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1cm

너와 나의 1cm - 너를 안으며 나를 안는 방법에 관하여
김은주 지음, 양현정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3월

일명 1cm 작가라고만 기억하고 있는 내게 이 책은 혹시 예전에 출판되었던 책의 재출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새로운 신작이란다. 더구나 출간 전부터 해외계약이 이루어졌고, 수많은 독자들의 출간 요청이 있었다고 하니 역시 사람들의 감성은 시대와 공간을 가리지 않는거구나, 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너와 나의 1cm를 읽다보면 우리가 늘상 접하는 일들이지만 무심코 넘겨버렸던 일들에 대해 잠시 가만히 멈춰 생각을 해보게 한다. 그리고 새삼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 일들로 가득차 있는 것인가를 느끼게 된다. 사실 이 책을 읽다보면 연애를 하지 않는 내게는 그저 남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러한 글들조차 한번 더 읽어보면 그것이 단지 연인의 관계뿐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 - 어쩌면 반려동물뿐 아니라 우리가 관계맺는 그 모든 것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한번쯤 돌이켜보고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그것이 우리 모두를 1cm 가깝게 해 주기도 하고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1cm 더 넓혀주기도 하는 것이되는 것 같다.

이 책은 감성에세이를 읽는 감성뿐 아니라 일러스트를 보면서 바로 느끼게 되기도 한다. 무심코 책을 읽다가 잠시 책을 기울여보라는 표시에 따라해보면 동그랗게 보이던 모습이 하트로 변하기도 하고 각자 다른 공간에 있는 듯 보이는 모습이 함께 하는 모습으로 바뀌기도 한다. 글과 그림이 이렇게 잘 어우러지기도 쉽지가 않을텐데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행복해, 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이 우리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가 다시 느끼게 해 주고 있으며 '함께'라는 것이 또 얼마나 세상을 아름답게 해주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어서 특히 연애를 시작하는 연인들에게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마음으로 - 아니, 어쩌면 공감할수밖에 없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은 후 지인의 결혼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이 책을 떠올렸는데 선물로 이 책을 주면 너무 좋겠구나, 라는 생각에 괜히 즐거운 웃음이 나왔다. 꽃피는 봄에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는 책을 만나니 내게도 선물이 아닌가 싶은 생각에 즐거운 웃음이 몇배로 더 커지고 있다. 이것 또한 1cm만큼 더 커가는 행복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