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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양육 - 애착, 훈육, 자립 세 가지만 알면 충분한
홍순범 지음 / 예담Friend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우연히 텔레비젼 방송에서 중학생 아이와 엄마의 대화 모습을 보여 준 적이 있다.

아이가 계속 게임만 하고 있기에 엄마가 대화를 시도하다가 아이가 돌변하며 엄마에게 욕을 하는 것이었다.

보고 있는 내가 화가 났다.

어떻게 아이를 저렇게 키울 수 있을까?

내 아이는 저렇게 키우지 말아야지

그러나 금새 과연 '그것이 내 마음대로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들 아이를 바르게 키우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아이를 키우는 것은 다짐이나 자신감만으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부모로서 많이 준비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아이의 양육의 핵심을 이야기 하는 좋은 책을 만났다.

홍순범 교수가 쓴 [만능양육]이라는 책이다.

 

 

이 책에서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자신의 치료와 상담 경험을 통해 아이의 양육의 기본 핵심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양육의 핵심은 아이의 성장 단계별로 양육의 과정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애착과 훈육과 자립이라는 세 단어로 설명한다.

즉 아기 때는 애착을 중심으로, 어린이 때는 훈육을 중심으로, 청소년 때는 자립을 중심으로 아이를 양육하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자는 부모가 카멜레온 같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의 성장과정에 따라 필요한 양육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세 가지 양육과정은 전 단계가 채워지는 것이 중요하다.

즉 아이때 충분히 애착을 받은 아이가 어린이때 훈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훈육을 받은 아이가 자립심으로 양육될 수 있다.

애착이 없는 상태에서 훈육만 하게 된다면 바른 양육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훈육'의 단계에서 무조건적인 훈육만 있는 것은 아니다.

훈육과 애착이 병행되어야 하지만, 중점은 그 발달 단계에 필요한 것이 중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양육의 첫 번째 단계는 '애착'이다.

아이때의 부모로 부터 받는 애착은 아이가 평생 세상을 살아가면서 세상과 사람을 신뢰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를 돌봐주는 사람을 통해 아기는 세상을 신뢰하게 됩니다. 그 사람에 대한 신뢰가 곧 세상에 대한 신뢰로 이어집니다. 아기에겐 그 사람의 품 안이 마치 세상 전체처럼 느껴질 테니까요. 이 신뢰감이 잘 싹을 틔워 마음에 든든하게 뿌리내리면 평생에 걸쳐 큰 힘이 되겠죠.

덕분에 우리는 한치 앞도 알 수 없고 우연이 지배하는 냉엄한 현실 속에서도 어느 정도 평온과 안정을 유지할 수 잇씁니다.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아기 때의 신뢰감이 깊이 뿌리 내기고 있기에 다시금 희망이 샘속곤 합니다. 내가 울음을 터뜨리면 세상이 다가와 편하게 해 줄 거라는 믿음이 있으니까요.

이같은 신뢰감이 자리 잡으려면 아기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아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종교에서 말하는 신의 사랑과 비슷한 사랑입니다. (P49-50)

 

저자가 말하는 양육의 두 번째 단계는 '훈육'이다.

아기는 전적으로 '자기중심적'이다.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타인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가 커가면서 서서히 타인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한다.

이 때부터 부모는 훈육을 시작하고 규칙을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규칙을 가르친다는 것은 아이를 꾸중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훈육은 칭찬과 병해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 가지 요령은, 아이가 잘못 할 때 말고 아이가 잘 할 때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잘못할 때 가르치려 하면 꾸중을 해서 가르치게 되지만, 잘 할 때 포착해서 가르치면 칭찬을 하며 가르치게 됩니다. 물론 그러면 아이를 평소에 더 유심히 지켜봐야 하죠. 아이가 문제행동을 보일 때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제없이 잘 지낼 때입니다.(P70)

 

저자가 말하는 양육의 세 번째 단계는 '자립'이다.

아이는 청소년 시기에 이르러서 추상적인 사고 능력이 발달되며,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다.

