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너의 의미 (아이리시스 서재)</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생각하는 어린이</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10 Feb 2012 20:54:30 +0900</lastBuildDate><image><title>아이리시스</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39771186721211.jpg</url><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아이리시스</description></image><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별을 쓸어담다-3</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407477</link><pubDate>Tue, 07 Feb 2012 21: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407477</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1544189X&TPaperId=540747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5/22/coveroff/318243016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912435682&TPaperId=540747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84/30/coveroff/m91243568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96599030&TPaperId=540747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12/91/coveroff/9196599030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182435568&TPaperId=540747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13/5/coveroff/m18243556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85871399&TPaperId=540747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128/76/coveroff/9285871399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407477'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들어가는 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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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페이퍼의 목적은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게요!(벌써 3탄인데 이제 와서 왜 말하는 거니ㅜㅜ)
저는 하루 한 편을 고수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해도 세상엔 영화가 너무 많아요, 으흑흑)
제가 드라마를 끊으면 더 많은 영화를 볼 수 있고, 폭풍 리뷰도 쓸 수 있겠습니다만.
다만 정신 차리고 봤다는 표시하는 단상일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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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극장 옆자리에 앉아 귓속말을 하느라 귓가를 살짝 스쳐가던 차가운 그애의 입술을 기억한다. 아니, 그 감촉을 기억한다. 무슨 영화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극장을 나와 들어간 해운대의 한 닭갈비 집에서 그애가 퍼주던 밥그릇을 넘겨받을 때 스쳐지나던 손끝의 감촉을 기억한다. 우린 친구였다. 그는 해병대에 입대했다. 몇 번 편지가 오갔다. 어느날 그애는 사라져버렸다. 그 이후로 다시는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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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퍼스널 이펙츠&gt;는 다시 볼 수 없는 사람을 기다리는, 남겨진 이들의 간절함을 그린다. 일상이 일상이 아니라도 특별한 시간마저 쌓이고 또 쌓이면 그마저 일상이 된다는 것을 이들은 알고 있을까. 살해 당한 가족을 둔 남겨진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는 한도끝도 없지만, 비교적 최근에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다 자살한 아들을 못 잊는 형과 부모의 이야기인 전수찬의 &lt;오래된 빛&gt;을 읽었었고, 비루한 현실이 참다운 현실이고 굳이 또 시간을 버티며 살아가더라는 진실을 글로 대면하는 건 좀 힘든 일이었다. 소년 같은 애쉬튼 커처. 생각보다 나이가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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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르 카레의 원작이 있다는 걸 안다. 웬만한 팬이면 다 알 것이다. 읽지 않고 영화를 보면 빈틈이 보이거나 이해가 어렵거나 노멀하게 느껴질 거란 예감은 들어맞았다. 절반은 지루했고 후반은 이야기를 따라가려는 의지를 상실했다. 어느새 등장인물, 배경, 스토리 다 놓쳤다. 이름 다 까먹었다. 눈을 떼지도 않았는데 내 머리에 구멍이 났나 보다. 스파이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릴러 장르 중 하난데, 아쉬웠다. 그게 매력일 수 있다. 영국의 모던함과 클래식함, 반듯함. 황홀하게시리 부다페스트도 가고! 대체 스파이가 뭘했길래 쫓아다녀야 하지, 생각했을 정도니 내게는 애초부터 스파이 축출에 대한 의지가 없던 거나 마찬가지. 나쁜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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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읽는 게 나았을 것 같다. 꽤 좋은 평을 받고&nbsp;있었는데 나 혼자만 싫어하게 생겼으니, 이 위대한 캐스팅에도 마음이 단 한 톨도 호의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아쉬운 일이잖아. 등장인물이라도 파악하고 가라던 어느 평론가의 충고는 맞았다. 냅다 덤벼서 될 일이 있고 안될 일도 있는 법. 근데 &lt;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gt;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그러니까&nbsp;용의자 넷을 얘기하는 것 같은데.. 다 보고도 모르는 나는 멍청이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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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니 50번까지 피아노를 배우고 바흐,모차르트,슈베르트,베토벤까지 레슨 받을 때, 어려운 것만 치면 지겨울 거라며 선생님이 쥐어준 연주곡집에 '사랑의 찬가'가 들어 있었다. 그땐 &lt;라 비앙 로즈&gt;의 에디트 피아프(1915-1963)의 곡인지 몰랐지만(경음악인 줄 알았음) 147센티미터의 키에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이 여자의 전기영화를 나는 꽤 가슴에 품고 살았다. 전기영화를 어려워 하던 시기엔 굳이 남의 일생을 욕심낼 필요가 없어 보지 못했고, 모두 좋다고 엄지를 치켜 들었을 땐 괜한 질투에 멀리했다. 온 삶이 영화가 되는 일생은 대체 어떤 것인가. 아티스트들의 전기를 나는 꽤 좋아하지만 '프리다', '카미유 끌로델' ,'바스키아', '클림트', '아르테미시아'는 늘 지루하거나 우울하기만 했다. 난 역시 타인의 인생 따위엔 별로 관심 없는 인간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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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화가들의 삶에서 가수의 삶으로 넘어와보니 적어도 듣는 귀가 지루하지 않아 감동적이었다. 듣고만 있어도 세상 다 가진 듯하니, 굳이 그녀의 비극과 희극에 팔랑거리지 않아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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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없어도 여자들의 인생은 반짝거릴 거예요. 언젠가 사랑을 해야 더 예뻐진다 말하던 어른들이 있었다. 사랑을 나눠야 할 나이에 사랑을 나눠야 예쁜 호르몬이 나와 예쁘게 해준다고. 믿지 않았지만 나이를 먹을 수록 알게 되었다. 그래, 사랑하지 않는 여자보다는 사랑하는 여자가, 사랑을 모르는 여자보다는 사랑 받는 여자가 예쁘긴 하지. 그런데&nbsp;&lt;프라이드 그린 토마토&gt;에 나오는 여자들은 모두 남자 없이도 반짝거린다. 내가 검지에 낀 큐빅 박힌 백금 반지처럼 반짝반짝 눈부시게. 토마토는 생으로 먹는 게 좋은데 튀긴 토마토를 상상하다가 잠시, 어린 시절 패스트푸드 점에서 시작되었다 끝나곤 했던 소개팅(먹는 곳과&nbsp;노래방으로 점철된)과 우정과 사랑이 떠올랐다. 아홉 살의 피아노와 장미, 열여섯 살의 원피스와 빼딱구두, 열일곱의 첫 키스, 열여덟의 우정, 커서 다시 만난 남자 아이들의 자취방 같은 것들. 그땐 타락이 아니라 일탈이었는데 쓰고보니 타락이 따로 없군. 자꾸만 싱긋 웃음 짓게 되는 두고두고 꺼내봐도 좋을, 누구나 다 좋아할 가슴 뜨거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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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는 최고의 영화가 맞지만 남자에게도 그런지 내가 아는 남자에게 실험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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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학계 다툼도 있는 걸로 알지만 '유대인'에 대한 기준은 무엇일까. 유대인 학살이 종교전쟁이었을까, 민족전쟁이었을까, 인종전쟁이었을까. 아니면 그냥 나와 다른 무언가를 가진 사람을 없애버려야 한다는 목적의식 없는 이상향의 발로였을까. 바벨탑을 쌓으려 한 건 바로 우리인데 이제는 탑을 무너뜨리겠다고 나대고 있으니 변고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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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사라의 열쇠&gt;는 유대인 학살에 관한 한 닳고 닳은 초보 영화다. 그나마 식상하지 않게 하는 게 '열쇠'라는 주제어인데 사라가 동생을 벽장에 숨기고 벽장열쇠를 들고 집에서 끌려나올 때부터 엔딩이 자꾸 그려졌다. 의미하는 바와 울림은 크지만 생각보다 단조로운 영화다. 열쇠는 결국 '뿌리'를 찾아내는 열쇠였고, 사라의 인생을 반추하는 상징이었다. 사회문제, 국제문제, 역사문제에 전혀 관심 없는 사람에게라면 아주 쉽고 유익하게 다가갔을 영화다. '홀로코스트'를 소재로 하는 이야기는 독일이건 폴란드건 프랑스건 식상한 게 사실이지만 볼 때마다 울컥거린다. 이제 킬링필드를 자처한 크메르루주 정권이나 독재자 차우셰스쿠를 그리는 21세기적 시각의 영화를 보고 싶다.&nbsp;&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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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유럽편을 보고 또 보고 그랬던 시간이 있었죠. 노다메의 귀여움과 그녀가 치는 '반짝반짝 작은 별'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거든요. 그녀는 마음으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가 맞았어요. 치아키는 그녀를 독려하면서 꿈을 찾아나가는 훌륭한 지휘자였고요. 다시 만나니 더 좋았어요. 나이를 먹었지만 그들도 나도 달라지지 않았더라고요. &lt;노다메 칸타빌레&gt;를 이제 완전히 보낼 수 있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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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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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악장이 끝나고 다시 시작되는 연주도 있나요? 있으면 귓속말로 좀. 노다메와 치아키와 피아노를 보내기가 정말로 싫어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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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입춘이구요. 봄이 온대요. 그럼 또다시 여름이 오겠죠. 당신이 기다리는 여름은 어떤 여름입니까? 이런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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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여름의 조각들&gt;은 집안 대대로 오래된 물건을 수집해온 어머니의 75번째 생신날, 서로 다른 곳에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데 모인 시간을 담아낸다. 시골마을(인지는 모르지만) 마당이 푸른 초원으로 뒤덮여 손자,손녀들과 강아지들이 뛰어놀아도 자연스럽기만 하다. 어머니는 얼마 안 남은 생을 정리라도 하듯 아들에게 자신의 재산이자 추억이자 삶인(오르세 미술관도 탐내는!) 고가구와 미술품의 처리를 부탁하지만 삼남매는 귀담아 듣지 않는다.&nbsp;갑작스레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야 어머니가 남긴 물건의 거취를 고민하는 삼남매. 이제는 당신의 것이 곧 내 것입니다. 물건이 곧 추억입니다. 추억을 돈으로 바꿀 수는 없죠. 삼남매가 과연 길을 잘 찾아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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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돌아가기 전에 당신은 무엇을 남기고 싶나요?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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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랬다. 코드가 맞는 영화를 만나면 오프닝 1-2분 안에 빠져들어 시간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있었으면, 좀 더 이야기를 해줬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법. 지금껏 본 존 말코비치의 영화들은 다 좋았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는 의외로 본 게 별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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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마지막 사랑&gt;의 무대는 아프리카 북동부 모로코의 항구 탕헤르에서 시작한다. 이 사하라 여행은 돌고돌아 다시 탕헤르로 돌아온다. 꼭 가보고 싶은 곳. 척박하고 황량하기 그지없이 모래 아니 흙먼지만 날리는 폐허 같은 아프리카 땅인데 바로 그 순간이 황홀경이 된다. 파리 날리고 비위생적이고 좁고 더럽고 황폐한데 그곳에서 사랑을 나누는 포트와 키트의 은밀한 행위가 몽환적이다. 하늘과 땅, 단지 두 사람만 존재하는 천국처럼 여겨진다. 로드무비식 구성을 따르지만 결혼 10년의 권태기 극복과 예술에의 영감을 열망하는 욕망에서 시작된 여행이므로 결국 '욕망'에 관한 영화다. 욕망 조절에 관한 영화다. 중간중간 보여지는 오리엔탈리즘 시각과 후반부 대사 없는 날것의 사하라, 아프리카 풍경이 뇌리 깊숙한 곳에 박힌다. 불편한 진실마저도 몽환적인 아름다운 작품. 연인들은 꿈꾼다. 떨어질 듯한 푸른 하늘 아래&nbsp;섹스해봤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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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아르테미시아&gt;(1593-1651/1653)는 카라바조(1571-1610)와 같은 시대를 살았다. 최초의 여성 화가로 기록되었다고 하는데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는 유명한 그림이다. 이탈리아 초기 바로크 시대의 화가로 명암법을 이용하는 카라바조의 영향을 받았고, 아버지 또한 화가였다.(오라치오 젠틸레스키) 그는 시대에 걸맞게 벽화 작업을 많이 했는데 그때마다 딸의 재능을 이용한다. 여성의 예술가로서의 재능이 거의 인정받지 못하던 시절, 예술학교 입학을 거부 당하자 제자 탓시에게 그녀의 지도를 부탁한다. 훗날 그로부터 배운 명암법을 비롯한 많은 기법들이 작품세계에 영향을 미쳤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그녀는 20세기가 될 때까지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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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그녀의 일생이라기 보다는 스승 탓시와 사랑에 빠지는 아르테미시아를 그리고 있는데 실제로는 둘이 사랑에 빠진 게 아니라 그녀가 강간을 당한 거라고 한다. 고작 열 일곱 정도였던 아르테미시아를 건드린 탓시를 용서 못하는 오라치오는 법정 재판에 딸을 세워 강간 당했음을 밝히기로 한다. 손가락에서 피가 배어나올 정도의 고문을 당하면서도 그녀는 탓시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못 견딘 탓시가 강간을 시인하면서 그들의 불 같은 사랑은 끝난다. 영화가 실제와 달랐던 것 같다. 하지만 사랑과 강간이 한끝 차이라는 건 보기 나름일 것이다. 그녀는 어렸지만 분명히 자신의 욕망을 알고 있었던 걸로 영화에서는 그려진다. 실제로는 그녀가 피해자라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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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그녀가 탓시로부터 영향을 받아 그림을 그렸고, 재능이 뛰어났지만 까미유 끌로델처럼 남자(아버지)의 그들에 가려 인정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딸이 인정 받아 날아가버리는 것을 아버지가 원치 않았을 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녀의 그림 중 아버지 것으로 남겨진 작품이 있다고도 하고, 여성 화가를 인정 못하는 시대인식 때문에 그녀는 300년이나 없는 사람으로 미술사에서 지워져 있었다. 그녀의 일대기 전체를 그리지 못한 영화는 아쉽지만 탓시 보다 카라바조가 그녀를 뒷받침 하는 든든한 배경 검색어인 걸 볼 때 그녀의 작품 또한 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아르테미시아 역을 맡은 이탈리아 배우 '발렌티나 세비'가 아주 예쁜데 이&nbsp;작품&nbsp;이후 그다지 언급할 만한 작품이 없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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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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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Artemisia Gentileschi&nbsp;: 1593년 7월 8일 - 1651/1653년)는 이탈리아의 초기 바로크 시기의 여성 화가로, 카라바조의 강렬한 명암법에 많은 영향을 받은 여러 화가들 중 하나이다. 그녀는 10대 때부터 미술에 관한 재능을 보이기 시작하여, 화가였던 아버지 오라치오 젠틸레스키에 의해 미술 수업을 받는다. 초기 바로크 시대의 여성들은 미술을 공부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으나, 그녀는 23살 때 최초로 피렌체 디세뇨 아카데미아의 회원이 되는 영예를 얻었다. 그녀는 여성화가로서 처음으로 역사적이고 종교적인 작품을 그렸는데, 당시에 이러한 주제의 그림들은 여성의 능력 밖이라고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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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자르는 유디트 (1614-20) 캔버스에 오일 199 x 162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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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17살이 되던 해에 그녀의 아버지 오라치오 젠틸레스키는 후원자이자 친구였던 타시 (Tassi)를 강간상습범으로 고발했는데, 이후 아르테미시아는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부도덕한 여자로서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러한 역경에도 굴복하지 않고 그녀의 작품에서도 보이는 강인함과 열정으로 당대의 여러 화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자르는 유디트 (피렌체 우피치 박물관 소장) 와 같은 명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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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오늘날에 이르러 여러 비평가와 학자들에게 재발굴되고 있는데, 그녀의 여러 작품들이 강인한 여성을 주제로 하고 있는 것을 꼽으며 그녀를 최초의 페미니즘 화가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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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그녀의 작품을 주문했던 한 고객에게 이러한 편지를 써 보내기도 하였다.
" 나는 여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줄 것입니다. 당신은 시이저의 용기를 가진 한 여자의 영혼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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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생애&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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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1593년 7월 8일에 로마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아버지이자 화가였던 오라치오 젠틸레스키의 장녀로, 오라치오는 카라바조 학교의 대표자들 중 가장 뛰어난 한 사람이었다. 아르테미시아는 아버지의 화실에서 처음으로 회화를 접했으며 그녀의 남동생들보다 훨씬 뛰어난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드로잉과 유화, 색을 섞는 법에 관해서 아버지에게 배우게 된다. 그때 당시 유행하기 시작했던 카라바조풍의 강렬한 명암법과 색감 스타일, 주제 등은, 아버지인 오라치오에서 아르테미시아에게까지 넘어간다. 그러나 아르테미시아는 이러한 화풍과 당시 전형적인 회화의 주제에 관해 오라치오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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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첫 작품은 수산나(1610년작)로 그녀가 17살이 되던 해에 완성되었는데, 아버지의 많은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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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년, 그녀의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남성들이 전부였던 미술학교에 입학을 거부당한다. 이 시기에 아버지 오라치오는 아고스티노 타시와 로마의 대저택을 꾸미는 공동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그리하여 오라치오는 토스카나의 화가였던 그를 고용하여 아르테미시아를 개인적으로 가르치게 했다. 이 과정에서 타시는 그녀를 강간하게 된다. 그 이후 타시는 그녀의 명예를 위하여 그녀와 결혼하기로 약속했으나, 훗날 약속을 이행하기를 거부했으며 그로 인하여 오라치오는 타시를 고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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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은 7개월간 지속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타시가 그의 아내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며, 그의 처제와 간통을 하고 오라치오의 작품을 훔쳐내려는 것을 계획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재판 도중 아르테미시아는 부인과 진찰대에서 검사를 받아야 했으며 모진 고문을 당했다. 이것은 그녀의 말이 진실임을 증명하기 위한 과정 중 하나로, 만약 그 사람이 모진 고문 와중에서도 같은 말을 한다면 그것은 진실이라는 당시의 보편적인 관점 때문이었다. 이 재판 이후 타시는 1년 형을 선고받게 되고, 이 이야기는 훗날 20세기의 페미니스트들의 아르테미시아에 대한 생각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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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자르는 유디트&gt;(1612-1613년작)는 나폴리에서 전시되었는데, 생생하게 표현된 잔인성이 주는 인상은 아르테미시아가 겪어야 했던 고통에 대한 정신적 복수심을 나타낸다고 해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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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이 있는지 한달이 지난 후, 그녀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오라치오는 플로렌스의 한 화가인 피란토니오와 그녀를 결혼시킬 준비를 한다. 그녀가 플로렌스로 이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르테미시아는 카사 부나로티의 청탁을 받아 왕실화가가 되었으며 메디치 가문의 찰스 I세의 후원을 받게 되었다. 이시기에 그녀는 [Madonna col Bambino(The Virgin and Child)]<MADONNA col Child) and Virgin Bambino(The>를 그렸다고 여겨지며, 이 작품은 현재 로마의 스파다 겔러리에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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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렌스에서 지낼 당시, 아르테미시아와 피란토니오는 4명의 아들과 1명의 딸을 낳았다. 그러나 그녀의 딸인 프루덴지아만이 어른이 될 때까지 살아남아 1621년 아르테미시아와 함께 로마로 돌아온다. (그 때 당시 아이들의 이른 죽음은 일반적인 일이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죽고나서 프루덴지아의 삶에 대한 것은 알려져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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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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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뽀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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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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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메리시(Michelangelo Merisi, 1571년 9월 29일 – 1610년 7월 18일)는 이탈리아 밀라노출신의 화가이다. 태어난 마을의 이름인 카라바조(Caravaggio)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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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삶은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이며 위험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1600년 로마 미술계에 갑자기 등단했다. 그 이후 그는 어떠한 수입이나 후원자도 없었으나 그는 극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초기에 발표된 그에 관한 비평은 1604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그 앞의 3년간의 삶을 묘사하고 있는데 그 비평은 이렇게 말한다. "2주간의 작업 후 그는 데리고 다니는 하인과 함께 한 두 달간 칼을 들고 테니스장 여기저기를 으스대며 다녔고 싸움이나 논쟁에 개입되기도 하였다." [1] 그러다가 1606년 5월 29일 테니스 경기도중 말다툼 끝에 상대인 젊은 남자를 살해하고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는 현상금이 걸린 채 로마를 도망쳐 나왔다. 이후에도 1608년 몰타에서 말다툼에, 1609년에 나폴리에서 또 다른 말다툼에 개입되었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이 그를 고의로 살해한다. 다음 해인 1610년에 그의 10여 년간의 활동을 뒤로한 채 포르토 에콜레(Porto Ecole)에서 사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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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극적인 조명과 사실적인 묘사로 바로크 양식의 탄생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초기에 사실적이고 파격적인 주제들로 인해 비난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으나 점차 인정받게 되어 유명해진다. 로마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미술의 흐름을 급격히 변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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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후 오랫동안 잊혀졌다가 20세기에 들어서 재발견되어 거장으로 재평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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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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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화가 검색하니까 재밌다. 한동안 친구 탕기님 블로그에서만 미술사 공부를 했는데 원래 아는 게 없는 나는 아주 뒤죽박죽 엉망진창이다. 사실은 어느 시대에 어떤 화가가 있는지도 모른다. 카라바조를 처음 가르쳐준 것도 탕기님. 창고에 물건이 들어있는데 꼭 필요한 물건과 버려야 할 물건이 한 곳에 들어서 못 찾는 상태가 내 머릿속. '머릿속' 할 때 사이시옷이 들어가는지 안 들어가는지 맞춤법/표준어 공부 머리 터지게 하는 나도 맨날 헷갈리고.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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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말. 안녕.
(아직 페이퍼 쓰다만 거 몇 개 더 남았어요) 
음, 책이 좋아요, 영화가 좋아요?]]></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314/58/cover150/m512435088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512435088</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천상의 멜로디</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404265</link><pubDate>Mon, 06 Feb 2012 16: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40426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4620151&TPaperId=540426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288/3/coveroff/896462015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306450184&TPaperId=540426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45/80/coveroff/9306450184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308181725&TPaperId=540426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204/75/coveroff/9308181725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09775996X&TPaperId=540426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1/84/coveroff/909775996x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6372446&TPaperId=540426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70/34/coveroff/8956372446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404265'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대부분 끝을 알지 못한다. 그 끝을 어렴풋이 안다고 말하는 이도, 믿는 이도 모두 결국 또렷하게 그 끝을 알 수는 없다. 가봐야 끝이고 끝이 되었을 때 우린 그게 끝인 줄 모른다. 알고나면 이미 늦는다. 그런데 이 영화들은 우리마저도 끝이 어딘지 아주 잘 알고, 결코 해피엔딩이 될 수 없는 이야기다. 우리는 그것을 비극이라 부르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현실을 잘 몰랐던 때와 마찬가지로&nbsp;도울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아프가니스탄은 4단계 여행금지국가, 이란은 2단계 여행자제국가로 외교통상부 &lt;해외안전여행&gt; 홈페이지에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다. 1,2,3,4단계 국가가 쭉 나열되어 있는데 일단 두 개만 하자. 죽어도, 반드시, 꼭, 가야할 이유가 없는 곳.&nbsp;공교롭게도 더 가고 싶고 알고 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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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 땅의 여자들이 어째서 그렇게 살아가는지 눈 감고도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잘 안다. 하지만 영화와 뉴스를 통해 접하는 게&nbsp;그들의 실상 전부다. 물론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전부다. 이보다 더한 상황이 버젓하다는&nbsp;것도 안다. 그래서 자꾸 눈돌리게 된다. 채널을 멈추고 찾아보게 된다. 중동,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핍박과 비윤리에 관심가질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이슬람 과격파의 비도덕성을 비난하게 되지만 그런다 해서 그곳 여자와 아이들,&nbsp;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nbsp;남자들의 상황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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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편의 아프간 영화. 문학으로는 [천 개의 찬란한 태양]과 [연을 쫓는 아이]의 카불 출신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가 있지만 영화로는&nbsp;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lt;천상의 소녀&gt;가 처음이다. 이전에도 아프간 영화는 있었고, 이후로도 있어왔을 것이다. 다만 탈레반 정권이 붕괴된 후 제작되어&nbsp;칸 영화제에서 호평&nbsp;받은 영화가&nbsp;[Osama]라는 원제의&nbsp;&lt;천상의 소녀&gt;다. '오사마'는 소녀의 정체를 아는 어떤 소년이 소녀를 감싸기 위해 거짓으로 지어낸 남자이름으로 제목이기도 하다. 감독은 탈레반 붕괴 후 아프간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에 의해 탄압받는 여성과 여성해방투쟁으로 가난에 시달리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주인공 레일라 역의 여자아이는 길거리에서 즉석 캐스팅 됐고, 엄마와 할머니 역할의 배우는 포로수용소에서 만났다고 한다. 소녀는 영화에 출연하겠냐는 말에 영화가 뭔데요? 되물었고, 탈레반 붕괴 후 자신의 영화가 아프가니스탄의 실상을 알리는 역할을 하리라 믿었던 감독은 국제사회의 무관심에 상처 받았다.&nbsp;아쉽거나 슬프다고는 말하지 않았으나 말 속에 체념이 섞여있음을 짐작했다. 아프간 문맹률은 여전히 높고, 세계의 지원도 미미하다고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던 감독이 전했다.(이 모든 내용을 감독의 인터뷰 기사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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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투박하고 부석거린다. 모든 거리와 건물이 헐벗었고 늘 폭격 맞는 땅 답게 풀한포기조차 없어 삭막하기 그지 없다. 툭툭 치며 다가오는 흔들리는 화면은 세련되지 않아도&nbsp;폭발하는 힘을 지녔다. 뼛속까지 진실이라는 명확함이 주는 진정성 때문일 것이다. 소녀의 두려움이 서린 눈빛은 또래가 가져서는 안되는 안타까움을 담아낸다. 낯설고 황량한 중동 땅으로 우리를 안내할 때 무려&nbsp;시적이고도 신비롭다. 금지된 땅, 자유와 생명이 버려진 곳. 그 땅에서 &lt;천상의 소녀&gt;는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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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으로 아버지가 죽은 뒤 소녀의 집에는 생계를 이을 남자가 없다. 식구라곤 달랑 늙은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레일라 뿐.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여자의 몸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 땅의 여자들은 오로지 알라 신이 부여한 자격을 가진 남자에 의해서만 의식주를 이어갈 수 있다. 할머니와 엄마가 레일라에게 제안한다. 가만 있어도 우린 죽을 거고, 들켜도 죽지만 들키기 전까지는 괜찮다고. 두려움을 숨기지 못한 채 떠밀리다시피&nbsp;남장을 한 레일라는&nbsp;일터에 나간다. 그즈음&nbsp;군사훈련 명목으로&nbsp;남자 아이들이 징집된다. 연약하고 호리하고 예쁘장한 소녀가 우직하고 그악스런 남자들과 소년들 틈에 섞여 있다. 목욕 시간을 무사히 넘기지만 아이들의 놀림과 수근거림이 계속되는 한 들키는 건 시간 문제. 결국&nbsp;재판이 열리고&nbsp;공개처형 당할 위기에 처하자 한 남자가 나서 자기가 데려갈테니 아이를 처형시키지 말아달라 하고 재판장에게 받아들여진다. 늙은 남자는 집으로 데려가 꽁꽁 잠긴 빗장을 열고 그녀를 가둔다. 이미 여자와 아이들이 여럿 가둬진 남자의 집.&nbsp;레일라는 애원하지만 알고 있다. 더이상 자유를 찾지 못할 것이며, 다시는 소년이 무지개를 건너면 소녀가 되고, 소녀가 무지개를 건너면 소년이 된다는, 남자와 여자는 똑같다는 할머니의 오래된 옛날 이야기를 들을 수 없을 거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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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큰 늙은 남자가 목욕통에 몸을 담근다.&nbsp;겁에 질린 여자 아이의 다리 아래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이 순간 여자가 된 것이다.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는 영화는 어느 것 하나 해결하지 않은 채 레일라를 내동댕이 친다. 희망적 결론을 염두에 뒀던 감독이 현실적 결론으로 바꾸기로 결심한다. 운명에 순응할 것인가, 대항할 것인가.&nbsp;순응하면 살고 대항하면 죽을텐데,&nbsp;이곳이 저곳보다 낫다는 보장이 있을까.&nbsp;꺾여버린 날개로 모든 여자가 "신이시여, 어째서 여자를 만드셨나요" 만 하고 있기에도, 맞서기에도 이들이 치러야 할 희생이 너무 커 보인다. 부당함에 치가 떨린다. 다큐 보다 진한 현실감, 두려움과 공포로&nbsp;흔들리는 레일라의 눈빛, 황량하게&nbsp;파괴되고 척박하게 메말라버린 땅을 구경하는 게 내가 한 일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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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란 영화 &lt;천국의 아이들&gt;은 전혀 다르다. 이 영화는 놀랍게도 '구두(운동화)'와 '마라톤' 만으로 아이들의 모든 것을 표현해낸다. 세속에 찌든, 가난이란 이름 앞에 고개 숙이고 자존심 굽힌 우리들을 진짜 천국으로 데려간다. 모든 것은 오빠 알리가 여동생 자라의 구두수선을 해오다 감자 사러 들른 사이 숨겨둔 구두가 없어지면서 시작된다. 자라는 울먹이고, 알리는 자기 운동화를 오전 등교인 자라가 오후 등교인 알리에게 넘겨주면 둘 다 걱정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설득한다. 부모님에게는 숨기기로 하지만 혼이 날까봐 그런 것만은 아니고, 다시 빚을 져야하는 아버지가 걱정돼서다. 알리와 자라에게는 갓난 동생이 있고, 엄마는 허리를 다쳤으며, 아빠는 허드렛일을 하며 돈을 벌지만 넉넉치 못한 형편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nbsp;가난을 모르는 이 아이들의 예쁜 마음은 운동화가 도랑에 빠져도, 등교시간에 늦었다며 추궁 받아도 굴하지 않고 그 씩씩함과 순수함으로 모든 것을 돌파한다.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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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학교 내 마라톤 대회의 3등 선물이 운동화라는 것을 본 알리는 꼭 동생에게 운동화를 선물해주겠다며 죽을 힘을 다해 달리다 결국 1등을 하고 만다. 중동 그러니까 이란 영화 중에서는 제법 알려진 편이고, 1997년도 영화라 연식도 꽤 된데다, 큰 사건 없어 보이면서도&nbsp;큰 울림 주는 희망적 주제로 좋은 평을 받는 영화다. 15년이나 지났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요즘 세태에 딱 들어맞기까지! 그저 가난 이야기로 볼 수도 있겠지만 &lt;천국의 아이들&gt;은 좀 더 나아가 '구두(운동화)'나 '마라톤'이 철저히 상징과 비유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어른용이래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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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가 학교에서 자기 구두로 보이는 신발을 신은 여자아이를 보고도(확신하고도) 말하지 않은 것, 알리에게 알려 함께 그 여자아이의 집 앞에 몰래 찾아간 것, 가난한 여자아이의 맹인 아버지를 보고 발길 돌린 것, 거리낌 없이 여자아이와 친구가 된 것. 이&nbsp;모든 것이 아이들의 것이라기에는 벅찰 만큼 눈부시다.&nbsp;혼자서 돌파하려 마라톤에 나간 것이나 힘들게 결승선을 밟은 것, 동생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부모님에게 징징대지 않은 것 등 사실&nbsp;어느 시점부터는 어른들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아이들 시선으로 돌파하는 현실과 부조리, 희망에 대한 영화다. 사랑스럽고 어여쁘다. 작은 아이의 커다란 눈망울에서 굵은 눈물이&nbsp;뚝뚝 떨어지는 걸 보고 있으려니&nbsp;마음이 짠해온다. 시작부터 끝까지 뭐 하나 잘라내거나 버릴 부분 없는 영화.&nbsp;&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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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의 명성이 자자했다. 대학 때 '부조리'에 관한 설명이 필요할 때마다 단골등장한 작품이었으니! 실제로도 많이 컸겠다. 1997년도면 나도 열다섯 살인데, 알리는 그보다 몇 살이나 어릴지. 극중에서는 아홉 살 정도로 나오는데. 어쨌든 눈물 짠한 그 남자아이도 지금은 20대 청년이 됐겠다. 세월은 마법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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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배경지식은 전혀 없지만 &lt;천국의 아이들 2-시험 보는 날&gt;이 2005년에 나왔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 없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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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영화를 확보해 놓고 나중에 봐야지! &lt;거북이도 난다&gt;와 &lt;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gt;도 가지고 있는데 나중에 봐야지! 이러다가 중동으로 가는 여행가방 쌀 것 같기 때문에. 이러다가 조만간 때려치우고 어디로 갈 것 같으니까. 나는 그런 거 잘 하고 이젠 별로 망설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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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혼해서 이민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아이 없이 서로만 바라보고 살지, 아님 명절이나 아플 때나 친구들이 자식 자랑하거나 자식 걱정할 때 너무 쓸쓸해질테니 딸 하나만 낳아서 예쁘게 키우자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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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lt;신들의 만찬&gt;에서처럼(드디어 짜증나는 &lt;애정만만세&gt;와 재미없는 &lt;천번의 입맞춤&gt;이&nbsp;끝나고 &lt;무신&gt;과 &lt;신들의 만찬&gt;이 시작했다)&nbsp;평생 지중해 크루즈를 타보자던가(물론 드라마는 국내 크루즈), 연금 꼬박꼬박 챙기든가 아주 나이가 많이 들어서 연금을 퇴직금으로 챙겨가지고 암스테르담에서 묵을 때 봤던 마음씨 좋고 따뜻하고 예의 바르고 지성적인 게스트 하우스의 노부부처럼 늙어가자던가. 뭐 그런 꿈들을 재빨리 실현시킬 수 있다. 있겠지! 있어야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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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중동과 아프리카에 자꾸 관심이 가는지, 일부러라도 국제사회 섹션을 찾아 읽고 여기 봐봐, 이런 일도 있대, 하면서 내 삶으로 자꾸 끌어오는지, 마우스 커서도 아닌데!!! 그래도 이들의 처절한 삶과 고통의 아픔, 자유를 위한 투쟁, 인권을 쟁취하기 위한 사활을 건 싸움이 절대 내 것이 되지가 않는다. 내 것이 될까봐 두렵지만 내 것이 아니라서 안도하지만 내 것이 되지 않는 것이 때때로 그래서 내가 그들을 즐기는 대상으로 여기는 걸까봐, 그들의 아픔을 통해 조금 불행한 내 삶도 행복하다고 반추할까봐 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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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무용 선생님이 내준 숙제에는 무용공연을 보고나서&nbsp;써야 하는 감상문이&nbsp;있었다. 친구들과 무려 학교 바깥으로 어른없이 외출할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너무 기쁜 나머지 문화회관에서 맛난 것도 사먹고(그래봐야 김밤,핫도그,어묵,떡볶이,코코아,음료수 정도였을!) 수다 삼매경으로 시간을 보내다 드디어 들어가 앉은 객석에서의 무용은 사실 지겹기만 한 지루한 예술이였다. 그때 예술은 모두 지루했다. 여중생에게 전위예술은(하물며 그림,음악 또한) 그냥 사람이 움직이는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나는 스물 두 살에 부산에서 열린 샤갈 전과 달리 전에서 뭔가를 느꼈고, 인상파 거장전을 스물 네 살에 보고는 전율마저 느꼈다. 그 후 유럽 삼대&nbsp;미술관과 내셔널 갤러리, 테이트 모던, 초상화 미술관, 자연사 박물관, 빈 미술사 박물관, 고흐와 렘브란트&nbsp;미술관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감동면에서는 단연 벨베데레의 클림트와 쉴레가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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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예술도 한 번에 눈에 확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그때 지루했던 무용공연에서도. 4.19를 형상화 시킨 단체 무용이었는데 고요함과 적막함, 소용돌이 치는 분노와 절정, 다시 찾은 희망 순서로 이어지는 멋진 작품이었다. 나중에 붉은 장미 꽃잎이 무대 바닥에 뚝뚝 떨어지는데 정말 핏빛 절규처럼 여겨져 눈물까지 글썽일 뻔 했다. 무용을 모르지만 무용은 아름다운 예술이었다. 이 영화들이 그때 본 무용과 다르지 않다. 희망과 자유를 가볍게 그리려 하면 할 수록, 오히려 가볍고 발랄하게 현실을 반추할 수록 점점 더 그때 바닥에 떨어지던 붉은 꽃잎이 떠올랐다. 붉은 피, 처절한 욕망, 그것들이 모두 상처와 자유를 상징하고 있음이 또렷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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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과 슬픔과 분노 같은 것들이 문화적 코드가 되기란 쉽다. 영화,문학,무용,음악 마저도 그것들을 극복하려 탄생한 부수물들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지만 문화란 그게 다인 것이 아닐까 하고. 누군가를 이해하도록 돕고, 나의 트라우마를 끄집어 내고, 남의 상처를 이해하는, 또는 우리가 이루고 싶은 사회를&nbsp;만들어 가기 위해 소통하고 노력하는 과정. 이&nbsp;모든 것이 문화예술이라면, 아프간과 이란 영화는 그 절정에&nbsp;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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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서른이 되기 전에는 아프리카와 남미 빼고는 세계 지도 어느 대륙이든 한 번씩 발 담글 수 있을 줄로 알았다. 특히 아프리카 희망봉. 쿠바와 부에노스 아이레스와 브라질리아. 칠레, 콜롬비아, 페루. 새들이 가서 죽었다는 로맹가리의 그 페루 말이다. 그러려면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가 필수일텐데 짧은 시간에 되는 게 아니니까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에 나오는 김태희처럼 1년 동안 준비하다 김래원을 두고 휑 하니 꿈을 찾아 가버릴 수 있는 그런 여자가 되어야 하나, 뭐 그런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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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것을 보아도 스물 살에 보는 것과 서른,마흔,쉰에 보는 것이 여러가지 의미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며 살았다.&nbsp;위험하지만 그런 곳에서도 꿈을 키우는 중동은 아프리카나 남미 보다 더 두렵지만 다이내믹 할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이젠 감히 꿈꾸지도&nbsp;못한다. 초콜릿과 바나나와 사탕수수를 캐내며 살아내는 아프리카와 남미 소년보다 [천상의 소녀] 오사마가 이 순간 내게는 더 안쓰럽다. 일을 해도 목숨 걸고 성별 바꾸어 해야 하는 현실이라면 거긴 희망이 티끌 만큼도 없는 거니까. 남자에게만 매달려 사는 여자들이 행복한 꼴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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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탐내면서 곱씹고 신비해 마지 않을 그런 대상의 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 이 곳이 아닌 곳을 사랑한다. 힘은 없지만&nbsp;그곳이 지금 보다 조금씩 좋은 쪽으로 달라지기를 바란다. 어떤 체제, 전통, 관습에 의해 고통 받고 희생 당하는 이들이 차차 자기 권리를 찾아가서 우리 만날 수 있기를. 작은 기도로 큰 꿈을 바랐다. 나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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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토요일밤에 진즉 오스카는 떠나 보내고야 말았지만 그 아쉬움을 말로 다 못한다.&nbsp;아.. 영원히 안 끝났으면 했다. 다 좋다는 데는 역시 이유가 있구나. 나는 그 반대도 많이&nbsp;겪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넘어가기로 한다.&nbsp;좋다면 좋은 거고 안 좋으면 안 좋은 거지 꼭 이유가 있어야 할까? 여기에 대한 생각이 다른 것도 뭐 어쩔 수 없는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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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초판이 나온 2006년도부터 늘 읽기를 시도했다. [아이리스]로 화제가 됐을 때도. 하지만 그즈음의 나는 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디에서 뭘 했는지는 모르지만 다른 것들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nbsp;어쨌든 나와 이 책의 인연은 그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교수님이 우리 학교에 처음 오신 해. 봄 학기 이론강의를 듣던 해. 그 해 가을의 강의 계획표. 강의 계획표 속에 이 책이 있었다. 많은 책이 강의 1회차부터 마지막차까지 빼곡 했는데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와 이 책이 기억난다. [마담 보바리], [백년의 고독], [율리시스] 비롯한 엄청난 수의 고전소설이 있었고, 아마 그때 이 책을&nbsp;사뒀을 것이다. 내가 가진 책들은 대부분 그때 샀다. 지금으로선 구판이 되어버린 왼쪽 버전으로.&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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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그 수업을 듣지 못했다. 않았다는 말이 더 옳을 것이다. 마지막 학기였는데 채워야 할 학점이 많이 남아서 비교적 알차게(?) 보이는 자료와 책 빡빡한 수업 대신 좀 더 수월해 보이는 철학과 윤리수업을 택했다. 소설이론이나 감상, 창작 수업이 어렵고 철학이 쉬웠다는 게 아니고 철학과 수업이 온라인으로만 진행됐기 때문이다. 통학 시간이 편도 1시간 반, 왕복 3시간이 넘는데 친구들 대부분이 안 오는 학교를 혼자 꾸역꾸역 다니기가 뭐했다. 함정임쌤 수업이었는데 봄학기에 들은 소설이론 수업에 매료 되었기에 좀 더 소수정예인&nbsp;전공선택 과목을 꼭 듣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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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4학년에 학구열 불태울 의지가 내게는 없었고, 결국은 그렇게 졸업을 했다. 일찌감치 내게 창작 의지(능력은 물론!)가 없다는 건 확인했으니 대학원에 갈 필요도 없었다. 실제로 대학원에 지원하긴 했는데 다른 학교, 다른 전공이었다. 오만한 나는 확신 없는 원서지원, 면접까지 봐놓고 떨어지고도 차라리 다행이라 말했다. 취미로 공부하는 게 아니라면 대학원은 반드시 그게 아니면 안될 사람이 가야 한다. 거길 갔어도 나는 지금 흔들렸을 것이다. 그건 원래 그런 자리였기 때문이고 지금의 나는 그것에 대해 공부할 생각이 없고 다른 것에 대해 몰두하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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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폭풍의 언덕]과 미칠듯 잠자지 않고 몰두할 대상을 찾으라는 교수님 말에 집중했다. 어디론가 떠나라는 말도! 그래서 졸업 전 급하게 그녀가 알려준 코드대로 유럽여행을 떠났다. 아무도 없고 무엇 하나 몰랐지만 오로지 용기 뿐. 다녀온 후의 나는 그 전과는 달랐다. 물론 많은 의미 혹은 다른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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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간이 2006년 8월. 이 책은 정확하게 그 해에 나왔음을 확인한다. 기억은 틀릴 수 있지만 역시 책은 거짓말을 하지 않구나. 시간은 더욱 거짓말 하지 않는다. 못하는 거겠지. 거짓을 말할 수 있는&nbsp;건 결국 사람 뿐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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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수다스럽냐! 책 제목이 수상한 데도 이유가 있었다. 몇 번이나 절반쯤 읽다가 놓아버렸기 때문에, 그것도 재미 없어서가 아니라 아예 독서 자체가 이어지지 않는 나날들이었으므로,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나는 새삼 심하게 빠져들었다. 아홉살 꼬마. 세상의 모든 것을 알아버린 아홉살 꼬마에게로 한없이 감정이입하고 있었다. 그때만 해도 비교적 어린 작가의 기발함이 대단하다고도. 몸이 커버린 어른이 아홉살 아이가 되기가 쉬운 일일까. 난 늘 그게 제일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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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대체로 산만하게 지내는 편인데(의욕만 가득차서는 아무 것도 못하고!) 이번 주엔 집중력이 높아져서 책이 잘 읽혔다. 물론 좋은 작품들이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내 경우는 그래서는 아닌 것 같고 하여튼 내 집중력과 의지가 짱!(이 말이 하고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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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타 뮐러도 마찬가지로 엄청나게 폈다 덮었다 하면서 끝을 못본 채로 몇 년 흐른 책이다. 책상 아래 구석진 곳에 억지로 쌓아놓은 책더미 가장 안쪽에 있었는데 사실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다. [숨그네]는 없다. [마음짐승]도 없다.&nbsp;리뷰대회 참가하겠다고 샀는데 읽지도 못한 걸 보면 썼을 리도 없고 그런데 책을 펼치면 너무나 익숙한 문장들이 쏟아지는 걸 보니 읽으려고 하긴 했던 모양이다. 신기하네. 더 신기한 건 지겨울 만도 한데 몇 년이나 앞부분을 읽고 있다는 것이다. 시적 문장이라는 평은 한 치도 어긋남 없고, 있을 만한 자리에 있을 단어와 문장이 놀랍도록 완벽하게 구사되어 있다는 점에서 또 한 번 놀란다. 그러니까 이번엔 반드시 끝을 보고야 말테다.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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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고 싶다. 어려울 수록 리뷰를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험에 의하면 어려울 수록 휘발이 빠르기 때문에 책을 읽는 나를 기록이라도 해놔야 의미있는 시간들로 남는다. 한데, 망설이게 된다. 제대로 이해한 걸까. 이게 전부일까. 그러니까 이건 분명 잡담이다. 이 글 어디에&nbsp;책에&nbsp;대한 이야기가 있단 말인가. 이래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난 또 뭘 더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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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에 대해 이런 식으로 추억을 쓴다면 한도끝도 없을 만치 쏟아질 것이다. 이야깃거리나 역사가 없는 책은 없다. 문득 알게 된다. 어떤 식으로든 무엇으로든 누구에게서든 영향을 받고 있구나.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것에 영향 받고 있구나. 내가 [폭풍의 언덕]을 모든 사랑고전 중에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그때 온 밤을 투자해 꼼꼼히 밑줄 치며 읽고나서 작성했던 보고서와 발표 때문이고, 그녀가 수업시간에 보여준&nbsp;오래된 영화 때문이고, [마담 보바리]를 잊지 못하는 것은 파리와 아저씨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말하기 시작하면 난 아마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오스카보다 백 팔십 삼만 배 더 수다스러워질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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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아니고 드라마라면! 드라마 아니고 음악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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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해서 좋은 점은 언제 어디서든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그건 내가 지어내지 않아도 그들이 이미 이야기 했으므로 그것만 들려주면 되는 일이라 지독히도 쉬운 일. 내게는 가장 쉽고도 즐거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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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양식]은 금요일밤 자려고 누워 폭풍처럼 읽어내려갔다. 사실은 폭풍읽기는 좀 오랜만이어서, 한 달 내내 영화만 보던 내가 드디어 독서버전을 좀 되찾았나 싶을 정도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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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마지막 날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와&nbsp;[사라의 열쇠]를 본 후 영화는 도통 들어오지 않아 2월&nbsp;첫날과 둘째 날에&nbsp;[마지막 사랑]과 [천국의 아이들] 그리고 [아르테미시아]를 보고 [셜록] 시즌2를 봤다. 그리고 더빙판을 KBS에서 재빨리 하더라, 오호라! 주말엔 일본 드라마 [스트로베리 나이트], [럭키 세븐]도 보기&nbsp;시작했다. 일드 얘기를 하니 갑자기 지난 크리스마스 즈음 밤새 보면서 엉엉 울었던 [남극대륙]이 다시 생각나네^^;; 이동욱과 제시카가 키스하는 [난폭한 로맨스]를 보고 [해를 품은 달]을 보고 [드림하이 2]를 보고 내가 안본 건 이제 [샐러리맨 초한지] 뿐인가. 동생이 그게 엄청 웃기고 재밌다고 꼭 보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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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짧은 감상평이나 페이퍼를 쓰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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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영화가 네 편 뿐인 것도 아니지만 네 편 모두 좋은 영화다! [마지막 사랑]은 19금이지만 그래도 좋은 영화! 덕분에 아프리카 희망봉에 대한 로망은 쉽게 접히던데 오래 전 영화니 지금 아프리카는 달라, 이러면서 또 막 꿈꾸고. 언제 갈지도 모르면서 일단 예전 책 찾아놓는다. 찾아와서 새로 읽는다. 다르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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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지막 사랑] 중에서&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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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 내가 가진 책 중에 이런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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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얘기가 아니라 영화 얘긴데, 후반 30분간 제대로된 대사 없이 아프리카 이방 도시의 생활모습과 사하라를 건너는 장면을 보여준다. 오, 사하라 사막의 황홀함이 이런 것이구나. 이전까지 예술가 부부의 권태로운 일상 탈피 아프리카 여행기가 펼쳐지고 있었는데 뭔가를 느낄 듯했던 남편(존 말코비치)이 장티푸스로 죽어버린다. 혼자 남은 아내가 계속 여행을 할지 말지 고민하다 어디론가 간다. 모래 알갱이가 별빛처럼 반짝인다. 낙타는 우아하게 걷는다. 숨소리는 황홀하게 타오른다. 태양이 작열한다. 온 세상이 고요하다. 부드러운 공기가 온 세상의 공기를 휩쓸어 갔다 다시 밀어내는 것만 같다. 그러면 결국 같은 공기란 말인가. orz 내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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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이 책을 로망 섞인 질투로 대충 흘려 읽었다. 이제는 오로지 사심으로 읽어야지. 여행(책이라기엔 뭣하지만)기가 이런 식으로 훗날 유용하게 사용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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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사랑]은 약간씩 불편한 오리엔탈리즘 시각만 빼면 아름답고도 슬픈 영화다. 욕망에 관한 영화이면서 떠남과 돌아옴의 영화다. 내려놓아라, 하는 목소리가&nbsp;들리는 것만 같아서 뜨끔하면서도 좋다. 몸으로 부딪쳐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못하게 한다. 마치 [지상의 양식]의 지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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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뭐 다른 게 없나 싶어 새초롬하게 이것저것 보다가 결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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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를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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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내가 종교가 없다보니 얘길 들려줄 사람도 없고 그 어떤 시각도 몰라서 나는 성경책도 샀지만 이 책을 제일 편하게 읽어낸다. 이건 '말씀'이 아니라 내겐 그냥 '이야기'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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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내가 샀던 성경책은 이거였는데. 온라인 서점이 아니라 기독교 전문서적 파는 곳에서 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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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새로운 판본으로 개정돼서 나왔지만 내 것도 똑같이 생겼다. 귀여운데 눈 아파서 죽을 것 같은 단점. 여러 사이즈가 있지만 내 껀 좀 작아서 내가 미쳤구나, 이런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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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가 자꾸 성경 속 '양식'을 비틀고, 나는 원래 성경도 모르는데 비트니까 더 모르겠고, 각주가 백 칠십 만개 달려서 그걸 자꾸 읽다보니 흐름이 끊겨서 더 어렵고. 하여튼 이런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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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 스멀거리고 있다. 모처럼 집에서 시체놀이 한다.
