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우리나라에는 둘 다 통에 들어있는 껌을 판다. 하지만 일본의 껌 통에는 들어있고, 우리나라 껌 통에는 없는 것이 있다. 바로 껌을 싸서 버리는 종이다. 종이로 포장해서 파는 납작한 껌과 달리 통에 낱개로 들어있는 껌은 씹다가 버리고 싶을 때 싸서 버릴 종이가 없으면 정말 낭패다. 길 가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껌을 밟았을 때의 그 더러운 기분을 안다면 대충 바닥에 훅 하고 뱉어버릴 생각만큼은 제발하지 말자.
그깟 껌 통의 껌종이 몇 장이 뭐가 대단하냐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껌종이 따위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배려한다는 것 자체에서 살짝 충격이 온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디테일이란 아마도 그런 것일 것이다.
도쿄 디테일은 저자가 일본 도쿄를 여행하면서 느낀 일본 특유의 디테일한 문화에 대해 보고 느낀 점을 정리해 담은 책이다. 도쿄에 다녀온 감성을 나열해 놓은 단순한 에세이나 여행기가 아닌, 머릿속에서 별사탕이 톡톡 터지는 느낌의 마케팅 #인사이트 가 담긴 책이다. #일본 문화를 단순히 구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느낀 것을 메모하고 그것들을 통해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과정을 흥미롭게 담고 있다. 재밌는 건 저자가 처음부터 책 내용을 기획하고 #도쿄로 떠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휴식차 갔던 여행이었는데 도쿄 일정 막바지에 갑자기 프로젝트화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는 저자가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돌아다니며 느낀 감상과 아이디어들이 톡톡 거리며 살아있다. 바로 메모의 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