저자는 이 때부터 부모는 아이를 감독자의 역할 보다는 조언자, 동반자, 협력자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가 시행착오를 통해서 스스로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아이와 대화하고, 아이의 의견을 들어주여야 하며, 이 때 가장 필요한 것이 '인정'과 '공감'이다.

 

 

 

이 책은 아이의 세 가지 양육 단계와 함께 이 단계에서 올바른 양육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이야기 한다.

실제로 아이를 양육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아두고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예를 들면 애착의 과정에서 엄마의 산후우울증은 아이에게 애착을 주는 것에 큰 장애가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남편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엄마가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문제 하나 내겠습니다. 바라고 바라던 아기가 태어났을 때, 이제부터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모유 수유? 영양? 위생? 안정적인 애착? 네, 모두 정답입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생각하고 있는 답은 따로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난 후 가장 신경 써야 할 것, 그것은 바로 '엄마'입니다.

더 정확히 말해서 '엄마의 행복'입니다. 엄마와 아빠가 함께, 행복한 엄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게 다 우리 아기를 위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막막할 경우 더 생기기 쉽습니다. 따라서 엄마가 우울증이 안 생기도록 주변에서 도와주어야 합니다.(P93)

이 외에도 각 양육의 단계에서 장애가 되는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아이의 양육에 대한 전체적이고도 통합적인 시각을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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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양심 - 도덕적인 아이로 키우는 연령대별 인성교육법
러시워스 키더 지음, 김아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도덕적 양육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


내 아이를 도덕적으로 양육한다는 것...

어쩌면 우리 사회에는 이런 양육법이 낯설고, 심지어 거부감까지 준다.

그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는 도덕적이라는 말이 존경이나 부러움의 이미지가 아니라,

옹졸하고, 원리원칙만 강조하는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내 자녀가 자라서 그런 이미지를 가지는 사람이 되는 것을 좋아하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은연 중에 도덕적으로 살면 손해 본다는 생각이 있다.

실제로 지금도 방송이나 신문 기사에서는 도덕적으로 살다가 손해를 본 이야기가 나온다.

구한말 전재산을 팔아서 독립운동을 한 자손들이 가난하게 살고...

단체나 회사의 비리를 고발한 사람이 왕따가 되어 그 곳을 떠나는 뉴스들을 접하게 된다.

그래서 적당히 타협하며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

그리고 우리 자녀가 그렇게 적당히 세상을 잘 사는 사람이 되길 원한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하면 이런 생각들이 얼마나 비겁한 생각이고, 사람의 인격과 가치관을 파괴하는 생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은연 중에 우리 자녀들을 이런 비겁하고, 인격과 가치관이 파괴된 사람으로 키우고 있다.


단순한 규칙이 아이를 도덕적으로 자라게 만든다.


이 책은 아이를 도덕적으로 양육하는 방법에 대해서 가르친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강압적이고 고리타분한 양육방법이 아니다.

아이가 자신이 옳다고 가치관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인생의 문제들을 결정하고, 그것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는 것을 부모가 도와주는 방법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에서 아이를 도덕적으로 키우기 위해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확실한 규칙이다.

이 책의 앞 장의 소개글에서는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매우 인기를 끌었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을 은연 중에 비판한다.

모호한 도덕적 딜레마의 나열이 우리의 도덕관념을 더 추상적이고 모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아이들이 도덕적으로 자란다는 것은 그 아이가 자라면서 확고한 도덕적 규칙을 가질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한 가지 실험을 예로 든다.

한 실험자가 대상자들을 모은 후 수학적 문제를 풀면 10달러씩을 주기로 약속했다.

문제를 푼 과정이나 선택형 답안지는 없다.

그냥 자신이 문제를 풀고 몇 문제를 풀었는지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

거짓말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풀 수 있는 문제 갯수는 평균 3.1개였다.

그러나 거짓으로 적은 사람들이 풀었다고 적은 갯수는 평균 4.1개였다.

