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황순원 외 지음, 전병준 외 그림 / 동쪽나라(=한민사)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장마철입니다. 괜히 날씨에 영향을 받아 기분까지 우중충한 시간의 연속입니다. 이럴 때 마음의 양식이 되는 책 한 권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무익하지 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집 서재에 꽂혀있는 책 한 권이 생각 없이 손에 잡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동쪽나라, 1999)가 그 책입니다. 노오란 표지의 제목에 금빛까지 입힌 것이 인상적인 책입니다. 이 책에는 모두 9편의 동서양 단편 소설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모두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책의 제목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했는데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의 모음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감동을 주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우리는 가끔 지나온 시간들을 그리워할 때가 있습니다. 세상을 바쁘게 살다보면 어릴 때의 추억이 한 순간 마음을 순화시켜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은 우리의 아릿한 과거를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알퐁스 도데의 ‘별’에서 또 황순원의 ‘소나기’에서 위더의 ‘플란더즈의 개’에서 순수와 순수가 만나 부딪히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나이를 잊고 나를 소설 속의 주인공으로 등치시키니 읽는 재미가 더욱 배가되었습니다.

사실 여기에 실린 소설 몇 편은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것들입니다. ‘별’이 그렇고 ‘소나기’가 그러하며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며 나다니엘 호오돈의 ‘큰 바위 얼굴’도 교과서에서 읽었던 경험이 아련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에 와 닿는 감동은 그 때와 지금이 크게 다른 것은 웬 까닭일까요? 그것은 아마 순수한 감정의 비슷한 또래 입장과 돌이킬 수 없는 이끼 낀 삶의 연륜에서 오는 차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훌륭한 문학 작품은 시대와 지역을 뛰어 넘어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자주 고전을 말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에 실린 단편들도 그러한 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 책을 읽음으로 어른들은 지난날의 순수함을 반추해 봄으로써 인간의 본성을 생각게 되고, 아이들의 세계를 좀 더 다가가서 이해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또 아이들-특히 초등학교 아이들에게는 잠시 인터넷 문화를 벗어나 소설 속의 무대인 대자연 속에서 자신들의 동심을 추슬러보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나아가 중고등학교에 가면 배우게 될 문학작품을 앞서 접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어서 좋을 것입니다.

긴 장마철, 잠시 시간을 내서 학부모나 자녀들이 함께 읽고, 서로의 감동을 각자의 입장에서 나눠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지면을 빌려 ‘내가 읽은 책’으로 추천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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