비구니로서 첫 취임했다고 한다. 책 속에는 부처님의 말씀이 있고 명언들이 있다. 그 말씀들을 읽으면서 내 책상 위의 명언집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절 이름들과 불교에도 여러 불교가 있는데 모두 일본어이고 말씀도 한문이나 사자성어 같은 것이 나오니 이해가 어려웠지만 따로 설명이 조금씩 적혀있어서 다시금 읽어보면서 책을 읽어나갔다. (작가를 앞으로 슌도스님 이라 적겠습니다.)

 

제목의 꽃은 알고 보니 연꽃이다. 지바 현 게미가와 유적지에서 발견된 세 개의 연꽃 씨앗 중 하나가 꽃을 피웠고 신슈의 무료지에도 몇 송이의 꽃을 피워서 여러곳에 분가해 나갔는데 N가에 분가했던 연꽃이 전혀 자라지 않아서 하소연해왔는데 슌도스님은 연못의 물이 너무 깨끗해서 그렇다고 하며 연꽃은 진흙이 아니면 자라지 않는다고 알려준다. 고통과 슬픔이라는 진흙이 원인이 되어 그 고통에 안테나를 세우게 되고 좋은 스승, 좋은 가르침이라는 인연과 만남으로써 진흙은 비료가 되어 아름다운 꽃이라는 결과를 피워낸다고 한다. 난 여기에서 권정생선생님의 그림동화책 강아지똥이 생각났다.

 

 

폭포를 직접 그 밑에서 마주하려고 폭포 한가운데 들어가 버리면 전체의 모습은커녕 그 안에서 허덕이는 자신의 모습만 볼 뿐이라고 한다. 슌도스님은 사와키 고도 노사의 말씀을 옮기면서 자신의 인생도 거기에 매몰되어 있어서는 행불행을 쫓거나 도망치거나, 그 안에서 칠전팔기하는 자신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 또한 말씀을 깊이 새겨들었다. 폭포 한가운데서 빠져나오는 용기가 있어야겠다.

죽음을 잊으면, 생도 아둔해진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죽음은 기다리지 않고 찾아온다. 죽음을 의식하지 않은 인생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73)

 

가는 곳마다 잘되지 않는 것은 원인이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마음가짐과 삶에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한다고 석가모니의 말씀을 전해주었다. 부모와 자식, 형제, 부부처럼 어딘가 안식처는 있겠지만 그 누구도 내 인생을 대신해주진 않는다고 한다. 성심을 다해 자신의 인생을 빛으로 바꾸어가고 싶다고 한다.

슌도스님이 비구니스님이신데 난 책을 읽는 내내 왜 남자스님으로 느껴졌을 까? 비록 글로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고 평안하게 해주고 잘못을 반성하게 해주는 데 그 글속에 느낌이 아주 강했다.

 

... ... 진심으로 사랑의 말을, 사랑의 마음을 전달하는 이가 되도록 늘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124)

난 종교가 따로 없다. 하지만 가끔 절에 가서 절을 한다. 가족의 건강을 걱정하고 절을 올린다. 나와 같이 산악회에 다니는 일행 중 몇 명도 무교이지만 나와 같이 절에 가면 꼭 부처님에게 절을 올린다. 모자를 벗고 깨끗한 마음가짐으로 정숙하게 절을 하고 나온다. 슌도스님은 불법이 어른이 되는 종교라고 불린다고 한다. 난 지금 어른인데 나의 자식들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을까?

 

 

* <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 책미리보기 : https://goo.gl/UCV3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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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폴레 아프리카
김수진 지음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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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수진은 울 두 딸의 언니뻘 되는 젊은 나이에 도전 정신이 강한 아가씨다. 아직은 20살 초반의 나의 두 딸이 작년 여름방학 때 둘이서 일주일 일본여행을 다녀온다고 했을 때 너무도 걱정이 되었고 매일 연락을 하고 지냈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둘이서 해외여행 다녀온다면 조금은 걱정을 덜 할 듯하다. 작가의 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나름 응원을 하기 시작했다. 여행 잘 다녀와요.