중요한 것은 이런 문제를 풀기 전에 사전조사로 기독교의 십계명을 적어 보게 시켰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십계명을 적은 사람들은 대부분은 정직하게 문제를 풀었다.

심지어는 10개의 십계명 중 단 한 개만이라도 적은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저자는 이것을 종교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 자신이 어떤 도덕적 규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모호한 상황 속에서도 정직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가정에서 상황이나 환경, 부모의 기분에 따라 바뀌는 규범이 아닌 확고한 규범을 가르치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규범의 기준으로 다섯 가지 가치관을 제시한다.

정직, 책임감, 공정성, 존중, 동정심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의 기준대로 결정했는지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다섯가지 검사방법도 제시한다.

법적 검사, 규정검사, 악취검사, 신문1면검사, 엄마검사등이다.

내가 한 행동이나, 자녀에게 가르친 방식이 도덕적인지 비도덕적인지 모호하다면 이 검사에 나의 행동을 대입해 보면된다.

예를 들어 신문1면검사의 경우 나의 행동이 내일 신문 1면에 나왔을 때 거리낌이 있는가,없는가를 통해 도덕적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도덕훈련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가정 문화에서 부터...


이 책은 도덕을 부모가 자녀에게 가르치는 규칙같은 것으로만 보지 않는다.

이것이 한국의 교육과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

한국의 교육은 부모가 아이에게 도덕을 가르치는 것으로 본다.

그러기에 아이들이 자라서 도덕이라는 개념을 생각하면 숨이 막히고, 거부감을 느낀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아이를 도덕적으로 키운다는 것은...

부모가 아이와 이야기함으로서 도덕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도덕을 납득시키는 것이다.




저자는 도덕을 일종의 문화로 본다.

우리 가정에서 행동하는 방식이나 사회에서 행동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내가 그 사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그 방식에 동의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방적인 주입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결국 아이를 도덕적으로 키운다는 것은 부모가 아이와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옳은 행동이 무엇인지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아이를 책임감 있게 키우는 법



이 책에서는 아이를 도덕적으로 키우는 것을 두 가지 관점에서 본다.

하나는 아이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대응력이라고 하고,

다른 하나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원칙을 제시하는 요구사항이다.

전자만 강조하면 방임형부모가 되고...

후자만 강조하면 권위주의적인 부모가 된다.

이상적인 부모는 이 두 가지가 모두 강한 권위 있는 유형이다.

이아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만 큰 틀에서의 규칙은 지키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 규칙이 일관성있어야 책임감 있는 아이로 자라게 된다.


이를 가장 잘 이해하게 하는 예가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와있는 이반의 어머니 아만다의 이야기이다.

아만다는 학대받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 이혼을 하고 혼자 넉넉치 못한 상황에서 아들 이반을 키웠다.

우리 상황에서는 전형적으로 마마보이 아들이나 무책임한 아들로 양육될 수밖에 없는 가정이다.

그렇지만 아만다는 자신의 불행이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 아들에게 나름대로 규칙을 제시하고 그 규칙대로 아이를 키웠다.

아이가 고등학교 졸업반이 되자 일을 하면서 자동차를 구입하기를 원했다.

아만다는 아이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매 달 100달러씩 값는 조건으로 500달러를 빌려줘 차를 사게 했다.

그 달에 차값을 값지 못하면 100달라를 값을 때까지 차를 타지 못하는 조건이었다.

이반은 처음에는 그 조건을 잘 지켰다.

그러나 여자친구가 생기자 그 여자친구와 일주일동안 무단 외박을 하고...

직장도 관두었다.

당연히 빌린 돈도 값지 않고, 새로운 직장을 다닐 생각도 안 했다.

아만다가 차를 타지 못하게 하고, 그 차를 다시 중고차 시장에 내놓으려고 하자...

아이는 학교를 가지 않아 좋업을 못 할 상황이 되었다.

이 경우 대부분의 한국부모들은 그냥 차를 타게 하고 일단 졸업은 시키려 할 것이다.

