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세계사 - 풍요의 탄생, 현재 그리고 미래
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장영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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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류 문명의 경제적 성장과 번영의 원천을 파악하고, 역사적 사례들을 통해, 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부와 개인 사이의 관계, 부와 국가간 관계 사이의 관계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신경과 전문의사이자 금융이론가, 역사가인 윌리엄 번스타인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크게 3개 부분(경제 성장의 원천; 국가 사례; 경제 성장의 결과와 풍요의 흐름)으로 나누어 총 14개 단원에 걸쳐 다루고 있다:


인류 문명의 성장 발전의 4가지 요소로 이루어진다: 재산권; 과학적 합리주의; 자본시장; 빠르고 효율적인 통신과 운송수단. 궁극적으로 4가지 요소는 지식과 기술을 발달시키기 위한 인류에게 하나의 자극제로서 작용한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재산권은 개인의 자유 시민권과 근원이 동일하다는 특성의 역사적 사례는 로마제국의 시민권과 공산주의 체제의 사유재산제도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과학적 합리주의는 자연에 관한 종교적 믿음 차원의 세계관이 아니라 관찰에 기반한 증거 중심의 설명 방식의 합리주의적 접근이 근대 과학과 기술의 방법론을 만들어내는데 기여하게 된다.

자본시장의 중요성은 기술의 궁극적인 산출물인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과 공장을 건설하는데 드는 대규모 비용을 조달하는 유일한 수단의 금융 체제라는 점에서 확인된다.

운송과 통신의 발전이 인류의 삶과 산업에 가져다 준 영향은 매우 크다: 특히, 19세기 초반에 이루어진 증기기관과 전신의 발명으로 상품 가격, 토지 임대료, 노동자 임금 등에 영향을 끼치고 결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선진국들을 대상으로 4가지 경제 발전 요소의 기준을 적용시킨 사례들을 보여준다: 운송과 통신기술의 혜택을 보지 못했던 16~17세기의 네덜란드, 18세기부터 이어진 영국의 성공 사례, 19세기 되어서야 비로소 4가지 요소를 완성하게 된 프랑스, 근대 유럽을 호령했지만 과학적 합리주의와 운송 교통을 방치해 황폐해진 스페인, 19세기 중후반 원양 어업의 이득을 담보하기 위한 미국의 요구에 의해 강제 개방을 통해 유럽의 4대 경제 발전 요소를 수용하여 산업화를 이루게 된 일본, 근대 전성기를 누리게 되어 오히려 4가지 요소 모두를 놓쳐버린 이슬람 세계, 천연자원의 혜택을 살리지 못하고 서구 식민지에서 독립하여 자립적 경제 성장요소를 이룩하지 못한 라틴 아메리카.

중요한 점은 4가지 요소가 모두 갖추어져야 비로소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산업이 성장 발전 단계에 진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산업화가 이루어져 경제적 부를 달성한다면, 국가나 사회, 그리고 개인이 모두 번영과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사회와 부의 관계는 기존의 사회학적 이론에 기반하여 일방적인 관계성을 주장한다: 경제 성장 4요소 -> 경제적 번영 -> 시민 권한 확대 -> 민주주의 발달.

개인과 부의 관계는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 정도와 관계가 깊다고 주장한다.

국가들과 부 사이의 관계는 어떨까? 국가의 경제적 번영과 축적된 부는 이웃국가로의 침략이나 확장을 야기시키는 유혹을 일으킬 수 있지만, 오히려 경제적 부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강화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국가 간의 평화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저자가 바라보는 인류의 미래는 긍정적이다: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추구하지 않는 사회는 도태된다는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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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한국은 후기 산업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고도화된 자본과 지식 집약적인 하이테크 산업의 발달로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이 태동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국가 차원에서 예산과 법적 규정을 통해 집중적인 지원을 해야 하는 부분을 유추해볼 수 있게 된다: 과학 기술 분야의 지원과 벤처 사업 지원 제도의 정비와 지적 재산권의 제도 강화가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한국 입장에서는 서구 선진국들이 걸렸던 시간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선진 경제 사회에 진입한 업적은 훌륭하고 고무적이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향후 20~30년 이후의 다음 세대가 활약할 기반은 현재 시대에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법적인 제도와 사회적 관행의 확립과 개선이 중요하다는 것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전반적으로 인류 문명 발전의 핵심 요소들의 파악하고 국가와 개인 차원에서의 의미를 알려 준다는 점에서 다양한 영감을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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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생태 경제학 - 커피는 어떻게 콜롬비아 국민의 삶이 되었나 한국외국어대학교 부엔비비르 총서 3
조구호.추종연 지음 / 알렙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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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커피 생산국 콜롬비아를 중심으로 커피의 역사와 문화, 커피 생태학, 커피 산업에 대해 기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10개 단원에 걸쳐, 커피의 역사, 품종, 생태 환경, 산업과 경제적인 구조와 특성, 최신 동향에 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중남미 전문가 추종연 전외교관과 조구호 한국외대 HK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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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3년 전부터 시중에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점이 갑자기 우후죽순처럼 생겨나서 과도한 경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커피 가맹점 사이의 가격 경쟁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도대체 한국인이 커피를 얼마나 마시길래 커피 전문점이 성행하는 것일까? 커피 소비가 많다면, 커피를 대량으로 수입해서 좀더 시중의 커피 가격을 낮출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커피를 생산하는 국가에서 실제로 커피를 경작, 재배, 수확, 가공, 유통, 마케팅, 수출에 이르기까지 커피 산업의 전체 공정에 대해 콜롬비아를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다:

