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도적적 확신을 칭찬 받고 싶다는 야망

왜 pc한게 싫지? 내가 뒤틀려서? 아니, 어쩌면 인간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서. 누구보다 이념적으로 살고 싶었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인 문제로 고뇌하는. 그래서 인간, 에휴 절레절레 하게 되는 소설을 읽고 있는 중인 데, 이 인간 참 싫다라고 생각하면서도, 이 소설은 재밌는 거다. 아, 이 작가(필립 로스)는 어쩌면 진짜로 인간을 아는 것 같은 데, 그런데 그걸 알아서 이렇게 써버리다니. 이렇게 써버리면 인간들은 합리화를 할거 아니냐고!! 하지만 그것이 인간이지. 인간이, 이렇게나 참 모순적이고 허접해서… 결국 이 소설도 인간도 참 싫다. 괘씸해서 별을 세개 주고 싶은 데, 그거랑은 별개로 재밌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엘리자베스 문의 SF소설(잔류인구)은 참 좋은 소설이었는 데, 참 하품이 났단 말이지. 응? 좋은 소설이라는 건 알았고 느꼈지만 재미가 없었어. 와 같은 이야기를 하다가 말고 안녕, 헤어졌다. 착해 빠진 소설에 손이 안가는 이유에 대해.

내가 재미를 느끼는 소설은 확실히… 인간이 자기 모순에 날뛰다가 파멸하는 소설이다. 언제나 좋아서 울다 사랑해버리는 소설은 나만 안다고 느꼈던(물론 보편적일테지만 ㅋㅋ 읽는 순간 만큼은 완전 이해받았다 느껴버리는 감정을 일으키는) 아주 내밀한 감정적인 어딘가를 건드려주는 소설. (최은영 최은영최은영)

모르겠다. 소설은 소설이고. 글은 또 글이니까.

어떤 글은 글로 남기는 것 조차 상처가 돼버려서, 글로 남기는 것을 자체를 숙고해야하고. 실은 나 자신이야 나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글을 쓰지만. 그 글이 부득이하게 어떤 사람들을 상처주는 것은 아닐까 고민을 좀 했었고. 기왕이면 상처주지 않는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고, 어쩌면 나 스스로가 말의 무서움을 글의 무서움을 잘 알아서, 어떤 마음과 사실은 꼭꼭 숨겨서 표현하지 않은… 그러나 어떤 진실이 배어나오는 그런 글(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와 같은)을 쓰는 소설가들이야 말로 정말 대단하다고, 만약에 쓴다면 그런 걸 쓸 수 있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쓰는지는 모르겠음ㅋㅋ)

그런데 또 웃긴 게… 내가 읽고 또 읽고 또 읽어야한다, 읽어내겠다 싶었던 글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내가 상처 받는 글들이었다. 정희진 말마따나 “안다는 것은 상처 받는 것.”

그러니까 내가 그렇다. 상처 주기는 싫은 데, 상처 받더라도 알고 싶은 것들이 있다. 알아야 속이 시원하겠는 것들이. 이런 종류의 글을 쓰다보면 언제나 나의 마음은 섞이고. 섞여있다는 것이 여러 번 드러나면 결국은 알게 된다. 그냥 나 자체가 섞여 있다는 걸. 상처주지 않는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 뒤에는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숨어있고, 기꺼이 상처 받아가며 더 아프게 알기를 바라는 마음 속에는 내 상처에는 무뎌지고 싶다는 소망이 담겨있다.

누구도 상처주지 않는 글을 쓰려면 결국에는 글을 쓰지 않아야하는 거구나, 라는 생각을 오늘 했다. 자해를 하는 심리의 이면에는 나를 훼손하는 나 ‘자신’이라는 왜곡된 자아감(너는 나를 상처줄 수 없다)이 작용할지도 모르겠다고 다부장님의 보부아르 페이퍼에서 읽은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지금 왜 이게 생각나는 지는 모르겠다). 아, 알겠다. 어떤 글은 가끔 자해를 하는 심정으로 읽으며, 그런 글이 결론적으로는 나를 회복시켰던 경험에 대해.

나는 인간에게서 받은 상처에서 벗어날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다, 인간이 쓴 글, 인간이 창조해낸 이야기들을 보고 읽으면서 치유되었는 데, 최근에는 인간들이 쓴 글을 보고 상처받고, 인간을 통해서 치유받는 경험도 하고 있다. 어쩌면 계속 해왔는 데, 이제야 받아들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인생은 역시 알 수 없다.
인간은 역시 모순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글을 즐기지(훗)


그런 글을 즐겨버리게 된 이상, 상처주는 글을 쓰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테다. 안쓰는 것보다는 쓰는 게 낫지.
자, 글을 쓰자. 기왕이면 어려운 글과 상상력이 뛰어난 글을 쓰자. 그럼 좀 잘 써야 하잖아. 얽. 쓰지말자. 아닌데? 너무 잘 쓰려고 하진 말고 걍 쓰자. 아니다. 쓰지 말자. 일단 썼다… 오늘도 말과 사물 읽다 말고 실존에 대한 사면으로서의 글쓰기 해버리는 중… 아니 근데 하필이면 이 와중에 정희진을 인용하고 있어. 이게 글을 쓰라는 거여 말라는 거여, 뭐여 이게.


(다음날 댓글 읽다 덧붙임)
누구도 상처주지 않는 글을 쓰기 위해 ‘천착한’ 사람이 있다면 그의 글은 좋아할 것 같다. 
그런 글을 아는 사람 내놓으시오. -천착 공쟝쟝ㅋㅋ 공천착-


내 생각에 쉬운 글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익숙한 논리와 상투적 표현으로 쓰여 아무 노동(생각)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이다. 익숙함은 사고를 고정시킨다. 쉬운 글은 실제로 쉬워서가 아니라 익숙하기 때문에 쉽게 느껴지는 것이다. 진부한 주장, 논리로 위장한 통념, 지당하신 말씀, 제목만 봐도 읽을 마음이 사라지는 글이 대표적이다.
또 하나, 진정 쉬운 글은 내용(콘텐츠)와 주장(정치학)이 있으면서도 문장이 좋아서 읽기 편한 글을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내용과 기존 형식이 일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그런 글은 매우 드물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이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쉬운 글은 없다. 소용 있는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이 있을 뿐이다.*
어려운 글은 내용이 어렵다기 보다는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어려운 글은 없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글, 개념어 남발로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아무도 모르게 쓴 글, 즉 잘 쓰지 못한 글이 있을 뿐이다. - P106

