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기담
전건우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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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작가가 있듯이...

믿고 보는 출판사가 생길 것 같습니다.

캐비넷 출판사의 책을 몇 권 읽게 되었는데, 읽은 책들은 모두 너무 재밌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SF물마저 재밌게 읽었었다. 장르 소설하면 대부분 외국 소설을 많이 생각했는데, 캐비넷 덕분에 국내 장르물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고, 흥미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 고시원 기담 >은 이름마저 살벌한 ‘고문 고시원’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펼쳐지게 됩니다. 사실 살벌해 보이는 ‘고문 고시원’이란 이름은 공부의 문이라는 뜻으로 ‘공문 고시원’이었지만, 2002년 태풍 루사로 간판에 붙은 새빨간 ‘공문 고시원’이라는 활자에서 이응자가 떨어지면서 ‘고문 고시원’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사실 이 고시원이 무서운 이유는 이름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화재로 많은 사람이 죽은 자리. 그러니까 흉가터에 세워진 건물이라는 것이었다. 그로인해 처음엔 장사가 잘되는 성 싶었지만...첫 번째 주인이 비명횡사하고, 두 번째 주인은 ‘공문 고시원’이 ‘고문 고시원’으로 바뀌게 되게 된 사연으로 벌어진 끔찍한 사건으로 고시원은 정지를 먹게 되고, 더불어 그가 해오던 땅투기까지 덜미가 잡혀 감방에서 썩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주인인 세 번째 사장은 두 번째 사장과 채무관계로 ‘고문 고시원’의 주인이 되었으나 고시원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고시원이 있는 동네가 곧 재개발이 들어설 것이라는 것에 알박기를 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고시원이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습니다. 유지보수도 달갑지 않고, 더 이상 사람을 들일 생각이 없는 사장은 1층 상가, 2층, 3층이 고시원으로 사람들이 살고 있었는데, 2층을 폐쇄한 후 현재 살고 있는 여덟명의 사람들을 모두 3층으로 옮긴 후 한층만 개방해 놓은 상태입니다. 갈 곳도, 어디 비빌데도 없는 사람들은 그렇게 3층에 모여 ‘고문 고시원’에서 유령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고시원에 2층을 폐쇄하면서 어두운 기운들이 모여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한평짜리 좁은 고시원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각 하나씩 그들의 이야기 펼쳐지고, 그들이 모이고, 이야기가 합쳐지면서 무서운 비밀에 다다르게 됩니다.

 

이 소설은 공포소설입니다. 하지만, 각각의 인물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다양한 장르가 등장합니다. 그러한 다양함이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산만하게 만든다기보다 오히려 무척 즐겁게 합니다. 작가가 꽤 대단한 이야기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쭉 이어진 하나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하나씩 떨어진 ‘고문 고시원’에 기거중인 각 호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놓고 있어서 짧은 이야기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데, 여러 가지 장르가 혼재되어 있고, 짧은 이야기들이 나뉘어져 있지만, 산만하게 만든다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다양한 분위기를 내면서 하나로 어우려저서 다양한 재미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뭐랄까? 살아 있지 않는 마치 유령처럼 살고 있는 어찌보면 비슷한 느낌의 유령같은 그들이지만, 다양한 장르로 표현 된 것처럼 그들도 다양한 모습들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공포소설이 그저 잔인하고, 공포감만 주고 있는 것이 아니라서 이 책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시원에 살고 있는 사람들 뿐 아니라 한 이야기 이야기마다 나오는 비정묘시의 이야기 등장하는 검은 고양이 역시 점점 어두운 괴물에게 접근해가는데... 무섭기도 했지만, 공포소설에서 검은고양이하면 섬뜩한 존재로 그려지기 마련인데 < 고시원 기담 >에선 매력적이고, 멋지고, 사랑스럽기까지 합니다. 이야기 전체를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드는데 한몫하고 있기도 하고요.

 

전건우 작가님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인데, 굉장한 이야기꾼으로 유명하신 분으로 다수의 팬을 보유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 고시원 기담 >으로 저도 작가님의 매력에 빠지게 되어 다른 작품들도 만나보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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