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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기행>
즐거운고전읽기  2011/08/16 10:08

 

  이탈리아 기행

  
정혜윤(CBS 라디오 프로듀서) 

 

 안녕, 동쪽별

 잘 있었어? 어떻게 지냈니? 감독들은 어떻게 지내세요? 라고 물으면 영화 준비 중입니다, 라고 대답한다고들 하지. 너는 어떠니? 7월 말에 글을 쓰고서 처음 쓰는 거니까 나로선 아주 오랜만에 컴퓨터 앞에 앉은 셈이고 그래서인지 손가락이 좀 제멋대로 움직이는구나. 이상한 질문들을 손가락이 막 던지네. 너 진짜 만들고 싶은 영화는 뭐니? 내가 알기로 넌 순진한 얼굴과 침착한 음성 뒤에 하드보일드한 열정을 갖고 있는데 그런 영화는 왜 안 만드는 거니? 너 나랑 책 읽는 게 솔직히 즐거웠니? 이런 질문들은 손가락이 제멋대로 던지는 거야. 양식 있는(?) 나라면 이미 대답을 안다는 듯 혹은 중요한 것은 대답이 아니라든 듯 차마 물어보지 않았을 거야. 손가락을 깨물고 제정신이 되도록 손가락을 야단친 다음에 다시 질문을 던지면 이런 질문이 가능할 거야. 언젠가 네가 파리의 골목길을 잘생긴 폭주족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달리는 기분을 전해준 적 있는데 네가 그렇게 해볼 날이 다시 있을까? 한밤중에 친구들이랑 가자! 강릉으로 외치고 취중에 달려갔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요새도 지금 당장 떠나야 하는 순간이 너에겐 있을까? 아니다. 이런 질문들도 이상하다.

 그래. 내가 오늘 이상한 것은 이 편지가 당분간 네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기 때문이야. 한없이 이상하면서도 한없이 아쉬워. 우린 그 사이 할 말을 다했던 걸까? 하지 못한 말도 있는 걸까? 우린 왜 싸우지 않고 언성을 높이지 않았을까? 왜 무엇인가에 죽도록 괴로워하지 않았을까? 책을 읽는 동안 우린 성장 했을까? 서로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을까? 넌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 죽을 지경이야. 파브르는 일찍이 천 겹 파리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다고 했는데, 우리는 몇 겹의 눈을 가진 걸까? 한 겹만으로는 세상을 잘 볼 수가 없을 거야. 아무래도 그럴 수가 없는 거야. 그렇지?

 그래. 난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미켈란젤로를 눈여겨봤어. 그리고 미켈란젤로가 사랑한 도시 피렌체의 야경을 생각해봤어. 피렌체 미켈란젤로 광장에 앉아서 꽃의 성당 두오모와 지오토의 종탑을 내려다볼 때 붉은 지붕 위로 해가 지고 종소리가 울렸어. 피렌체에서 시에나로 이어지는 구릉에 사이프러스 나무가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하늘로 올라가는 영혼처럼 서 있었어. 그리고 사이프러스 나무와 소나무 사이에 한 채씩 붉은 지붕집들이 서 있었어. 그 붉은 집들에 차례차례 불을 들어올 때 아르노 강을 밤바람이 흔들었어. 그 바람은 보티첼리 그림에서 비너스가 태어나던 순간에 비너스를 육지로 밀어주던 그날에 그랬던 것처럼 서풍이었을까? 그래 서풍이었단다. 감미로웠고 어딘가 자존심 강한 그 도시의 성격을 닮았어. 나는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피렌체의 야경을 내려다보면서 진정 아름다운 야경은 부분을 보면서도 전체를 생각하게 한다는 걸 깨달았어. 미켈란젤로는 밤에 대해서 무언가 과한 것을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딱 맞게 덜어내는 것이라 했어. 그래서 정수를 보게 하는 게 밤이라고 했어. 그러고 보니 지난 팔 개월 동안 우리도 밤마다 꼬박꼬박 책을 읽고 글을 썼구나. 나로선 그 시간이 정직하고 성실한 시간이었단 점에는 후회가 없단다. 별아! 라고 부르면서 말을 걸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단다. 네 이름에 ‘별’자가 들어주게 지어준 너의 부모님 또는 조부모님 또는 작명가 일동에게 고마움을 이 자릴 빌려서 표해. 어쨌든 우리에게도 밤이 있었어. 그 시간에 우리가 서로를 조각하고 있었길 바라. 인간은 언제나 영원히 진행형이란 것은 나의 믿음이야. 인간은 자신이 되고 싶어 하는 그 인격체가 사려 깊기만 하다면 꾸준히 노력하기만 한다면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나의 믿음이야. 나는 이 밤에 내가 너와 책을 읽는 동안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는가? 그 사람이 되는 것에 얼마나 근접했나, 나 자신에게 되묻고 있어.