인간의 사유 방식은 언어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상상력은 관념적인 것으로 오해되기 쉽다. *하지만 ‘딴 생각’은 머리를 흔들어서가 아니라 몸의 경험으로 기존 언어를 부정할 때 가능*하다. (…) 역지사지. 흔한 이야기지만 쉽지 않은 실천이다. (…) 아니, 쉽고 어려운 차원이 아니라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첨예한 이해 갈등, 정치 권력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주변’과 ‘중심’은 각자 다른 공간에서 일상을 보내며 ‘중심’은 안락한 삶의 유지와 영속을 위해 온 힘을 다한다. (…)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는 것, 인식의 위치를 바꾸는 것, 이것이 상상력이다. (…) 이제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주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동시에 내 안의 주변성을 탐색하는 것은 과거와 현재를 대립시키고 위계화하지 않는다. 이 때 일상은 깨달음이 주는 아름다움의 연속이 되고 인생과 예술의 길이는 같아질 것이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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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에 반항하고 싶어? (for 단발머리)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2-07-18 20:30 
    나는 열 여섯 살의 소년이다. 나는 막 인기 있는 라디오 드라마에서 ‘링컨’을 연기하며, 부자 동네에 살면서도 노동 계급을 위하는 건강한 사상을 지녔고, 풍채 당당한 신체와 성적 매력으로 유명 여배우와 결혼한 남자 ‘아이라 린골드’를 만났다. 그와의 만남이 있은 후, 나는 어쩐지 아버지와 멀어졌다. 아이라는 나와의 우정을 허락 받기 위해 아버지를 찾아와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눈다.“(184) 아버지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닫
 
 
2022-06-15 0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5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5 0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5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5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5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06-15 10: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라고 했으면 필립 로스 소설도 링크해주시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필립 로스를 사랑하고 미워하며 존경하고 싫어합니다.

잠언과 같은 쟝쟝님 글에 공감합니다. 난, 인간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여기에 조나단 넣어도 돼요?)... 기쁨을 주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걸 알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모순 덩어리죠. 자기 중심적이고. 그게 어쩌면 생존을 위한 것일수도 있잖아요. 죽는 그 순간까지 자기 합리화하면서 사는 게 우리 인간이니까. 그래도 날 위로해주고 웃게 하는 건 또 인간이라서... 사랑합니다, 조나단!

글을 씁시다. 이게 결론 맞죠? 글을 씁시다! (난 아침에 짧게 한 개 썼지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15 10:34   좋아요 3 | URL
아침부터 글쓰기라니!!! 완전 잘하셨어요💕 (저 어제 아티스트웨이 읽고 오늘부터 모닝 페이지로 다시 태어났어요!!ㅋㅋㅋ 환생 1일차 ㅋㅋ) 이 주절페이퍼의 요지는 마지막줄!! 바로 그겁니다. 저는 세뇌 중입니다. 우리 글을 씁시다ㅋ 나도 쓰고 너도 쓰고 씁시다 씁시다. 인간의 모순을 씁시다 ㅋㅋㅋ ㅇ ㅏ, 나는 모순이다. 필립로스 나쁘다 진짜. 것도 재능이다 재능이여.

새파랑 2022-06-15 1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통점 발견~! 저도 착한 소설은 안좋아하고, 좀 불행한(?) 결말을 좋아합니다 ㅋ 그래서 필립로스가 딱인거 같아요 ^^

공쟝쟝 2022-06-15 12:39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은 심하게 새파랑한 연쇄응원마인데 결말은 가혹하고 잔인한 결말을 좋아하는 모순에 가득찬 소설덕후! 필립로스 좋아하지마요. 그 인간 별로야!! 물어 뜯어줄테다!! 크어엉!!

새파랑 2022-06-15 12:57   좋아요 1 | URL
제가 좀 현실적인걸 좋아합니다 ㅋ 필립로스 소설과는 다르게 겉보기에는 순한 양 같습니다 ^^

공쟝쟝 2022-06-15 13:06   좋아요 2 | URL
아 ㅋㅋㅋ 필립로스가 아니라 새파랑 자신이 순한양이라는 거죠!? ㅋㅋㅋㅋㅋ 저도 막 인간이 파멸하는 소설 즐기고 맨날 인류노답 욕해도, 내 인생에는 진심이라고요 ㅋㅋ 저도 착해요… 사실 그렇다…? 응(?)

얄라알라 2022-07-16 16:45   좋아요 0 | URL
저는 학교 다닐 때도, 저자 비판 산뜻하게 잘 하시는 선후배님들 보면 질투나도록 신기했어요.
PC PC 스탈인가 [잔류인구] 혹해서 신나라봤는데, 착한 소설이라 좋아했나보네요.

공쟝쟝님, 이달의 당선작 덕분에 이 페이퍼 늦게라도 발굴했는데 덕분에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에 대한 궁금증을 미뤄놓다가 이번에 풀어야지 합니다.

축하드려요^^ 얽! 하시면서도 또 쓰시고 쓰시고 상도 받으시고
읽는 저희에게 기쁨도 주시고^^

공쟝쟝 2022-07-18 16:50   좋아요 0 | URL
얄라님 저자 비판이라 하시면.. 문창과? 국문과?~~(꺄아. 좀 멋진데요? 좀 환상이 있어요 제가 그쪽에 ㅋㅋㅋ)
저 역시 pc한거 보면서 인류애를 되찾습니다. 저를 절망에서 건져준 작품들은 다 그런 순한 맛 작품들이 맞고요. 그런데 현실은 무균실이 아니잖아요. 어떻게든 섞여서 살아야 하고. 그래서 [잔류 인구] 같은 작품을 별에다 쾅쾅 박아 놓고, [공산주의자] 같은 거 읽으면서 안풀리는 인생 자위하고 ㅋㅋㅋㅋ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좀 관대해지고 그럽니다.

저는 <올리브 키터리지>는 좀 더 나이들어 읽으려고 애껴뒀고요,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을 가장 좋아합니다. 하하하

다락방 2022-06-15 11:5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은영도 착한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최은영은 좋고 다른 착한 소설은 별로 안좋은 그 어떤 차이(?) 지점이 있을 것 같아요. 최은영 넘나 대표적으로 착한 소설 쓰잖아요. 저는 정세랑은 착하고 밝고 최은영은 착하고 조용한 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그들과 다르지 아주 달라요. 착한 소설을 쓰지 않는다. 음.. 그렇다고 나쁜걸 원하는 건 또 아니잖아요? 그렇다면 뭘 좋아하는걸까, 라고 생각하보게 되는데, 이건 좀 더 생각해보고 정리해봐야 될 것 같아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좋고, 줌파 라히리, 이승우 좋은데 난 뭘 좋아하는걸까... 어떤점을 좋아하는걸까. 생각해보겠습니다.

