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백의 신부 1
윤미경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한참 열 올리며 하백의 신부를 모으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수년 뒤 완결이 났다. 완결 나면 볼 생각에 읽다가 그만두었는데 퍼뜩 읽고 싶은 충동이 일어 급히 꺼내들었다. 그런데 예전에 썼다고 생각한 리뷰가 없다. 왜지??? 혹시 구판 절판에 새로 찍었나? 내가 쓴 리뷰가 사라졌나? 아님 정말로 리뷰를 안 썼나??? 믿어지지 않는다. 하백의 신부는 정말이지 너무너무 할 말이 많은 작품인데 말이다! 순정만화가 보여줄 수 있는, 만화라는 장르가 재현할 수 있는 판타지를 아주 잘 활용한 멋진 사례이건만! 서두가 길었다. 그림부터 이야기하자.



윤미경 작가님 그림체는 굉장히 서구적인데, 이런 옷을 입혀 놓으면 또 묘하게 동양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신기해라.

배경 이야기 자체가 중국에서 와서 그런가, 붉은색이 엄청 잘 어울린다. 



오랜 가뭄에 시달리던 마을 사람들이 처녀를 물의 신 하백에게 바쳤다. 사람들에게 등 떠밀려 재물이 된 가엾은 소녀.

그렇게 도착한 수국은 아름다웠다. 물 속인데 하늘이 보인다. 바위 덩어리가 섬처럼 둥둥 떠 있다.

그리고 괴물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하백은, 소년이었다. 적어도 낮에는 말이다.

물의 신답게 낮의 뜨거운 기운을 감당해내지 못해서 밤에만 어른이 된다.

그걸 창에 비친 그림자로 표현했다. 종종 영화같은 연출을 보여준다. 멋지다!



물을 다스리는 신이 술잔의 물을 부었을 뿐인데 지상에 비가 내렸다. 인간들에게 늘 속으면서도 기꺼이 속아주는 신이라니... 뭔가 로맨틱한 순정파로 느껴진다. 용이라는 글자를 썼더니 글자가 꿈틀대며 살아나더니 날아간다. 이런 것도 CG가 재현되는 영화속 한장면 같다. 


어린 하백도, 어른 하백도 모두 까칠하다. 그 성정은 어머니 서왕모에게서 왔던가. 족히 2만 년은 살았을 테지만 여전히 카리스마 넘치는 미모와 기백을 갖고 있다. 옥황상제 나오는 이런 이야기들은 도교의 설정인데, 요즘 중학생들은 이런 이야기를 거의 모른다. 역시 어릴 적에 적당히 무협도 좀 봐주고 그래야 하는데 말이다. ㅎㅎㅎ 추천 작품은 초은준 주연의 '보련등' 되겠다. 시리즈에 우리나라 배우 박시연도 나온다. 좀 예쁘게 나온다. 후후후...



심각한 이야기만 하면 피곤해지는 법. 이렇게 꽉 찬 느낌의 그림에는 여백이 꼭 필요하다.

저런 개그컷이 쉬어갈 틈을 준다. 귀엽다!!!


보다보니 이미라 작가님의 점성술사의 별도 떠오른다. 거기서도 제물에 바쳐진(맞나? 기억이 가물가물....) 여자가 밤이 되어서 가면 쓴 신랑이 등장하는데, 나중에 이 신랑이 가면 벗으니 엄청난 미모가 뙇!하고 등장했더랬다. 보통 만화의 설정은 이렇다. 그래서 피오나 공주가 마법 풀렸을 때 미모가 사라진 게 신선했던 것이다. 에로스와 프쉬케 이야기도 그렇지 않은가. 


하백의 신부는 24권에 외전까지 나왔고 일러스트집도 있다. 일러스트집도 한참 전에 샀는데 비닐도 안 벗긴 것 같...;;; 반성합니다. 


덧글) 다시 검색해 보니 역시 리뷰를 썼었다. 구판에 썼는데 구판이 같이 검색 안 되어서 몰랐던 거다. 그걸 다 쓰고서 알았네. 그러니 그냥 등록 버튼 누르자.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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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라떼 2016-05-03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놓칠뻔 한 명작이네요
저도함 읽어봐야겠어요^^

마노아 2016-05-03 21:09   좋아요 1 | URL
흥미돋는 설정들이지요? 그림도 멋져요. 일단 주인공들이 후덜덜하게 예쁩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