그러나 아만다는 단호하게 아이 스스로 학교에 자퇴서를 내던지, 다시 아르바이트를 해서 차값을 값을지를 선택하게 했다.

그리고 아이는 후자를 선택했다.

저자는 만약 이 때 아만다는 순간의 동정심에 의해 원칙을 무너뜨렸다면 아이는 당장 학교를 다녀서 위기를 모면할 수 있겠지만 그 아이의 장래성은 심각하게 무너진다고 말한다.

즉 아마다가 원칙을 무너뜨리는 행위는 아이의 장래를 망치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의 어머니들이 얼마나 아만다와 반대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 결과 얼마나 책임감 없는 아이들이 자라나고...

그 아이들이 커서 얼마나 책임감 없는 부모들이 되고 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아이를 도덕적으로 키운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고리타분하고 융통성 없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도덕적 가치관을 가지고 행동하며, 그것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는 진정한 성인으로 키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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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기 위해 태어나다 -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공감 능력을 회복한 아이들
브루스 D. 페리, 마이아 샬라비츠 지음, 황정하 옮김 / 민음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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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내가 속한 단체에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심하게 공격한 적이 있었다.

육체적인 폭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지만 언어적인 폭력으로 심한 인격 모독을 하는 것을 지켜 보게 되었다.

몰론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한 것은 그 때만이 아니었다.

조용히 그 사람을 찾아가서 그 행동이 얼마나 심한 행동인지, 그리고 그 행동으로 동료가 얼마나 심한 아픔을 경험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런데 그와 이야기를 하면서 놀라운 경험을 했다.

아니 거이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그 사람은 자신이 상대에게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기억하지를 못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모르는 척 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대화를 할 수록 단순히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그는 정말로 자신이 상대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그리고 상대가 어떤 아픔을 경험했는지를 모르는 것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공감능력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상대의 아픔을 모를 수도 있구나...

아니 느끼지 못할 수도 있구나...

그리고 요사이 인터넷이나 자라는 청소년의 대화를 보면서 새삼 깨닫는다.

정말 상대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구나...

이것이 심각한 상황이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공감능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고, 이것이 상실되었을 때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상처입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조사함으로서 그 아이들이 자라면서 무엇이 결여되어 있는지를 밝혀내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공감능력이다.

이 공감능력은 갓난아이때 엄마와의 소통을 통해 형성된다.

아이는 자신을 향한 엄마의 표정을 보면서 공감능력을 키운다.

아이는 자신의 필요를 어머니에게 공감시키고, 어머니는 이런 아이의 반응에서 만족함의 보상을 받는다.

이 관계는 아이가 자라면서 점차 어머니에게서 타인에게로 영역을 넓혀간다.

따라서 공감능력은 인간이 타인과의 관계를 맺고 생존하는 데에 있어서 필수적인 능력이다.

 

 

저자가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공감능력과 함께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은 스트레스 처리 능력이다.

아이는 엄마와 동질감을 느끼고, 엄마나 자신의 필요성(스트레스의 발생요인을 처리하는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을 경험한다.

따라서 엄마가 없거나, 자신의 필요성이 해결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느낀다.

엄마는 점차 아이와의 관계를 조절해 가며 이 스트레스 능력을 키워준다.

이 책에서 이 과정에서 예로 드는 것이 '깍꿍놀이'다.

엄마는 아이에게 얼굴을 피하거나 숨는다.

아이는 이 때 불안해 하며 울게 된다.

그러면 엄마는 '깍꿍!'하면서 아이에게 얼굴을 내민다.

아이는 다시 웃는다.

이런 단순한 놀이를 통해서 아이는 자신의 스트레스 처리 능력을 향상시키고, 이것이 성인이 되어서도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원천이 된다.

따라서 엄마와의 유대관계에서 스트레스 처리 능력이 발전된다.

