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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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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의 순간순간이 모여 미래가 된다. 소설 '다리를 건너다'는 현재의 작은 선택이 미래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다는 영화 '나비효과'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복제인간을 비인간적으로 다루는 모습을 다룬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나 '아일랜드'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이 책은 끝까지 다 읽고 나야 비로소 앞 부분의 퍼즐이 맞춰지는 소설이다. 소설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정보만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무려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라 어떤 미스테리가 펼쳐질까 부푼 기대를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왠걸 책의 반 이상이 지나도록 미스터리 같은 부분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봄, 여름, 가을 로 이름 붙여진 각 섹션에 각각의 인물들이 나와 각자의 고민을 갖고 일상적인 생활을 해나가는 모습 밖에 나오지 않아서 약간의 의아함을 가지고 계속 소설을 읽어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로 나뉘어져 각 섹션의 주인공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 이지만 사실 그 일상의 소소함도 묘사가 제법 치밀하고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어서 잘 읽혀지긴 했다. 봄 편에 나오는 아키라와 여름편의 아쓰코, 가을 편의 겐이치로는 모두 서로 약한 연결고리를 가진 인물들이다. 아키라는 아내 아유미와 함께 햇살이 깃드는 정원이 있는 집에 사는데, 조카인 고타로도 함께 살고 있다. 아키라와 아유미는 금슬 좋은 부부이지만 아키라는 몰래 마사와 바람을 피기도 한다. 아내 아유미는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데 어느 날 재능이 없어 보이는 젊은 미술가가 자기 그림을 봐달라고 집까지 찾아와서 떼를 쓰는 바람에 공포심 마저 느끼며 거절한다. 그러던 어느날 집앞에 누군가 쌀과 술을 놓고 사라진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사람이 난데없는 선물을 주니 부부는 불안감이 쌓인다. 


여름편의 아쓰코는 도의원인 남편이 있는데, 최근 의회 회의 중 여의원에게 "애를 못낳나?"하는 성희롱 발언을 한 목소리가 카메라에 찍혀 여론이 뜨거워지자 아쓰코는 자신의 남편이 그 말을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남편이 그 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남편을 지켜줄거라 생각하며 그 일이 밝혀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 와중에 남편이 렌즈사업을 하는 그의 친구에게 고성능 렌즈의 정부 입찰가를 알려주는 댓가로 500만엔을 몰래 받는 장면을 보게 된 아쓰코는 불안에 시달리지만 여전히 그래도 남편을 지켜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아쓰코는 마트에 가서 계산을 하려는데 자신이 장바구니에 넣지 않은 물품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누군가 남편이 한 짓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자신을 놀리는 것이라 생각하고 불안감에 휩싸인다.  


가을편의 겐이치로는 다큐멘터리 제작자인데 홍콩에 선배를 도우러 촬영을 하러 갔다가 촬영된 영상 중간에 자신이 전혀 찍지 않은 황야 배경의 영상이 짧게 끼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여자친구인 가오루코와는 다음달에 결혼하기로 약속한 사이다. 북을 치는 동아리에서 만난 여자친구는 당시 유부남인 유키를 짝사랑 하고 있었는데 그 동아리에서 탈퇴하면서 자신이 가오루코와 사귀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가오루코가 유키와 몰래 만나고 있는 장면을 발견하게 되는데... 



봄, 여름, 가을 편의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도데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 중심내용을 알 수가 없다. 각각의 인물들이 약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딱히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을 만큼의 사이는 아닌 것 같고, 진행되는 일상도 뭔가의 복선이 되는 것인가 하는 것을 당장에는 느낄 수 없을만큼 평온하기만 하다. 그나마 미스테라 소설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요소는 아키라의 집에 알수 없는 사람이 배달해 놓은 쌀과 술, 아쓰코의 장바구니에 담겨있던 물품, 겐이치로의 촬영영상에 담겨있던 황야의 모습 정도이다. 


