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이 알려주는 것들 - 국민 복지의 뜨거운 화두, '기본소득'에 대한 입문서
야마모리 도루 지음, 은혜 옮김 / 삼인 / 2018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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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본소득 책에서 페미니즘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기본소득 운동은 페미니즘 운동 속 주장 중 하나로 ‘보장소득’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미국, 이탈리아, 영국 등 사례는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1970년대 전통적으로 임금노동의 축에 들지 않았던 가사노동, 돌봄 노동에도 임금을 도입하라는 주장이 있었는데 – 그것이 ‘돌봄에 대한 수당’이 아니라 ‘기본소득’의 형태로 요구되었다는 것이 탁월하다. 또 여기서 기본소득의 몇 없는 원리중의 하나인 ‘개인 단위로 지급한다’는 원칙도 도출되는 게 아닐까.
사실 현대 복지 국가의 전제(이며 신화)인 ‘완전고용’이라는 개념부터가 문제지만.(빻아서 문제라기보다는 진짜 현실과 안맞아서 문제.) 완전고용의 기준은 남성노동자다. 당시 경제의 기본단위가 가정-가장인 남성 부양자가 받는 가족임금-으로 설정되었으므로 복지의 사각지대엔 정상가정 테두리 바깥의 비혼모들이 있었다. 보장소득의 요구는 그녀들의 현실적문제에서 시작되었다.
여전히 복지며 경제운영의 기준이 가족 기준인 것은 문제다. 가계소득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40%를 넘고, 나혼자산다 1인가구가 얼마나 많은 데.. 여하튼 되지 않을 완전고용 집어치우고 현실에 맞게 개인단위로 복지 자체를 셋팅해야 하는 시점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현실적 요구로 미리 기본소득 주장하셨던 70년대 여성운동가 머모님들께 박수🙌🏻🙌🏻🙌🏻

2.
대학교때 꽤나 증오했던 신자유주의 경제 사상가 밀턴 프리드먼을 이 책에서 보게 될 줄이야!!?!! 버뜨 난 열린 사람ㅋㅋ 우파의 주장이라고 덮어놓고 비난하지 않겠음.. 좌우를 넘나드는 합리적 기본소득의 미래로 함께 갑시다!! 재용씨도 함께가요. 당신도 돈 받는다고~ㅋㅋ


3.
일은 무엇, 노동은 무엇, 돈은 무엇, 가족은 무엇, 국가는 무엇인가?!
와 같은 것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어머, 나, 철학자가 되려나봐....😨


4.
아쉬운 건 일본책이라 그런지 일본 예시들이 많았다는 것. 그리고 입문서라기엔 상당히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대학때 거시경제, 경제사상사 등등 다 배웠는데 왜 때문에 한계세율 같은 용어 하나도 기억 안나는 거지?? (좌절) 경제용어 너무 많아.. 핵심을 정말 잘 간추린 느낌이긴 한데...사실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기본소득 취지 정도에 동감하고 싶은 분이라면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플랜 그 책이 초심자 한테는 맞을 듯. 이 책 읽고 좀 정리해보다가 더 어려워서 그 책으로 다시 읽었다..ㅜㅜ

5.
어떤 논리든 받아들이는 건 감정의 영역. 기본소득은 돈 때문에 의미없는 일을 정말정말 열/심/히 해온 사람들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어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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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해보자. 복지국가의 세 가지 이념은 ‘의식이 족해야 예절을 안다‘는 격언과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말라‘라는 격언을 섞어놓은 것과 같다. 의식이 족해야(생존권이보장되어야) 예절을 알기 때문에(시민으로서 사회에 공헌할 수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보장시스템은 임금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을 우선시한다. 그리고 우리 중 다수는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금언을 체화하고 있다. 이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말이며 성경에도 똑같은 구절이 있다.(데살로니가후서」 제3장 10절) 그러나 이 성경 구절과 우리가 체화하고 있는 금언의 차이는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사람은 먹어도 된다는 점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의 복지국가 시스템은 이 사고방식에 기초하여 설계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임금에서 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납부금을내고 고령·질병·실업 등에 대해 보장을 받을 수 있다.- P52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일할 수 있는데도 일하지 않는게으른 사람이나 일할 수 있는데도 할 수 없는 척하는 사람과정말로 일을 할 수가 없는 사람을 구별하여 그들에게만 생활보호 등의 형태로 소득보장을 시행한다.
그러나 ‘일을 하지 않는 사람 중에서 ‘일하고 싶어도 할 수없는 사람‘을 선별해내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복지국가 시스템은 그것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성립된다. 그리나 적어도 일본에서는 이 장에서 살펴본 대로 실패한 것 아니까, 생활보호를 받지 못해 길에서 얼어 죽는 사람들과 저조한표착률 데이터를 마주하면 실패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모두가 사람의 생명은 소중한 것이라 말한다. 그렇다면 돈이없어서 생명을 빼앗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한 합의 위에생존권이라는 개념과 복지국가라는 제도가 구축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일본형 복지국가가 한 것은, 생명에 서열을 부과하여 구별하고 열등한 생명을 폐기하는 일이었다.- P53

기본소득 구상안을 향한 주된 비판으로,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관대하고 일하는 사람에게는 부당하게 엄격한 제도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대략 아래와 같은 논리로 답한다.
기본소득이 보장되는 상황에서는 생존을 위해 노동을 강제 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이 일하는 사람은 자신의 의사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돈에 상대적으로 큰 가치를 두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더 적게 일하는 사람은 (역시 단순하게 말하면) 시간에 상대적으로 큰 가치를 두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중략) 판 파레이스는 후자를 ‘게으른(lazy) 사람’이라 칭할 수 있다면 전자를 ‘일에 미친(crazy)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겠냐며 논의를 이어나간다. 기본소득 제도하에서는 게으른 삶도 일에 미쳐 있는 삶도, 또는 그렇게 극단적이지 않은 ‘어중간한 (hazy)’방식의 삶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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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3-15 13: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실... 최근의 사회 문제에 대해 뭘 물어보아도 제게 답은 ‘기본소득’이라서요.
문제는 ‘일’, 노동의 범위죠.
자본주의 사회에서라면 출근해서 쓰러질때까지 일해야 일이라 하니...ㅠㅠ
우리가 하는 의미있는 일들이 ‘쓸데 없다’고 말하는 생각과 싸워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거라구요. 갈 길이 멉니다.

공쟝쟝 2019-03-15 13:46   좋아요 0 | URL
그래도 막연히 ‘대안이없다’라는 핑계들로 싸울 때(?) 보단 좀더 좋은 세상으로 가는 하나의 무기(!)를 발견한 것만 같아 기본소득이 참 고마웁게 느껴집니다. 왜 여태껏 몰랐을까 라고 생각두 들고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