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17
T. S. 엘리엇 지음, 황동규 옮김 / 민음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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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S. 엘리엇의 '황무지'라는 제목만 익숙한 시를 이제야 읽게 됐다. 20세기 시 중 가장 중요한 시중의 하나라는 찬사를 받은 시라는 무게감은 시를 읽는 동안 내내 나를 짓눌렀다.

시는 가슴으로 읽어야 한다고 하는데 시를 읽는 내내 먹먹한 느낌과 때로는 이해 불가한 소재와 내용, 흐름이 내게는 어려운 시였다. 다만, 황무지 첫 소절은 각 주를 통해 절절하게 와닿는 부분이 있었다.

"한번은 쿠마에서 나도 그 무녀가 조롱 속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았지요. 애들이 '무녀야 넌 뭘 원하니?' 물었을 때 그네는 대답했지요. '죽고 싶어.'"

거의 영원불멸한 삶을 약속 받았으나 젊음을 유지해달라는 청을 잊어 축복의 염원이 영원한 저주의 현실이 되어버린 무녀에게 '죽음'은 무엇보다 큰 염원이요. 축복이였으리라.

불멸을 꿈꾸는 필멸자에게 주어진 숙명이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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