공쟝쟝 2022-06-15 13:00   좋아요 3 | URL
나 그 페이퍼 너무 원해요! 미래의 대문호님 꼭 천착해주세요!! 제게 정세랑은 명랑하고 착하고(그래서 인류애 폭망했을 때나 땡기지 잘 안읽게되요 ㅋㅋ) 반대로 최은영은 착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무의식을 건드린다고 생각해요. 그게 착한게 아니야…. 이런? (저 같은 착한 딸 컴플렉스가 있지 않았을까요?)
스트라우트는 루시바턴 한정예요. 저는 진짜 지독하게 쓸 수 있는 사람(그런 삶을 알고 살아본 사람)인데 그걸 감춰버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중적 성취가 있죠!? 그녀는?) 하지만 좋은 글은… 그렇게 열려있어서 우리를 생각하게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필립로스는 독자의 멱살을 잡고 가는 느낌입니다ㅋㅋㅋㅋ(이 아저씨 너무 마초얔ㅋㅋㅋ)… 줌파랑 이승우는 아직 안읽어봤어용.. 천천히.
그리고 언제나 읽으면서 별로다… 라고 생각하는 작가에 장강명이 있습니다 ㅋㅋㅋ (머리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

잠자냥 2022-06-15 13:20   좋아요 1 | URL
장강명 읽고 싶은 마음조차 안 들어서 여태 안 읽은 1인... 앞으로도 패스.... 걍 싫어;;

다락방 2022-06-15 14:11   좋아요 2 | URL
장강명 하나 읽었지만 앞으로 딱히 읽을 생각 없는 1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15 14:16   좋아요 1 | URL
저도 장강명 소설은 좀… 최근에 서울리뷰오브북스의 짧은 단편 읽었는 데 역시 ㅋㅋㅋㅋㅋ 이인간ㅋㅋㅋㅋ 드잡이좀 할까? ㅋㅋㅋㅋ 싶을 정도로 별로였음.
그런데 장강명 에세이 거의 다 읽은 1인 ㅋㅋ 장강명이 조지오웰 좋아한대요. 조지오웰도 산문을 소설많큼 많이쓰고 잘썼다고 하더라고요. 딴 이야긴데 김애란은 소설을 그렇게 잘쓰는 데… 에세이는 영… 뭘까? 그차이…

잠자냥 2022-06-15 14:27   좋아요 0 | URL
조지 오웰 산문도 어느 순간부터는 좀 너무 정치적으로만 느껴져서 흠..... (아 대체 뭐가 좋은 거냐 자냥! 너나 잘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6-15 14:29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은 그러고보고면 다락방 만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이만. =3=3=3=3=3

공쟝쟝 2022-06-15 14:30   좋아요 1 | URL
잠자냥// 이리와 이리와서 나랑 푸코 읽어.. 헤헤.. 푸코나 괴롭히자…. 아주 신나게 괴롭혀도 좋아해.. 이 사람 m이거든..🙄… 아 놔 북플지옥 도망치고 싶다 ㅋㅋㅋ 알람끄고 일한닼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6-15 12: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글이란 게, 어떤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고 올바르고 착하게 쓰려고 하면 솔직하지 못해지는 것 같아요. 사실 나 자체가 완벽히 올바르지 못한데.. 결국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글밖에 안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저도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똑같이 솔직해도 어떤 글은 남을 상처주고 어떤 글은 자기 속을 후벼파고.. 근데 그건 읽는 사람은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게 누굴 상처주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는 걸.

공쟝쟝 2022-06-15 12:50   좋아요 2 | URL
저는 예전에는 전혀 아무런 생각이 없이 쓰다가 쓰는 자의식이 생겨난 후 부터는 읽고 쓰는 것에 대한 생각을 좀 해요(역시 n…?) 다만, 계속 쓰다보면 쓰지 않을 수 없는 몸이 되고, 그리고 쓰면서 (푸코 말마따나) 내가 쓰는 게 내 실존이라면 절대 이도저도 아닌게 아니다라는 확신이 들어요. (나는 소중하고 나 밖에 없고 단 하나뿐인! 내 가 없으면 세상은 사라지니까!!)
자기 속을 매번 후벼파서 쓰는 것도 좀 별로고 ㅋㅋㅋㅋ 그런 글을 언제나 읽고 싶진 않고요?ㅋㅋㅋ 일단은 우리는 쓰는 걸 좀 해보자요..!!! 괭님 힘을내💪

잠자냥 2022-06-15 13: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위악적인 글도 싫지만 착하기만 한 책도 싫거든요… 그런데! 그런 의미에서 저는 최은영 소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작가 얼굴부터 착하게 생겼음 ㅋㅋㅋㅋ 근데 최은영은 좀 다르다고 하니 제가 뭘 놓쳤는지 더 읽어봐야겠네요….. 필립 로스 너무 마초마초해서 싫음;;: 영원히 좋아질 것 같지 않은 작가 중 하나…

공쟝쟝 2022-06-15 13:26   좋아요 3 | URL
아니 잠 비평가 ㅋㅋㅋㅋ 최은영 소설은 ‘내게 무해한 사람’을 읽어주세요. 단편집인데 맨 뒤부터 읽어주세요. (시간 아까워지면 읽다 말아도 됨) 잠냥은 착한딸 아니라서 싫을 수 있어요 ㅋㅋㅋㅋㅋ
저는 필립로스 싫어요 ㅋㅋㅋ 읽으면서 이 사람 남자 너무 사랑하넼ㅋㅋㅋㅋ 근데 읽으면서 재밌어욬ㅋㅋㅋㅋㅋ 아놬ㅋㅋㅋ 솔찍히 잠냥이랑 다락방님이랑 걸드문트(돌아와랏) 삼인방은 너무 높은 레베루의 소설 독자시고 ㅋㅋㅋ 저는 쪼렙꼬꼬만데요 ㅋㅋㅋ 소설은 정말인지…. 새로운 세계입니다 ㅋ
위악 하니까 떠오른 작가있어요 ㅋㅋ 다자이 오사무 ㅋㅋ 잠냥 다자이 오사무 싫어하죠?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6-15 14:06   좋아요 3 | URL
<내게 무해한 사람> 읽었어요... 제가 남긴 100자평은 이렇습니다.(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거라 실구매자 평에서는 안 보여요.) -섬세하게 써내려간 서늘하고도 안타까운 세계들. 최은영 작가 얼굴을 보면 참 선하게 생겼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여기 실린 작품들도 꼭 그렇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취향이 아니라는 말은 차마 못한 100자평.

다자이 오사무 ㅋㅋㅋㅋㅋㅋ 국내 번역작은 거의 다 읽은 거 같은데, 아 이젠 정말 못 읽겠어. 오그라들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걸드문트 정말 걷느라 안 오시네.

공쟝쟝 2022-06-15 14:13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백뭉이 불여일견 잠자냥!!!ㅋㅋㅋㅋ 저 근데 착한딸 컴플렉스 많이 극복됏는가 이제와서 읽어보면 어쩔지 모르겠어요… 책에도 때가 있는가… 이 책 읽고 저는 진짜… 작가님이 내 상처를 알아보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눈물을 흘린다….)
소설은 찔리는 부분이 다양해서 좋아요.
그리고 제가 참 선해요. 사실 아주 선하디 선한 사람입니다 제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 또르륵…

다락방 2022-06-15 14:13   좋아요 4 | URL
저는 최은영 좋아서 여러권 읽었는데, 최은영도 정세랑도 분명 좋은 글을 쓰는 좋은 작가라는 생각은 들지만, 음, 제 경우엔 여러권 읽고 나니 좀...

