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존 그린 지음, 노진선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2014년에 개봉했었던 영화 ‘안녕, 헤이즐’

그때 별 기대 없이 영화를 보았었는데... 보고나서 꽤 여운이 오래 남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땐 원작이 있다는 것도 몰랐었습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원작 소설 <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가 있다는 걸 알고, 읽어보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잊게 되어버리고 말았네요. 그러다 이번에 존 그린 작가님이 신간을 내셨다기에 그제야 영화가 떠오르고, 이번엔 꼭 책을 읽어 보고싶다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책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이번에 신작인 <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 역시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 역시 무척 인기 있고, 화제의 작품인 듯합니다. 빌 게이츠 가족이 사랑하는 책이라고도 하네요.

 

예전에 ‘안녕, 헤이즐’을 영화로 볼 때도 불치병에 걸린 소녀, 소년의 로맨스 이야기이려나? 하고 시큰둥하게 영화를 보다가 후반부로 가면서 눈물까지 흘리며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고서는 그 기억을 흐릿했던지 <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를 읽으면서도 이 병적인 강박증에 시달리는 소녀. 첫사랑을 다시 만나게 되면서 그 병을 치유해나가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로맨스 소설이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저의 편협한 시선이었습니다. 흔한 해피엔딩을 그려놓고, 그와 그녀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작가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도 단순히 로맨스물을 쓰려는 의도가 아니었고요.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소중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사랑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건 같지만, 이건 비단 부잣집 도련님과 심각한 강박증에 시달리는 소녀와의 사랑뿐만 아니라 가족 간의 사랑이나 친구에 관한 사랑이야기...그러니까 사랑이라는 관점이 조금 더 깊은 관계에 관한 조금 더 깊은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에이자 홈스에게는 정신적 문제가 있습니다. 그녀는 극도로 불안해하며, 세균이나 미생물총, 박테리아에 감염되어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레’라는 병에 걸릴까봐 전전긍긍합니다. 그런 불안증으로 항상 아물지 않게 엄지로 중지를 상처를 내며 감염 여부를 알아보곤 합니다. 그런 그녀에게 어릴 때 친구(?) 데이비스를 떠오르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의 아버지가 뇌물사건에 연류 되었고, 수사가 시작되면서 그의 아버지가 잠적상태라 데이비스의 아버지에게 현상금이 붙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에이자와 그녀의 절친 데이지는 데이비스를 만나 그의 아버지에 관해 알아보려 합니다. 가난한 그녀들에게 현상금을 타려고 말입니다. 하지만, 에이자와 데이비스는 서로에게 끌리게 됩니다. 게다가 갑자기 사라진 아버지로 데이비스의 어린 동생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것에 에이자는 많이 안쓰러워합니다.

그녀의 그와의 사랑으로 세균과 미생물에 관한 공포를 이겨내게 될까요? 데이비스와 그의 동생 노아에겐 그리운 아버지와 다시 만나게 될까요? 모든 주인공들은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요? 해피엔딩은 과연 모든 이야기의 끝일까요?

 

이 이야기는 실제로 작가님의 어릴 적 심리적 고통을 소설로 쓰신 내용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소설 속에서도 에이자의 고통을 무척이나 잘 표현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불안과 공포, 고통이 문장마다 잘 묻어나니 말입니다.

 

이번 작품이 영화화된다면 어떻게 바뀌고, 다듬어질지... 에이자, 데이비스, 데이지...의 인물들을 어떻게 연기해 낼지 무척 궁금해지네요. 그리고 <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를 역시나 넘 좋게 읽어서 영화로만 봤었던 ‘안녕, 헤이즐’을 원작인 <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도 책으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드네요. 영화도 좋았었지만, 책이 좀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드네요. <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를 읽고, 작가님에 관한 믿음이 생긴 걸까요?(웃음) 여튼, 이야기의 전체적인 느낌이나, 마무리까지 무척 마음에 들고, 좋았던 작품이었습니다.

   


 

지나간 일은 서막에 불과하다.” - 윌리엄 세익스피어

 

과거 혹은 과거에 알았던 사람을 만나면 적어도 나는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워진다. 우울한 통증에 압도당하고, 어던 대가를 치러서라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그게 불가능하다 해도, 내가 기억하는 과거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상관없다. 난 돌아가고 싶다. 세상이 그때처럼 되기를, 혹은 내가 기억하는 대로 온전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녀를 만날 때는 과거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녀는 현재 시제다.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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