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79 호/2014-07-23

 

고혈압만 조심? 여름, 저혈압도 조심!

뙤약볕 아래 초연한 사람은 없지만, 혈압이 낮은 사람은 더욱 죽을 맛이다. 현기증이 나고 몸에 힘이 쭉 빠져 주저앉고 싶어진다. 땀을 많이 흘릴수록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저혈압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7~8월에 가장 많은 이유다. 연평균보다 40% 많은 환자가 몰린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3).

환자 수도 2008년(1만 2천명)과 비해 9천 명(2012년 기준, 2만 1천명)이나 늘었다. 나이대별로는 70대 이상이 전체 2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는데, 여성의 경우 70대 이상(21.1%) 다음으로 20대 환자(15.2%)가 뒤를 이었다.

저혈압의 정확한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수축기(최고) 혈압 90mmHg 이하, 확장기(최저) 혈압 60mmHg 이하를 말한다. 수축기 혈압은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내보낼 때, 확장기 혈압은 심장이 이완되면서 혈액을 받아들일 때 혈관벽이 받는 압력을 말한다.

하지만 수치보다 증상의 유무가 중요하다. 저혈압의 가장 흔한 증상은 현기증과 두통, 무기력증이다. 심하게는 구역질이나 실신, 불면증이나 변비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 더위에 기진맥진한 이유

혈압은 쉽게 말해 수압에 비유할 수 있다. 수압이 낮을 때는 물이 졸졸 약하게 흐른다. 흐름이 약하다보니 몸 속 구석까지 충분한 혈액이 도달하지 않아 기운이 없고 심장은 빨리 피를 공급하기 위해 더 빠르게 뛰면서 두근거림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혈액이 시신경과 관련된 후두부까지 전달되지 않아 시력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저혈압 환자 중 오랜 시간 누워 있다가 일어나거나, 앉았다가 일어날 때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저혈압의 한 종류인 기립성(起立性) 저혈압이다. 이 경우, 중력의 영향으로 피가 아래쪽으로 몰린 상황에서 갑자기 움직이면 머리로 피가 빠르게 순환하지 못하면서 증상이 나타난다. 이럴 때는 옆으로 누워 잠시 쉬거나 천천히 일어나는 것이 좋다.

증상은 여름에 더 심해진다. 원인은 땀이다. 우리 몸은 2/3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고 그 중 약 5ℓ는 혈액이다. 수분은 콩팥에서 걸러져 소변과 땀 등으로 배출되고 그 양은 항상 적절하게 유지된다. 그런데 기온이 오르는 여름이 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혈관을 팽창시키고 땀을 많이 내면서 체내 수분양은 급격하게 줄어든다. 수분양이 줄면서 혈액의 양은 줄고 흐름은 약해져 더위 앞에 기진맥진 해진다. 저혈압의 경우, 본래 약하던 혈액의 흐름이 더 약해지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 피가 부족하거나 심박동이 느려도 어지럽다

저혈압은 빈혈과도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원인이 달라 치료법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은 필수다. 빈혈은 피에 산소 공급을 담당하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하거나 헤모글로빈이 있는 적혈구의 수가 부족할 때 발생한다. 철이 부족해도 생긴다. 반면 저혈압은 순환이 잘 되지 않을 뿐 피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

서맥(徐脈)도 증상이 비슷하다. 서맥은 심장 박동이 천천히 뛰는 것으로 1분에 50회 미만이거나 수초 이상 심박동이 정지하는 병이다. 심장의 기능 이상이 원인이다. 심박동은 우심방 오른쪽 위에 있는 동결절이 만든 전기가 심실로 전도되면서 발생한다. 이 때 동결절에서 전기 신호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거나 전기 신호가 심실로 전도되지 못한 경우 심박동이 느려진다. 서맥은 부정맥의 한 종류로 돌연사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영구 심장 박동기를 삽입하는데, 이는 인위적으로 전기 신호를 만들어 규칙적으로 심장에 흘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고단백 간식과 물은 필수

저혈압의 원인은 다양하다. 심장 질환이나 내분비 질환 등 다른 질환 때문에 나타나기도 하고 이뇨제나 혈관 확장제, 전립선 비대증 약, 안정제와 같은 약물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경우, 원인이 되는 약물을 조절하거나 질환을 치료하면 저혈압도 자연스레 없어진다.

하지만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아 정해진 치료법은 없다. 다만 증상이 심각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클 경우, 혈액 순환을 돕는 호르몬제나 혈압을 높이는 약 등을 처방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저혈압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물을 많이 권한다. 특히 여름에는 땀으로 배출하는 수분이 많아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꾸준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도 도움이 된다. 충분한 영양소 섭취는 혈액의 생성과 순환을 돕기 때문에 충분한 칼로리의 규칙적인 식사도 필수다. 술과 찜질방도 멀리하는 것이 좋다. 둘 다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고 뜨거운 목욕은 체내 수분을 증발시킨다.

태풍 너구리가 지나가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더위에 입맛도 없어지고 열대야로 푹 자기도 어려운 상황. 이럴 땐 다이어트를 잠시 멈추고 틈틈이 간식을 챙겨먹자. 저혈압 환자 중에는 물을 자주 마시는 사람이 적은데 물을 많이 먹기 어렵다면 연한 커피에 얼음을 많이 넣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야외 활동을 즐기더라도 중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등 무리만 하지 않는다면 병원에 가지 않고도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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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lph 2014-07-24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황당한 의학 상식이군요. 저혈압, 탈수증, 일사병, 부정맥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