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할아버지의 시계 칼림바 악보를 보게 되어 요즘 연습중.
책 읽어야겠는데 책에는 손이 안가고 칼림바 연습중이다. 이도저도아닌것같은.
머리가 아픈건 무엇때문이려나.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지브리 악보집이라도 살까싶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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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료시카의 밤
아쓰카와 다쓰미 지음, 이재원 옮김 / 리드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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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료시카의 밤,은 표제작을 포함한 4편의 중편소설로 이루어진 장르소설집이다. '아쓰카와 다쓰미'라는 이름만으로 책 선택을 하는 독자가 많을 만큼 그 재미를 보장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소설이 재미없는 것은 아닌데 언젠가 한번쯤 들어 본 것 같은 이야기의 느낌이 있어 그 즐거움이 조금은 애매모호하다고 해야할지... 아니, 그보다는 명확한 끝맺음이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느낌때문에 개인적인 취향을 벗어나고 있어서 '빅재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해야하는 것일지...


표제작인 마트료시카의 밤,은 까고 또 까면 나오는 마트료시카 인형보다는 영화 맨인블랙에서 현실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끝내고 있으나 그 세계를 품은 확장된 세계를 끊임없이 보여주던 엔딩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뭔가 참신하고 새로움이 느껴지지만 이것이 끊임없는 반복을 보여주고 있을 때 새로움보다는 식상함이 느껴지고 있어서 사실 작가가 너무 욕심을 부린 것은 아닌지, 하게 되는데 어쩌면 글 속에 담겨있는 진실 세가지와 트릭들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서 재미가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명확함이 없는 열린 결말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데 '2021년도 입시라는 제목의 추리소설'은 내가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서 범인 찾기 놀이의 재미를 느낄만한데 너무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 오히려 그 재미가 좀 줄어드는 느낌이기도 했다. 

하지만 작품속에 언급되고 있는 수많은 미스터리 작가와 작품들의 소개와 오마주 등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이든 모르는 것이든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매력을 담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장르소설 입문자들에게도 재미를 느끼게 하지만 장르소설 매니아들에게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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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정진영 지음 / 무블출판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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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라는 제목에 끌려 관심을 갖게 된 소설집이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내가 요즘 괴로운 밤을 보내고 있는데 춤을 춘다는 건 한풀이일까..라는 쌩뚱맞은 생각을 하면서 책을 집어들었는데, 작가에 대한 이력에 '월급사실주의동인'이라고 되어 있다. 어떤 동인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말마디로 어떤 느낌인지는 알 것 같았는데 실제 이 소설집에 담겨있는 열두개의 단편들은 모두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표제작인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는 지수의 죽음을 전해들은 지수가 지수와의 기억을 떠올리며 장례식장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이야기이다. 동명이인의 에피소드로 젊은 청춘의 사랑이야기가 담겨있을 것 같은 이야기는 취업의 고난함과 그 과정에서 결혼을 약속한 이들이 헤어지게 되고 그 이후의 삶이 어떻게 바뀌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상은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사랑이 어떻게 배신으로 변하고 배신인 줄 알았던 사랑이 현실이었음을 깨닫게 하고 있는 이 이야기는 왠지 괴로운 밤, 춤을 추는 그 몸짓이 얼마나 애절함과 고통을 뿜어내고 있는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 사회의 현실을 빗대어 전세대란, 인공지능의 부작용, 학교폭력, 중고거래 사기, 코로나 팬데믹 시기의 재난지원금에 대한 현실적인 고찰 등 여러 분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이 비루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이 암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묘하게도 비관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결국은 비관이 아닌 낙관을 떠올리게 되는 건 무엇때문일까.

암담한 현실이지만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어서 그런것인지도 모르겠다. '숨바꼭질'이란 작품에서 건물주와 나와의 숨바꼭질에서의 승자는 누구인가,라는 자조섞인 물음이 이 소설집의 전반에 담겨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그래도 기분좋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은 중고거래에 대한 내용을 담은 '징검다리'였다. 이야기 전개가 '운수좋은 날'을  떠올리게 하고 있는데 마지막까지 그 운에 대해 떠올려보게 하는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이야기가 뒤집어지고 있어서 끝까지 관심을 집중하며 읽을수밖에 없는데 나는 이 결말이 너무 좋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어쩐지 세상 어딘가에서 그와 똑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않을까, 생각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래서 아직 세상을 살아가는 기쁨과 희망이 있는 것 아닌가. 

현실은 결코 낭만이 될 수 없다,를 말하지만 그것을 삭막하게 단정짓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라는 여지를 남겨주고 있거나 흑백의 논리가 아닌 은유로 세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문학'의 힘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 준 소설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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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강 세븐
A. J. 라이언 지음, 전행선 옮김 / 나무옆의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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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해줬어. 내 이름은......