 

 

저자는 이런 과정을 진화론적인 관점과 화학적 작용으로 설명을 한다.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이런 공감능력과 스트레스처리 능력에서 발생하는 '옥시토닌'이란 호르몬이다.

아이가 엄마와 유대관계를 맺을 때 아이와 엄마 동시에 '옥시토닌'이란 호르몬이 발생한다.

이 옥시토닌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특별한 유대관계를 맺게 하는 호르몬이다.

프레드리 들쥐라는 쥐는 다른 쥐들과 달리 암수가 서로 한쌍씩만 성관계를 맺는다.

이 들쥐를 연구해보니 다른 쥐에는 없는 옥시토니 호르몬이 있는 것으로 발견되었다.

즉 옥시토닌은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게 하는 호르몬이다.

 

그런데 아이때 엄마의 친밀한 돌봄이 없으면 이 호르몬이 생성이 되지 않는다.

당연히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워지고...

공감능력이 없어지고...

스트레스를 해결하지 못해 파괴적인 결정과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과정을 거친 아이들의 사례가 제시된다.

어린시절 고아원에서 방치되어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가 그로 인해 타인과의 관계를 맺기 힘들어 하는 이야기...

부잣집에서 여러 유모에게 길러져 한 엄마의 지속적인 유대관계가 결여된 아이가 나중에 소시오페스가 되는 이야기...

폭력집단에 속한 부모나 남을 속이는 직업을 가진 부모 밑에 자란 아이가 상대방에 대한 공감능력이 없어져 아무런 죄책감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이야기.......

공감능력이 없는 우울증 엄마 밑에 자란 아이가 텔레비젼에 방치되어 공감능력을 상실하는 이야기 등의 사례가 제시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록 미국의 현실을 다루고 있지만...

지금 우리 사회와 우리의 아이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특히 맛벌이 부부가 늘면서 아이들이 엄마와 지속적인 공감능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고...

자라면서 타인과의 관계 형성보다 성적이라는 목표의식에 내몰린 아이들이 얼마나 무서운 환경에 놓여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결론적으로 공감능력이 윤리적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해결책으로 아이를 부모의 따스한 양육과 친지와 공동체의 돌봄 가운데 키울 것을 제시한다.

 

 

책 초반에는 이론적인 내용이 많이 등장하고, 특히 호르몬과 뇌의 성장과정에 대한 학술적인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

조금 어려운 부분이여서 자칫 읽으면서 흥미를 잃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초반 이후부터는 사례를 중심으로 매우 공감이 되는 이야기들로 전개가 되기에 초반부분만 잘 넘기면 쉽게 완독할 수 있는 책이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모든 것을 환경이나 호르몬의 상황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는 또래 아이의 신발을 가지기 위해 그 아이를 총으로 살해한 테럴이라는 아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아이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고 어머니 역시 갱단에 속한 매춘부였으며, 그의 의붓아버지들도 대부분 갱단단원들이었다.

이 아이는 자라면서 엄마의 돌봄을 받고 자라지 못했으며...

갱단문화에 익숙해져서 상대방에게 공격적인 아이가 되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트레스처리 능력이 형성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가하는 상대를 위협적으로 느끼고 그를 살해하게 되었다.

저자의 분석은 이 아이가 환경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살해를 했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뇌의 의사결정부분이 올바르게 성장하지 못하였다고 말한다.

만약 이 논리대로라면 지금의 사이코페스들도 모두 본인의 잘못이 아닌 환경의 잘못이 된다.

환경과 옥시토닌 문제가 모든 것의 원인이 된다.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 것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결국 자신을 만드는 것은 자신이다.

자신의 순간의 결정들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도 내가 져야 하는 것이다.

물론 환경이 좋지 않고, 어린 시절 안 좋은 영향을 받은 사람은 타인보다 더 많은 결단을 해야 하고...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회가 그런 결단과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갓난아이의 양육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달았다.

그리고 그 과정이 엄마 개인의 책임만이 아니라...

아빠와 가족, 친지, 그리고 사회가 함께 해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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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여자 2015-04-23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전되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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