일어나자마자 종편에서 해주는 [나의 결혼원정기]를 보면서 수애의 열애설에 대해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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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열 다섯 살 이상 차이 나는 남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 왜? 
어리지도 않은 여자가 늙어갈 일만 남은 남자를 왜 사랑할까?
본인들이 펄펄 뛰면 어쩔 수 없잖아. 진짜 사랑한다면 축복 받고 싶을텐데 배우들도 참. 
같이 자는 현장을 덮칠 수도 없잖아. 아니라잖아. 그냥 믿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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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더 있는데 이건 쓰지 않는 게 좋겠어. 들킬 거야.&nbsp;들키면 부끄러워..( '')( '')
그래서 나머지는 이다음에!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67/93/cover150/8937480972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80972</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무지개 너머</category><title>나는 나무, 모든 것을 알고 있지요. - [어느 나무의 일기]</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98682</link><pubDate>Fri, 03 Feb 2012 21: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9868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3707474&TPaperId=539868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61/20/coveroff/89637074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3707474&TPaperId=539868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어느 나무의 일기</a><br/>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지음, 이재형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01월<br/></td></tr></table><br/>리뷰에 나는 없다. 대신 나무가 있을 뿐이다. 그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그? 그녀일 수도 있지 않냐고? 아니다. 이 나무는 남자가 맞다. 여자나무는 따로 있다. 계속 읽다보면 나온다. 그녀의 이름은 '이졸데'다. 그는 당연히 '트리스탕'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다. 오, 차라리 애증이라면 모를까. 트리스탕, 그러니까 나(나무)는 이졸데를 사랑하지 않았다. 내게 쏟아져야 마땅한 스포트라이트와 내가 받아야 할 눈부신 태양의 햇살을 가린 몹쓸 그녀였을 뿐이다. 나는 이졸데에 대해 말할 생각이 거의 없다. 그녀 보다는 '란 박사'가 내게 더 소중하다. 그리고 나로 인해, 나를 향해 비춰질 모든 이야기들이 중요하다. 일단 내 소개부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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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트리스탕, 삼백 살이 조금 못 되었으며, 란 박사가 키우는 배나무 두 그루 중 하나다.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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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가 배나무라는 게 이 소설에 영향을 미칠 지는 모르지만 이 나무가 남자라는 것은 대단히 영향을 미친다. 어느 날 강한 돌풍을 맞고는 트리스탕이 쓰러진다. 혼자만 희생되었다. 이유는 충분하고도 남지만 중요한 것들은 아니다. 트리스탕이 쓰러졌다는 것이 중요하다. 쓰러진 트리스탕이 자신의 일기를 쓴다는 사실 말이다. 우리가 들어야 할 모든 것, 우리의 모든 것, 나무의 모든 것이 트리스탕의 독백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단지 나무, 오로지 나무, 그것보다 훨씬 더 깊고 크고 놀랍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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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누군가 자신에게 토로하는 감정이 아닌 다른 감정은 갖지 않는다. 자신이 지각하는 감정이 아닌 다른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태풍이 불고, 화제가 일어나고, 가뭄이 닥치고, 나무꾼이 나타나리라는 예감 외에 다른 불안은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동물들도 느낄 수 있는 이 같은 불안감은 인간들이 느끼는 불안과는 다른 데 기원을 두고 있다. 우리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은 우리 자신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아니다. 조화가 깨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이다. (pp.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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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무)는 그렇다. 인간들은&nbsp;제 눈(기준과 잣대)으로 나를 봐서는 안된다. 내 불안을 재단하려 해서도 안된다. 결코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이 정도면 내가 하려는 얘기가 어떤 것인지 짐작할&nbsp;만도 한데, 그래도 모르겠다면 귀찮지만 계속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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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어가고 있다. 쓰러진 건 처음이지만 이미 뿌리가 하나 밖에 남지 않았고, 이대로라면 내 주인 조르주 란 씨가 돌아오자마자 장작이 될 것이다. 나는 루이 15세 치하에 태어났다. 1727년생. 나는 당신들이 모르는 300년 가까이의 역사를 살았으며 그중 몇몇은 실제로 겪기도 했고, 당신들이 아는 나 외에도 나만이 가진 '인간화 된' 추억들이 있다. 아, 물론 내가 죽는다는 것이 내게 무척 슬플 거라고 슬프기만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자유지만, 그건 내 뜻이 아니다. [죽음=슬픔]의 등식은 인간들의 의식일 뿐 내게는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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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나는 평판이 나빴다. 마을사람들의 집단적 기억은 나를 이 외진 마을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 연루시키더니, 결국은 그 책임자로 만들고 말았다. 나는 한 마녀를 불태워 죽였고, 신부들을 목매달았으며, 한 시인을 자살로 몰아갔고, 한 영국인을 불구자로 만들었으며, 아이 하나를 총살시켰다... 게다가 가지 치는 일꾼이 머리를 땅으로 향한 채 곤두박질치게 했다. (pp.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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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는 '자크'의 두개골을 박살 낸 총알이 박혀있다. 프랑스에서 제일 작았던 레지스탕스 '자크'는 내 주인 조르주 란 씨의 아들이다. 그는 총알의 추억으로 나를 사랑한다. 조르주 란의 도움을 받아 나(트리스탕)에 대한 책을 쓰려던 야니스, 내 이름을 붙여주었던 조르주 란의 오페라 가수 아내 자클린, 옆 집에 살며 나의 일부로 새로운 나(나무의 꿈)를 만들어준 꼬마 마농. 많은 식구들이 있지만 일단 여기까지. 다음 얘기는 열세 살 마농을 훌쩍 키워 아리따운 숙녀로 만들어준다. 15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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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차사고로 부모를 잃은 마농은 조르주 란 부부에게 입양되어 자랐지만 양부모의 죽음 이후 그들의 자식과 손자들에 의해 쫓겨난다. 하지만 나(나무의 꿈)만은 항상 간직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그녀의 조각실력과 사랑하는 남자 야니스를 찾아주었으니 대체 내가 행운의 나무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둘은 만나 불꽃같은 사랑을 나눈다. 게다가 그보다 더 중요한 일마저도 해치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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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추억과 꿈이 담긴 나(트리스탕)의 역사와 세월과 이야기가 담긴 영화와 책을 만들기로. 제작의 기회는 마농(이제 트리스탄)의 능력으로 붙잡고,&nbsp;야니스는 글(시나리오와 책)을 쓰기로 한다. 아참, 트리스탄은 트리스탕의 여성단어로 마농의 자작 닉네임이기도 하다. 사랑스런 나의 트리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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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해요. 게다가 등장인물도 다들 쟁쟁하잖아요. 루이 15세, 발자크, 나폴레옹 2세, 드레퓌스 대위, 파블로 피카소...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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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이와는 많이 다르고 훨씬 사소한 주인공들이 등장해야 하지만 알다시피 영화와 책은 허구일 수록, 저 너머 세상을 다룰 수록 더더욱 부풀어 가는 성질의 것이라서. 그러던 중 일이 터졌다. 그들의 아이가 생긴 것이다. 야니스는 바라지 않고 마농(트리스탄)은 죽도록 원하는 바로 그 아기. 그녀는 몰래 낳으러 가고 그는 오로지 나(트리스탕)에 대해서만 골몰한다. 그리고 이야기들이 별처럼 쏟아진다. 내가 가진 이야기들은 아는 것부터 모르는 것까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흘러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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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거두지 않아서 기쁘다. 물론 그것들이 거의 사라져버려 헛간 구석이나 집안 난로의 장작으로만 멀뚱히 지내야 한 적도 꽤 오래 있었지만 슬프지 않다. 나는 그들에게 추억을 되찾아주는 소중한 기억이자, 과거 300년 역사를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존재다. 기죽을 필요 없어. 기죽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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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봐, 이제부터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지는지. 사실 나는 내 이야기가 마음에 들거든. 때때로 야니스가 꾸며낸 이야기마저도. 그 시작은 클래런스 해트클리프 경이 조르주 란(그러니까 내 주인)의 지붕 위에 불시착하게 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내게 나의 모든 것에 대해 가르쳐준 사람.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는 사람. 그는 레지스탕스(제2차 대전 때 독일점령하에 놓인 국가들의 지역에서 일어난 저항운동)를 피해 -사실은 영국으로 밀려드는&nbsp;레지스탕스들을 피해 망령한 것- 공군을 꼬드셔 기어이 낙하산으로 날다가 떨어진 잉글리쉬(영국인)였다. 내가 나의 기능과 인간의 정신에 대해 탐구할 수 있게 해준 것도 그였다. 그는 기발하고 무모하고 열정적이면서도 무질서한 사람이었다. 그는 전쟁의 종식을 내 주인의 초가집 지붕 아래에서 지켜보았다. 당연히 나도 그를 지켜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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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트리스탄, 야니스, 그들의 아들 토에, 나를 훔쳐 달아났던 샤픽 그리고 트리스탄이 죽은 후 야니스에게 생긴 애인 오드리, 토에를 키워낸 아마존 부족, 환경과 나무를 파괴하려는&nbsp;이들과 싸우는 과정, 서로의 존재를 알 수 없던 야니스와 토에가 한 경매장에서 기적적으로 서로를 알아보는 모습 등 아주 크고 긴 이야기다. 트리스탄이 자신을 떠나 죽어버린 후&nbsp;삶의 끈을 놓으려 했던 야니스의&nbsp;부활기이기도 하며, 야니스가 나(트리스탕)에 대해 쓰기 위해&nbsp;내 과거, 현재, 미래를 탐험하는 동안 나 또한 동시에 나의 모든 것과 이들의 모든 것, 나에 관한 모든 것을&nbsp;알아가는 과정이다.&nbsp;오래 전부터 내게만&nbsp;들리는 두 아이의 목소리, 드레퓌스 사건, 히틀러의 출생, 비시 정부 등의 오브제를 좇아 낚으러 간다.&nbsp;탄생과 소멸까지 내 위대한 비밀들이 드디어 풀리는 순간은 직접 경험해봐야만 그 끝을&nbsp;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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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망각이라는 미명하에 행해진 인간의 학살을 너무나 많이 보았다. 지구는 스스로를 제어하고, 땅은 피를 마시고, 나무들은 그대로 머무른다. 종교라는 말이 지성이라는 말과 같은 유래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말고 누가 기억하겠는가? 관계를 만들어내고, 다양한 삶의 형태들이 상호작용을 하도록 강조하는 것...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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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는 인간의&nbsp;비루함, 낭비, 실수, 오욕을 너무나 많이 또 정확히 보고 있다.&nbsp;인간들은 자신들 뿐 아니라 우리도, 모든 자연(환경 혹은 생태계) 또한 조정하고&nbsp;진화하고 발전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들은 늘 불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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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말 인간 전문가들이 예언하는 기후온난화와 핵겨울 대신 이루어질 인간 재고 정리는 최후의 심판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많은 수의 인간들이 갑작스레 자살 충동을 일으키는 우울증에 저항하는 유전자를 발달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든 생명 형태가 지상에 존재하는 목적이 공감을 통한 인식의 확대이고, 이 같은 기능은 증오와 무분별한 이기주의와 절망 속에서는 완수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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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고 야니스는 어느새&nbsp;백발이 되었다.&nbsp;더이상 사랑을 나누지 못하게 된 그가 몰두하는 것은 과거다. 그가 나이를 먹고 더욱 더&nbsp;현재나 미래에서 등 돌릴 수록 과거에 집착하게 되었고, 나는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 루이 15세 통치&nbsp;하,&nbsp;생메다르 묘지의 얀센파 광신자 사건과 왕의&nbsp;두 아이에 대한&nbsp;은밀한 살인. 그 아이들의 손에 들려있던 "루이 14세가 좋아해서 매일 아침 먹었고, 모든 귀족에게 하사했던 품종인 빌구테 배"(p.250). 배의 씨까지 남김 없이 먹다 경련을 일으켜 숨을 거두어 매장된 아이들. 쌍둥이의 위 속에서 싹을 틔워 자라난 배나무 두 그루가 바로 나(트리스탕)과 이졸데였다. 이후 내게 생긴 모든 비극적 사건들과 내 아래에서 죽어간 사람들, 내가 흡수한 피들은 모두 쌍둥이의 저주 때문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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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달라지고 있다. 상시 전시 박물관에 안착된 유일한 나(나무의 꿈)는 이미 사람들에게서 잊혀진지 오래다. 설상가상 야니스가 죽어버린 이후로 나에 대한 책, 그러니까 내 자서전은 그다지 인기도서가 되지 못했다. 이제 나는 없다. 나는 폐기되는 걸까. 이토록 오랜시간 동안 내가 뿌리고 흩어놓은 기억들을 따라 이리저리 시간여행과 공간여행을 했던 나는 나에 대해 생애 처음으로 가장 많이 알게 된 지금, 이 세상을 떠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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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었다. 나는 70년 전 어린 마농이 뱉어놓은 한 알의 씨로 다시 부활하고 있었다. 느껴졌다. 나는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껏 나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었고, 가고 싶은 모든 곳들에 갈 수 있었고, 다른 모든 이들의 의식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휴면 중이지만 곧 깨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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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씨앗에서 내 존재의 향기가 풍기는 것을, 그리고 내가 그 사실을 인지한 것을 알고 놀랐다. 하지만 놀라움도 잠깐이었다. 모든 것을 포기할 순간이 다가왔다. 나는 새로운 성장에 나 자신을 맡겼다. 내 기억은 멈췄다. 그리고 다시 삶의 침묵이 시작되었다.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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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활했다. 그리고 새로운 역사가 시작될 것이다. 그러면 나는 전생을 잊게 될까 기억하게 될까. 기억해도 좋겠고 잊어도 좋겠지. 하지만 더이상 인간의 의식과 정서로 생각하기를 멈추고 싶다. 나는 나무니까 그들과는 다르니까. 나는 내가 느끼는 대로 느끼고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는, 인간보다 훨씬 더 오래 살고 많은 것을 기억하며 그들이 만들어내는 불협화음 즉, 역사를 담고 있는 나무니까. 나는 다시 태어나도 나무로 태어날 것이다.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461/20/cover150/8963707474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3707474</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무지개 너머</category><title>당신이 정말 원하신다면. - [삶의 한가운데]</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97945</link><pubDate>Fri, 03 Feb 2012 15: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9794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289&TPaperId=539794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9/82/coveroff/893746028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289&TPaperId=539794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삶의 한가운데</a><br/>루이제 린저 지음, 박찬일 옮김 / 민음사 / 1999년 06월<br/></td></tr></table><br/>이 소설에는 극단과 기다림이 삶의 전부라고 말하는 두 자매가 나온다. 이건 초반이니, 자매의 가치관이 쭉 가게 될 지 어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상관도 없다. 이것 아니면 저것, 늘 선택에 강요 당하며 살아온 우리에게 극단이 아니면 살아있음을 느끼지 못하는 니나가 딱히 이상할&nbsp;것도 없다. 1930-1940년대 독일을 살았던 니나의 정신상태와 결정과 경험에서 오는 삐뚤빼뚤한 착란들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고, 극단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외치는 의견이&nbsp;때때로 더 옳게 보인다. 명확한 것을 안정으로, 불명확한 것을 불안으로 느끼는 것 또한 지극히 당연하다. 알레고리와 알고니즘, 추상성 속에 놓인 시대의 상처와 불안이 개인의 삶을 어찌 좌지우지하지 못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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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믿지 않는다. 흔들린다는 것이 살아있는 증명이라는 것을. 대신 믿는다. 죽은 듯 고요한 삶 속에도 아니, 평온해보이는 심장 안에 요동치는 불꽃이 숨어있기도 한다는 것을. 니나는 모든 것이고, 니나를 탄생시키기에 그즈음 독일의 불안은 한 치의 실수도 없었다. 다름을 향해 그토록 처절하게 내달려왔으면서 차이를 알기 무섭게 상대를 쳐내는 교묘함. 고통과 격정이 살아있는 증거라면, 어째서 니나는 지금 떠나야만 하는 것일까. 왜 슈타인을 받아주지 못했던 것일까. 무엇이 그녀로 인해&nbsp;온전히 그에게 안기지 못하도록 만든 것일까.&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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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생에서 아무것도, 어떤 의미 있는 것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 내 인생은 그냥 사라지고 있으며 나는 살지 않았다는 불안감, 나는 실수를 저질렀으며 영원히 내 인생은 작은 궤적 속에서 움직일 뿐이라는 불안감들입니다.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나한테서 어떤 의미 있는 것이 나올 수 있겠어요. 이 무슨 오만인지요. 그렇지만 나는 이것을 당신한테만은 말할 수 있습니다. 내 속에 있는 무언가가 &lt;너는 무언가를 이룰 수 있어&gt; 하고 나에게 말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이 &lt;무언가를&gt;이 무엇인지 모릅니다만 그것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또 나는 그 무언가를 이루지 못할까봐 불안합니다. 그 무언가를 영원히 상실할까봐 불안합니다. 영원히 말입니다. 그것은 너무나 끔찍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불안의 가장자리, 아직 포착 가능한 불안의 제일 바깥 가장자리에 불과합니다. 실체는 뭔지 모릅니다. (pp.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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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했던가. 사랑을 내려놓음으로서 사랑을 표현하는 일, 말하는 대신 침묵을 택하는 일, 묻기 전에 끙끙앓는 일, 니나처럼 뒤늦게 안 사실에 대해 이제와서 돌이키려 하지 않는 일 모두 용기로만 가능했다. 고전문학이 다 그렇지만 지독하게도 밑줄을 많이 그었다. 누구에게나 좋게 읽히는 책, 누구든지 좋다고 하는 책, 작가도 작품도 너무 유명해서 흠이 없는 책은 유난히도 태클을 걸고 넘어지고 싶은 법. 그래서 더 줄줄이 문단마다 밑줄을 아니 포스트잇을 붙여뒀을까. 붙이는 것도, 떼어내는 것도 모두 내 것이나, 붙이는 나와 떼어내는 나는 분명히 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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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불편한 사람은 니나를 보며 전후 불안에 미쳐버린 광기어린 여자의 하염없는 독백, 쓸데없는 하소연으로 일축할지 모른다. 니나의 갈구하는 삶 전부를, 그녀 안에 도사리는 불안과 광기와 체념을&nbsp;감싸기가 벅차다. 그래, 이건 벅찬 일이다. 동시에 어린 날들 날 괴롭힌 모든 고민이기도. 어째서 내가 너로 인해서만 증명되나. 모든 화두를 풀지 못하는 숙제에 맞춰놓고 낑낑대다 날이 새도 그때는 두렵지가 않았다. 무엇보다 못된 마음을 먹지 않아도 됐다. 그런 내가 요즘&nbsp;데스노트를 쓴다. 없어져버려라, 쓰고나서 멈칫, 어쩔&nbsp;땐 움찔, 그렇게 심장에 못을 하나쯤 박아넣는 기분을 느낀다. 피노키오 인형이 되어가는 고독을 맛본다. 흔들리지 않도록 꽝꽝 박혀버린 못, 스며들 수도 튀어나갈 수도 없는 불안. 불안 속에 더욱 또렷한 나의 존재감. 나는 불안으로만 존재한다. 그러지 않을 이유를 찾지 못한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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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생명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치 폭풍우에 의해 약간 손상되었다 하더라도 여전히 깊은 바다 위에 떠 있는 배, 바람을 안고 가는 배와 같았다. 이 배를 보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 배는 원하는 곳에 도착하거나, 아니면 어딘가 자기의 행운을 잡을 수 있는 새로운 대륙의 새로운 해안으로 가게 되리라고 믿을 것이다. 니나의 절망이 진정에 와닿고 나의 가슴을 후벼팔지라도 내가 이것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가 이런 데 있는 것이 아닐지.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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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다 커버렸는데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모른다면 망설임없이 니나를 만나야 한다. 흔들리는 배에 올라탄&nbsp;힘 없는 승객이라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라도. 내 안에 무엇을 키우며 사는지 알고 싶다면 그래도 니나를 만나야 한다. 니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서 비로소 모든 것이 된 여자. 슈타인의 마음 속이나 언니의 삶의 지표에서도, 니나 자신의 의식 안에서도 모두 불완전함으로서 완벽해진 여자다. 니나는 사랑을 갈구하지만 곁에 가지 못한 채 망설이고, 재능을 타고 났지만 더 쓰지 못해 괴로워한다. 그러고도 집시여인처럼 하염없이 헤맨다. 머물 수도 떠날 수도 없는 삶. 흔들림이 그녀를 뿌리째 털어낸다.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이의 뒷모습을 노래하는 건&nbsp;시인만이 아니었나 보다. 늙은 남자 슈타인이 어린 여자 니나를 욕심낼 때 슈타인은 이러한 모든 니나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그녀로서 존재하는 모든 것을 탐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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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군가를 가질 수 있는가. 가진다는 것이 무엇인가. 갖지 못한&nbsp;건 니나였을 뿐인데 슈타인은 모든 것을 갖지 못한 것과 같다. 뿌리, 용기, 안정, 평온, 사랑이 그의 곁에 머물지 않는다.&nbsp;대신 많은 것을 가진다. 불안, 흔들림, 경이, 전율, 열망, 폭발하는 삶의 의미들. 척박한 삶의 빈틈으로 하염없이 스며드는 모든 것들은 사랑으로 퇴치가능한 불안이 아니었다. 훨씬 더 밑바닥에 존재했다. 소극적인 그의&nbsp;사랑을&nbsp;비웃을 수 없었다. 그를 홀대할 수도 없었다. 나는 완전한 절망을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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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가 형편없다면, 정말로 형편없어서 형식뿐만 아니라 내용에도 감상적이고 싸구려라면, 나 자신의 내부에도 감상벽과 싸구려 경향이 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거야. 누구든 그가 쓴 것과 똑같아. 이걸 분리시킬 수는 없어. 만약 언니가 좀더 날카롭게 주의해 본다면, 모든 가짜를 꿰뚫어볼 수 있을 거야. 슈타인의 말이 전적으로 옳아. 나도 그와 같은 생각이야.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어.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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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어떤 사람에게 유혹 당하는지,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지, 인간적으로 매료 되는지 비교적 잘 안다. 하지만 내가 소용돌이 치는 느낌을 나는 알지 못한다. 알 것 같으면서 알 수 없어 다시 안달한다. 그래, 나는 안달한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 할 때 소용돌이는 얼마나 미치도록 안락한가. 여기도 저기도 아닌 곳이 삶이라던가. 숨을 곳과 증발할 곳이 있어 평온함을 느끼던 삶. 뽐내고 아는 체 하고 싶어 안달하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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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니나가 느끼는 감정과 니나의 삶, 부러워하면서도 선뜻 니나처럼 살지 못하는 언니, 니나를 사랑하는 이유와 같은 이유로 사랑하지 못하는 슈타인의 심장, 어느 한 곳에 놓이지 않는 수선화 같은 삶을 알 것 같다. 강처럼 흐르고 싶지만 고인 물이 될 수밖에 없는. 갖기는 싫고 남주기도 싫은. 여기도 저기도 아닌. 원하면서도 감당할 수 없어 고뇌하는. 모든 것들. 이름 없는 뚜렷한 것들. 삶의 한가운데서 우리를 지배하는 어떤 영역의 중요한 혹은 사소한 일부분들. 무엇을 사랑했었나, 우리는. 어디를 향하는가,&nbsp;내 심장은. 내가 원하는 것과&nbsp;이루어진 결과가&nbsp;꼭 같아지는 날이 오기나 할까. 나의 질문은 공허한 공간을 떠도는 울림으로 되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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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는 엘베 강과 같은 존재다. 유혹적이고 순진하며 도덕에 얽매여 있지 않고 본능적으로 모든 걸 알고 있으면서도 멀고 낯설게 느껴져 붙잡을 수 없다. 그러나 나는 또한 니나가 언젠가 여자가 되었을 때 가지게 될 얼굴을 이미 보았다. 니나가 자신의 인간적인 영혼을 인식할 때까지 무슨 일이 더 일어나야 할 것인가?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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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매이기 싫은 삶을 감당하려면 고독을 감수해야 한다. 본능대로 살기 위해 원하는 것 앞에 더 원하는 것을 놓을 수밖에 없다. 선택의 순간에&nbsp;비교적 즉각적으로&nbsp;반응하는 것이 영혼이라면 여자는 이 시대의 모든 것을 감싸야 한다. 총소리, 숨소리, 한숨소리가 지배하던 땅이 있었다. 인종 싹쓸이가 위험한 이유는 숙청 자체가 아니라 남은 자들의 혼란 때문이다. 혼란. 대재앙. 홀로코스트. 테러. 척결.&nbsp;땅과 지배 전쟁이 타당성에 골몰할 때, 니나는 내면에 귀기울임으로서&nbsp;침잠한다.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 그녀는 더이상 이 땅에서 사람 답고 여자 답고 어른 답게 살지 못한다. 겪지 않고는 절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먼저 알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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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 받은 삶, 책임 지는 삶, 극단의 삶, 본능의 삶은 되어버리기 전에는 알 수 없지 않던가.&nbsp;아는 것이&nbsp;거의 없는 삶도 있지 않던가. 어떻게 나를 빼고 나에 대해 말할 것인가. 편린으로 가득 찬 편협한 경험을 전체의 보편적 진리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 좋아하는 것, 아는 것, 느끼는 것으로 어떤 영혼을 말할 수 있을까. 나는 나에 대해서도 말할 수 없다. 하물며 살아가는 일이 벅찬 감동이라는 걸&nbsp;누가 말해줄 수 있을까. 영혼을 어느&nbsp;누가 증명해 보일까. 만약 내 안에 이것들이 없다면&nbsp;나는 어떻게 나아가며 무엇으로 나를 멈추게 할까. 아무도 자신의 심장을 들여다보지 않음으로서 타인에게 상처주는 일을 즐길 수 있다는 것만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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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당신 곁에 있으면 나는 불편합니다. 당신은 내가 바라지 않는 방향으로 나를 몰아갑니다. 당신은 나를 수줍은 소녀로 만들고, 어떤 때는 성숙한 여자만이 할 수 있는 결단을 기대합니다. 나는 그중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나는 자유롭게 있어야 한다는 것 외에는 분명히 알고 있는 것이 없습니다. 나는 내 속에 수백 개의 가능성이 있는 것을 느껴요. 모든 것은 나에게 아직 미정이고 시작에 불구합니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자신을 어떤 것에다 고정시킬 수 있겠습니까. 나는 정말 내가 누구인지 모릅니다. 당신에겐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나는 정말로 나를 모릅니다.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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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는 이해할 수 없던 사실들이 중후반을 지나며 차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퍼즐이 맞춰지는 듯한 짜릿함을 느꼈다. 니나의 삶. 슈타인과의 이루지 못한 사랑. 자유, 평화, 고독, 용기, 어둠, 갈망, 열정 등등. 니나의 언니가 읽는 슈타인의 일기와 편지, 니나와 함께 머문 며칠 간의 대화, 마지막 니나의 언니와 슈타인의 만남 등으로 꾸려진 이 소설은 정확히 누군가의 가슴 정중앙을 겨냥할 수 없는 소설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에 순응하게 하는 특유의 힘을 가진 소설이었다. 자유 말고 우리에게 주어진 거대담론이 없었다. 니나는 바로 그 자유를 위해 사랑마저 회유당한 장본인이었고, 슈타인이나 니나의 언니 의견과는 달리, 나는 니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가 누군지 그게 슈타인인지 끝까지 알 수가 없어 초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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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녀는 나를 사랑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니나는 그녀가 내 안에서 보기를 원하는 것만 사랑할 수 있었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내가 혼란스럽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녀는 노여워했다. 그러나 나는 자기 합리화나 안일한 생각들을 폄훼하는 그녀의 고귀한 습관이 나 때문에 훼손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pp.177-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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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서야 말이지만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이야기로 종결짓기에 이야기는 너무나 크고 무겁다. 니나 신드롬. 우리가 니나에게서 본 것, 내가 니나에게 마지막까지 바란 건 사소하고 잔인한 사랑은 아니었다. 어째서 니나가 되길 바라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할까. 어째서 니나는 그 불안과 흔들림으로 모든 남자들의 불씨가 되었나. 하는 것들에서 자주 멈칫했다. 도망가지 않는 것과 손을 맞닿아 보는 것. 하지만 그를 위해 피해버리는 것. 이 모든 것을 글로 쓰기가 두렵고 벅차다. 니나는 글로는 표현되지 않는 더 깊고 은밀한 곳의 간절함인 것 같다. 모든 순간에 나서 싸움으로서 존재를 드러내었던 니나가 결국 슈타인을 만나지 않고 영국으로 가버린 것으로 나는 모든 생의 의지를 본다. 어째서 슈타인에게만 그토록 냉정하고 모질게 굴었는지. 삶의 위험한 순간들마다 그에게 상담했으면서도 마지막까지 그를 거부했던 까닭은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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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생각했어요. 봐라. 너는 중요한 인식의 순간에, 적나라한 진실 앞에서, 도망치고 있다. 다시 들어가라. 노인을 보고 너 자신을 보라. 비록 두렵기는 하겠지만 전혀 해는 안 되는 법. 이것도 삶의 일부일 뿐. 모든 것을 경험해야 한다. 추악한 것을 보려고 하지 않는 것은 중요한 것을 보지 않으려고 하는 것과 같다.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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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이르면서 드디어 용기를 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상처와 도전으로 얼룩진 삶이야 말로 니나가 불안했던 이유이자 용기였다는 것도. 평온한 세상이었다 해도 그녀는 누군가의 아내로만 살기에 적절치 않은 여자였을 것이다. 모험과 도전으로 너울거리는 격정스런 일생이야 말로 그녀가 가장 바랐던 삶이니까. 가만히 앉아 정말 신나고 즐거운 일 없을까 외치는 우리의 심장에도 니나의 붉은 열정 한 가닥이 박혀있음을 이제는 알겠다. 무언가는 유혹하고 나는 유혹을 외면하고 유혹은 누군가의 삶 한가운데 들어가 똬리 틀고 기다린다는 걸. 꺼내줄 날만을 학수고대 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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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는 것이 슈타인의 지난 고통과 니나의 엄청난 이별 때문만이 아니라, 나 때문에 그리고 축축하고 촘촘한 회색빛 그물에 얽혀 있듯 자신의 운명에 얽혀 있는 인간들 때문에 우는 것이라는 것을. 대체 누가 그 그물을 찢어버릴 수 있다는 말인가?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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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제 우린 니나처럼 한치 두려움 없이 -행여 두렵더라도- 삶의 한 가운데로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언제까지 그물에 걸려 징징대고만 있을 것인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불평만 할 것인가. 내 삶에만 도전과 모험과 기적이 없다고 목소리 높일 것인가. 다 여기, 삶의 한가운데 있는데!&nbsp;들여다보려 하지 않는다고 없는 일이 되지는 않는다. 내 인생의 주도권은 원하지 않는다 해서 넘겨줄 수도 없는 일. 아마 니나는 불꽃으로 장미가시로 빛으로 모두의 안에 남을 것이다. 그러니까 내 안에서 니나는 열정이고 용기다. 오래도록 꺼져서는 안될 빛이다. 빛은 나를 향해서만 비친다. 한 줄기 빛은 나를 따를 것이고 나는 눈감지 않을 것이다. 니나가 그러했듯이. 마지막까지 자신을 지켰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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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두 그물을 찢어낸 작은 구멍 사이로 진짜 삶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누구의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것이므로. 그 안에 진짜 내가 있을 것이므로.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9/82/cover150/8937460289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289</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슬퍼말아요, 돌아올 거니까.</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97822</link><pubDate>Fri, 03 Feb 2012 15: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9782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90129&TPaperId=539782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46/33/coveroff/8937490129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좀 색다르고 덜 알려진 여기 아닌 낯선 곳의 소설을 읽고플 때 민음사 모던 클래식 시리즈를 찾는다. 스스로에게 책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본래 따박따박이 불가능한&nbsp;성격이라 사모아둔 것은 아니고 몇 권 가진 게 있는데 그 중 이게 제일 얇아서 읽기 시작했다. 책탑 맨 아래에 있어서 꺼낸다고 먼지 다 뒤집어 쓰긴 했지만. 보기 드물게 이탈리아 여성작가인데 태생은 스위스. 아, 이럴 경우 이 여자는 스위스어를 쓸까, 이탈리아어를 쓸까. 아님 둘 모두를 쓸까. 아참, 스위스는 독일어, 불어, 이태리어 등등을 섞어쓰는 연방국가였지. 스위스어란 게 없지. 그러면 어떤 언어로 소설을 썼을까. 그런 것들이 궁금해지긴 해도 오래 가지 않는 단편적 의문이라 책을 펼치고 읽어내려가는 즉시 잊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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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로 썼든 무슨 상관이람, 어차피 나는 번역된 글을 읽을 뿐이잖아. 아주 오랫동안 내게 이탈리아어로 말하는 나라는 로망이었다.&nbsp;그걸 어디서 써먹을 거라고 나는 그토록 열을 올렸던가. 베네치아에서 사온 보라색 목걸이가 유난히 반짝이면 나는 로망 속 바로 그 나라로 꿈나라 여행을 떠난다. 내게는 아주 어릴 때부터 머리맡에 있던 불이 켜지는 커다란 지구본과 색색깔로 칠해진 멋진 세계지도와 이제는 세계지도마저 그릴 정도로 달달달 외워버린 국가와 수도이름. 더이상 그것들이 낯설지 않다. 그래버린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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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lt;아름다운 나날&gt;에는 두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nbsp;표제작 '아름다운 나날'과 '프롤레테르카 호'. 두 편의 상관점을 쉽게 찾지는 못하겠다. 완전히 다르지만 또 닮은 구석이 없지도 않다. 일단 주인공이 사춘기 소녀란&nbsp;점에서 닮았다.&nbsp;건조하면서 미끌거리는 문체가 닮았다. 배경이 그렇지 않은데도 불구, 설산을 연상시키는 새하얀 아름다움이&nbsp;연상된다는 점에서도. 일단 '아름다운 나날'은 작가 플뢰르 이애기의 자전적 소설이란다. 아니, 아무도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는데 작가 또한 스위스 산골마을 기숙학교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lt;아름다운 나날&gt;의 배경이 바로 스위스 명문 기숙학교로 그곳에서 체험한 일을 담담하고 절제있는 어투로 회상한다. 회상 대부분의 시간을 전학생 프레데리크를 향한 동경과 열망, 시기와 애증 같은 것을 설명하는 데 쓰고 있는 걸로 봐서 아주 완벽한 여자아이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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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에 기숙학교에 넣어진 '나'의 생활은 그저 폐쇄된 여기숙학교에서의 일상 뿐인데, 아무 것에도 애정을 두지 못하던 나에게 프레데리크의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무엇, 시크한 매력으로 똘똘 뭉쳐진 그녀를 닮고 싶다는 욕망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 개인적으로 뿐만 아니라 기숙학교 전체에서 공부는 물론, 사고하는 방식까지 그녀를 따라잡을 자 없다. 오로지 통제, 박탈, 공허, 고독을 느껴야 했던 여학생들 틈에서 프레데리크를 따라잡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왜, 어째서 그녀여야 했을까. 이기고 싶고 넘어서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도를 넘어 나를 괴롭히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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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학생들에게 일기장이 있었다. 돋을새김 장식이 달린 일기장. 열쇠가 달린 일기장. 그들은 자신들이 인생을 독차지했다고 여겼다.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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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할 수 없는 끌림과 동경으로 나는 프레데리크를 사랑했고, 그애는 나에게 별로 잘 보이려는 관심조차 없었다. 나는 늘, 무엇을 하든 그애를 신경 썼고 그애에게 어떻게 보일 지를 먼저 걱정했으며, 그애가 나를 바라봤으면 했다. 나는 여기는 없는, 먼 곳에 있는 엄마로부터 모든 것을 철저히 통제 받고 있었다. 심지어 독일어를 배우게 하기 위해 독일 애와 방을 함께 썼으면 좋겠다는 편지에 수도원 원장 부인은 나에게 독일인 짝을 붙여준다. 아, 모든 것이 그랬다. 나는 여기 있는 동안 늘 조정 당하고 통제 당하며 엄마가 원하는 데로만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런 내 생활의 균형에 금을 낸 것이 프레데리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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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애의 관심을 조금씩 받으며 프레데리크에게 인정 받겠다는 욕구마저 균열이 일어나자 나는 다른 친구를 사귄다. 프레데리크가 관심사에서 아주 사라져버린 것은 아니지만, 하물며 다른 친구와 정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어딘지 모르게 부끄럽기도 했지만, 나는 프레데리크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그애는 아버지 부고 소식에 '아듀' 한 마디 작별인사만 남긴 채 떠나버렸다.&nbsp;나는 헤어짐을 예감하지도 인정하지도 못한 채 수도원과 학교와 기숙사를 배회한다. 졸업할 때까지 기숙생활은 더이상&nbsp;달라지지 않았고 졸업식 날 모두 좋은 차로 딸들을 데려갈 때 나는 기차를 타고 목적지에 내려서야 비로소 마중나온&nbsp;아빠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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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 다시 기숙학교로 돌아왔을 때 더이상 기숙학교는 그곳에 없었다. 언젠가 다시 만났던 프레데리크의 불행도 그즈음에는 더이상 아무 것도 아닌 게 되어버렸다. 소녀는 숙녀가, 숙녀는 여자가 되었다. 그러기까지는 금방이었고 무엇도 제동을 걸 수가 없었다. 지난 날들, 무엇에 그토록 목 매고 바랐던가. 프레데리크. 그토록 닮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던 그녀는 이제 더이상 그 대상이 아니다. 대체 과거의 여러 날들 나를 사로잡았던 프레데리크만의 싱그러움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어떤 것이었을까. 난 더이상 그때의 나를 마주할 수 없을까. 그 시간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 걸까. 그 시간들과 나를 이제 어디에 가면 다시 만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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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프롤레테르카 호&gt;는 소녀의 은밀한 비밀일기를 훔쳐 읽는 것 같은 감성적임과는 다른 분위기로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버지와 함께 지중해 일대를 항해하는 프롤레테르카 호를 탄 나의 과거,현재,미래의 독백. 독백이 아니지만 독백 같고, 새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선명하게 떠오르는 나(아마도 여자)를 둘러싼 가족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아버지가 없는 동안 나를 돌봐준 아버지의 엄마, 아빠와 엄마, 나, 그리고 모든 이들을 둘러싼 비밀들. 배는 그리스 전역을 돌며 이곳저곳을 관광객마냥 누빈다. 베네치아에 정박되었던 프롤레테르카 호는 산토리니, 크노소스 등 지중해를 찍으며 나의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확대시켜 나간다.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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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딸 사이에 있을 수 있는 보다 깊은 애정은 자제할 수밖에 없었다. 열심히 지켜보되 침묵할 것.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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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버지와 나는 그다지 살가운 사이가 아니다. 그런 적도, 그랬던 기억도 없다. 하지만 함께 배를 타고 여행을 한다. 배는 지루하다. 선장과의 첫경험은 나쁘지 않다. 어른들은 늘 여자아이가 이해 못할 비극적인 비밀을 갖고 있지. 나는 그들의 비밀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알게 된다. 진실이란 과연 올바른 것인가. 진실을 알기 전과 후가 달라져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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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해해야만 한다. 진실을 이해해야만 한다. 사악한 열정, 흑사병과도 같이 부부에게 충격을 가져다부었던, 진실에 대한 우상 숭배와도 같은 열정을. 아버지라는 자와 깍듯하고도 열정적인 그 부인. 진실이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을 때 진실을 말하는 것. 진실이 아무 소용이 없을 때. 나이 든 자들의 경박한 고집. 그들 두 사람은 만족한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도 진실을 말하는 것. 그들은 나에게 그 진실을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내게 상처가 되었다면 슬픈 일이라고 말한다. 나는 이해해야 한다. 그들이 진실의 언어를 더 이상 말하지 않게 하려면 말이다.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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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기억을 잃어간다. 나는 진실을 알게 된다. 여행에서 돌아와도 부녀관계는 흩트러지지 않을 것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그럴 것이다. 다만 여행만은 또렷하게 남아 내가 살아갈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 늘 그렇듯 변한 건 아무 것도 없는 것. 소녀의 삶은 다시 숙녀로 여자로 그렇게 커가는 것. 명확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래서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다.
&nbsp;

"황금의 기억과 산의 기억이 황금 산의 기억이 된다"&nbsp; -움베르토 에코, &lt;장미의 이름&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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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자각과 글은 얼마나 뜬금없는 것인지. 그것들의 간격과 시차는 또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nbsp;
불투명한 아름다움. 알프스의 눈처럼 희고 깨끗하면서 차갑고 절제된 소통공간. 눈이 부셔서 쳐다볼 수 없는 생명력이 바닥에서부터 차고 올랐다. 이름 모를 두 편의 짧은 소설이 말을 걸어왔다. 과거를 딪고 현재를 무기 삼아 미래로 나아가자고. 스케치 없는 투명한 물감이 수채화처럼 번지는 것을 느꼈다. 감수성이 충만했던 소녀시절, 내 곁에 있던 보물들은 지금쯤 어디서 무얼 하며 밤을 보내고 있을까. 글을 쓸 때 밤이었고, 지금 나는 모든 것을 가졌다.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646/33/cover150/8937490129_2.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90129</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별표</category><title>30-2 - [어느 나무의 일기] 포함 20종</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90154</link><pubDate>Tue, 31 Jan 2012 14:4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90154</guid><description><![CDATA[&nbsp; 

&nbsp;
꿈을 가진 사람은
그 꿈이 등대가 되어
길을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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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아버지 그늘과 남자들의 욕망 속에만 존재했던 바로크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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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nbsp;
&nbsp;
&nbsp;<br/><br/><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741803&TPaperId=539015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52/77/coveroff/895274180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741803&TPaperId=53901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돈키호테</a><br/>미겔 데 세르반테스 지음, 박철 옮김 / 시공사 / 2004년 11월<br/></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85876110&TPaperId=539015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0/76/coveroff/32024305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85876110&TPaperId=53901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스왈로우 테일 버터플라이 (1disc)</a><br/>이와이 슈운지 감독, 차라 외 출연 / 엔터원 / 2005년 12월<br/></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992646&TPaperId=539015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7/23/coveroff/897199264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992646&TPaperId=53901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것이 인간인가 -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의 기록</a><br/>프리모 레비 지음, 이현경 옮김 / 돌베개 / 2007년 01월<br/></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54130840&TPaperId=539015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789/68/coveroff/915413084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54130840&TPaperId=53901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여인의 초상</a><br/>제인 캠피온 감독, 니콜 키드먼 외 출연 / 영화인 / 2010년 11월<br/></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1645734X&TPaperId=539015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66/23/coveroff/911645734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1645734X&TPaperId=53901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파리, 텍사스</a><br/>빔 벤더스 감독, 나스타샤 킨스키 외 출연 / 퍼니스크린 / 2011년 02월<br/></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046778002&TPaperId=539015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701/68/coveroff/904677800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046778002&TPaperId=53901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시라노</a><br/>장 폴 라프노 (Jean-Paul Rappeneau) 감독, 벵상 뻬레 외 출연 / 마루엔터테인먼트 / 2010년 05월<br/></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83048&TPaperId=539015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5/21/coveroff/893648304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83048&TPaperId=53901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2 - 르네쌍스, 매너리즘, 바로끄</a><br/>아르놀트 하우저 지음, 백낙청 외 옮김 / 창비(창작과비평사) / 1999년 03월<br/></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097758718&TPaperId=539015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1/72/coveroff/902305311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097758718&TPaperId=53901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테스 - [초특가판]</a><br/> / 영상프라자 / 2006년 03월<br/><br/>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사랑이 필요하지만 사랑이 다는 아닐 것.</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398X&TPaperId=539015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94/14/coveroff/894970398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398X&TPaperId=53901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역사의 연구</a><br/>아놀드 조셉 토인비 지음, 홍사중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7년 07월<br/></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0031366&TPaperId=539015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7/88/coveroff/893003136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0031366&TPaperId=53901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성의 역사 - 제1권 앎의 의지</a><br/>미셸 푸코 지음, 이규현 옮김 / 나남출판 / 2004년 06월<br/></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br/><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390154' target='_blank'>[상품더보기]</a>]]></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461/20/cover150/8963707474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3707474</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무지개 너머</category><title>차마 마주 대하기 힘든 핓빛 진실 - [관타나모로 가는 길 - The Road to Guantanamo]</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88946</link><pubDate>Tue, 31 Jan 2012 00: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889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402435474&TPaperId=5388946"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14/3/coveroff/m4024354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402435474&TPaperId=53889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관타나모로 가는 길 - The Road to Guantanamo</a><br/> / 영화 / 0001년 01월<br/></td></tr></table><br/>전쟁의 땅을 아냐고 또래에게 묻는다. 알 리가 없지. 우린 전쟁의 상흔을 안은 곳에 사는 거지 전쟁의 땅에 살고있는 게 아니잖아. 전쟁을 끝낸 게 아니라 잠시 휴전하는 중이라고 해도 알 리가 없지. 설상가상 내겐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생생히 들려줄 어른도 안계신다. 폭격기 한 번 맞아보고 싶다거나 최루탄, 화염병 날아다니는 거 보고 싶다는 뜻은 아니다.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할아버지만 중3때 돌아가시고 모두 건강하시다)는 분명 그 시절을 사셨는데도, 내가 듣기론 그저 가난 뿐이다. 가난. 뿌리 없고 실체만 있는 그것만이 명확했다고 식구들 모두가 아니, 아빠와 엄마가 말했다. 전쟁영화를 잘 못 본다. 목이 달아나는 장면에 몸서리쳐져서가 아니고 지독한 학살이 오히려 지루하기 때문인데, 그게 인간이 동물을 학살하는 것과도 다를 바가 없어서 비위 상한다. 그건 내 사정이고, 세계는 또 나와 상관 없이 제멋대로&nbsp;잘 돌아가기 때문에&nbsp;그걸 알 필요가 있다는 데는 동의한다. 
&nbsp;
요 몇 년간 전쟁에 대해 그러니까 전쟁으로 인한 부수적 갈등이나 해당 국가의 관계들,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주로 중동이긴 했지만 모두 서구 선진국들과도 관련이 있다는 걸 부인하지 못하는 현실이라는 것만 알게 되었다. 식민 쟁탈전이 결국 모두 전쟁과 관련 있고,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연장선상에서 전쟁영화가 봐지기도 한다. 외면한다 해서 세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맘 편한 것도 아니라서 바로 그것들이 끈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나는 쏟아지는 전쟁영화 수집에 꽤 열을 올렸다. 그러니까 '제목' 말이다. 어느 영화가 어떤 전쟁을 다루고 있는지에 대한 지극히 단편적인 정보. 그리고 전쟁영화는 아니지만 관련된 &lt;관타나모로 가는 길&gt;을 보았다. 오바마 대통령이&nbsp;없애겠다고 공공연히 말해온 1세기 역사를 가진 관타나모 수용소는 여전히 굳건히 살아남아 전쟁범이나 정치범의 자유를 뺏고 있으며, 영화는 세미다큐 형식으로 만들어진 실화 바탕의 작품으로 사실감과 진정성을 두루 갖춘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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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는 쿠바 동부에 있는 관타나모주의 도시로, 미국-에스파냐 전쟁의 결과로 1903년 이래 미국의 해군기지가 되었다. 이때부터 관타나모는 미국의 중남미 군사전략을 수행하는 데 있어 중요 기지 역할을 한다. 미군 관할 아래 거대 수용소가 생겼고 여전히 지금 이 순간에도 정치,사상,전쟁범에 대한 구속과 구타,고문,학대가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정치범 수용이 아니라 무관한 이들을 정치범으로 둔갑시키려는 강압적 처우에 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우리 역사에도 공공연했던&nbsp;인권유린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금, 잘못된&nbsp;진실과 제멋대로식 억압은 지양되어야 한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한다. 혐의 있는 자, 혐의가 진실로 밝혀진 자에 대한 심한 고문에도 하물며 인권유린이라는 단어가 붙는데, 원하는 진실을 만들어내기 위해 죄 없는 자, 혐의는커녕 상관없는 자를 잡아와 고문하는 것에는 응당 책임이 따라야 한다. 관타나모 수용소가 생긴&nbsp;지 1세기가 지났는데도 지금껏 처우나 시설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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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미국의 이득과 기득권 보호를 위해 방해되는&nbsp;이들이 모진 대우로 죽어가거나 자유를 빼앗기는 것은 유엔과 안보리가 아무리 '국가안전보장'을 외쳐도 해당 국가(미국)만이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킨다. 실제로 미국은 국제사회에 나와 인권에 관한 가장 높은 목소리를 내면서도 사실상 자국 보호라는 명목 아래 엄청난 인권유린을 타당화 시키고 있다. 제 나라에 불리한 것은 법으로 취급도 안할 뿐 아니라 모두 중동 테러리스트 책임으로 돌려버린다. &lt;관타나모로 가는 길&gt;도 같은 맥락에서 탄생한 영화다. 그들이 좀 더 신중을 기하고, 명확한 법집행에 매달렸다면 이런 실화는 있지도 않았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잘못된 일을 타당화 시키기 위해 또다른 무고한 사람을 희생시키는 매커니즘이 반복된다. 어느 날 영국 청년 셋은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간다. 결혼식을 위해 먼저 떠난 주인공까지 모두 넷. 파키스탄계이기는 하지만 오래 전 영국에 터전을 잡은 이들은 중동에 대한 특별한 거부감도 친밀감도 갖지 않은 채 단순한 목적으로 향했을 뿐이다. 하필이면 9.11 테러 며칠 후. 그리고 돌아가지 못할 줄 몰랐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세 달이 지나도록. 3년 가까이 가족들과 친구들 얼굴을 못 보게 되고 친구 하나를 잃을 줄은 생각도 못했던 일이다. 
