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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걷는 아이 - 아이의 감수성을 키우는 취향 존중 독서법
최누리 지음 / 북스고 / 2024년 2월
평점 :
<책으로 걷는 아이>에는 어린이 독서 글쓰기 강사인 최누리 저자가 운영하는 독서 교실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아이의 감수성을 키우는 취향 존중 독서법이란 무엇일까? 많은 사람이 독서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휴대폰 사용으로 인해 남녀노소 불문하고 정작 책을 읽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
나는 미래의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하길 바라서 출산 전에 '내 생애 첫 도서관' 서비스부터 신청했다. 자녀 생후 12개월까지 관내 도서관 소장도서를 택배로 대출, 반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딸아이 백일 지나고부터 아이에게 읽어줄 책을 빌려서 꾸준히 책을 접하게 해주었다.
유치원 입학하던 43개월 즈음부터 책을 혼자 읽기 시작한 딸아이는 2년이란 긴 시간 동안 아침 6시도 안 돼서 일어나 한 시간씩 책을 읽었다. 유치원에서 독서통장을 쓰게 했고 5세 반에서는 책 제목과 글쓴이만 썼는데, 6세반에서는 한줄 감상평 쓰는 칸도 있었다. 엄마가 책 읽어주는 시간을 좋아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책을 혼자 읽겠단다. 나중에 말하길 한줄 감상평 쓰는 게 싫었다고 한다.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천천히 또박또박 읽더니 이제는 글 좀 읽는다고 너무 빠르게 읽고, 무슨 내용인지 물어보면 잘 모르겠다고 한다. 아이가 책을 좀더 효과적으로 읽도록 도와주고 싶어서 <책으로 걷는 아이>를 펼쳐보게 되었다.
<책으로 걷는 아이>는 크게 책 읽기와 글쓰기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책 읽기'에서는 독서의 순기능을 시작으로 독서 환경 만들어주기, 책 고르기, 책 읽기, 독후 활동 등 책 읽기에 대한 모든 것이 친절하게 담겨 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 중에 소장하고 싶은 책은 없는지 확인하고, 아이가 취향에 맞는 책을 직접 고르고, 양육자가 함께 읽으며 이야기 나누는 과정으로 아이가 책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한다.
책 기둥에 별 스티커를 붙이며 책을 평가한다는 게 신선했고, 낱말을 자음과 모음으로 분류하며 한글 익히기, 모르는 단어는 사전 찾아보며 어휘 넓히기 등 여러 가지 학습법도 나와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딸아이가 캄캄한 시간에 일어나 책을 읽으면, 나는 자유 시간으로 생각하고 더 자거나 휴대폰을 보았다. 그런데 새벽 독서 이야기를 읽고부터는 나도 아이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 책을 읽게 되었다.
유치원에서 1년 동안 쓴 독서통장을 가져오게 하여 다독상을 주었다. 아이가 책을 많이 읽고 빨리 읽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기를 바란다. 유치원 숙제로 주말마다 책 한 권을 읽고 독후 활동을 하면서는 그나마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있었다. 숙제가 아닌 집에서 읽는 책에 대해 물어보기라도 하면, 모른다는 말만 하니 책을 이해하며 읽는 건지 글자만 읽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책으로 걷는 아이>에서는 빨리 말고 깊게 읽는 연습법을 소개한다. 읽은 책을 직접 설명할 때는 말하고 듣는 입장에서 어떤 규칙을 지켜야 하는지, 읽기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글 놀이, 독서록과 기록장을 대신할 수 있는 독후 대체 활동은 무엇이 있는지 알려 주고 있어서 유익하다. 누리쌤이 소개하는 추천 도서 30은 유아기, 저학년, 고학년의 추천 창작 그림책을 10권씩 소개한다. 유아기 추천 도서 중 3권은 읽은 책이라서 나머지 7권은 도서관에서 빌려 볼 예정이다. '책 읽기' 앞부분의 그림책 잘 읽는 방법에서 소개한 《건전지 엄마》가 특히 궁금하다.
'글쓰기'에서는 글을 쓰면 왜 좋은지부터 시작해 처음 글쓰기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어떤 형태로 글쓰는 연습을 하는지에 대해 나온다. 딸아이가 이면지를 꺼내 짧은 편지를 써주면, 받기만 했지 답장 써 줄 생각을 못했다. 정성스러운 쪽지와 답장은 글쓰기의 동기가 된다는 글을 읽고, 아래쪽 빈 공간에 답장을 써 주니 좋아한다.
좋아하는 노래 가사를 옮겨 적으며 글씨 바르게 쓰는 연습을 하고, 동시를 읽으며 창의력도 기르고 표현도 익히는 건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단어 이어 붙여 글 만들기나 책과 다른 결말 만들기, 나만의 동화책 만들기를 보며 역시 독서 교실의 선생님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나의 문체를 찾기 좋은 방법으로 편지쓰기를 추천하며, 아이들이 쓰기 좋은 편지 주제도 알려 준다. 기행문 쓰는 법과 글쓰기 수업에서 중요한 수정하기에 대해서도 말한다.
누리쌤이 추천하는 재미있는 글쓰기 주제 20가지를 소개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록으로 책 놀이 활동지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했다. 누리쌤만의 소중한 자료일텐데, <책으로 걷는 아이>에 모든 것을 담아낸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크다. 유아부터 초등까지 문해력을 키우는 책 읽기와 생각이 자라는 글쓰기에 대해 궁금하다면, <책으로 걷는 아이>를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