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고도 아름다운 당신 - 박완서 묵상집
박완서 지음 / 열림원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서평단에 선정되어 여덟번째 올리는 리뷰!
 
박 완서님의 묵상집인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을 처음 받아들고 첫장을 넘겨서 읽기 시작할 땐 사실 좀 망설였습니다.
소위 예수쟁이(?)(책에서도 박완서님이 이렇게 표현한 대목이 나옴)라는 사람들에게는 이상한 알레르기가 있던터라 선뜻 읽기가 쉽지만은 않았던거죠
그러나 박완서라는 작가의 힘에 이끌려 책장을 넘겼습니다.
 
어릴 때부터 절에서 많이 자고 절밥을 얻어먹어서인지, 아니면 초등학교 시절 외딴 언덕 위에 교회가 있었던 관계로 그 낯선 분위기에 압도되어서인지 알 수 없지만 교회나 성당보다는 절 마당이 더 편하고 정겹게 느껴지는 저는 누구나 다 아는 성경 구절외에는 아는 바도 없거니와 또한 알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이 책은 저와 같은 왕초보가 읽어도 그 말이 그  뜻이구나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보이지 않는 힘이 필요할 때가 있다는 말을 이해하게 됩니다.
 
종교적인 차원을 떠나서 우리 집도 성탄절에는 평소 아이들이 갖고 싶어하는 걸 몰래 마련하고 싼타가 쓴 편지(물론 제가 작성)와 함께 머리 맡에 놓아두곤 합니다.
물론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과 카드라고 가르치구요. 착하게 말 잘 듣는 아이로 길들이기 위한 방편외에 철 들 때까지 산타의 존재를 믿어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이 책내용중  '늘 깨어 있어라'는 구절에 산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산타의 존재에 대해 의심하는 아이에게 엄마는 말합니다.
 
"산타 할아버지는 계시고 말고, 본 적이 있냐고? 본 적은 없지만 느낀 적은 있지. 너는 엄마 아빠가 너를 얼마나 사랑한다는 걸 어떻게 믿니? 보아서 믿니? 우리끼리 서로 사랑한다는 건 여기 있는 책상보다도 확실하고 영원하지만 그 사랑을 눈으로 보거나 만질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니? 산타 할아버지가 눈에 안 보인다고 의심하지 말아라."
작년  성탄절에 여러가지 이유로 선물도 없이 지나면서 산타 존재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아이에게 딱히 무어라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이 책에서 그 해법을 찾았습니다.
 
산타는 모든 어른들의 모든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희망, 칭친하고 즐겁게 해주고 싶은 마음의 다름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을요
 
몇 년 전 나와 내 가족을 위해 기도하신 다는 분을 따라 영문도 모르고 극장엘 간 일이 있습니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라는 예수 탄생에 관한 영화였습니다.
성경책을 구경(?)해 본게 언제인지 모를 저에게 그 영화는 별 의미가 없었고 그저 잔혹한 몇 장면만 기억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퍼즐 조각 맞추는 것 처럼 베드로나 요한, 요셉 같은 예수님의 제자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리아의 헌신적인 사랑과 연민, 보통 사람으로 살다가 부활하신 예수님의 이야기와 성경 구절들.
조금씩 궁금증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만약 지금 예수님께서 저에게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으신다면 아빠처럼 생각한다고 대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롱이 조롱이라는 말도 있듯이 여러 형제자매가 제각기 다른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 내 마음에 안 든다고 내 동기간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내가 내 형제의 미운 점만 골라내어 헐뜯는 다면 그 형제라고 나를 좋게 볼 리가 있겠습니까.
아빠에게 서로 원수처럼 미워하는 자식이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슬픔일까요. 아무리 반목하고 싸우는 형제간이라고 해도 아빠 눈에 밉거나 쓸모 없는 자식은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세속의 부모도 그러하거늘 사랑이신 예수님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아빠처럼 어리광을 부릴 수도 있고 친밀한 존재와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여라' 는 구절의 배합은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배려해야 하는가를 너무도 쉽고 명쾌하게 이해시켜 줍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기죽지 마라' , '일등 해라'는  말을 주로 한다고 합니다.
이는 부모들의 욕심을 그대로 드러내는 말이지요.
그런 말 말고 아이를 위한 말, 아이가 일생 동안 기억하며 삶의 지표로 삼을 수 있는 말을 가르쳐 주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사랑한다는 말과 이것만은 놓치지 않고 지키면서 살아야 한다는 말 한마디를 알려 주는 것이 공부 하나를 더 가르쳐 성적을 올리는 것보다 중요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일관되게 설하신 것은 자신에 대한 엄격함과 이웃에 대한 한없는 너그러움과 사랑이었습니다.
내 자식, 내 가족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이웃과의 소통이 곧 내 자신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지요.
요즘은 자선냄비 수익금도 줄어들고 살기가 각박하다고들 합니다만 희귀병 환우를 돕는 성금모금이나 수재민을 위한 모금에 동참하는 ARS를 보고 있노라면 아직은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년 전 사고로 인해 아직도 아직 정상적인 걸음을 걷지 못하는 처제와 결혼 후 카톨릭에 입문하여 하루가 다르게 신심이 깊어지고 있는 친구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처제에게는 아주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푸근한 마음 씀씀이를, 친구에겐 신선한 성경 말씀이 더 깊은 신심을 자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마음이 어지러울때 한 대목씩 꺼내 읽으며 소중한 시간을 허투로 쓰지 않게 가까운 곳에 놓아두려고 합니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고 사소한 것을 느끼며 행복해 할 줄 아는 작가와 모든 이들이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이기를 바랍니다.


 
 
2007-02-15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7-02-15 21:11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리도 좋은 책이 있었나요? 보관함에 넣어야쥐~~~
예수쟁이라는 표현이 살짝 거슬리지만~ 용서해 드리지요!

해적오리 2007-02-16 23:13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서평단도서로 받고 읽는 중인데 잘 안 읽히네요. 전호인 님이 말씀하시는 소위 예수쟁이에 속하는데도 글이 와닿지 않아서 서평을 쓸 수 있을까 고민이에요. --

전호인 2007-02-23 15:24   댓글달기 | URL
귓속말님, ㅎㅎ, 고맙습니다. 좋은 책이랍니다. 꼬오옥 읽어보시길.......

세실님, 좋은 책입니다. 선입견이란 것이 문제지만 읽다보니 책 내용은 훌륭한 책이란 것을 느끼게 되었답니다. 예수쟁이???? 뭐 틀린말도 아닌데요 뭘, 지나치면 부족한 만 못하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적당히 하면되는 데 말이져......

해적님, ㅎㅎㅎ, 저와 비슷한 부류이신 건가요? 읽을 수록 괜챦은 책이란 것을 느끼게 될 겁니다. 선입견을 버리고 일그신다면 말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