&nbsp;
아프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키스탄도 술렁이긴 마찬가지다. 도착 전에는 몰랐지만 막상 파키스탄 전역이 긴장과 도가니 상태였다. 소문이 꼬리를 잇고, 소문이 소문을 물고 늘어져 진실이 되었다. 청년들은 궁금했다. 파키스탄에만 있자니 지루해서 무작정 국경을 넘을 생각을 한다. 별로 어렵게 보이지도 않았다. 칸다하르로 가는 버스를 타고 멀미나 먹는 문제 빼고는 비교적 잘 도착했지만 현지 상황은 달랐다. 밤마다 낮마다 엉뚱한 곳에서 폭격이 시작됐고, 폭탄이 터져나가 많은 사람이 죽었다. 소문은 더 흉흉했다. 칸다하르에서 카불로 가는 길 또한 만만치 않았다. 곳곳에 팔,다리,목이 없는 시체가 즐비하고, 피투성이로 울부짖는 사람들도 다반사. 단테가 묘사하지 않은 지옥이 그곳이었다. 미군에게 붙잡히거나 수상한 낌새를 주게 되면 한참을 잡혀 있어야 했다. 깊은 구덩이를 파서 수상한 사람들은 한 번에 사살한다는 얘기가 떠돌았다. 하지만 영국인 청년들은 자신이 영국인이기 때문에 사실대로 말하기만 하면 미군과는 친구가 될 수 있고, 금새 풀려나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차츰 현실이 그렇지 않아지고, 미국 정부의 아프간 압박과 폭격은 도를 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잡혔다. 영국인이라는 사실을 납득시키지 못하고, 순식간에 탈레반 추종자가 되어 알 카에다의 정보와 빈 라덴의 주거지 실토를&nbsp;압박당해야 했다. 상황은 점점 악화되기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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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이유없이 수상하다는 점만으로 눈이 가려진 채 총구에 겨눠져 군용차에 올라타 수용소로 끌려가는 영국 청년을 비롯한 각계 중동계 출신들. 그들이 간 곳은 쿠바 관타나모. 부시가 대우는 적당하고 인도적이라고 발표하는 바로 그 관타나모 수용소다. 영화는 생각했던 그대로 진행된다. 실제 주인공들의 인터뷰가 영화 중간중간 삽입되어 생동감 있는 현실을 전해준다는 것과 비교적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는 점, 영화라기 보다 다큐라고 하는 게&nbsp;훨씬 어울린다는 점 등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그래서 수업용으로도 교육용으로도 교양용으로도 좋은 작품이다. 간단해서 이해 못할 구석이 한군데도 없는데 자꾸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제네바 협정을 준수하는 인도주의적 인권대우라니, 이런 걸 가만히 보고만 있어야 하나. 나라는 존재는 티끌보다 더 작아서 제 나라 부당 재판에도 뭐라하지 못할 처지이긴 하지만 말이다. 재판 하나 없이 주황색 죄수복을 입혀 눈도 가린 채 아무렇게나 끌고 와서 수용소에 갖다 넣고 인권을 유린하는! 어이없는 정부가 말이다. 이게 과연 전시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대처법이란 말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일까. 무작정 끌고 와서 살인자 취급하는 게? 검색 몇 번으로도 관타나모 수용소에 관한 끔찍하고 잔인한 실상들을 볼 수 있다. 그 고문법 하며, 진실 찾기가 아니라 겁주기식 군 작전들로 점철된 곳에서 과연 진짜 중동 테러리스트 탄생을 바라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보복 공격을 낳을까 두렵다.&nbsp;그곳은 그런 식으로 미 해병대에 의해 접수되고 있었다. 멀쩡한 사람을 테러리스트, 살인자로 만드는 비밀의 장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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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는 동안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서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전혀 유쾌한 내용이 아닌데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엄청난 몰입을&nbsp;당한 건 오랜만이었다. 인간 살인병기들이 아니라면 이건 전혀 무의미한 일이다. 테러범 축출이나 살인범죄 퇴출에도 전혀 도움될 리 없는 인력 낭비였다. 이런 소모를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겁주기나 협박용인가. 중동계 유럽인까지 전부 테러리스트로 치부하려는 게 목적이라면&nbsp;적어도 기준을 정해야 한다.&nbsp;자국의 타당성을 내세우기 위한다거나 본때를 보여주려고&nbsp;피부색 판별로&nbsp;무조건 잡아들이는 건 인도적이고 합리적인 선진국가가 할 일이 아니다. 테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풀어야 할 매듭이 딴 데 있고, 미국이 그 문제를 바로 서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바, 절대 관타나모는 사라질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곳은 어쩌면 영원히 인권유린의 사각지대가 될 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서처럼 무고한 영국 청년이 2호, 3호 계속 나올 것이고 나오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전시라 해도, 재판 없는 구금과 살인이 있을 수 있을까. &lt;관타나모로 가는 길&gt;은 많은 것을 묻지만 대부분이 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다. 행여 오해가 풀렸다 해도 몇 개월간 고통 받은 무고한 이들의 인권유린과 고문,구타를 어떻게 보상할지 궁금하다.&nbsp;선진국이라는 이유로 힘 없는 국가들이 늘상 이렇게 당해줘야 하는가. 이럴 때 보면 유엔과 안보리, ICJ의 존재는 더없이 무의미하다. 이미 벌어진 일 수습을 위해 존재하는 국제기구. 그것만으로 이 세계가 바로 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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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년들은 곧 꺼내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해서 듣게 되고, 서로 친구들이 자신을 알 카에다 조직원으로 고발했다는 억측 아래 부당한 자백을 강요 당한다. 고급 정보는 고급 '수' 아래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던가. 비밀정보원이라던가. 비로소 미국이라는 나라에(이 수용소가 미국의 아래서만 힘을 과시하는지, 러시아,독일,영국도 가세하는지 모른다) 눈먼 돈이 어마어마할 지도 모른다는 눈먼&nbsp;감상법이 나온다. 한둘도 아니고, 하루이틀도 아니고, 사람 하나 사형시키는 데에 어마한 돈이 든다는데, 배보다 배꼽이 큰 격 아닌가. 하나 잡겠다고 둘셋넷다섯, 몇인지도 모를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으니. 자국민들도 이런 현실을 알고 있을까. 제 나라 세금이 쓰이는 요량을 좀 보면 화가 날 만도 한데! 그곳은 서지도 말하지도, 보지도 못하게 하고는 이리 끌고갔다 저리 끌고갔다, 전통이랍시고 행해지는 명예살인 욕할 가치도 없는 체제 속에 운영되는 곳이다. 벽도 없이 동물원 우리 같은 철창 안에 한 명씩 들어가 아무 것도 하지도 못하고, 할 수도 없게 생활하는 삶은 이미 동물의 그것과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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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이 한 트럭인데 포로로 잡혀와 얼마간 보낸 이들의 삶이 최악인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덜하다고 볼 수도 없다. 일반인을 포로로 잡는 전쟁은 문명의 것이 아니다. 과거 아이들이나 여자를 인질이나 포로로 잡았던 전쟁들은 최고 악질 전쟁으로 손꼽혀 왔다. 그들은 그렇게 했다.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러면서 테러가 끊기기를 바라고, 테러를 축출하기를 바라며, 중동과 화해하기를 바란다.&nbsp;양심이 사라졌나 보다. 특별구역이라는 수용소 D구역은 더 심하다. 가지도 않은 아프간에 갔다며 비디오를 보여주고는 니가 저기 있는데 설명해 보라거나, 손과 발을 바닥에 묶어놓고 못 움직이게 하고&nbsp;화장실도 못 가게 하는 그런 인권유린은 그야말로 장난이다. 미쳐버리거나 버티거나 둘 중 하나밖에 없다는 걸 이 강한 청년들은 머지않아 깨닫는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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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거짓 자백을 강요 당하고, 미군은 억지 자백을 받아내어&nbsp;겨우 재판대에 세운다. 그 어린 청년들이 뭘 어쩔 수 있었겠는가. 대단한 정보통 미국이란 나라가 청년 하나의 거주와 발자취를 과연 조사할 능력이 없어서 그렇게 했을까. 너무도 확연하게 영국에 존재했던 청년들의 출입국 기록을 증명할 능력이 없어서? 폭력, 사기 등으로 국가에서 내린 명령의 일환인 사회봉사를 하고 있었기에 그들의 알리바이는 더 명확할 수밖에 없었는데도 그들은 찾아보려 하지 않았다. 윽박지르기만 했다.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는 그들의 아집과 오만과 위험은 상당했다. 자유와 민주를 수호하는 21세기 선진국가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 공공연하나 없는 일도 치부하는 여전히 통용되는&nbsp;일들. 좋은 국가는 좋은 점을 더 많이 만드는 것보다&nbsp;나쁜 점을 줄여나가야 한다고&nbsp;생각한다. 잘 먹고 잘 사는 척 까짓 수치에 불과한 GDP 순위로 위선 떨어도 슬럼가나 빈부격차가 존재하고, 노인이 버려지고 아이들이 굶는 국가를 좋은 국가라고 할 수는 없다. 99%가 죽지 못해 사는데 1%가 어느 나라 못지 않게 잘 산다고 그 나라가 좋은 나라인가. 나중에는 지친 청년이 비협조적이고 호전적이라는 이유로도 억압하고 학대한다. 더 엄격하고 심한 폭력이 묘사되지는 않지만 없는 죄를 고백해야 하는 것보다 더 심한 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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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변호사와의 면회가 허락되지 않고, 알리바이가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다른 조건을 들먹이면서 수용소에 더 붙잡아놓는다. 마침내 죄가 있어 수용되었었다는 서류에 사인을 요구하며 하지 않을 경우 집에 보내줄 수 없다고 협박한다. 그들로선 인권유린과 거짓자백요구, 고문,감금,부당심문 등에 자물쇠를 채울 근거가 필요했고, 관타나모 수용소의 타당성을 인정 받아야 했을 것이므로. 청년은 거부한다. 세 청년이 구분 되지만 나로선 셋을 구분하여 이해하기가 벅찼다. 셋에게 내려오는 모든 불합리가 한 사람 아니 전체 포로에게 가해지는 불평등처럼 보였다. 이들이 여기서 이렇게 하기 때문에, 다른 수용소의 죄수들에게도 자국 죄수들에게도 이렇게 하는 국가처럼 보였다. 1000명에 달하는 무혐의 죄수들 중 단 10명이 기소됐지만 그들에게서도 역시 혐의를 찾을 수 있는 강력한 단서가 나오지 않았으며 그러고도 한 마디 사과나 본인들 잘못을 인정하는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 '자유 수호를 위한 명예로운 구속'이라는 수용소 D 앞의 글귀가 그들의 타당성과 정당성을 입증한다고 여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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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3년을 죄없이 수용소에서 보낸 후 억류가 풀린 영국인들이 돌아온다. 비로소 석방되었다. 그들이 어디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어떤 일을 당하는지, 영국이라는 국가에서도 별 수 없었던 셈이다.(테러범죄는 '정치범 불인도' 사유에 해당해 설사 영국이 나섰더라도 석방시킬 수 없었을 것) 이유와 배경이 어쨌건 현 지구에 알 카에다는 테러리스트가 맞다. 그래서 피부색과 인종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이 모든 일이 타당하다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이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행여&nbsp;수용소에 수감된 포로 중&nbsp;한 명이 알 카에다나 탈레반 수장이었다&nbsp;하더라도&nbsp;미군이 수용소에서 행하는&nbsp;모든 것들이 용서될 것인가. 형법에 '한 명의 가해자를 놓치는 한이 있어도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라'는 말이 있다. 지금으로선 이것이&nbsp;누군가에 의해 언젠가 피의자가 될 지도 모를 선량한&nbsp;사람을&nbsp;보호해주는 유일한 단서인데, 지구 어느 땅도 이 말이 또렷하게 지켜지는 곳이 없어 씁쓸할 뿐이다. 죄 없는 이가 끔찍한 곳에 잡혀갔다 3년 만에 겨우 나왔는데 이게 석.방.인.가. 한 명의 청년은 실종되었고, 영국으로 돌아온 세 청년 중 하나는 예의 그 늦은 결혼식을 올렸다. 셋은 여전히 영국에 살고, 입을 모아 한목소리로 말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되었으며,&nbsp;수용소 생활 이전과 이후의 삶이 분명히 달라졌음을, 더 좋은 쪽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의 표정과 목소리가 생경했다. &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314/3/cover150/m402435474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402435474</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별을 쓸어담다-2</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86390</link><pubDate>Mon, 30 Jan 2012 00: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86390</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3072430095&TPaperId=538639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62/12/coveroff/3072430095_0.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96597461&TPaperId=538639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245/68/coveroff/9196597461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306450095&TPaperId=538639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51/82/coveroff/9306450095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812435998&TPaperId=538639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45/14/coveroff/m81243599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70691101&TPaperId=538639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762/16/coveroff/9270691101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386390'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볼 때마다 쓰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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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표정한 아이야,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아이야, 자전거를 사랑하는 아이야, 버림 받았다 생각하는 아이야, 세상이 나 홀로라는 걸 지나치게 일찍 알아버린 아이야. 지켜준다 약속할 순 없지만 네가 혼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게. 이제 자전거 보다 사람을, 사람 보다 자신을 더 사랑했으면 좋겠어. 자전거가 아니라도 세상 어디든 맘 먹은 곳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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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다 하기 힘든 찌릿한 자괴감이 공기를 감싸면, 길을 걷다 너처럼 무표정한 아이를 만나게 될까 기웃거리게 돼. 어떻게 하면 고독 속에 갇혀버린 순수를 꺼내줄 수 있니? 누가 너를 제자리에 놓을 수 있니? 무엇이 너를 자라게 할까? 어떤 말을 해줄까 오래 생각했는데, 난 역시 할 수가 없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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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마, 여기 언제나 노력하는 누군가 있다는 걸. 네 모든 타락과 열망과 터져버릴 듯한 숨결을 사랑해. &lt;자전거 탄 소년&gt;아, 이대로만 자라다오, 부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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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죽음에 관한, 죽음을 이야기하는 거의 모든 것들. 해가 질 때마다 죽는다고 믿는 새가 있었어. 아침에 일어나면 살아있다는 사실에 매일 놀라. 죽지 않은 게 기뻐서겠지. 우리가 새와 다를 게 뭐야? 차라리 언제 죽을 지라도 알면 좋겠어. 적어도 하루는 맘껏 기쁠 수 있게. 슬픔 속에도 기쁨이 깃든다는 사실을 &lt;레스트리스&gt;를 보며 알게 되었다. 삶과 죽음 보다는 지금 이 순간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도. 우리 모두 여기 오래 머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그토록 치열하게 살아보겠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 걸까. 어느 누가 사라지고 싶어 하겠는가. 죽음 앞에 자유로울 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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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죽음 이후 세상에서 숨어버린 에녹과 3개월의 빛나는 시간이 남아있는 애나벨의 가슴 설레는 작별. 그들의 아름다운 순간을 지켜주는 유령 친구 히로시. 사랑은 시간이 남아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었어. 자, 우리 모두의 아름다운 작별을 위해. 구스 반 산트와 동화같은 색감을 빼면 이를 데 없이 지루했는데, 역시 나는 순수하지 못한 사람. 갈등이 필요하다고 소리치며, 죽음은 갈등이 될 수 없다고 중얼댄다. 죽음은 결국 자신의 것만 소중하니까. 타인의 죽음은 결코 나몰라라 하고 싶은 감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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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이게 그러니까 &lt;플루토에서 아침을&gt;이 로맨스 영화라고 쭉 생각했던 거지? 사실은 너무 웃기고 기발하고 생각한 것과 다르고 독특해서 계속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재밌어ㅋㅋ 어쩌다 리뷰가 이렇게 된 걸까? 편견이나 선입관을 갖고 싶은 건 아닌데 진심으로는 남자가 어째서 여자가 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반대는 없고 일방향성만 가지는 성 정체성도 가끔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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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성당 앞에 버려진, 여장남자 패트릭(그러니까 키튼)의 유쾌발랄상큼 엄마 찾아 삼만리. 슬프고 짠하면서 파스텔톤의 아기자기한 영상이 좋다. 심각할 거 뭐 있어, 버려졌다고? 자유로워진 거지. 그게 어때서? 화사하기만 하구만! 플루토(Pluto)는 명왕성. 키튼의 모든 비밀을 알고도 발설하지 않는 울새도 곁에 있으면 더 좋겠다. 슬프다. 슬퍼도 웃을 수는 있다. 울어야만 슬프다고 생각하면 오산. 착각. 바보팅이. 장미, 향수, 캔디, 밍크코트 따위 여자들만 좋아할쏘냐!!! 그녀(그)가 걸어가는 세상이 늘 지금처럼 아름다웠으면 좋겠고, 그녀(그)가 살아갈 세상이 그녀에게도 친절하고 다정했으면 좋겠다. 앞서 쓴 모든 것을 뛰어넘는 참신한 감동. 와우, 세상 참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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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lt;타이타닉&gt; 커플을 내가 못 잊고 있음을 깨달았다. 첫 장면부터 막 두근두근. 디카프리오는 싫지만 케이트 윈슬렛은 더 예뻐지고 있구나. 점점 예뻐지고 있구나. 아, 나 좀 오랜만에 봐서.. &lt;더 리더&gt;를 본 지가 어언 몇 년 전. 얼마 안된 것 같은데 세월의 무상함이란ㅜㅜ 부부는 다 이렇게 산다. 부딪치고 참고 헤어질 뻔 하고 진짜 헤어질 결심도 하면서. 그들이 &lt;레볼루셔너리 로드&gt;가 아니라 파리에 살아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파리에 사는 이들은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그리워할 것이다. 에이프릴을 이해하지만 프랭크가 그녀를 좀 더 이해해주기를 바라지만 덧씌워진 가족의 굴레와 이상향에 대한 동경 사이에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하라고 그녀에게 말해주지는 못하겠다.&nbsp;한참 영화 곁에 서성댄다. 다른 남자와 섹스를 해도 마찬가지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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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떠나버린 한 여자를 알고 있다. 떠나지는 못한 채 자신의 꿈을 찾겠다며 가족들을 버려놓는 한 여자를 알고 있다. 막상 그곳에 가더라도 거기에 자신이 바라는 게 없을 거란 걸 잘 아는 한 여자를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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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lt;르 아브르&gt;는 프랑스 노르망디에 가까운 항구도시.&nbsp;구두닦이 일을 하며 아내와 견공과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던&nbsp;마르셀은 어느날 불법 난민 소년을 숨겨주고, 설상가상 아내는 쓰러진다. 소년과 아내를 지켜내야 하는 마르셀의 고군분투가 항구도시의 부둣가 풍경과 맞물리며 펼쳐진다. 부산이 항구도시이긴 하지만 나는 더 변두리 부둣가에 산다.&nbsp;비릿한 바다내음과 갈매기 울음소리, 새벽 뱃고동 소리, 불법 난민까지 어쩜 그곳은 이곳과 뭐 하나 다를 바 없을까. 반가워서 눈이 멀고, 견공 라이카가 포스터에 들어서(그것도 모서리에 귀엽게!) 너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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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을 좀 더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줄 순 없을까. 물론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의 연장선상에서야 겨우 도울 수 있겠지만. 이주노동자 문제는 쉽게 결론내기 힘들다. &lt;웰컴&gt;의 수영해서 런던까지 소녀를 만나러, 라는 코드만 빼면 비슷한데, 그 영화가 사실적 다큐라면 이 영화는 선명한 영상이 오히려 비현실 같다. 아름다운 풍경의&nbsp;눈물겨운 사연. 어울리지 않는다. 어째서 그들이 위험천만하게 타인의 땅으로 올 수밖에 없는지 더 고민했으면 한다. 비슷한 영화만 만들어내지 말고. 우린 당장 국민(북한-국제법상 반란단체일 따름)의 난민도 어쩌지 못할 형편이면서 여전히 이런 영화가 사치스럽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다. 바로 우리 시선이자 희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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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당신 뿐이야'의 기운찬, 서준영은 바른생활 사나이에 타고난 성실함, 속 깊은 마음씨, 배어있는 친절과 매너로&nbsp;나무궁화 양을 사로잡는다. 기운찬과 서준영의 접점에 푹 빠진 나로선&nbsp;작지만 단단하고 속이 알찬&nbsp;이 청년이 과연 다른 역할에도 이토록 몰입할까 갸웃하게 했는데, 사실 &lt;파수꾼&gt; 말고도 그가 나오는 작품을 본 적이&nbsp;있다는 걸 쓰면서 깨달았다.&nbsp;이제훈도 예전에 일일극에 나와서 업둥이 아들을 연기했지. 빛이 있었다. 그 빛은 오래도록 한 군데를 비추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면.. 그리고 지켜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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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린 간혹 아니 자주 싸울 태세가 되어 있었다. 부모의 트라우마가 곧 아이의 트라우마, 부모의 컨디션이 곧 아이의 컨디션. 누구보다 예민했던 시절들. 모든 것이 우리가 하나 되게 했지만 모든 것이 우리를 하나될 수 없게 만들기도 했었다. 여자판 '파수꾼'이라면 내가 작품 하나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대학 신입생 시절과 너무 많이 닮아서 거울 보는 것처럼 섬뜩한 이야기. 나는 나의 파수꾼이 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나. 빛이 비치는 철로조차 이들의 안식처는 될 수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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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길이 아름다운, 과정이 험난하지 않은 풍경들을 좋아한다. 반대가 훨씬 극적이긴 하지만 성향이 그런 걸 숨기지는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lt;바그다드 카페&gt;도 좋아하고 &lt;엘리자베스 타운&gt;도 좋아진 거구나. 남남이던 사람들이 한데 모였다가 헤어질 수밖에 없다가 다시 모이는 얘기를 좋아한다. 좋아한다는 얘기를 몇 번이냐 쓰는 건지. &lt;러브 송 포 바비 롱&gt;은 나를 위해 부르는 당신의 사랑 노래. 나도 아름다운 길을 걷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노래.&nbsp;포스터를 좀 더 신경써서 만들었다면 제목과 포스터만 보고 섣불리 짐작하지는 않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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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뉴올리언스.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해 한 곳에 모여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게 되는 이들. 지켜보는 이, 살아가는 이가 함께 하지만 여기에 심각한 상처는 없다.&nbsp;이곳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모두 있다. 둘의 구도가 아니라 셋의 구도인 것도, 현재를 얘기하기 위해 과거를 빌리는 것도. 하지만 더이상 현재의 나를 말하기 위해 언젠가의 나를 빌려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좋았다는 말이 필요한데 계속 영화와 상관없는 얘기만 하네. 음악이 참 좋다.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 시적 문구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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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이야,&nbsp;스콧!!!&nbsp;선댄스 화제작.&nbsp;제목이 진부하지만 &lt;웰컴 투 마이 하트&gt;에는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나온다니까요. 요즘 제일 핫한. 역시 난 엠마 왓슨이 더 짱이긴 하지만. 본능적으로 유럽인에게 더 끌리는 듯.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네. 둘 다 예쁜데. 블레이크 라이블리, 엠마 왓슨, 크리스틴 스튜어트. 얘네들은 진짜 가십을 몰고다니는 가십걸들. 영화는 꽤 좋았다. 딸을 잃은 부부는 서로에게 시들시들, 권태를 느낀다. 풍요로운 경제력 때문에&nbsp;남편은 내기 포커를, 아내는 오래도록 바깥 출입을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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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출장간 남편이 전화 한 통으로 당분간 못 온다 전하고,&nbsp;찾으러 나선 아내는 남편이 딸 또래의 스트리퍼를 돌봐주고 있는 것을&nbsp;알게 된다. 부모를 잃고 스트리퍼 일을 하며 종종 잠자리로 돈을 벌기도 하는 소녀&nbsp;맬로리. 처음에&nbsp;어이없어 화를 내던&nbsp;아내 로이스도 남편 더그의 행동을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부부는 맬로리가&nbsp;죽은 딸 대신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맬로리의 정상적인 역할을 바라는 로이스, 맬로리를 돌봐주지만 시간을 주고 싶은 더그.&nbsp;갈등에 부부는 이만 맬로리 곁을 떠나기로 하고, 맬로리는 그들이 남긴 돈과 사랑과 보금자리를 기억한 채 자신만의 여행을 떠난다.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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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려줄 수 있으면 좋겠어, 내 마음을.&nbsp;&lt;리슨 투 유어 하트&gt;&nbsp;마음으로 듣는 당신을 위해 부르는 아날로그식 사랑노래. 아, 나 무슨 포스터 문구 쓰는 것 같네. 마음씨 예쁜 커플의 황홀한 사랑법. 뻔한 빈틈을 음악이 메워주긴 한데, 그래도 식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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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웨이터로 일하며 음악에 대한 꿈을 키워가는 남자와 듣지 못하는 여자의 사랑 이야기. 아리애나는 엄마의 완벽히 차단된 방해와 과보호로 어렵게 시작한 대니와의 사랑을 끊임없이 방해받으며 절망한다. 이게 무슨 신파.. 왜 이런 엄마..여야 하지?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것과 애인이 해줄 수&nbsp;있는 영역이 엄연히 다른데 딸 이메일 해킹까지 시도해서 헤어지게 하고, 성폭행을 시도하는 번듯한 남자에게 딸을 찍어다붙이는&nbsp;엄마는 미친 여자( ''). 자신을 조정하는 엄마의 알을 깨고 나온 아리애나는 수술로 청각을 찾고 대니도 찾으려&nbsp;하지만 찾아온 비극. 남은 시간에 우리의 마음을 들을 수 있을까?&nbsp;아리애나와 대니의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새로 시작할 그녀를 위해 그가 남긴 편지를 듣고 있자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내 사랑을 시작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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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nbsp;꼭 레몬티나 레몬에이드만 마신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국경에 레몬나무가 자랄 줄이야. &lt;레몬 트리&gt;는 상큼한 레몬향 속에 숨은 아픈 현실을 그린&nbsp;리얼리티 영화다. 팔레스타인에서 레몬농장을 가꾸는 살마는 옆집으로 이사온 이스라엘 국방장관에게 테러위협이 있을 수 있단&nbsp;이유로 농장 폐쇄를 통보 받고 이스라엘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지만 기각된다. 아들 뻘 변호사 지아드가 도와주면서 둘의 관계도 미묘해지고 국방장관의 아내 미라는&nbsp;살마가 신경쓰여 남편과의 관계가 흐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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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으로 간&nbsp;재판은 이제 이스라엘 vs 팔레스타인 구도가 되고, 마지막 재판은 눈물겹다. 소유권 주장은 당연한데,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살마의 삶은 물론, 레몬나무에 담긴 추억과 전통과 삶의 모든 것을 무시하는 현실도 무엇 하나 매끄럽지 못하다. 사과나 이해는커녕 금전보상조차 거부하는 이스라엘 정부 때문에. 레몬나무는 이제 팔레스타인의 모든 것. 간단히 베어버릴 수도, 베어냄으로서&nbsp;끝날 수도 없는&nbsp;팔레스타인의 상징. 사회가&nbsp;지켜야할 상징을 어떻게 없애며, 지워져가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nbsp;무슨 노력을 하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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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나 서툰 손편지로 사랑을 고백하는 남자들의 순애보는 멋져. 꺄악. 나 오랜만에 그애가 훈련소에서 날마다 써서 보낸 서른통의 편지를 받던 날의 감동이 밀려와서 좋았다. 완득이는 분명 이 시대의 표준 남고생이라기엔 넘치는 삶이지만 꿈도 찾고 가족도 찾고 이웃도 찾고 사랑도 찾았으니 와우. 계속 웃다가 영화가 끝났는데 마음 한켠에는 짠한 잔상이 남았다.&nbsp;문학이 영화가 될 때 내키는 대로 하나만&nbsp;봐왔는데 &lt;완득이&gt;도 소설을 보고싶진&nbsp;않았다. 소설을 읽었다면 영화를 안봤을 것이다. 하나만으로 처음 받는 그 감동과 충격이 좋다. 물론&nbsp;둘 다 보는 것도 의도하든 안하든 많다.&nbsp;책과 영화를 고르고 취하는데에 원칙이란 게 있을&nbsp;리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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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완득이 싱크로율 99% 유아인을 보니 &lt;성균관 스캔들&gt;이 생각나고 연달아 &lt;해를 품은 달&gt;이 생각나고 어제 본 마지막 장면이 떠오르면서 수요일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본방으로는 &lt;부탁해요 캡틴&gt;을 보지만. 기대감에&nbsp;막 두근두근. 거긴 막내 김수현이 연기를&nbsp;젤 잘하더라. 어쨌거나 우리 동네에도 이런 이웃들, 저런 선생님 한 분쯤 계시면 맨날 엔돌핀 솟구치고&nbsp;비타민 돋게 살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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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지났다. 나이는 잘 먹고 시간은 빠르고 할 일은 많다. 
물론 영화도 많고! 
이제 책 좀 읽어야지!(라고 하고 책만 보면 머리 아파ㅜㅜ)]]></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152/70/cover150/m552435790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552435790</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사랑과 꿈을 가두는 돈의 메타포, 그리고 죽음</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79791</link><pubDate>Thu, 26 Jan 2012 21: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7979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9136123&TPaperId=537979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88/85/coveroff/895913612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090268413&TPaperId=537979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68/30/coveroff/340243008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05509108&TPaperId=537979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38/20/coveroff/9205509108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아침 연속극 &lt;태양의 신부&gt;에 관한 얘기다. 장신영이 어린 신부로, 한진희가 재벌회장으로 나오는 가만 보면 도덕에서 많이 벗어난 얘기. 딸과 동갑인 여자를 취하고 싶은 마음이 진정한 사랑이라 해도 도덕이라고 하긴 일반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사랑을 나이차로 정의내리고 싶진 않다. 어쨌든 인턴으로 입사한 화사하고 싹싹하고 예쁜 여자를 우연히&nbsp;만나 호감을&nbsp;갖는 회장.&nbsp;가정사가 복잡다난한 회장은 착하고 순수한 여자를 점점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nbsp;하필이면 여자에게 평생 심장 박동기를 달고 살아야 하는 배다른&nbsp;동생과 경제력 없는 아버지, 딸을 팔아서라도 돈을 얻고 싶은 새엄마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돈으로 사람을 산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내가 모르는 세상에서는 그러기도 하나 보다. 여자에겐 돈이 필요하다. 아버지는 빚 때문에 구속될 상황이고 동생은 당장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 알고보면 무능력한 부모 때문에 딸이 피해입는 거다. 이런 얘기들은 정말로 너무나 많다. 애물단지 자식이나 부모가 등장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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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가 자기가 다니는 회사의 회장인 줄 몰랐다. 그저 호의적이고 마음씨 좋은 아저씨인줄로만 알았다. 어느날 누가 나서서 재정상황을 도와준다는 것을 알았고, 도리가 아닌 줄은 알지만 아버지와 동생을 죽일 수 없어 받아들인다. 한데, 갑자기 여자더러 자기 여자가 되어달란다. 사랑하는 남자를 기다리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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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물이 나는데도&nbsp;보는 이유는 장신영이 예쁘고, 그녀가 돌파하려는 상황과 세상이 내 것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사람들은 돈에 눈멀어 재벌회장에게 시집간 어린여자라고 손가락질하지만 여자는 꿋꿋하다. 회장의 이혼한 아내와 성깔 있는 딸, 남편 없는 외며느리의 핍박까지 달게 견딘다. 어쨌거나 회장이 자기와 식구들을 살려준 것만은 진실이니까. 회장이 원하는 일이라면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 스토리는 그렇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 사정 때문에 보내야 했던 사랑하는 남자가 돌아왔다. 상속 전쟁에 뛰어들어 상속자가 되면 자유를 주겠다던 회장은 삐딱선을 타고 있다. 회장이 그녀를 정말로 사랑하게 되어버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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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자유롭고 성실하고 꿋꿋하게 자기 길을 가는&nbsp;여자에게 반했지만&nbsp;이제는 자기 발 아래, 손 아귀에 넣지 못해 안달한다. 남자들이란. (나이를 먹으나 안 먹으나 똑같군) 지금으로선 여자가 이 상황의 돌파구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도움 받은 액수의 열 배를 물어야 한다는 결혼 서약서도 있고, 무엇보다 회장이 여자를 놓아줄(보내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진심 사랑하는 남자에게 돈이 많긴 하다. 그는 회장에게 부모님의 원수를 갚으려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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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엊그제 &lt;슬럼독 밀리어네어&gt;를 보다가 같은 메커니즘을 발견한다. 쿡티비에 발리우드 영화관이 있는데(덜 알려진 것도 보고픈데 온천지 유료라서) 유일하게 무료(블랙도 무료)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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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말이 어린시절 형과 함께 갱들에게서 도망칠 때 두고 온 여자아이 라티카. 도망치고도 내내 그녀를 잊지 못한 자말은 라티카를 구해오지만 형의 욕망으로 헤어진다. 나중에 찾아갔을 때 라티카는 돈 많은 늙은 남자의 여자로 살고 있다. 어리고 철없던 꼬마들의 마음이 겨우 한 곳에 놓인 시간은 너무나 짧다. 슬럼가에서 자고 나란 아이들은 비록 몸은 자랐지만 여전히 잘 알고 있다. 벗어날 방법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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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쇼에 나간 것, 문제를 모두 맞춘 것, 형에 대한 애증도, 같은 곳에서 출발한다. 자말의 성장기는 앞으로도 계속되지만 지금이 빙점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돈은 종이가 아니라 탐욕이다. 모두 사랑하기 위해 산다면&nbsp;돈이 사랑을&nbsp;가두는 이런 모진 현실을 마주하지 않도록 해야&nbsp;할텐데. 드라마는 진행중이지만 영화는 다행히&nbsp;정해진 운명이어서 자말과 라티카의 사랑은 이루어진다. 위험천만하고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을 넘어서서. 하지만 기뻐서 박수를 치고 싶어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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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으러 가는 길이 이토록 험난하다면 누가 이 모든 것들을&nbsp;무릎쓰고 사랑을&nbsp;하려고 하겠는가. 문득 사랑이란 건 정말로 이성의 영역이&nbsp;아니어야만 가능한 거구나.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짓을 할 리가 있나. 그런 생각들을 하며 곧 다른 일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돈이 없으면 데이트도&nbsp;못하고 돈이 없으면&nbsp;집과 차를 못 사고 집과 차를 못 사면 결혼을 못한다. 그래, 맞구나. 사랑이 돈과 관련있는 건. 하지만 가두지는 말자. 돈자랑 하는 걸 젤로 싫어하면서&nbsp;그것만큼 꼴보기 싫은 것도 없으면서 남은 꼴보기 싫고 자기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근거는?&nbsp;왜 이야기가 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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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사랑만 가두는 것은 아니다. 꿈도 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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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꿈을 잃는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른 꿈이 찾아오기도 한다는 걸 대부분은 모르고 있다. 소중한 걸 놓았을 때 비로소 더 중요한 것이 찾아오기도 하는 걸 알지 못한다. 때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게 되기도 한다. 바로 이 영화, &lt;굿 바이&gt;처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같은데 나는 &lt;레스트리스&gt; 보다 좋았다. 솔직함을 무기로 잔잔한 파도처럼 느리게 흘러가지만 클래식 한 곡과 뜨거운 차 한 잔이 그리워지는 영화. 멜로 드라마가 아님에도 가장 따뜻하게 사랑을 이야기하는 영화. 봐도 또 봐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일상으로 푹 박혀 들어올 듯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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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고는 도쿄에서 잘나가는 오케스트라 첼리스트지만 어느날 갑자기 악단이 해체되면서 백수 신세가 된다. 1억이 넘는 첼로 가격을 감당하기에 벅찬 그는 첼로를 팔고 아내 미카와 함께 고향 야마가타로 내려와 시골생활을 시작한다. 일자리를 구하러 다니다 고수익을 제시하는 여행 가이드 전단광고에 혹해 사무실을 찾아가 일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회사는 떠난 사람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납관 일을 하는 곳. 납관 도우미로서 첫 일은 부패하기 시작하는 독거노인의 사체. 구역질과 손가락질에 시달리며 미카에게 숨긴 채 일을 계속하려 하지만 자괴감은 계속되기만 한다. 차츰 죽은 이들의 여행길에 동참하는 납관도우미에 익숙해질 즈음, 미카에게 들키게 되고 일을 관두지 않으면 떠나겠다는 미카의 말에도 그녀를 잡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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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을 잘 보내주는 일. 멋지지는 않아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다이고는 어째서 모두들 반대하기만 하는지, 천한 직업으로 치부하는지 알지 못한다. 이승을 떠나는 사람을 예쁘게 화장하고 다듬어서 좋은 곳으로 가기를 빌어주는 일이 꽤 의미있는 일이라고 느낀다. 일을 관둬야 할까. 다이고는 고민한다. 어머니의 마지막을 지켜주지 못했기 때문일까. 지켜주지 못한 어머니&nbsp;생각에 짠해진다. 베테랑 납관사 이쿠에이의 진심어린 태도와 마음이 그를 감동시킨다. 하지만 이 일을 죽을 때까지 계속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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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절부절 못하며 지내는 동안 임신한 미카가 돌아온다. 그녀는 우리 애기에게 이 일의 진정성을 설명해줄 수 있겠냐고 묻는다. 그럼, 이라고 다이고는 말하지 못하지만 미카에게 고맙다. 일이 들어온다. 동네에서 목욕탕을 하시는 친구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 그 친구에게 아무리 돈이 궁해도 그런 일까지 하냐는 핀잔을 들었지만 이제 말하지 않아도&nbsp;안다. 죽음이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걸. 삶의 가까이에 도사리고 있는 불운 아니 불행으로 단순히 치부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이라는 걸. 마음 먹기에 따라 짠하지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길 수도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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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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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lt;좁은 문&gt;의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를 연상시키지만 조금은 다른 대사. 우린 더이상 죽음이&nbsp;마지막이라서 슬퍼해야 하는 것은 아닌 것일까. 친구의 어머니를 보내드린&nbsp;후 다이고와 미카는 예전의 행복한 일상을 찾아간다. 삶이 고여있는&nbsp;게 아니라 늘 흐른다는&nbsp;진리를 깨닫게 되었고,&nbsp;뱃 속의 아이를 위해 간혹 첼로를 연주해준다. 다이고는 아버지가 남긴 사랑의 표현 또한 받아들인다. 미카에게 돌멩이를 쥐어줌으로서 아버지가 제게 그랬던 것처럼. 그때 오래 전에 집을 나간 아버지의 부고가 전해진다. 아버지를 극복하면 모두 극복하는 것일지도 모르는데 다이고는 화를 내버린다. 대면하기 싫은 집 나간 아버지의 죽음. 달려가면 아버지는 그곳에서 기다려주실까. 부르면 대답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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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작별은 관습, 체제, 형식 그 무엇도 아닌 마음으로부터 잘 보내는 것.
눈물과 곡과 표정과 넋 나감 같은 것들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그를 추억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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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영화를 보면서는 작년에 내가 좋아했던 일본소설 &lt;49일의 레시피&gt;가 떠올랐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는데 늘 시간이 나지 않아서 놓쳤던 건데 이번 기회에 책도 드라마도 한 번 찾아볼까(하면서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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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lt;49일&gt;에서 스케줄러 정일우는 남규리가 빙의된 이요원(진정한 눈물 세 방울을 받아야 살아남)에게 누군가의 장례식 풍경을 보여주며 친구,가족,남편의 눈물에 담긴 색과 의미를 알려준다. 눈물은 다 눈물이 아니고, 눈물이 슬픔의 유일한 표현은 더더욱 아니다. 눈물에 얼마나 많은 의미와 속마음이 담겼는지를 그때 알고는 거짓말 조금 보태 충격이었다. 죽음의 의미란 눈물을 흘리고 통곡하는 형식이 아니라 진짜 마음을 담아 그분을 추억하고 기억하고 아쉬워하는 마음에 담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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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굿 바이&gt;에서 다이고가 아버지의 마지막을 수습하기 위해 갔을 때 아버지의 몸에서 오래전 그와 나누었던 돌멩이가 나온다. 화해. 아버지의 화해. 살아서도 하지 못한 아버지와의 화해와 오래도록 느낄 수 없던 아버지의 사랑이 돌멩이로 전해진다. 소설 &lt;49일의 레시피&gt;에서 엄마가 딸을 위해 레시피를 만들어놓았던 것처럼. 죽음이라는 우연한 불운을 의지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적어도 죽음의 가치를 퇴색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죽음을 따스하게 그려온 작품들이 많아서 지금까지 죽음을 남다른 일로 여겼나 보다. 나라고 별다를 게 있지 않을텐데, 죽음의 슬픔을 겪지 못해 이렇게 쿨한 척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자제해야겠다고 느낀다. 사랑 만큼이나 죽음에 대해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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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 위에 죽음이 자리한다. 으뜸이다.&nbsp;모든 것을&nbsp;삼키고 없애버린다. 죽으면 사랑이고 꿈이고 없다. 행여 남았다면 그건 간 사람이 아니라 남은 사람이 남은 것이다. 당연히 돈도 의미가 없다. 그러니까.. 도덕적인 뻔한 문구로 끝내지는 않겠다. 여기서 끝이다.]]></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638/20/cover150/9205509108_1.jpg</url><link>http://dvd.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05509108</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별을 쓸어담다-1</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76282</link><pubDate>Wed, 25 Jan 2012 16:4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7628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342435897&TPaperId=537628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29/74/coveroff/m34243589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602435894&TPaperId=537628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94/18/coveroff/m602435894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932435896&TPaperId=537628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12/12/coveroff/m93243589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992435990&TPaperId=537628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62/56/coveroff/m992435990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202435680&TPaperId=537628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64/17/coveroff/m202435680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376282'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얼마전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꾸리는 블로그에 놀러다니다 특이한 영화감상으로 가득 채워진 곳을 만났다. 신선하고 기발했다. 영화 폴더 안 포스트들을 몇 시간 읽고나서야 손을 뗐다. 즐거웠다. 그리고 생각했다.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영화를 소비하기 위해 때로는 기준과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는데, 영화를 선택하는 방법은 얼마나 많으며 과연&nbsp;나는 잘&nbsp;고르고 있는 걸까.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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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배우별,감독별,국가별,장르별 영화감상은 새로울 일도 아니고 특이할 것도 없다.&nbsp;가끔은 누가 매겨논건지도 모를 별점순으로도 본다.&nbsp;내가&nbsp;보던 블로그 주인은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영화 속 배경과 장소를 필두로&nbsp;포스트를 써내려가고 있었는데, 친절히 지도까지 덧붙여 영화를 현실로 복귀시키고 있었다. 그게 내 관심사.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가 아니라 세상은 넓고 볼 곳도 많다. 그래서 한참을 보고 또 봐도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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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그렇게까지는 못하는 나는 그저, 보기로 했다. 잠자는, 미뤄둔, 결심한, 벼르던, 그런 영화들을 해치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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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우편배달부 마리오의 우정을 그린 &lt;일 포스티노&gt;는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이탈리아 나폴리의 섬마을을 황홀하게 담아낸다. 고국에서 망명한 좌파시인 네루다는 이탈리아 정부에서 마련해준 나폴리 근교 섬에서 아내와&nbsp;머무르게 된다.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날마다 밀려드는 우편물을 감당 못해 이탈리아 정부는 마리오를 전담 우편배달부로 고용한다. 어촌에 살지만 고기잡이에는 도통 관심도 흥미도 없는 마리오는 그즈음 직업소개소를 찾았다가 일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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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싹트는 우정, 자연과의 어우러짐. 줄곧 일상으로 가득하던 풍경은 차츰 내 마음을 파고들면서 네루다의 떠남이 아쉬워진다. 시와 은유, 사랑하는 여인 베아트리체를 얻은 마리오는 떠난 그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지만 결코 닿지 못한다. 아들에게 파블리토라는 이름을 붙여주기로 했는데&nbsp;네루다는 여전히 소식이 없다. 마리오는 네루다에게 시를 바치기로 마음 먹는다. 그만의 시. 파도 소리, 바람 소리, 종소리, 파블리토의 숨소리, 별이 반짝이는 소리들.&nbsp;마리오의 시는 파블로에게&nbsp;전해질 수 있을까. 뭉클하게 달아오르는 속삭임, 가까이 있다면 바로 지금 고마움과 사랑을 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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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O의 TV영화로 제작된 &lt;내 심장을 운디드 니에 묻어다오&gt;는 1876년 미국 정부의 블랙 힐 개발로 터전을 잃고 보호구역에&nbsp;들어가게 된 "수" 부족의 몰락을 그린다. 미국 정부가 보호구역에 들어가면 먹을 것과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겠다는&nbsp;협상을 제안할 때 제법 합리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 부족은 모든 것을 스스로 해왔고 할 수 있다고 믿기에 마땅찮다.&nbsp;수십 개의 원주민들을&nbsp;다스리는 일이 미국 정부로서도 성가신 일이기에 어떤 식으로든 굴복시켜&nbsp;문명화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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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부족의 아들 찰스는 교육 받는다. 고유의 이름이 있었지만 그들이 쓰는 이름을 사용해야만 해서&nbsp;찰스가 되어버렸다. 그는 정부관료가 되고, 통합 과정에 참여하면서 사랑하는 여인을 만난다. 그는 인디언들의 전통을 무시한 채 이름을 부여하고 땅을 수여하는 미국 정부의&nbsp;방침을 따르기도, 거부하기도 어려운 딜레마에 빠진다. 한편 "수" 부족의 추장 '앉은 황소'는 타협을 거부하지만 굶주리는 부족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협상한다. 하면 할수록 더 큰 것을 내놓아야 할 지경이다. 문명화, 흡수정책 등의 명목으로 시작된 금광 개발과 경제 성장에 대한 물욕이 결국 인디언들을 전원 학살하고 만다. 현 미국으로선 숨기고픈 추악한 과거. 꽁꽁&nbsp;언 땅 위로 쓰러진 원주민 부족들 몸 위로 하얗게&nbsp;덮인 눈. 인디언들의 영혼이 묻힌 곳은 아니, 날아간 곳은 어딜까. 진정한 화합과 연대, 협상이 과연 가능하긴 할까. 오늘날에도 강제 정책은 많은 분야에서 계속되고 있고, 상처는 약한 자가 다 가져가는 전리품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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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러브 미 이프 유 대어&gt;는 꼬마&nbsp;때부터 시작된&nbsp;사랑 이야기라는 점에서 &lt;플립&gt;과 비슷하다. 하지만 사랑이 쭉 이어진다는 것과 성인이 되어서까지 다룬다는 점에서 다르다. 물론, 이들의 어린 시절은&nbsp;사랑보다는 몹쓸 장난으로 통하는 동질감과 일탈감으로 연결되어 있다. 오랜 세월 한결같이 무엇으로 통한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지만 씁쓸한 일이기도. 통통 튀고 기발하면서 악당같은 소년,소녀가 남자와 여자가 되기까지. 생각에 잠겼다. 나를 마지막까지 지지해줄 단 한 사람은 누굴까. 우리의&nbsp;엔딩을 우리가 결정할 수 있을까. 그건 행복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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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꼬마는 종종 지나치다. 몸이 커버린 더이상 용서되지 않는 남자와 여자도 지나치다. 지나치게 영악하고 앙증맞은 영화라서 바로 그 선 넘기 때문에 얼굴 붉히는 이들이 있을 것 같다. 행복 추구라는 가치가 타인에게 상처를 가져다준다면, 선의가 불의로 상대에게 다가간다면 우리 모두는 타인에게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랑도, 우정도, 호의도, 베풂도 그런 점에 있어서는 똑같다. 욕망과 자유는 맞닿아 있다. 현실적이지 못한 사랑에 대해 호의적이지 못한 몇몇 평들에 동의하지만 종종 꺼내보고 싶을 정도로 나는 이 영화의 모든 것들이 좋았다. &lt;플립&gt;보다 훨씬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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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하고 신비로운 아름다움은 &lt;비밀의 화원&gt;을 관통하는 배경이면서 주제. 거기에 뚱한 표정의 무뚝뚝한 소녀 메리, 인도에 살던 메리가 부모님을 잃고 리버풀의 이모부네 대저택으로 오면서 만난 병약한 사촌 콜린과 하녀의 동생 딕콘이 가세하면 정말로 유야무야한 환상의 동화가 된다. 지금 비밀의 화원에서는 바람이 속닥이고, 거위와 염소가 뛰놀고, 새싹과 꽃과 나무가 새록새록 자란다. 어른들은 눈치 채지 못하겠지만 아이들은 안다. 이모가 돌아가시고 나서 오래도록 방치되어 버린 정원. 이모부의 성냄과 하녀들의 만류에도 몰래 저택과 정원을 뛰어다니던 소년과 소녀는 어느새 자연과 함께 기적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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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자연이 있으면 모든 것이 있는 것과 같다. 그들만이 희망이고 미래가 아닐까. 사라 브라이트만의 엔딩곡이 선명하게 울려퍼지며&nbsp;지나온 것들의&nbsp;목소리를 그리워하게 한다. 이 세상 모든 소년,소녀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천상의&nbsp;울림. 애정어린&nbsp;선물. 몸과 마음의 치유. 모든 것이 동심으로 치닫는다. 나는 단 90분 동안만 비밀의 문이 열리는 정원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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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을 보지 못하는 티처 사하이와 두 살 때부터 시각,청각 장애를 안고&nbsp;살아온 미셸의 기막힌 우정을 그린 &lt;블랙&gt;은&nbsp;식상한 주제와 긴 러닝타임에도 지루하지 않다. 끝까지 보고나면 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들은 미셸이 여덟 살 때 처음 만난다. 과보호와 윽박으로 뭉친 부모(특히 아버지)와 대치하는 사하이, 미셸의 광기어린 행동, 남편이 출장으로 집 비운 사이 딸을 맡기고 전전긍긍하는 부인, 미셸이 조금씩 달라지는 시간들. 감동은 서서히, 기적은 눈부시게 달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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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를 이토록 견디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순응와 예민을 고민한다. 어떤 것이 덜 아플 것인가. 깊은 상처로 감긴 영혼이 안쓰럽기만 하다. 미셸이 비로소 워터(water)를&nbsp;배울 때 기뻤고, 더이상 분수를&nbsp;무서워하지 않게 됐을&nbsp;때 고마웠다. 마더(mother)와 파더(father)를 발음할 때 모두 얼싸안았다. 이게 첫 번째&nbsp;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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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은 반대를 무릅쓰고 입학한다.&nbsp;사하이는&nbsp;미셸의 모든 것. 사하이는 이제 신뢰는 두터워졌지만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을&nbsp;알고 있다.&nbsp;늙었고, 모든 기억을 잃어간다. 결혼식을 앞두고 사랑을 빼앗긴 여동생의&nbsp;원망섞인 투정 앞에 미셸은 썼다. 뒤늦은 고마움과 미안함이 얼마나 절절한 지를. &lt;블랙&gt;은 가족,장애인 코드보다 사제 간의 우정,희망,기적의 코드가 두드러진다. 배반 없는 의리, 포기 않는 의지가 뿌리깊다.&nbsp;스승이 자취감춘 12년 동안&nbsp;고독의 의지로 졸업장을 따낸 미셸은 단상에 서서 그리움을 읊는다. 마침내 그에게 졸업장과&nbsp;함께 했던 모든 기적의 시간을 바친다. 이제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고결한 선물, 온 세상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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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든 조각이 산산이 흩어진다. 모으고 담고 끌어안아도 자꾸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무엇. 썸머는 아닌데 탐은 어째서 맞다고 생각했을까. 썸머가 떠나갈 때 탐에게서는 못 보고 그에게서는 본 게 뭐였을까. 그것을 안다면 사랑의 모든 것을 아는 것. &lt;500일의 썸머&gt;가 남자와 여자에 관한 이야기라는 말은 맞았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남자와 여자 사이에도 사랑 외의 것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 남자와 여자는 같은 방식으로 사랑하지 않는다. 같은 방식으로 이별하지 않는다. 나는 누군가에게 썸머였을까, 탐이었을까. 사랑에 기승전결이 존재할 거라던 나는 온데간데 없었다. 말하고자 하는 것이 사랑이라면, 어느 누구도 정의내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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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nbsp;아닌 남녀, 남녀보다 관계, 관계보다 소통, 모든 것 위에&nbsp;나는 군림한다. 시작과 끝은&nbsp;내가 원할 때에만 현실이 될 수 있다. 언제고 한 조각씩 꺼내먹어도 달콤한 치즈 케익처럼&nbsp;사르르 녹아내릴 것 같은 참 사랑스러운 영화. 그때의 그가 탐이라면 언젠가의 내가 썸머였을까. 다음에 오는 것. 남다른 온기와 매력으로 무장한 채 다가오는 '그것'을 기다려도 좋을 듯. 활짝 핀 꽃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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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세상을 물려줄 수 없다면 차라리 나 혼자 세상을 짊어지고 가겠다던 오만은 근거가 없었다. 모차르트와 고래가 사랑을&nbsp;나누어도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인데 어째서 나는 네 기회와 가능성 모두를 박탈하려 했을까.&nbsp;네 세상을 내가 만들 수 있을 거라 감히 판단했을까. 언젠가 이 세상을 보여줄게. 가르치려 하지는&nbsp;않을 거야. 도널드와 이사벨처럼 스스로 알아갈 수 있을테니&nbsp;네 눈에 보이는 것 모두가 네 것이 될&nbsp;거야.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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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강박증, 아스퍼거 증후군, 자폐. 어울리지 않는 이름으로 불렀던 일 미안해. 다르니까 역시 다를 거라고 멋대로 결론내렸던 것도 사과해.&nbsp;너의 세상이&nbsp;내 모든 날 이전에 존재함을 이제서야 알겠어. 세상에 남아있는 가슴 뭉클한 것의 원천이&nbsp;너라는 사실도. 우린 모든 것이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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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봐서 미안해. 알게 해줘서 고마워. 옆에 있어줘서 감사해. &lt;모차르트와 고래&gt;! 너희만으로도 세상은 충분하니까. 충분히 아름다우니까. 근데, 내 말이 네게 제대로 전해지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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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애 고아에 텔레마케터 보조로 차 타는 게 일이라는, 유년시절부터 도망자처럼 버려진 인생을 살아온 열여덟 살의 소년이 어떻게 퀴즈쇼 최종 우승자가 되었을까. &lt;슬럼독 밀리어네어&gt;는 소년 '자말'의 낭랑 18세다.&nbsp;좋은 학력과 좋은 직업이 좋은 사람, 똑똑한&nbsp;인재를 길러줄 것으로 착각하는 대한민국 사회에 경중을 울리는 이야기이기도. 인도의 빈민 실상과 계급제, 부모 잃은 아이들이 사회에 내쳐져 살아가는&nbsp;과정을 샅샅이 훑어주는 사회고발성 영화이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웰메이드로 만들어진 영국판 성장영화다. 실제로 아카데미 작품상에 빛나는 영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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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다니지 못하고&nbsp;못 배운&nbsp;아이는 퀴즈쇼에 나가 우승하란 법 없나. 설정에서부터 사회의 부패와 계급의 실상을 고발하는데도 이 영화는 아이들의 것(삶)이기에 눈물을 능가하는 한 줄기 감동이 있다. 인도의 빈민 실상을 눈으로 본 게 영화로는 처음이고, 인도영화가 아닌 점은 아쉽지만(어쩔 수 없이 서구의 시선이 들어있을 것)&nbsp;퀴즈쇼를 이용해 소년의 일대기를 버무리는 각본이 맘에 든다. 평범한 이야기가 갖는 폭발적인 힘은 꾸며지지 않은 밑바닥의 힘에서 나오는 것. 지금까지 내게는&nbsp;&lt;크래쉬&gt;가 아카데미 수상작 중 페이버릿이었는데, 이번에 이것도 추가.(아직 &lt;허트 로커&gt;와 &lt;킹스 스피치&gt; 보기&nbsp;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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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2012 아카데미 후보작&amp;기대작 홍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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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던트, 아티스트, 휴고,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마릴린 먼로와 함께 한 일주일, 철의 여인, 워 호스 등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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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쓰다가 &lt;저공비행&gt;에 꽂히고 설 연휴가 끝나버려서 1탄 끝.
