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싶어 - 마음속 때를 벗기는 마음 클리닝 에세이
가오리.유카리 지음, 박선형 옮김, 하라다 스스무 감수 / 북폴리오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기서 아-무 생각이 없다는 것은 '멍 때리기' 같은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감정에 휘둘림이 없는 평온한 상태를 말한다. 누가 나를 싫어하든 말든,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말든 나 자신은 마음이 편한 상태다. 그런 경지에는 어떻게 오를 수 있는 것일까. 내가 딱 오르고 싶은 경지, 이 책은 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싶은 사람을 위한 마음 클리닝 방법을 담고 있다. 

글자는 적고 그림은 많은 책이라 자기 전에 누워서 호로록 한입에 다 읽어버렸다. 뻔한 얘기만 담겨있네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분명 생각할 거리는 준다. 책을 읽으면서 최근에 나를 괴롭히던 생각에 대해 순간 아! 하면서 답을 찾은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림 에세이 형식으로 가볍게 쓰였지만 REBT(인지 감정 행동요법)의 ABC 이론을 토대로 하여 쓰였기에 실제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는 데 있어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우리는 어떤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서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건이 우리에게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마음 안경이라는 머릿속 정보처리 과정을 거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나를 미워한다고 할 때, 그 사건 자체가 나에게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 안경이 작동해 나에게 속상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어떤 사람이 나를 미워하는 것 자체는 죄가 없다. 다른 사람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은 내 생각 자체가 나를 괴롭히는 것이니까. 그렇기에 나를 괴롭히는 모든 감정의 원인은 나에게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좀 억울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문제가 나에게 있다는 것은 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에 오히려 희망이 있다. 

모든 사람에게는 마음 안경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문제는 마음 안경에 때가 껴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시작된다. '저 사람이 나를 미워하다니 분명 나에게 문제가 있을 거야', 혹은 '저 사람이 나를 미워하니 분명 다른 사람들도 나를 미워할 거야' 같은 이상한 생각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고통이 시작된다. 물론 사람들이 나를 미워하는 객관적인 이유를 알고 있다면 고치면 될 일이지만 어차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매력적이고 인기 많은 연예인도 안티팬은 있기 마련인데 누군가 나를 싫어한다고 해도 너무 상처받지는 말자. 

마음 안경에 때가 타기 시작하면 각종 비이성적인 생각들이 자리 잡기도 한다. 편견이나 성급한 일반화 같은 과정을 통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 일도 스스로가 점점 크게 부풀려가는 것이다. 내가 최근에 했던 생각들도 어쩌면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별로 심각하지도 않은 일에 괜히 의미 부여를 하고, 점점 큰일로 부풀려가는 것이다. 잠깐만 바꿔서 생각해봐도 우스울 만큼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는데 말이다. 

마음이라는 건 의외로 바꾸기 쉬울지도 모른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면 되니까. 
정말 그렇다고 생각하니? 그게 틀림없니? 정말 그러니? 
묻다 보면 어느샌가 알게 된다. 그것이 스스로가 만들어낸 감옥이었음을... 

혹시 지금 스스로가 만든 감옥 안에서 괴로워하고 있다면 마음 안경을 한번 쓰윽 닦아보자. 
생각보다 세상은 밝고 깨끗할 수도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