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우 - 비밀을 삼킨 여인
피오나 바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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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ow.. 미망인, 과부. 똑같은 뜻인데 영어로 쓴 것과 우리말로 쓴 것이 주는 느낌의 차이는 참 큰 듯 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냥 미망인이라거나 과부라는 제목을 붙였다면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우리에게 각인되어 모르는 새 정형화되어버린 것들이 많다는 뜻일게다. 비밀을 삼킨 여인이라는 소제목에서 보이듯이 이건 추리물이다. 책표지를 살펴보다가 뒷면에서 마주한 두 줄의 문장. "훌륭한 아내... 그게 이제 내 역할이다. 남편의 곁을 지키는 훌륭한 아내"  앞표지의 소제목과 딱 맞아 떨어지는 장면이 그려진다. 유괴사건이 벌어지고 그것을 쫓는 형사와 기자의 발빠른 움직임, 그리고 유괴된 자신의 아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욕망을 채워가는 모정의 비정함. 사실을 은폐하고자 하는 범인의 숨가쁜 시간들이 해결되지 못한 그 몇 년의 시간속을 왔다갔다 한다. 하나둘씩 밝혀지는 진실속에 담긴 것은 과연 무엇일까?

 

참 묘하지만, 단순한 거짓말이 가장 어렵다. 큰 거짓말은 입에서 저절로 나온다.... 아마도 왠만한 사람이라면 크게 공감하는 말일 것이다. 그만큼 우리의 삶속에는 끝없이 거짓말이 난무한다. 아니 어쩌면 거짓말이라는 것이 필요악일지도 모르겠다. 사실만을 말하면서 그야말로 진실된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쩌면 더 어려운 일일수도 있을 것이다. 하면 할수록 쉬워져야 하는데, 거짓말을 할 때마다 점점 더 덜 익은 사과처럼 시고 떫은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건 또 무슨 말인가! 그만큼 거짓말 뒤에 따라오는 양심의 가책 또한 그 크기가 만만치 않다는 뜻일 게다. 범죄의 한 가운데에서 감정의 이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글렌'과 '진'이라는 부부의 상황이 긴박하게 그려지는 소설의 중간부까지가 이 소설의 최고점이 아닐까 싶다. 아울러 진정한 사랑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무엇이 그들을 거기까지 몰고 간 것일까?

 

난 그 여자가 자신이 아는 것과 자신이 믿고 싶은 것 사이에 갇혀서 힘들어했다고 봐... 우리의 뇌는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말이 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달라져 새롭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쉽게 용납하지 못한다는... 그 여자 '진'도 어쩌면 그런게 아니었을까? 사람들은 끝없는 욕망과 그것을 채워줄 수 없는 현실속에서 방황한다. 가끔씩은 그 답답한 현실을 박차고 나가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어쩌지 못하는 현실에 눈을 감아버린다. 다 너를 위해서였어, 라는 말로 모든 것을 덮어버리려 했던 남편 '글렌'의 말을 들으며 그 여자 '진'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사랑은 정말 이기적이고 개인적이다. 사건을 뒤쫓던 형사반장이 만나는 사람들의 감정 상태가 묘하게 시선을 잡는다. 문득 떠오른 말, 주홍글씨. 한번 낙인 찍힌 사람은 여전히 그 올무안에 갇혀 괴로워해야 한다.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앞에 마이크를 갖다 대며 끝없이 묻고 또 묻는 매스컴의 역겨움이 그대로 드러나 책을 읽는 내내 개운치 않은 느낌이 떠나지 않았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장면들이 눈앞을 스친다. 그다지 아름답지 않았던 장면들이다. 뒷심 부족일까? 그렇게 껄끄러운 느낌으로 이 소설은 마지막 장을 덮게 한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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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6-07-13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이건 스릴러 장르인가봐요 ㅎ 전 맘에 안들면 리뷰조차 쓰지않는 성격이라 ㅋ 솔직하게 쓰신 리뷰가 좋네요 잘 읽고 갑니다 ㅎ

아이비 2016-07-14 21:30   좋아요 0 | URL
좋고 싫음은 아무래도 개인적인 견해일테니까요 ^^* 그래서 되도록 솔직하게 쓰려고 합니다만... 흔적 남겨주심에 감사드려요.

루쉰P 2016-07-15 00:18   좋아요 0 | URL
솔직한 게 좋아요 ㅋ 전 그럴 용기는 없어서 아예 안 써 버립니다. ㅋ 그냥 저 좋아하는 책만 써요 푸하

이런 흔적은 천번이고 만번이고 남길 수 있어요 ㅋㅋㅋ 앞으로도 좋은 리뷰 부탁드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