2탄도 쓸거냐고? 몰라.
안 쓸거면 뭐하러 1탄이라고 했냐고? 내 맘이지.
해피 뉴 이얼~ 모두들 안녕.]]></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456/20/cover150/9154125197_1.jpg</url><link>http://dvd.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54125197</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존재하는 것의 위기</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74876</link><pubDate>Wed, 25 Jan 2012 01: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7487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289&TPaperId=5374876"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9/82/coveroff/893746028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드디어 설이 지나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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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의 나는 언론고시 합격이 목표였다. 고승덕 의원(님)처럼 고시 삼관왕 하려고 신입생 때부터 열공하고 있었단 뜻 절대 아니다. 그럴 리가. 말이 그랬단 얘기. 신방과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땐 그냥 다 그렇게 되는 줄 알았고 시험은 그저 하나의 관문인 줄로만 알았고 하려고만 하면 맘 먹은 대로 착착 진행되는 줄 알았다. 언론고시 합격하면 학교에서 현수막 걸어주는지는 몰랐다. 사는 게 심심했고 다른 활동이 필요했고 의지는 충만했다. 교내 방송국이나 학보사 중 하나에 들어가 학과 관련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었다. 봉사 동아리에 들었고,&nbsp;학보사 활동을 하게 됐다. 찬란한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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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취재 다니며 학보사를 지키다 자주&nbsp;야간수업을 들었다. 매달 10일 발간되는&nbsp;학보 때문에 학교에서 밤새는 것도 특별할 것 없었다. 선배들에게 시달리는 것도 당연했다. 한 달에 한 번 모든 기사 파일을 들고 지역 신문사 대학팀에 들어가면, 학보는 어김없이 정해진 기간에 교내에 깔리거나 외부로 배포되었다. 취재, 기사쓰기, 편집, 레이아웃, 인쇄, 배포까지 모두 했다. 보통 학보사는 지원률이 높지만 화려함과 달리 힘들어서 중도포기 하는 애들이 많다. 힘들고 서열이 뚜렷하다보니 내부갈등이 종종 일어나는데 여기가 대표적이었다. 동기들이 많이 관뒀고, 늘 인원이 모자랐다. 신입생은 뭣 모르기나 하지, 조금씩 학과와 동아리에 적응해 놀고 마시자판이 되면 어렵고 귀찮고 힘들 것 뻔한 학보사에서는 2차 신입생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수습기자 모집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었다. 기존 애들에게 더 많은 할 일이 할당되는 건 불보듯 뻔한 일. 게다가 의견충돌 때문에 분위기도 자주 냉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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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기는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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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피곤하고 어렵고 힘들었다. 파릇한 신입생인데 너무 부려먹혔다. 누굴 탓할 수도 없었다. 이를 악물고 버텼다. 시간이 약이란 말은 맞았다. 내 이름으로 된 기사가 실린 학보가 동아리 방 배달음식 깔판으로 깔려도, 내 기사 페이지에 자장이 잔뜩 묻어 있어도 슬프지 않을 만큼 단단해지고 있었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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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는 별개로 동아리에서&nbsp;근처 재활원으로 봉사활동을 나갔다. 열심히 못했지만, 여기저기 얼마나 많은 엠티와 술자리가 있었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겠고, 과친구들과는 데면데면해졌다. 당연히 학보사 팀웍 다지기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 기자가 꿈이기도 했고, PD가 되고 싶기도 했다. 그땐 현실적이지 않았다. 취업이 지금처럼 힘들다고는 생각 못했고, 신의 직장이 아니면 사람 취급 못 받는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나는 내 청춘이 자랑스럽고 대견했다. 직장인의 삶을 상상하지는 않았지만 뭐가 되든 자유롭게 살리라, 꿈은 그냥 꿈이라서 맘껏 꿈꿀 수 있었다. 학보사에는 동기도 몇 없고 선배도 몇 안됐다. 편집장 자리에 같은 과 여자선배, 그 위에&nbsp;행정을 봐주시는 간사 선생님(여 졸업생), 그 위에&nbsp;담당 교수님(남)이 계셨다. 편집장과 간사 선생님은 고작 서너 살 차이였는데 우리가 합류하기 전부터 사이가 나빴다. 우리 동기가 넷인데(여자 셋, 남자 하나-시트콤 제목 아님) 늘 두 선배들의 중간에서 널을 뛰었다. 하지만 편 가르기는 정말로 쉽다. 상대적으로 온순하고 친절한 간사 선배와 간사 선배를 따르던 남자 선배 하나와 우리 넷. 우린 곧 한 배를 탔고, 여기저기 대학가를 거닐었다. 우리 술값은 간사 선배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학보사 할당비. 그때&nbsp;학교 앞으로 술값 참 많이 달았다. 공금 횡령은 이런 것이라는 등식도 그때 알았다. 이런 식으로 공금이 누군가의 호주머니 아니, 뱃속으로 들어간다는 것도. 이건 정말로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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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일반 동아리는 학년별로 모으면 몇 십 명인데, 학보사는 단출했기 때문에 여섯을 빼면 별로 남지도 않았다. 그런 상황에 우리가 친목도모를 시작한 거였다. 저녁마다 호프, 소주방, 바를 하릴 없이 떠돌다 어느 날 비어 있다던 남자 선배 집으로 모였던 기억이 난다. 대부분 연락이 안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나는 그때가 좋았다는 걸 알고 있다.&nbsp;뭘 찾겠다고 그토록 거리를 헤매고 다녔을까. 불안하고 흔들렸다. 정작 대화는 겉돌 때가 많았다. 우리로선 선배들이 벌려놓은&nbsp;파벌에 적응해야 했을 뿐. 교수님마저 편집장 여자 선배를 애정했기에 더 적응이 느릴 수밖에 없었다. 당시엔 어렸고 숲이 아니라 나무만 보였다. 의견을 말하지 못했다. 말할 수 없이 유약했다. 우리는 보호 받아야 했다.&nbsp;어렸고 적응 못한&nbsp;신입생인데도 교수님은 늘 선배 입장을 더 존중했고, 우리 편은 그게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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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나는 가수다에서 신효범이 JK 김동욱의 "미련한 사랑"을 열창했다. 정말로 열창 같았는데.. 자문단 중 한 분이 김동욱이 자신의 미련한 사랑을 노래한다면, 신효범은 어떤 남녀의 미련한 사랑을 노래한다고 했다. 그건 어쩐지 좀 별로다. 어쨌든, 노래를 듣자 드라마에 관한 자료화면을 보기도 전에 모든 추억들이 쏟아져내렸다. 당연히 중간점검에서 스쳐지나가는 드라마 자료화면들을 보기도 했지만 나는 "미련한 사랑"이라는 단어에서 이미 모든 추억들을 추스르고 있었다. 이렇게 쓰고는 있지만 추억이 정확히 무엇을 반추하는 건지 아직도 알지 못한다. 슬퍼진다.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기도 싫은데 어쩔 줄 모르겠는 그리움. 반짝이는 시간들 때문에. 그때의 나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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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시간,&nbsp;바에서 병맥을 거하게 하고 몰려간 비어있는 선배 집에서 TV를 틀었는데 &lt;위기의 남자&gt;가 방영되고 있었다. 농담과 헛소리와 집구경 같은 것들은 기억이 나질 않고 유동근과 불륜에 빠지는 &lt;애인&gt; 다음의 청순한 황신혜 드라마로 기억되는 &lt;위기의 남자&gt;는 또렷하다. 어린 게 뭘 불륜, 어른들 사랑을 좋아하냐는 간사 선배의 핀잔까지. 맞다. 그 드라마는 그즈음 내가 미칠듯 빠져있던(나는 늘 무언가에 빠져있다)&nbsp;어른들의 사랑 이야기였다. 나는 늘 어른들 이야기가 좋았다. 김영철과 황신혜가 부부로, 김영철의 이루지 못한 첫사랑으로 배종옥이, 황신혜의 썸씽남으로 신성우가, 신성우의 사치스런 부인으로 변정수가 나왔다. 스토리는 기억이 안난다.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우울함 짙은 분위기만이 고즈넉하게 떠오른다. JK 김동욱의 "미련한 사랑"은 바로 그때 그 시간을 반추하는 향수의 멜로디. 그때 이미 20대 중반을 훨씬 넘어섰던 간사 선배(여)는 제대로 된 사랑을 아직 못해본, 찬란한 사랑을 꿈꾸는 어린 내게 덜 큰 애가 어른들 얘기 좋아한다며 놀렸는데 나는 막 김영철 아저씨랑 결혼했으면 좋겠다고..(아.. 근데 공주의 남자 수양대군 이미지 싫.. 그때는 그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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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째서 그 어리고 예뻤던 시절에 반짝이고 순수한 또래끼리의 사랑이 아니라, 닳을 때로 닳고, 살만큼 살아버린 어른들의 사랑에 그리도 가슴이 뛰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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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로 예뻤다. 그땐 모두 예뻤다. 사랑을 시작하고도 동갑내기와의 사랑은 늘 지루하기만 했다. 내가 모르는, 알 수 없는 세상을 원했는데 그 아이와는 그렇게 되지가 않는다는 걸 알았을 때, 내 손바닥 위에 너 있다, 나는 네게서 더 알고 싶은 것이 없단 말이야. 어린 나는&nbsp;종종 그런&nbsp;대사를 내뱉기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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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멜로디를 떠올리기도 전에 떠오르는 추억들이 있다. 그 여름 바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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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즈음 선배에게 애인이 생겼을 때 나는 샘을 냈다. 선배의 연애는 학보사 교수님까지 응원하는 나름 중대사였다. 지금 생각하면 추한데, 선배는 눈치채지 못했다고 꿋꿋이 믿는다. 창피하니까. 만약 눈치챘다면 귀엽게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바닷가. 그 여름의 소낙비 내린 해운대 바닷가의 맥주와 새우깡을 선배는 기억할까. 플라이 투더 스카이의 "미씽 유"가 온 대한민국을 강타하던 다음해 여름엔 뭐가 뭔지도 몰랐던 지난 여름이 미칠 듯 생각났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돗자리와 맥주와 새우깡과 바나나. 스무살. 선배는 스물 셋. 우연히 해운대 바닷가에 돗자리를 폈다. 여름밤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고, 황급히 자리를 챙겨 근처 지하철역으로 뛰었는데 옷이 젖은 건 물론, 구두가 엉망이었다. 선배가 휴지인가 손수건인가를 꺼내 허리 숙여 닦아주었다. 가슴이 콩닥거렸다. 설렜다. 선배에게 얼마 안된 여자친구가 있었지만 나는 그 시간을 선배도 소중하게 기억해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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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이 되어 모두 떠나버린 쓸쓸한 학보사에 있는 일이 여의치 않아 학교를 종종&nbsp;안갔고,&nbsp;학과 공부에도 도통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학창시절에도&nbsp;모르던 사춘기 열병을 그때 앓고 있었던&nbsp;건지도 모른다. 고등학생 때 학원에서 딱 두 달 배운 일본어 실력이 출석을 드문드문 하는 중급 일본어 시간에 먹히고 있었다.&nbsp;중간고사에서&nbsp;1등을 했다. 그때 나는 F학점이 없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불량학생 역할을 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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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때부터는 도서관에서 근로장학생을 시작했는데&nbsp;대출대에서 간혹 선배를 만나곤 했다.&nbsp;세 살 많던 선배는 그즈음 호주로 어학연수를 준비하고 있었고, 곧 떠났다. 새로이 둘만의 추억이 생기지도 않았다. 선배에 대해 내가 특별히 더 알게 된 것도 없다. 소문에 호주에 간 선배가 알바 해서 번 돈으로&nbsp;여자친구에게 티켓을 붙여주었다고 했고, 여자친구와 호주를 여행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고백도 못한 첫사랑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사랑인지 아닌지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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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때&nbsp;뛰쳐나온 내겐 학보사 후배도 없다. 뭐랄까, 추억의 조각이 날아간 느낌이랄까. 아쉬움과 홀가분함을 동시에 느꼈다. 공허와 자유.&nbsp;아무도 모르는. 아는 게 적어 더 흥미롭고 신났던 신입생의 활발한 대학시절은 그렇게 막내렸다. 여기까지가 1라운드, 훗날 2라운드는 그보다 더 흥미진진하지 않았다. 골몰할 대상을 잃었기 때문이었고, 현실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들은 모두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진실하고 앳된&nbsp;것들. 친구들과 선배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디지털 세대의 아날로그식 사귐. 나는 그때를 적어도 내 식대로의 낭만으로 기억하고 있다. 떠난 사람, 떠난 자리, 후소식, 이별, 타인이 되는 과정. 그것들은 원하건 그렇지 않건 내 몫이 아니라는 것도. 다시 살게 된다면 나는 내&nbsp;청춘을 위해 무엇을&nbsp;할 것인가.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만이&nbsp;유일한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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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얼마나 예쁜지 모르는 욕심없는 욕심쟁이가 제일 빛난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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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JK 김동욱은 좋군, 어제 김선아와 이동욱이 나오는 &lt;여인의 향기&gt;를 다시&nbsp;보며 '버킷 리스트'를 들었기 때문인가 보다. 묵직한 저음의&nbsp;미련한 목소리가 감정을 앞지르니, 나는 애써 압도할 필요가 없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늘 짧고 강렬하게 살고 임팩트 있게 죽어야 한다는 허세를 고수하는 인격인가 보다. 죽음에 대해&nbsp;겁을 낸 적이 없다.&nbsp;두려운 것은 늘 누군가와 헤어져야 한다는 거였고 가져 온 게 없으니 빈손으로 넘어가&nbsp;또다른 곳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면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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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 니나를 보며 사는 일 만큼이나 죽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명작은 많은 부분들을 되짚어봐야 할 이유가 있기도 하고 내가 잘 까먹기도 하는데다 요즘 리뷰가 쓰기 싫고 귀찮기 때문에 기억하자는 의미로 읽는 도중 간간이 리뷰를 쓰고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읽을수록 난 전혀 니나에게 한걸음도 다가가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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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루이제 린저(그러니까 표지의 저 할머니)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 니나의 삶이 어떤 것인지, 니나가 원하는 것을 나도&nbsp;이해를 하긴 하는지 그러니까 들을 준비가 됐는지 하나도&nbsp;모르겠다. 난 니나처럼 극단을 갈망하는 축에 서 있는 줄 알았는데, 그래서 어쩌면 모든 것을 감수할 수 있는 자신만만한 인생을 살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을 살면서 미래를 추억하는 사람이라면 그건 니나와는 좀 다르다. 나는 그게 뭐든 내 삶에 들어와 있는 것들을 피해버리고 싶진 않다. 애초 닿지도 않았던 아니, 닿은 적도 없었던&nbsp;&lt;삶의 한가운데&gt;를 탐험하던 나는 공허와 고독을 동시에 느낀다. 게다가, 이 소설에 대해 말할라치면 늘 저지 당한다. 당최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감을 못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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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은데,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흐르고 가만히 있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 않은 듯하지만 가만히 있어도 시간이 간다는 사실이 자꾸 불안하다. 하나는 알겠다. 사랑에 대해.&nbsp;타인에게 사랑받는 일만으로 혹은 타인을 사랑하는 일만으로는 절대 충만해질 수 없다는 사실. 진정한 사랑의 주체와 객체는 자신이어야 한다는 사실.&nbsp;사랑 외에도 여러가지 것들이 필요하다는 사실. 사랑에 대한 기대가 크면 클수록 사랑에 대해 겁먹게 되는 것과 내가 니나와 일부분 닮았다는 것. 뭐 그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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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을 그리워한 게&nbsp;아니라 어리고 순수하고 예뻤던 나, 별처럼 반짝이는 가능성 충만했던 나, 어쩌면 그렇게 착각했던 나를 그리워하고 있을 뿐이다. 어른이 되어서 감상하는&nbsp;어른들의 사랑은 스무살 적처럼 하나도&nbsp;가슴 뛰지 않는다. 어른들의 세상도, 어른이 된&nbsp;나도 전혀&nbsp;대견하지 않다. 째깍째깍.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이 가고 세월이 흐르고 있다. 초침과 분침이 움직일 때마다의 내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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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리뷰는 쓰겠다는 거니, 말겠다는 거니.
대체 삶의 한가운데 뭐가 있다는 거야. 아니, 뭐가 어쨌다는 거야! 
난 그냥 홀로코스트와 통일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폭격 맞은 전쟁의&nbsp;상흔처럼 뻐근한 공기가 감도는&nbsp;무거운 독일에 가고만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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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하니까 말인데, 거실에 내가 막 쌓아둔 책을 한 권 빼들고는 스르륵 넘겨보더니&nbsp;동생이 토마스 만의 &lt;베네치아에서의 죽음&gt;을 자기가 안다는 거다. 근데 책이라곤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히가시노 게이고, 도가니 밖에 모르는, 군대에서 내가 보내준 대로 간헐적 독서 몇 권 한&nbsp;게 전부인 애가 알 수 있는 분이 아닌 거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아서 그럴 리가 없다고 했는데 끝까지 자기는&nbsp;안다고, 들어봤다고 박박 우기니까&nbsp;못 미덥지만&nbsp;영화도 있으니까 어디서&nbsp;들어본 적&nbsp;있겠지, 하면서도 뭔가 긴가민가, 찜찜. 결국&nbsp;그럴 리가 없는데 나도 한참 이 전공 공부하면서 알았단 말이야,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갑자기 지 혼자 푸하하 거리면서 착각했다면서 5분간 웃는다. 그래놓고 &lt;젊은 베르테르의 슬픔&gt;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베네치아가 베르테르인 줄 알았다고ㅋㅋㅋㅋ 그러니까 얘는 아마 베네치아가 이탈리아 수상도시란 걸 모를 거라고 혼자 생각함. 그리고 토마스 만을 모르는 건 일반 사람이라면 지극히 당연하다고도 생각함. 나는 어이없어서 웃고 동생은 민망해서 웃고 엄마가 나서서 그건 초딩용 아니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는 진짜 삶 전체가 코미디로 점철됐는데&nbsp;오랜만에 집에 와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 얘기 해주는데 웃다가 날아갈 뻔. 쟤는 글을 못쓰니까 내가 언젠가 책을&nbsp;내야겠다고 생각중ㅋㅋㅋ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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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만도 괴테도 다 독일작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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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lt;삶의 한가운데&gt; 쓰면서 쓸 얘기는 아니었기도 하고--;; 실존 고민에서 화장실 유머로 돌아온 듯한 느낌은 뭐지..(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9/82/cover150/8937460289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289</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64871</link><pubDate>Wed, 18 Jan 2012 16:4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6487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90307&TPaperId=536487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751/36/coveroff/893749030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289&TPaperId=536487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9/82/coveroff/893746028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1579&TPaperId=536487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99/63/coveroff/893746157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129833&TPaperId=536487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63/18/coveroff/8901129833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5615434&TPaperId=536487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753/95/coveroff/8955615434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364871'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뜨거울 때 호호 불며 앗 뜨거- 해가며 먹는 군고구마가 제맛이긴 하지만 사정이 사정인 관계로 군고구마를 어디 가져가겠다며 한솥 구워낸 엄마(내가 잘 때 두유 말고 호박 고구마도 구입하셨음ㅠ)가 몇 개 남겨둔 걸 껍질 까서 접시에 담은 다음 티스푼으로 마구 으깨어 검은 콩 두유를 빨대 꽂아서 같이 먹고 있다. 새해 이런 이미지 싫지만 임신중도 아닌데 졸려서 미치겠다. 오들오들 떨면서 담요도 뒤집어쓰고 눈만 깜빡깜빡. 이러다 미칠 것 같아서 도로 문도 열어젖히고 책도 한껏 쌓아놓고 노트북도 꺼놓고 그랬다. 어쨌거나 겨울은 동면을 부르거나 귀찮아지는 건 맞다. 특별히 먹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특.히. 손에 묻히는 걸 싫어해서 고구마도 내 손으로 껍질 까먹는 거 참 싫어하는데 이렇게 먹으니 제법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다. 끼니 대신 고구마 삶는 엄마를, 최고의 간식으로 고구마를 꼽는 엄마를 이해 못했는데 이렇게 먹으니 참 맛있다. 우리 양동이도 강아지 답지 않게 고구마를 참 사랑하는 소년(?) 이었는데, 강아지가 사람이 주는 걸 먹는 거라면 넙죽넙죽 잘 받아먹기는 하나, 특별히 그 아이가 고구마를 좋아한다는 것을 나와 엄마는 알고 있었다. 참치에 비벼주는 밥 보다 좀 더, 갈비집에서 싸오는 고기 붙은 뼈다귀살보다는 좀 덜, 고구마를 좋아했었다. 혼자 고구마 먹는 나는 잠시 침울하다. 좋아하는 것을 맘껏 주지 못했던 미안한 마음, 마음에 묻으면서 차차 잘 살아갔지만 문득문득 떠오르는 걸 어쩔 수 없다. 그 아이는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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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을 잘 읽는 편은 아닌데 영화리뷰에 당선된 것이 신기해서 다른 분들 글들을 좀 읽어봤다. 적은 당선작 수에도 매번 당선이 되는 서재 분들이 꽤 있는데,&nbsp;내 경우에는&nbsp;지난달에도 [바그다드 카페]의 리뷰가 당선작이 되었다.(당선작이라니까 뭔가 거창, 부끄ㅠ)&nbsp;그때는 DVD에 리뷰를 달아놨기 때문에 리뷰 당선작으로 뽑혔고,(책 틈에서 진짜 신기했음)&nbsp;이번 달에는 개봉작이던 [레빗 홀]의 영화 페이지에 리뷰를 올렸기 때문에 영화 리뷰 당선작으로 뽑혔다. 둘 다 영화 리뷰인데, 분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처음&nbsp;알았다. 그러고 보면 리뷰와 페이퍼도 많이 중복된다. 리뷰는 한 작품으로 정해지니까 정해진 작품의 감상평을 달 수 있고, 페이퍼는 말하고 싶은 텍스트들을 마구 넣어서 아무 얘기와 함께 올릴 수가 있다. 그러고 보니까 같은 성격의 글을 쓰더라도 페이퍼를 많이 쓰면 당선 확률이 하나, 페이퍼 스러운 글이지만 리뷰에 올리면 당선 확률이 또 하나, 영화 또한 나는 늘 DVD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그 편이 영화 페이지 보다는 노출 빈도가 더 크다 생각해서 주로 DVD 리뷰로 달려고 했다. DVD가 발매되지 않았거나 품절인 상품은 굳이 달 수 없고 달아놔도 웃기니까 그냥 영화 페이지를 택해 리뷰를 썼다. 지난 달부터 종종 [바그다드 카페]의 DVD 땡쓰투가 들어오는 걸 발견했다. 적립금은 그냥 쌓이니까 쌓이는 거지 원래 책을 크게 많이 지르지를 않아서 신경을 못 썼다. 굳이 인기서재라고 말하더라도 나는 땡쓰투를 많이 받는 부자 서재가 아니다. 그러니 적립금을 노려 DVD에 리뷰를 다는 것도 이득보다 출혈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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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하고 보면 머리가 돌아가면서 계산이 된다. 나는 간혹 세 분야에서 모두 당선작을 내는 분들을 만나고, 그러기 위해서는 리뷰/페이퍼/영화리뷰/포토리뷰 를 골고루 쓸 수도 있어야 하구나 생각한다. 아.. [바그다드 카페]처럼 DVD에 쓰면 리뷰로, [레빗 홀]처럼 영화 페이지에 쓰면 영화리뷰로, 아무리 좋은 글들을 많이 써대도 리뷰나 페이퍼 중 하나로만 줄기차게 쓰면 두 개의 당선작을 낼 수가 없겠구나ㅋㅋㅋ 이런 걸 이제 아는 내가 참 웃기다. 쓰는 것도 웃기다. 아, 이런 거였구나. 추천과 댓글 수가 많다고 내가 잘썼다는 뜻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부터 리뷰나 페이퍼를 쓰면 감이 올 때가 있었다. 나만 잘써서 되는 것도 아니고 같은 책을 읽은 타인과도 겹치지 않아야 하는 등등, 예전에 어느 카페에서 국어를 잘 하고 글을 잘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에 미련스럽게도 국어는 "감"이고 어느 정도는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타고나야 하는 거라고 대답했던 "건방지고" "미친" 내가 그래도 감이 떨어지지가 않아서 간혹 당선작의 감을 잡곤 했다. 여기가 엄청 큰 배라면 나 같은 건 축에 끼지도 못할 거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읽어주는 분, 뽑아주는 분, 매달 사는&nbsp;금액 보다&nbsp;더 받는 적립금이&nbsp;참 고맙다. 노리고 쓴 적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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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도 의도적인 적 있었다. 뭐든 잘하는 게 좋고, 돋보이는 게 좋은 법인데 어떻게 그런 적이 없었을까. 어리고 대책 없고 겁 없고 잘나게 보이고 싶은 나이였는데. 아직도 그렇기만 하고. 나는 많은 걸 노려봤지만 주객이 전도될 때 어느 한 번도 내가 원하는 쪽으로 된 적이 없었다. 참패했고 더 모질게 나가 떨어졌다. 현금 주는 리뷰대회, 현금 주는 독후감 대회, 현금 주는 편지쓰기 대회 같은 것들은 내려놓고 쓸 때&nbsp;당선작을 냈지, 더 고민하거나 노리거나 의도했을 때는 신기하게도 아니었다. 그리고 책은 카드로 긁어놓으면 읽고 나서 돈을 내야 해서 종종 작은 돈이 큰 돈으로 나간다. 다 읽어버린 책 돈 내려면 어쩐지 억울한&nbsp;기분까지 든다. 그래서 책 한 권이라도 살 수 있는&nbsp;적립금이 꼬박 생긴다는 게 말은 안해도 내심&nbsp;꺄악 할 만한 일이긴 하다. 만 원 그까짓 거, 나는 그런 적이 없었을까. 글을 쓰기 전에 모든&nbsp;인터넷 서점 블로그들의&nbsp;당선작 벽은 어김없이 높았다. 뚫을 수 있는 길이 아니었고, 그럴 수도 없겠구나, 체념하기 시작했을 때&nbsp;신간평가단에 지원했고, 여러&nbsp;리뷰를 의도치 않게&nbsp;과거에 올려놓은 덕에&nbsp;처음부터 뽑혔다. 아직도 거기 여러 번 지원했다 탈락한 분들은 간혹 벽이 너무 높고, 기존 분들의 충성도가 높다고 귀여운 불평을 하지만 이해가 되면서도 이해되지 않는 나는 그래, 처음부터 바로 뽑힐 수 있었다. 당연히 운 만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때 이미 내 서재에는 출처야 어쨌건 200편 정도의 리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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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기회는 준비하는 자, 꾸준히 무언가를 해온 자에게 왔다. 당연히 간혹 하늘에서 뚝 떨어진 날 것들이 존재하긴 했다. 그런 것까지 이기려면 스트레스 받아서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 적도 많았다. 가질 수 없는 것들을 놔버리고 나니, 오는 것들을 잡을 수 있었다. 사실은 24시 시즌5 에피소드 18을 보다가 일찍 자려고 했다. 계속 졸려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일찌감치 뜨끈한 침대로 들어가 으깬 고구마를 떠먹고 두유나 한 모금씩 흡입하다가 스르르 누워 잠이 들면 몸이 좀 괜찮아졌으면 했다. 아프지 않은 나른함은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아무 것에도 흥이 나질 않아,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게 만든다. 그래도 책이 좀 재밌어졌다. 살만 루슈디의 &lt;수치&gt;와 지드의 &lt;지상의 양식&gt;, 루이제 린저의 &lt;삶의 한가운데&gt; 그리고 &lt;꽃으로 말해줘&gt;, &lt;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gt;, &lt;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gt;을 모두 다 야금야금 반 권씩 읽어내는 중이었다. 그리고 리뷰를 꾹꾹 눌러 한편씩 다 쓰고 1월 리스트(올해부터는 책과 영화 모두 담아 1개월 마다 리스트를 작성하기로 함)에 자랑스럽게 이 책들을 올려놔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생각으로 끝날 수도 있고, 한두 권으로 땡할 수도 있고, 모든 것들이 다음 달로, 또 다음 달로 밀려갈 수도 있다. 이건 내가 잘 하는 일이고,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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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문법을 다시 시작했는데 세상에, 절대 3형식 동사에서 머리가 먹먹해지고 있었다. 내가 못하는 건 영어읽기가 아니라 제 시간에 문제를 틀리지 않고 풀어내는 것인데 놀랍게도 마음이 가장 편안할 때에 점수는 평소 가지지도 못할 만큼 높게 나온다. 시험을 이런 기분으로 보러 갈 수가 없으니 공부보다 먼저 와야 할 게 마음을 다듬고 진정시키는 일인가 보다. 이제 알았어? 묻는 이성에 방긋 웃는 감성이 대답한다. 책을 주문하려고 했다. 아, 그러니까 구정 전에 책을 주문하려 했다. 달랑 3일의 연휴에 몇 십 권이라도, 몇 십 편이라도 책과 영화를 우걱우걱 씹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배송이 애매할 것 같다. 무엇보다 그 책들을 안 가진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닐텐데 마음이 불안해진다. 그냥 구정 지나고 사도 되잖아. 드디어 미친 거야. 읽고 싶은 책이 많아도 나처럼 책 가지는 거 욕심 안 내는 알라디너도 없을텐데 너무 많이 사고 싶으니까 그냥 안 사게 된다. 시들해질 때까지 가진 책을 읽고, 적립금을 좀 더 묵혀두기로 맘먹었다. 될까-_-;;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 달 안에 내가 아홉 권의 책들을 들입다파서 전체 리뷰를 작성하는 기적. 그러려면 가장 문제는 다른 책을 뒤적이지 않아야 할텐데. 제임스 조이스와 함정임쌤과 토마스 만을 처리하려는 욕심이 솟아나는 것을 어쩜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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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오늘이 지나면 설 전 배송은 안 될 것이고, 나는 서점에 가본지 3년은 족히 넘었고, 읽을 책이 많기 때문에 꼭 다 읽기로 했다. 나는 며느리가 아니고, 엄마는 며느리라서 엄마는 일을 해도 나는 일을 안해도 된다. 나는 큰엄마 한 분에 작은엄마도 두 분이나 계신다. 명절의 전 부치는 일이 내게 내려온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내게 명절은 뒹굴뒹굴 거려도 되는 휴일이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맛있는 걸 못 먹게 되어도 억울한 나이가 아니다. 세상에, 대체 명절은 뭐하러 온단 말인가! 오랜만에 정치뉴스를 본다. 올해 부산의 총선은 굉장히 재밌겠다. 당연히 내 지역구는 총선이 드라마틱했던 적이 없다. 그분이다, 대단하신 대통령의 딸 옆에 항상&nbsp;얼굴 내미는&nbsp;김 뭐시기 그분. 몇 번 당선됐는지 세기도 힘든데 알고 싶지도 않다. 철들고부터 내가 아는 우리의 의원은 늘 그분이었다. 나는 여섯 살 때부터 이 동네에 산다. 세상에, 내가 이렇게 큰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어. 내 꿈은 어렵고 불쌍한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을 혼내주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불가능하나 가능해야 하는 일. 근데 저 분은 왜 사퇴를 거부하시나. 출국은 무슨 일로 언제 했길래 귀국이 중요뉴스인가. 인터폴 명령 내려도 모자랄 판에. 우리나라 출입국관리 좀 이상..( '') 이게 저 당의 자폭인가 눈속임인가. 내가 정치뉴스를 엄청 좋아하긴 한데 참 재밌어지는 선거구도로 언론이 몰아가고 있다. 봉하마을도 나오고 추측과 억측이 난무하는 어두운 오후. 눈이 내릴 것처럼 찬 날씨인데 마음만은 동동거린다. 평생을 바꿔놓을, 역사를 새로 쓸 해가 그들의 해만은 아닐텐데 세상이 뱅뱅 돌고있다. 유령의 혼처럼 누군가는 무너지고 누군가는 부상하고 있다. 모든 것들이 결국 우리의 선택이고 우리의 역사일텐데. 뉴스 참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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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페이퍼 제목과 글내용에 상관이 없군.]]></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361/91/cover150/8932915326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5326</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무지개 너머</category><title>잊지 못하는 어린시절에게 - [플립]</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60862</link><pubDate>Tue, 17 Jan 2012 00:2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6086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323142603&TPaperId=5360862"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71/83/coveroff/930818101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323142603&TPaperId=536086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플립</a><br/>로브 라이너 감독, 레베카 드 모네이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1년 02월<br/></td></tr></table><br/>무엇에 빠져들었는지 콕 집어내지는 못하지만 20대 초반 하염없이 빠져들었던 중국인이면서 프랑스어로 쓰는 작가, 샨사의 소설&nbsp;&lt;바둑 두는 여자&gt;는 중국문학을 잘 몰랐던 내게 일제침략기의 만주를 배경으로 낯설고 아련하고 기이하면서 신비롭고 안타까운 시대의 이야기를 펼쳐주며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 소설은 만주로 파병 온 일본군 장교와 한 중국 소녀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며 1930년대 급박한 도시의 모습과&nbsp;개인의 삶을 바둑판 위의 게임이 진행되는 것마냥 보여준다. 그래서 바둑게임은 영화의 모든 것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며, 현실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바둑은 그만둘 수 없는 것이다. 이 게임은 누군가 멈출 수도 없고 멈춰서도 안되는 것, 굴러가고 흘러가야 할 모든 것이었다.&nbsp;소녀는 이 시대의 모든 것을 떠안고 온 힘을 다해 바둑을 둔다. 할 수 있는 일이 그뿐, 절망과 슬픔과 고독의 구렁텅이가 아무 것도 허락치 않았기 때문이다. 남자와 소녀가 만난&nbsp;것 또한&nbsp;바둑 두던 광장이었다. 서로의 아픔과 간절함, 고독과 절망을 알아채&nbsp;누가 먼저랄 것 없이 깊은 사랑에 빠지지만 둘은 결코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런 시대, 그런 시절, 그런 시간들. 그럴 수 밖에 없는 정황들이 명명백백하다. 아픈 만남은 비극적 결말을 낳고, 소설은 비로소 이보다 더 희망적일 수 있겠는가, 이보다 더 자유로울 수&nbsp;있겠는가를 묻는다. 모든 것이 반어법이었다. 이보다 절망을, 이보다 구속을 느끼냐고 묻는 소설에서 나는 비극으로나마 서로의 가까이에 옮겨 앉는 두 주인공들을 보았었다. 총소리, 시체, 울음, 데모, 억압, 이외에도 많은 것들이 흘러 넘치던 꽉 막힌 슬픔의 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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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nbsp;&lt;플립&gt;은 바로 그 바둑게임을&nbsp;온전히 화면으로 옮겨온 영화다. 하지만 &lt;바둑 두는 여자&gt; 속 처연함과 결연함, 안타까움이 이 영화에는 없다. 사실 두 작품은 서로 비교할 만한 대상도 아니고 비교될 대상도 아니며, 내용상으로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 다만&nbsp;남자와 여자의 이야기, 마음, 상황이 교차한다는 것이 닮았다. 이곳에&nbsp;소녀가 있고, 저곳에 소년이 있다는 것이 닮았다.&nbsp;여기 소년의 마음이&nbsp;있고, 저기 소녀의 마음이 있다는 것이 닮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영화판 &lt;그 남자, 그 여자&gt; 아니, &lt;그 소년, 그 소녀&gt;다. 눈치챘겠지만, 소년과 소녀다. 작은 남자와 작은 여자 아니,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말이다. 쾌활하고 발랄하고 천진하고 순수하고 어여쁘고 밝고 화사한 아이들.&nbsp;우린 이 영화를 보며 어린시절을 불러오게 된다. 그 시절에는 내 옆에 누가 있었던가, 자전거가 있었던가, 인형이&nbsp;아니면&nbsp;우산이 그것도 아니면 사탕이, 장미꽃이, 문구세트가, 숨바꼭질이, 귤 한바구니가 있었던가. 그 시절이라면 나, 할 말이 끝도 없이 쏟아질 것처럼 하염없지만&nbsp;매몰차게 막아버린다. 감당할 수 없다. 그 밞음, 수줍음, 눈부심, 순수함들을 감히 감당할 용기가 없어서다. 다른 모든 것 앞에 단 하나, 작은 손! 그때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손은 참 작고 희고 깨끗했다. 아무 것에도 노출되지 않아 무엇에도 닿은 적이 없는 손. 세상 때 묻지 않고, 세상 짐 얹지 않고, 세상 아픔 스며들지 않은, 서로를 향해 반짝거리며 서로 잡아주기를 기대하던 작은 손. 그것만이 떠오른다. 전부가 아니지만 거의 모든 것인듯, 달뜨게 떠오른다. 해질녘 풍경도 떠오른다. 좀 더 놀고 싶은데 들어오라고 저녁 먹자고 부르던 엄마의 목소리와 찌개 냄새, 아쉬워하던 우리의 고무줄 놀이, 숨바꼭질, 달리기 계주 그런 것들. 결국 완전한 어둠이 거리를 잡아먹고 나서야 잔뜩 잔소리를 듣고&nbsp;우리들은&nbsp;집으로 끌려들어갔다.&nbsp;그것들은 파노라마처럼 두서없고 정처없이 자꾸만 흐른다.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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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나리오를 쓰면서 불이 켜졌다 꺼졌다, 화면이 어두워졌다 밝아졌다 하는 페이드인,아웃 기법을 의도적으로 많이 넣었다. 나도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씬이 끝날 때마다 계속 하얘졌다 까매졌다 하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시나리오가 빈약해 기술적으로 채우려는 욕심의 발로였는데, 그날 작품 발표 시간에 태클이 엄청 들어왔다. 말이 토론이지, 토론당할 시나리오들이 아니라는 걸 민망하게도 우리끼리 잘 알고 있었다.&nbsp;빨강 머리에 빨강 코트, 빨강 구두를 신은 여자가 새벽마다 이부자리에&nbsp;누군가를 눕혀놓고 흰 이불을 덮어준 채&nbsp;얼그러진 화장을&nbsp;하고서 또각또각 출근하는 장면이 여러번 반복되었다. 인기척 없는 이불 속 인물과 대화를 하기도 하고,&nbsp;언제나 이인분의 밥상을 차린다. 심지어&nbsp;느릿느릿 움직이며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 천천히 흔드는 섹스도.&nbsp;기이하면서 고독한 지하방 인생.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말이 안되는 퇴폐적 시나리오는 사실 어디선가 졸업작품으로 감상했던 독립영화 장면을 나름 포착해온 거였다. 온전히 내 것이 아니었다. 그걸 강조하기 위해 붉은 빛이나&nbsp;불안한 듯 흔들리는 흰 조명, 어둠 속에서 깜빡이는 카메라 기법이 필요했던 거였다. 어떤 애가 F.I/F.O이 너무 많이 등장해서 읽기가 부담스럽다고 했고 거기에&nbsp;교수님이 종지부를 찍었다. 교수님은 우리의 빈약한 글에도 함부로 비난하지 않는 신사였다. 나는 내용상 의도였다고 어쭙잖은 변명이라도 하려 했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못했고, 두고두고 후회가 되었다. 나는 내가 쓴 작품에 타당성을 주장하지 못했던 자책을 안고 지금까지 지내왔다. 왜 그랬는지는 말하지 않겠다. 설사 그게 타인의 눈에 이상하게 보였대도 나는 말해야 했던 것이다. 알지만 그게 필요했다고, 나는 이 시나리오가 영화가 된다면&nbsp;잦은 F.I/F.O이 등장해도 좋다고 해야 했다. 그게 내 의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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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줄리)는 옆집에 사는 남자아이(브라이스)가 좋다.&nbsp;항상 남자아이를 주목하고 다른 여자 애에게 다정하거나 친절하면 신경 쓰인다. 그래서 졸졸 쫓아다니며 묻고, 관찰하고, 신경쓴다. 남자아이는 여자아이가 귀찮다. 왜 날 따라다니는지 어째서 나를 이렇게 귀찮게 하는지 짜증날 지경이다. 마을 어귀 무화과 나무에 올라가 나더러 올라오라고 소리친다. 친한 척 하고 날더러 자꾸 뭘 해주려거나 해달라 한다. 여자아이는 남자아이가 나무 위에 올라와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 나무에 오르면 세상이 짠 하고 펼쳐지면서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 그것들이 다 발밑에 있는 듯 행복한데 그걸 보여주고 싶었다. 어른들이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거기에 새집을 짓는 것을 막고 싶었다. 하지만 남자아이는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 줄리네 꼬꼬들은 달걀을 참 많이 낳는다. 동네 아주머니는 줄리에게서 그 달걀을 사기로 하고, 줄리는 종종 꼬꼬가 낳은 달걀로 용돈을 번다. 브라이스가 이 달걀을 먹어봤으면 좋겠다. 내가 기르는 꼬꼬가 낳은 달걀은 식구들이 다 못먹을 정도로 많다. 브라이스에게도 갖다 줘야지. 브라이스는 줄리가 주는 달걀이 달갑잖다. 줄리네는 돈이 없는 걸까. 어째서 정원 관리를 안하고 저런 곳에서 닭을 기르는지 모르겠다. 더러운 정원에서 사는 닭이 낳은 달걀에는 균이 있을 수도 있다는 가족 누군가의 말에 줄리가 매일 가져다주는 달걀을 버리기로 한다. 줄리는 브라이스가 내다버린 달걀을 발견한다. 처음부터 어째서 말하지 않았니. 줄리는 다시 심하게 상처받는다. 이제 정말로 브라이스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 줄리네 아빠는 정신이상을 앓고 있는 동생(줄리의 삼촌) 때문에 많은 돈이 든다. 그래서 정원을 가꾸는 데에 큰 돈을 들일 수가 없다. 줄리의 부모님은 종종 다투지만, 줄리도 아빠를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어느 날 아빠를 따라 삼촌을 만나고 온 다음, 알게 된다. 아빠가 옳다는 것을. 도서관에서 브라이스를 본다. 눈길이 가는 건 사실이지만 외면하기로 했지만 우연히 브라이스가 친구와 하는 대화를 듣게 된다. 그들은 내 삼촌 얘기를 하고 있었다. 브라이스의 친구가 말한다. 난 그 아이의 삼촌이 그렇다는 걸 들으니까 그 아이가 그런 이유를 알겠다. 그 아이가 이상한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구나. 줄리는 완전히 상처 받는다.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동조해버리는 브라이스 때문에. 이제 브라이스 따위는 쳐다보지도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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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는 줄리의 무화과 나무, 달걀, 삼촌 이야기를 모두 안 이후로 그녀를 무시하던 마음이 조금씩 누그러들고 있다. 그뿐 아니라 그애의 뒷모습과 표정에 늘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그 애는 날 없는 사람처럼 대한다. 삼촌에 대한 일로 많이 기분이 상했을 거야. 줄리가 나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것이 못지 않게 속이 상한다. 어쩌지. 아 어쩌지. 이제 줄리는 더더욱, 더군다나 나를 봐주지 않는다. 그녀에게 키스를 하려고 했다. 그녀는 매몰차게 나가 버리고 친구들에게 비웃음만 듣는다. 그래도 괜찮다. 어떻게 하면 줄리의 화가 풀려, 예전처럼 나를 귀찮게 하며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해줄까. 어떻게 하면. 딱 하나 있다. 내가 줄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줄리를 위해 무화과 나무를 심기로 한다. 그녀의 집 정원에 무화과 나무를 심고 그 나무가 자랄 때까지는 날 용서해주지 않을까. 그래, 무화과 나무를 심자.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세상에, 그녀가 나온다. 우리 같이 나무를 심는다. 우리. 그애가 내 정원에 묘목을 가져왔다. 무화과 나무를 심고 있다. 세상에, 브라이스의 눈이 달라 보인다. 아무래도 여전히 브라이스와의 첫 키스 기회는 지나버리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가 심은 나무가 자랄 때까지. 예쁜 나무와 다정한 우리들과 아름다운 정원 그리고 마을 풍경. 추억은 그런 것들일 것이다. 사람과 풍경, 인상 속에 숨어있던 많은 시간들. 그것을 편리하게 추억이라는 두 글자로 뭉뚱그려 부리는 것일 테다. 브라이스와 줄리가 나무를 심는 광경은 내가 가진 모든 추억을 압도할 만큼 멋졌다. 함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던 그 시절에서 해방된 건 언제였을까. 그때, 내가 아홉 살이고 그가 열 살이었을 때에 소년은 종종 옷걸이로 맞았다. 뭘 잘못했는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소년은 다락방으로 기어서 도망갔다. 우리집 하고 똑같이 생긴 방인데도 소년의 집에 들어갔다가 무척 경이로운 기분을 느꼈다. 거기 짜부러진 옷거리가 아무데나 널려 있었다. 옷이 걸린 것과 매로 변용된 옷걸이. 아 옷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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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때로 단편적이고, 그&nbsp;단편적 기억을 차례로 늘어세우면 그것이 종종 전부가 된다. &lt;플립&gt;은 작은 여자아이와 작은 남자아이의 순수하고 화사한 연애 이야기지만, 순수한 발랄함과 아직 어린 마음과 공존하는 영악함을 보자면 피식 웃음이 난다. 그때 나도 그가 전부였었다. 그를 보기 위해 잠을 자고, 일어나고, 피아노를 치고, 공부를 했다. 참 작은 소년, 소녀였는데(당연히 우리 둘 뿐인 건 아니었다, 동네에는 족히 한 다스는 될 법한 소년,소녀들이 있었다) 그때의 나는 내가 아주 다 커버린 어른처럼 느껴졌었다. 그런 감정은 커서는 가질 수 없는 거였다. 학생 때의 사랑은 기념일을 챙기는 데에 열올리는 "보여주기식 사랑"이었고, 성인이 된 후의 사랑은 상대가 아니라 나를 더 가여워하는 "나를 향한 사랑"이었다. 참 예뻤다, 어린 시절. 좋은 집은 아니었지만 꽈배기 공장이 있고 친구들이 엄청 많던 동네. 나는 그곳에 살았던 어린시절을 따뜻하고 안락하고 조용하지만 함께 뛰어놀 친구가 없는 아파트에 살던 시절보다 훨씬 영예롭게 기억한다. 누구에게나 아련하게 떠오르는 시절이 있을 것이다. 어린시절을 불러오는 것은 자유,&nbsp;그 시절을&nbsp;빨강 머리를 고수한 주근깨 빼빼 마른 앤이나 안소니와 테리우스 사이를 방황하던 캔디, 이집트를 호령하던 피부 검은 왕비 클레오파트라, 오스트리아 공주에서 프랑스 왕비가 된 비운의 여인 마리 앙투와네트와 함께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들은 책이나 TV 속에 존재했지만 그 시절, 온 동네를 휘감으며 몰려 뛰어다니던 우리는 오로지 우리 아니, 내 안에만 살아있다. 불러올 추억이 있다는 것은, 이미 몸이 다 커버린 여자가 아주 작아서 서로 부딪칠까 겁이 났던 작은 손을 기억하는 일은, 기가 막힐 만큼 매혹적인 일이다. 강렬하면서 신비롭고 그래서 아무 데나 가라앉아 버려도 좋을 만큼 황홀한 일이다. 안녕, 내 어린시절. 그리고 당신의 어린시절. 내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오는 어린 날의 시간들이 버겁지만 보물이다. 이건 정말이지 감동이고 매혹이고 황홀 그 자체다. &lt;플립&gt;을 볼 때만큼은 어깨에 얹힌 어른의 무거운 짐 살며시 내려놓고 잠시나마 줄리와&nbsp;브라이스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지. 내가 줄리라면 브라이스가 있을 것이고, 브라이스라면 반드시 줄리도 옆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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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가 줄리를 잃지 않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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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상이 한 눈에 보인다는 줄리(가 좋아하는)&nbsp;무화과 나무를 베지 못하도록 함께 올라가줄 것
