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기생충 - Novel Engine POP
미아키 스가루 지음, 시온 그림, 현정수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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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왜 이러냐,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을 요즘 많이 보게 되는 듯 하다. 일본소설은 대부분 장르소설을 읽었기 때문에 그냥 스치듯 지나치고 말았었는데 '사랑하는 기생충'이라는 책 제목은 왠지 그 비유적인 표현과 내용이 좋은 느낌이라 읽어보고 싶었다. 이야기가 예상대로 진행되고 끝났다면 그냥 그렇구나, 했을텐데 왜 제목이 사랑하는 '기생충'인가에 설득되어버렸다.

오래전에 내 기억이 맞는지도 모르겠지만, 영미시중에 벼룩에 대한 시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있는데 한쪽의 벼룩이 움직여 다른 사람에게로 이동을 하면서 두 사람의 사랑을 이어주는 매개가 된다는 그런 것이었는데. 그러고보면 벼룩이나 기생충이나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실체를 통해 무형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예전부터 있었던것인가 싶어진다.

 

강박적인 결벽증이 있어 대인관계를 제대로 하지 못해 직장생활도 오래하지 못하고 있는 켄고에게 어느 날 이즈미라는 사람이 나타나 켄고가 계획하고 있는 범죄행위를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협박을 하며 자신의 부탁을 들어준다면 신고대신 거액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한다. 보수도 그렇지만 경찰 신세를 지고 싶지 않은 켄고는 이즈미가 친구가 되어주라고 이야기한 히지리를 찾아간다. 그냥 보기에도 평범해보이지만은 않은 그녀는 역시 켄고를 단칼에 거절하지만 켄고는 이즈미의 제안을 그대로 전하며 보상금의 일부를 전해주는 제안을 하고 두 사람은 이즈미를 속이는 거짓 관계를 시작하게 된다.

두 사람의 거짓 관계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또 다른 거짓말과 속임을 드러내게 되는데......

 

사랑이라는 감정이 실체를 알 수 없는 그 무엇인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기생충이나 바이러스 같은 어떤 실체에 의해 생겨나는 것인지... 사실 그러한 것이 크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타인과의 접촉 자체가 끔찍하게 견디기 힘든 켄고에게 자신의 손을 소독하고 장갑을 끼고 마스크까지 착용하여 키스를 날린 히지리의 마음이, 그리고 그녀에게 서서히 다가서게 된 켄고의 마음이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을 완성시켜 주고 소멸되어가는 생명을 살려준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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