책을 다 읽고 옮긴이의 말을 읽으면서 비로소 작가가 왜  소설을 이렇게 이끌어갔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무조건 현재만을 살아갈 수 없는 우리의 모습을 담은 것은 아닐까? 내가 지금 하는 선택과 행동이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맞다고 스스로 우기며 넘어가는 일들, 봤지만 못본척 넘어가는 일들, 마치 누구도 알 수 없는 현재의 작은 부분들이 마치 복선처럼 우리 주변에 무수히 깔려있는 것이다. 그런 부분들이 미래에 어떤식으로 나타날지를 보여주고 싶었던지, 작가는 마지막 겨울 편에서 갑자기 70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어 2085년의 세상을 보여준다. 미스테리와 SF적인 요소가 결합되어 미래엔 정말 이런 모습일까 상상하며 읽게 된다. 그러면서도 작중 2015년을 살았던 인물들의 미래모습과 그 후세들의 모습들도 엿볼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인물들이 현재에서 했던 일상속의 작은 선택들이 미래에는 어떤 효과를 불러오게 되는지 확실히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책의 띠지에 있는 가쿠타 미쓰요 라는 소설가의 평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오늘 내가 보고 만 것, 하고 만 것, 이야기한 것, 못 본 척 한 것, 하려다 말았던 것, 말하려다 삼킨 것, 그런 사소한 하나하나가 쌓여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 결과가 이 세계라고 재차 망연함을 느낀다." 

- 가쿠타 미쓰요(소설가)



아, 이말이 소설 '다리를 건너다' 의 본질을 꿰뚫어주는 딱 맞는 말이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는 상상처럼 엄청난 유토피아도, 그렇다고 끔찍한 디스토피아도 아닌 그냥 평범한 일상의 연속일지 모른다. 어쨋든 사람은 현재를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종족이니까. 그렇지만 지금의 2017년의 세계도 우리가 지난 날 선택해 왔던 크고 작은 선택과 순간의 결과물이듯, 그 미래도 우리가 지금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른 결과물일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는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 같은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걸까? '현재'를 살며, 언제나 '지금'을 살 수 밖에 없는 우리가 후회할 일을 남기지 않고, 작은 선택에 따른 결과가 얼마나 클 수 있는지 깨달으라는 의미인건가? 안타까운 미래에서 현재에 보내는 미스테리한 메세지로써 말이다. 


작가 요시다 슈이치는 이 책으로 처음 접했는데 다 읽고 나니 묘한 여운이 있는 것 같다. 2015년의 일상도, 70년 뒤인 2085년의 일상도 너무 정교하게 잘 표현해서 마치 둘다 현재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작가는 그 안에서 우리가 하는 선택들이 마치 '다리를 건너는 것' 같다고 느낀게 아닐까 싶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중에 "그 기회는 물건너 갔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한번 건너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의미. 현재는 한번 건너면 다시는 뒤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신중하게, 더 열렬히 현재를 살아내야 한다. 


앞으로 내 앞에 다가올 또다른 현재를 위해 나중에 후회할 짓은 하지 말기를... 혹시 미래에서 현재의 안타까운 나를 위해 보낸 미스테리한 신호는 없는지 한번 둘러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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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말하는 윤리 - 옳은 일을 행하라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14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부 지음, 이동훈 옮김 / 한림출판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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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과학잡지를 좋아하는 편이다. 과학처럼 발전속도가 빠른 영역은 왠지 매달, 혹은 분기마다 나오는 책을 통해 최신기술을 습득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던 와중 외국에서 유명한 과학잡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라는 잡지에서 특정 주제별 칼럼을 모아서 책을 내는 SA 시리즈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 중 '과학이 말하는 윤리'는 14번째 시리즈 이고, 총 20권 발행을 목표로 지금도 계속해서 번역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이라는 잡지가 궁금해서 위키피디아를 검색해봤더니 역사도 매우 오래되고 대중적인 잡지로, 비전문가에게 최신 과학기술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과학잡지라고 나와있었다. 과학에 관심은 많지만 역시나 아는 것은 별로 없는 비전문가로서 이런 시리즈는 아주 반가운 법. 더군다나 최근에 과학과 윤리를 연관시켜서 생각해보는 주제에 관심이 생겨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거기에 상응하여 윤리적인 부분도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영화나 소설에서 많이 다루는 복제인간이나 유전자 조작등의 문제들도 윤리적인 문제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만큼, 과학에 몸 담은 사람들부터가 기술 못지않게 윤리적인 부분을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과학이 말하는 윤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된 칼럼들 중 과학과 윤리에 관련된 칼럼을 모아서 발행한 단행본이다. 유전자 DNA에 관한 이야기, 제약회사의 의약실험에 관한 이야기, 부정행위나 표절에 관한 이야기, 스포츠 업계의 화두인 도핑에 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윤리적으로 생각해 볼만한 주제를 던져준다. 