전 가부장제의 창조를 읽도록 하겠습니다 ㅋㅋ

공쟝쟝 2022-06-15 14:21   좋아요 2 | URL
다락방 // 저도 읽을거예요.. (압박쟁이)

다락방 2022-06-15 14:29   좋아요 4 | URL
저는 필립 로스를 싫어하는 마음 알겠고 저도 분명 짜증나고 원망하기도 하는데 되게 그 깊은 어떤 무언가를 건드리는 사람이기도 해요. 천재인가? 이런 생각 들게끔. 저는 <휴먼스테인> 읽을 때 페미니스트 등장씬에서 너무 괴로웠지만 그런데 그게 또 그 이야기가 전부가 아니라서 아아 인간이란 무엇인가 했던 지점이 있고, <네메시스> 읽으면서는 그 책 한권에 내가 엄청 흔들려버렸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를 물어보면 필립 로스를 얘기하진 않지만 그러면 싫어? 라고 물어보면 그건 아니야... 라고 하게 되는 복잡한 작가입니다. 흑흑 ㅠㅠ

저는 필립 로스 계속 읽을거란 얘깁니다. 흠흠.

singri 2022-06-15 13: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음 이책읽을 때 좋았던 한군데네요.
아무 노동 없이 글 읽는것 자체만으로도 요즘은 노동이긴합니다 눈이 넘나 시림ㅋ

암튼 착한소설 싫어하는건 아닌데 너무 말랑하면 읽고나서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합니다. 근데 또 애들 책 보다보면 이건 또 다른 문제로 넘어가고요.;; ㅋ

공쟝쟝 2022-06-15 13:33   좋아요 4 | URL
앍ㅋㅋㅋㅋㅋ 전혀 예상치 못한 침침 댓글 ㅋㅋ 낯선시선 ㅋㅋ 제가 요즘에 틈틈이 봅니다.. 확실히 다른 책들보단 좀 별론데 요즘 시대에 맞는 부분이 더 많아진 걸 보니 ㅋㅋ 한국현대사 퇴행 맞는 듯 ㅋㅋ
저는 원래도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닌데요, 모든 소설은 읽고 난 뒤에 제게 뭔가를 남기더라고요. 그래서 소설을 잘 안찾게 됩니다 ㅠㅠ

mini74 2022-07-08 18: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착해빠진 소설이랑은 안 맞는 공쟝쟝님 ㅎㅎ 축하드립니다 *^^*

그레이스 2022-07-08 18: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공쟝쟝님

새파랑 2022-07-08 19: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착한 소설 안좋아합니다~!! 공쟝쟝님 또 축하하는거 같네요 ^^
 

이 두 세기도 안되는 단순한 주름이 곧 사라진다는 데에 대해 우리는 깊게 안도할 뿐ㅋㅋㅋ

이어서 <광기의 역사> 타자성을 축소하기 위해 배제, 감금해야 하는 것의 역사. <말과 사물> 즉 사물의 질서에 관한 역사는 동일자의 사유- 식별과 분류, 동일성을 특기한 역사. 그것의 단절, 불안정성, 균열.

보르헤스의 웃음. 에피스테메 그리고 인간이라는 발견물.

근대의 끝? 다른 지층? 2022?

무튼 서문 끝 ㅋㅋㅋㅋ 머리 아프니까 달리기하고 자야지 ㅋㅋㅋ



그렇지만 *인간은 최근의 발견물이자 출현한 지 두 세기도 채 안 되는 형상이며 우리의 지식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단순한 주름일 뿐*이라고, 우리의 지식이 새로운 형태를 띠자마자 인간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오는 위안과 깊은 안도감도 역시 이로부터 싹텄다. - P21

(옮긴이 주) epistémè. 푸코의 이 개념은 어느 주어진 시대에 특정 학문 분야의 등장을 가능하게 하는 담론의 양태들을 연결하는 관계 전체를 뜻한다. 예컨대 18세기 말엽에 형성되었다고 하는 근대의’에피스테메‘는 인간의 특수한 존재 방식과 인문과학을 가능하게 했다. 푸코는 이 에피스테메가 종언을 고하면 지식의 주체 겸 대상으로서의 인간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식은 일련의 대상에관한 일관성 있는 담론을 실행하려는 주체가 자리 잡을 수 있는 언술의 영역, 이를테면 담론 실천의 장소이자 가능 조건이다. 그렇다면 어느 특정한 시대의 학문 분야나 지식을 대상으로 하여 추출할 수있는 "담론의 질서 또는 사상사나 과학사의 선험적 여건이 바로 에피스테메라고 말할 수 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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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6-15 0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쟝님 보르헤스 리뷰 쓰신줄 알고 들어 왔다가
푸코옹 ㅠ.ㅠ
ʚʕ •̥ ˕ ก ʔɞ

공쟝쟝 2022-06-15 08:38   좋아요 2 | URL
스콧님은 보르헤스 잘알? 저는 하나도 모름ㅋㅋㅋ 푸..코.. 어제 더 읽지 말까 읽을까 딱 세 번생각했어요. ㅋㅋㅋㅋ
 


집 앞에 조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가 생겼는 데, 정말로 조용하다! (금요일인데 사람이 없음)
혼 밥, 혼 영, 혼 전시 뭐 여타의 혼자 하는 것은 다 잘하는 데, 혼 술을 바깥에서는 안해봤다.
사실 현대의 도시 녀성의 진짜 화려한 싱글 라이프야 말로 바에서 혼술 아니겠는가? (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최근의 일)
나도 영화 <소공녀> 미소처럼 하루의 시름을 잊기 위해 바에서 술을 마시겠다가 아니라… 구정 이후에 읽은 소설 책이 2권밖에 없다는 심각한 사실을 깨달음… 🧘‍♀️

왜 이렇게까지 소설을 읽지 않았는 가? 나는 올해 소설 왕이 되기로 한 것이 아니었던 가? 자문을 해보았는 데… 그 이유는 나는 보통 맥주를 마시면서 소설을 읽는 데… 알콜 의존증을 이겨내 보고자 술을 끊었더니.
맨정신인 내 뇌가 아까워서… 철학 책을 읽어버린 것??!! (뭬..뭬야?)

그런데 읽는 게 철학 사회과학 페미니즘 자기계발서니까… 나 방금 페이퍼 쓰면서 느꼈는 데… 너무 선동적이야. 너무 정치적이야. 너무 사람이 경직되어 있고 딱딱해.
안돼!! 나에게 소설을 섭취하기 위해 알콜을 주입하러 바에 왔다.

건어물녀(이 말도 참ㅋㅋㅋ)처럼 집에서 맥주 퍼먹는 거 아니고 , 현대의 도시녀성처럼(그러나 추리닝 바지 입고 모자쓰고 와따..) 하이볼 마시면서 소설 책 읽는다. 설날에 읽다만 <공산주의자…>…를….

