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드니까 느끼는 게 있다.
어제 일은 잘 까먹는데,어릴 적 일이 새록새록 기억난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70년대이다) 아빠가 사업 망해서 월부 책장사 하시는 친구분에게 SF전집을 사서 책꽂이에 꽂아 두셨다. 책을 좋아했던 나는 얼른 책장을 넘겨 보았지만 이건 영......
그 후로 1년 여가 지난 4학년 무렵,방학 때 방바닥에서 뒹굴던 나는 너무 심심한 나머지 그 책을 다시 열어 보았는데..... 우잉,이렇게 재밌는 걸 그동안 그냥 두었단 말인가! 그래서 그 12권의 책은 그 후 우리집 형제들에게 마르고 닳도록 읽히다 내가 중학생 때 쯤 다른 집으로 양도되었는데..... 지금 그 책이 너무 보고 싶고 그걸 왜 남줬을까 싶다.

그 책의 제목은 대략 다음과 같은데 혹시 아시는 분 있으신가요?
1.별나라에서 온 소년
2.백만년 후의 세계
3.수수께끼의 떠돌이별 X
4.미래로의 여행
5.소년화성 탐험대 
6.보이지 않는 생물 바이튼
7.한스 달나라에 가다
8.로봇나라 소라리아
9.까먹음
10.까먹음
11.지구 마지막 날
12.우주전쟁

재밌겠죠?
내가 SF를 좋아하는 건 이 책들 덕분인 것 같다. 역시 어린 시절의 경험은 평생을 좌우하는....

오랜만에 옛 추억 얘기를 하니 기분이 상쾌하다.

이것도 오래전에 다른 곳에 써놓은 글. http://wiki.sfreaders.org/에 찾아가니 이런 소개가 있다.

  1. 별나라에서 온 소년. Son of The Stars(1952)

      RaymondFJones 지음 / 장수철 옮김

      소년 천문학자 론은 추락한 별나라의 비행접시에서 우주인 그로나르를 구출해 낸다. 그들의 우주선단은 무엇 때문에 지구에 온것일까? (알고 싶어지지요?)

  2. 백만 년 후의 세계. City at World's end (1951)

      EdmondHamilton 지음 / 김영길 옮김

      수폭전이 시작되었는가? 번쩍하는 순간, 피이트가 살고 있는 미들타운은 백만 년 후의 세계로 날려가 버리고 말았다. (날려간뒤의 모험이 재미있지요. 용감한 우리의 영웅 피이트, 날아다니는 외계인 반과 발은 기억나나요?)

  3. 수수께끼의 떠돌이별X

      라이드 지음/ 안동민 옮김

      우주군 사관후보생 보브 소년은 떠돌이별 X를 탐험하러 떠났다. 그러나 보브의 탐험대는 X별의 검은 로켓에게 잡히고 만다. (잡힌뒤에 어떻게 되었을까 읽어봐야 겠지요.)

  4. 미래로의 여행. The Door into Summer (1956)

      RobertAHeinlein 지음 / 박화목 옮김

      인공동면으로 미래로 오게 된 나는 다시 타임 머시인으로 과거로 되돌아 갈 수 있었다. 과연 시간 여행이란 신기하고도 멋진 것이었다. (이건 너무 썰렁한 해설이군요. 허허)

  5. 소년화성탐험대. Young Visitor to Mars (1953)

      RichardMElamJr. 지음 / 이주훈 옮김

      화성의 짐슴 코끼리개미의 추격을 받고 깊은 동굴로 떨어진 테드와 짐은 마침내 그 곳에서 멋진 화성인의 문명의 자취를 발견하게 된다.

  6. 보이지않는 생물 바이튼. Sinister Barrier (1943)

      EricFrankRussell 지음 / 장수철 옮김

      계속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과학자의 죽음? 지구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생물 바이튼에게 조종되고 있었다. 그것을 알아낸 과학자는? (약먹으면 바이튼 보인다고 해서 혹시 구해서 먹어보신 분 없지요?)

  7. 한스 달 나라에 가다 Hans hardts Mondfahrt: Eines abenteuerliche Erzahung (1928)

      OttoWilliGail 가일 지음 / 김영일 옮김

      원자력 로켓을 발명한 헐트 박사는 피란트호로 멋지게 달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거기에서 발견한 아틀란티스 대륙의 수수께끼는....? (너무 구닥다리 이야기 같지요. 옛날 작품 티가 많이 나지만...)

  8. 로봇 나라 소라리아. The Naked Sun (1957)

      IsaacAsimov 지음 / 이주훈 옮김

      베이리 형사는 로봇 탐정 다니엘과 한 패가 되어, 소라리아에서 계속 일어나고 잇는 의문의 우주인 살인사건을 마침내 해결하고 만다. (이건 완전히 핵심 줄거리를 다 말해버리는 군요.)

  9. 붉은 혹성의 소년. Red Planet (1949)

      RobertAHeinlein 지음 / 장수철 옮김

      화성의 국민학생 짐 소년은 화성인 객(게+기역)고와 단짝이 되었다. 화성인의 동굴에는 많은 월리스가... (스케이트 타고 운하를 이동하던 장면 기억나십니까? 월리스의 비밀도?)