그 중에서 흥미로운 주제 중에 하나는 '생명은 언제까지 생물체에 깃드는가'에 관한 글이었다. 과거에는 단순히 심장이 뛰지 않으면 죽음으로 보면 되었다. 하지만 현대에는 다시 살아날 가망이 없고, 신체의 모든 기관이 죽은 상태와 다름 없더라도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위적으로 심장이 뛰게 하고 숨을 쉬게 할 수 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장기이식이 가능한 시기에 대해 논란이 생긴 것이다. 보통 장기기증에 대해 찬성한 환자의 경우, 사망 뒤 장기를 적출하여 새생명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에게 기증할 수 있다. 하지만 죽음의 시기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을 경우 아직 숨이 붙어있는 경우에도 살아날 가망이 없다고 여겨 서둘러 장기적출을 실시하여 오히려 해당 환자를 죽음으로 내몰수도 있지 않느냐 하는 주장도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하버드 대학의 의사이자 생명윤리학자인 로버트 트러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선 환자가 회복불가능한 치명상을 입었는가? 그리고 환자의 가족도 장기기증에 동의하는가? 이 두가지 모두 긍정적인 답이 나온다면, 연명장치를 제거하여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이나 장기를 적출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이나 윤리적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p.64>


장기기증은 환자가 사망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장기적출이 이루어져야 그 장기이식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해당되는 원칙대로 장기이식이 이루어 진다면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더 많은 장기가 더 좋은 상태로 공금됨으로써 매년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7,000여 명 중 상당수가 목숨을 건지리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사망자가 더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완전히 죽지도 않았는데 장기를 적출당할까봐 사람들이 장기 기증 서약을 꺼리게 되고, 그로 인해 장기가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한 사람의 생명을 다른 사람의 생명과 교환하는 거래인 장기이식의 불명확성이다. 

<p.65~66>


이 처럼 '죽음의 시기'에 관한 정확한 정의 한가지에 대해서도 그 결과로 인해 수많은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처신이 필요한 것이다. 


위의 주제 외에도 제약회사의 의약품 연구에 관한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도 꽤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제약회사에서 진행하는 신약 개발의 연구실험 시 일어나는 다양한 비리와 문제점에 관한 내용이다. 새로운 신약을 개발하게 되면 그 약이 해당 질병에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위험성은 없는지 피험자들을 모집해서 약을 투여하고 연구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피험자를 많이 모집할 수록 연구비를 더 많이 받는 구조 때문에 해당 질환이 없는 환자라도 무차별적으로 모집해서 실험을 진행한다던가 혹은 정신질환에 관한 연구일 경우 실제 피험자가 해당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지 의사와의 상담만으로 정확히 판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명확한 결과를 도출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환자들도 해당 의약실험의 경우 지급하는 돈이 꽤 크기 때문에 자신의 몸 상태를 속이고 무조건 실험에 참여하려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그런 과정에서 투여된 약물 때문에 중대한 부작용을 경험하는 환자가 발생하기도 하고, 실제로 효과 있는 약임에도 제대로 된 피험자에게 실험이 진행되지 않는 바람에 제대로 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아시중에 시판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한다. 특히나 의사들이 제약회사에 유리한 발언이나 논문을 써주기로 하고 엄청난 돈을 받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사람의 건강과 생과 사가 달린 문제에 대해 그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의학, 약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돈을 최우선으로 바라보는 풍조는 정말 없어져야 할 위험한 일인 것 같다. 