 

 

기자가 되어 아프리카 순회 특파원 모집에 지원하고 반년 동안 동. 남아프리카 8개국을 다니는 이야기로 폴레폴레는 동아프리카에서 널리 사용하는 스와힐리어로 천천히를 뜻한다고 한다. 첫 여정의 나라는 태양의 나라 에티오피아다.

유엔아프리카경제위원회에서 국제커피기구의 주관으로 열린 제4회 커피콘퍼런스가 한창이었다. 아프리카 최대 커피 생산국인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는 생활 그 자체인 듯하다.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데 거의 반나절이 걸리는 것도 많고 약속시간보다 늦게 나타나는 진행자나 택시기사 때문에 T.I.A.(여기는 아프리카 This is Africa)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아프리카를 찾는 외국인들이 당황스러운 처지에 놓였을 때 그런 말을 쓴다고 한다. 이해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어디에서 들은 말이 생각난다. 늦다고 차 뒤에서 빵빵대는 사람에게 누군가가 말했다. “그렇게 급하면 어제 오시지 그랬어요?” 한편으로는 여유 있게 생활하는 느긋함 때문은 아닐까?

하메르족의 성인식을 글로 보았다. 사진도 보았는데 팔과 목에 화려한 장신구 치장을 한 젊은 여성들이 너무 예뻤다. 성인식에는 흰 물소 여러 마리를 세워두고 그 위를 왔다 갔다 한다. 오래전 영화로 본 아프리카 원시부족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지만 현재 시대의 아프리카를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어서 작가가 고맙고 감사했다. 숙박비를 많이 비싸게 바가지 씌우는 것과 늦은 저녁이면 전기를 끊어버리고 소등시키고 원시부족을 만나서 사진이라도 찍으면 포토머니를 요구했다. 아직은 원시부족이고 빈부의 격차가 심한 나라이니 포토머니를 좀 줘도 괜찮은 것 같다. 나처럼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에겐 포토머니가 많이 필요하겠다.

 

 

남수단공화국의 수도인 주바에서 2014년 아프리카 돕기 방송프로그램으로 김장훈씨도 함께하는 평화콘서트를 취재하러 갔다. 남수단은 2016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31회 하계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고 평화콘서트 후에 육상선수 세 명을 리우올림픽에 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이 도움이 되었다니 너무 기쁘고 뿌듯한 일이다.

평화콘서트가 열리기 며칠 전 한빛부대를 취재했다. 유엔헬기를 타고 이동해서 드라마속의 태양의 후예같은 사람들을 만났다. 한빛부대의 임무는 남수단 재건 사업으로 경비대, 의무대, 공병대들로 목공, 전기, 용접, 건축 기술을 보유해서 많은 봉사활동도 함께 한다고 한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다.

제노사이드(집단학살) 22주기를 맞아 집단학살 방지 국제 NGO인 이지스 트레스트의 주관으로 국제청년콘퍼런스가 열기는 곳에 참여하였다. 투치족과 후투족의 싸움에서 65,000명의 투치족이 기술학교로 도망 왔다가 발각되어 몰살당했다고 한다. 우리 한국의 과거가 떠올랐다. 마음이 아팠다. 마운틴고릴라를 보러간 이야기, 한국국제협력단 봉사단원들이 인근 시골 초등학교에서 면 생리대 만들기 행사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듣고 행사에 참여한다. 생리통이 심하고 생리대가 따로 없어서 학교에 많이 빠지는 여학생들을 위해서 행사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생리대파동이 있었지. 나쁜 화학물질이 검출되어 대부분 면생리대를 구매해서 쓰기도 하는데 너무 비싸다.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행사나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

 

 

케냐 마사이족의 뮤직비디오도 사게 되고 탄자니아 사파리투어 후에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를 보고 번지점프까지 마친 작가 김수진이 프로필사진에 보이는 여린 여자분 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여러 나가의 여행가이드북보다 여행기를 직접 읽어보고 메모할 수 있어서 혹 내 생에 아프리카를 여행하게 되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빈곤의 격차가 많은 곳이고, 교통이 불편하고, 씻는 것이 불편하고, 포토머니를 많이 준비해야겠고, 친구를 잘 사귀어야겠고, 영어회화가 좀 가능해야겠지만 통역앱도 많이 나와 있으니, 나도 언제 아프리카로 떠나볼까?