2. 줄리네 집 정원에서 자란 꼬꼬들이 낳은 달걀을 맛있게 먹어줄 것
3. 줄리가 사랑하는 삼촌, 줄리의 삼촌을 사랑하는 줄리의 아버지, 그로인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될 줄리의 가족을 존경할 것]]></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871/83/cover150/9308181016_1.jpg</url><link>http://dvd.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323142603</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시리즈 [24]가 보여주는 미국의 위기와 우리의 선택</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51299</link><pubDate>Thu, 12 Jan 2012 19: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5129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98352190&TPaperId=535129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0/94/coveroff/927749233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98352182&TPaperId=535129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52/8/coveroff/9277492325.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98352174&TPaperId=535129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5/70/coveroff/9277492317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98352166&TPaperId=5351299"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3/87/coveroff/927749230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요즘 계속 [24]를 보고 있는데 새해부터 시즌 두 개를 밤마다 달렸고, 이건 시즌을 모두 다 보기 전까지는 멈출 수 없을 것 같다. 멈출 수 있는 게 아니라 담배보다 더 금단현상이 심하다고 생각한다.(나 담배 안 피는데ㅜㅜ)&nbsp;적은 드라마를 본 게 아닌지라 보는 기준이 재밌고 재미 없고 그런 게 아니라(?) 말도 안 되는 하나에 꽂혀도 쭉 다 본다. 한 편 보고 봤다고는 웬만해선 얘기 안한다.(근데 [라이프 온 마스]는 그렇게 했어--;;) 푹 빠져도 빨리 빠져나오려 노력하는 편인데 꽤 늦긴 했지만(이건 벌써 시리즈 자체가 끝났잖은가. 어쩌면 다행인지도 몰라.&nbsp;기다리는 게 고통일 것 같아, 뿌잉뿌잉) 빠져나오기가 어려울 만큼 몰입도를 자랑하는 작품이라고 결론내려 버렸다. 동생이, 딸을 찾으러 다니는 첫 번째 시즌의 잭 바우어가 너무 지겨워서 더이상 못 보겠다고 누나도 그랬냐고 했었는데(이 아이는 완전 스릴러,전쟁영화 킬러) 그래, 그&nbsp;때는 나도 그랬다, 처음에 나도 중단했었다.&nbsp;다시&nbsp;시작한 이후로 나는 바쁠 때 빼고는 늘 이걸 보고 있었다. 늘 일을 만드는 타입이기 때문에 늦어졌지만 새해 들어 더 신나게 달렸다. 원래도 안 읽고 별로 많이 못 읽는 책은 새해 이미 적립금 잔치로 질렀지만 또다시 쌓여만 있다. 게다가 하나 빼어들면 왜 이렇게 빽빽한지(잘 보면 출판사 열린책들도 아닌데!!!) 두 장 읽다 딴짓하거나 잔다. [24] 보거나. 이제부터 그 얘기를 할 생각인데 이걸 다 써도 괜찮을까.(근데 이건 밤새면서 봐야 되는데, 보는 재미를 느껴야 하는데, 글로 읽으면 진짜 인생에서 큰 재미 놓치는 건데! 내 알 바 아님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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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짐은 무겁다. 지금 보고 있는 시즌4의 대통령은 1,2,3에서 나온 흑인 대통령이 아니다. 시즌1은 대테러부대팀 현장요원으로 사는 잭의 가족을 중심으로 잭의 어려움을 포착한다. 잭이 하던 일로 인해 잭과 대통령을 협박하여 의사를 관철하기&nbsp;위해 테러를 꾸미던 이들이 잭의 딸과 아내를 인질로 잡아갔기 때문에 시즌1 내내 잭은 자신의 업무 즉, 테러범들을 잡기 위한 수사와 딸의 실종, 딸이 납치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혼자 찾아나선 아내까지 잡히자(딸과 아내는 납치당한 채 같이 감금되었음) 가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뭔가 문장이 좀 이상한데?--;;)&nbsp;딸과 아내를 찾지만 끝은 해피엔딩이 아니다. 아빠의 일로 인해 어마어마한 일을 겪은 딸은 아빠를 떠나있길 원했고, 딸을 염려하는 아빠와 LA에서의 핵폭탄 테러공격 예방을 위해&nbsp;딸에게 이 도시에서 떠나있게 한 후 잭이 CTU 현장요원으로서 핵공격을 막아내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시즌2. 이 와중에 지부장 이름 뭐더라, 그가 어느 현장에서 방사선에 노출됐다는 것을 알고 핵폭탄이 실린 헬기를 타고 사막으로 가 스스로 자폭하는 것이 끝.(스포일러 미안, 나는 정리를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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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3에서는 무려 바이러스 공격. 잠복기가 15시간이라고 알려진, 감염된 후 무조건 죽는 초강력 전염성을 지닌 어떤 물질을 막기 위해 멕시코 국경의 어느 테러조직에 위장잠입하는 잭과 시즌1,2의 일들을 겪음으로서 딸 보호가 절실하다는 것을 알게 된 그가 딸을 CTU(대테러방지 국가기관)에 취직시켜 킴과 잭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이 펼쳐진다. 자폭한 지부장 대신 시즌3의 지부장은 토니. 스펙타클한 액션 스릴러라고 굳이 말하지 않겠다. 시즌3까지 보면서 완전 빠져든 나는 이제 점점 CTU 식구들에게 홀랑 혼이 나가고 있었다. 그들은 목숨 바쳐 조국을 위협하는 테러세력에 맞서는 조직적이고 애국적인 가족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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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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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4에서 갑자기 시즌3에 나왔던 CTU 식구들이 사라졌다.(킴과 체이스, 토니와 미셸이 없다;;) 따지고 보면 죽지 않고 떠난 게 다행이지만 나라를 구하려 목숨 바쳤으면서도 종종 나라와 개인적 감정 사이에서 방황하다 작전을 엉뚱한 데로 이끌어 나라를 위험하게 만든다. 토니가 아내 미셸을 위해 그러는 바람에 쫓겨나&nbsp;수감된다.&nbsp;인간이니까 할 수 있는 실수고, 인간이므로 어쩔 수 없는 실수다. 그렇게 잭까지 애정하던 다섯이 모두 CTU 기관을 떠난 걸로 나온다. 클로이만 여전히 CTU에 남아있고, 그녀 때문에 D.C에서 국방부장관 밑에서 일하던 잭도 CTU로 다시 돌아올 기회를 얻는다. 새로운 지부장 드리스콜의 명령에 불복하고 잭에게 정보를 넘기다 잠시 쫓겨나지만 드리스콜의 정신병 앓던 딸이 죽고 드리스콜이 일을 그만두게 되자 다시 본부에 있던 미셸이 그 자리로 오고, 잭과 국방부장관 딸을 도와준 토니도 이미 CTU에 들어와 있어, 시즌3의 토니와 미셸, 잭과 클로이가 모두 조직으로 들어오게 된다. 킴과 체이스는 여전히 없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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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시즌4에는 몇 가지 공격이 있는데 이번에는&nbsp;열차테러다. 하지만 열차테러는 무언가를 위한 시간벌기 혹은 시작으로 여겨지고, 다음에 국방부장관과 딸의 납치가 벌어진다. 중동 세력들이 국내파와 합작한 형태의 테러조직은 마르완이라는 사람의 수하에서 모두 비밀조직으로 이어져 있다. 조직은 강력하다. 조금이라도 노출되거나 잡혔을 경우 무조건 자살 아니면&nbsp;조직 손에 살해 당한다.&nbsp;어쨌든 국방부장관을 인터넷 생중계로 중동에 대한 압박정책을 쓴 것에 대해 심판하고 공개처형할 거라고 발표하는 테러리스트들의 손에서 국방부장관을 구해온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국방부장관을 국가내에서 죽이거나 자살 시켜야 전 세계적으로 중동 테러리스트에 처형되는 인터넷 방송을 막아&nbsp;미국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는 의견에&nbsp;대통령이 막 승인할 참이었다. 가까스로 빠져나온 국방부장관. 하지만 다가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미국에 존재하는 핵발전소들을 모두 파기하는 것. 그것도 많은 이들의 목숨과 피땀으로 가까스로 막아내고 나자, 그즈음 연설을 위해 LA로 날아오던 에어 포스 원을 격파시키는 것. 그것은 성공하지만 비행기 동체 내부에 있던 핵정보를 모두 빼앗기고 만다. 이제 테러리스트의 손에 미국의 핵무기가 들어간 것이다. 시즌4는 핵놀이다. 결국 군사정보 싸움, 핵무기의 위치 싸움이다. 미국은 반드시 막아야 하고 반드시 테러리스트를 척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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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란, 그리고 정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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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대통령 얘기로 넘어가자. 시즌1~3에 나오던 팔머 대통령 다음으로 킬러가 대통령이 됐다. 일련의 국가위기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헌법을 어긴 부분들에 대해 다음 유력 후보인 킬러로부터 협박 받는 등 이런저런 일 등으로 재선을 포기한 팔머 대신 킬러 대통령이 선거에 나섰고 당선됐다. 이 라인도 쓰자면 길지만 어쨌든 시즌4에서 대통령이 바뀐 것. 그런 대통령이 테러리스트의 미사일에 격추된 에어 포스 원에서 겨우 살아남았는데 당연히 국정 운영 불가. 그래서 부통령이 재빨리 선서 후 대통령이 된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된 부통령이 시종일관 법, 정의, 옳은 것들을 챙기느라 비상사태에 대한 대비와 결정이 느리고, 심지어 자신의 결정에 복종하지 않았다며 사소한 일 때문에 심각한 작전 중인 잭을 소환한다. 그래서 막바지에 이른 목숨 건 작전에 실패한다. 다 잡은 테러리스트 수장 마르완을 눈앞에서 놓치고 만다. 지금 적들의 손에 미국의 핵무기의 행방이 있는데!!! 법무부 장관 찾고 법 찾다가 그만, 홧김에 나도 대통령이다, 한 번 해보려다가 큰코 다친 것. 눈앞에서 테러리스트 수장을 놓친 걸 알고는 잭의 복귀를 명령하지만 점점 겁이 나기 시작한다. 자신의 손에 미국과 미국민의 현재와 미래가 달려있는 것이. 대통령이 된 부통령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한 번 한 실수를 다시 할까 겁나고, 그로인해 벌어지는 참사와 희생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예전 대통령을 불러온다. 시즌1~3의 흑인 대통령 팔머에게 부탁을 취한다. 그는 기꺼이 이 위기의 지휘를 승낙하고, 그래서 나는 다시 예전의 그 팀들을 만난다. 팔머는 행정부 모두가 NO라고 할 때 단지 잭의 결정 하나만 믿고 YES를 들어준 사람이었다. 결과적으로도 그가 옳았고 잭이 도왔다. 역시 예전 팀들이 좋았다. 이건 그렇게 길들여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노래도 결국 원곡 아니, 자신이 가장 먼저 들어본 그 가수가 부른 버전이 제일 낫다고 생각한다. 옛날 노래를 들으며 엄마는 옛날 게 좋았어, 하고 나는 이게 더 나아,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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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의 행방과 사용권이 테러리스트들에게 있다. 시즌4에서 미국은 그것을 얼른 막아야 하고 테러리스트들을 잡아 가둬야 한다. 언제나 테러가 있어왔고, 또 테러가 있을 미국. 시즌4가 끝나도 4개의 시즌이 더 남아있는 시리즈 [24]가 앞으로 가져올 폭풍 이야기들이 더 기대된다. 예전 식구들을 많이 버리고 또 엄청난 새 식구들을 맞이하겠지만 그것이 세월인 것 같다. 새삼 대통령의 결단력과 원칙이 때로 얼마나 큰 국민의 희생과 자유를 좌지우지 하는지 알게 되었고, 이토록 자국에 대한 테러를 시리즈로 만들 정도로 훤한 미국이 왜 국제사회에서 온갖 국가들의 미움을 독차지할 만한 일들을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시리즈는 드라마지 현실이 아니다. 하지만 테러리스트들이 뭘하든 미국은 아주 잘 대처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9.11처럼 대형참사가 일어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고, 미국의 잘못을 미국민의 잘못이라고,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미국민에 대한 적대감으로 여길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다. 하지만 미국은 미국이다. 그것은 자식이 잘못하면 부모가 책임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는 그 반대와 같은 것이다. 문득, 우리 대통령님의 결단력과 원칙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그로인해 나 같은 국민이 피해본 것, 스트레스 받은 것, 혜택받은 것 등을 가만히 꼽아 보고, 만약 [24]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 땅에서 일어난다면 대통령님은 어떤 제스쳐를 취할지, 부통령처럼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벙커에서 감시하고 계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아니면 이민 가실지도 모르고 아니면 국민을 위해 희생을 무릅쓰고 싸워주실지도 모른다. 진돗개 명령 몇 개 발령하고, 전체 국가 공무원 비상대기 시키고 그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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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면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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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면접에서 대통령과 아이가 똑같이 신종플루에 걸렸는데 백신이 하나 밖에라면 누구에게 줄 것인가, 라는 질문을 했다. 분위기상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대통령을 구한다고 했고, 대통령은 나라의 기둥(?)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단다. orz. 그럼 아이는? 작고 면역력이 한결 더 약한 아이는? 아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거의 없었단다. 아이라고 대답하면 대통령은 목숨을 잃어도 괜찮다는 뜻이고, 그건 이 정권에 밉보이는 일이 될 수도 있고, 그러면 당연히 면접을 통과하지 못할 거라고 전원 생각했다는 것이다. 면접은 답이 확실한 게 아닌데도 대부분 판에 박힌 뻔한 대답을 했다. 이게 현실이다. 대통령의 건강, 물론 중요하다.&nbsp;대통령이 신종플루로 죽어가는 어이없는 국가랑 누가 손을 잡을 것이며, 누가&nbsp;진단도 안 나오는 결정을 내린 국가의 약을 살 것이며, 누가 이런&nbsp;국가를 옳게 보겠는가. 하지만&nbsp;면접은 그저 대답(말의 논리)이기 때문에 좀 더&nbsp;참신하고 소신있을 수 있었는데도 아무도 위험을 무릅쓰지 않았다. 그들이 그렇게 밖에 못한 건 민주와 자유를 억압하는 불신이 이 사회 도처에 스멀스멀 거리고 있기&nbsp;때문이다. 세상에, 아이는&nbsp;더 빨리 죽을텐데 나라를 돌봐야&nbsp;한다는 이유로&nbsp;대통령이 먼저 약을 먹을 수밖에 없다. 아이는 죽어도 괜찮다니.&nbsp;그래도 성인인 대통령이 좀 더 버티면 방법이&nbsp;나올 수도 있다. 대통령 살겠다고 작은 아이 죽이는 나라도 그다지 국가신뢰를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대통령이 그분이 아니라 해서 이 국가가 무너지는 게 아닐 것이다. 자리는 얼마든지 누군가가 대신할 수 있다. 힘을 좀 덜 받고 안 받고의 차이일 뿐(원칙의 차이일 뿐)&nbsp;일에 대한 한 21세기에 인간의 절대성이란 게 과연 있을 수 있을까. 나는 못하고 너만 할 수 있는? 너는 못하는데 나만 해야 하는? 대통령직이 과연 그렇게 전문적인 지위일까. 부모님을 바꿀 수는 없지만 대통령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그것이 전문적이기만 하다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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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머 대통령은 내가 존경할 만하고 존경하고픈&nbsp;대통령이었다. 그는 은혜를 확실히 갚을 줄 알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개인적 위험을 감수할 용기를 얼마든지 갖고 있고 때때로 관철시키기도 한다. 하지만&nbsp;킬러 대통령은 파악도 전에 에어 포스 원 공격으로 추락해버려서 잘 모르겠다.&nbsp;그리고 지금의 부통령은 절대로 정치가가 되지 말아야 할 사람이다. 부통령으로서 안전한 곳에서 자리에 따른 댓가는 다 누리고, 힘든 일이나 어려운 책임은 회피하거나 져버리겠다는 것인가. 월요일에 [힐링 캠프]를 보는데 그분도 총선 출마를 권유 받았을 때 계속 고사했더니 나중에 그런 소리를 하더라고 했다. 같은 맥락이지만 뜻은 전혀 다른 것.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시장이든 즉, 입법부,행정부 수장으로 누굴 보내든 다 거기서 거기일 거라는 국민들의 결정은 틀렸다. 그들이&nbsp;흐르는 부패의 결과는 동일할 지 몰라도 개인성향은 절대 숨길 수 없을 것이다. 같은 말을 해도 유난히 다정한 사람과 얄미운 사람 꼴보기 싫은 사람이 다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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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향과 결단력과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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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향에서 나오는 결단력과 그 결단으로 가기 위해 사용되는 원칙의 방향은 절대적으로 모두 다 다를 것이다. 가난한 아이를 돕기 위해 돈을 보내는 것과 고아원과 양로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의도는 같을지라도 원칙이 다르기에 결단이 다른 것이다. 아무도 누구와 같지 않다. 100%&nbsp;가능한 사람은 애초부터 없을 지도 모른다. 서럽고 분통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적어도 80 아니 60 아니 40만 되어도 좋다. 차선책을 선택할 수 있다. [24] 시즌1~3에서 팔머 대통령이 내린 모든 결단은 빠르고 정확했다. 늘 좋은 결과만 가져다준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헌법&nbsp;토시 하나&nbsp;어기지 않은 경우는 드물었지만, 때로 대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해야 했고, 진실을 숨기기 위해 거짓을 말하기도 했고, 옳다고 여기는 일을 위해 옳지 않은 세력과 손을 잡아야 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는 원칙을 위해 수단을&nbsp;선택했다. 원칙이 미국과 미국민의 안전과 미래였기에 본인의 사소한 이득을 포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대의를 위해 선택한 소수의 희생&nbsp;때문에, 옳은 일을 관철시키기 위해 옳지 못한 세력과 손 잡은 것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고 협박 받거나 비판 받아야 했다. 그리고 결과를 위한 과정의 옳고그름을 물을 때 그 잣대는 대체로 같아야 하지만 달라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4년 전&nbsp;선거에서 그분에&nbsp;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있었어도 단 하나의 가능성 때문에 모두 덮고 나몰라라 했던 것처럼. CTU 사람들도 때로 그렇다. 하루에도 수많은 요원이 죽어나가지만(목숨바쳐 싸우지만) 자신의 가족이나 사랑하는 동료를 위해 다수를 위험하게 한다면 핍박받고 비난 당한다. 지금까지 목숨 건 사투로 국가를 위해 희생한 것과는 별개로 취급 당한다. 토니가 그랬고 잭이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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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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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면서 사랑을 이루기가 참 힘든 직업. 시즌4의 마지막 테러는 탈취한 핵탄두 발사였다. 마르완은 잡혔지만 핵탄두는 미사일에 꽂혀 이미 발사되어 뉴욕 or D.C로 날아간 상황. D.C에서는 모든 행정부 내각을 대피시킬 수 있게 긴급명령을 내리고 국민에게 대피명령을 내려야 할지, 마지막까지 미루면서 공황상태를 막을 것인지 결정해야만 한다. 마르완이 미사일의 행방과 멈출 수 있는 방법을 불지 않는다. 불더라도 이미 늦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여기서 두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또 다른 단서 하나. 조직원의 여자친구가 조직원이 강경 단체에 빠진 것 같다며 남자친구를 고발해왔고, 단서를 좇기 시작한다. 지부 사무실에서 지휘를 맡던 토니가 긴급 현장투입이 되면서&nbsp;적의 손에 인질로 잡힌다. 시즌4 에피소드 2개를 남겨두고 이 글을 쓰는데 토니가 죽을까봐, 다칠까봐 조마조마해 죽겠다. 잭 바우어 보다 토니가 짱인데, 내가 검색질 하나는 또 뛰어나서 토니가 시즌5까지 나온다던가 하는 글을 본 것 같아서 미리 속상해ㅜㅜ 여기서 글을 멈추면 적어도 시즌4의 스포일러를 이 글에 담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보고나면 또 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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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탄두와 미사일은 LA 즉, 여기 이곳을 다시 향하고 있었고, 상공에서 포획되었다. 인질로 잡힌 토니도 살아났지만 작전 중 중국시민을 증인으로 삼아야 하는데, 그가 중국 영사관으로 들어가버리고 중국 정부가 협조하지 않자, 비밀작전과 몰래 승인으로 중국 영사관에 침입해 용의자를 데려오다 그만 총기사건으로 중국 영사가 죽고 만다. 중국 정부는 끈질기게 배후를 캐오고, 중국과 미국은 대치상황이 될 수도 있는 중대한 국가적 위기를 맞게 되었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 발뺌하는 미국과는 달리, 미국개입 증거를 찾아낸 중국 정부는 잭이 작전 지휘자였다는 사실을 듣고는 미국을 압박해 온다. 로건 대통령(대통령이 된 부통령)은 은근한 방만으로 중국에 잡혀 기밀정보를 넘겨주기 전에 우리 선에서 차단하자는 경호국장의 의견을 묵인한다. 팔머 대통령은 미리 잭에게 알리고, CTU 팀원들은 잭이 체포되기 전에 작전 중 죽은 걸로 위장시킨다. 잭은 이제 죽은 사람이 되어 위장 신분으로 CTU를 떠난다. 토니와 미셸은 만났지만 잭은 오드리와 풀지 못한 숙제가 있다. 일과 사랑은 토니와 미셸에게 보다 잭과 오드리에게 더 힘들다. 이제부터 잭의 행방과 미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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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파일럿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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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님 드라마 끝나고 시작한 드라마 [부탁해요, 캡틴]에서 캡틴 김창완은&nbsp;처음 비행길에&nbsp;오른 지진희의 실수로 비행기가 흔들렸을 때 오히려 그를 다독인다.&nbsp;원래는 초짜인 그를 두고 자리를 비우지 말아야 했고, 자신의 시야 바깥에서 지진희에게 어떤 일을 시키면 안됐지만&nbsp;드라마니까 그는 그렇게 했고 지진희는 잠시 호기심과 들뜸에 작은 실수를 했고 그로인해 비행기가&nbsp;휘청대고 온갖 짐칸의 짐들이 쏟아져나와 승객들의 머리를 때렸고, 승객들의 몸과 머리가 휘청해서 여기저기 박히고 그런 상황이 연출된다. 객실에서&nbsp;모두 무사하다는 보고를 받고서야 그럴 수도 있다며 지진희를 다독인다.(그럴 수 있기는!!! 새삼 비행기가 무섭다고 느낀 게 타는 우리의 목숨이 비행기 몸체도 아니고 내&nbsp;생명줄도 아니고 파일럿, 그러니까 캡틴의 순간적 결단에 달려있다니!!!) 하지만 알고보면 만삭 임신부 하나가 화장실에 갔고, 이전에 객실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일으켜 세우기만 하고&nbsp;다른 일 때문에 나몰라라 했다. 혼자 화장실에 갔던 임신부는 마침 휘청한(휘청한 정도가 아니었음)&nbsp;객체 때문에 바닥에 넘어지고, 아까 그 객실 승무원의 뒤늦은 대처로&nbsp;안전하게 자리에 돌아왔나 싶지만 양수가 터진 듯 피를 쏟기 시작한다.(근데 왜 만삭에 비행기를 타냐고!!! 나는 이륙이나 착륙할 때 무서워서 숨도 참는데ㅋㅋㅋ&nbsp;스토리 라인에 억지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다. 그걸 빼면 한국 드라마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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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응급상황. 기내에는 의사가 없고(임신부 그것도 만삭이 탔는데,&nbsp;LA 가려면 열시간도 넘는데&nbsp;의사도 없고!!!) 승무원들이 분만을&nbsp;도와야 하는 상황. 김창완과 지진희는 당황하는 가운데 지진희는 가까운 공항에 착륙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울 것 같은 얼굴로 주장하지만 김창완은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불가능하고, 300명의 승객을 위험하게 할 수 있고, 만약 진짜 잘못되면 더 지체될&nbsp;뿐이라며 예정된 활주로에 착륙해야 한다고 결단내린다. 자신 때문에 임신부가 죽게 생겼다며&nbsp;매달리는 부기장과 안된다며 단호한 기장. 환자가 기장님의 가족이라도 그랬겠냐는 부기장의 소리침에 기장이 대답한다. 그 임신부 내 아내야. 아내는 출산 후 피가 멈추지 않아 아래로 피를 쏟으며 남편과 딸의 얼굴은 물론, 태어난 딸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숨을 거둔다. 아까 그 미숙한 승무원이 소독하지 않은 가위를 가져오는 바람에 그 가위로 탯줄이 잘린 것이 문제였을까. 아내는 죽고 아이는 태어나지만 신생아 패혈증에 걸려 평생 약을 복용하며 살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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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삶이 내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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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드라마는 묻지 않는다. 캡틴의 선택이 옳았냐고도 묻지 않는다. 다만 남은 딸들의 인생으로 시선을 옮겨버린다. 그들의 인생에서 부모님이 내린 결정의 결과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딸들의 인생은 부모의 결과가 아니라 태어날 딸들의 자식에게는 원인이다. 우린 모두 그런 삶을 살고 있다. 선거철 투표 외에도 우리는 일상생활 문득문득 많은 것들을 선택하고 책임지며 살아간다. 욕망이든 이득이든 이타심이든 나름의 기준도 있겠지만 무엇을 위해 움직이든 자신을 버리지는 않는 게 원칙이다. 그렇게 선택했을 때의 결과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겠지만 어느 쪽이든 책임을 져야 한다. 위기는 벗어나도 다시 위기가 온다. 다른 선택을 했으면 결과는 다를 수도 있다. [24]는 가장 위급한 일에 대처하는 방법을 보면 전부는 아니라도 대충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실제로 결정하는 시간이 길다 해서, 조목조목 다 따져본다 해서 그 결정이 꼭 옳은 것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nbsp;내일 죽는데 오늘 사과나무를 심는 사람이 진짜 있을까. 또한 결단은 빠를 수록 좋고, 위기관리능력을 보면 그 사람의 능력 전부를 알 수 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그런 자리를 맡기는 사람인데 감히 투표하러 안가다니!!! 누가 되어도 똑같다니!!!(이게 어째서 갑자기 선거철도 아닌데 투표에 대한 촉구로 이어지는지 나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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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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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즌5부터 달리면 된다. 신난다. 남의 불행이 내 행복이다.&nbsp;진짜 너무 재밌어서 행복하다. 시즌 5,6,7,8까지 다 보고나면 나도 시즌2 페이퍼를 써야겠다. 지금 이게 시즌1 페이퍼, 다음에 쓸 게 시즌2 페이퍼. 그러니까 선택은 언제나 옳을 필요는 없지만 결과에 책임 지려 최대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사람이다. 약한 동식물 막 훼손할 수 있고 마음대로 부릴 수 있고, 핵기술 같은 알량한 파괴기술 가졌다고 사람인 게 아니다. 아이유는 지금 내 모습을 해쳐도 좋다던데, 나는 싫다. 나를 해치지 마.(근데 가사ㅋㅋㅋ) 누가 누구를 어떻게든 해칠 수는 없다. 그래서는 안된다. 그 정도 원칙은 고수해야 인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기준이면 이 세상 대부분이 인간이 아닌 거지만, 원칙을 고수하지 않을 생각이 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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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올해는 또 한중 FTA 협상에 착수한다는데 관세법 강사님이 말씀하실&nbsp;때 미국보다 중국이나 일본과 FTA 되는 날 대한민국이 멸망하는 것과 같다고 해서 갸우뚱 했는데(구체적 예가 있었지만 잘 와 닿지 않았다)&nbsp;한중 FTA의 농산물 피해가 한미 FTA의&nbsp;네 배에 달할 거라는 기사가 부산일보 오늘자&nbsp;1면에 실렸다. 수치야 잘 모르겠지만, 나야 정확한 피해를 예상할 수도 없겠지만 감이 온다. 어떤 상태인지 알 것 같다. 세상에, 이제 정말로 변질되고 있다. 우리를 죽이는 먹거리들이 중국에서 막 쏟아져 들어오겠지. 문제는 우리가 종이 만두나 암 유발 분유 같은 걸 먹는다는 것보다 더한 데에 있겠지만. 이 참에 고기도 안 먹고 야채도 안 먹고 이슬만 먹고 살아야 하나.(오래 살려고 그러는 건 절대 아님) 피해가 먹거리에서만 오는 것도 아닐 테니 이거야 말로 진퇴양난. 조만간 조선 양난(임진왜란,병자호란) 이후 새로운 양난이 이 땅에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미국이랑도 싸우고 중국이랑도 싸우고ㅜㅜ 싸움돌이 대한민국으로 거듭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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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걸 왜 썼을까. 두서 없고, 너무 길다. 왜 써야겠다고 생각했을까. 미국의 위기가 우리의 위기가 될&nbsp;지도 모른다는 우려와&nbsp;이 땅에서 일어나는 선거는 하나도 사소한 게 없다는 것을 반추하며 이걸 쓰지 않았다면 시즌5 에피소드를 지금쯤 4편 정도 보고 있을텐데 애꿎은 원망을 해본다. 초심도 중요하고 원칙도 중요하고 방향도 중요하다면 지금 우리 모두는 한땀한땀 정성 다해 역사를 만들어야 할 타이밍이다. 단 하루의 임기가 남아도 불법과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던 어느 분의 말처럼.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43/87/cover150/9277492309_1.jpg</url><link>http://dvd.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98352166</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누구를 위한 대한민국인가.</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43605</link><pubDate>Mon, 09 Jan 2012 21: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4360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9206681&TPaperId=534360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24/24/coveroff/893920668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46770668&TPaperId=534360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591/37/coveroff/924677066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46771176&TPaperId=534360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114/46/coveroff/9246771176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46771079&TPaperId=534360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60/44/coveroff/9246771079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영국이 그리운 어느 날 &lt;라이프 온 마스&gt;와 &lt;셜록&gt;을 보고 있었다. 친구는 만약 우리나라 아닌 곳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적하고 무료한 곳보다는 바쁘고 시끌벅적하면서도 이국적인 곳을 선택할 거라고 했다. 나와는 반대였다. 심심하고 할 일 없고 지겹고 뻔해도 나라면 프로방스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이나 네덜란드처럼 전체가 손바닥만한 나라 아니면 피렌체나 베네치아 같이 관광객은 들끓어도 하루면 손바닥 안에 훤히 들어오는 그렇지만 보고 또 봐도 매력적인, 깊고 거대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그런 도시에서 살 거라고 말했다. 친구는 호주에 1년 넘게 살았고, 캐나다를 간혹 꿈꿨다. 그녀는 당연히 뉴욕이나 런던 같은 활달한 도시에 매력느낄 만 했다. 물론 나나 그녀나 그 반대의 국가나 도시들이 매력적이지 않다거나 가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우린 그냥 당시 생각하는 방식이 좀 달랐을 뿐이라고 생각한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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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에 질리면 영국 드라마를 학습하게 되는 거라고 그랬다. 발음은 다르지만 같은 언어. 화면에서 드러나는 극명한 차이는 미국과 영국을 학습하기에 참 좋은 도구라고도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영국 드라마에 관심이 있었다. 수집도 하고 명성도 들었지만 더블린에 있는 친구의 추천도 있었다. 미국은 가보지 않았지만 영국은 적어도 가본 나라다. 처음 해외여행할 때 발담궈본 나라다. 유럽간 국가이동할 때 주로 기차를 탔지만 런던 히드로 공항은 입국한 유일한 공항이다. 파리 샤를 드 골 공항은 유일하게 출국한 공항이다. 게이트 찾느라 애를 먹었고, 멍청해서 비행기를 놓쳐 엄청난 차지를 물고 티켓을 다시 끊기도 했다. 돌아올 때 한국은 설명절이었는데 티켓팅을 다시 하는 바람에 서울에서 부산 오는 국내선마저 놓쳐 고생이 어마했다. 인천공항에서 서울역 진입만도 힘든 명절 정체가 이어지고 있었다. 기차도 매진, 겨우 무궁화호 입석을 끊어 무거운 캐리어와 짐과 나를 싣고 꾸역꾸역 집으로 돌아왔다. 한 달 만이었는데 한국은 엄마가 있는 것 빼고는 별로 좋지가 않았다. 낭만적인 여행이 기이한 현실로 컴백하던 순간. 나는 그렇게 옴팡지게 돈을 가져다쓴 여행 후 진정한 스물 다섯 살이 되었고 비로소 졸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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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영국 드라마 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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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온 마스]는 살인사건 현장에 간 동료 여형사 or 여자친구의 실종을 알고 그녀의 납치범 or 살인범에 대해 조사하려다 교통사고를 당한 남자가 깨어나보니 자신이 네 살이었던 1973년으로 왔다는 사실에 어이없고 답답하고 진단 안 나오는 상황을 감당하는 한 형사의 이야기다. 티비에서는 자기가 그 교통사고로 식물인간 비슷한 뇌사 상태이며, 말하고 있는 사람은 계속해서 화면을 주시하며 그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이게 들려요? 듣고 있어요? 이게 들리면 당신은 곧 살아날 거예요, 라고. 그는 말한다. 나 여기 있어요. 여기 있다구요. 나 여기 살아있어요. 들려요? 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듣지 못하는 것 같다. 그들은 다른 시대 아니 세계에 살고 있다. 이 세계에서도 그는 여전히 형사이며, 다른 형사들은 그의 횡설수설을 더이상 듣지 않고 면박준다. 이 세계에서도 여자에 대한 살인이 일어났다. 원래의 시대에서도 여자의 살인에 대해 조사하다 그의 동료 or 여자친구가 실종되었다. 이 사건의 범인과 저 사건의 범인이 동일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얼른 원래대로 돌아가야 살인범을 잡을 수 있다며 옥상에서 뛰어내리려 한다. 충격을 받으면 이 세계에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미안하다. 딱 한 편만 봤다. 시즌1이 무려 여덟 편인데! 한 편만 보고 본 척 해서 미안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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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은 새해 시즌2를 시작했다. 이번에도 3부작일까. IT 시대를 반영한 셜록홈즈 시리즈로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홈즈와 왓슨. 실제로 주인공 둘이 엄청난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걸로 안다. 그래서 잊어버릴 만하면 다시 한 번 본다. 주드 로가 나오는 영화보다 흥미진진하다. 현대판 런던의 베이커가도 모던스럽고, 세련된 추리방식도 흥미롭다. 그런데 어째서 경찰은 홈즈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기를 싫어할까. 두려워서 그럴까. 홈즈 and 왓슨과 함께라면 정말 빨리 정확하게 사건해결이 가능한데 어째서 경찰은 그들이 먼저 사건현장에 오는 것을 싫어할까. 심지어 쫓아내기도 하고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아서 사건추적이 늦어지는 건 부지기수고, 결국 그들이 말한 대로 또 한 번의 피해를 보고 나서야 그들이 말한 대로 하곤 한다. 사립탐정에 대해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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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좋아 탐정이지 우리나라에서는 흥신소로 불리는 기관 사람들. 말이 기관이지 돈 받고 남 뒷조사 해주는 곳으로 전락하는 바람에 이미지가 좋지 못하다. 만약 공권력인 경찰기관이 민간인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당연히 탐정을 통해 자신을 방어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거나 해야 되는 것. 이유는 공권력은 미래를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조사하는 데에만 혈안인 기관이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둘 다지만, 살아있는 이에게는 과거조사 보다 미래예방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 공권력이&nbsp;과거조사만 중요시할 때(그러기에도 인력,시간,물자 모두 모자란 상황이기에) 어쩔 수 없이 사립탐정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비공식적으로 비밀스럽게 물밑에서 조용히. 우리나라의 흥신소란 늘 남의 뒤 캐기에 불과, 자신을 방어하거나 타인을 공격할 때에만 쓰기 마련이다. 절대로 정당한 진실을 위해서나 억울한 죽음을 위해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진정한 사립탐정이 있다면 참 좋겠다. 공권력이 부패당하지 않도록 감시도 하고, 공권력의 빈틈을 메워주기도 하는. 장단점이 모두 있을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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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 스캔들이 크게 났을 때, 외무고시를 통과해야 하는 자리에 부정합격자가 들어갔을 때, 외교관이나 외무고시에 대한 채용절차 논의가 일었다. 그중에 타당성 있다고 인정되던 것이 외교관 자녀들이 외교관이 되기가 쉬운 지위에 있다는 사실이었는데 당연히 그랬다. 실제로도 특혜가 주어지고 있었다. 부모의 직업 때문에 자연스럽게 외국 여러 나라들을 돌면서 살아온 사람은 언어,문화,배경환경 등에서 일반인보다야 아는 게 많을테고, 외교관의 실무,직업적 특수성 등에서 보고자란 것을 무시못할 확률이 크다. 하지만 그게 외교관으로 특채되어야 할 일이라기에는 평등하지 않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고,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이름 아래 기회의 평등이 모두에게 주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외교관 자녀가 자라온 환경이 외교관에 되기에 유리하다고 해서 기회를 더 준다면 그것은 불평등한 일이다. 거대한 담론이 아니지만 그 이론을 다른 직업에 적용시킬 경우, 우린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폭력과 공포로 점철된 악의 3대 세습을 비판할 수 없게 된다. 당연히 삼성 일가의 되물림도, 경찰도, 기업도, 그렇다면 동네 마켓의 자녀는,&nbsp;일용직 노동자의 자녀는 그것을 보고 자랐기에 그것을 하기에 용이하다는 말일까. 그럼 나는 뭐가 되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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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저 &lt;라이프 온 마스&gt;와 &lt;셜록&gt;을 보고 있었을 뿐인데 공권력과 공권력이 아닌 것에서 한국사회의 불평등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lt;라이프 온 마스&gt;의 시간여행하는 형사도, &lt;셜록&gt;의 홈즈와 왓슨도, 둘 모두 결국 이 사회의 불행을 자처하는 악의 근원을 조사하여 뿌리 뽑고자 했을 따름이니까. 어제까지 선물 받은(다들 아시는 그분) 이 책을 읽고 있었다. &lt;꿈꾸는 자, 잡혀간다&gt;는 시종일관, 펼치고 읽는 내내 울컥울컥 눈물을 머금게 했지만 그건 슬픔과는 다른, 일종의 무능력과 분노와 미안함, 자책감 같은 거였다. 때로 나만 편하면 된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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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시인인 줄도 몰랐으며, 실천문학이라고 굳이 지칭하지 않아도, 슬픔과 진실과 분노와 행동은 그 자체로 더 멋질 수 없는 "문학"이라는 것을 몰랐었다. 아름다운 문장, 황홀하도록 선명하거나 아련하도록 가려진 이야기, 웃기거나 울리거나 하는 개성 캐릭터만이 문학이라고 생각했었다. 간혹 그 모든 것을 간단하게 버릴 수도 있다고 여긴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진실을 위해 싸우는 목소리, 있는 그대로 조근조근 써내려간 목소리, 나몰라라 했던 누군가의 삶이 "문학"의 전부였다. 쿳시는 남아공, 뮐러는 루마니아, 토니 모리슨은 흑인 미국인으로서 자신 또는 조국과 자국민이 겪은 역사와 현재진행형의 지금을 아름다운 문체로 그리고 있지만, 이 책은 아시아의 작은 국가&nbsp;중에서 한국이라는 나라의 남쪽, 바로 우리의, 우리 노동자들의 역사와 지금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었다. 몰랐다. 늘 그것들이 아름답다 칭해왔고 닮고도 싶었지만, 이것이 우리의 것이었다는 것을. 우리의 아픔이 이토록 크고 광활하고 갈 길이 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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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하는 것은 좋은 일, 자랑할 일, 칭찬 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돈이 없으면 아니 집의 경제력이 부유하지 않다면 오히려 독이 되는 일인 현재. 아빠가 노동자이지만 딸은 과외 한 번 안하고도 1등만 해서 명문대에 들어갔다는 기사들. 자랑스러워 하는 아빠와 아빠의 희망이 되려는 딸. 거기에서 슬금슬금 배어나오는 서글픔. 딸아이의 미래가 탄탄대로이기만 할거라고 생각하는 태평한 사람들이 현 대한민국에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릴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평범하고도 공부 잘하는 이들. 이것은 많은 이들의 꿈을 쥐락펴락 할 수도 있고, 미래를 살 수도 있는 것. 지금 대한민국은 그것으로 인해 서로를 죽고 죽이며(사실상 우리만 죽지 저들은 안 죽는다) 살아가고 있다. 나는 울보가 되지 않기로 했다. 영화 &lt;내 심장을&nbsp;운디드 니에 묻어다오&gt;의 첫 장면에서 인디언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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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에서 용감하기는 쉽다.
