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양장) - 하나님께 가는 가장 쉽고도 가장 어려운 길
필립 얀시 지음, 최종훈 옮김 / 청림출판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1학년인 막내아들이 물었다. “아빠, 하나님은 왜 기도해도 안 들어줘요? 아직까지 아토피가 낫지 않잖아요.” 순간 나는 뜨끔했다. 나도 우리교회가 부흥하기를 간구하건만 교인들은 개척교회라고 피하고 다니기 일쑤라 내심 실망하고 있던 터였다. 나는 기도에 대해 다시금 정립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때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은 개신교의 유명한 영성신학자처럼 기도에는 무슨 종류가 있는지 교회역사를 통해 설명하지도 않는다. 미국의 초대형교회 목사처럼 아무리 바빠도 기도해야 한다고 설득하지도 않는다. 이 책은 한때 교회에 실망했으나 기독교 사상가들을 통해 신앙을 회복한 저자가 ‘기도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라는 물음 아래 양파껍질을 벗기듯이 기도에 대해 한 꺼풀씩 벗겨나간 책이다.  

당신이 성급한 독자라면 기도의 ABC를 속 시원히 설명하지 않는다고 불평할지 모르나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기도는 무엇인지, 기도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가랑비에 옷자락이 젖어 들어가듯이 기도에 대해 회의를 느끼던 메마른 영혼 속에 조금씩 스며들어 종국에는 기도할 수 있도록 흡족히 적셔준다.

저자는 나의 기도가 어린아이 같다고 꼬집어 주었다. 아이들은 보채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하는 줄 착각한다. 나도 하나님을 알라딘의 마술램프에 나오는 ‘종’정도로 여긴 것 같다. 내가 기획하면 하나님께서 결재해 주시길 바랐으나 저자는 천국보좌를 움직이기 보다는 하나님의 뜻에 내 원을 맞추라고 충고해 준다. 말을 통한 충고라면 반발이 생기지만 글을 통한 충고라 수용하게 된다. 나아가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순종하라고 알려준다. 저자는 기도라는 무기를 나를 위해서 사용하지 말고 하나님의 계획에 맞추어 신중하게 사용하라고 충고한다. 내가 하나님의 계획에 맞춰 기도한다면 하나님께서 안 들어주실 이유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필립 얀시의 글에는 실타래처럼 엉켰던 문제도 누에가 실을 뽑듯이 하나씩 풀어나가더니 어느 샌가 옷감으로 만드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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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11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머리로 이해하면서 마음으로 공감이 안가는 문제죠.

목사님 귀한 사역에 큰 열매있으시기를...

- 지나가는 날라리 신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