아…놔... 나 너무 분위기 있어….🤭 바텐더 오빠(오빠 아님), 저 공산주의자 아니예요. ㅋㅋㅋㅋㅋ
아무튼 아이언 맨! 아이언 린! 오랜만!


“(46) *나는 단순한 예의에서가 아니라 더 깊이 자리잡은 어떤 것(야망, 내 도덕적 확신을 칭찬받고 싶다는 야망)에 이끌려 간신히수줍음을 누르고* 그에게 그 야유를 선동한 게 바로 나였다고 말했다. 아이라의 삼위일체, 세 명의 아이라, 그러니까 연단에 섰던 애국적인 순교자 에이브러햄 링컨과 솔직하고 배짱 좋은 아이언 린이라는 미국 방송인과 뉴어크 1구 출신의 출세한 터프가이 아이라 린골드 모두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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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착해빠진 소설이랑 안맞는 이유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2-06-17 02:40 
    왜 pc한게 싫지? 내가 뒤틀려서? 아니, 어쩌면 인간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서. 누구보다 이념적으로 살고 싶었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인 문제로 고뇌하는. 그래서 인간, 에휴 절레절레 하게 되는 소설을 읽고 있는 중인 데, 이 인간 참 싫다라고 생각하면서도, 이 소설은 재밌는 거다. 아, 이 작가(필립 로스)는 어쩌면 진짜로 인간을 아는 것 같은 데, 그런데 그걸 알아서 이렇게 써버리다니. 이렇게 써버리면 인간들은 합리화를 할거 아니냐고!! 하지만 그
 
 
새파랑 2022-06-10 2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보고는 싶은데 밖에서 혼술은 못해봤어요 ㅋ 생각보다 쉽지 않던데 역시 공쟝쟝님은 대단~!! 게다가 필립 로스의 책과 함께라니 ㅋ 저 담대한 제목의 책~!!

공쟝쟝 2022-06-11 08:3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담대한 제목의 겁나 안읽히는 책 ㅋㅋㅋㅋ 필립로스… 언제 재밌어져요?

새파랑 2022-06-11 11:21   좋아요 1 | URL
필립 로스 미국 3부작은 인내가 필요한거 같아요 ^^

공쟝쟝 2022-06-11 12:55   좋아요 2 | URL
그래도 가까스로 재밌어짐 구간으로 돌입했어요 ㅋㅋㅋㅋ 배경해설이 너무 김 ㅋㅋㅋㅋ 잘쓰고 참 남자 미국인이네요 필립로스 ㅋㅋㅋ

미미 2022-06-10 22: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혼자 밥먹기도 몇단계가 있던데 혼술은 더 고차원 레벨이라고 생각합니다. 쟝쟝님 짱멋짐👍👍
(게다가 제가 다 좋아라하는 메뉴)
웨이터가 국정원에 신고하진 않겠죠?잘 지켜보세요😳

공쟝쟝 2022-06-11 08:32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아닙니다 ㅋㅋ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닙ㅋㅋㅋ (더 심한 사상을 가진 사람…)

독서괭 2022-06-10 2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여기 놀러오신 거였군요? 놀러가서도 책 읽는 쟝쟝님 대단하다 ㅎㅎ 바에서 혼술하며 책읽기 부러워요! 저도 언젠가 해보겠음요!

공쟝쟝 2022-06-11 08:32   좋아요 1 | URL
저두요 저두 제가 너무 근사했지만🥲 결국 소주로…

유부만두 2022-06-10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까 글만 올라왔을 때 섭섭했는데
짠! 사진으로 비로소 공쟝쟝님의 혼술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다음 레벨은 혼술 책 방송 스트리밍! ㅎㅎㅎ

공쟝쟝 2022-06-11 08:34   좋아요 0 | URL
으하하히 혼술 책 방송 스트리밍 ㅋㅋㅋㅋㅋㅋㅋㅋ 앍ㅋㅋㅋㅋㅋㅋ 너무 현대 도시 여자의 소외되고 외로워서 자니…?하는 느낌인데 ㅋㅋㅋㅋ ?

잠자냥 2022-06-11 0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이 글을 오늘도 슐 취한 자냥이가 좋아합니다. 술 마셔서 오늘 <침묵>은 패스… 다부장이 먼저 읽겠ㄴㅔ

다락방 2022-06-11 07:03   좋아요 2 | URL
나도 술마시고 잤다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11 08:34   좋아요 2 | URL
자니..? 자냥..?

다락방 2022-06-11 07: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바.. 인데 저런 와플도 있어요? 그 바 정체가 궁금하닷!
저는 혼술도 해봤는데(소주, 와인) 아직 혼삼겹살을 못해봤어요. 이건 잘 안되네요? 흐음..
책은 얼마나 읽었어요? 다 읽고 옴?

공쟝쟝 2022-06-11 08:38   좋아요 1 | URL
이거 반전인데 바라고 써져있는 데 커피도 써져있어서 ㅋㅋㅋ 알고보니 카페 주력에 술도 파는 곳이었덩 거죠…? 열시가 되니까 주인장이 손님 마감시간이…? 네? 어쩐지 와플이 맛있더라…?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많이 못읽고 ㅋㅋㅋ 나왔ㅋㅋ
금요일이라 동네친구 불러내서 운동장 돌고 투다리에서 소주마셨어요 ㅋㅋㅋ 한나 아렌트 겁나 추천하고 옴 ㅋㅋ (안읽겠지 ㅋㅋㅋㅋ)

다락방 2022-06-11 08:44   좋아요 3 | URL
투다리 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아직도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11 11:22   좋아요 1 | URL
아이고 웃겨 ㅋㅋㅋㅋ 어제 친구랑 투다리 1987년에 생긴거 알아가지고 투다리의 흥망성쇠와 imf이후 여성노동시장의 구조 논문 썻는데 ㅋㅋㅋㅋ (논문 감이었어욬 ㅋㅋㅋㅋㅋㅋ) 왜 투다리 사장은 다 이모님인가?로 시작된 논쟁이었다??
생계 부담이 생긴 가정주부 여성에게 쉬운 창업이었다로 결론내림 ㅋㅋㅋ

라파엘 2022-06-11 22:39   좋아요 1 | URL
투다리... 제가 열살 남짓한 어린 시절에, 매장 바깥에 닭꼬치라고 쓰여 있길래 친구들 몇몇과 같이 들어가서 닭꼬치 사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ㅋ 그때 사장님도 이모님이셨는데, 닭꼬치 맛있게 만들어주시면서 ˝원래 여기는 애들이 와서 사먹는 데가 아니야...˝라고 친절히 알려주셨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어른의 닭꼬치를 맛보았던 잊을 수 없는 날이죠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11 22:41   좋아요 1 | URL
팽이버섯 말이와 겨울엔 역시 김치우동 소주라는 으른의 맛을 알려주신 언제나 여전히 모든 것이 빨간 서민의 프랜차이즈 투다리 ㅋㅋㅋ

2022-06-11 0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1 0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1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1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1 1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잔류 인구
엘리자베스 문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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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일이 많이 바쁘지 않으면 낮잠을 자고 운동을 다녀와 책을 읽거나 읽은 책을 정리하거나 일기를 쓰거나 독후감을 쓴다. 여름이 다가오니 낮이 길어졌다. 낮잠과 늦잠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침실에 암막 커튼을 설치하기로 했다. 뚝딱 뚝딱. 책장 정도는 한번에 조립하는 전동 드릴 실력으로 커튼 봉 설치 따위는 십분 컷이다. 베이지색 암막 커튼을 달았고, 여름 이불과 베갯잇을 씌웠다. 