과학은 눈에 보이는 세계를 명확히 규정하고 논증하는 학문이다. 그러면서도 우리 인간의 삶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하다. 과학의 최전선에 있는 과학자, 의사등의 전문가들이 제대로 된 윤리관을 가지고 연구에 임해야 보통 사람들도 마음놓고 발전해 가는 과학에 신뢰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동안 몰랐던 분야나 생각해 보지 못한 분야에 대해서도 세세한 예시와 함께 생각해 볼 문제를 던져주어서 흥미로웠다. 



이 책 외에 다른 주제로 나와있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SA 시리즈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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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듣는다 - 정재찬의 시 에세이
정재찬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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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마치 글자가 음표처럼 훌훌 날아 내 귀에다 속삭이고, 좋은 노래를 골라서 들려주는 라디오 프로그램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다가 자꾸 멈추고 저자가 말하는 노래를 찾아서 들어보고, 저자가 소개한 시구절이나 소설의 구절들을 곱씹어가며 읽어보기도 했다. 시 에세이라고 해서 시에 대한 얘기만 있을 줄 알았는데 좋은 노래 가사들, 소설의 좋은 구절들, 드라마나 영화의 대사들, 심지어 예능프로의 한 장면까지 다양한 장르를 끌어와 주제에 맞게 흥미롭게 얘기를 풀어놓은 책이다. 사전 정보 없이 바로 접했으면 관심 없이 넘어갔을만한 노래 가사나 시들이 저자 정재찬의 스토리텔링과 버무려지니 재미난 이야기가 되었다. 그렇다고 가볍고 시시껄렁한 이야기가 아니다. 삶에 대해, 고독에 대해, 세상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주제들로 구성되어 책을 다 읽고 났을 때쯤엔 알찬 선물세트를 한아름 받은 기분이었달까. 


책을 읽다가 가수 송창식의 <나의 기타이야기>라는 노래를 찾아서 들어봤다. 그리고 정태춘의 <시인의 마을>을 찾아 들었다. 어디선가 이름은 들어본 노래들이지만 너무 옛날노래라 잘 알지도 못했을 뿐더러 관심을 가지고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는 노래들이었다. 유튜브에서 이들의 노래를 찾아 듣는 순간 '정말 시가 노래가 되었구나, 진짜 아름다운 노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미처 몰랐던 아름다운 시와 노랫 가사들을 새삼 더 아름답게 일깨워주는 책이라 풍성한 마음이 들었다. 


시에서 이야기만 추려 읽는 것은 충분한 일이 못 된다. 우리는 시인의 목소리를 읽고, 침묵하저 읽어야 한다. 말한 것과 말한 것 사이,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 사이, 말로 하지 못한 것까지, 아니 시인 자신도 모르는 것까지, 보이지 않는 암흑까지 경청하며 읽어야 한다. 

-그대를 듣는다 p. 71-

보통 '시'라는 것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친절하게 무슨 내용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읽으면서 시 구절 사이사이 자간이나 단어에서 시인이 나타내고자 하는 느낌을 짐작해 볼 수 밖에 없다. 그런 막연한 시에 대해 저자 정재찬은 우리가 좀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재미난 이야기로 만들어 들려준다.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천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황인숙, <강> 

