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사랑》은 우리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들의 사랑에 대한 소중한 기억과 단상을 담고 있다. 



우리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열여섯 명의 생애 첫 고백!

기억의 갈피 속에 넣어뒀던 아름답고 애잔한 사랑 이야기


"나는 이제 너를 떠나는 슬픔을, 너를 잊을 수 없어 얼마든지 참으려고 한다. 

하지만 이건 언제라도좋다. 네가 백발일 때도 좋고, 내일이라도 좋다. 

만일 네 ‘마음’이 흐리고 어리석은 마음이 아니라 네별보다도 더 또렷하고, 

하늘보다도 더 높은 네 아름다운 마음이 행여 날 찾거든 혹시 그러한 날이 오거든, 

너는 부디 내게로 와다오─. 나는 진정 네가 좋다. 웬일인지 모르겠다. 

네 작은 입이 좋고, 목덜미가 좋고, 볼때기도 좋다."


이상은 두 살 연하의 소설가 최정희를 연모했다. 당시 최정희는 스물셋의 젊은 이혼녀로 잡지사 《삼천리》를 경영하고 있던 시인 파인(巴人) 김동환과 사귀고 있었는데, 시인 백석에게도 연서(戀書, 연애편지)를 받는 등 빼어난 외모와 지성으로 당대 청년 문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편지를 건넬 당시 이상은 연작시 <오감도>를 발표한 직후로 문단에서 한창 이름을 알릴 즈음이었다. 그러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운영했던 제비다방이 경영난으로 인해 문을 닫았고, 연인이었던 금홍과도 이별하는 등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가 다시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최정희에 대한 각별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만의 바람이었을 뿐. 두 사람의 사랑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정희가 끝내 그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상은 편지를 쓰고 2년 뒤 스물일곱의 젊은 나이로 일본에서 쓸쓸히 숨을 거두고 만다.


사랑의 열병을 한 번쯤 앓아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누구나 사랑 때문에 설레고, 안타까워하며, 가슴 아파한다. 그것은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작가들 역시 마찬가지다. 더욱이 그들은 풍부한 감성으로 인해 다른 이들에 비해 더 깊은 사랑의 열병을 앓곤 했다. 그리고 이를 섬세한 표현력으로 자신의 작품 속에 그대로 담곤 했다. 허구가 아닌 자신의 경험을 직접 이야기로 쓴 것이다. 예를 들면, 이상의 <봉별기>는 그가 스물세 살 때 요양차 갔던 황해도 백천온천에서 만난 스물한 살 먹은 기생 금홍이와 만나 사랑하게 된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날개>, <단발>, <동해>, <실화>, <종생기> 역시 마찬가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천재 작가 이상의 가슴 아픈 사랑은 물론 변화무쌍했던 삶을 엿볼 수 있다.


채 휘발되지 않은 그리움과 기억을 담아 절절하게 써 내려간 사랑의 속살!


《소설가의 사랑》은 우리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열여섯 명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사랑에 대한 소중한 기억과 단상을 담고 있다. 사랑의 열병을 앓게 했던 여인을 향한 이상의 분홍빛 연서부터 어린 시절 단 한 번 만났던 여인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히 써 내려간 이광수의 첫사랑, 남녀의 삼각관계에 얽힌 이야기를 이등변삼각형에 빗댄 이효석의 로맨스까지…. 저마다 기억의 갈피 속에 곱게 접어 넣어뒀던 아름답고 애잔한 사랑 이야기가 마치 흑백영화처럼 고요하고 담담하게 펼쳐지며 감성을 자극한다.


그들이 들려주는 사랑의 스펙트럼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마냥 아프고 설레었던 첫사랑의 추억을 되돌아보며 그리워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폭풍처럼 몰아친 사랑의 기쁨과 아픔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리는 이도 있다. 또한, 가슴 먹먹하게 했던 이별 뒤의 그리움을 절절하게 표현하는 이도 있고,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며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이도 있다.


이렇듯 아직 휘발되지 않은 그리움을 담아 절절하게 써 내려간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에 번잡한 일상에 무뎌진 우리의 가슴을 촉촉이 적셔줄 뿐만 아니라 가슴속에 오래가는 잔향을 남겨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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