창문에 임시 방편으로 붙여둔 <비포 선셋>(비포 시리즈 중에 가장 좋아한다) 포스터를 이젠 볼 수 없게 된 것은 좀 아쉽다. 이 못말리는 투머치토커 이상주의자 커플을, 특히 선셋에서의 줄리 델피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영화 포스터의 맞은 편에는 포스터 다섯배는 되는 대왕 세계지도를 열두개의 꼭꼬핀으로 붙여놨다. 생활 반경은 손바닥만 할 지언정 시야는 세계적이겠다는 야심이다. 거짓말이다. 책을 읽다가 모르는 지명이 나오면 찾아보기 위한 용도다. 빗자루질도 설거지도 못하는 괴동물 홉스와 함께 살고 있는 나의 행성은 오로지 독서와 일을 위해서만 최적화 되어있다. 침대로 가는 길은 험난하고, 쌀과 과일은 채우지 않아도 커피원두를 떨구는 법은 없다.


친구의 권유대로 하루에 한 끼는 제대로 챙겨먹으려고 한다. 오필리아처럼 근사한 요리는 아니지만 내가 먹을 만큼의 양을 내가 먹기 좋을 만큼은 조리할 수 있는 능력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게는 있다. 끼니는 대충 떼우는 것 아니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먹고 마시는 거다(!)가 나의 식생활에 대한 대체적인 태도였다. 그래서 기능적인(?) 연료를 공급하 듯 (다음의 일을 하기 위해) 전투적으로 먹고 마셨다. 그 식습관은 혼자 일하게 되면서도 좀처럼 바뀌지 않는 부분이었다. 특히 바쁠 때는 메뉴 고르는 게 너무 싫었다. 


여튼 요즘 나의 화두는 과식하지 않는 것과 과음하지 않는 것이다. (채식이 아닌 소식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데, 다이어트의 목적이 없지는 않지만 금욕적인 것과는 관계가 없다.) 그러려면 천천히 먹어야 하고, 배가 부르는 느낌이 들기 전에 숟가락을 내려놓아야 한다. 마시는 것 역시 인식하면서 마셔야 하고 취하기 전에 술잔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것 역시 어떤 부분에서는 나를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인 데 쉽지는 않다. 폭음과 폭식으로 다져진 이 몸뚱아리를 살살 달래며 더 많이 주목해야 한다. 


“(37) 떠나지 않겠어. 28일 후 나는 자유야.”


스스로 ‘잔류 인구’가 되기로한 70대의 여성 오필리아는 모두가 떠난 행성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짐을 느낀다. ‘무쓸모, 무가치의 시선을 기꺼이 부수고’ 라는 소개 문구에 이끌려 책을 집어들었지만, 뭐 그렇게 읽어도 상관 없지만, 정작 나는 이 소설을 비로소 혼자가 된 여성의 자아회복기로 읽었다. 


“(349) 오필리아는 빌롱의 어머니도, 할머니도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역할에는 이미 작별을 고했다. 착한 아이, 좋은 아내, 좋은 어머니가 되는 것에도 그런 것들에 70여 년을 쏟아부었다. 몰두했다. 이제는 색칠하고 조각하고, 늙고 갈라진 목소리로 낯선 괴동물들과 더 낯선 그들의 음악에맞춰 노래하는 오필리아가 되고 싶었다. 괴동물들한테서 받은 역할로도 충분하고도 남았다.”


어떤 고립의 상태라는 오필리아의 상황과 나의 상황이 겹쳐서기도 했을 테지만 (나는 그녀에게 이입하는 것이 정말! 하나도! 어렵지 않았다) 그 고립의 상황 속에서 내가 다른 사람들이 아닌 스스로를 돌보기 위한 의식적 노력을 해왔기 때문일지도.?


그러니까 이런 식이다.

모두가 떠난 행성에 혼자남겨진 오필리아가 싸워야 할 것은 자연재해나 기아, 외로움, 무력감, 공포, 두려움이 아니라, 


“(128) 날씨에 따라 들락거리는 집이 네다섯 군데 있지만 나머지는 일만들리는 존재였다. *그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고, 혹시 나중에 필요할 수있으니 전부 다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오래된 죄책감*이 문제였다.

오필리아는 모레부터는 상관없는 집들을 고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않기로 했다. 그의 집과 몇 안 되는 단골집만 들여다볼 생각이었다. 무더운 날 특별히 시원하거나, 추운 날 유독 따뜻하거나, 근처에서 일하다 샤워하러 가기 좋은 집들만, 나머지는 포기할 것이다.”


지독한 책임감이다. (ㅋㅋㅋㅋㅋ 선생님… 제발… 나머지는 포기하시죠?)


나 역시 독신자 생활 초기에는 쓸데없는 청소에의 욕구 때문에 (아니… 치우면 치워지는 집이라는 것이 세상에 존재했단 말인가? 어지르는 사람이 나 밖에 없다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런데 계속 더러워졌다…? 그렇다고 안 치운다고 또 누가 피해보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니까, 청소란 그런 것이었다, 포기하면 마음이 편해지는 데, 포기 아니면 과몰입 밖에 없는… 아아, 이것은 마치 내 인생…어쩌면 유튜브, 오늘의 집에 영향 받은 인테리어 소비욕망 때문에… 기질상의 쓸데없는 완벽주의 때문에…?) 좀 힘들었다. 청소만으로도 하루를 다 쓸 수 있더라고? ㅋㅋㅋ 아무튼 포기해야 한다. 나를 잘 돌보는 수준의… 생활 공간에 대한 예의 수준으로만. 제발.😬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하고, 어떤 무능력은 인정하고, 포기할 수 있는 것을 포기하고, 자신을 돌보는 일을 가장 먼저하고, 그렇게해서 얻어진 힘과 시간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그런 과정에서 만나게 된 존재들과 존재-대-존재의 소통을 이루는 노인의 모습이 보기/읽기 좋았다. 


어쨌든 이 책을 읽다 보면, 혼자서는 1도 외롭지 않은 그녀가 되려 뭇 인간 종족들의 외롭지 않느냐는 질문 때문에 빡쳐하는 장면이 나오는 데 (나는 좀 부끄러워졌다… 오필리아처럼 우아하게 말할 걸… 너무 열심히 설명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부분이 소설의 핵심 같았다. 


