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 1 - 5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5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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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집에가서 하루의 일과를 정리하고 드디어 편하게 - 집중을 방해할 수도 있는 드라마까지 다 보고난 후 책을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금세 책을 내려놓고 말았다. 아침에 조금 늦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망설이다가 다 읽고 2편을 기다려야 하는데! 하면서 출근한 것을 잊어버린 것이다. 어떻게 그걸 잊어버렸는지.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의 관계가 역사적인 맥락으로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으며, 도대체 부르투스는 어떻게 존재를 드러내고 관계를 맺어가게 될지 궁금해지고. 키케로 형제는 어떻게 그려질지...카이사르 1권은 딱 그 부분에서 멈춰있다.

아니, 궁금한 관계가 그것뿐이겠는가. 크게 보자면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의 대립적인 권력 장악의 모습이 가장 흥미롭게 그려지겠지만 그들이 각자의 세력을 확장해나가는 과정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행보는 또 어떠한가. 역사적인 인물들의 접점을 잡고 거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통한 살을 붙이면 하나의 팩션이 만들어지겠지만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는 그렇게 단순하게 팩션이라고 하면 안될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지고 그들의 역할은 무엇인지 세세하게 살펴보고 싶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아, 물론 나의 짧은 기억력과 역사적 지식의 빈곤은 오히려 그 모든 것을 다 뒤엉키게 만들어버리고 있지만 말이다.

 

여기에서 또 하나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매력 중 하나인 여인들의 삶의 모습이 그려진다는 것. 하나의 에피소드처럼 지나쳐가는 이야기일수도 있겠지만 그를 통해 당시의 시대상황에서 여성의 지위와 역할이 어떠한지, 또 서로의 이해득실을 따져가며 결혼과 이혼이 쉽게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적 풍습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다.

 

로마의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있다. 이들의 관계가 이랬었던가? 에서부터 시작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방향인데? 라고 생각하는 순간 커다란 물줄기가 또 방향을 틀어버리고 만다. 그러면서 역사의 흐름을 또 떠올리게 하고 있으니 이 책을 읽으면서는 조금도 방심할수가 없다.

카이사르의 딸이면서 폼페이우스의 아내인 율리아의 죽음으로 인해 그나마 두 사람을 연결하던 끈이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이후 카이사르는 갈리아지역의 정복을 통해 전쟁터에서 자신의 입지를 쌓아가고 폼페이우스는 로마를 장악해나가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관계를 혼인으로 맺기도 하면서 인맥을 쌓아나가고 그 인맥을 이용하기도 하고 이중첩자를 키워내기도 하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역사의 흐름이 어느 한순간에 바로 이루어지거나 뒤바뀌어버리는 것은 아님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정치적인 암투뿐만이 아니라 전쟁터에서의 에피소드는 한 사람의 지휘관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목숨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용감한 사람들이 무기력하게 죽음을 맞게 되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맹을 떨치며 자신의 이름을 헛되이 하지 않는 사람도 있음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카이사르의 갈리아 정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가 냉정하게 예외없이 - 여기서는 야만족이라고 하지만 소수민족이라고 할 수 있는 여러 부족민들이 등장하는데 그들 입장에서는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운 영웅이 카아사르에게는 배신과 반역자일뿐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며 그저 로마 만세,이거나 로마를 이끌어간 영웅들의 위대함만을 떠들어대면 안된다는 것을 깨우치고 있다.

 

아무튼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5부인 카이사르에서 주인공은 물론 카이사르겠지만 카이사르 1권의 중반에 "'위대한 키케로가 포룸 로마눔에서는 제일가는 싸움꾼일지 몰라도 진짜 전쟁터에서는 자루 속에 숨어 나오지도 못하잖소. 제각각 돋보이는 무대가 따로 있지요. 내가 좋아하는 키케로는 언제까지나 당신일 거요'라는 카이사르의 말은 퀸투스 키케로의 마음속에 머무르며 쓰라린 고통과 추스르기 힘든 악감정과 툴리우스 키케로 가문의 끔찍한 균열을 불러일으켰다"(213)는 문장은 이후에 퀸투스와 키케로를 어떻게 묘사하게 될지 무척 궁금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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