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가 사라졌어요 - 감기 걸린 도키 걸음동무 그림책 11 
로베르토 피우미니 지음, 시프 포스트휘마 그림, 이태영 옮김 / 해솔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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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에 걸리면 냄새를 맡을 수 없다는 것을 언제 알았을까요? 감기에 걸리면 목도 이상하고 코도 이상하고 머리도 아프고 하다는 사실을 어른들은 다 알고 있지만, 아이들이 이러한 몸의 변화를 바로 알 수는 없겠지요. 이 책은 강아지 도키가 감기에 걸려서 겪는 어려움을 재미있게 엮었습니다. 자신이 묻어놓은 뼈를 갑자기 찾지 못하게 된 도키, 알고보니 세상의 모든 냄새가 사라진 것이지요. 빵가게 앞을 지나가도, 꽃밭 속을 둘러봐도 아무 냄새가 나지 않고, 흥미를 끌던 신발 냄새도, 비누거품 냄새도 모두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도키가 이상하다는 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린 것은 역시 엄마였어요. 엄마는 도키를 의사선생님께 데려갑니다. 병원은 아이들에게 무섭고 두려운 장소가 될 수도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염려를 싹 지워줍니다. 도키가 치료를 받는 감기에 걸리면 가는 병원을 재미있게 그렸습니다. 코와 입에 증기를 쐬는 긴 관은 책의 두 페이지에 걸쳐서 꼬불꼬불 계속 이어지지요. 아이의 손가락을 대고 꼬불꼬불 미로같은 관을 따라서 언제쯤 도키의 코에 증기가 도달할 지 따라가보면 재미있답니다.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여러 가지 요법들도 재미있는 그림으로 표현됩니다.

  병에 걸리면 언제 나을지가 가장 걱정스럽지요? 아이들은 때로 자신이 영원히 그런 상태가 될까봐 걱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원히 냄새를 맡을 수 없을까봐 걱정스러운 도키처럼요. 잠을 아주 많이 자고 난 도키는 다시 예전의 도키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냄새가 나는 곳곳을 돌아다니며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행복을 경험하는 도키. 가장 좋은 냄새는 역시 엄마 냄새라는 포근한 결론에 도달하며 이야기는 끝납니다.

  냄새에 가장 민감한 개를 주인공으로 해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능력의 중요성이 잘 강조되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정감있는 그림이 아이들에게 친근감을 줍니다. 살아가면서 아플 수도 있지만 곧 병을 이겨내고 다시 건강한 삶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안도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고,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냄새라는 결말을 찾아낸 것도 아이들에게 뜻깊은 의미를 줍니다. 

 
 
 
철학자, 와인에 빠져들다 
로저 스크루턴 지음, 류점석 옮김 / 아우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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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 문화가 이제 서서히 저변을 넓혀가는 것 같다. 특별한 자리에서 마시는 것으로 생각되었던 와인은 몇 년 전부터 와인을 학습(?)하고 함께 즐기는 모임들이 생겨나면서 조금 전문적인 방식의 애호가들이 많이 생겨났다. 그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와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좀 갖추고 싶었던 한 사람으로 이 책이 반가웠다. 이 책의 저자가 철학자인지라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펼쳐갈 지도 사뭇 궁금했다. 

  우선 책의 앞 부분은 철학을 공부한 학자답게 철학자와 와인을 접목시켜서 이야기한다. 어떤 철학자의 책을 읽을 때는 어떤 와인이 어울릴 것 같고, 어떤 철학자가 늘 마시던 와인은 그의 철학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등등이다. 이 독특한 철학 강의(또는 와인 강의) 방식은 처음에는 조금 낯설지만 읽다보면 저자의 철학자다운 유머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철학이 너무 어렵다고 느껴지는 독자는 이 장을 건너뛰고 좀 더 흥미로운 다음 장부터 시작해도 될 것이다.: 

  거의 모든 환각제는 사물을 가리는 반면에, 어떤 환각제들(특별히 와인)은 사물을 이상적인 형태로 재구성하여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사물을 직면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p. 56)