쉬울 뿐 아니라 아주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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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에서 용감할 것인가. 쉽고 안전하게 살 것인가. 그건 비록 노동자로 살지 않아도 삶 구석구석에 스며있는 비겁함 같다. 안전하기는 쉽다. 겪지 않은 일에 왈가왈부하기도 쉽고, 제 편협한 경험만으로 잣대를 만들어&nbsp;여기저기 참견하기도 쉽다. 모두 비겁한 것을,&nbsp;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하는 것 또한 비겁함을 티내는 길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되묻게 된다. 내가 안전한 선에서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nbsp;된다. 자꾸만 발을 빼려 한다. 모두 던지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배웠다. 2012년은 적어도 흐리게 살지는 않으려 한다. 가는 길이 틀렸어도 겁먹어 도중에 발걸음을 돌리지는 않으려 하고, 명확한 의사표현과는 별개로 다혈질인 성질은 좀 죽이려 한다. 일단 버럭하고 보는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겠지만 해볼 때까지 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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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픈 책은 일단 사기로 하고, 하고 싶은 걸 참지는 않을 거고, 허투루 시간을 흘리지는 않을 거고, 무엇보다 잠을 더 줄여야 한다.(잠을 너무 많이 편하게 자는 경향이-_-;;) 꿈 참 소박한데, 어쨌든 내게 올 행운의 기운 꼭 붙들어 매고 열심히 살아보자. 서른이다. 그래도 울고 싶지는 않다. 서른이라고 엉엉 울면 추하겠지만 &lt;부탁해요, 캡틴&gt;이랑 &lt;꿈꾸는 자, 잡혀간다&gt; 보면서 질질 짜는 날은 있더라도 서른이라고, 나이 많다고, 더이상 어리거나 예쁘지 않다고, 진짜 어른이 됐다고 해서 울지는 않아야지. 웃어야지. 스마일.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860/44/cover150/9246771079_1.jpg</url><link>http://dvd.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46771079</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별표</category><title>30-1 - [꿈꾸는 자 잡혀간다] 포함 39종</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39330</link><pubDate>Sat, 07 Jan 2012 23: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39330</guid><description><![CDATA[&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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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가 뜨는 것을 보고 싶다면 
비가 오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br/><br/><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289&TPaperId=533933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9/82/coveroff/893746028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0289&TPaperId=53393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삶의 한가운데</a><br/>루이제 린저 지음, 박찬일 옮김 / 민음사 / 1999년 06월<br/><br/>내 안에 있는 ˝나˝와 나의 모든 것 혹은 나의 주변 모두를 들여다 보는 계기.</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85871674&TPaperId=533933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81/14/coveroff/92858716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85871674&TPaperId=53393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사라의 열쇠</a><br/>질레스 파케-브레네 감독,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출연 / 이오스엔터 / 2011년 11월<br/><br/>홀로코스트가 남긴 개인의 트라우마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046777367&TPaperId=533933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8/74/coveroff/33524309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046777367&TPaperId=53393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후라이드 그린토마토 - [초특가판] </a><br/>존 애브넛 감독, 매리 스튜어트 매스터 외 출연 / DSP 트레이닝 / 2002년 09월<br/><br/>이브의 모든 것 그리고 환상 혹은 로맨틱 그 자체.</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6000264035&TPaperId=533933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96/47/coveroff/388243078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6000264035&TPaperId=53393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관타나모로 가는 길</a><br/>마이클 윈터바텀 외 감독, 리즈 아메드 외 출연 / AltoDVD (알토미디어) / 2007년 08월<br/><br/>당신, 앞으로 평등을 부르짖으면 죽여버리겠어! </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512435088&TPaperId=533933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14/58/coveroff/m51243508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512435088&TPaperId=53393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퍼스널 이펙츠 - Personal Effects</a><br/> / 영화 / 0001년 01월<br/><br/>갑작스럽게 떠난 그들이 남긴 것.</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96599030&TPaperId=533933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412/91/coveroff/919659903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96599030&TPaperId=53393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여름의 조각들</a><br/>올리비에 아싸야스 감독, 제레미 레니에르 외 출연 / 대경DVD / 2009년 06월<br/><br/>당신에게 있어 최고의 여름은 어떤 여름이었습니까?</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92649653&TPaperId=533933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199/8/coveroff/919264965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92649653&TPaperId=53393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파수꾼</a><br/>윤성현 감독, 서준영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1년 07월<br/><br/>소년들을 더이상 거리로 내몰지 마세요.</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3072430095&TPaperId=533933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62/12/coveroff/3072430095_0.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3072430095&TPaperId=53393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완득이</a><br/>김윤석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2년 06월<br/><br/>완득이의 세상살이. </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96597461&TPaperId=533933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245/68/coveroff/9196597461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96597461&TPaperId=53393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레몬 트리</a><br/> / 대경DVD / 2008년 08월<br/><br/>목숨 뿐 아니라 추억도 중요한 거잖아요.</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306450095&TPaperId=533933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51/82/coveroff/930645009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306450095&TPaperId=53393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리슨 투 유어 하트</a><br/>맷 톰슨 감독, 알렉시아 라스무센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1년 11월<br/><br/>피아노와 손편지는 어떠한 경우에도 옳지요.</td></tr></table><div style='border-top:1px solid #CCCCCC; margin-bottom:5px; margin-left:15px;'> </div><br/><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339330' target='_blank'>[상품더보기]</a>]]></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424/24/cover150/8939206681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9206681</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무지개 너머</category><title>기적은 우리 모두의 것 - [포미니츠 SE (2disc)]</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39046</link><pubDate>Sat, 07 Jan 2012 21: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390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9659425X&TPaperId=5339046"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01/88/coveroff/352243078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9659425X&TPaperId=53390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포미니츠 SE (2disc)</a><br/>크리스 크라우스 감독, 모니카 블리브트리우 외 출연 / 대경DVD / 2007년 12월<br/></td></tr></table><br/>내가 자고 있을 때 엄마는 홈쇼핑에서 검은콩과 땅콩&amp;호두 맛의 대용량(크다는&nbsp;뜻 아니고 많다는&nbsp;뜻)&nbsp;두유를 구입했다. 주문했으니 택배 아저씨를 외면하지 말고 잘&nbsp;받으놓으라는 지침이 있었는데 다행히 내가 아니라 엄마가 두유를 맞이했다. 무거운 박스를 경비실에서 낑낑대며 들고올 뻔 했으니 이런 구세주여. 스물 네 개들이 네 박스.&nbsp;자그마치 아흔 여섯 개. 내가 허리띠 졸라매야 되니까 당분간 홈쇼핑에서 뭘 좀 사지 말라고 바로 어제 얘기했는데, 푸하하, 엄마 또 질렀어ㅋㅋㅋ&nbsp;이왕 산 거 맛있겠네,&nbsp;식전에 하나 받아들고 낼름 빨대 꽂아 몇 모금, 그리고나서&nbsp;김치볶음밥을 먹었는데 그만 배탈이 나는 바람에&nbsp;먹다 남은 두유는 식탁에 놓고 화장실 다녀온 다음 혹은&nbsp;한끼 식사 더한 후 또 한 모금, 다시 배가 살살 아파질 것 같은 기우에 또 식탁 위. 이게 바로 하나를 세 개처럼 먹는 방법이다. 96개를 언제 다 먹을 거며, 이걸 다 먹기까지 얼마나 많은 탈이 날지 무서워졌다. 그리고 &lt;포 미니츠&gt;를 봤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보려고 고른 영화지만 크리스마스즈음부터 연말까지 북적북적 부웅 하고 뜬 마음은 도무지 가라앉질 않았다. 정작 크리스마스는커녕 연말에도 단 한 편의 영화조차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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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와&nbsp;&lt;포 미니츠&gt;는 어쩐지 잘 어울려서 하루쯤 밥 안 먹고 커피 안 마시고도&nbsp;거뜬할 것 같다. 행복하다. 전기매트의 온도를 한껏 올려 엉덩이가 뜨거울 만큼 따뜻한&nbsp;곳에 앉아있자니&nbsp;안락함에 벅차오른다.&nbsp;노트북 옆에는 읽어볼까 하면서 방금 책장에서 뽑아온 버지니아 울프의 &lt;자기만의 방&gt;이 제발 날 좀 읽어주세요, 소리친다. 못 읽어줄 것 같은데, 새삼 너무 두꺼워보여.&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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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4분이라는 제목을 가진 촌스러운 영화에 대해 써볼 생각일랑 없었다. 제목이 이게 뭐야. 영어로 바꾼다고 더 나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어젯밤 잠들기 직전 적막함을 못 이겨&nbsp;틀어둔 영화가 30분쯤 혼자&nbsp;재생되고 있는 걸 몇 번&nbsp;건성으로 눈길 주었던 영화다. 껌뻑이는 눈으로 보다가 반쯤 눈을 감기도 하고 졸고&nbsp;그러다 푹 빠져버렸다. 일어나서 맨 정신으로 봐야겠다 하면서 다시 일어나 끄고 잤다. 영화는 무의식과 무지로도, 혼돈과 적막 속에서도 봐지는 거란 걸 깨닫고는 경이로웠다. 피아노 연주(연습)가 나오기 전이었는데도(지리한 스토리였는데도)&nbsp;홀랑 빠져버린 것을 두고 그 흔한 "감동"이라고도 못하고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nbsp;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어릴 때부터 음악영화가 좋았다. 평범한 사람의 천재성을 아름다운 하모니와 연주의 혼합으로 그릴&nbsp;때 감동은 뻔할 만큼 닳아있는 것들인데도 불구하고 피아노를 꽤 오래 배웠다는 것과 학창시절&nbsp;예고나 음대를&nbsp;진지하게 생각했었다는 사실만으로 피아노는 특별했다. 클래식을 들을라치면&nbsp;꼭 피아노로 연주된&nbsp;곡만을 원했다. 씨디도 그렇게 골랐다. 그런데도&nbsp;내 인생이 아니 내가&nbsp;피아노를&nbsp;피해버린 건, 피아노를 전공하면 정말 하고 싶은 작곡도 배울&nbsp;기회가 생길거라는 사실을&nbsp;염두에 두면서도 나는&nbsp;종종 피아노를 지겨워했고, 악보 없이 즉흥연주 할 줄을 몰랐기 때문이다.&nbsp;천재들은 다 그렇게 하던데, 난&nbsp;악보 없이는&nbsp;아무런&nbsp;건반도 누를 수 없다는 걸&nbsp;알아차린 것이다. 당연히 나는 음악천재가 아니었다. 악상이 절로 생각나고 마음 가는대로 변조하여 연주하는 황홀스런 연출은&nbsp;진정 천재적 피아니스트에게만 있을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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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와 수능 예체능반과 예술대 음대 같은 것들의 특수성을 스폰지보다 가볍게 버린 나는 딱히 아쉬워하지도 않았다. 그 길이 내 길이 될 수도 있었는지는 지금도 알 수가 없지만 재즈 피아니스트 진보라나 두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를 보면서 피아노를 친다는 것은 어떤 것일지 종종 떠올려보는 것 외에 내 인생은 피아노와 어떠한 관련도 없다.&nbsp;엄마가 거실에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오래된 피아노를 자꾸 버리자고 하는 것과 싸우는 일 말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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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는 반대로 &lt;포 미니츠&gt;의 제니는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도 다른 길로 가기 위해 악착같이 애쓰는 아이다. 피아노를 쳤었고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지만 아빠가 원하는 것만을 칠 수 없었던 그녀는 피아노를 버렸다.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재소자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온 크뤼거는 어느 날 행동과 말투가 거칠고 난폭해서 교도관조차 혀를 내두르는 냉소적인 제니를 만나고는 그녀의 천부적인 재능을 알아본다. 온갖 어려움을 뚫고&nbsp;거부하는 그녀에게 억지로 피아노를 가르치려 한다. 둘이 처음 만난 날 여느 때처럼&nbsp;분노와 발작에 휩싸여 담당&nbsp;교도관을 때려눕히고 감금되는 제니가 안쓰럽고도 아쉬운 크뤼거는 많은 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도소장에게 제니의 피아노 콘테스트 참가 허락을 받아낸다. 이제 매일 제니와의 피아노 연습을 진행해야 하는 크뤼거는 피아노 뿐 아니라 아직 작고 여린 여자아이의 투정과 상처, 외로움과 침잠하는 자아까지 고스란히 받아내야만 한다.&nbsp;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좋아지는 관계에도 현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제니는&nbsp;시기하는 재소자들로부터 위협을 받기도 하고&nbsp;교도관은 연습 중에도 수갑을 풀어주지 않는다.&nbsp;거대한 벽 앞에 닫혀가는 서로의 마음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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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가 교도소에 온 이유, 크뤼거가&nbsp;오랫동안 매일 재소자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온 이유가 설명되는 것과는 별개로 이 영화는 황홀하고 아름답다.&nbsp;나이를 뛰어넘은 두 여자의 우정, 서서히 열려가는 마음과 싹트는 믿음, 서로의 비밀공유, 예술혼으로 결합되는 잔잔하면서도 안고 싶어지는 거대한 피아노 선율까지 감동의 준비와 발사를 온몸으로 갖춘 완전한 영화다. 눈치 챘겠지만 영화는 내내 제니의 첫 연주 "4분"을 향해 달려간다. 그녀가 제 안의 슬픔, 분노, 오열, 자아, 고독을 온전히 꺼내놓을 수 있을 때까지 우리는 크뤼거가 되어 그녀의 성장을 지켜보며 가슴 졸인다. 때로는 제니가 되어 연주를 하기도 하고 작은 가슴 안에 흐르는 예술의 혼을 쥐어보려 애쓰기도 한다. 영화의 마지막&nbsp;"4분"은 더없이 황홀했다고 많은 리뷰가 쓰고 있었다. 새삼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연주였다고 쓰지는 않으려 한다. 그저 연주, 누구보다 멋졌지만 누구와도 달랐던 미숙하기만 했던 말썽부리는 발작쟁이 제니의 연주만을 가슴 깊숙이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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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쉽게 일어나지는 않지만 어느 곳에서나 온다. 가슴 안의 감정들을 폭발시킬 수 있을 때에, 어떤 것을 제 진심을 다해 온 마음으로 잡으려 할 때에, 같지 않지만 이해하고 아끼는 마음이 서로 만나는 지점에서, 니가 무엇을 하든 내가 지켜보고 웃어줄 것이라는 마음이 집결할 때에 비로소 기적은 일어나고 감동은 탄생하며 한 편의 영화는 사소하기 그지없을 지라도 내게 최고가 된다는 것을, 아직 모자란 나지만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2012년은 겨우 일곱 번 째 날을 지나고 있을 뿐이니까. 앞으로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다. 계획은 사소하고 큰사람이 되기를 바란 적 없지만 감동있는 해가 되기를, 감동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꿈이 하늘에 닿았으면 좋겠다. 당신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내게 감동이었음을 뒤늦게나마 전한다.]]></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01/88/cover150/3522430787_1.jpg</url><link>http://dvd.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9659425X</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생각많은 어린이</category><title>Roman Polanski for me-1</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26391</link><pubDate>Tue, 03 Jan 2012 03: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2639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22683198X&TPaperId=532639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64/40/coveroff/304243008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54132088&TPaperId=532639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img/19img_off_0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2982438502&TPaperId=532639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27/84/coveroff/298243850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2682438999&TPaperId=532639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09/84/coveroff/268243899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2912438272&TPaperId=532639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193/93/coveroff/2912438272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326391'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로만 폴란스키, 웅장하고 경이로운&nbsp;감독을 만나러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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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씨 (Rosemary｀s Baby, 1968)
차이나타운 (Chinatown, 1974)
테스 (Tess, 1979)
비터 문 (Bitter Moon, 1992)
진실 (Death And The Maiden, 1994)
피아니스트 (The Pianist, 2002)
올리버 트위스트 (Oliver Twist,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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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폴란스키<BR>&lt;악마의 씨&gt;,&lt;피아니스트&gt;,&lt;올리버 트위스트&gt;,&lt;맥베드&gt;,&lt;유령 작가&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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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폴란스키, 1933년생 프랑스 출신인 그의 필모그래피는 자그마치[포털 네이버 기준]&nbsp;4페이지를 넘어섰다. 일생에&nbsp;길이남을 대작을&nbsp;한 편 만들기도 벅찬 세상에,&nbsp;보지 못했는데도 본 것마냥&nbsp;익숙한 작품만도 수 개였다. 개중에는 봤다고 착각하는 것도 있었고, [테스]와 [올리버 트위스트]처럼 고전명작을 영화화한 것도 있었다. 익숙하지만&nbsp;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한 작품도 없었다. 굵직한 필모그래피만 따와도 한 달은 족히 걸릴 리스트였다. 일단 대표작을 중심으로 리스트를 작성하고나자, 그의 작품을 하나로 관통하는 철칙이나 주제를 찾기는&nbsp;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50년 먼저 태어난 영화감독, [피아니스트] 비롯 굵직한 영화만도 이만큼이나 남긴 감독, 앞으로도 거뜬했음 좋겠는 감독. 진지하면서도 희망적인 통찰이 그의 작품들을&nbsp;뚫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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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은 [비터 문]이었다. 지중해가 넘실대는 오래된 화면 속으로 빨려들어갈듯 눈을 떼지 못한 것도 작품의 감동을 넘어서는&nbsp;감독에 대한 믿음 같은 것이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휴 그랜트가 [러브 액츄얼리], [노팅힐], [그 남자 작곡 그 여자 작사]&nbsp;이전에 멜로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이 영화는 휴 그랜트의 멜로가 아님.&nbsp;작품과 연대기를 기억하지 못해서 연대기순 영화감상은 애당초 포기했는데 그러길 잘했다. 로만 폴란스키를 시작하기에 아주 멋지고 내밀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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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터 문 (Bitter Moon,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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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비늘을 뒤집는 물고기마냥 팔딱거릴 듯했던 지중해는 의외로 진중하고 평온하게 넘실거렸다. 나이젤과 휘요나 부부는 7년차 결혼생활을 활력적으로 만들&nbsp;계기로&nbsp;크루즈에 올랐다. 선상에서 우연히 과거 작가지망생이던 오스카와 미미 부부를 만나는데 미미는 누가 봐도 섹시하고 아름답고 요염한&nbsp;젊은 여자, 오스카와 어울리지 않는 여자, 그녀는 도도하고 오묘한 아름다움을 풍기고 있었다. 갑판 위에서나 식사시간, 나이젤에게&nbsp;다가간 오스카는 미미의 매력에 본능적으로 이끌리는 나이젤을 알아채고, 그를 자기 방으로 데려와 오래된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nbsp;여느 문학보다 훨훨 타오르는 불꽃 같은 사랑의 시작과 끝. 가까이 다가갔다 가시에 찔려 되돌아가는 시적이고 영화로우나 절망적인 환.상.&nbsp;간절했으나 쉽게 식어버렸고, 손에 잡히지 않는 뜨거움은 이제 어느 곳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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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파리의 버스에서 승차권이 없는 미미에게 오스카가 자신의 것을 쥐어주며 운명처럼 만난다. 버스에서 끌려내린 오스카는 기꺼이 벌금을 지불하지만 미미를 태운 버스는 지나가버린다. 그녀와 헤어진 것. 작품을 구상중이지만 내내 그녀에게 매혹된 나머지 집중못해 괴로워한다. 또한 미미를 어디에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몰라&nbsp;답답한 찰나,&nbsp;만나던 여자와 저녁식사를 하러 간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던 미미와 재회한다. 아름다운 만남과 불꽃같은 사랑. 작품을 쓰고싶은 그에게 춤추는 그녀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고 뮤즈다. 이보다 더 사랑할 수는 없을 정도로 서로에게 푹 빠진 채 오랜시간 서로의 품안에 머무르고 싶어한다. 하지만 사랑은 신기루 같고 허깨비 같은 것이다. 미칠 듯 서로를 탐하던 두 사람은 그즈음이 위험한 열정, 잔인한 열정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오스카가 먼저 눈을 뜬다. 매순간 영감을 주고, 부서질 것처럼 자신을 매혹하던 미미만 없었다면, 없어지면,&nbsp;작품에 몰두하여&nbsp;유명한 작가가 될 수 있을텐데. 이제 오스카는 미미를 학대한다. 마침내 매달리고 울며 애원하는 그녀를 어르고 달래 외국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태운다. 중간에 슬쩍 내린 오스카는 미미가 없는 세상을 아주 의욕적이고 자신만만하게 살아간다. 여자 탐닉과 술 사랑과 본인의 미래에 대한 모든 것만으로. 벅찰만큼 자유롭지만 지독할만치 비열한 삶.&nbsp;미미가 어떤 원망과 배신감을 느꼈는지 그로서는 알 길이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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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가 난다. 병원에 입원한 오스카를 미미가 찾아와 떠미는 바람에 침상에서 떨어진 그는 영원히 하반신 마비가 된다. 미미는 자신을 버린 오스카를 돌본다. 인도로 향하는 크루즈에 탈 때까지 쭈욱 그래왔다. 드라마가 원하는 행복, 불행, 열정, 무관심, 잔혹, 배신, 복수, 유혹, 탈선, 몰락이 [비터 문] 한 편에 온전히 들어있다. [베티 블루 37.2]만큼이나 사랑의 집착과 소유욕, 광기를 보여주는 놀랍도록 완벽하고 아름다운 영화다. 오스카는 성공하지 못한 작가였다. 미미와 사랑에 빠졌을 때는 그녀를 너무 사랑해서 그녀 이외엔 집중할 수 없었고, 미미를 버렸을 때는 욕망에 충실하느라 시간을 탕진했고, 사고 후에는 미미가 그의 성공을 막아섰다. 불행한 사나이였지만&nbsp;사랑 앞에&nbsp;가혹했던 죄, 벌로 받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여자는 아름다울 때만 여자가 아니라 남자에게 모든 것을 주고 난 이후에도 여자다. 영감, 순정, 아름다움을 다 받았다해서 남자는 여자를 아프게 하면 안된다. 버려서는 더더욱 안되고 상처를 줘서도 안된다. 그런 말 있다.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또 있다. "헤어짐에도 연습이 있었으면 좋겠다" 들어봤나. 못 들어봤음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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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놀랍고도 황홀한 사랑 앞에, 나이젤은 오스카가 들려준 이야기가 모두 진실이라 확신할 수가 없다. 미미가 자신을 도발하는 것도, 유혹하는 것도,&nbsp;휠체어 타는 오스카와 여전히 자유로운 듯 매혹적인 도발을 온몸으로&nbsp;휘감고 다니는 아름다운 미미 부부를&nbsp;그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몸과 마음 외에 남녀가 탐해야 할 것이 또 있던가. 정처 없이 빠져든 열정의 잔혹함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서글프지만 그럼에도 아름답다. 실컷 탐욕하고&nbsp;맘껏 가지다 고통스럽게 버려지지만 사랑 앞에서라면 후회스럽지 않다. 오스카와 미미는 황홀한 핏빛 사랑을 나눴다. 서로가 서로에서 칼날 같은 존재다.&nbsp;끝이 비록 비극이더라도 나름의 방식으로 사랑이 완성되는 것이 대체&nbsp;왜 나쁘단 말인가.&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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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폴란스키를 시작하기에 여전히 [비터 문]은 아쉬움 없고, 내게는 [베티 블루 37.2]를 잇는,&nbsp;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는&nbsp;영화다. 집착과 소유욕 없는 감정이 진짜 사랑이냐고 묻던 김수현의 드라마 속 김래원의 대사가 생각나는 영화다. 그것들로 사랑의 깊이와 넓이를 재던 시절이 언제였던가. 또, 존 쿳시의 [나라의 심장부에서]의 리뷰에서 인용했던 이 장면보다는 당연히 덜하지만(문학의 묘사력은&nbsp;어떠한 경우에도 영화보다 뛰어나니까) 이를 능가할 만큼의 시각적 효과가 느껴진다. 그때 나는 이런 문장들에 밑줄을 그었다. 쿳시의 문장은 어떠한 경우에도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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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BR>(중략)<BR>그는 내가 혼자 침대에서 뭘 하는지 얘기한다. 내가 밤에 집 안을 돌아다닌다고 그녀에게 얘기한다. 그는 내가 무슨 꿈을 꾸는지 얘기한다. 내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얘기한다. 나를 여자로 만들어주고 감싸줄 남자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내가 나이를 먹었어도 어린애라고, 늙은 어린애라고, 곰팡내 나는 체액으로 가득한 사악한 늙은 어린애라고 얘기한다. 그는 누군가가 나를 여자로 만들어줘야 한다고, 누군가가 내 몸에 구멍을 내서 낡은 체액을 빼줘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는 그녀에게 묻는다. 그 일을 해줄 사람이, 밤중에 창문으로 기어올라 그녀 옆에 누워 그녀를 여자로 만들어주고 새벽녘에 빠져나올 사람이 나여야 할까? 당신 생각에는 내가 그렇게 하도록 그녀가 내버려둘 것 같아? 그냥 꿈인 척하고 내버려둘까? 아니면 완력을 써야 할까? 내가 그녀의 앙상은 무릎을 벌릴 수 있을까? 그녀는 허둥대면서 소리를 지를까? 내가 그녀의 입을 닥치게 해야 할까? 그녀는 끝까지 가죽처럼 단단하고 마르고 질길까? 내가 그 건조한 구멍으로 강제로 들어가면 결국 바이스 같은 뼈에 으깨져 흐물흐물해질까? 혹은 결국 그녀도 여자가 부드럽듯이, 당신이 부드럽듯이 여기가 부드러울까? 안나는 어둠 속에서 숨을 헐떡이며 남자한테 달라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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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쿳시, &lt;나라의 심장부에서&gt;(pp.165~166)&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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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진실 (Death And The Maiden,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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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은 슈베르트의&nbsp;현악 사중주&nbsp;"죽음과 소녀"와 같고, 실제로는 피노체트 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간 칠레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희곡 [죽음과 소녀]를 각색한 작품으로, 우리나라 번역으로는 여주인공의 이름을 딴 [시고니 위버의 진실], 즉 [진실]이라는 제목이다. 막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새 정권이 들어선&nbsp;남미 어느 국가, 과거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신문사 기자로 활동하며 편집자였던 제랄드를&nbsp;도왔던 여자(폴리나)가 폭행과 학대와 고문을 당했던 밀실의&nbsp;기억을 잊지 못한 채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여자가 도왔던 남자는 지금의 남편(제랄드)인데, 모든 기억은 폭풍우치는 밤, 아픈 폴리나에게 남편이 데려온 이웃 의사(미란다)의 목소리를&nbsp;들은 이후 분노와 치욕과 고통의 기억이 폭풍처럼 솟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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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가 아는 또 한 편의 &lt;죽음과 소녀&gt;는 이것. [번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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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명작스캔들]에서 방영했던 캡처화면으로, 에곤 실레 편의 &lt;죽음과 소녀&gt;다. 그의 모델이자 연인이었던 발리 노이칠(1894-1917)과 이별을 고하던 작품이자, 실레의 예술인생을 전,후반으로 확연히 기준 지어주던 경계. 이 그림 이후 발리와 헤어져 부유한 여성 에디트 하름스를 만나 결혼한다. 이후 에곤 실레는 확실히 안정적인 삶을 꿈꾸었고 작품을 통해 이를 실행했다. 행복이 그리 오래가지 않은 것은 그 개인적으로는 비극이겠지만, 미술사의 한 획을 긋는 예술가로 남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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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번외편이 등장한 이유는, 같은 제목의 문학, 영화, 그림, 음악이 동시에 있는 게 신기해서고, 아는 그림이 퍼뜩 생각났기 때문이고, 내가 특별히 실레를 애정하기 때문이고, 번외편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페이퍼의 일관성이 떨어진 건 알지만 나는 마음에 든다, 어쩐지.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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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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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원제목이 [죽음과 소녀(Der Tod und das Mädchen),1817년]인 이유는 따로 있다. [진실]의 여주인공 시고니 위버가 남편이 데려온 의사 미란다의 목소리만으로 그를 알아챌 수 있는 매개 속에 그가 그녀를 고문하고 학대하던 때 언제나 틀어놓았던 음악이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였던 것.&nbsp;미란다는 당시 비밀경찰의 고문과 학대를 치료하러 온 의사였는데, 처음에는 치유와 치료의 이름으로&nbsp;친절하던 그가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다른&nbsp;비밀경찰들과 다름없는 폭력적인 사람으로 돌변했다.&nbsp;그녀에게 슈베르트를 좋아하냐는 질문까지 던지며 일을 치를 때면 항상 눈을 가리고 이 음악을 틀었던터라,&nbsp;폴리나에게&nbsp;곡 "죽음과 소녀"는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nbsp;폭력적인 음악이다. 덧붙이자면, 마티아스 클라우디우스의 시에 곡을 붙인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는 소녀를 데려가려는 죽음과 그것을 거부하는 소녀와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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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가장 끔찍한 고통의 기억, 미란다는 폴리나에게 해서는 안될, 못할 짓까지 했고, 미란다의 기억 중심에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와 미란다의 목소리는 동일시되고 있었다. 폴리나는 고문 당할 때&nbsp;눈가리개를 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미란다의 목소리와 냄새, 말투를 듣는 순간, 그가 그녀에게 해서는 안될 짓을 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야기를 할 때마다 니체의 말을 언급하는 것 또한 그때와 같다. 남편은 아내에게 눈을 가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확신하냐고 묻지만 그녀는 본인의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는&nbsp;사실과 그 끔찍한 시간을 본능적으로 확신한다. 미란다를 의자에 앉힌 채 밧줄로 묶고 권총으로 위협해서 당시의 진실을 자백(confess)하라는 폴리나와 그녀의 기억을 확신할 수 없어 분노를 멈추게 하려는 제랄드, 마지막까지 자기는 무고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미란다까지 진실과 거짓은 손바닥 뒤집듯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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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를 들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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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BR>Vorüber! ach, vorüber! Geh, wilder Knochenmann! <BR>날 내버려 두세요, 오 제발! 죽음의 그림자여!<BR>Ich bin noch jung, geh, Lieber! Und rühre mich nicht an. <BR>나는 아직 젊어요, 그러니 단념하세요! 혼자 있도록 제발 사라져 주세요.<BR>(사신)<BR>Gib deine Hand, du schön und zart Gebild<BR>나에게 손을 주오, 아름답고 상냥한 소녀여,<BR>Bin Freund und komme nicht zu strafen.<BR>나는 당신의 친구라오, 당신에게 고통은 없을 것이오<BR>Sei gutes Muts! Ich bin nicht wild, <BR>무서워 마오! 나는 난폭하지 않다오<BR>Sollst sanft in meinen Armen schlafen. <BR>이제 나의 품에 안겨 편히 잠드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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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황홀하다. 웅장하고 아름답다. 가사가&nbsp;선명하고 섬뜩하면서 짜릿하다. 하지만 무거운 분위기라 저런 곡 앞의 고통스런 기억이라면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더군다나 "나는 당신의 친구라오, 당신에게 고통은 없을 것이오. 무서워 마오! 나는 난폭하지 않다오." 오오, 스멀거리는 음모와 끓어오르는 분노에 미쳐버릴&nbsp;지경이다. 전율을 넘어 공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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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confess)을 받을 시간은 앞으로 4시간, 날이 밝으면 새 정권의 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기로 되어있는 제랄드의 신변보호를 위해 국가에서 보안팀을 보내기로 되어있다. 그들의 진실게임이 분노와 상처와 고통 앞에서 어떤 식으로 표출되는지가 핵심이다.&nbsp;폴리나는 제랄드와 함께 음악회에 간다.&nbsp;다른 좌석에 미란다의 가족이 와&nbsp;있는데도 불구하고&nbsp;슈베르트의 연주에 점점 빠져드는 폴리나. 그녀의 진실찾기와 고통의 치유는 완성된 것일까. 용서는 의외로 간단한 것이지만 당사자에게 결코 쉽지가 않다. 진정한 용서는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 뒷받침 되어야&nbsp;하는 것.&nbsp;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각자 유리하게 왜곡되고 은폐된다. [진실]을 보자면 인간의 가장 약한 본성이자 강한 용기, 용서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미란다를 죽이지 않음으로서 진실을&nbsp;밝히고 그 진실을 통해 자신을 다스리며 트라우마와 분노에서 벗어나게 될 폴리나가 진정 아름다운 여인, 그녀가 앞으로도 쭈욱 슈베르트의 곡을 아무런 고통과 상처없이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것 모두 다 감히 화면 속으로는 들어가기 싫은 용기없는 내 작은 소망이었다.]]></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282/66/cover150/m962435764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962435764</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2009-2011</category><title>주머니 속 상실의 돌멩이 - [래빗 홀 - Rabbit Hole]</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09895</link><pubDate>Tue, 27 Dec 2011 20: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0989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232435895&TPaperId=530989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03/1/coveroff/m23243589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232435895&TPaperId=530989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래빗 홀 - Rabbit Hole</a><br/> / 영화 / 0001년 01월<br/></td></tr></table><br/>몇 년 사이에 조카가 넷이나 생.겼.다. 그 전까지는 하나도 없었다. 사촌들이 다 고만고만한 또래에다가 결혼도 최근 몇 년 사이에 했고, 하나씩 해치우기 시작하는, 이제 우리 집안은 시작이었다. 그런데 결혼이 진행되기 시작하자, 조카가 생기기까지는 금방이었다. 결혼식과 조카까지는 정말로 얼마 걸리지 않아 내심 놀랍기까지 했다. 내가 두려워하는, 또는 짐스러워하는,&nbsp;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등식이 성립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냥 생긴 것이다. 사촌 조카들을 살면서 몇 번이나 보게 될지, 걔네들에게 이모나&nbsp;고모라는 호칭으로 몇 번이나 불리게 될지 모른다. 아이들이 귀엽고 소중하다는 것을 알지만 교과서로만 배웠다. 아무리 귀여워봐야 내&nbsp;아이는 아.니.다.&nbsp;내가 낳지&nbsp;않았다. 그건 아마 내 동생이 결혼하여 친조카가&nbsp;태어나&nbsp;나를 고모라고 불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낳지 않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결혼해야 철이 들거나 인간이 된다는 말은 거기에서 나왔을 것 같다. 아기 보면 귀엽고 예쁜 거 나도 알지만 내가 만들고 내 안에서 나온 아이와는 다를 것 같다. 누구보다 이해와 공감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nbsp;내가 낳지 않은 아이다. 그 아이가 다친다 해서&nbsp;내 생살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프지는 않을 것이고, 그 아이가 없어진대도 차라리 내가 죽어버렸으면 싶지는 않을 것이다. 짐작컨대, 내 아이가 생긴다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 아이가 없으니까 모르는 것이다. 니콜 키드먼의 기분 같은 것.&nbsp;같은 슬픔을 겪은 니콜 키드먼의 남편 기분 같은 것. 그러니까 베카와 하위가 아들을 잃은 기분 같은 것, 예를 들어, 슬픔, 절망감, 자괴감, 죄책감 같은 걸 나는 아직 모르는 것이다. 안다고 말할 수는 있으나 내 슬픔은 아니라는 것. 그것은 간혹 꽤 답답한 기분이 된다. 난 종종 엄마,아빠의 죽음으로 그 문제를 치환해보기도 하지만, 역시, 아직은 알 수가 없다. 내가 낳지 않.았.다. 이런 나는 결혼해 입양을 생각해본 적도 있다. 이런 나니까, 거리두기를 잘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건방질 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장담할 수가 없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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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알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알 수 없는 것. 모르는 마음이 얼마나 알고 싶은 마음이 되는지, 이건 공부도 아니고 책으로도 배울 수 없어서 어쩌면 모르고 살 수도 있는 것. 그래서 나는 모성애나 부성애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스토리에 심히 감정이입을 하지 못하는 면이 없지 않다. 나도 여자고, 가정적인 사람인데, 아예 모르지는 않겠지만 시어머니께 아이 맡겨놓고 바깥 일 하면서 아이가 조금 넘어지거나 데었다고 팔짝팔짝 뛰거나 동동 거리면서 시어머니에게로 모든 탓을 돌려버리는 아이 엄마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자기가 키우든가. 그래서 말인데, 엄마는 자기 아이가 소중한 만큼 타인에게도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자기 아이가 그토록 소중한데 어째서 다른 아이에게는 친절하지 못하는가. 먹이사슬의 관계에서 가장 공감해야 할 사람들이 그렇지 못할 때 나는&nbsp;분노를 넘어 짜증스럽다가 어쩔 때는 슬픔을 느꼈다.&nbsp;다른 아이에게 처할 수 있는 일이면, 자기 아이도 처할 수 있다. 내 아이에게 생길 수 있는 일이면 다른 아이에게도 생길 수 있고, 자기&nbsp;아이를 용서할 수 있으면 다른 아이도 용서할 수 있다. 안될 일이란 게 세상에 없다. 여기까지는 사족. 나는 요즘 영화가 아니라 영화 보는 나에게 몰입하느라 한껏 들떠있다. 영화가 궁금하면 리뷰가 아니라 영화를 보시라. 리뷰에는 영화 이상의 내가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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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키드먼의 히스테릭한 연기에&nbsp;물이 올랐다. 아름다운 그녀는 최근 몇 년간 정말로 아름답게 나이 먹어가는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 같다. 파란 눈의 여자가 이토록 아름답다는 것을 좋아하는 헐리우드 배우 니콜 키드먼과 나오미 왓츠에 의해 느껴가는 나날, 베카로 분한 그녀가 남편과 함께 아이 잃은 부부들의 슬픔을 나누고 공감하며 치유하는 모임에 나갔을 때 느끼는 다 부질 없다는 감정도, 남편 하위가 그곳에서 어떻게든 부부 사이를 회복하고, 아들 잃은 심정을 다스려 아내와 잘 살아보려는 행동도 모두 이해가 되었다. 슬픔을 다스리는 방식은 각자 다를 수밖에 없다. 둘이 함께 낳아 사랑을 주며 키웠어도, 아빠와 엄마의 애정의 깊이가 다르다. 이상한 일이지만 애정이&nbsp;달라서가 아니라, 내면을 다스리는 슬픔과 치유의 작동 매커니즘이 달라서 생기는 일인 것 같다. 아들과 함께했던 비디오 영상을 보며 밤마다 눈물짓는 남편과 동생이 낳은 아이에게라도 아들의 옷을 입혀 아들을 느끼고 싶은 아내. 자신에게로 향하는 모든 애정과 소통의 끈을 거부하고 혼자만의 세상으로 숨어버리는 아내와 그런 아내를 세상 속으로 끄집어내기 위해 애쓰는 남편이 있다. 비교적 일상 속에서 이들은 행복한 듯 보인다. 그래, 슬픔이 어떤 사람 안에 온전히 농도 100%로 존재할 수는 없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도 어쩌면 착각. 차례로 찾아오는 낮과 밤을 차례로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오면, 그땐 절망의 나락으로 치닺는다. 슬픔이 바닥을 칠 때까지 자신을 내버려둘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을 꺼내주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의 몫. 물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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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부부가 위안을 찾은 방법은 아쉽게도 바깥을 통해서였다. 슬픔을 다스리는 방법이 달랐던 두 사람이 비슷한 사람을 만남으로서 치유가 시작된 것이다. 자신들과 같은 슬픔에 빠진 사람들 그룹에서도 꼼짝 않던 이들을 움직이게 한 건 하느님도 아니고 신도 아니고 사람이었다. 실수를 되새기고, 남아있는 원인을 원망해보고, 행복을 밀어내고, 안락함을 추방해도, 궁지에서 인간은 동아줄을 붙잡아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뎌야 하기에.&nbsp;일상 와중에 문득문득&nbsp;찾아드는 아들의 흔적을 간직해야 옳을지, 그 반대일지 우리는 알 수가 없다. 누군가의 슬픔은 이해나 공감과는 별개로, 오롯이 내 것일 수가 없는 것이 진리다. 집을 팔고, 옷을 버리는 일처럼, 간직하거나 내버리는 것은 슬픔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울음의 강도로 슬픔을 판단하는 것과 하등 다를 바 없는. 베카는 자기 엄마의 같은 슬픔에도 깊이 공감하지 못한다. 어느 순간이든 자기 상처가 제일 크다고 재단해버린다. 그 틈에 눌린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안에 한 발자국도 들어갈 수 없겠지. 언젠가 구멍이 생길 때까지. 누군가를 잃은 자리를 또다른 것이 대신한다는 말을 나는 믿을 수 없다. 내 슬픔이 당신 것이라는 것도. 세상에 일어나는 많은 것들 중 오로지, 오롯이, 감당해야 할 몫이 있다면 그것이 슬픔이라고 생각한다. 슬픔의 나락에 있을 때에는 누군가가 내 슬픔에 공감한다 해도 가식으로만 보인 적이 많았다. 공감이 진심인 줄 알면서도 슬픔은 반으로 줄어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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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와 화해, 소통과 공감을 말하는 모든 이야기들이 보편적으로는 위로와 치유의 힘을 강조하지만 단 한 번도, 스스로의 치유보다 타인의 배려가 나았던 적이 없었다. 결국 길어올리는 슬픔의 주어는 나였다. 내 몫이었다. 바깥을 돌아보았다. 세상이 내 편일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다 주고 싶은 적도 하나도&nbsp;갖기&nbsp;싫은 적도 있었다. 베카와 하위를 이해한다. 정확히 말하면 그들의 슬픔을 이해한다기보다, 그들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이해한다. 하느님이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없듯, 냉소와 무관심으로 자위하면서 잊혀져가기를 기다린다. 그저, 기다릴 뿐이다. 아들과 관련된 흔적들, 집과 개, 옷을 버리려는 아내와 아들의 흔적을 고스란히 두고 그리워하며 일상을 찾기를 원하는 남편. 천사가 된 아들은 어느 것을 더 좋아할까. 감히 부모의 불행과 몰락을 바라겠는가. 정답은 하나지만, 때로 그 정답을 찾아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일들. 그래서 신은 몰두와 열정과 망각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잊기 쉬운 가장 좋은 방법은 몰두와 망각 뿐이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의 곁을 떠나고 바꾸고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자위한다. 가정이 깨어지는 것을 아이는 더군다나 바라지 않을 것이므로. 부모들은 그것을 안다. 같은 그룹에 있던 개리로 인해 깨어지는 가정을 보고만 하위는 다시 베카에게로 돌아와 그녀를 감싸안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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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위태위태한 가정이 아들의 죽음으로 결합되는 것도 봤고, 이혼만 보류했지 10년째 따로 살며 딸을 결혼시키는 것도 봤다. 그때마다 의아했던 건 의외로 단단해 보이는 가정도 들여다보면 흠이 있기 마련이고, 작은 흠만으로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베카의 아픔을 겪었던 베카의 어머니가 말한다. 절대로 괜.찮.아.지.지.않.는.다.고. 하지만 괜찮다고. 주머니 속에 무거운 돌멩이 하나를 넣고 걸어가는 것 같은 인생이지만 그것이 없어진 아들 대신이라고 생각하면 그마저 소중하다고. 아파본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충고였다. 깨지거나 합쳐지거나, 둘 중 하나를 할 수밖에 없는 부부 사이. 영원히 하나란 없는 가깝고도 먼 친구. 동반자.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어떻게 지리한 시간들을 견뎌나갈지는 아직도 미지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세상이 달라진다는 것은 명백하다. 용서하고 내려놓을 것인가, 미워하며 지고 갈 것인가. 평행이론이 이런 식으로 씌여 위안을 줄지는 몰랐지만, 그래, 내가 하필 조금 슬픈 역할을 맡았다고 생각하면, 조금 위안이 되려나. 그리워하는 것보다 있을 때 지켜주는 것이 영원히 더 나은 일이라는 건 분명하지만, 돌멩이, 그런 돌멩이라면 어떻게든&nbsp;견딜 수밖에. 아들이 부모의 몰락을 바랄 일은 절대로 없을테니까. 부모의 행복, 그것이 자식의 행복이니까. 언제, 어느 순간이든 그것만 기억한다면 아이 잃은 부모가 불행해질 일은 없지 않을까. 시간을 들여 보고싶은 영화는 아니었는데, 누구나 돌멩이 하나쯤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잡았다 놓았다 한다는 것을 알고나니 세상이 조금만 슬퍼졌다. 구성도,연출도,스토리도 지극히 평범 또 보통인데, 마지막 장면, 손 꼭 잡은 부부가 왜 이렇게 부럽기만 한지. 스포일러가 되지만 어쩔 수가 없겠다. 그들이 서로에게 돌아가서 정말 기뻤다.]]></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403/1/cover150/m232435895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232435895</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2009-2011</category><title>그곳에 그와 그녀가 있.었.다. - [퍼펙트 센스 - Perfect Sense]</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07603</link><pubDate>Tue, 27 Dec 2011 00:4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0760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532435891&TPaperId=5307603"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50/85/coveroff/m53243589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532435891&TPaperId=530760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퍼펙트 센스 - Perfect Sense</a><br/> / 영화 / 0001년 01월<br/></td></tr></table><br/>그날 새벽부터 일어나 집을 나선 동네 기운은 상쾌하고도 청명했다. 게스트 하우스 앞에 플라타너스(였으면 좋겠지만)로 느껴지는 나무들이 줄지어 새파랗긴 했으나 한겨울이었다. 호수가 있었고, 벤치가 있었다. 어렵게 눈을 비비며 나왔는데 여권을 놓고 온 친구가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올 때까지 새벽 공기를 맡으며 호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벤치에 앉아서. 중앙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목적지로 향했는데, 지도가 필수였다. 그곳은 암스테르담, 우리는 네덜란드어를 몰랐다. 네덜란드어란 게 존재하는 지에도 별반 관심이 없었을테니, 어떤 언어였대도 몰랐을 것이다. 역이름이 큼지막하게 씌어 있어도 한눈에 박혀 들어오지 않아, 아무도 없는 텅 빈 기차 안에서도 숨을 죽였다. 뿌연 창밖으로 암스테르담의 마트와 운하와 자전거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글자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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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그림찾기 능력은 탁월했다. 친구와 반대 방향으로 앉아 고독을 씹으며 혹은 깔깔 거리며 목적지 역을 눈에 심고 한눈을 팔지 않았다. 코스를 세었던가. 온 감각을 세워 긴장했더니 어렵지 않게 목적지에 내릴 수 있었다. 지금도 그때 탔던 기차의 최종역이 어디인지 모르고, 앞으로도 모를 것이다. 서울을 떠난 기차의 끝이 빤하듯, 암스테르담 지리에 훤한 누군가에 의해 금새 찾을 수 있는 정답이지만 그럴 필요도 없을 것이다. 찾아봐야 내겐 낯선 곳, 낯선 세상, 알 수 없는 영역일 뿐일테니, 다 부질없는 일일 터였다. 그곳을 기억하게 하는 건 진하디 진한, 한국에서는 맡아보지 못한 코코아 향이었다. 초코향일 수도, 코코아향일 수도, 둘 모두일 수도 있다. 달콤함이 진하면 써지는 거라고 그때 생각했었다. 이정표도 표지판도 우리의 목적지를 가리키고 있을 만큼 관광객들이 왕왕 찾아오는 유명지여서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기차에서 내려 걷는 길에는 화려하진 않지만 소소한 들풀들과 까르르 웃으며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인근 학교 학생들, 마침 개폐중인 다리, 동화 같은 풍경, 돌아가는 풍차를 볼 수 있었다. 상상의 나래로 우리는 들어가는 중이었다. 잔세스칸스. 그곳은 이제 몇 개 남지 않은 풍차마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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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마을하면 어린 시절 본 [플란다스의 개] 밖에 떠올릴 수가 없었다. 치즈도 우유도 풍차마을 하면 자동으로 연상되는 네덜란드 풍경에 들어있긴 했지만 풍차마을이 꽤 여러 개 있음에도, 잔세스칸스였던 이유는 하필이면 그곳이 여행책자 안에 소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었다. [플란다스의 개] 속 파트라슈와 할아버지 그리고 네로가 살던 풍차마을은 벨기에라는 걸. 그래도 많은 여행객들이 이 만화를 떠올리며 잔세스칸스에 온다는 것을 나는 알고도 있었다. 벨기에의 플란다스 지방에 있는 풍차마을이라 플란다스의 개라는 제목을 가진 것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차마을 잔세스칸스는 반 고흐 뮤지엄 때문에 암스테르담에 기어코 들러야 한다고 우겼던 나의 또다른 소망이었다. 친구는 두말않고 따라나서 주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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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세스칸스의 코코아향. 잔세스칸스로 가는 길의 코코아향이 당시의 풍경과 함께 먼저 떠오르면, 그때 이곳저곳에 눈길을 멈추며 길을 걷던 나와 친구를&nbsp;잊을 수 없다. 우리가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어떻게 헤매었는지, 무슨 꿈을&nbsp;이야기했는지까지 생생하고 또렷하게 떠오르는 것. 후각이란 기억을 동반하는 것, 이라고 이 영화가 얘기하기 전에도 나는 알 것 같았다. 후각을 잃으면 추억과 기억을 모두 잃는다는 것을.&nbsp;사람들이&nbsp;후각을 잃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두려웠다, 마구 돌이켜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마이클과 수잔도 피해자지만 영화 속에서 그들의 존재는 극히 미미하다.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들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대표자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 마이클은 레스토랑의 생선요리 전문 쉐프, 수잔은 전염병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레스토랑 맞은 편에 수잔이 살고 그들은 자주 부딪치며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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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후각, 다음에는 미각, 다음에는 청각, 다음에는 시각. 인간의 감각이 오감이라면 단 하나 빼고는 모두 잃은 셈. 원인 모를 감각 상실 앞에 인류는 속수무책, 발을 동동 구를 뿐이다. 잠복기는 점점 짧아지고 사람들은 감각 하나를 잃을 때마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적응하려 애쓴다. 결과는 있지만 원인이 없기에 슬픔조차 사치일 지도 모른다. 이유가 없어 되돌려놓지 못한다. 적응할 만 하면 다음 감각을 잃는다. 짐승의 생살을 뜯고, 간장을 마시고, 남은 음식들은 모두 뒹군다. 거리는 고함과 혼란으로 마비되었다.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이들은 가만히 앉아 기다리는 수밖에 없고, 어김없이 그들도 전염된다. 모든 거리, 모든 나라, 모든 세상, 모든 인류가 냄새를 못 맡고, 음식 맛을 알지 못하고, 소리를 못 듣고, 앞을 볼 수가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비극은 사랑하는 사람의&nbsp;냄새를 맡을 수 없고,&nbsp;목소리를 들을 수 없고,&nbsp;서로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없는 것. 여자가 남자를 불러도 남자는 듣지 못한다.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한다 말해도 여자는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맛을 느낄 수 없고, 따라서 모든 냄새를 잃어가는 동안 추억도 잊혀진다. 다른 감각. 후각, 미각, 청각, 시각을 잃은 이들에게 마지막 남은 하나의 감각으로, 혹은 네 감각이 사라진 자리를 메우는 또 다른 감각으로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인지하고 느끼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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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그가 그녀의 곁으로 가고, 그녀가 그를 미친 듯이 찾아 헤맨다. 서로를 알 수 없지만, 느낄 수는 있다. 