....(중략) 
너무 야멸치고 매몰차다고? 여전히 넌 내말을 허투루 듣는구나.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는 내 마지막 말이 청유형으로 끝나고 있음에 너는 유의하지 않는구나. 친구야, 그 강에 나도 같이 갈 거란다. 어쩌면 너보다 더 미치고 싶은 이야기를 강에다가 퍼붓고 오려는 거란다. 복장 터지는 이야기, 애간장 저미는 사연, 너에게 아니하고 저 강에다 실컷 부려 놓으려는 것, 그러니 강가에서는 눈도 마주치지 말자는 게다. 눈 마주치면 행여나 서로에게 이야기할까 봐 그러지 말고 우리 두 사람 함께 저 강, 같은 곳을 향해 같이 푸념하려는 게다. 너나 나나, 목숨 붙은 인간이란 영락없이 죄다 고독한 존재, 이만한 우정과 위로, 연민이 달리 어디 있겠느냐. 그러니 네 외로움을 나에게 말하지 말아다오. 제발 부탁이다 친구야. 

p. 125 ~127
너무 매몰차 보이는 이 시를 세세히 이야기로 뜯어보니 괜히 가슴이 아파오는 건 왜일까. 살면서 외롭고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힘드냐 나도 힘들다 라고 말하는 대신 매몰차게 나도 힘들다, 우리모두는 외롭고 고독한 존재니 그만한 위로가 어디 있겠냐고 말하는 저 시 속에서 오히려 약간은 위로를 받는다. 시가 직접 말해주지 않은 것들을 저자가 이야기로 풀어서 얘기해준 내용들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에 대해 '이건 진짜 맞는 말이다!!' 라고 무릎을 쳤던 구절이 하나 있다. 


신학자 폴 틸리히는 "외로움이란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는 말이고, 고독이란 혼자있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이다." 라고 정의했다. 사실 남들과 어울리고 싶은데 그럴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칩거 생활을 하는 것은 고독이 아니다. 외톨이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다음 구절에 동의한다. 


사람들이 정말로 두려워하는 것은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외톨이로 여겨지는 것'이다. 당신은 혼자 있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혼자 있지 못해서 외로운 것이다! 루소는 "사막에서 혼자 사는 것이,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사는 것보다 훨씬 덜 힘들다"라고 말했다. 외로움은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가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있을 때 엄습한다.


마리엘라 자르토리우스, 장혜경 옮김<<고독이 나를 위로한다>> 중에서  


- 그대를 듣는다 p. 135- 

혼자 있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사람들 속에서 외톨이로 취급되는 것이 훨씬 힘든 일이라는 것, 그래서 무수한 사람들 속에서 매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더 외로울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렇지만 외로움이라는 말과 달리 고독이란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한 것이라는 것. 그렇다면 난 고독함을 좀 즐기는 것 같다. 물론 완전 혼자일 순 없지만 혼자만의 외로움과 시간을 어느 정도는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니까 ㅋ 


'그대를 듣는다' 에는 곳곳에 공책에 따로 옮겨적어 간직하고 싶은 시와 아름다운 노랫말이 넘친다. 노래에서 음을 빼고 가사만 보니 그저 아름다운 시인 노래들이 참 많다. 특히 송창식의 나의 기타이야기 는 이번에 처음 들어본 노래였는데 노랫말만 들어도 클래식한 영화한편이 생각나는 아름다운 노래라서 자꾸 흥얼거리게 되더라. 


옛날 옛날 내가 살던 작은 동네엔 / 늘 푸른 동산이 하나 있었지 / 거기엔 오동나무 한 그루하고 / 같이 놀던 소녀 하나 있었지 / 널따란 오동잎이 떨어지면 / 손바닥 재어보며 함께 웃다가 / 내 이름 그 애 이름 서로서로 / 온통 나무에 이름 새겨 넣었지 


하늘이 유난히도 맑던 어느 날 / 늘처럼 그녀의 얼굴 바라보다가 / 그녀 이름 새겨 넣은 오동나무에 / 그녀 모습 담아보고 싶어졌지 / 말 할때는 동그란 입하고 / 가늘고 길다란 목도 만들고 / 아 잘쑥한 허리를 똑같이 만들었을 땐 /  정말 정말 너무 너무 예뻤지 