  이 책에서 나는 와인을 철학의 동반자로, 철학은 와인의 부산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내 생각에 와인은 음식과 훌륭한 짝을 이루지만 철학과는 더욱 좋은 짝이 된다. 와인을 마시며 생각함으로써 우리는 철학 안에서 술을 마시는 법은 물론, 술 한잔 속에서 사색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p.62)

  저자는 와인을 단순히 기분을 고조시키거나 휴식을 위한 것으로 이해하지 않고, 자신의 철학적 연구에 깊이를 더하고 삶에 대한 자신만의 깨달음을 얻는 매개로 여기며 존중한다. 미학을 강의하는 저자는 자주 음악에 비유하여 와인을 평가하는 데 독자가 공감하기는 힘들다. 와인에 대한 그의 해석을 이해하는 것에 각각의 음악에 대한 그의 해석을 유추하는 것이 또 하나의 과제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나는 오랫동안 그랑 에셰조를 말로 표현하고자 머리를 쥐어짰다. 그때 내게 떠오른 문구는 "생상스의 첼로 협주곡 2번-바람의 요정같이 베일에 싸인 깊고 오묘한 테너 음조"였다. (p.78)

  차라리 나의 입장에서는 맛 자체에 대한 현란한 수사를 곁들이는 해석이 이해하기에 더 쉬운 것 같았다. 퓔리니-몽라셰에 대한 그의 평을 보자.:

  이 백포도주는 내가 트로타누아를 훔쳐마실 때와 같은 계시를 보여주었는데, 잔 속에서 떠오른 한송이 버터같은 꽃잎이 사과맛 나는 수정빛 열매를 둘러싸고 있었다.(p.74)

  철학자에 대한 장을 지나면 책은 크게 둘로 나뉘어져 있다. 데카르트의 유명한 말에서 영감을 얻어 '나는 마신다.' 와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로 장의 이름을 정했다.

  '나는 마신다.' 장은 자신이 와인에 입문하던 때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자신에게 와인의 맛과 철학을 가르쳐 준 이들을 '바쿠스의 사제'라고 존중하며 세 사람의 애주가에 대한 추억과 그들이 가르쳐 준 와인에 대해 추억하고, 그들의 가르침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감동하던 과정을 보여준다.  이어 와인 재배지와 토양, 와인농가의 역사를 들춰내며 와인을 연구하며 맛보며 저자는 최고급의 와인들의 이름과 그 감동을 독자에게 전해둔다. 프랑스의 각 지방별 와인의 역사와 맛의 차이 등등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저자 특유의 철학과 미학에 곁들여 배울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장은 매우 사색적인 장이다. 우리의 의식과 우리의 존재 의미를 분명하게 해주는 와인의 역할에 대한 철학이 펼쳐진다.:

