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동계 올림픽을 즐겨보지 않았다. 왜 그러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나이를 한해 먹을수록 초국가적인 스포츠 이벤트와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부정적인 인식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으나 선수들 목에 걸려있는 번쩍번쩍 빛을 발하는 금메달의 그늘을 그간 많이도 목격하고 경험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세월이 흘러서 그런지 요즘은 많이 변한 것 같아 보인다. 은메달, 동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은 패배자의 비굴함보다 축제로써 그 시간을 즐기는 모습을 간간히 목격되곤 했다. 그리고 1등에서 3등까지 인정하는 고질적 사회성 역시 많이 희석되었음을 마주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여전히 이번 동계 올림픽 이후의 모습에서 어둡고 전근대적인 모습을 발견한 사진 몇 장이 내 기분을 잡치게 만들기 시작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연아! 연아! 를 외치는 그 날의 기쁨을.. 그리고 그 안에 비록 등수에 들진 못했지만 한 어린 소녀는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피겨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좋아하는 모습을. 

소녀의 모습에서 어쩌면 우린 김연아의 과거를 보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충분히 발전가능성과 더불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 것인가 또한 기대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긍정적인 인식과 모습은 고국으로 돌아오면서 왠지 모를 서글픔으로 변질되버린 것 같다.  





궁금하다. 메달을 따지 못했기에 그러했는가. 아니면 의자 몇 개 더 놔 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을까. 수천만 관중이 지켜보는 긴장감과 압박 속에서 부들부들 떨었을지도 모를 소녀의 가냘픈 두 다리는 이 자리에서 만큼은 피로감으로 떨렸을지도 모른다.

맛있게 지어진 밥에 숟가락 얹을 궁리만 하지 말고 겉치레로 보일지 모르더라도 어린 소녀를 위해 조그마한 의자 하나 놔줄 수 있을 배려가 아쉬울 뿐이다.



 
 
하이드 2010-03-05 11:32   댓글달기 | URL
근데, 우리나라 선수단 인원이 저거밖에 안되나요? 훨씬 더 많아서 한자리로 기자회견하기 힘든건 아니구요? 곽민정 선수가 마침 저기 있다가 기자한테 옳다구나 걸린거는 아닌가 싶어서 말이죠. 사진의 힘. 편집의 힘.

Mephistopheles 2010-03-05 11:40   URL
메달 딴 선수들을 중심으로 기장회견을 했겠죠. 다른 선수들이 참여를 하던 안하던 상관이야 없겠지만서도 저렇게 옆에 도열시켜 기자회견을 하는 건 이해가 불가능 합니다. 곽민정 선수는 아무리봐도 제대로 걸린 것 같아요. 근데 그건 다 이해하는데.저기 장시간 서 있다가 주저 앉은 모습 보면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하이드 2010-03-05 11:46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사진 난 기사 얼핏 보기는 봤는데, 왜 곽민정만 저렇게 도열시켰을까요? 곽민정만 의자도 없이 도열시켰다는 것이 이해가 안가서;

Mephistopheles 2010-03-05 12:04   URL
글쎄요 왜 그랬을까요. 기자들보단 선수단쪽에서 가지말고 서 있어라..했지 않았을까요? 그냥 좀 쉬게 냅두지..거참..

순오기 2010-03-05 12:03   댓글달기 | URL
추천 하나 눌러서 메인으로 보냅니다.

Mephistopheles 2010-03-05 15:42   URL
보내실 필요까지야...^^

L.SHIN 2010-03-05 12:48   댓글달기 | URL
나는 곽민정 선수가 정말 즐겁게 그리고 자신감 있게 피겨를 하는 걸 보고,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진정한 가능성을요. 아마 다음엔 사람들이 '민정 민정'을
외쳐대겠죠. 그 때 역시, 지금의 '곽민정' 또한 나올 거고.

Mephistopheles 2010-03-05 15:44   URL
돌고 돌겠죠...? 아마도..

비연 2010-03-05 13:33   댓글달기 | URL
정말 이번 기자회견은 짜증 지대로였습니다.;; 기자들의 질문내용도 안습이었고, 메달 딴 선수들 위주로 저렇게 피곤한 선수들 불러다가 몇 시간씩 회견이랍시고 하는 것도 그렇고요. 그나저나 곽민정선수..왜 저렇게 두었을까요..내참.

Mephistopheles 2010-03-05 15:44   URL
기자회견 내용은 저도 들었는데....답이 안나오더군요...선수를 위한 기자회견인지 기자들을 위한 회견인지....