“(354)듣지 않으면 들리지 않아요.”


소통. 소통은 뭘까. 원할 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고,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순간도 결국 환상이었던가 싶은. 원하지 않고 포기하는 게 쉬운. 그런데 포기한 순간 또 잘 되는.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이계의 종족에게 (이를 테면 홉스.라던가 홉스.라던가.홉스.) 차라리 가능한 것도 같은. 


그렇다면 우리의 소통을 막는 것은 결국 어떤 덧입혀진 생각, 그래야할 것 만 같은 시선, 그 자신의 투사인 것 아닐까. 

“(352)오필리아는 한 번쯤은 사람들이 자신을 제대로 봐주기를 바랐었다, 자신들의 생각을 덧입혀서 보는것이 아니라.”

제대로 보는 것은. 무엇일까. 어쨌든 최근의 나는 고독의 상태가 주는 충만함에 파묻혀 이상한 (어쩌면 필수적? 과정인?) 자의식이 생긴 것 같다. 음… 이런 표현이 맞을 지는 모르겠지만 소통에 대한 몸의 면역력이 떨어진 것 같다는 느낌? 


뭐랄까. 말이 잘 안통하는 사람들과 소통을 위한 소통을 할 땐 너무 외로워져 버리고, 소통이 되는 것 같은 소통을 할 때 그 사람은 생각도 안하고 혼자 너무 흥분하고 몰입해 버린다. 이 온도 차이가 조절이 잘 안돼서. 중요한 건 두 경우 모두 너무 몸이 피곤해져버려… 막 눈에 실핏줄이 터지고, 하루 종일 취침해야 회복되고 그렇다… 음… 뭔가 방도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이게 인류 접촉의 빈도 때문인 건가. 아니면 오랜 솔로 금욕 생활로 인한 체질 개선…? 


여하튼 이제 더는 볼 수 없게 된ㅋㅋ 영화 포스터 <비포 선셋>처럼. 나에겐 충분히 걷고 충분히 이야기 나눌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왜냐면… 어차피 <비포 선라이즈>는 물건너 같고 <비포 선셋>이 지금의 내 나이인데… 맙소사 이렇게 내 행성에 갇혀 지내다간 금방 <비포 미드나잇> 될 거 같아서… 흑흑. 쓰고 나니까 인정하기 싫다. 내 인생에 <비포> 시리즈는 없다. 링클레이터 나쁜 사람. 아이쒸… 더덕단 언니들은 어쩌다 또 비포이야기 해가지고… 내 인생의 충만함을 초라함으로 만드는가…


비포를 홀딱 깨버리는 투지의 영화가 필요하다. 

영화 추천 받습니다… 뭐? <나는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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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6-09 05: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과식하지 않기. 저도 배워갑니다. 뼈에 새겨야겠어요 😤😤

잠자냥 2022-06-09 10:14   좋아요 3 | URL
그런 의미에서 오늘 메뉴는 뼈해장국....

공쟝쟝 2022-06-09 10:42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께는 권할 수 없습니다. 일터의 개미 노동자에겐 오로지 연료형 고봉밥과 잔을 꽉채운 맥주만이 위안입니다 ㅋㅋ 아니면 규칙적인 유산소 혹은 섹스라도 하여야 하는 데… 도파민 말라죽어요 ㅋㅋㅋㅋ 우울해집니다. 내면이 일그러지지 않도록 두 메뉴 드시고 근력운동 하세요 ㅋㅋㅋ

잠자냥 2022-06-09 14:13   좋아요 2 | URL
이 사람 오늘 뼈해장국 먹었네, 먹었어. 참 실천력도 대단한 사람이야~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6-09 08: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식이야말로 최고의 건강법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1인입니다. 소탈한 밥상을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ㅋㅋㅋㅋㅋ 가족들은 어쩔 수 없이 소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영화 즐겨 보는 사람이 아니기는 한데, 인생 영화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연식 탄로남)의 <The way we were>. 한국에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정치적 이슈를 위해 목소리를 높일 줄 아는 용감한 여성이 아름다운 남성을 얻어가는, 잃어가는 이야기.

공쟝쟝 2022-06-09 13:36   좋아요 2 | URL
어머머머 나 이거 방구석 일열에서 소개하는 거 봤어요!! 볼래요 볼래요 그런데 역시 여자가 정치에 목소리 내고 권력에 각성하면 아름다운 남성 (로버트 레드포드 라니 ㅠㅠㅠㅠㅠㅠㅠ)을 취할 수가 없는 거군요. 이래서 페미니즘이 필요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여자에게도 트로피 남친을 허하라 ㅋㅋㅋ 나도 두개 다 갖고 싶다 ㅋㅋㅋ 욕심이냐? 그럼 안되겟네 레드포드 버려 ㅋㅋㅋ 너따위 ㅋㅋㅋ

얄라알라 2022-06-09 09: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저는 엘리자베스 [잔류인구]를 읽었던 날 저녁부터 밤을 기억해요. 소파 한 자리에서 계속 읽었죠. 이건 정말이지~~~ 멋진 할머니 주인공의 멋짐이 뿜뿜한 소설이었고, 노화과정을 받아들이며 지혜로 감싸안는 그 태도와 생존력, 멋진 작품이었어요.

공쟝쟝님의 라이프스타일을 엮어 쓴 이 리뷰로 [잔류인구]를 다시 만나니, 아침부터 묘한 욕구가 솟습니다!


친구분 좋은 분이시네요. 하루 한끼는 진짜 풍성하게 영양분으로 채우셔야죠^^ 행복한 아침 시작하세요. 공쟝쟝님

공쟝쟝 2022-06-09 10:51   좋아요 3 | URL
얄라님이야 말로 오필리아와 가까운 근사한 라이프 스타일 실천가 아니시던가요? ㅎㅎㅎㅎ 저는 뭐 현생의 욕망이 아직은 드글드글 하단 걸 책을 읽으면서 제가 알았어요 ㅋㅋㅋㅋ 오필리아의 성욕없음…. 은 사실인가…?(응?) 주인공이 중간중간에 바지런 떨다가 피곤해 하실 때 마다 ㅋㅋㅋ 공감되고 ㅋㅋㅋ 좋은 아침을 시작했씁니다 ㅋㅋㅋ 아 점심 뭐먹죠? ㅎㅎㅎ

얄라알라 2022-06-09 11:49   좋아요 2 | URL
하하하.....오필리어님, 루틴이 1인 소화 루틴이 아니었죠? 엄밀히 말하자면 ㅋㅋ˝바지런 떨다가 피곤해 하실 때마다 공감˝ ㅋㅋㅋ 뭔지 알겠습니다 ㅋㅋ

제가 지향하는 스타일과 욕망 내려놓음은 그래요. 근데, 공쟝쟝님은 온라인 활자를 통해서도 그걸 느끼신 건가요?^^ 책임감을 가지고 제 말을 지키는 삶을 살도록 애써야겠네요


점심은? 커피?^^

공쟝쟝 2022-06-09 13:13   좋아요 1 | URL
약간의 진지댓글을 좀 달자면, 오필리아는 잔류하기로 선택한 거잖아요. 다른 인간종족들은 한 행성을 황폐하게 만들고 또 다른 행성을 망치러 떠나고. (아... 그들이 그 버릇을 고쳐야 할텐데. 온 우주를 다 썩힐 셈인가.) 아직 인류의 과학기술은 불가피하게 잔류를 예고하는 가운데...