내가 없는 세상에는 당신도 없고, 당신이 없는 세상에는 내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같이 있기 때문이다. 잃으면 채울 수 있고, 채우다 보면 잃어버리기도 한다. 완벽하고 완전한 것이란 세상에 없는 것처럼 살자. 질긴 삶,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말할 수 없는 것이 훨씬 많은 게 생의 신비로움일 것 같다. 그가 그녀에게 니가 가진 건 눈과 입과 가슴과 성기 밖에, 니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티비 보는 것과 섹스 밖에 없지 않냐고, 저기 가서 업으려 다리를 벌리거나 꺼져버리라고 소리 지를 때, 세상의 침묵과 어둠을 보았다. 고독이 아름다운 것, 이라고 누가 말했었나. 고독은 아름답지 않다. 정적. 그것은 끔찍하고 지독하다. 가버려, 사랑해, 그것은 온전히 동일한 마음이었다, 적어도 영혼이 빠져나간 그에게는. 어쨌거나 나는, 온전하게 당신을 느낄 수 있다. 다행인 건 그것 뿐이다.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350/85/cover150/m532435891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532435891</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2009-2011</category><title>삶은 찰나, 불꽃같은 생을 살다간 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06461</link><pubDate>Mon, 26 Dec 2011 17: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0646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7298&TPaperId=530646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60/9/coveroff/895461729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2788&TPaperId=530646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52/24/coveroff/8937462788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2796&TPaperId=530646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52/24/coveroff/893746279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280X&TPaperId=530646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452/25/coveroff/893746280x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4343504&TPaperId=530646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72/53/coveroff/8994343504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306461'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이것은 스콧 피츠제럴드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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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스콧 피츠제럴드<BR>&lt;위대한 개츠비&gt;,&lt;위대한 개츠비&gt;,&lt;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gt;,&lt;피츠제럴드 단편선 1&gt;,&lt;위대한 개츠비 (한글판 + 영문판)&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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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BR>&lt;노인과 바다&gt;,&lt;노인과 바다&gt;,&lt;노인과 바다&gt;,&lt;노인과 바다&gt;,&lt;세계단편소설 35 (CD 포함)&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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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난 이거 사용하면 작가들의 일대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이름이랑 사진, 작품제목만 나오는 거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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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과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 스콧 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의 친분이 나온다고 이미 얘기했었다. 특히, [미드나잇 인 파리]에는 스콧(+젤다)과 헤밍웨이가 샬롱에서 만나 파티에 참가하고 즐기는 장면과 문학에 대한 고민 같은 진지한 대화가 등장하는데, 독서애호가라면 당연히 스콧과 헤밍웨이의 작품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제목이라면 모를 리 없건만, 막상 읽었나 따져보면 그렇지도 않은, 익숙한데 익숙하지 않은, 낯선데 낯설지 않은, 바로 그것들. 글쓰기를 잘하려면 타고나거나 연습, 사색과 노력이 필요하지, 스킬을 먼저 익히고 안 익히고의 문제가 별반 중요하지 않다는 걸&nbsp;문창과에 들어갔을 때 알았다. 쭉 책을 좋아하고 글을 잘쓴다 생각해왔지만 새발의 피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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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즐기지 않았다거나 후회했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일반인들과 나란히 서면 꽤 잘 쓰는 축에 속한다고 믿던 나도&nbsp;재능 가진 아이들 틈에서 매번 별 것 아니구나, 하며 내 바닥을 확인하는 일은 썩 유쾌하지가 않더란 말을 하려는 것이다. 원없이 읽고 쓸 수 있었으니(아쉽긴 해도) 그 시간들이 후회되지는 않는다. 다만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접할 수 있었던 전공이 절실해지기는 하는 것이다. 미술 사학, 철학, 경제학은 그 중에 공부하고 싶던 분야. 그것도 훗날 깨달았으니, 깨달음은 언제나 늦다. 법관이 되기 위해서 법을 전공할 필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nbsp;다양성. 그래서&nbsp;법학전문대학원 즉, 로스쿨이란 게 탄생한 것 아닌가. 거기에는 의학도, 경영도, 경제 전공도 있듯, 글을 쓰기 위해 반드시 문창과여야 할 필요는 없었다. 갓 입학한 아이들 중에도 어려운 시를 읽어내고 소설을 척척 써내는 아이들이 있었다. 간혹 위화감이 느껴졌다. 일상을 재미있게 쓸 수 있는 것과 창작을 하는 일은 별개의 문제다. 글을 잘쓴다고 창작을 잘하는 것이 아니고, 문예창작과는 소설가,시인,평론가를 양성하는 곳이지 알량한 문장쓰기를 배우는 곳이 아니다, 근본적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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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김애란 같은 문학천재(처음에는 그들이 그렇게 불렀으나, 불행하게도&nbsp;우리 시대의 첫 대변인인&nbsp;그녀는 간혹 그렇게 보이기도 했다, 그녀를 기성작가 전부와 맞짱뜨게 하려는 것은 자기보다 어린 세대의 대변인을 인정하지 못해서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가 그들 중에도 탄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었기 때문에 언제나 긴장했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으나. 붙어있는 국문과 친구도 이해못할 문창과의 나락은 아늑하고도 깊었다. 이미 있는 것을 읽고 분석하고 연구하는 것은 국문과를 비롯한 문학전공자들이 하는 일, 우리는 그것을 딪고 "내 것"을 만들어야 했다. 방송 콘티도, 광고 카피도 써봤지만 소설,시,희곡,시나리오,평론은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짜릿한 영역이었다.&nbsp;그곳은 인정의 영역이 아니었으니, 어째서 고위 학력으로 점철된 이들이 시인이 되는지 나는 아직도 알지 못한다. 나는 빠지지도 헤어나오지도 못하는 늪에서 허우적대다 세월 다 보냈다. 나의 바닥을 다지고 내 위치를 확인하는 비릿한 과정은 자신감 보다 절망감을 선사했지만 돌이켜보면 그 순간들은 언제나 간절했고 또 옳았다. 그보다 고민스러웠던 때가 진심으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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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에게는 사랑하는 여인 젤다가 있었고, 그녀로 인해 자신의 작품을 쓸 시간을 무척 많이 빼앗긴다. 외모와 파티, 술을 좋아하고 그 또한 자신과 함께 하기를 바라는 젤다 때문에 헤밍웨이의 걱정과 질책을 받는 스콧의 모습이 영화 속에 내내 등장한다. 이미 한 번 성공을 맛본 뒤였기에 다음 저작이 간절했는데도 스콧은 쉽사리 자신의 작품을 쓰지 못한 것이다. 우정어린 헤밍웨이의 눈에는 안타깝게 보이기 그지 없다. 이 책도 스콧과 젤다 커플의&nbsp;불꽃같은 삶에 얽힌 사랑의 뒷이야기를 재구성했다. 제목은 [앨라배마 송]인데, 출간 당시 이런 내용인 줄은 몰랐으나 제목이 익숙하다. 문학과 책을 좋아하지만 유난히, 작가의 일대기나 화가의 일대기를 읽어내지 못하는 편이다, 나는. 누가 누구랑 친했고, 어떤 시대에 어떤 카페에서 누구와 어떤 사색을 했는지 같은 것들을 해당 도시를 여행하면서도 영원히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런 것에는 대체&nbsp;관심이 없는 것이다.&nbsp;&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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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페이퍼의 글감은&nbsp;인터넷 기사에서 본&nbsp;한 줄의 문장으로 인해 기획되었다.&nbsp;헤밍웨이 몇 권을 가지고 있지만&nbsp;오래된&nbsp;방문판매 문학전집인데, 유독 헤밍웨이를 읽으려 하면 판본이 마땅하지 않은 이유가 해명된 것이다. 나는 출판인이 아닌데다,&nbsp;아는 출판인이 있을 리는 더욱 없고, 출판인과 관계&nbsp;맺을 마땅한 핑계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기 때문에 이렇게 신문기사 한 줄이 아니면 알지 못하는 사실. 헤밍웨이의 작품들이 수많은 출판사의 문학전집&nbsp;출판에도 불구하고 쏙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저작권 때문이었던 것. 기사에 의하면, 유족들이 줄곧 출판을 거절해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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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로 인해 사후 50년이던 저작권이 70년으로 늘어나면서 새로이 보호되기는 했지만, 적용이 2013년까지 보류됨으로서 1961년에 타계한 헤밍웨이의 저작권은 보류된 70년이 아니라 50년의 저작권법이 작동, 내년이면 저작권이 풀림으로서 자유로운 사후출판이 가능하게 된 것. 좋은 소식. 사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나 [무기여 잘 있거라] 정도는 가지고 있다. [노인과 바다]는 어릴 적 수도없이 읽었을 것이지만 철들고 난 이후에는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한다. 몹쓸 기억력. 대단한 망각의 기억 때문에 고전들은&nbsp;지금의 고전적 위치를 누리는 것일 지도 모른다. 나 같은 독자, 그들에게는 전.혀.&nbsp;해로운 사람 아닌 것이다. 사고 또 사고 읽고 또 읽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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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반가운 소식을 알리고 있었다. 헤밍웨이의 사후 저작권이 풀림에 따라 자유로운 출판이 가능하게 됨으로서 민음사,열린책들,문학동네,시공사 이외에도 몇 개의 문학전집 출판사가 헤밍웨이&nbsp;작품들의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nbsp;[미드나잇&nbsp;인 파리]의 샬롱에서 다시 문학을 해야하지 않냐, 언제까지 여자에 빠져있을 거냐, 라고 스콧에서 충고하던 진중한 헤밍웨이의&nbsp;작품이라니, 사실 나는 많은 작가들의 일대기와 에피소드를 알지 못하고 알 생각도 하지 않지만, 문학에 대해서는 고대하고 있다. 시중의 헤밍웨이의 작품들은 저작권법 이전에 날림으로 번역된 것이거나, 해적판으로 들어온 것이거나, 오래된 것이라서 사고 읽기에 망설여진 나로선 좋은 소식이 틀림없고, 일전에 막내린 [반짝반짝 빛나는]의 송편, 김석훈이&nbsp;극중에서&nbsp;스토리를 간직한 책으로 간직하던 [노인과 바다]를 신판으로 만나게 되는 것.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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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까지, 어쩌면 이런저런 이유로 씌여지고, 사후에 모아진 단편들까지 볼 수 있단다. 헤밍웨이와 스콧이&nbsp;우월한 작가임은 분명하지만 내 작가 필름 안에 그다지 각인되어 있지 않은 걸 보면&nbsp;그래도 읽어본 [위대한 개츠비]나&nbsp;[노인과 바다]가, 읽던 시절에는 내 안의 영혼과 만나지 못했음이 분명하다. 그러면 다시 스콧과 젤다 이야기를 해보자. 젤다에게 푹 빠져들어 문학의 시절마저 놓친 스콧, 그녀의 낭비벽을 감당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고 그러면서도 결혼을 감행했던 그와 그녀의 일생이 행복하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미 여러 번 회자된 것들이고, [앨라배마 송]의 줄거리이기도 해서 단편적 지식만 가진 나는 그만둔다. 결국 출간될 헤밍웨이의 작품들을 기다린다는 말을 하려했을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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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생과 작품이 함께 두고두고 읽히며 회자되는 것이겠지. 그들이 우정을 나눴을 지는 몰라도 갈 길은 분명히 달랐던 사람들 같다. 내가 헤밍웨이라면 스콧이 이해되지 않았을 것 같다. 부와 외모를 타고 났다해도, 처녀작이 성공했다 해도 여자에게 빠져 끌려다니며 방탕한, 문학과 여자를 동등하게 놓겠다는 스콧이 무모하게만 보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사로잡은 건 단 한 줄의 헤밍웨이의 죽음이었다. 모든 것은 마지막까지 갔을 때 보고 싶은 사람이 읽고 싶은 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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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요약된 삶, 우리가 입력해놓은 누군가의 일생. 스콧 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를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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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Francis Scott Key Fitzgerald, 1896.9.24~1940.12.21]&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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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주(州) 세인트폴 출생. 프린스턴대학교를 졸업하고, 제1차 세계대전 때는 군대에 들어가 육군 소위로 임관되었다. 전후(戰後) 1920년 새로운 세대의 선언이라고도 할 만한 처녀작 《낙원의 이쪽 This Side of Paradise》이 출판되자 문학비평가들이 일제히 그것을 인정해 주었고, 많은 독자를 얻어 경제적으로도 크게 성공하였다. <BR><BR>그는 타고난 외모와 부(富)와 재능에 걸맞게 방탕한 생활을 하였다. 처녀작이 크게 성공하자 그 여세를 빌려 단편집 《말괄량이와 철인(哲人) Flappers and Philosophers》(1920)을 비롯하여, 장편 《아름답게 저주된 것 The Beautiful and Damned》(1921), 단편집 《재즈 시대의 이야기 Tales of the Jazz Age》(1922), 대표작 《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1925), 장편 《밤은 부드러워 Tender Is the Night》(1934), 《최후의 대군(大君) The Last Tycoon》(未完:41) 등 많은 작품을 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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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 출판된 당시부터 오늘날까지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술을 밀조(密造)하여 거부가 된 주인공의 비극적인 생애를 그린 《위대한 개츠비》였고, 할리우드를 다룬 《최후의 대군》도 상당한 평가를 받은 것이었다. 1934년에 출판된 《밤은 상냥하다》가 좋은 평을 얻지 못한데다가, 명작 《바빌론을 다시 방문하다》를 포함한 단편집 《기상나팔 소리에 술을 마시다》를 출판하였던 1935년에는 4만 달러의 빚을 갚기 위하여 할리우드로 가서 시나리오작가가 되었다. <BR><BR>그러나 시대는 이미 '로스트제너레이션'의 인기작가를 받아들이는 단계를 넘어섰고, 알코올중독과 병고에 시달리면서 재기(再起)를 위하여 《최후의 대군》을 집필 중에 심장마비로 죽었다. 그의 사후에 친구 윌슨과 에드먼드의 편집으로 그 작품과 유고집이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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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Francis Scott Key Fitzgerald ] | 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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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길다.. (아래는 더 길어요. 읽으려면 천천히, 안 읽어도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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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 [Ernest Miller Hemingway, 1899.7.21~196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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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9년 7월 21일 시카고 교외의 오크파크에서 출생하였다. 아버지는 수렵 등 야외 스포츠를 좋아하는 의사였고, 어머니는 음악을 사랑하고 종교심이 돈독한 여성이었다. 이러한 부모의 성질이 그의 인생과 문학에 미묘한 영향을 주었다. 고교시절에는 풋볼 선수였으나, 시와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 그 가운데에는 후에 유명해진 그의 문체(文體)의 맹아(萌芽)가 이미 나타나 있었다. 1917년 고교 졸업 후에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캔자스시티의 《스타 Star》지(紙) 기자가 되었으며, 제1차 세계대전 때인 1918년 의용병으로 적십자 야전병원 수송차 운전병이 되어 이탈리아 전선에 종군 중 다리에 중상을 입고 밀라노 육군병원에 입원, 휴전이 되어 1919년 귀국하였다. 전후 캐나다 《토론토 스타》지의 특파원이 되어 다시 유럽에 건너가 각지를 시찰 여행, 그리스-터키 전쟁을 보도하였다. 파리에서 G.스타인, E.파운드 등과 친교를 맺으며 창작상의 많은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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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3편의 단편과 10편의 시(詩) Three Stories and Ten Poems》를 처녀출판하였고, 1924년 주로 청소년기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단편집 《우리들의 시대 In Our Time》를 발표하였으며, 다음 작품 《봄의 분류(奔流) The Torrents of Spring》(1926)에 이어 발표된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 The Sun Also Rises》(1926)에 이르러 그의 명성은 결정적인 것이 되었다. 파리와 에스파냐를 무대로 찰나적·향락적인 남녀들을 중심으로 전후(戰後)의 풍속을 묘사하여 ‘로스트 제너레이션(Lost Generation)’의 대표작가로 지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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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귀국, 같은 해 아버지의 권총자살 등 어려운 사건에 부딪히게 되었고, 그 이듬해인 1929년 전쟁의 허무함과 고전적인 비련을 테마로 한 《무기여 잘 있거라 A Farewell to Arms》를 완성, 전쟁문학의 걸작으로서 국외에서도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 후 에스파냐의 투우를 다룬 《오후의 죽음 Death in the Afternoon》(1932), 아프리카에서의 맹수사냥에다 문학론과 인생론을 교차시킨 에세이집 《아프리카의 푸른 언덕 Green Hills of Africa》(1935)을 발표하였는데, 이들 두 작품에서는 그의 문학관·인생관을 직접 알 수 있다. 밀수입(密輸入)에 종사하는 어선의 선장을 주인공으로 한 다음 장편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To Have and Have Not》(1937)는 당시 유행된 사회소설을 지향한 것이지만, 그가 본질적으로 사회소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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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에스파냐내란 발발과 함께 그는 공화정부군에 가담하여 활약, 그 체험에서 스파이 활동을 다룬 희곡 《제5열(第五列) The Fifth Column》(1938)이 탄생되었고, 다시 1940년에는 스페인&nbsp;내란을 배경으로 미국 청년 로버트 조단을 주인공으로 한 그의 최대의 장편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를 발표, 《무기여 잘 있거라》 이상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제2차 세계대전 후 10년간의 침묵을 깨고 발표한 《강을 건너 숲 속으로 Across the River and into the Trees》(1950)는 예전의 소설의 재판(再版)이라 해서 좋지 못한 평을 얻었지만, 다음 작품 《노인과 바다 The Old Man and the Sea》(1952)는 대어(大魚)를 낚으려고 분투하는 늙은 어부의 불굴의 정신과 고상한 모습을 간결하고 힘찬 문체로 묘사한 단편인데, 이 작품으로 1953년 퓰리처상을 받고, 1954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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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으로는 《우리들의 시대에》 외에 《남자들만의 세계 Men Without Women》(1927) 《승자(勝者)는 허무하다 Winner Take Nothing》(1932)가 있다. 후에 다른 작품들을 첨가하여 한 권으로 출판되었는데, 그 중에는 하드보일드(hardboiled)풍의 걸작 《살인청부업자 The Killers》(1927), 표현기술의 정수를 구사한 《킬리만자로의 눈 The Snow of Kilimanjaro》(1936) 등 미국문학의 고전(古典)으로 간주되는 명단편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를 오히려 단편작가로서 높이 평가하는 평론가들도 많이 있다. <BR><BR>1953년 아프리카 여행을 하던 헤밍웨이는 두 번이나 비행기 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고, 이후 전지요양에 힘썼다. 그 후 1961년 7월 갑자기 엽총사고로 죽었는데, 자살로 추측된다. 사후에 《이동축제일(移動祝祭日)》(1964) 《만류(灣流)의 섬들》(1970) 등의 유고(遺稿)가 출판되었다. 그는 지성과 문명의 세계를 속임수로 보고, 가혹한 현실에 감연히 맞섰다가 패배하는 인간의 비극적인 모습을, 간결한 문체로 힘차게 묘사한 20세기의 대표적인 작가의 한 사람이다. <BR><BR>헤밍웨이는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7년 간 암보스문도스호텔(Hotel de Ambos Mundos)에 기거하여 집필하였고 저녁이면 엘 플로리디타 바에서 칵테일을 즐기며 현지인들과 담소를 즐겼다. 그러나 쿠바혁명 이후 1960년 미국으로 추방되었다. 지금도 아바나에는 헤밍웨이의 유품 일부와 사진들이 보존 전시되고 있어&nbsp;주요한 관광상품의 요소가 되고 있다.<BR><BR>

[출처] 어니스트 헤밍웨이 [Ernest Miller Hemingway ] | 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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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겠지만, 내 눈길을 사로잡는 건, 출생과 사망의 연대다. 스콧과 헤밍웨이는 단 세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가는 날은 21년이나 차이가 났다. 젊음을 과시하는 일도, 행복을 과시하는 일도, 지식을 과시하는 일도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 비록 19세기 후반 태생이라고 할지라도. 우정을 나누고 있으나, 내일 서로에게 잊혀질 수 있다는 것도. 비슷한 시기를 소설가로 살았지만, 그래서 우정을 나눌 수 있었지만 개인적인 삶도, 소설가로서의 삶도 너무나 달랐던 두 문인. 시작은 같아도 끝은 다르다던가. 먼저 온 사람이 반드시 먼저 가는 게 아니라던가. 인생의 가치, 나아가 문학의 가치 또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는 것이 옳을 지, 인생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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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ght Eyes - First day of my life<FIRST life my of day><FIRST life my of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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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인생의 첫 날인 것처럼,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 다 아는 것처럼 그렇게 살아요, 우리. 노래 선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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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de - By your side<BY side your><BY side y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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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당신 편이 되겠습니다. 꽃이 필요하면 꽃 대신 꽃을 그려드릴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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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가나 문학가나 작가가 아니라 그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제 글은 한밤중에만 씁니다. 정리가 가능하면 다음날 이렇게 올리고 아니면 그냥 둘래요. 어젯밤에는 영화를 켜고 잠이 들었는데 그 영화가 [플루토에서 아침을] 이었어요. 공교롭게도 아일랜드 영화더군요. 더블린의 뽀가 좋아할 것 같은데, 그 아이는 파트타임과 발룬티어 사이에서 엄청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거든요. 독일어를 배울 거라고 썼었는데, 저는 당연히 과외 해달라고 했습니다! 이제, 여기 모든 감성의 글은 그 아이를 위해 씁니다. 오늘밤은 더 예쁜 영화를 틀어놓고 자야겠어요! 기분 좋은 꿈꾸게!! 어제는 현빈이 나와 어떤 여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꿈을 꿨습니다. 그 장면에 내 오해를 풀겠다고 나에게 달려오는 현빈도 있었어요. 왜 오지, 나한테..( ") 뭐 그렇게 생각하며 잤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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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왔어요, 민음사판 헤밍웨이.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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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591/95/cover150/8954609694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9694</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2009-2011</category><title>Merry Christmas Love</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03427</link><pubDate>Sun, 25 Dec 2011 14: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03427</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5075&TPaperId=530342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241/59/coveroff/8932915075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15059&TPaperId=530342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196/9/coveroff/893291505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572435162&TPaperId=530342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12/68/coveroff/m57243516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023278577&TPaperId=530342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7/84/coveroff/3902430864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61579&TPaperId=530342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99/63/coveroff/8937461579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303427'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대학 신입생. 남자 선배와 여자 후배. 도서관 데이트. 편의점 도시락. 비오는 날. 돌아가는 길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폭삭 젖은 채 모텔방에 들어가게 된 두 사람은 어색해서 서로의 눈을 바라보기가 두렵다. 씻으러 들어간 여자.(왜?) 기다리는 남자.(뭘?) 설레는 여자의 마음과 우왕좌왕하는 남자의 마음. 남자는 다시 젖은 옷을&nbsp;주섬주섬 챙겨 들고&nbsp;비내리는 거리로 달려간다. 여자는 욕실에서 나와 남자를 찾는다. 인기척이 없어 창문을 열고 내려다보니 남자가&nbsp;뛰어가는 중이다. "선배~~" 여자가 부르고, 올려다본 남자가 소리친다.&nbsp;"(아직은) 너랑 자고 싶어지지가 않아" 마침 물을 튀기며 차 한 대가 지나간다. 남자는 말했지만 여자는 미처 듣지 못한 말. 세 단어는 두 남녀를 10년 동안 오해하게 했고 멀어지게 했고 심지어 증오하게 했다. 부유한 집안의 아들인 남자는 여자가 왜 그러는지 모른 채 외국 유학을 떠났고, 여자는 장학금과 1등으로 점철된 학습능력으로 학사,석사,박사과정을 마친다. 교수 자리를 얻을까 하던 찰나, 내부 고발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고 학교에서 쫓겨난 후, 친한 남자친구의 도움으로 경력 쌓을 겸 들어간 회사에서&nbsp;사주의 아들인 선배와 다시 한 번 부딪친다. 남자와 여자는 사사건건 부딪치는데, 서로에 대한 마음이 희미하게 꿈틀거린다. 여자는 여전히 남자의 비겁함이 의심스럽고, 남자는 여전히 여자가 왜 그랬었는지&nbsp;알지 못한다. 앞으로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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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외모는 그닥 별로다. 그래서 남자에게 인기도 없다.&nbsp;뿔테 안경을 쓰고 남방 셔츠에 운동화로 동동거린다. 오랜시간 곁에 있는 또 다른 남자사람친구 하나와 룸메이트지만 닮은 구석이라곤 한 톨도 없는 여자사람친구 하나가 여자의 인간관계다. 채널 A의 드라마&nbsp;[컬러 오브 우먼]의 이야기다. 한 마디로 남자와 여자의 오해가 주축이 된 옛사랑과 현재 서로의 곁에 있는 친구까지 네 사람의 얽히고 얽힌 사랑과 질투, 일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 그런데 제목이 보여주듯, 여기서 주목할 것은 "멜로"가 아니라 "우먼"이다. 여자가 주목하는 가치. 친구 사이이자 룸메이트인 두 여자의 스타일, 삶의 가치, 사고방식 등이 확연히 다르다.&nbsp;한 명은&nbsp;스타일은 덜하지만 능력과 순수함에 깃든 매력을 어필하는 반면 또&nbsp;한 명은 외적 스타일이 우월한 대신, 계산적이고 영악하여 원하는 남자를 잡기 위한 수가 도드라지는 매력을 어필한다. 다소 짧은 시간 맞닥뜨렸을 때, 대부분의 혹은 전부의 남자들이 혹할 만한 상대는 단연 후자의 컬러를 가진 여자다. 어째서? 곰 보다 여우가 낫다는 명제에 의해서. 하지만 결국 어째서 자신이 예쁜지 모르는 여자가 자신이 예쁘게 보일 방법을 지나치게 잘 알고 있는 여자에게 이길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랑이란 건 외적 조건만으로도 훅 빠져들 수 있지만 사랑의 마음을 나누는 건 외적 조건에 내적 조건까지 더해질 때 가능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 여자의 매력대결에 흠뻑 빠져들면서도 어떤 사람에게 끌릴 것인가, 재고 따지는 재미가 있어, 설정과 캐릭터가 극도로 뻔해보이는 스토리에 푹 빠졌다. 뻔한 감동, 뻔한 끌어당김. 어떤 색깔의 여자에게 끌릴 것인가. 마음이 없어도 사랑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nbsp;이들에게 따끔한&nbsp;충고로 다가갔으면 한다. 단, 스토리 속 외적 스타일이&nbsp;뛰어난 여자 또한 사랑스럽고 착하다. 부자 남자 만나 사랑받고 편안하게 살겠다는 여자의 소망이 나쁘다고는 못하겠다. 동의할 수 없을 뿐. 원하는 것을 위해 타인의 삶과 방향을 어긋나게 하는 점에서 미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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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음식은 정말로 위대하다. 배가 고플 때 내게 무언가를 내미는 사람에게는 하늘에서 내려온 구세주에게마냥 애정이 샘솟는 것. 그래서 밥을 해주는 사람은 세상에서 나를 가장 아끼는 사람이라 해도 과언 아니다. 내가 남긴 것을 먹어주는 사람은 엄마 말고는 너 뿐인 것 같아, 라는 [컬러 오브 우먼] 속 소라의 말에&nbsp;나한테 밥 해주는 사람도 엄마 말고는 너밖에 없어, 라는 찬진의 대답은 둘이 친구지만 친구의 지점을 넘어서고 있다는 소리로 들린다. 금이 깨어지고 있는 소리도,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소리도, 둘이 서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도. 오는 사람 안 밀어내고 가는 사람 안 붙잡는 "천지인"은 메뉴가 오늘의 밥상, 딱 하나 뿐인 한식당이다. 주로 김치로만 식단을 짜고 김치가 주류인 밥상을 차려내는데, 오래 전부터 유명해 소문만으로 찾아오는 사람도 참 많다. JTBC의 드라마 [발효가족]이다. 송일국은 조폭 소속이지만 우연히 식당 앞에 온다. "천지인" 간판을 보자 떠오르기 시작하는 어린시절 기억들. 자신이 어린시절 여기에 살았고, 이 집 아버지에 의해 버려졌고, 때문에 부모를 잃고 억울하게 떠돌며 외롭게 자랐다는 것을 알지만 완벽하지 못한 기억이다. 이 집이 제 집이었는지, 자신의 부모였는지, 정말 버려졌는지 기억하지 못해 괴롭다. 의문에 답해줄 어른이 식당의 재정악화를 핑계로 집을 나가버리자 더이상 물을 곳이 없어진 남자는&nbsp;아저씨의 딸 둘과, 요리사로 일하며 이 집 식구나 다름없는 여자들이 삼촌이라 부르는 남자가 함께 남은 이 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기로 한다. 기억 속의 의문을 풀고자, 이&nbsp;처자들이 행여 내 동생들은 아닐까, 날 버렸다면 대체 이유가 뭘까. 속마음은 이렇지만 밖으로 꺼낼 기회를 좀처럼&nbsp;얻지 못한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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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재정이 악화되어가는,&nbsp;터 일대에 한식타운을 건설하려는 대기업의 재개발 압력을 받는 식당의 하루하루는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다. 하지만 이 집 딸들, 이민영과 박진희는 정말 따스하고 굳건한 처자들이다. 아버지가 버리고&nbsp;떠난 식당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어릴 적 엄마의 김치 맛을&nbsp;이어가기 위한 노력은 눈물겹다. 찾아오는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갓난 아이를 버리고 간 어린 엄마부터 주변에 사는 꼬마 은비까지, 처자식을 버리고 다른 여자와&nbsp;결혼발표 직전인 유명 한류스타, 그 충격으로 유산해버린 아내까지. 참, 가지가지, 살아가는 일은 알록달록하다. 내 일이나 남의 일이나 뭐하나&nbsp;손쉬운 게 없다.&nbsp;"천지인"의 운영모토는 배고픈 사람에게&nbsp;정성스런 밥을 지어주는 것. 그것은 많은&nbsp;사람과 여러 상황들을 바꾼다.&nbsp;모두 올바른 방향일 수는 없지만 힘든 일도 함께 고민하고 나누면 위로가 될 수 있다.&nbsp;와중에 김치는 정말 사랑스러운 음식이다.&nbsp;정성스레 담근&nbsp;여러가지 김치로 차려진 밥상에 앉아 김치 한 입을 먹기만&nbsp;해도&nbsp;진국이 따로 없다. 웃음 소리, 노래 소리 화기애애한 여기가 바로 천국. 에피소드식 구성, [심야식당]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우리만의 따뜻한 감성이다. 먹을거리로 장난이나 사기치는 사람들을 다시금 저주하게 되는, 먹을거리의 소중함을 본다. 함께 식사하시겠습니까. 열무김치 뿐인 밥상이라도 괜한 미소가 지어질 것 같다, 당신과 함께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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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꾸불하고 불량식품 사먹을 가게 하나 없고 마을 우물, 소 여물먹는 소리, 오물오물 깨물어먹는 대추맛, 무엇보다 아가~하며 반겨주는 할아버지,할머니 혹은 아버지,어머니 계신 시골마을의 매력을 모르고 살았으면 억울할 뻔 했다. 시골에 살고 싶든 아니든 기호와는 상관없이, 시골에 사는 건 정말 불편한 일이긴 하다. 도시랑 비교하면 말할 필요도 없을만큼, 심심하고 어둡고 불편하고 무섭다. 도시생활의 일상을 버리고 시골생활의 일상을 찾아야만 가능하다. 길어야 사흘 정도나 시골에서 지내지, 살아본 적이 없기에 내가 갖는 시골생활의 매력이 더 클 수는 있다. 아무리 좋은 곳으로의 여행도 일주일 하는 것과 한 달 하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락함과 포근함을 얻는 대신, 왁자지껄한 편리함을 포기하라면 포기할&nbsp;수도 있을 것 같다. 어렸다면 몰라서 살 것이고, 어른 된 지금은 읍내의 면사무소로 발령 내주면 기꺼이 다니겠다. 경쟁률 낮은 곳으로 시험쳤다 합격해서 어쩔 수 없이 근무하게 되면 젊은 사람들은 그 고요함과 여유로움을 못 견뎌 전출을 신청한다 했다. 지역별 편차와 전출이 출몰하자 언젠가 전출은 합격 후 2년간 불가능한 걸로 결정났다. 누군가는 9급으로 들어갔는데 7급 공부를 한다했고, 누군가는 할 일이 없어 냅다 책만 읽으니 지겹다며 행복한 투정을, 또 누군가는 막연하고 조급하지 않으니 막상 공부를 하려해도 공부도 잘 안된다고 염장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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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일주일에 닷새는 도시에서, 이틀은 시골에서 보내라면 나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도시의 낮은 아름답지만 시골의 밤은 눈부시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서울 보다 약간 덜한 부산에서만 자랐다. 뼛속까지 도시사람인데 시골이 아무리 별이 많고 공기가 좋아도 여기보다 편할 리 있겠는가. 하지만 시골의 밤, 새까만 어둠, 훅 하고 지나가는 쥐나 고양이, 소똥 냄새, 푸세식 화장실, 마당에 탁탁 털어 널어놓는 새하얀&nbsp;빨래들,&nbsp;그런 것들이 그리워질 날이 있을 거란 걸 안다. 예전 외가는 사랑방과 아랫목이 있는&nbsp;오래된 옛날집이었는데 10년도 더 전에 확 뜯어내고 새로 지었다. 거기는 신발 신고 밖으로&nbsp;나와야 화장실에 갈 수 있고 방바닥도 울퉁불퉁, 간혹 지네와 거미도 나왔는데 그때는 어려서인지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기만 했었다. 벌레에 경악하는 나는&nbsp;온갖 곤충,벌레까지 아름답다고는 못한다. 절대 못한다.&nbsp;아빠 집에서도 그런 것들이 나온다. 아빠는 내가 발을 땅에 안 딪고 다닐 듯 의자에 앉아 발을 구부렸더니 막 웃으셨다. 벌레는 사회악, 그렇지만 걔들도 살아야 한다.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한다. 친가, 외가 둘 다 시골인데, 외가가 더 외진 곳이라서(표충사) 시골의 기준은 대체로 그곳이다. 지금은 대박 관광지지만 한때 그곳은 우리 가족의 낙원이었다. 일주일 내내 텐트 치고 계곡에서 야영을 했다. 캠핑이라는 단어를 알지 못할 때부터 그랬으니 나와 동생은 진정한 아동 캠핑족이었다해도 과언 아니다. 아빠가 워낙 놀러다니는 걸 좋아하셔서 언젠가는 여름에 전국일주를 하다(경상도~강원도~수도권~충청도~전라도가 계획) 임진각까지 갔다 지쳐 여행은 거기까지 끊고 돌아온 적도 있다. 그때 알게 되었다. 대한민국은 넓고도 아름다운 나라다. 전국에서 가장 날씨 좋은 남쪽 나라 도시에 산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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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앞으로 졸졸 냇물이 흐르고, 가을이면 감과 밤을&nbsp;땄다. 매실과 산딸기도 있었다. 개나리, 진달래, 코스모스는 흐드러지게 피어서 보는 눈을 환하게 씻어주었다. 대추농사를 짓는 외가는 추석즈음 모든 가족들이 모여 대추줍기에 나서기 바빴다. 산이 우거지고 별이 쏟아질 것처럼 눈이 부신 날들. 그것도 다 지난 일이다. 지나고 나니 그때가 불편보다는 신비로 남는다. 시간만 되돌릴 수 없는 게 아니라 허물어져버린 집도 되돌릴 수 없다. 아궁이, 가마솥, 소, 그런 것들은 옛말이다, 아쉽게도. 채널 A의 주말 연속극 [천상의 화원 곰배령]을 보면 미치도록 아련해진다. 어린 시절 간혹 갔었던 시골집이. 도시사람의 시골살이는 어렵다. 당연하다. 은수와 현수와 재인의 시골살이는 평탄치 않게 시작된 만큼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뻥뻥 터친다. 꼬마들이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할아버지,할머니가 지키고 계시는 시골집이 얼마나 따뜻한지 이제는 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나는 과거에 젖어들고 있다. 내 과거라기 보다는 아빠,엄마의 과거, 고향, 보금자리. 그곳은 정말 곰살맞다. 아득함에 대한 기억은 몸에 배어있는가 보다. 아역배우들은 언제나 그렇지만 어쩜 이렇게 매번 가슴을 울컥하게 하는지, 요즘 아이들은 천재 같다, 마음을 움직이는 특별한 능력을 타고나는 걸까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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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다. 내일은 크리스마스다. 내 생일날도 하는 일이 뻔한데, 예수탄생일 아니 산타클로스 오신 날엔 대체 뭘 해야 옳단 말인가.&nbsp;[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는 희미한데 다정하다. 한지민 옆에 땡이가 있고, 그녀와 자꾸 얽히는 정우성을 보면 셋의 친밀감이 영화 [비기너스]에 오버랩 된다. 상처는 누구나 가지고&nbsp;있다. 드러내든 드러내지 않든, 아파하든 덜 아파하든. 또 하나의 판타지 멜로인데, 천사와 영혼 드립은 미드 [슈퍼내추럴] 시즌4부터 가능한 시추에이션인데, 많이 부담스럽다. 정우성은 워낙 우월하고, 한지민의 웨이브 머리는 왜 이렇게 청순한지, 얼굴도 조그맣고 손도 조그맣고 눈도 조그만데 그것들이 움직이는 게 꼭 인형이 움직이고 말하는 것 같아서 빤히 쳐다본다는 정우성의 천진함을 무시하지 못해 계속 보게 된다. 트라우마가 트라우마끼리 맞닿아 있는 구조인데, 시리즈물을 하도 보니 이제 나는 스토리를 넘어 구조를 분석하는 지경까지 온 셈이다. 지금껏 얘기했던 작품 넷 중 가장 예상 불가능하고 난해한 것이 [빠담빠담]인데 그래서 두 배우의 싱크로율과 멜로와 로맨스도 기대된다. 어울리지 않을 줄 알았던 조합이 오히려 신비로움으로 작용, 상처 가진 사람이 상처 입은 사람을 알아본다는, 편견 없는 사랑을 실행 중인 수의사 여자와 전과자 남자의 스쳐지남이 지금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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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청승이라 생각하면 연인이 있어도 청승이고, 황금같은 시간 얻었다고 기뻐하면 혼자서도 엄청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 스님도 아닌데 마음 먹은 대로 흐르는 것이 인생이라는 대사를 치고 싶다.&nbsp;크리스마스면 뭐 하늘에서 돈이 떨어져, 행운이 떨어져, 아참, 방금 엄마가 로또 4등이라고 깜짝 놀라는 걸 보고는, 1등도 아니고 심지어 2등도 아닌데 간 쪼그만 거 티나게 놀라기는, 흐흐, 라고 놀려주었다. 엄마는 1등 걸리는 날 심장마비로 넘어가시겠어, 너무 좋아서.&nbsp;간을 키워, 간을, 4등은 처음된 것도 아니고 종종 되면서, 우리 엄마 참. 그저께인가, "마음을 주고 싶어서 준 게 아니라, 그냥 갔어, 마음이." 라고 말하던 윤시윤의 눈에 그렁그렁한 눈물이 맺혔었다.&nbsp;내가 빠져있는 삼순이 작가의 [나도, 꽃!]은 그날 모든 비밀과 음모가 폭로되면서 애틋했는데, 탁구가 탁구로 보이지 않는 지금, 윤시윤과 이지아는 이제 연기의 물이 한껏 올랐구나. 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배우 조합이 있나, 싶게 불안했는데, 탁구가 탁구가 아니라 재희가 된 이유가 있었어. 개인적으로는 하이킥 때가 훨씬 좋았고, 탁구는 시청을 별로 안했지만 앞으로가 기대되는 최근 거의 유일한 배우. 내가 빠져있는 것과는 반대로 시청률은 영 별로라서 1회가 줄어들었다. 마지막회로 가는 길이 식상하고, 긴장을 놓친 느낌이다. 연말이라 각종 시상식 등으로 어쩔 수 없게 된 것 같다. 어쨌거나 마음이란 그런 것이다. 그냥 가는 것. 의도치 않게 그리로 가버린 것. 내가 준 게 아니라 가버리는 것이므로 주고 싶어도, 노력해도 줄 수가 없는 것. 모두 마음을 나누세요, 크리스마스니까, 메리 크리스마스니까. 해피 크리스마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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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크리스마스니까 선물을 나눠주면 좋겠지만 나는 가진 게 없으니 마음을 내어드릴게요. 클림트가 사랑한 에밀리에게 한 것처럼 "I give you a flower that I painted because I have no real flower"(꽃이 없어 꽃을 그려드립니다), 라는 인사를 전합니다. 눈부신 올해, 더 눈부실 이듬해, 사랑을 보냅니다. 마음을 나누어 드립니다. 이 글 보는 모든 분들에게, 쉬어가세요, 행복하세요, 행복해지세요. Happy, Merry Christmas Eve, Merry&nbsp;Chrestmas, Everybody's alright. 그리고 들어요, 현빈이에요. 좋아해서요. 에릭 클랩튼이 훨씬 더 좋지만, 저는 그의 모든 앨범, 전곡들을 애정하지만, 이번에는 현빈입니다. 크리스마스에 현빈은 뭘하고 있을까요? 궁금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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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기념으로 특선영화를 훑었더니, 세상에, [파 앤드 어웨이]가 가장 흥미로울 것 같았다. 내일 방송이다. 볼 수 있을까. 어제는 [울지마, 톤즈]를 우연히 또 보고, 아까는 [이클립스]가 방영중이었다. 성탄스럽지 않게 마트에서 사온 쫀드기를 구워먹으며 코코아를 마시면서 봐도 더빙판은 orz. 그저 할 말이 없다. 내 맘대로 고른 성탄영화는 이런 것들. [라스트 홀리데이], [블랙], [메리 크리스마스], [포 미니츠], 그리고 [천공의 성 라퓨타]까지,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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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실은, 감동은커녕 오싹오싹 짜릿한 [특수사건 전담반 TEN]을 보고있는 현실. 그런 크리스마스. 그러니, 리뷰는 보게 되면 쓰고, 쓰고 싶으면 쓰고 싫음 안쓰고, 마음에다 묻던지, 뱉어내던지, 할 얘기 있으면 안 참겠지만, 마음을 울리는 영화는 대부분 할 말이 없어진다. 따뜻한 영화는 느끼면 되지 말로 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진짜 좋은 건 말하지 않는 것이다, 라는 결론이 난다. 아참, [파 앤드 어웨이]도 빼먹지 말고, [토탈 이클립스]나 [벨벳 골드마인], [리빙 하바나]까지 기억하면 나&nbsp;이틀간 아홉 편의 영화를 볼 수 있는 건가..( ") 우와, 기인이다..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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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여느 때처럼 [말테의 수기]와 [지상의 양식], 그리고 [암스테르담 한 달 여행자]와 더불어 매그레 시리즈가 대기중. 전혀 문학적이지 않은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가 밥 먹여주지 않는다. 밥은 일이 먹여주고, 마음의 밥은 영화와 책이 먹여준다. 간혹 애인이 밥을 먹여주지 않느냐고 물으면, 맞긴 맞는데, 그런 건 좀 빼고 얘기하자. 애인 있는 사람은 크리스마스를 혼자&nbsp;보낼 일 없나! 참, K가 지난주에 아니 지지난주인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커플끼리 온천예약 해놨다고 자랑질을 했는데, 거기가 아빠 계신&nbsp;동네다. 아빠집에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내리는 곳이고, 아빠가 슈퍼랑 은행가실 때 오는 곳이고 그 반대편 동네에서 약수를 떠다 잡수신다. 약물이라며, 어릴 적에도 할아버지가 아빠 아프실 때 데려가서 마시랬는데 그러고나니 말끔히 나았단다.(거짓말 같은 진실) 아빠는 그걸 먹으면 힘이 난다며 우리를 훈훈하게 했다. 믿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있을 수 있는 일은 당연히 다 있고, 없을 것 같은 일도 있는 세상에, 소문난 약수를 마시면 힘이 난다는 것은 지극히 있을 수 있는 일에 해당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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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온천, K는 온천물에 몸 담그고 행복할까. 오래 전엔 소문난 관광지였지만 망.하.면.서. 발길이 뜸해졌다. 이브부터 얼음축제가 진행중인데, 그런 곳에는 어린이나 갈 수 있지? 아빠랑 가야 하는데, 동네구경거리있음 꼭 가는 사이좋은 가족들, 우리는 어쩌면 갈 지도 모른다. 한 달간이나 하더라, 새해에 아빠집 가서 해뜨면 공부하고 해지면 자고 가끔 읍내 구경다니고 그럴 수도 있겠지. 몇 해 전 사이좋게 자수정 동굴과 동물원에도 간 가족이니까. 콘서트장이나 뮤지컬 보러 가는 것만큼 좋아한다. 클럽보다도 좋다. 하지만 책이 더 좋다. 영화도 좋다. 사람이 좋다. 머리맡에는 [누런 개]와 [네덜란드 살인사건]이 놓여있다. 얇고 짧은데 집중해 읽히지가 않는다. 지금은 밤인데, 읽다가 잠이 들면 그걸로 메리 크리스마스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라고 말하지만 역시, 크리스마스엔 [나 홀로 집에]인가, 큭큭. 역시 연말의 코드는 훈훈함과 감동 그리고 순수. 여기서 끝내는 게 좋겠지. 그러면, 안녕. 그러니까 정말로 안녕. 음악이 빠진 것 같다. 디지털 세대가 되면 음악과 붙어살아야 마땅한데 듣기가 더 어렵다. 씨디 플레이어는 고장났고, 아이팟은 충전기가 맛간 채 방치되었고, 디지털 음원 결제일은 눈깜짝할 새 돌아온다. 통신요금만 늘어난다. 소비가 쉬운 만큼 소중함이 덜하고, 감동이 덜하고, 애틋함이 덜하다. 내 탓이기도 하고 세상 탓이기도 하고 난 그저 여기 적응해 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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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왔고, 오후가 되었고, 날씨는 맑고 청량하다. 하늘에 구름이 한 점도 없는 걸 보며 방안에 앉아있으니 오늘이 크리스마스인지 아닌지, 크리스마스면 어쩔 거고 아니면 또 어떠리. 그런데 왜 이렇게 중얼중얼, 나는 떠들고 있는 걸까. 아까 갔어야 마땅한데! [콜드 마운틴]을 자꾸 플레이 해봤지만 봐지지 않는다. 진지한 이야기와 친구하기는 벌써 틀렸다. [코이카의 꿈]을 보기로 했다. 아, 신나는 다큐, [남극의 눈물]의 프롤로그도 멋졌는데 알지 못하는 세상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생각이 들면 이 세상이 너무 경이롭게 느껴진다. 크리스마스를 뉴욕이나 파리도 아니고 바티칸에서 꼭 한 번 보내고 싶은 소망. 오랜만에 바티칸에서 찍어온 사진들을 꺼내보며 이렇게 또 한 번의 성탄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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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에서 성탄절, 이틀에 걸쳐 썼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314/1/cover150/m892435472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892435472</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2009-2011</category><title>내 안에 살지 말아요. - [내가 사는 피부 - The skin I live in]</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302095</link><pubDate>Sat, 24 Dec 2011 16: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30209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322435680&TPaperId=530209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64/17/coveroff/m32243568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322435680&TPaperId=530209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내가 사는 피부 - The skin I live in</a><br/> / 영화 / 0001년 01월<br/></td></tr></table><br/>알모도바르 감독의 열렬한 팬이고, 그로 인해 알지 못하는 스페인에 대해 우호적이며, 그를 알기에 이 영화는 지나치게 실험적일 거란 우려를 떨칠 수 없었다. 영화 [페이스 오프]를 오래 전에 학습했다면 예상 가능한 일이 벌어질 것. 감독의 역량에&nbsp;비추어 볼 때&nbsp;충격적 혹은&nbsp;자극적 장면이 있을 수 있지만 시도 자체가 신선한 반면, 스토리는 빈약할 가능성이 있을 것. 내가 다른 건 몰라도 텍스트 파악 능력 하나는 지나치게 뛰어나다. 시리즈는 첫 회, 영화는 초반 10분, 어쩔땐 포스트와 시놉만으로도 핵심을 꿰뚫을 수 있다. 타인에게 적용 불가능하지만 내게는 안성맞춤인 분별력이다. 그때그때 갈증에 화답하는 무언가를 취사선택하는 데에 스스로도 놀랄 만큼 대견한 능력을 지닌 나는 솔직히 큰 기대가 없었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는 법. 겉모습의 변화가 인간의 본성을 바꿀 수 있는가. 당연히, 없다. 영화 [비밀애]에서는 윤진서가 쌍둥이란 걸 몰랐던, 사랑한 남자와 그 남자의 형(동생)을&nbsp;동일시 하여&nbsp;두 남자 모두를 파국으로 몰고가던데,&nbsp;행여 착각할까봐 말하는데, 밝히자면 이 영화는 본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한 남자의 복수와 집착에 관한 이야기다. 다시 말하면, 한 남자의 복수와 집착이 불러온 비극에 대한 이야기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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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눈치 빠른 관객에게는 너무 뻔하다. 시종일관 긴장되지만, 스토리텔링도 가능한 내게는 일찌감치 결말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고등학교 때 사진부는 학예제&nbsp;기간에 그 해 휴일마다 각자 또는 모여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오래된 필카로 조리개와 피사체 조절을 해가며 찍은 각자의 사진을 걸었다. 새까만 천으로 교실 전체를 도배하고 단체 액자에 통과된 사진들을 넣고 보기좋게 배열해 걸어놓는다. 밤 늦게까지 꾸미고 또 달아서 블링블링하게 보이도록 애를 썼다. 감시 다니는 선생님들이 껄껄 웃으며, 공부를 그토록 골몰히 했으면 서울대 갔겠다, 하실 때까지. 그러나 우리의 꿈은 서울대가 아니었다. 파노라마. 사진필름과 폴라로이드 즉석사진이 사진부 기념선물이었는데, 그런 파노라마 말이다. 한 장씩 뜯어내도 이어붙이면 그건 분명 우리 필름이었다. 기억에 잊히지 않는, 우리만의 것. 일상에 주렁주렁 매달린 추억. 내 사진에는 무궁화꽃도 있었고, 시골집 마당에 말려놓은 대추를 그러모으는 외할아버지가 있었다. 학예제가 끝나면 뒤풀이를 갖고 집으로 돌아가서 잠에 빠져들었다. 다시 학교에 오면 모든 것들이 조용히 제자리를 찾는다. 특별함 뒤의 일상은 그 전의 것과 성질이나 질량이 조금은 다르다. 그것들이 그 시절을 견디게 했었다. 착각이었나. 정성들여 붙였던 천을 모두 뜯어내면 이전의 숨통 막히는 교실이 돌아오는 것이다. 다시 입시전쟁. 잠시 딴 길로 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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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피부]가 다루는 소재가 아무리 신선하다 해도 내게 이 텍스트는 충분히 예상가능하고, 너무도 뻔하게 막을 내려버린다. 반전은 경악할 만큼 짜릿하지 않았고, 전율은 제작자의 의도만큼만 일어났다. 아쉬운 영화다.&nbsp;우라질, 눈치 빠른 관객, 나. 하지만, 당신도 눈치 빠를 필요는 없다. 그는 자동차 화재사고로 아내를 잃었다. 사고에서 살아남은 아내는 거울 보기도 힘들만큼의 화상을 입었고 어느 날 창문 밖으로 떨어졌다. 딸은 다른 이유로 엄마와 같은 방법으로 아빠의 곁을 떠났다. 아내와 딸을 한꺼번에 잃은 그에게 필요한 것은 예의 아내와 딸. 그의 사투가 아내와 딸을 찾기 위해 시작되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그가 아내와 딸을 비로소 찾았다는 것. 그러나 방법이 잘못 되었다는 것. 인간은 종종 어떤 일을 하기 위해 방법과 절차의 기로에 선다. 그의 선택은 비교적 간단했는데, 그것이 엄청난 비극적 결말을 불러온다. 돌이켜보면 비극은 이미 예고된 일인데 관객은 놀랍게도 그 순간, 윤리선택을 강요당한다. 너라면, 당신이라면, 그러지 않았을까. 관객은 대답이 없다. "선택의 문제이지 이치의 문제, 나아가 윤리의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라고 말하는 나는 감히 질문의 화살을 당신에게 돌린다. 영리하다. 감독이 영리하니 덩달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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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인 줄 알면서 계속 걷는 길이 있다. 세상의 모든 드라마는 그렇게 탄생한다. 나라면 가지 않을 길, 그들은 기어이 간다. 부딪치고 깨지고 울고 아파하면서, 오해의 지난한 시간을 견딘 후, 끝내 희극이 되기도 하더라. 하지만 비극으로 시작된 길은 어렵다. 그저께 TV에서 [동행]이라는 현장르포를 보면서 가난은 되물림 되지만, 가난을 대하는 태도는 사람마다 다를테니, 같은 가난이라도(같은 어려움이라도) 걷는 방향은 각자 다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TV 속 엄마는 알콜 의존증 보다 약간 나은 상태였다. 스무살 아들부터 공부하고 싶어하는 딸, 지체 장애로 시설에 있는 아들, 열 살의 귀여운 딸까지 네 자매를 감당해야&nbsp;할, 남편을 보낸 엄마였는데, 엄마가 엄마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니 대학은 엄두도 못 내고 공장에 취직해 밤낮없이 일하는 큰 아들은 물론, 한창 어리광 부리며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야 할 막내 딸에게도 엄청난 짐이 되고 있었다. 하지만 큰 딸은 매일 밤 술을 찾는 엄마를 보며 엄마가 없으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 지었다. 나로서는 엄마가 없어야 아이들의 짐이 덜어질 것 같았다. [내가 사는 피부]를 보며 떠올린 건 하나의 잣대로 무언가를 재단하는 것은 나쁘다는 것과 과학윤리는 실효성을 넘어 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의 발전이 생명윤리를 짓밟는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나 쉽게 정답을 강요할 수 없는 것이 현실적 과제다. 영화 [네버 렛 미 고]는 둘의 가치충돌을 근본적으로 묻는 영화지만 멜로로 풀어내면서 충격을 완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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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는 아내, 권위와 주도권은 딸에게 통한다. 지독히 불편하지만 그것을 한 사람에게 투영하면 끝은 비극이다. 남자는 모든 것을 창조하고 싶어했기에 아무 것도 이룰 수가 없었다. 분노의 끝이 자멸이라면 분노를 멈추는 것이 낫다. 단순한 과정의 진리를 몰라서 많은 사람들이 분노로 파멸하는 것은 아닐 테지만 지나치게 극화된 분노는 타당성과 인내심을 잃는다. 내 안에서 [내가 사는 피부]가 좇는 지점이 뻔하게 느껴졌던 것도&nbsp;많은 이야기들이 분노와 복수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하나. 부재하는 것을 대신할 수 있는 실재의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자체가 비교적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아직은. 그래서 충격적이지만 슬프다. 아내와&nbsp;딸을 잃고&nbsp;절망하는 그의 모습에 나를 동일시할 수가 없었다. 그것 뿐이다. 그게 이해됐다면 이 영화를 다 이해했겠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있어서는 안될 일. 그래서 내가 하는 말. 제발 부탁인데, 내가 아닌 것들은 부디, 내 안에 살지 말아요, 제발. 나는 정말로 일주일만 지나면 한 살 더 먹는다. 내가 아닌 것들은 나가, 얼른 나가버려. 난 내 편만 가지런히 모아 줄세워서 같이 다음 세월로 건너가게. 일주일 시간준다, 얼른 나가버려.]]></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864/17/cover150/m322435680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322435680</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2009-2011</category><title>별이 될 마음, 지도가 될 사랑</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297945</link><pubDate>Thu, 22 Dec 2011 17: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29794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522692&TPaperId=529794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292/68/coveroff/899052269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78075726&TPaperId=529794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258/66/coveroff/917807572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502435673&TPaperId=529794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14/22/coveroff/m50243567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739225&TPaperId=529794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57/32/coveroff/8990739225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321815163&TPaperId=5297945"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87/18/coveroff/9285605761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297945'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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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처음으로, 친구와 사랑에게.
