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진 진주를 찾아서 - 설교를 위한 예수의 비유연구
오덕호 지음 / 한국성서학연구소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비유설교는 보기보다 쉽지 않다.
"초보 설교자는 마치 자기가 잘 알고 있는 듯이 비유라는 기억을 자신감이 넘치는 걸음걸이로 대담하게 걸어 들어간다. ... 경험이 많은 설교자는 비유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단순한 것 같아도 실제로는 보물이 들어있는 매장지대라는 것을 안다."(토마스 롱) 정말 그렇다. 나는 신학생 시절 학생과 청년들에게 즐겨 예수님의 비유를 설교하였다. 단순하면서도 명백한 진리가 마음에 들어서였다. 재작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비유설교가 점점 어려워졌다. 비유 속에 담긴 심오한 진리가 부담이 되었다. 나는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아 헐떡이듯이 좋은 비유 해설서를 찾아 돌아다녔다. 그때 이 책이 출판되었다. 상인이 진주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값진 진주를 만났을 때처럼 황홀한 기분이 들었다.

비유설교를 위한 훌륭한 안내서를 나왔다.
저자는 대학교 강단에서 교회당 강단으로 돌아간 오덕호 박사다. 그는 한국에 문학-역사비평을 소개한 장본인이다. 문학-역사비평은 성경의 실제저자가 성경을 기록할 때 염두에 두었던 저자적 독자(authorial reader)의 관점에서 본문을 해석한다. 저자적 독자를 찾아서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방법론이다. 역사비평의 장점에 문학비평의 장점을 가미한 이상적인 방법론이다. 저자는 저자적 독자를 탐구하기 위하여 외부지식(성경이외의 지식)과 내부지식을 동원하여 틈(Gaps)을 메우고(성경의 모호한 부분을 해석하고), 본문을 읽으면서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상(Anticipation)하고 과거에 일어난 일을 회상(Retrospection)하고, 문학적 특성(Literary Characteristics)에 맞춰서 본문을 읽는다. 저자는 이 방법을 근간으로 비유를 해석한다. 저자는 비유가 복음서의 어느 위치에 놓여있는지 파악하고, 비유의 구조를 분석하여 본문의 단위를 확정하고, 주요 문구의 의미를 밝히고, 본문을 해석하고, 본문의 전후 문맥과 비유와의 관계를 살펴보고, 비유를 오늘의 삶에 적용한다. 저자를 따라서 비유나라로 여행하다보면 과거의 문서가 일일 연속극처럼 흥미로워진다. 나는 재작년에 이 책을 중심으로 비유설교를 하고 작년에 서평을 썼었다. 그러나 마음에 안 들어 삭제하고 다시 썼다. 불만족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뜨거운 물만 붓던 인스턴트 비유설교에서 가마솥에 푹 고운 사골곰탕 비유설교를 하게 되었다. 다시 한번 추천할 수 있어 기쁘다. 내가 보기에 이 책은 한국인이 지은 가장 뛰어난 비유 해설서이다. Craig Blomberg의 [비유설교(2004)]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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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택입니다 2015-10-02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