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 바이 나이트 : 밤에 살다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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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루헤인은 나랑 안 맞는 작가다. 느와르 장르도 나랑 안 맞는다. 그렇다면 이 책은 나랑 완전 물과 기름 사이 아닌가! 무턱대고 겉표지에 혹해서 구매했던 건데 후회된다. 그래도 한 번은 읽고 되팔아야 하지 않겠나. 3편도 있는데 읽을 생각하니 벌써 지친다. 물 없이 사막을 횡단하러 가는 기분이다.


보스턴 경찰 경장의 아들인 주인공은 아이러니하게도 마피아들과 일하며 살고 있다. 그는 라이벌 갱단의 아지트에서 강도질하다가 우두머리의 정부에게 마음을 뺏긴다. 이후 우두머리는 마피아 두목을 총살하고, 주인공에게 일자리를 추천한다. 그 제안을 거절하여 갱단에게 공격받고, 경찰에게 체포된 되는 게 없는 주인공. 감옥에서 출소된 후 갱단의 우두머리를 치러 간다......... 이후 80% 생략.


살면서 느와르 물은 거의 안 보고 살았다. 그래서인지 느와르 물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있다. 의리도 자비도 없는 거친 사내들의 이미지라던가, 잔혹한 살인 장면에서도 재즈 트럼펫 음악이 나오는 그런 거? 그런데 이 책에서는 느와르 다운 느낌은 하나도 받지 못했다. 일반 하드보일드 소설하고 뭐가 다르지? 이제껏 읽은 루헤인 작품 중 그나마 번역은 좋은 편인데, 그럼에도 설명하기 힘든 지저분한 느낌이 있다. 그래서 이 작가의 작품은 영상으로 만들어 보는 게 더 낫겠어.


스탠드얼론이든 시리즈물이든 주연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할 텐데, 이 책은 주인공 빼곤 전부 조연뿐이다. 주연이 있긴 있지만 조연과 별 차이 없는 일회용 인물들만 같다. 두목도 죽고, 아버지도 죽고, 파트너들도 애인도 사라지고. 감옥에서 만난 사람들도 결국엔 헤어지고. 그렇다고 자기 혼자 다 해먹는 잭 리처 장르도 아니고. 대체 뭐지. 등장인물도 엄청 많고, 배경도 계속 바뀌고, 사건도 줄줄이 터져서 흐름 놓칠까 봐 집중하고 읽었는데 절반쯤 가서야 그럴 필요가 없었음을 알았다. 인물들은 한번 나왔다가 사라지기 일쑤고, 사건과 사건 간에 복잡한 연결점도 없어서 대강 읽어도 이해된다. 그러나 결국 절반만 읽고 덮었다. 역시 루헤인이야. 진심 재미 1도 없음. 벌써 몇 번째 실망하는 건지. 현재 내 블랙리스트 중에 그대가 넘버 원이라오. 내가 아니어도 그대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넘쳐나니 그들에게 잔뜩 사랑받으시오. 굿 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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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2-11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리뷰 시작할때 특유의 그 냄새가 나는 문장이 나를 웃게 합니다...’나랑 안 맞는 작가다...,이런 식의 문장 ㅎㅎ

물감 2018-12-11 17:47   좋아요 1 | URL
저의 시니컬 코드가 맞다니, 기쁩니다ㅋㅋ이래서 글은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는가 봅니다 😀

카알벨루치 2018-12-11 17:50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제가 감히 흉내낼수없는 그 분위기, 그 모드!!! 물감님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