   와인은 영혼에 영혼의 육체적 기원을 , 육체에는 육체의 정신적 의미를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와인으로 인하여 우리는 번듯한 인간이 모습을 갖춘 의미있고 정당한 존재가 된다. (p.182)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책이지만 앞 부분을 꼼꼼하게 읽으며 저자의 수사학과  철학, 미학, 음악에 대한 넘치는 지식체계를 이해하면 뒷 부분부터는 이해하기 쉬워진다. 와인 속에서 철학과 미학과 음악의 향연을 찾아내는 독특한 저자 덕분에 와인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여하간 와인은 알 수록 어려워지는 미묘한 술이며 공부를 해야 이해하며 마실 수 있겠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 오래된 사물들을 보며 예술을 생각한다 
민병일 지음 / 아우라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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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낡은 것들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생각들을 가져다준다. 낡아지기까지 수많은 손길들이 그것들 위를 스쳐갔을 것이며, 그러면서 누군가의 추억이 그 물건들 위에 쌓였을 것이다. 때로 손때 묻은 물건들은 낡았다는 이유로 버림받기도 하지만, 그 낡음이 바로 추억의 깊이라는 같은 이유로 애착과 미련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낡은 물건이 아니라 타인들의 손에서 낡은 물건들을 수집한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독일 유학시절에 그는 낡은 물건들을 대하는 독일인들의 모습에서 그 나라 사람들의 감성을 읽어낸다. 그래서 휴일이면 배낭을 매고 벼룩시장을 다니면서 그들이 자신의 추억이 깃든 물건을 팔면서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기울인다.  그렇게 그는 자신이 공부하기 위해 몸담고 있는 나라 독일의 정신을 이해하고,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돌아보는 기회를 가진다. 
  주인이 들려주는 사연과 함께, 또는 벼룩시장에서 그 물건을 만나게 된 인연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와 함께 저자의 소유가 된 사물들은 다시 그만의 감성이 그 위에 덧입혀지고 그의 방식대로 길들여져 이제 우리 앞에 더 길어진 사연들을 풀어놓는다.
  마음에 온기를 전해줄 것 같은 따스한 빛의 유겐트슈틸 램프, 저자에게 서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기억하게 해준다는 남색의 마이센 도자기, 마른 풀꽃 냄새가 책 밖으로 스며나올 것 같은 50년된 마른 풀꽃 액자, 그리고 아주 사소한 그러나 잊기어려운 기억들을 끄집어 내주는 단추들, 몽당연필들, 색연필들, 연필깍기들...  일회용이라는 말조차도 생각할 수 없었던 시절에 장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물건들의 견고한 아름다움,  물건들의 소중함을 알던 시기에 사용되면서 소중하게 다루어지고 보관된 물건들은 우리는 잃어가고 있는 어떤 가치들을 발견한다.
  소개하는 물건들을 담은 저자의 사진에서 그의 감성이 번져나와 이 책은 더욱 감성적인 책이 된다. 저자의 문장 속에 흐르는 지성의 무게와 감성의 깊이 또한 대단하다. 음악, 미술, 디자인에 대한 그의 매니아적 몰두가 느껴지며, 어떤 삶의 과정이 그런 감성을 가진 이로 단련시켰을지 궁금할 정도로 섬세하고 애잔한 감성이 느껴진다.
 
  음악과 그의 기억이 하나가 되며 애잔한 감성이 글에서 잘 묻어나는 구절을 한 번 베껴본다.:
  슈바르츠코프가 부른 슈베르트의 <들장미>가 라디오에서 나오자 나는 노래를 시작할 때의 청아함과 뒷부분 고음부에서의 눈부시도록 투명한 음색에 반해 노래가 끝날 때까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슈바르츠코프의 단아하고 고혹적인 미성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랄까 동경을 불러일으켰다. 정전된 것 같은 어찌할 수 없는 마음에 석고상처럼 선 채로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이 노래를 들으니 유월의 아침 등교 길에서 본 하얀 교복을 입은 백장미 같은 여학생들이 생각나고, 화강암 담장에 무리지어 핀 빨간 줄장미 향기가 생각난다. 장미 향기가 라디오 소리에 배어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 소리에는 왠지 잠들지 못하는 고독이 묻어난다. -<그룬디히Grundig 라디오의 진공관 소리> 중에서



 
 
 
완자 초등 수학 기본서 5-1 - 2011 
비유와상징 편집부 엮음 / 비상교육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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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책, 정답친해,시험전에 꼭 풀어야 하는 문제지 이렇게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참고서처럼 정답친해와 시험전에 꼭 풀어야 하는 문제지는 분책이 가능하게 되어있어 편리하다.

  자기 주도학습이 강조되고 있는 때에 발맞추어 떼어서 벽에 붙일 수 있는 공부계획표가 부록으로 있는데, 날짜와 실행여부 체크만으로 계획표가 완성되게 되어있다. 계획표대로라면 한 단원을 2번에 마칠수 있게 되어있으며 총 15회에 책을 끝마칠 수 있게 된다. 1회가 꼭 하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아이의 학습가능한 만큼 표를 응용해서 실행하면 되겠다. 방학을 이용하여 다음 학년 선행을 하는데 활용한다면 이 계획표의 1회를 2일에 걸쳐서 실행하면 되고, 학기중에 하고 싶다면 1회를 한 주에 끝내면 계획표에 있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일정과 맞아떨어지게 된다. 

