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대한민국사 1
한홍구 지음, 전국 시사만화작가회의 그림 / 이끌리오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만화 대한민국 사(史)
 

박  범  석 

 “대한민국 사”는 그 동안 우리가 모르는 우리나라의 다른 면을 들춰 주는 책이다. 우리에게 민감한 부위로 느껴질 수 있는 “태극기는 정말 민족의 상징인가”라는 제목으로 태극기에 “건·곤·감·리”의 팔괘 중 사괘만 남게 된 사연, “우리는 모두 단군의 자손인가”라는 제목으로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더 이상 단일 민족이 아닌 우리 나라의 현실 그 속에서 외국인에 관한 지나친 편견을 다룬다. “우리는 무덤 위에 서 있다.”에서는 6·25때 아무 이유 없이 공산당과 간통했다는 이유로 아무 근거도 없이 죽어가야만 했던 힘 없는 대한민국의 사람들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나는 이중 “우리는 무덤 위에 서 있다”가 가장 인상 깊었다. 세상에는 많은 학살이 존재했었다.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등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학살의 하나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서 50~100만 명의 사람들이 죽어 나갔는 데도 그것에 대한 진실 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노근리 학살 등도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을 우리나라 사람들 까지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6·25라는 동족간의 끔찍한 전쟁을 겪었다. 물론 전쟁에서 사상자가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지만 문제는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이 비무장된 민간인에 대한 학살이다. 지금 이 땅에는 제주 4·3사건을 시작으로 여수, 순천사건, 미국의 무차별적인 폭격에 의한 학살 등 대한민국 전 국토에서 일어난 학살사건의 진실이 숨겨진 채 유골만이 땅속에 묻혀 있는 것이다. 이미 많이 알려진 노근리 학살사건의 경우, 한겨레 같은 신문은 보도가 되었지만, 소위 민족지라 자처하는 일부 신문들은 미국 AP통신에 보도가 된 뒤에나 수박 겉핡기 식으로 생색만 내었지 진실이 보도되진 않았다. 무엇 때문에 민족지라고 하는 지 도대체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노근리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실제조차 파악 못한 채 책임자 처벌은 고사하고 유가족도 찾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6·25직전에 체결된 “어떠한 경우라도 민간인의 대량학살은 막아야 되며 학살자는 처벌되어야 한다.” 라는 UN의 제노사이드협정만 무색하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학살사건 등에 대한 진실이 하루빨리 밝혀져서 죄없이 숨져 간 무고한 영령들의 한을 풀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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