 언젠가 만난다면 나의 이탈리아 여행 이야기를 좀 더 들려주고 싶어. 하지만 오늘은 내 이야기 대신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소개할게.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은 젊은 베르테르의 작가로 이미 유명해진 괴테가 1786년 9월 3일 새벽 3시에 카를스바트를 몰래 빠져나오는 데서 시작해. 그는 여행 가방과 오소리 가죽 배낭만을 든 채 단신으로 우편 마차에 올라타.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에 대해선 내가 하도 여러 번 언급해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 딱 한군데만 소개할게. 괴테는 이렇게 말해. 너는 읽자마자 어느 도시 이야기인 줄 금세 알 수 있을 거야.

 “달빛이 은은하게 비치는 가운에 나는 곤돌라에 올랐다. 두 명의 가수는 배의 앞쪽과 뒤쪽에 각각 앉았다. 이들은 노래를 시작했고 번갈아가며 한 소절씩 불렀다……. 폐부를 뚫고 들어가는 목소리로—그는 섬이나 운하의 물가에 대 놓은 나룻배에 앉아 목청껏 소리가 울려나가게 한다. 그러면 노랫소리는 잔잔한 수면 위를 퍼져 나간다. 그 선율을 알고 가사를 이해하는 어떤 사람이 멀리서 노래를 듣고 이어지는 시구로 응답한다. 여기에 다시 먼젓번 사람이 응답한다. 이렇게 한 사람은 늘 다른 사람의 메아리로 기능 한다. 노래는 며칠 밤이나 계속되고 이들은 지치지도 않고 응답을 거듭한다……. 멀리서 밀려오는 그 목소리는 슬픔이 없는 탄식처럼 아주 이상야릇하게 들렸다. 그 속에는 눈물이 나게 감동적인 것까지 무언가 믿을 수 없는 요소가 담겨 있다. 나는 기분 탓으로 돌렸지만 늙은 하인도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저 노랫소리가 이상하게도 사람 마음을 뒤흔드네요. 들으면 들을수록 더욱 감동적인데요.” 그는 내가 리도의 여인들, 특히 말라모코와 펠레스트리나 출신 여인들의 노래도 들어보기를 바랐다……. 게다가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 여인들은 남편들이 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가면 바닷가에 앉아 폐부를 찌르는 목소리로 이 노래가 울려 퍼지게 하곤 합니다. 그러면 남편들도 멀리서 아내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런 식으로 서로 대화를 나눈다고 합니다.”

 이 노래에 담긴 의미는 너무나 인간적이고 진실해서……. 어느 고독한 자가 자신과 같은 기분을 느끼는 다른 사람이 듣고 응답하도록 저 멀리 드넓은 세상으로 보내는 노래이다.”

 그래. 네가 짐작한 대로 베네치아 곤돌라 이야기야. 이런 질문을 너에게 던져보고 싶어. ‘고독한 자가 자신과 같은 기분을 느끼는 다른 사람이 듣고 응답하도록 저 멀리 드넓은 세상으로 보내는 노래’ 같은 게 혹시 너에게 있니? 아마 있다면 영화겠지. 그렇지?

 나로 말하자면 나는 어쩌면 무심코 곤돌라 가수들과 그 아내들을 모방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나와 같은 기분을 느끼는 다른 사람이 듣고 응답하도록 저 멀리 드넓은 세상으로 내 보내는 노래. 그것이 나의 글쓰기, 책 읽기, 편지일 거야. 이해하니? 그러니 우리 서로가 서로의 메아리가 되자! 라고 나의 마지막 인사를 대신할게. 당분간, 너무 오랫동안은 말고, 나 없이 잘 지내고 있어. 나로선 너의 안녕을 비는 것이 빌지 않는 것보다 백만 배 쉬우니까 안녕을 빌고 있을게. 이렇게 장난치며 웃으며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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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기행 1, 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홍성광 옮김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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