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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설계도
이인화 지음 / 해냄 / 201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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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변신만큼 무죄인 것이 작가의 변신이라면 이번 이인화 작가의 <지옥 설계도> 는 다소 충격적인 부분으로 독자들을 찾아갈 것으로 보여지네요. 전작인 <영원한 제국> 이 아직까지도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라 있을만큼 회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작품이 불러 오는 파장은 상당한 파괴력을 가지지 않을까라는 약간의 조심스러운 기우도 슬그러미 고개를 들구요. 사실 전작이었던 <영원한 제국> 는  역사소설이라는 장르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으며, 그 동안 정조가 자연사했다고 믿었고 그리고 교육 받아 왔던 수 많은 독자들에게 암살설이 괜한 지방의 헛소리가 아님을 은연중에 일깨우면서 문화계는 물론이고 역사학계에 까지 많은 영향을 준 작품 이었습니다. 형편이 이러다 보니 작가로서의 부담 역시 상당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워낙 세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영화화까지 대면서 모르는 사람없이 알게된 작가반열에 올라서다 보니 차기작에 대한 구상이나 부담은 상상을 초월했으리라 여겨지네요.

 

이렇게 8년이라는 많은 시간이 흘러 드디어 독자들에게 <지옥 설계도> 로 다시 컴백한 이인화 작가에 대해서 무척이나 반가운 마음이 앞서고 그의 이번 작품에 대한 엄청난 기대감이 넘쳐 흐르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과연 이번엔 어떠한 플롯과 내러티브로 우리의 눈과 마음을 기쁘게 해줄까라는 생각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독자들이 사실 많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지금 우리 출판계와 독서계에 만연한 엔터테이먼트 장르의 강세와 더불어 일본등 외국소설의 강세에 사뭇 못마땅하게 느껴지는 감정을 가진 독자들이라면 대안으로 이인화 같은 작가의 작품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는 것이죠. 이런 맥락에서 이번 작품에 대한 서막적인 에피타이저는 상당히 미적 매료감을 증폭시켰음에 틀림없는 사실이기도 하구요....

이러저러한 기대로 인해 이번 작품을 대하는 독자들은 다소 당혹스러움을 지울수 없게 합니다. 소설의 근간인 스트럭쳐나 내러티브의 진행 그리고 어디선가 한번은 봄직한 기시감등으로 인해, 아마도 무엇보다 정적인 분위기가 강하게 지배했던 전작의 영향인지 모르겠으나 작품 전반이 보여주는 상당히 동적인 분위기에 더욱더 머리속이 혼란스러게 됩니다. 온라인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모티브로 단군신화와 각종 신화의 판탄지적인 요소가 가미되면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죠. 여기에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이분화된 스트럭쳐는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환상의 이미지를 덧치하게 되면서 한층 맛깔스러움을 더해갑니다. 어떻게 보면 인페르노라는 가상의 세계는 현실의 세계를 그래도 투영하고 있는듯 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지만요 대체적으로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 이후 가장 흥미성 높은 작품이지 않을까 라는 개인적인 생각도 들고요, 무엇보다 서두에서 말한 작가의 변신의 무죄라는 의미에 딱 어울리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네요.

 

작가의 '변' 에서 고백했듯이 어두컴컴하고 담배연기 자욱한 PC방에서 가상에 세계에 몰두하고 있는 소외받은 계층들을 모티브로 해서 창작된 작품이라고 '문학'과 '게임' 의 만남이라는 또 하나의 유니크한 장르를 선보이면서 화려한 귀환에 성공한 이인화 작가의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동안 침착 되었던 국내문학의 새로운 발견 가능성을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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