  책을 열면 친근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 일러스트가 책을 재미있는 책으로 여기게 만들어준다. 내용은 철저하게 단계별로 구성되어 있는데 맨 처음 지난 학기나 지난 학년 복습부터 시작한다. 문제마다 복습할 개념이 쓰여져 있고, 3-2, 4-1 처럼 해당 학기가  표시되어 있어 아이가 어느 시기에 배운 개념을 놓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다음은 <내 옆의 선생님>이 설명해주는 새로 배우는 개념들인데 설명부분이 마치 수업 중에 벌어지는 상황처럼 선생님의 설명과 학생의 질문이 시나리오처럼 꾸며져 있어 읽는 재미가 있다. ‘내 옆의 선생님’은 단원에 따라 남선생님과 여선생님이 번갈아 나온다. 이런 것까지 지루하지 않게 배려하고 있다! 설명을 읽은 후에는 가장 쉬운 문제부터 풀 수 있게 배열하였고, 점차 어려운 문제에 도전한다.

  단원마지막에는 학교시험 문제처럼 20문제의 시험문제가 주어지는데 그중 3문제가 서술형이어서 서술형문제에 대한 적응력도 높힐 수 있게 하였다.

  각 단원별 인덱스역할을 하도록 책배 부분에 각 단원별로 색을 달리하여 표시해주고 있어서 원하는 단원을 금방 찾을 수 있다.  오른쪽페이지 하단에는 공부한날을 쓰는 란이 있어 이부분을 잘 활용하면 학습량을 체크할 수 있다.

  정답친해는 정말로 친절한 해설인데, 설명하는 부분에서 혼동하기 쉬운 부분들은 각각 다른 색들로 입혀져 있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정답친해를 잘 보면 문제에서 오류에 빠지기 쉬운 부분을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나아가 자신이 문제를 풀 때 어느 부분에 유의해야하는지 알 수 있겠다.   



 
 
 
동화의 마법사 안데르센 - 안데르센의 동화 스물한 편으로 읽는 안데르센의 일생 지식 다다익선 33 
제인 욜런 지음, 민수경 옮김, 데니스 놀란 그림 / 비룡소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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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구전 설화처럼 '먼 옛날, 한 아기가'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사실은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전기이다.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생애를 마치 안데르센의 동화처럼 먼먼 나라의 상상력이 뛰어난 아이 한스를 주인공으로 동화처럼 써내려간다.

  안데르센이 태어난 가난한 구둣방, 상상력으로 채우고 수많은 상상의 친구들이 있어야 견딜 수 있었던 소년의 혼자 노는 시간들. 그리고 가난하지만 연극에 대한 사랑을 가졌던 아버지. 안데르센의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 주머니는 이때부터 조금씩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연극에 대한 사랑을 심어준 소년의 아버지는 열한 살 때에 세상을 떠나버리고, 소년의 어머니는 배우가 되고 싶은 열정에 불타는 열네 살 소년을 우편 마차부에게 푼돈을 주어 코펜하겐으로 실어 보내기로 결심한다.
  소년은 코펜하겐의 극장가를 떠돌며 배우의 꿈을 키우지만 그의 재능은 다른 곳에 있었다. 힘든 여러 해를 보내고 만학도가 된 소년은 대학을 졸업하면서 자비로 펴낸 책이 성공하면서 작가의 길에 들어선다. 그리고 일흔 살이 될 때까지 온 인류에게 회자될 아름다울 동화를 써낸다.
   
  책은 동화에 맞는 그림을 곁들였으며, 안데르센의 인생이 투영되었으리라고 생각되는 작품들의 부분 부분을 실어 안데르센의 작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인형과 함께 보내는 어린 안데르센의 외로운 시간을 묘사한 글 아래에는 [인형극 배우]작품이 있으며, 아버지의 죽음을 예견한 점쟁이 노파에 대한 이야기 아래에는 작품 [얼음 처녀]가 실려있다.
  우리에게 많은 동화를 선물한 안데르센의 생애를 살펴볼 수 있고, 동시에 잘 알려지지 않은 많은 작품들을 맛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