BRINY 2010-03-05 14:15   댓글달기 | URL
선수단 최연소선수였다는데 만만해서 불러다놨을까요...그것 참..

Mephistopheles 2010-03-05 15:45   URL
아무도 모르겠죠?? 뭔가 이유는 있긴 하겠지만 그리 대단한 이유는 아닐 듯 하기도 합니다.

하이드 2010-03-05 15:17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사진의 의도가 참 불손해 보여서 말이지요.

곽민정 선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그래도 난 옆에 있었다. 며 자랑할지도 모르죠. 뭐 막판에는 지루해서 손톱도 뜯고, 어린애답게 주저 앉아보기도 하고 그렇지만요.

Mephistopheles 2010-03-05 15:48   URL
이미지야 원래 보는 각도에 따라 서로 생각하는 것이 틀리겠지요..^^ 한가지 기억나는 건 저 기자회견이 의외로 제법 길었다는 건 기억합니다.

해명에 의하면 2010-03-05 15:58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 기자회견 1시간 넘게 진행되었고,곽민정 선수도 1시간 넘게 서 있었고, 보다시피 메달리스트만 참석하는 자리인데, 진행하는 쪽에서 착오가 있어 곽민정 선수도 참석시켰다고...그걸 해명이라고 했다고 하네요.

그럼..메달 못딴 선수인데 착오로 참석시켰으니 걍 서있어라 한건지..

그리고 16살 정도의 소녀라면, 본인만 소외되어 병풍처럼 서 있는 상황을 "그래도 난 서있었다"라고 자랑스러워 하진 않을듯 합니다. '아Q'도 아니고...

Mephistopheles 2010-03-08 11:42   URL
차라리 입을 다물고 아무말도 안하는게 나았을 뻔한 해명을 해버렸군요..허허

루체오페르 2010-03-05 16:05   댓글달기 | URL
너무 놀라서;; 바로 찾아보니 벌써 상당한 논란이 되고있는 일이네요.
하이드님 말씀처럼 정말 진실이 무엇인지 의도적인 사진인지 모르겠으나...
여튼 긴 시간동안 곽민정 선수만 의자도 단상이 아닌 옆에서, 의자도 없이 계속 서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네요. 의자 하나 놓는것이 그리 어려운 것이었는지... 정말 모르겠지만 참 씁쓸해집니다...

그런데 모든 참가선수 다 부른건 아니죠? 그럼 왜 곽민정 선수만 저렇게;음

Mephistopheles 2010-03-08 11:43   URL
왜그랬을까요 정말. 이왕 주역들 부각시킬려면 떡대좋은 봅슬레이 선수도 4명 왼쪽에 도열하고 했어야 하면 균형이 맞았을 텐데요..ㅋㅋ

다른 이유 있겠습니까. 전시행정, 보여주기 위해 그림을 만든 것일 뿐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saint236 2010-03-05 16:30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위에 계신 분들의 수준이 상식 이하인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죠. 숟가락 얹어보려는 사람들 너무 많습니다. 김연아가 나타난 것은 정말로 우연이고 기적입니다.

Mephistopheles 2010-03-08 11:44   URL
매일 목청높여 선진국 선진국 외치는데...하는 행동은 아주 (유)치하고 (인)간상식 이하고 (촌)스럽죠.

비로그인 2010-03-06 15:20   댓글달기 | URL
모두가 노력한 올림픽을 병림픽으로 만들어버리는 저질의식이네요.

Mephistopheles 2010-03-08 11:44   URL
베를린 올림픽을 제대로 이용해 먹은 히틀러와 별반 다를바가 없겠죠??

비로그인 2010-03-06 18:06   댓글달기 | URL
일본 전체의 언론이나 일본 국민 전체의 반응은 못보았지만요, 은메달을 딴 본국의 선수에게 `잘 싸웠습니다. 얼른 돌아오십시오! 환영합니다!'라고 외치는 일본 시민 앞에서 전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어요. 한국의 은메달은 종종 `입국 금지'에 비견할 만 한데 그들은 그렇지도 않았어요.

Mephistopheles 2010-03-08 11:46   URL
그래도 요즘 젊은 선수들 많이 변한 것 같더라고요. 은메달과 동메달에서 기뻐하고 시상식에서 표정이 밝고....근데 남자선수들 만큼은 은과 금의 격차가 "군"이라는 것과 깊게 관계가 되어 있다보니 아마 편하게 표정관리 하긴 힘들기도 했을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