 

 * <폴레폴레 아프리카> 책미리보기 : https://goo.gl/2MMk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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킁킁 가게 - 제39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
김윤화 지음, 혜경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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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가 어렸을 때 아빠의 잦은 폭력으로 미용대회 나가려던 엄마가 집을 나가셨다. 다음날 미용대회 참가한다고 찬이를 봐 주기로 한 할머니가 오셨다. 그리고 계속 같이 살게 되었나보다. 가정폭력으로 엄마와 헤어지게 된 찬이는 매일 냄새를 파는 킁킁가게에 간다. 가게 아저씨에게 엄마 냄새가 아직도 안 나왔냐고 물어본다. 쉽게 만들 수 없다는 대답을 듣고는 백가지가 넘는 냄새가 모여 있는 가게에서 사람 냄새코너에 가서 엄마냄새 대신 파마 약 냄새를 골랐다. 엄마가 미용사여서 그런가보다. 나의 친정언니도 미용실을 운영했다. 그리고는 조카가 초등학생이 되던 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금도 가끔 조카에게 언니 이야기를 해준다. 함께하던 가족이 안보이면 자주 생각나고 슬퍼진다. 찬이가 어서 엄마를 만나면 좋겠다.

  

 

 

킁킁가게를 나오다가 찬이는 어제도 그제도 본 아줌마를 만난다. 아줌마는 아기 냄새 코너에 가서 냄새를 맡고는 또 오백 원을 넣는다. 킁킁 가게 앞 의자에서 아줌마를 만났다. “아줌마 아기가 떠나 버렸어요?” 찬이의 물음에 아줌마는 아기처럼 엉엉 울기 시작했다. 찬이는 엄마가 집에서 술냄새 맡기 싫을 때 쓰라고 준 마스크를 휴지대신 닦으라고 아줌마에게 준다. 아줌마는 고맙다고 하고는 내일 다시 보자고 했다. 직장에 다니는 것 같다. 어른들이라면 언제나 시간이 약이야.” 라는 말을 자주 한다. 직장에 나가 일을 하고, 집에서도 멍하게 있지 말고 뭐든 바쁘게 일을 해서 아픈 기억을 잊으라고 한다. TV에서 슬픈 뉴스를 접할 때면 그 뉴스가 다시 안 나올 때까지 듣지 않는다. 다시 들을 때마다 속상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어린 찬이도 킁킁가게에 매일 나오는 것보다 친구들과 지내는 일은 없을 까? 방학이 시작된 것 같다.

   

매일 아침 찬이와 아줌마가 만났다. 킁킁 가게의 첫손님이라 킁킁 가게를 나와서 사르르 아이스크림 가게로 가서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둘이의 모습이 참 좋아 보인다. 둘이 얼마나 자주 만날까? 여름방학이 다 가도록 아저씨는 엄마냄새를 만들지 못했지만 찬이는 아줌마를 떠올리며 밥 냄새나 비누냄새 같은 냄새가 엄마에게도 났다고 기억한다. 나도 목공소를 지날 때면 친정아빠가 생각난다. 목공소를 하면서 나무를 자르던 기계에서 나오는 톱밥냄새나 통판나무를 말린다고 가게 앞에 세워두었던 기억이 난다. 엄마, 아빠가 함께 잠들어있는 곳에 시간 내서 가봐야겠다. 찬이는 엄마를 기다리면서 엄마냄새를 기억하려고 한다. 찬이의 엄마도 그 마음을 알고 있겠지?

  

 

아줌마가 쉬는 날이라고 찬이랑 함께 놀러 가자고 한다. 그리고 찬이에게 손목에 차고 다니는 시계 폰을 선물한다. “엄마랑 연락되면 엄마 번호를 1번으로 해. 지금은 아줌마 번호가 1번이야.”하고 시계를 채워주었다. 아줌마는 앞으로 킁킁가게는 안가고 대신 찬이를 만나서 온다고 했다. 시계만 바라보던 찬이는 시계에서 아줌마 냄새가 난다고 했다. 앞으로 찬이랑 아줌마는 킁킁가게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자주 만나게 되겠지? 지금은 함께 만나서 놀이공원에 놀러갔을 까?