사랑스런 그 모습은 만들었는데 / 다정한 그 목소리는 어이 담을까 / 바람 한 줌 잡아 불어넣을까 / 냇물 소리를 떠다 넣을까 / 내 가슴 온통 채워버린 그 목소리 때문에 / 몇 무릎 몇 손이나 모아졌던가 / 이루어지지 않는 안타까움에 / 몇 밤이나 울다가 잠들었던가 


어느 날 그녀 목소리에 깨어나보니 / 내가 만든 오동나무 소녀 가슴엔 / 반짝이는 은하수가 흐르고 있었지 / 하나둘 여섯줄기나 흐르고 있었지 / 오동나무 소녀에 마음 뺏기어 / 가엾은 나의 소녀는 잊혀진 동안 / 그녀는 늘 푸른 동산을 떠나 / 하늘의 은하수가 되었던거야 



후렴 

딩동댕 울리는 나의 기타는 / 나의 지난 날의 사랑이야기 / 아름답고 철모르던 지난날의 슬픈 이야기 / 딩동댕 딩동댕 울린다. 


송창식 작사,작곡 < 나의 기타 이야기> 


-그대를 듣는다 p. 53 ~ 59- 

책을 읽고 순간 취향이 좀 올드해 진 듯도 하지만, 이런 시 같은 옛 노래를 들으니 오히려 새로운 기분이 든다. 나만을 위한 특별 라디오가 있다면 이런 기분일까? 몇시간동안 나를 위해 속삭이는 재미나고 특별한 라디오를 들으며 마음이 따뜻해진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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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살인 1
베르나르 미니에 지음, 윤진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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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생각의 지배를 받는 동물이라 여름에는 겨울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읽으면 더위가 좀 가시는 것 같다. 바깥은 뜨거운 여름이지만 머릿속에는 눈발이 휘날리고 눈이 가득 쌓인 설원이 펼쳐져 있다면 얼마간은 에어컨을 끄고 있어도 덜 덥지 않을까. 더운 여름엔 역시 스릴러 소설이 최고이지만, 거기에 더해 추리력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스토리와 추운 겨울 배경까지 더해지면 여름을 보내기에 완벽한 소설이 아닐까 싶다. 


생마르텡의 오래된 수력발전소가 있는 곳, 특히나 추운 겨울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발전소를 수리하는 직원들만이 정기적인 점검을 위해 방문해서 몇달을 보내는 곳이다. 그 수력발전소로 통하는 해발 2000미터 상공의 케이블 로프에서 인간의 작품이라기엔 너무나 끔찍한 말의 시체가 발전소 수리공들에 의해 발견된다. 말의 목은 잘려나가고 없고, 말의 몸통에서 살을 도려내 마치 새가 날개를 펴고 앉아있는 것 같은 형상의 시체이다. 어떤 살인마가 이런 상상력을 발휘해 말을 죽여서 그 높은 곳에 매달아놓았을까. 말의 무게는 200kg에 달하고 도저히 성인 한명이 들고 나르기엔 무리가 있다. 분명 케이블카로 말을 옮겼을 텐데 그날 밤 그 곳을 지켰던 경비소 직원들은 밤새 케이블카가 움직이는 소리도 진동도 못들었다고 말한다. 도대체 누가,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었던 거지?  


