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참 많이도 닮았다 - 부부, 가족, 가까운 사람들과 잘 지내는 관계 심리학
이남옥 지음 / 북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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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작가 소개부터 해보자. 부부가족상담치료의 대가이자 국내 최고 권위자. 30년간 3만 회 이상의 상담 경험을 통해 부부, 가족 등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와 분노의 심리적 원인을 짚어내고, 절망을 희망으로 이끄는 따뜻한 화법으로 상처받은 이들이 다시 건강한 삼으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독일, 중국 등에서도 부부 및 가족상담 전문가 교육을 위한 사회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독일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따뜻한 화법으로 상처받은 이들에게 힘을 주었다는 것이 가장 시선을 끈다. 조용히 상담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었을 작가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들의 사랑은 너무 각자의 일방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는 사랑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주고 싶은 사랑을 줄 뿐이었다. 마치 사자와 소의 사랑처럼 사자는 소에게 열심히 고기를 가져다주고 소는 사자를 위해 풀만 주고 있는 형상이었다. (-158쪽) 우리가 사랑한다고, 사랑이라고 말하는 대부분의 것은 저런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기보다는 자신이 주고 싶은 것을 주면서 왜 내 마음을 모르는거냐고 묻고 있는 건 아닐까? 어쩌면 그래서 사랑이 어렵다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바로 거기서부터 출발한다는 거다. 상대방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속한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상대방에게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려고 애쓰며 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부족하거나 아픈 나의 어떤 것을 바라보게 될까봐 두려워하며 사는 까닭이다. 그것을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이해받지 못할까봐 두려운 것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완전하게 이해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만 상대방이 처했던 어떤 상황을 알고 있다면 어느 정도는 그것에 대해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은 생길 것이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힘겹다. 보통은 들어주려고 하는 마음보다 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예전에 불면증때문에 정신의학과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나중에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의사앞에서 펑펑 울어버렸었다. 사실 그 이전까지 내안에 숨겨둔 속울음을 누군가 앞에서 크게 한번 울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었기 때문이었겠지만 그런 일이 있은 후로 나의 생활이 달라진 건 아니었다. 그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어떤 것을 한번은 말할 수 있어서 좋았다, 라는 위안을 받았을 뿐이다. 그 때 의사가 나와 대화를 시도하며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면 아마도 더 많은 눈물을 흘렸겠지만 그런 기회까지 내게 오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스러웠던 것은 누구나 말하지 못하는 아픔이 많다는 거였다. 얼마만큼의 크기인지, 얼마만큼의 깊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이렇게 상담가를 찾아가기도 하지만 또 누군가는 그냥 그렇게 넘겨버리고 만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일 것이다.

 

우리는 종종 나는 맞고 남은 틀리다는 자기만의 상자에 갇히는 우를 범한다. 하지만 '내가 잘못 판단한 것일 수 있어', '나만 맞다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어'라는 상자 밖에서의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하다. 한 치의 빈틈없는 논리보다 어설픈 공감이 삶을 일으킬 때가 많다. 그것이 심리가 가진 오묘한 이치이다. (-172쪽) 사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은 그 일의 해결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감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이렇게 아프다고 하는데 왜 아프냐? 뭐가 그렇게 아프냐? 다른 사람도 다 아프다, 이렇게 말한다면 정말 속상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아픔을 판단하려고 한다. 그냥 다독여주면 되는데, 그냥 괜찮아질거야 하면 되는데. 들어줄 수 있는 친구가 곁에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다. 자신의 말에 공감하며 어깨 다독여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감사할 일이다. 책을 읽고나니 내가 그런 사람이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타인의 아픔을 다독이면서 울고 있는 내 안의 아이도 조금은 치유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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