 

내가 찬이네 근처에 사는 이웃이라면 매일이고 시간 날 때마다 우리집에 놀러오라고 할 텐데, 우리집에는 태어난 지 3달 된 귀여운 강아지도 있는데, 예쁜 누나도 두 명이나 있고 동화책도 많은데... ... 어려서 엄마를 잃은 조카가 어떻게 컸을지 생각하니 또 속상해진다. 어린 찬이가 더는 상처받지 않고 엄마를 기다리며 너무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마 찬이의 엄마도 찬이가 너무 보고 싶어서 곧 나타날 것 같다.

 

울 두 딸이 어렸을 때, 학원은 안보내고 놀이터에 같이 놀러갔다. 놀이터에는 우리 두 딸만 있을 때가 많았다. 대부분 아이들은 태권도도장이나 학원에 간다. 몇 친구들이 같이 놀아주었는데 아이들은 친구들과 놀이를 하면서 사회생활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찬이에게도 같이 놀아주는 또래 친구들이 많으면 좋겠다. 엄마가 올 때까지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 놀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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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에 빠진 고동구 샘터어린이문고 52
신채연 지음, 이윤희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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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와 여동생 동이는 쌍둥이 남매다. 동구와 동이의 친구인 채린이가 동구에게 낮에 축구를 잘했다고 칭찬했던 일이 자주 생각났다. 920일이 생일이다. 생일파티에 쌍둥이 남매는 소원을 빈다. 동구의 소원이 무엇일지 뻔했다. 나의 두 딸이 동구처럼 어릴 적에도 동구처럼 두근거리는 일이 있었을까? 내 어릴 적 초등학생 6학년 때, 동네 놀이터에서 만나서 같이 놀던 남자아이가 우리학교로 전학 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담임선생님이 출산휴가로 우리 반이 8반으로 나눠졌을 때, 4반으로 갔고 그 남자아이는 다시 전학 가버렸다. 그 아이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 까?

 

 

 

채린이가 동이에게 <마법사 루루 공주>라고 쓰인 책을 보여주며 9월 생일의 행운의 색이 핑크라면서 핑크하트 목걸이를 생일 선물로 주었다. 그러고는 피해야할 색은 초록색이라고 알려준다. 동구는 좋아하는 음료도 연두빛 메론 맛 우유이고 가지고 있는 것 대부분이 초록색이라 걱정을 한다. 나의 둘째딸아이가 어려서부터 핑크색을 좋아했고 큰딸은 파란 하늘색을 좋아했다. 동구에게도 채린이가 생일 선물을 줄까? 난 동구가 많이 개구쟁이인가 했다.

 

학교를 마치고 미술학원가는 길에 동이를 자주 괴롭히는 오대영을 만나 축구시합을 약속한다. 집으로 온 동구는 축구 교실 선생님이 유치원 졸업 선물로 준 양말을 신고 채린이가 칭찬하는 것만 같아서 열심히 축구연습을 한다. 칭찬을 해주면 누구나 신이 나는 모양이다. 동구는 박지성 같은 축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는데 동이는 행운의 핑크색이 없다고 걱정한다. 여동생동이가 조금은 걱정이 되는 것 같다. 동구는 남자아인데 핑크색이 있을 리가 있을까? 나도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엄마의 핑크색 매니큐어를 몰래 가져나왔다가 흘려서 동이가 가지게 되고 결국은 친구 현도에게 핑크색 지우개를 빌리게 된다. 채린이와 동이가 응원하는 축구시합에서 현도가 멜론 우유를 주면서 응원한다. 결국 동구가 축구시합에서 이겼다. 채린이가 늦은 생일선물로 양말을 동구에게 준다. 동구는 채린이를 정말 좋아하나보다. 이제 초등학생이 된 어린아이인데 통통한 동구가 귀여웠다. 책을 읽는 내내 동구를 응원했다.

 

고집이 센 아이나 친구를 잘 못 사귀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동화책 속의 아이들처럼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따라 해보고, 그러다보면 심술쟁이도 부드러운 성격이 되지 않을까? 누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다음 장을 넘기면서, 동구가 하는 행동을 보며 미소 짓게 되지 않을까? 동구야, 오늘도 즐겁게 지내고 축구연습도 많이 해서 꼭 박지성 선수처럼 멋진 축구선수가 되길 바란다. 응원할게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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