우선, 커피라는 열매의 자연 생태와 재배 기술 못지 않게 재배와 관련된 사람들의 삶과 문화 또한 중요하고 의미가 크다는 것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커피 산업을 크게 단순화해서 보자면, 생산과 판매의 2단계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커피 작물의 생산 비용 원가를 낮추고, 유통 비용을 낮춘다면, 소비자의 커피 구입 가격은 낮아질 수 있다.

커피는 소위 커피 벨트라는 남북회귀선 사이에 위치한 지역에서만, 특히 일정 수준의 고도와 일조량, 강수량이 확보되는 장소에서만 재배가 가능하지만, 엘니뇨 현상으로 홍수나 가뭄이 발생하면, 커피 수확량이 줄어들고, 반대로 풍작이 들면 수확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1차적으로 커피 원두 가격이 변동될 수 있지만 고정적인 비용이 된다.

커피 소비 국가는 커피 생산 국가로부터 커피를 수입해서 소비하게 되는 국제 무역의 과정에서도 가격 변동이 발생한다: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매점매석 형태의 거래 방식에 의해 가격 영향을 받게 된다.

개인적인 궁금증 차원에서 소비자 입장에서 커피 가격을 낮게 공급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지 생산업자로부터 커피 수입업체가 일정한 수량의 커피를 일정한 가격으로 고정적으로 공급을 받아야 하지만 중간 유통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상승하게 된다. 그나마 중간 유통 단계에서 대량 구매를 통한 대량 유통으로 판매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이 점을 이용한 국제 무역의 유통에 참여한 일본 종합 상사의 사례는 한국의 대기업 유통 업체에게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한편 위안이 될 수 있는 점은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고품질의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산지 업자와의 직접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커피를 소비하는 비생산국가인 한국의 입장에서 거시적으로 국제 커피 시장을 바라보는 동시에 콜롬비아 라는 국가 차원의 커피 산업을 살펴보면, 상품으로서의 커피에 관해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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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파리 - 최고의 파리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최신판 ’24~’25 프렌즈 Friends 15
오윤경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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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해외 여행 가이드북 전문 출판사인 중앙북스에서 출간한 [프렌즈] 시리즈 도서인 [프렌즈 파리] 2024~25 최신판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파리 시의 구역 20개 전체와 파리 근교(베르사이유, 몽생미셸 등)를 포함하여, 각 구역별로 지도와 방문해 볼만한 관광 명소, 쇼핑 장소, 유명한 식당과 맛집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부록으로 파리 시내 전체 지도가 포함되어 있다.

저자는 프랑스 여행 전문가 오윤경 트레블 디자이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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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만큼 전세계적으로 인기있고 사랑받는 도시는 별로 많지 않다. 누구나 가고 싶어하고 가능하다면 파리의 정서와 매력에 푹 빠져 보고 싶어 한다.

파리를 무작정 돌아 다니는 것만으로도 여행객 입장에서 만족도가 높지만, 건축물에 대한 양식과 배경 지식이 있다면 파리라는 도시의 더욱 깊은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책에서 다루는 [프랑스 역사][파리의 건축 스타일], [파리 미술관 산책] 단원의 내용은, 파리 여행의 핵심적인 가치를 차지한다고 본다.