  10. 로봇 별의 수수께끼. Phobos, The Robot Planet (1955)

      PaulCapon 지음 / 김영일 옮김

      화성의 달인 포보스는 바로 인공위성이다. 포보스의 로봇에게 끌려간 지구의 어린이는 탈출을 기도한다.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어린이뿐 아니라 젊은 오빠도 나오는데, 세익스피어 아저씨 아닌가요? 당연히 무사히 탈출성공, 그럼 못빠져 나올줄 알았수?)

  11. 지구 마지막 날, 와일리 지음/안동민 옮김

      괴성이 충돌하여 마침내 지구가 폭발하여 버린다. 갑자기 살 곳을 잃은 인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건 이 책 뒤이야기 같아요. 허, 궁금하네.)
  12. 우주전쟁. Between Planet (1951)

      RobertAHeinlein 지음 / 박화목 옮김

      화성의 단 소년은 비밀 로켓의 설계도를 가졌던 탓으로, 지구-금성을 무대로 한 우주전쟁에 뛰어들게 된다. 앞으로 단 소년은 어떻게 될 것인가? (궁금하지요. 안가르쳐 주지! 사실 나도 잘 기억이 안나요. - 지금 읽었습니다. '이번에 올 때는 이렇게 멀리 도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구나'하고 단은 생각하였다. 

     

    이 책 아시는 분 혹시 계신가요? 우리 즐거운 유년의 추억을 공유해 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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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꼬 2005-02-21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70년대에도 어린이용 SF 시리즈가 있었던 모양이네요.. 저도 초등학교 2학년때는 70년대였어요... 그런데, 1980년은 70년대입니까? 80년대입니까? (쓸데없는 소리만 하고 도움은 못드리네용)

물만두 2005-02-21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님 부러워요. 울 아버지는 문학전집만 ㅠ.ㅠ 그때 추리전집이런 거 사놓으셨음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답니다.

깍두기 2005-02-21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0년은 80년대 아닐까요? 말 그대로?^^
저 책은 정말 재밌었답니다. 만두님, 추리전집 하니까 6학년 때 홈즈 열심히 읽던 기억 나네요^^

가을산 2005-02-21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70년대인 초등 5-6학년때 SF 시리즈에 푹 빠졌었습니다.
근데, 제가 보았던 시리즈는 거의 40권인가, 60권까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거든요?
몇개월 간격으로 10권씩 출간되었는데,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때, 또는 시험 잘봐서 상으로, 치과 가서 치료받는 대신에... 엄마에게 졸라서 한권 한권 장만했답니다. ^^

저도 제목은 많이 잊었지만... 영화 '에일리언'의 원작도 있었고... '잃어버린 세계', 불사판매 주식회사, 타임머신... 음.... 달이나 화성 탐험 이야기는 부지기수고....
당시 책에는 처음 보았던 형식의 삽화도 인상적이었어요.
마지막 두권은 한국 작가의 SF였던 것도 기억나요.

깍두기 2005-02-21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반가워요. 우와, 60권짜리라니 전 왜 그걸 몰랐을까요? 잃어버린 세계를 비롯, 다들 그리운 책들이네요 우워어~

마태우스 2005-02-21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언니, 님이랑 저랑 비슷한 세대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봐요. 전 님이 재밌게 읽으신 저 책들, 하나도 안읽었어요.(생각해보니 이건 세대의 문제는 아닌 것 같네요...)

가을산 2005-02-21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운빈현님! 제가 봤던 책들이 많이 있네요!
ㅎㅎ, 황혼의 타임머신은 우리나라 작가의 글이죠! 아........ ^0^
와~ 강철도시!, 와~ 걷는 식물 트리피트! 으아.... ^^

깍두기 2005-02-21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빈현님, 직지에 갔다 오셨군요? 저 명단에 있는 책들을 완역판으로 다 보는 게 제 소원입니다^^

panda78 2005-02-21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와- 저도 저 목록 중에 한 스무권 정도 가지고 있었는데! >ㅁ<
저도 이 시리즈 때문에 SF좋아하게 됐죠.
암흑성운이랑 스카이라크가 특히 기억에 남는군요.. 와.. 다시 읽고 싶습니다!
시험끝나면 운빈현님 서재에 가봐야겠군요! ^^

깍두기 2005-02-21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빈현님, 물론입니다.
판다님 반가워요^^ 역시 어린시절의 경험이 중요해, 그렇죠?^^

kyumi 2014-02-18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최근에 어느분이 물어봐서 찾아보다 알게 됐는데,
광음사에서 나온 소년소녀세계과학모험전집이네요.

그분이 저 중에 백만년후의 세계라는 책을 다시 읽고 싶다고 해서
혹시 아직 구할만한데가 있나 미친듯이 검색해 봤는데,
아쉽게도 제 검색력으로는 현재 판매하는데는 못찾았고, 원서로 무료 다운로드가 되더라구요.
그치만 영어가 달려서;;

이 책에 대한 추억을 가진 분이 의외로 종종 있네요^^

미스티 2019-05-10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전집 저도 어렸을때 우리에 있어서 읽었었습니다.
참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지금은 어디갔는지 가끔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