끔찍한 사건이긴 하지만 사람도 아니고 말의 시체이니 별거 아니라 생각할수도 있지만 그 말은 그 지역 최고의 부자이자, 다국적 기업의 오너인 에릭 롱바르가 소유한 최고급 순종마 였다. 자신이 무척 아끼던 말이라며 매스컴에 나와 범인을 꼭 잡고 싶다고 말하는 그로 인해 이 사건은 많은 매스컴의 관심을 받는 사건으로 부상하였고, 세르바즈 경감이 이 사건을 떠맡게 된다. 단순한 정신이상자의 살해 행위라고 판단하기엔 너무 끔직하기에 범인을 찾기 위해 증거를 찾다가 특이하고 엄청난 증거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수력발전소 근처에 위치하는 바르니에 치료 감호소에 수감되어 있는  쥘리앙 이르트만의 타액이 발견된 것이다. 그는 자신의 부인과 그의 정부를 비롯하여 여성 40여명의 살인혐의를 받고 있는 희대의 살인마이자, 전직 검사로써 뛰어난 두뇌를 가졌고 심지어 직업적으로 성공해 사회적인 존경도 받았던 인물이다. 부인과 그 정부를 살해하던 밤, 현장에서 사소한 실수로 인해 꼬리를 밟혀 살인죄로 기소 된 그는 경찰에 잡혔지만 정신질환자로 분류되어 바르니에 치료감호소의 A지역에 수감되어 있었다.,하지만 바르니에 치료감호소는 엄청난 보안 시설로 인해 갖혀있는 환자들이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도록 이중 삼중으로 둘러쳐져 있는 곳인데 대체 어찌된 일일까. 


그 계기로 단순한 말 살해사건은 하나의 연쇄살인의 신호탄으로 바뀌며 이야기가 점점 더 흥미롭게 진행된다. 말 살해사건에서 제대로 된 실마리를 찾기도 전에 또다른 살인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번엔 사람이 철제나무 다리에 목 매달아 죽은채 나체로 발견된다. 자살이라고 할 수 없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죽어있었고, 죽는 과정도 아주 고통스럽고 끔찍했다. 범인은 일부러 범인에게 아주 오랫동안 느리게 고통을 주며 죽인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수사는 급물살을 타며 더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게 된다. 범인이 누굴지, 어떤 이유 때문에 이런 끔찍한 살인을 시작한 것인지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다. 피해자간의 연관관계를 알기도 어렵다. 다음 타겟이 누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모두가 긴장한 상태로 범인을 찾고 있지만 어떠한 명확한 증거도 찾을 수 없다. 도대체 살인자와 살해된 사람들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으며, 누가 어떤 앙심을 품고 살인을 시작하게 된 것일까. 


소설 눈의 살인은 살인자가 누구인지 찾아가는 과정에서 하나씩 생각해 볼만한 증거를 던져주며 추리를 통해 독자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독자는 사건을 맡은 주인공 세르바즈 경감이 사건의 전말에 대해 알아가는 속도와 똑같은 속도로 정보를 획득하기 때문에 소설의 초반 부분은 자칫 지루할 수 있다. 총 2권으로 이루어진 소설이라 보통 소설의 2배에 해당하는 분량이지만 뒤로 갈수록 궁금함이 더해져 읽을수록 속도감이 붙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기욤 뮈소와 르몽드 지에서도 격찬을 받은바 있다고 한다. M6텔레비전에서 드라마로도 방영되어 최우수 TV 시리즈 상도 받았다고 하니 작품성과 재미를 둘 다 가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겨울의 피레네 산맥에서 벌어지는 숨막히는 살인게임과 더위를 잊게 해주는 오싹함이 있어 여름밤 더워서 잠이오지 않을때 읽으면 더위를 가시게 해줄 작품인 것 같다. 


여름을 함꼐 보낼 시원한 스릴러물을 찾고 있다면 이 눈의 살인 1,2권과 함께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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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고양이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이데 요이치로 지음, 장윤선 옮김 / 미술문화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몇 년 전에 비해 고양이덕후 들이 넘나 많아졌다. 5년 10년전만 해도 고양이는 무섭다며, 심지어 길고양이를 도둑고양이라 부르며 무시하던 풍조가 많았는데 요즘엔 너도나도 고양이를 부르짖으며 귀욤 터지는 고양이 동영상이나 움짤이 가장 인기있는 시대가 되었다. 언제부터 고양이가 우리의 생활 속에 이렇게 깊이 들어온 걸까? 고양이는 보면 볼 수록 신비한 동물이다. 어쩜 우리보다 똑똑한 동물의 탈을 쓴 존재인지도 모른다. 보통 개와 고양이를 비교해서 설명하곤 하지만 고양이는 개와는 분명 다른 생명체라는 생각을 한다. 나의 반려묘 다림이를 봐도 대체 그 속에 뭐가 들었는지 알수 없는 그 표정, 그 도도함이 자꾸 나를 끌어들인다. 이것이 고양이의 미친 매력이 아닐까? 