물론 유명 브랜드의 패션 상품을 구매하거나 유명한 카페와 맛집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도 파리 여행의 즐거움 중의 하나이겠지만, 파리에 모여 있는 세계적인 미술관과 박물관을 관람하고 오페라도 구경하는 것이 파리 여행에서 얻게 되는 효능감으로는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보자면, 파리 시내에 존재하는 유명한 건축물이나 혹은 파리 구역 속에 숨어 있는 아기자기한 작은 골목 사이를 걸어 다니면서 만나게 되는 소박한 건물들에게서 느껴지는 건축미도 파리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소개하는 파리가 가진 의외의 매력은 다양하다: 여러 목적(촬영, 쇼핑, 예술, 미식 등)을 위한 파리 시내 방문 코스와 일정을 제시되기 때문에 여행 계획을 수립할 때 도움이 된다. 또한 파리 시 자체가 평지이지만 시야를 방해할 만큼의 고층 건물이나 아파트가 없기 때문에 파리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올 전망 장소(에펠탑, 개선문 등)에 관한 정보, 혹은, 시내 곳곳에서 잠시나마 방문해서 여유와 평온함을 얻을 수 있는 공원이나 정원에 관한 정보도 유용해 보인다.



또한 파리 근교의 다양한 장소들도 함께 소개되고 있다: 한때는 예술가들의 도시였던 바르비종이나 중세 시대의 유적이 있는 프로뱅, 보르비콩트와 퐁텐블로바르비종 성 방문 패키지도 매력적으로 보인다.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은 2024년 하계 올림픽이 파리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올해 파리는 관광객들이 붐비는 시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파리 시내의 관광과 여행에서 색다른 매력과 의미를 추구하는 여행자에게 적합한 여행 안내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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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체코 - 최고의 체코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최신판 ’24~’25 프렌즈 Friends 37
권나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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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해외 여행 안내서 전문 출판사 중앙북스에서 출간한 [프렌즈] 시리즈의 체코 최신판(‘24~25)으로 체코에 관한 관광 정보 가이드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체코의 14개 행정 구역 중에 주요 도시 11곳과 체코 인근의 주변국가(헝가리, 오스트리아, 독일)을 선별하여 관광 정보를 다루고 있다(프라하 지역의 프라하; 카를로비 바리 지역의 카를로비 바리; 리베레츠 지역의 크리스털 밸리와 리베레츠; 남부 보헤미아 지역의 체스키 크룸로프와 체스케 부뎨요비체; 플젠 지역의 플젠; 중부 보헤미아 지역의 쿠트나 호라; 올로모우츠 지역의 올로모우츠; 남부 모라비아 지역의 브르노와 미쿨로프, 즈노이모; 파르두비체 지역의 리토미슐): 각 도시 별로 기본적인 관광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베스트 체험거리와 추천 여행 코스와 일정, 베스트 뷰 포인트, 베스트 카페, 교통편 등을 서술한다. [보는 즐거움] 항목에서 관광 명소마다 개략적인 배경 설명, 입장 요금과 교통 정보를 알려주고, [먹는 즐거움] 항목에서 맛이나 독특한 인테리어 등으로 유명한 레스토랑이나 맛집들을 소개하고, [사는 즐거움] 항목에서는 잊지 말고 구입해야 할 쇼핑 목록이나 쇼핑 장소들을 나열한다.

책 뒷부분에는 주요 도시들의 중심지 상세 지도가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체코 콘텐츠 전문가 권나영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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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체코에 대한 관광지로서의 인지도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높지 않지만 유럽인들이 꼽은 최고의 희망 여행관광지가 체코라는 설문 조사 뉴스를 접하게 되면 놀라움을 넘어 왜 그럴까 하는 호기심이 생기기도 한다. 여러가지 분석 이유 중의 한가지는 비교적 가장 최근에 1990년대에 비로소 서구 세계에 개방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역사 문화 관광지로서의 신선함이 어필된 것이라는 주장에 공감한다.


이 책은 숨겨진 체코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관광 지역과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세계문화유산 17개 관광지 이외에도 플젠 지역의 맥주 양조장 투어와 맥주 스파, 남부 모라비아 지역의 와이너리 투어, 북부 보헤미아 지역의 유리 공방 체험 등의 다양한 체험 활동들도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프랑스 파리의 생 제르망 지역의 소박한 골목을 걷는 즐거움을 좋아하는데, 체코 역시 프라하의 스타레 메스토 구시가지나 말라 스트라나 소지구의 골목길도 걸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동화 속 마을처럼 중세 시대 분위기가 보존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한 남부 보헤미아 지역의 체스키 크룸로프는 전체 면적이 22 평방킬로미터 정도의 소도시이기 때문에 걷기에 적당해 보인다.


