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초등 3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는 책이다.
문학 분야 <여우의 전화박스>
환경 분야 <지구가 큰일 났어요>
예술 분야 <요리조리 뜯어보는 신기한 명화집>
역사 분야 <마법의 두루마리 2 - 고려의 시장에서 만난 아라비아 상인>
<여우의 전화박스>는 도다 가즈요라는 일본 작가가 쓴 아름다운 동화이다. 그림도 참 따스한 느낌을 준다. 사랑하는 아기를 잃은 여우가 슬픔에 잠겨 이리저리 걷다가 우연히 한적한 시골길에 있는 전화박스를 보게 된다. 해질녘 작은 꼬마가 통통거리며 뛰어와 엄마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을 보면서 잃어버린 아기 여우를 떠올리게 된다. 여우는 매일 같은 시간에 전화박스에 와서 꼬마를 바라보며 점차 자신의 슬픔을 치유하게 된다. 꼬마 아이를 위해 여우가 전화박스로 변하는 모습과 전화박스가 여우를 위해 마지막 불빛을 밝히는 모습은 참 감동적이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자유롭게 질문과 대답을 하고 자신만의 감상을 말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했다. 또 가장 좋은 문장 표현을 몇 가지 골라 익명으로 투표하면서 문장표현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고자 했다.
<지구가 큰일 났어요>는 지구환경에 관한 책으로 독일 대표 고슴도치 해리가 지구환경이 나빠지는 것을 걱정해서 국제환경회의를 주최한다. 여기에 초대되는 동물들은 미국 대표 독수리 왓슨, 일본 대표 너구리 탓쿠, 영국 대표 토끼 라비, 인도 대표 호랑이 토라지, 아프리카 대표 코끼리 조우마마, 브라질 대표 악어 와니르이다.
수업에서는 각 나라가 세계지도상에서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 각 나라를 대표하고 있는 동물들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알려준 후 각자 등장인물을 하나씩 골라서 목소리 연극을 해보았다. 물론 연극대본은 내가 만들어 나눠주었고, 성우처럼 감정을 넣어서 목소리로 녹음을 해보는 방식이다. 책 전체 내용을 할 필요는 없고, 1부~3부 중에 아이들이 의논해서 골라보게 하면 된다. 우리는 2부를 해보았는데 아이들이 자꾸 다시 녹음을 해보겠다고 해서 길어졌지만 보통 15분~30분 정도면 충분하다. 녹음을 다 한 후에는 각 나라 대표들이 하는 행동에 대해 자유롭게 평가해보았다. 아이들은 일회용품을 많이 쓰는 미국 대표와 지구 환경보호에 상대적으로 소홀히 생각하는 일본 대표에게 비판을 했다. 아이들 자신의 모습과 연결해서 생각하게 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아이들은 한국 대표가 없는 것에 아쉬워했는데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과 한국은 지구환경에 대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고 독서공책에 정리해보도록 했다. 다양한 답이 나왔다.
이번 달 예술분야의 책으로는 <요리조리 뜯어보는 신기한 명화집>을 골랐다. 아직 수업하지 않았는데 작품을 구석구석 관찰해보게 하는 수업목표에 적합한 교재인 것 같다. 일단 그림이 너무 많지 않고 우리가 아직 만나보지 않은 화가의 작품 위주로 있어서 선택했고, 그림에 대한 설명도 책과 친하지 않은 아이들조차도 금방 읽고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아주 간단하다. 무엇보다 도판이 크게 실려있다는 점이 좋다. 또한 그림 아래 작품 속에 숨어 있는 사물을 찾아보라는 질문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어떤 질문들은 아이들이 각자 상상해서 대답해야 하는 물음인 만큼 충분히 상상력도 발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수업에서는 각자 자신이 생각한 것들을 자유롭게 발표하게 하고 그림을 스캔해서 일부분을 오려내게 한 후 친구들에게 찾아보게 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할 계획이다.
7월 역사분야의 책으로는 <마법의 두루마리2-고려의 시장에서 아라비아 상인을 만나다>를 골랐다. 민호와 준호가 두루마리로 타임슬립해서 고려시대를 체험해본다는 내용의 책이다. 고려의 상업과 무역, 개경의 시장인 시전의 모습, 국제무역항인 벽란도 등이 아주 간단하지만 잘 드러나 있다.
2~3년 동안 초등 중학년에게는 이 책으로 수업을 하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 무엇보다 작가들이 많은 지식을 담아야 한다는 욕심을 부리지 않은 것이 장점이다. 아이들과 수업해보면 '역사는 재미없다'는 생각을 가진 아이들이 많은데 그 편견을 깨주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일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많은 지식을 한꺼번에 넣기 위해 암기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특히 5학년~6학년 교육과정에 역사를 배우는데 학교 수업을 하기 전에 집에서 분량이 적고 쉬운 역사동화나 그림이 많은 책으로 접근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 둘째, 게임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것이다. <마법의 두루마리 시리즈>는 <게임과 퍼즐>이라는 단행본도 나와 있는데 시리즈책을 한 권씩 읽히고 <게임과 퍼즐> 책에 있는 미로찾기, 그림 고르기, 연관내용 연결하기, 독서퀴즈 등을 병행하면 모두들 역사수업을 매우 즐겁게 생각한다. 나도 수업시간에 학습목표에 적합한 게임을 만들어서 하고 있는데 스피드 퀴즈 게임 형식, 보드게임이나 신분제 게임 등 다양한 형식으로 놀이수업을 한다. 매달 마지막 주에 다음달 수업일정표를 나눠주면 역사수업을 언제 하는지를 먼저 훑어볼 정도로 아이들이 목빼고 기다릴 정도다. 이렇게 역사를 접한 아이들은 고학년 때 '역사는 재미있다'는 생각으로 학교 수업에 임하게 된다.
역사책을 읽고 하는 독후활동에 참고할 만한 책을 몇 권 추천한다. <역사스페셜 작가들이 쓴 이야기 한국사 50권 세트(한솔수북)>은 초등 중학년 학생들에게 <마법의 두루마리 시리즈>와 병행해서 읽게 하는 책이다. 나머지는 수업시간에 참고교재로 활용하는 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