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과 소설가

고민과 소설가 - 대충 쓴 척했지만 실은 정성껏 한 답
최민석 지음 / 비채 / 2018년 6월

처음부터 책표지는 건성으로 보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칼럼으로 연재되었던 글을 편집한 책인데, 오래전부터 작가님에게 많은 이들이 온갖 주제의 고민을 상담했다는 사실에 좀 놀랐고, 왠지 가볍게 글을 쓰고 있는 듯 하면서도 고민자의 물음에 대해 그 핵심을 제대로 짚어주면서 상대방의 마음까지 고려해 답을 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더 놀랬다. 가볍지 않으리라는 것은 알았지만 슬쩍 눙치는 듯 한 글 속에 그 진심이 느껴진달까. - 이런 생각이 들면서 무심코 책표지를 봤더니 '대충 쓴 척했지만 실은 정성껏 한 답'이라고 씌여있다. 글 하나도 허투루 적혀있는 것이 아니구나 싶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시작한 고민상담이라고 하니 대부분의 글이 2,30대의 이야기에 맞춰져있지만 굳이 내 고민에 대한 상담이 아니라 누군가가 내게 고민을 상담해올 때 어떤 이야기를 해 줘야할까,에 대한 고민도 풀 수 있어서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게 하는 책이다.

뭔가 고민이 있어서 이 책을 집어든것은 아니지만 그냥 슬금슬금 읽다보니 손에서 쉽게 놓지를 못하게 되는 책이 되었다. 솔직히말하자면 최민석 작가의 글은 이 책으로 처음 접해봤다. 한달쯤 전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누군가가 최민석 작가의 베를린 일기라는 책을 추천해서 작가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 아, 근데 지금 이 순간 굳이 이런 글을 써서, 안그래도 사람들이 책을 안사고 읽지 않는다고 여러번 투정(!)을 하는 작가인데 혹시라도 이 글을 보게 되면 맘 상하는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스친다. 부디 그러지 마시기를. 고민상담의 중간중간 자신의 책을 읽어보시라, 권하는 글에서는 짠한 느낌도 들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것일까, 라는 생각에 우리나라에서 전업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이겠다 싶어 안타깝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책 구입할때는 추천받았던 베를린 일기를 사볼까 싶기도 하고. 아, 그러고보니 이 글을 읽고 마음상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어쨌거나 첫작품을 읽고 작가님의 다른 책, 그것도 누군가에게 추천받은 책을 구입하겠다고 끝맺고 있으니 어쩌면 슬그머니 웃음지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