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받은 만큼 복수하는 소녀 밀레니엄 (문학동네) 5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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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31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스포일러가 약간 있습니다. 책을 안 읽은 분은 나중에 리뷰를 읽어 주세요. 

책 속에서 만나게 된 음악
Django Reinhardt - Nuages - Official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qn_90PKM1xE

올해의 마지막 책이 이 책이어서 좋다.

2014년 과한 업무로 바쁜 나를 밀레니엄 시리즈가 위로해 줬었다. 세 시리즈를 틈틈이 신나게 보았고 데이빗 핀처의 용문신을 한 소녀와 스웨덴판 밀레니엄 시리즈 세 편도 재미있게 보았다. 루니마라와 누미 라파스(이름 맞나)로 시각화된 리스베트를 보는 재미도 괜찮았다.
스티그 라르손이 아직 다 맺지도 못한 이야기를 남긴 채 이미 십 년 전에 사망했다는 사실은 너무 아쉽고 안타까웠다. 으아니 안 돼! 밀레니엄 시리즈가 3탄으로 끝이라니!
그의 3부작도 훌륭한 선물이지만 가장 큰 업적은 리스베트와 미카엘이라는 캐릭터를 남겨 놓았다는 점이었다. 어디선가 악당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까부수며 지금도 분주히 뛰어다니고 있을 것 같은 생생한 캐릭터들 덕에 결국 후속작을 이어 받는 작가까지 나오고 나는 4, 5부까지 재미나게 읽게 되었다. 

밀레니엄이라는 큰 산을 지고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을 나름 분투하며 만들어낸 다비드 라게르크란츠에게도 리스펙트.

전작 거미줄에 걸린 소녀에서 리스베트의 쌍둥이 여동생의 존재와 극한 대립이 드러났다. 이전에 리스베트를 위협하던 살라첸코의 배다른 자식들도 거대하고 위협적인 쌍둥이였다. 이번에도 쌍둥이들을 둘러싸고 과학의 이름으로 자행된 인권 침해가 이야기를 관통한다.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진 여성 억압과 희생된 연인의 이야기도 있다. 언제나 소수자 억압, 인권의 문제가 이 시리즈의 화두다. 

사실 어느 틈엔가 아, 그렇겠네 하며 금세 짐작이 가고 아, 왕자와 거지냐? 이렇게 일찌감치 예측이 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김이 빠지거나 하진 않았고 계속해서 뒷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이 있었다. 이상 기후에 가까운 6월 무더위 안의 리스베트, 미카엘의 이야기를 교차하면서 동시에 파리아의 상황(전반부), 레오의 겨울 이야기(후반부)를 회상하는 식으로 지루할 틈 없이 연출을 잘 해 놓았다. 

아쉽기도 하지만 수긍이 가는 것은 리스베트의 모습이다. 일단 지나치게 말이 많아지고 전혀 주변 따윈 안중에 없던 리스베트가 전작에서도 자폐 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분투했던 것이나 이번에 파리아를 돕기 위해 애쓴 것, 못 된 라켈 할망을 조져버리지 않고 경찰에 넘긴 것 등이 라르손의 리스베트만 기억하던 사람들에게는 ‘나의 리스베트찡이 이럴리 없다능!’하면서 분개할만한 지점인 듯 했다. 그러나 언제까지 리스베트가 사회성 없이 자폐마냥 은둔하고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니. 미카엘이나 홀게르나 주변에서 그녀를 돕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녀도 조금씩 마음을 열고 믿음을 가질 수도 있는 게 아닐까도 싶었다. 아마 라르손도 그렇게 변화하는 그녀를 그리고 싶었을 것이다. 

레오와 댄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고 이상적인 거울 같은 느낌이지만 현실에서 형제란...그 둘보다는 리스베트와 카밀라에 가깝지 않나 싶은…(내가 내 자매랑 너무 적대적이어서 그렇게 느끼는 거겠지만…) 그토록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의 반쪽마냥 느낄 수 있는 존재가 있을 수 있다면 그게 부럽긴 하다.

다음 시리즈도 기대가 되면서도 언젠가 완결과 함께 놓아줘야 할 리스베트와 미카엘과의 이별이 벌써 아쉽기도 하다. (아 일찌감치 헤어지게 된 홀게르...편히 쉬소서...)
 읽은지 5년이 다 되어가는 이전 3부작도 시간이 되면 다시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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