이 소설의 마지막은 또 다른 시작을 생각해보게 한다. 그녀의 이름은..., 자신의 이름을 찾은 그녀는 희망도 찾은 것일까.

붉은 강 세븐은 세기말의 암울한 지구를 떠올리게 하는 미래 세계의 오염된 세상에서 아무런 이유를 알 수 없는 여정을 시작하는 일곱명의 이야기,이다. 바다 위 선실에서 갈매기의 울부짖음에 깨어난 헉슬리는 그저 자신이 바다 한가운데에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을뿐 아무런 기억이 없다. 물론 본인의 이름도 기억에 없지만 팔에 새겨진 문신이 헉슬리여서, 아무런 감흥이 없지만 편의상 헉슬리로 자신을 인지할뿐이다. 그의 옆에는 콘래드라는 문신이 새겨진 남자의 사체가 있고 그들 모두에게는 알 수 없는 수술자국이 있다. 그가 깨어난 배에는 그 외에도 그와 똑같은 수술자국이 있고 이름이 새겨진 문신이 있고 그들 모두는 자신에 대한 기억이 없다. 그리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배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

도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세상이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점령당해 인류가 멸망해가는 미래 세계의 이야기는 자꾸만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떠올리게 했다. 특공대처럼 꾸려진 일곱명의 인물들이 알수없는 정체에 조종당하며 임무를 수행해나가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이 세상의 모습은 상상을 초월한다. 세부적인 묘사를 읽을 때 상상력이 부족한 나 자신이라 다행이란 생각을 할만큼 끔찍한 세상을 묘사하고 있다. 그 멋진 템즈강이 온통 붉게 물들어 괴생물체가 기생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괴기스럽다.

미스터리 스릴러는 흥미롭지만 괴기한 호러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이야기 자체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 책을 다 읽고서야 잠이 들었다. 결국은 생존과 종족의 유지,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인류의 과오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이지만 소설의 구성 자체가 흥미롭고 새로움이 느껴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기억'이 담고 있는 비밀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하여 그 비밀을 알게 되면서 그들의 미래가 궁금해지기 시작하는데 책을 다 읽고나면 그들의 미래가 지금의 우리의 현실은 아닐까, 싶어지는 '붉은 강 세븐'은 곱씹어볼수록 자꾸만 여러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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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피난처에 잘 있습니다
이천우 지음 / 북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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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피난처에 잘 있습니다'라는 글은 2010년 8월 칠레의 광산이 붕괴되어 매몰된 광부들의 생존을 확인하기 위해 땅속을 파고들어간 드릴의 끝에 매달려 나온 메모에 적혀있던 글에서 나온 말이다. '삼남매의 대환장 타임루프' 이야기인데 왜 이 소설의 제목이 저거야? 라고 묻고 싶어지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왠지 그냥 수긍하고 싶어진다. 


삼남매의 맏이 진태는 아내와는 이혼 갈등 상황에 놓여있으며 직장에서는 희망퇴직 권유를 받고 있는 상태이다. 어머니는 5년전에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의식없이 병원에 누워계시고 이런 상황에서 동생 진수가 극단선택을 시도하다 병원으로 실려갔다는 전화를 받고 동생을 찾으러 간다. 사랑에 배신당했다며 울먹이는 동생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다며 본인이 이성애자가 아닌 동성애자라며 커밍아웃을 하는 동생 해민까지 삼남매의 이야기는 시작부터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삼남매의 삶의 이야기인가,하면 또 그것은 아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삼남매 아버지의 삶의 이야기이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고 장례까지 치른 삼남매는 집에 모여 술을 마시다 잠이 드는데 그 날 이후 무한 타임루프가 시작된다. 처음엔 뭔가 대비를 하거나 다른 행동을 하면 시간의 흐름이 뒤바뀔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해보지만 세부적인 부분이 달라져도 진태의 손목이 부러지고 진수가 한강물에 뛰어더는 것은 똑같이 되풀이되고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고 장례식을 치른다. 


무엇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이들에게만 과거로 소환되는 대참사가 무한으로 반복되면서 익숙해져가는 일상이 되어가기도 하고 그 와중에 아버지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아버지의 과거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삼남매에게 변화가 시작되는데......


반복되지만 반복되지 않는 일상의 이야기가 조금씩 그 의미를 찾아가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찾게 되는 이야기가 묘한 감동을 느끼게 하고 있어 좋았다. 이야기 곳곳에 진지함은 못견딘다는 듯 유머러스한 대화의 흐름이 무겁고 서글픈 이야기들을 흥미롭고 재미있게 만들어주고 있어서 안그래도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소설읽기에 빠져들게 하고 있어 금세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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