한편 개인적인 궁금증이 드는 곳은 쿠트나 호라 지역의 소위 해골성당이라고 불리우는 코스트니체 납골당과 체코 아르누보 양식의 대가 알폰스 무하의 슬라브 서사시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남부 모라비아 지역의 브루노 시 인근의 모라브스키 크룸로프 성에 관심이 생긴다.




전반적으로 체코의 매력을 가진 여행지를 소개하는 여행 안내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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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이 끝나고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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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장편 추리 소설 작품으로, 19세기 제정 러시아의 백작의 시골 영지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소설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러시아 모스크바 교외의 테네보시 인근의 마을에서 예심 판사로 재직중인 세르게이 페트로비치 지노비예프는 그 마을 근처가 영지인 귀족 백작 알렉세이 카르네예프와 깊은 친분은 없지만 교류를 해오는 관계이다. 마을의 치안판사 니콜라이 이그나티예비치의 딸 나데즈다(나덴카)와 연애중인 세르게이는 친구인 마을 의사 파벨 이바노비치 보즈네센스키와는 삼각연애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5월의 어느날 난봉꾼으로 유명한 백작을 포함하여 백작의 지인인 폴란드인 카에탄 카지미로비치 프셰호츠키와 백작 영지의 관리인 표트르 예고리치 우르베닌, 그리고 세르게이는 백작의 영지에 산책을 나가게 된다. 산책을 떠났던 백작 일행은 잠시 들렀던 백작 산림 관리인 니콜라이 예피미치 스크보르초프의 딸 올가(올렌카)를 마주치게 된다. 올가가 가진 순박한 매력에 빠진 세르게이는 올가와 가까운 사이가 된다. 그러나, 병든 아버지와 가난함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 수단으로 결혼을 선택한 올가는 우르베닌과 결혼하게 되지만 점점 순수함을 잃고 세속적으로 변하게 된다. 8월에 마을 사람들과 사냥을 하기로 한 날, 백작의 친구이자 처남인 폴란드인 프셰호츠키가 여동생이자 백작의 부인인 소쟈가 마을에 도착하자, 온 마을 사람들은 난봉꾼 백작의 결혼 소식에 충격에 빠져 해산하는 와중에 우르베닌의 부인 올가가 백작의 영지인 숲 속에서 살해된다.

무슨 이유로 올가를 살해한 것일까? 과연 범인의 정체는 누구일까?

저자는 19세기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이며, 번역은 최호정 번역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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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단편 소설과 희곡으로 잘 알려진 작가인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가 남긴 유일한 장편 범죄 소설로서 알려져 있다.

이 소설은 액자 소설 형식을 가지고 있다: 소설 속에 또 다른 소설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으로, 신문사 편집부에 소설가 지망생 전직 예심 판사 이반 페트로비치 카믜셰프가 제출한 소설 속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진다고 느낀 특징은 19세기 제정 러시아 시대의 시골의 생활상을 묘사주고 인생에 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부패한 제정 러시아의 붕괴된 사회 구조 속에서 귀족 계급이 벌이는 농민 착취와 고급스럽지만 난잡한 사생활에 대한 묘사와 신흥 세력인 부르주아 계급과의 관계 양상을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이 다루는 주제는 남녀간의 사랑과 인간이 가진 질투와 욕망의 충돌이지만,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적 계층 변화의 압력 속에서 개인이 가진 본능적인 욕망이 삶에 발현하는 양상을 그려내고 있다. 나아가, 인생에서 탐욕과 허영심 같은 욕망의 충족이라는 이상적인 목표와 결혼을 통한 신분상승 같은 현실적인 실천 방식 사이에 존재하는 좁힐 수 없는 간격 차이가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라는 점이며, 대등한 인간 관계가 결국 개인의 삶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사실, 안톤 체호프가 어느 정도 인생을 경험한 30대 중반에 작성한 희곡 갈매기에도 비슷한 주제를 다루지만, 집필 당시 작가의 작성 나이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 생활을 막 시작한 20대 중반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인생에 관한 깊은 성찰이 놀랍다.

추리소설 장르에서 보면 구성이나 서사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면이 있지만, 안톤 체호프라는 작가가 젊은 시절 보여주는 대문호의 자질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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