결국은 이 행성에서 토종 종족(?)과 잘 살아가려면, 자신을 스스로 돌볼 줄알아야 한다고 (어느 정도의 자급 자족 능력), 그리고 가능할리 없는? 기대없는? 소통을 하여야 한다고, 무엇보다 ‘포기‘해야 한다고. (어쩌면 늙어감, 삶이 유한하다는) 인간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자신을 아껴써야 한다고. 그렇게 작가가 이야기하고 있는 거 아닌가. (에코 페미니즘?ㅋㅋㅋ 얽 그러고 보면 오필리아도 반육식주의자는 아니던데.. ㅋㅋ 미식가고 대식간데..)

누구도 필요없는 아무도 필요하지 않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그 자신이 다해서 줄 수 있는 그 행성에서 그는.
열심+바지런한 자신의 태도와 느낄 필요 없는(?)죄책감과 싸우잖아요.
그러니까 책임감은............ 조금 내려놓으셔도 ... 아닌가? 싸워야 하나? ^^
어쨌든 전 얄라님의 편안한 상태를 응원합니다. 다들 각자가 편해지기 위해 포기를 좀 해야죠~ (포기 못하는 사람들이 문제 ㅠㅠ) 아... 제 경우는 아직 젊어서인가, 제 한계를 실험해보고 싶은 욕망이 아직은 남아있다는 것,,,,이 문제,,, 욕망을 실현해야 편할 때가 있다... 특히 지적욕망 ..흥흥.. 점심은 된장국에 밥말아 먹었습니다 ㅋㅋ 이제 일합니다 뿅~

잠자냥 2022-06-09 10: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빗자루질도 설거지도 못하는 괴동물이 내 행성에는 세 마리나... 그 괴동물들 막 똥싀키도 탐..... ㅠㅠ
이 작품을 비로소 혼자 된 여성의 자아회복기라고 정의하신 것 공감합니다.
근데 이 작품 좀 지루하지 않던가요?;; 첨엔 괜찮았는데 중반 이후 저는 많이 지루해지더라고요. 혼자 사는 독거 노인 일상 들여다 보면 참 지루하겠다 싶어지더라고요;
쟝님이 왜 별 셋 줬는지 알 거 같은 ㅋㅋㅋㅋ (그래서 <어둠의 속도>에 선뜻 손이 안 가고 있음;;)

공쟝쟝 2022-06-09 10:56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 제 인생도 멀리서 보면 참 지루하려나? 제게는 마약같은 스마트폰이 있군요 ㅋㅋㅋ
자냥님 말씀대로 중반 이후에 지루했고, 약간의 모성찬양(?) 느낌에 뚱해지기도 했는 데 … 오필리아처럼 살았다면 당연히 그게 맞겠다 싶어서 ㅎㅎㅎ
의미부여 하기에 따라선 풍부한 소설이지만 의미를 부여할수록 착해져서 재미없는 걸 보면 제가 좀 확실히 소설이든 뭐든 극단적인게 좋나 봅니다 ㅋㅋㅋㅋ 나의 별셋…* (좋지만 내 취향은 아님…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6-09 10: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음....읽어 보고 싶네요.
별 셋도 이리 좋다면, 별 다섯의 기준은 또 뭘까? 생각해 봅니다.
어제 물감님의 별 하나의 기준과 공쟝님의 별 하나의 기준과 그리고 나의 별 하나의 기준!!!
별 하나, 별 둘, 별 셋.....
그리고 소식하기!! 참 좋은 결심이에요.^^
전 식사 때마다 너무 많이 먹어서 밥 먹고 나면 맨날 졸아 졸아....책을 읽지 못하는....ㅜㅜ
근데 잠냥님의 댓글에서 뒷부분 지루하다고 하시니 나 또 읽다가 졸겠군!!!! 예상되네요ㅜㅜ

공쟝쟝 2022-06-09 11:00   좋아요 5 | URL
네 저도 많이 졸았어요 ㅠㅠㅋㅋㅋㅋㅋㅋ 아니 자냥님이 지루 하다고 하니까 안심되네요 ㅋㅋㅋ 내가 소설을 못 읽는 게 아니었어 ㅋㅋㅋ 여튼 읽은 게 아까워서 다 읽었어용ㅋㅋㅋㅋㅋ
별 다섯은 ㅋㅋㅋㅋ 정말 개인적 미학이라ㅋㅋㅋㅋㅋㅋ 푸코랑 정희진 말고는 ㅋㅋㅋ (훗ㅋㅋㅋ)

그레이스 2022-06-09 22: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타인의 생각 속에 들어가보지 않은 이상 소통을 확신할 수 없으나 어떤 기류가 느껴지는 때가 있죠^^
차라리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다행입니다. 분노하는 어리석은 자신을 발견하는 것 보다는...^^
비포 미드나잇이 가장 현실적일까요?

공쟝쟝 2022-06-10 13:20   좋아요 2 | URL
오랜만이에요 그레이스님 🤗
소통… 이라기 보단 공감..의 영역인걸까요? (물론 둘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제게는 분노하는 어리석은 자신도 있고 외로워서 망상에 빠지는 저도 있답니다! 그리고 그런 저를 발견하는 시간을 내려고 노력하는 게 저를 돌보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구요~
비포시리즈 다시 보고 싶네요.. 하아 근데 그거 보면 외로워질거 같아…
 
잔류 인구
엘리자베스 문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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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리아는 한 번쯤은 사람들이 자신을 제대로 봐주기를 바랐었다, 자신들의 생각을 덧입혀서 보는 것이 아니라.”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설령 그 존재가 다른 행성의 괴동물이라 할지라도. 나는 거기서 오래오래 살고 싶을지도 모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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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6-08 09: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 보니까 어디서 봤더라? 생각해 보니 제가 가지고 있는, 이거 찻잎 우려내 마시는 내열 유리컵 그림이랑 똑같군요??ㅋㅋ
내열 유리컵은 써 보니 별 다섯인데, 책은 별 셋이군요??
근데 백자 평은 또 땡기네요??^^

공쟝쟝 2022-06-08 13:23   좋아요 2 | URL
좋은 책입니다!!! 제겐 별셋도 좋은 책인데 ㅋㅋㅋㅋ 제 취향은 아니지만 많이들 좋아하실 것 같아요오~! 시간내면 리뷰쓰고 싶은데 모르겟어여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