고양이의 매력은 일찍이 몇세기 전부터 예술가들도 알아봤나보다. 책속에 나와있는 명화 속에  고양이 모습들을 보니 고양이의 평소 동작이나 행동을 너무나 정확하게 캐치해서 그려놓아 놀라웠다. 그림 속 등장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때로는 구석에서 보일듯 말듯하게, 때로는 그림 속의 주인공인 듯 존재감을 내뿜는 고양이들을 보니 무척 흥미로웠다. 이 책은 일본의 이데 요이치로 와 가와모토 모모코 두사람의 대담으로 구성되어 한쪽엔 그림을, 한쪽에는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화가에 대한 설명과 그림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대화 식의 말랑말랑한 언어로 이루어져 있어 일반적인 예술책보다 읽기가 수월한 느낌이 든다. 





그알못(그림은 알지도 못하는)인 나는 그림을 그린 화가나 그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책 속에 있는 그림만 한참 쳐다봐도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잼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가 나와서일까. 어떤 그림에서는 숨은 그림 찾기하듯 숨어있는 고양이의 존재를 보고 놀라기도 하고, 넘나 귀엽고 사실 적인 고양이 그림에 놀라기도 하면서 즐겁게 감상했다. 그림 속에서 하나의 배경처럼 등장하는 고양이이지만 고양이가 그림속에서 가지는 의미는 참 다양했다. 먹이를 노리는 악의 화신처럼 등장하기도 하고, 남자에게 사랑고백을 받는 주인 옆에서 고양이 특유의 도도한 표정으로 "난 그 연애 반댈세." 라고 말하는 듯한 그림도 있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고양이는 개와 함께 그려져 상대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고, 주인에게 옭아매인 채 자유가 없이 표현되어 있는 개들과 달리 고양이는 그림속에서도 자유롭게 뒹굴기도 하고, 장난을 치기도 하고, 식빵자세를 한 채 주변환경과 나는 별개라는 듯 심드렁하게 앉아있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고양이가 주는 메시지가 강력하고, 그림의 구도에도 은근슬쩍 관여하기 떄문에 전체적인 그림의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다.  







위의 그림에 대한 저자들의 설명이 특히 잼있었다. 물체의 예쁜면을 극대화 시켜 키치하게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이 화가는 예쁜 소녀와 귀여운 고양이와 강아지를 함께 그렸는데 여기서도 고양이와 개는 대비를 이룬다. 강아지는 소녀가 안고 있는 포즈가 불편하지만 아무말 없이 어정쩡하게 안겨있는 반면, 고양이는 소녀의 포즈가 맘에 들지 않는 듯 금방이라도 한대 후려칠 것 처럼 앞발 하나를 들고 소녀를 노려보고 있다. 이 그림의 제목은 <세명의 친구>라고 하는데 이 세 친구들의 서열을 보면 고양이 > 소녀 > 강아지 순 인것 같다며 그 순서의 높이대로 그린 것이 아닐까 한다는 저자들의 대화가 흥미로웠다. 



고양이는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신비로운 면을 많이 가지고 있는 동물이다. 또한 지구상에서 사람보다 서열이 높은 유일한 동물인 듯 싶다. 동물 중에서 사람을 '집사'로 부려먹을 수 있는 동물은 고양이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예술가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어 예술가들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뮤즈가 되기도 했다는 것. 고양이의 도도함과 심드렁함이 좋다. 그 매력이 명화에서까지 그대로 드러나 있어 더 즐거운 경험이다. 


고양이 움짤보다 좀 더 품격있는 고양이를 즐기고 싶은 고양이덕후 들은 이 책을 보시길.. 

나의 고양이가 좀 더 사랑스럽고 신비스럽게 보일 것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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