한밤중 전기매트 위에서.
부산에서 띄우는 우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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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르 웃기만 해도&nbsp;주위를 환하게 만드는 대단한 능력을 갖기를 감히 바라지 않았다. 만인의 뮤즈가 되겠다는 욕심을 가져본 적도 결단코 없다. 나의 나로 꽉 찬 일상들 속에 한 명이면 족했지, 둘셋넷을 들이기가 어려울 거란 건 명백했다. 열린결말. 돌이켜보면 첫사랑은 초등학교 때였고, 자각하는 사랑은 중학교 때도 있었고, 고등학교 때는 연애를 했었고, 대학 신입생 때는 짝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랑을, 그리고 스물 두 살 때부터 지금의 남친을 만났고 그와는 스무살 때부터 친구였으며, 스물 다섯 살에는 파리에서 어떤 아저씨를 무척 좋아했었다. 그때 나는 파리에 눌러살아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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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밀어내는 마음과 미안해서 껴안는 마음을&nbsp;오래 전부터&nbsp;알았다. 언젠가 원더걸스는 '미안한 마음으로 네 곁에 계속 머무는 것이 결국엔&nbsp;너를 위한 게 아니라고'&nbsp;노래했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헷갈렸다. 미안함이 사랑이 될 수도 있다, 아무 것도 장담할 수는 없다. 마음을 계산하기 시작하면 벌써 어긋나기 시작하는 것. 그러니 계산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걸 안다. 그래도 그 쉬운 게 어려울 때가 있다. 늘 쉬운 게 어려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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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으로 날아가고 싶으면 그렇게 해, 그리고 꼭 말해줬으면 좋겠어, 라고 그가 말했다. 그는 내가 나비처럼 날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고, 자기가 채워주지도 못할 거란 걸 알았고, 언젠가 불쑥 내가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가 내 곁에서 불안해 한다는 것을 연애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알았다. 그때는 그도 나도 어렸지만 이제 그도 나도 어리지 않은데 우린 더 조심스럽게 미래를 얘기하고 더 어렵게 서로의 마음을, 꿈을, 미래를 탐한다. 그런 우리가 싫지 않다. 7년의 연애가 몸만 나눈다고 될 리 없다. 마음만으로도&nbsp;쉬울 리 없고, 내가 너라고 생각한다면 아예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친구에서 시작한 동갑내기 커플, 만만하지가 않다.&nbsp;서로가 무엇이 되어주기를 바라지 않아서 최소한 가능했을 거라고 훗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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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다가 아니지만 그게 다인 것이다. 연애란 결혼의 전초전이지만 연애의 결말이 결혼은 아닌 것. 더 좋아하는 게 생기면 날아가도 좋다는 말에 그만 응, 하고 대답하면서 그와 나는 마음을 놓는다, 서로에게. 놓아줌으로서 얹어지는 마음, 목걸이,귀걸이,반지,팔찌 같은 것들을 수도없이 선물해줬지만 그의 침묵 앞에 나는 더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울지마, 말하면 더 제어가 어렵게 눈물이 펑펑 쏟아져나왔다. 어렵다, 마음이란 것. 그 마음이 1년도 2년도 3년도 아니고 20대 대부분을 가는 것. 기다려주는 것과 받아주는 것과 믿어주는 것. 아름다웠다, 우리의 20대, 서로를 예쁘게 지켜주는 것. 그렇게 보내겠지, 얼마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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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마음을 주고받지 못하는 사람이 나였다. 재빠르게 자신이 파악되길 원하지 않는 여자아이에게도 이성에 대한 환상은 있었기에 사랑을 꿈꾸지 않았다고는 못하겠다. 저금통을 선물하고 향수를 선물하고 장미꽃 한송이를 선물하던 스물 서너살의 그를 기억하기에 잊혀져버린 어린 날의 환상. 그를 만난 후 남자에 대한 환상이 사라졌다. 내가 좋아 내 친구에게까지 선물하고, 급하게 내린 비에 핑크색 우산을 사들고 날 만나러오던 귀엽고 의젓한 20대의 그를 잊을 수가 없다. 행여 그 모든 시간들이 끝나버린다 해도 그것들이 없던 일이라고 우길 수 있을 것인가. 물론 끝나지 않은 사랑을 끝났다고 가정하여 징징거릴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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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모두가 사랑을 하고 있다면 어째서 영화가 아닌 것일까. 사랑은 자체가 영화다. 시작하려는 사람들, 망설이는 사람들, 아파하는 사람들, 지친 사람들, 이별하는 사람들 모두 영화다. 영화 [원 데이]가 말해주었다. 무려 20년 동안 친구로서, 연인으로서, 서로가 서로를 바라봐주며 곁에 있어주었던 그들의 시간은 고스란히 영화였다. 깨달았다. 그와 내가 영화를 쓰고 있었다는 걸. 결말이 어떠하든간에 이 시간은 아름다운 한 편의 또는 여러 편의 영화일 거란 걸. 모든 것이 소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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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의 뽀는 [500일의 썸머]와 [모차르트와 고래]가 외로운 시간들을 견디게 해준다고 썼다. [이토록 뜨거운 순간]도 있었다. 매일매일 그녀가 보낸 편지와 메일 속에서 나는 위로받았다. 또박또박 적힌 그녀의 마음들이 정말로 많은 것을 견디게 했다. 듣지 못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가 떠난다 해도, 내가 돌아선다 해도 우린 서로를 기억할 것이다. 외로운 시간들을 견디게 하는 영화들은 그 시절을 아프게 기억하게 한다.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기억들이 또다시 아파지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영화처럼 사랑했다고, 영화처럼 아팠다고, 영화처럼 기억한다고 말해줄테다. 오지 않았지만 온 것처럼, 겪지 않았어도 겪은 것처럼 써보았다. 단 하루 정도는 그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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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서 좋은 게 아니라, 그 사람이라서 좋은 게 아니라, 사랑하는 '나'라서 좋은 거였어. 그것만 기억하면 아무 것도 슬퍼질 필요가 없는 거였어. 우리의 마음은 별이고, 나에게 우리는 지도야. 빛과 방향을 알려주는. 고마워. 사랑을 시험받는 건 유쾌한 일이 아니지만 영화와 소설들은 늘 사랑을 시험에 들게 한다, 비극은 아무에게나 일어나지 않는다. 희극이 결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행운이 아닌 것처럼. [원 데이] 속 주인공들은 행복했을까. 그들의 대답과는 상관없이 어느새 사랑 앞에 당당한 내가 되어가고 있었다. 추억, 이기심, 당돌함까지 예뻤다, 너와 나. 우리는, 그 시절, 눈부시게&nbsp;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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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ways miss you, xoxo, xxx.]]></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314/19/cover150/m592435670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592435670</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2009-2011</category><title>어떤 위로</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274154</link><pubDate>Mon, 12 Dec 2011 21: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274154</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762435262&TPaperId=527415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312/78/coveroff/m76243526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702435796&TPaperId=527415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282/19/coveroff/m70243579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116472772&TPaperId=527415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637/46/coveroff/9116472772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760530&TPaperId=527415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882/38/coveroff/8952760530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6534&TPaperId=527415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93/77/coveroff/8954616534_1.jpg" width="75" border="0"></a>&nbsp;&nbsp;<a href='http://blog.aladin.co.kr/irisis83/5274154' target='_blank'>[상품더보기]</a><br/><br/>다가가요, 라는 말을 하지 않고 여자에게 남자는 가까이 갔다. 아무리 숨기려 해도 서글픈 삶은 서글픔을 알아보는 법이었다. 외로움이 목구멍까지 차오른 청춘이 비슷한 청춘을 알아보는 것도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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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엄마는 실패한 결혼생활, 남편의 강압적 태도, 견디지 못하는 나약한 자신에 지쳐&nbsp;여섯살 딸 앞에&nbsp;떡볶이 한 접시를 놔준 채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말한 후 여관으로 들어갔다. 어린 딸은 무심결에 엄마의 뒤를 따랐고 엄마가 나올 때까지 여관 앞에 비를 맞으며 쪼그려앉아 기다렸다. 여관문을 열고 나오는 엄마와 눈이 마주치자 눈물이 그렁한 채로 새처럼 엄마를 부르며 서럽게 울었다.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엄마는 집을 나가버렸다. 아빠도 소녀를 지켜주지 않았다. 여자는 소녀였을 때부터 엄마와 아빠가 각자의 삶을 찾아 떠나버린 집에 덩그러니 남아 아주 오래 외로워하며 살았다. 늘 자신이 가구 같다고 생각했다. 공격적으로 변하는 드러난 태도와 달리 속은 하염없이 나약했다. 기대고 싶은 마음을 숨기기 위해 더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삶이란 대체 어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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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부모님은&nbsp;회사경영으로 꽤&nbsp;부자였지만 한날 사고로 돌아가셨다. 부모님 살아생전에는 그토록 고분했던&nbsp;세상과 사람이&nbsp;그들이 없어지자 아주 빠른 속도의 비열함으로 소년을 세상의 구석으로 몰아간다.&nbsp;열세살 나이에 혼자가 되었고, 돈과 재물 앞에 인간이 어디까지 타락하는지를&nbsp;누구보다&nbsp;일찍 깨달았다. 빼앗긴 것들을 찾기 위해 통장을 훔치고 인감을 위조하여 기차에 올라탄다. 뒷골목을 떠돌다&nbsp;드물게 친절한 어른,&nbsp;공장 사장님을 만나 진짜 삶과의 사투를 시작한다. 외롭게 세상과 맞서싸우던 소년의 시작이었다. 자신에게 내재된 디자이너의 재능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났고, 부모님 대신 부모님처럼 보살펴주는 사장님도 있다. 새로운 꿈을 키워가던 도중 자신의 잘못으로 동업자이자 구세주였던 그녀의 남편을 죽게 한다. 소년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던 형이기도 하다. 이제 그녀와 형의 아들만이 남았다. 형 대신 그녀와 조카를 지켜야한다는 책임감이 소년을 지배한다. 삶이란 대체 어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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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는 우연히 만나고 또 만난다. 우연이 계속되면 필연이라던가. 당연히 필연이 된다. 디자이너로 자체 브랜드를 런칭한 남자는 여전히 그녀와 조카를 버리지 못한 채 간혹, 죄책감에 몸서리치며 그래도 할 수 있는 일과 그것을 할 재능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무심히 살아낸다. 여전히 세상에 대한 불신과 미련을 동시에 가진 남자는 자신이 런칭한 브랜드 매장의 주차요원으로 일하며 신분을 숨긴다. 여자는 매장 건너편에 있는 파출소 순경이다. 부딪치고 오해하고 위로하는 중에 생긴 믿음은 서로의 과거를 보듬고 받아들이는 데까지 나아간다. 그러던 중에 대형오해가 생기고, 여자는 자신의 신분을 숨긴 남자를 이해할 수 없어 슬프게 아파한다. 우리 끝이야, 먼저 이별을 말하고 돌아서지만 사실은 버림받을까 두려워서다. 그의 사랑이 나의 변덕스러움을 견뎌줄지 자신할 수 없어서. 그처럼 잘난 남자가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나같은 여자를 오래도록 사랑할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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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오래된 빛&gt;과 &lt;멋진 추락&gt;은 서로 맞닿은 부분이 없는 소설이지만 함께 읽으며 속도가 났다. 특별히 재미있지도 나쁘지도 않아서 TV 시리즈를 보면서도 몇 페이지를 읽어나갈 수 있었다. 마음도 없고 애정도 없이 그저 페이지가 넘어가던 책들. 곁에 아무도 없는 것마냥 쓸쓸하게 아득해지는 느낌의 이야기였다. 살아야 해서 사는 것인지, 살고 싶어 살아야 하는 것인지, 둘 모두인지 알 수 없었다. 아들과 동생을 잃은 뒤 세상에 남은 한 가족의 서서히 무너져가는 일상을 담담하고 사실적으로 그린 것이 &lt;오래된 빛&gt;이고, 중국인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개연성 있는 스토리로 풀어낸, 중국인의&nbsp;입장에서 미국 이민일상을 다룬 단편들이 촘촘히 실린 소설집이 &lt;멋진 추락&g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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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 우는 여자와, 그런&nbsp;여자 뒤에서 몰래 우는 남자를 알고 있는데, 바로 &lt;나도, 꽃!&gt;의 두 주인공이다. 문득 깨닫는다. 사랑이 서로 위로하고 보듬으면서 새록새록 자라난다는 사실을 오래도록 잊고 살았다는 것을. 불처럼 정열적으로 타올라 모든 것을 삼킬 정도로 강렬한 것이었다,&nbsp;어떤 사랑은. 매번 그런 것은 아니었다. 이들의 사랑은 충분히 꽃처럼 아름답지만 정작 예뻐서 껴안고 싶어지는 이유가 그들이 스스로 얼마나 예쁜지, 서로를 통해 꽃처럼 황홀하게 피어나는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는 언젠가 아물 것이다. 세상 모든 이야기들이 그렇게 존재하고 타오르다 사라져간다. 꽃처럼, 이라는 비유를 자주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비로소 내가 꽃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모른다는 사실을 알았다. 꽃은 정작&nbsp;꽃이라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주변을 환하게 하기에 예쁜 거란 걸 기억해야 했다. 남자와 여자는 각자의 트라우마와 상처를 상대의 또는 서로의 주고받는 에너지로 치유할 것이다. 그것이 사랑의 운명이고 이유인 것. 사랑의 빛을 껴안고 그들이 어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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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버해협을 유로스타를 타고 건너본 적이 있다. 두 시간이면 해저터널을 달려 원하는 곳에 닿았고, 시차는 1시간이었다. 타고 내리는 것은 별로 아니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를 보며 축구선수를 꿈꾸던 소년이 그토록 가고 싶어하던 영국령으로의 편입은 고작 몇 미터 앞에서 좌절된 꿈이 되었다. 소년이 도버해협을 건너고 싶어한 이유가 고작, 그녀 때문이라니. 이라크 출신 열일곱 살의 소년이 전쟁이 일상인 그의 나라에서 목숨 건 탈출을 시도한 끝에&nbsp;프랑스 도착, 프랑스에서 우연히 수영코치를 만나 수영을 배우면서 홀로 도버해협을 건너겠다는 결심을 하고, 한 남자가 소년을 남몰래 돕고, 소년이&nbsp;불가능한 꿈을 시도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nbsp;차가운 몸이 되어 원래의 땅으로 되돌아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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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웰컴&gt;은 찬란한 꿈을 안은 한 소년&nbsp;불법이민자의 무모하리만치 치열한 열정을 고스란히 담은 영화다. 불법이민자는 어디에나 산다.&nbsp;공공연한 비밀의 법 밖의 불편한 테두리에서 하루하루 목숨 건 삶을 살아내는 이들이 적지 않고,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얼마든지 있다. 이 영화가 충분히 특별한 내용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nbsp;자주 지쳐 보였지만&nbsp;순수한 표정의 소년에게서 세상을 살아낼 용기를 보았다.&nbsp;세상이 용기로만 가능하지는 않다는 것을 소년은 알았을까. 알았다해도 이미 꺾인 꿈은 누구도 보상해줄 수 없으며 어떻게 보상할 수도 없다.&nbsp;좋아하는 소녀가 아버지에 의해 강제 결혼을 할 위기에 처하고 자신이 아랍인이라 반대 당하지만, 그녀에게 닿기만 하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 거라는 믿음 하나. 그것이 소년 비랄을 살리고 죽였다. 차가운 몸이 되었지만 소년이 마지막까지 행복했을 거란 사실을 믿을 수밖에 없다. 여기였어도 소년에게는 마찬가지였을 것. 그 사실이 영화가 끝난 내내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어딘가에 있을 비랄을 내가 도와줄 수 없다는 것만이 명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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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이념이나 신념없이 아직 피지 못한 꽃처럼 말랑하고 순수한 소년에게 "웰컴"이란 인사 한 마디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세상을 바꿔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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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꿔나가는 힘이 관심과 위로에 있다는 작은 진실이지만 큰 울림을 전해준 &lt;헬프&gt;처럼, &lt;24&gt; 시즌2의 중동국가들의 핵폭탄 테러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테러방지위원회 비롯 정부요원 아닌 중간에 죽어가는 모든 이들의 지나치는 삶처럼. 백악관은 재빨리 중동을 공격하는 전투태세를 명령하지만, 사실상 테러는 유가를 높여 이득을 취하려는 자들의 의도적 진실왜곡일 뿐이라 테러증거 또한 만들어졌으며, 이대로 전쟁을 지휘했다가는 큰일난다. 이 시리즈는 늘 그랬다. 거짓보다 힘이 셀 거라고 믿는 진실이 정말 힘을 가지고 있는가. 대답은 아니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게 죽어가는 이들이 수없이 많고, 사라져버린 그들의 훗날은 더이상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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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슬픈 것은 잊혀지는 것이다. 잊혀지는, 각각의 시간들에 올라탔던 소수의 사람들이,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는 불장난들이 세상을 바꾸는 건지도 모른다. 중동국가의 핵폭탄 테러가 터졌다는 뉴스에 중동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를 습격하는 백인 시위대.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nbsp;이분법적 분노가 세상을 돕는 길은 결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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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헬프&gt;의 경우처럼&nbsp;흑인 헬퍼들의 경험담을 담은&nbsp;인터뷰집 한 권이 출간된다 해서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하지만 치유와 위로, 세상을 바꾸는 힘이 각자 다른 곳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만 해도 전망은 있다. &lt;나도, 꽃!&gt;의 재희와 봉선이 서로에게서 느낀 따스함과 위로, &lt;오래된 빛&gt;의 부스러지는 가족을 일으켜세울 티끌만한 희망, &lt;멋진 추락&gt;의 비열한 곳에서 비장하게 키워가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이들, &lt;웰컴&gt;의 비랄과 시몬처럼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는 연민과 친절의 힘, &lt;24&gt; 시즌2의 위기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대의를 위해 소의를 모두 제쳐두고 희생하면서도 돋보이기 위해 애쓰지 않는 삶, &lt;헬프&gt;의 흑인 헬퍼들과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최선의 용기를 낸 스키터의 섬세함까지. 모든 것이 필요하다. 얻기 위해 버리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치유이자 위로가 아닐까. 모든 텍스트들 속에서 뽑아낸 희망과 용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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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이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lt;밀리언 달러 호텔&gt;의 도입부와 엔딩이다. 탐탐의 대사와 함께 흐르는 U2의 목소리와 함께 오래도록 기억되는 장면. &lt;멋진 추락&gt;의 추락은 이와는 달랐지만, 다른 이유로 여전히 멋지다. 추락은 몰락이 아니라 시작이다.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이 기회이지 말란 법 없다. 오랜만에 지독히 쓸쓸하고 고독해서 가라앉고만 싶어지는 탐탐을 다시 보고 싶다. 그만큼 깊숙하게 들어와 있는 외로웠던 20대 한 시절의 몇 안 되는 영화다. 사람이 사랑스러운, 사람이라서 고마운, 사람과 함께 하고싶은 밀리언 달러의 가치를 지닌 내게만 소중한 어떤 영화가 그리운 12월의 어느 월요일.]]></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320/84/cover150/m022435898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M022435898</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2009-2011</category><title>내가 당신에게로 가도 괜찮겠습니까 - [희랍어 시간]</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265551</link><pubDate>Thu, 08 Dec 2011 17:3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26555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6518&TPaperId=5265551"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84/91/coveroff/895461651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6518&TPaperId=526555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희랍어 시간</a><br/>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br/></td></tr></table><br/>난 늘 보이지 않게 흔들렸다. 시간을 죽이는 일이 어렵다는 걸 모르지 않았고 새처럼 날기 위해 그보다 몇 배 갈고 닦으며 움츠려야 한다는 사실이 낯설지 않았다. 모든 것을 알았다, 모든 것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희랍어 시간]에 일어난 두 남녀의 부딪침, 상처와 트라우마, 그리고 사랑. 이런 것들에 이르기까지의 지난한 자기탐색. 시간 속에 뭉뚱그려 새롭게 피워내는 티끌만한 무엇.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오래도록 소설의 틈바구니에서 길을 잃었다. 언젠가 말간 손으로 바흐와 슈베르트를 연주하던 나와 콩쿨에 나갔을 때 객석 대신 옥상에서 한 송이 꽃을 들고 기다려주던 오빠. 가장 예쁘지 않았지만 가장 예쁜 줄 알았던 아홉 살에 세상에서 제일 잘 보이고 싶었던 이는 그 뿐이었음을, 그가 아직 남자이기 이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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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헤어졌었지. 잠시 살던 다세대 주택에서 잘 지어진 새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이사온 후 오빠를 만났던가, 그렇지 않았던가. 동네 아이들 모두 모아놓고 생일파티를 할 때면 생일선물로 문구세트를 사주던, 좋아하지만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은 채 잘보이려 애썼던 사람. 그러니까 내가 열한 살, 그가 열두 살 즈음 본 게 우리의 마지막이었다. 소식은 간혹 들었어도, 대면할 일은 없어서 내가 그런 것처럼, 그도 간혹 나를 생각하는지, 정확히 말하면 내 아홉 살 즈음과 피아노 콩쿨 후의 장미꽃 한 송이를 내밀던 작은 손의 저를&nbsp;기억하는지 묻고 싶었다. 아마 시간 속에 흩어진 추억 속에서 내가 붙잡고 싶은 건 시간일까. 그랬을 지도 모른다. 그와 그녀의 희랍어 시간처럼, 그와 그녀의 버티듯 흘러내려간 삶처럼, 그와 그녀의 하룻밤처럼, 그와 그녀가 서로를 향해 한걸음 내딪던 순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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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행간 사이에 묻어나던 그 또는 그녀의 사연을 되새기고 있다. 사랑이란 것은, 그렇게 부르는 것이 맞다면, 어쩌면 내 모든 것을 까뒤집어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과거의 경험, 아픔, 시간, 실수, 기쁨, 슬픔, 어려움, 오만, 편견, 시기, 질투를 포함한, 포개지는 모든 것들을 공유하는 것은 아닐까. 현재의&nbsp;남자에게 과거의 남자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명언 아닌 명언은 인간의 나태함을 부분적으로 잘 알고 공감한 사람들의 입에서 공통된 언어로 나온 말이다. 서글픔 만큼 울림도 큰 소리. 과거에 어떤 사랑을 얼만큼 했든, 미래에 만나는&nbsp;남자는 내 모든 과거를 끌어안아 추억으로 공유해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내내 품었다. 나는 나일 뿐, 누군가의 나였다고 해서 그게 내가 아닌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나도 그를 그렇게 보듬을 것이고, 그것을 사랑이라 부를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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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간. 사랑을 시간이라고 정의내리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희랍어 시간] 속 남녀의 희랍어 시간을 사랑으로 뭉개버릴 수가 없어서, 사랑은 단지 시간이 아니라 앞뒤 문맥, 상황, 추억까지를 포함하기 때문에. 여자는 말을 하지 않고 남자는 지독히도 시력이 나쁘다. 둘이 영영, 어쩌면 아무 것으로도 서로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 세속적으로는. 침묵과 빛이 만나는 이야기라고 작가는 썼다. 서로가 서로를 알지 못하는 두 존재가 영공 속에서 부딪치는 이야기로 나는 읽는다. 나를 털어놓고 너를 듣는다는 것은, 너를 털어놓고 나를 듣는 것만큼 중요한 얘기. 남자와 여자의 개인적인 것이 만나는 지점보다, 혼자만 자신의 것을 터지기 직전까지 안고 가는 순간이, 바로 그 순간이 미칠 듯 만져졌다. 잡히지 않는 것에 안달내지 않는 그들의 많은 것이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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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거리며 당신에게 다가가지 않더라도, 사랑해달라고 매달리지 않더라도, 존재가 존재를 알아본다면 그것은 기척이 아니라 기적이 아니겠는가. 꽃씨처럼 훌훌 날아가 앉고 싶은 곳에 살포시 내려앉아 뿌리내리면 그것이 탄생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끝없이 추락하는 [희랍어 시간]의 남자와 여자를 구해준 것은 불행히도 내가 아니다. 지독히 침잠하는, 어둠 속으로 떠밀리는, 당신의 이유가 무엇이냐고 끝내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행간과 행간, 문장과 문장 사이로 비집고 밀려들어오는 추억 때문이다. 내 추억. 궁극적으로는 내 기억. 모든 기억을 추억이라 부르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행복해지기도, 아쉬워지기도, 아련해지기도 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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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날이 오면 나도 그때에 소리 없이, 빛 없이, 언어 없이, 몸짓도 없이, 사랑을. 허락없이 사랑을 가르쳐도 괜찮겠습니까. 내 마음대로 당신을 기억해도 괜찮겠습니까. 그때는 시간을 드릴게요. 나의 모든 시간을 내어 드릴게요. 우리, 온전한 만남을 기약할 수도 있을 거예요. 아직은 미안합니다. 나는 나입니다. 여전히 나일 것입니다. 그러나 내 속에 당신이 있을 거예요. 내가 온전히 당신이 될 수는 없지만, 사랑의 시간은 내가 당신이 되는 것이나 당신이 내가 되는 것에 놓이지는 않을 거예요. 나는 언제나 당신 속에, 당신은 언제나 내 속에, 우린 그렇게 어느 한 순간도 빼놓지 않고 서로에게 얽혀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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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웠어요.
 
두렵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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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을 터뜨리고 싶었어요.
울음을 터뜨리고 싶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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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서 완전히 떨어져나가기 전에,
당신은 나에게 천천히 입맞추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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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에.
눈썹에.
두 눈꺼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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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시간이 나에게 입맞추는 것 같았어요.
입술과 입술이 만날 때마다 막막한 어둠이 고였어요.
영원히 흔적을 지우는 눈처럼 정적이 쌓였어요.
무릎까지, 허리까지, 얼굴까지 묵묵히 차올랐어요. (pp.189-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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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기다려 달라고 한다. 언어로 심장을 느끼게 할 수가 없어서. 당신은 기다리겠다고 말한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희랍어를 가르치고 배우듯, 각자 살아가던 그들이 희랍어 시간에 하나로 만나듯, 우리 또한 어느 순간은 하나가 될 거라고 안주하고 있었다. 마모된 감정은 남자의 두 세계로 쪼개어져버린 정체의 자아와 미쳐서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아든 여자의 자아와 만나 더 너덜너덜해졌지만 새로운 세상으로 날아올랐다. 혼자서는 아무 것도 아닌 것. '이해'라는 하나만으로도 빛날 정도로 반짝이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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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르르 흐르는 눈물 방울 하나를 억지로 나뭇잎 위에 올려놓는다. 똑, 하고 소리나며 떨어질 때까지. 적어도 물방울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마르는 것이 아니라 떨어질 것이다. 내 것들이 또는 내가 당신에게 그러하듯이.&nbsp;당신도 나에게 그러길 바라지만, 어렵다면 반드시 나를 거쳐가라고, 당신의 아픔도. 왜 배우는지 모르는 희랍어를 붙잡고 씨름하던 여자와 어째서 가르치는지 알지 못하던 남자의&nbsp;앞으로의 만남이 자꾸만 나를 덮치는 듯 해서 얼른 책을 치워버렸다. 어렵다, 닿는 것. 어쩌면 한 번도 그러질 못했을 거란 생각 때문에 고통스럽다. 언어로는 아무 것도 전달하지 못한다던 말은 맞았다. 아, 그렇다면 지금 내가 당신에게 전달하려는 뭉클한&nbsp;이것을 당신은 알고 있겠지. 어떤 면에서 당신은 나보다 훨씬 많이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이므로.&nbsp;&nbsp;]]></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384/91/cover150/8954616518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6518</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2009-2011</category><title>나는 너의 미래다. - [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260910</link><pubDate>Tue, 06 Dec 2011 18: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26091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848685&TPaperId=5260910"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21/46/coveroff/897184868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848685&TPaperId=526091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a><br/>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br/></td></tr></table><br/>산과 들 그리고 밭으로 둘러싸인 빨강지붕의 파란대문 집에서의 어느 여름 밤, 뜨거운 더위에 우리 시중 드느라(끼니 비롯 간식 그리고 밭일, 집안일)&#160;피곤한 엄마는 곯아떨어지시고 동생과 나는 아빠 곁에 딱 달라붙어, 떨어져 지내던&#160;얼마간 못 나눴던 이런저런 얘기들로 도란도란 웃음꽃을 피웠다. 어느새 동이&#160;터오고, 누군가는 꾸벅꾸벅 졸고 그러면서도 다 듣고, 무슨 얘기 하는지도 모르는채 대꾸하다 나중에는 누가 먼저 잤는지, 누가 안자고 있었는지 기억도 못할 만큼 오랫동안 왁자지껄하게. 그런 시간이 참 오랜만이라 당시에도 지금도 따뜻하고 포근한 기억이다. 2박 3일간 먹기는 또 얼마나 먹었는지. 아빠랑은 시내에 있는 은행갔다 돌아오는 길에&#160;물놀이하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눈물 흘리는 비석 구경도 하고 쭈쭈바도 사먹었다. 도중 어떤 커플과 만났는데 아빠는 우리 손 꼭 잡고 들어갈 걸 그랬다, 그러고 나는 푸하하,&#160;우리 불륜인 줄 알라고? 아빠 다시, 바로 그거지. 돌아갔더니 엄마는 뭐하다 이제 왔냐, 우리는 데이트, 라고 대답하는 그런 여름이었다. 중요하다.&#160;아빠에게 딸은 나 하나다. 둘도 셋도 넷도 아닌 단 하나, 그게 나. 이런 나.&#160;&#160;
그 밤에 아빠가 이런 얘길 했던 것 같다. "다음 대통령은 하나를 끝까지 밀고갈 수 있는 독재자지만 바른 독재자 같은&#160;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우린 그 날 이런저런 온갖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지만 기억에 남는 건&#160; 이것. 아빠는 못 배우고 공부 많이 안했어도 기술 하나면 먹고 살 수 있었는데, 너네는 이만큼 공부하고도 더 해야 되고 그러고도&#160;먹고살기 쉽지 않은 이 세상이 미안하다고도 하셨다. 아빠의 잘못이 아니지만 그건 아빠의 진심이었다. 모든 아버지들의 진심이자 울컥함. 우리가 그렇다면 아빠의 시대는 대단히 합리적이고 정의로웠나 하면 것도 아니다. 조금 어리석어(순진하여) 집을 살 수 있는 돈으로도 전세를 살았는데(저축이 미래를 위할 거란 생각으로) 사실 그 돈으로 전세가 아니라 집을 샀었다면 80년대 발전기에 집값이 몇 십 배, 몇 백 배로 뛰어올랐을 거란 얘기. 가까운 곳에 그렇게 벌어 떵떵거리는 사람이 있으면 간혹 억울함이 훅 받칠 만도 하다.&#160;한 순간의 정보없음과 순진함과 어리석음이 인생 전체를 뒤흔들었다니,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지만 겪어보고 지껄이는 순진한 비명인가. '삼성'은&#160;절대 있다가 없지 않더라.&#160;&#160;&#160;
굉장한 나꼼수 애청자인데 책은 좀 늦었지만 이제 시작이다. 팩트는 변하지 않고 숨기려는 자들의 비열함만 더해질 뿐이니 독서는 언제든 가치가 있다. 그날 밤 아빠가 해주신 경험담이나 세상사가 김어준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하등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정치'는 아니고 '정치를 바라보는 또는 생각하는 또는 느끼는 나'를 아무 것에 구애받지 않고 편히 말해도 되겠다는 용기가 생긴다. 온갖 이론으로 점철된 수준높은 언어나 글들로 논해졌던 정치의 영역. 본질(내용)이 아닌 곁가지(언어와 방식)에 기죽어 말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것들을 꺼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말로 하는 것과 글로 쓰는 것은 책임의 깊이가 달랐다. 하지만 이제 아니다. 정치의 싸움이란 것은 어차피 누군가의 생각을 바꿀 수 없는 일이다. 논리로도 통하지 않는 고집스러움이 버티고 있어 세대간의 갈등이 생기지 않던가. 설사 한쪽의 말이 모두 옳더라도(그런 게 있지도 않겠지만) 보수가 진보로, 진보가 보수로 돌아서서 투표하는 법이 그다지 없다. 선거의 총력전은 표가 확실한 나같은 사람이 아니라 이도저도 아닌 중도파를 잡겠다는 목표 아니던가.&#160;&#160;&#160;&#160;
내가 무언가를 말할 수 있다면 모두 총수의 덕이다. 내가 말하는 것이 정치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정치가 아닌 것도 아니다. 가계가 쪼들리는 것, 떳떳한 사람보다 비열한 사람이 많은 것, 흐르긴 하는데 고인 물 위로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 자본의 티끌과 흔적들. 이처럼&#160;먹고 입고 자고 듣고 보고 느끼는 것&#160;모두는 사소하지만 생활 정치의 영역에 이미 들어섰고, 그래서 어려운 이론이나 논리가 아니라도 서민들 역시 정치에 대해 논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 고맙다. 겁먹지 않아도 되고 비하하지 않아도 된다. 생각과 논리가 달라도 그것 역시 다를 만 하니까 다른 것. 달라야 하니까 다른 것. 역사가 요구한다는 거창한 표현 없이도 모두가 정치의 영역으로 편입하는 일이 가능하다. 김어준이 그렇게 말했고&#160;나 역시 동의한다. 계란으로 바위를 깰 수 없다면 적어도 여러 개의 계란으로 바위를 더럽히기라도 해야 한다. 모두를 바꿀 수 없으면 하나를 먼저 물고 늘어져야 한다. 그게 정치에 대한 관심이고 선거다.&#160;&#160;&#160;
일반인은 모든 것을 알 필요가 없다. 하지만 정치인은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이제 정치인을 심판하는 자리에 있는 일반인에게 모든 것을 넘어선 모든 것을 볼 줄 알아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160;뭔가 잘못된 듯한데 정확한 기원과 본질을 모르는 사람에게 독서는 가장 편리하고도 유익한 수단이다. 더군다나 쉽다. 쉬워서 수준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하는 것이야말로 제일 어렵다. 이렇게 간편하게 구별할 수도 있었나 싶게 보수와 진보의 정의에서 시작. 이념으로 내 편 네 편 나누는 것은 이미 아무 의미 없지만 총수는 이념으로 나눈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본인의 정치성향을 정확히 알고자 하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내재된 법이라서 유익하다. 내꺼 뺏기기도 싫고 타인과 나누면서 살고도 싶으면 어디에 속하는지, 어떤 무학의 통찰로 이해해야 하는지, 둘 중 어느 것이 나에게 우선하는지 테스트라도 할 기회를 얻었으면 했지만 그런 건 없었다. 적어도&#160;남의 것을 억지로 뺏어 취하는 것에는 관심 없다는 것 정도가 나로 판명났다. 돈이 마음이고 마음이 돈인 세상이 심어놓은 환상의 자본을 나는 아직 갖지 못했기에 그런 것인가.&#160;

예를 들어 북유럽 국가들이 누리는 높은 수준의 복지와 그걸 가능하게 한 사회민주주의는 분명 양육과 학습의 결과물이야. 그런데 그러한 양육과 학습이 좌의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유독 북유럽에서만 더 많이 태어나게 만든 건 아니라고. 그게 아니라 우의 기질을 타고난 사람들조차 둔감해질 정도로 생존의 공포가 약화되는 안정적인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낸 거지.&#160; <br />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같은 시스템에선 나이 먹어 우에서 좌로 가는 사람은 많지 않아도 좌에서 우로 가는 사람은 많은 거라고 봐. 시대 상황이나 학습의 결과로 우의 기질을 타고난 이들이 좌의 이념 체계를 머리로는 받아들일 수 있거든. 특히 정치적, 경제적 약자인 젊은 시절에는 더욱. 그런데 그렇게 살다가 가진 것이 점점 많아져서 지킬 것이 늘어나면 타고난 우의 기질이 드러나는 거지. (p.49)&#160;&#160;

BBK의 사건전말, 삼성을 주축으로 한 재벌들의 기득권 지키기 노력 비롯 거대 비자금 비리와 상속세 없이 상속하는 법과 정경유착의 고리에 가카께서 가까이 다가가 계신 것. 옳고그름을 논하겠다는 게 아니라 팩트가 이만큼이란 사실은 그들에게나 그들의 후손에게&#160;나라의 미래를 맡겼을 때 대다수의 국민이 잘먹고 잘살기는 불가능한 것으로 읽힌다. 현 정권에 이토록 분노하는 건 힘없는 대다수가 이미&#160;그 고리를 읽어냈기 때문이고 정치와 선거가 삶과 동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기도 하다.&#160;가진 게 없으면 무서운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다던데, 무서운 것 없고 잃을 것 없는 마음을 빼앗는 것이 현 정권이다. 소송으로 점철된 서민정치. 무력이 아니라 밥그릇을 뺏는 것으로 굴복시키는 정치. 알면서도 왜 그들에게 나라의 밥그릇 아니 우리의 밥그릇을 맡겼는가. 가진 것을 잃기 싫어 기득권 유지를 고수하는 이들이 보수라면 어째서 지역감정은 사라지지 않는 것이며 가장 밑바닥의 서민조차 보수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 책은 알려주지 않았다. 강남좌파의 그것보다 더 궁금한 사실을 나는 알 수 없었다.&#160;
보수 지도층 상황과 진보 차기 주자들에 대한 분석은 설득력 있다. 영남 몰표 파란당 텃밭에서 꿋꿋이 야당을 찍어주시는 부모님을 두고 첫 투표를 하러 갔을 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이게 엄청난 행운이라는 걸 안다. 부모님과 같은 후보를 찍고 개표 때 함께 지켜보며 애태우는 집안의 풍경은 살갑다. 엄마, 아빠, 누나, 파란당이 아니라 노란당이 되어야 좋은 거 맞지? 내게도 투표권이 없던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을 곳을 볼 줄 안 대통령의 탄생 때 열여섯의 동생은 아무 것도 모른 채&#160;그런 질문을 던지며 어른이 되었다.(근데 그거 어른되고도 마찬가지-_- 통 정치에 관심없는 인간으로 성장한 남자인간, 그래도 최소한 있으니 대다수보다 많이 낫지, 20대 투표율이 아무리 늘었어도 결국 절반도 안되니까) 나는 딱히 총수의 분석에 토를 달만큼의 의견이 없기도 했지만 주로 평소 생각과 다르지 않아 더 통쾌하게 읽을 수 있었던 20대 여자사람이다.&#160;&#160;&#160;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총수의 말마따나 이념, 논리부터 시작해서 실체없는 감성의 영역까지 사실상 왜 그 사람이어야만 하는지의 이유가 셀 수 있는 숫자만으로도 부족하다는 것까지&#160;명쾌하게 풀어준다. 그래, 나는 그냥 당신이 죽도록 싫었어. 에서 그나마 이젠 이건 그래도 당신이니까 이렇게 했겠네. 해줄 준비가 됐는데 도무지 기회를 안주시는 대단한 가카. 이론적으로야 선과 악의 경계를 모르는 인간은 드물다. 다만 그것이 본인의 이해관계의 축과 만났을 때 경계의 기준이 발동되기 시작하고, 그로인해 나 또는 타인에게 좀 더 유리한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옳다고 프로그래밍화 할뿐. 대부분의 인간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대부분의 인간인가. 단 하나뿐인 인간이지. 실패한 선택을 하고도 손모가지를 안 긋고 멀쩡히 살아숨쉬는 유권자들의 소망은 정치인들만은 그러지 말았으면 하는&#160;바람 아니겠는가.&#160;
연애는 내가 가장 마음대로 하고 싶은데, 가장 뜻대로 안 되는 상대와 만나는 거거든. 거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를 통해 자기가 누군지가 드러나지. 그걸 받아들이느냐 못 받아들이느냐는 별개의 문제지만. 그러면서 자신의 하이와 로를 경험하고 바닥과 경계를 확인하게 되지. 그 경계를 이어 붙이면 바로 자신의 실체지.&#160;<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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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런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자기가 아니라, 실제 있는 그대로의 자기와 만나는 거지. 자기 대면이지. 그렇게 더 이상 자기기만을 할 수 없는 임계를 지나야 사람은 비로소 성장하지. 합리화의 극복할 수 없는 임계점. (중략)&#160;<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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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겪는 무수한 일상과 삶의 갈등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자기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 그건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인간인지 받아들이고 하나의 독립적 인격체가 되어가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절차지. 그리고 그런 과정을 겪고 나서야 자신만의 균형 감각을 획득하는 거다. 내가 대통령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한, 삶의 균형 감각. 이런 말 하면 사람이 꼭 겪어야만 알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반론할 수 있어. 아니다, 겪어도 모를 순 있다. 하지만 겪지 않은 건 아는 게 아니라 아는 척이다. (pp.267-268)
젊음이 내세울 수 있는 게 열정이라면 나이가 들수록 좋은 건 살아가면서 습득한 경험과 혜안으로 인간과 사회의 구조적인 면을 명확히 설정하고 볼&#160;수 있다는&#160;점이다. 이 세상에 나서 좀 더 시간을 더 보내고 덜 보내고의 차이가 육신의 새로움과 낡음 뿐이라고는 생각 않는다. 나이들면 저절로 알아진다는 대답을 해본 적 없는가. 정작 쓸데없는 지식은 넣으려 기를 쓰면서 진짜배기 알짜지식을 귀찮다거나 애매하다는 이유로 회피해버리는 부모는 여전히 많다. 다른 건 몰라도 사회의 부조리는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곧고 깊고&#160;뚜렷하고 투명하게 드러나보인다. 대처방법 또한 자동적으로 습득된다. 거의 본능적인 생존지식이 보수고 그래도 이성을 가져보려 발버둥치는 게 진보라는 얘기는 어느 정도 맞는 말 같다.&#160;&#160;&#160;
보수도 옳을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들이 그른 건 보수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공감능력의 문제일 지도 모른다.&#160;더군다나 그건 설명도 안되고 고칠 수도 없는 일. 현재의 대한민국에는 현재의 위기를 타파할 권력이 부존재한다.&#160;현 권력보다 그 사실이 더 두렵다.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이 문제라면 해결자를 뽑아야 하는 게 아니라 그나마 투명한 미래를 보여줄 것 같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 진보든 보수든 그런 건 남의 이야기다. 투명한 길을 함께 걸어갈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도 항상 좋지만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늘 잊는 것 같다. 모든 것이 어떠한 경우에도 불구하고 항상, 늘 좋은 수만은 없다는 것. 그래서 가차없고 용서도 없고 분노와 비판만 있다. 떠밀기 위해 함께 물속으로 가라앉아야 한다는 것을 잊는다. 정치는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160;&#160;
정치를 이해하려면 결국 인간을 이해해야 하고 인간을 이해하려면 단일 학문으로는 안 된다. 인간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팩트와 가치와 논리와 감성과 무의식과 맥락과 그가 속한 상황과 그 상황을 지배하는 프레임과 그로 인한 이해득실과 그 이해득실에 따른 공포와 욕망. 그 모두를 동시에 같은 크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섭해야 한다. (p.292)&#160;&#160;
내가 불의의 사고로 비명에 가지만 않는다면 적어도 살아온 시간보다 더 오랜 날들을 이 세상에 발붙이고 살아야 한다. 20대를 보내는 내가 웅녀가 아닌 이상 30대를 보내는 사람보다 부조리에 노출된 시간이 적은 것은 명백하다. 농도는 다를 수 있으나 그건 개인차나 경험치의 양으로 봐야 할 것이다. 구조적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 나만의 알량한 지식 탓이라고 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취업률이나 등록금, 결혼문제, 양육문제 같은 것으로 세상을 투여할 생각은 없다. 그건 사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나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나를&#160;알아서 열을 아는&#160;당신을 가르칠 수도 없을 것이다. 다만 안다. 누군가의 미래가 나의 현재이듯, 나의 미래가 누군가의 현재가 될 거란&#160;사실을.&#160;&#160;&#160;
가카가 잊고 계신&#160;건 이 뿐만이 아니다.&#160;참으로 진단 안나오는 총체적 난국이다. 가카는 이 명백한 사실을 자꾸 모르신다. 가카의 국가에는 가카만 산다. 나도 있는데. 가카의 국가에는 돈과 이득만이 들러리 선다. 나 같은 건 안중에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다. 부존재. 나는 정말로 이 세상에 부존재하는가. 어차피 이런 꼴의 국가가 되었다. 닥치고 투표나 잘하면서 옆집에 학대 당하거나 쓸쓸하거나 억울한 남녀노소 없는지, 내가 도움이 될 수 있거나 도움의 발끝에 미칠 수 있다면, 그렇지 않더라도, 소리나 비명 한 번쯤 지르면서 살아야겠다. 참을 건 참고 말할 건 말하고 분노할 건 분노하고 싸울 건 싸워서 이 모든 상황들을 이겨야겠다. 아니 잊어야겠다.]]></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321/46/cover150/8971848685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848685</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2009-2011</category><title>꽃으로 기억될 당신에게 - [모르는 여인들]</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249997</link><pubDate>Thu, 01 Dec 2011 16:5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24999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6631&TPaperId=5249997"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1391/52/coveroff/895461663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6631&TPaperId=524999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모르는 여인들</a><br/>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br/></td></tr></table><br/>첫 번째와 두 번째가 뻔.하.다.고. 느꼈다. 그녀니까 기대가 없다면 거짓말. 아무리 부정해도 그녀의 소설을 내가 좋아했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변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렇게 또 내게 책을 들게 하니까. 세 번째와 네 번째는 괜찮을까.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는 어떨까. 그러다 비로소&#160;일곱까지 왔다. 마지막이 표제작이었다. 중간에 갈등이 없었던 건 아니다. 건조해졌다. 느끼는 내가 그럴 수 있고, 그녀의 문체는 변하지 않았을 수 있다. 요즈음 나는 아무 것도 확신할 수가 없다. 관대함을 표방한 우유부단은 &#160;매력이 없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어줍잖은 선함보다는 차라리 악함이 낫다. 적어도 솔직하니까. 나는 지금&#160;둘다 놓칠까 전전긍긍.&#160;어느새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하고 싶은 것, 하기 싫은 것 모두에 민폐를 끼치는 중이지만, 다만 아련함이 있었다. 내 몸이 다 성장하기 전에 읽은 오래된 소설집에는 환상과 비일상이&#160;가득했던 것&#160;같은데, 그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거나&#160;꿈길을 거닌 적도 있는데,&#160;여기에는 없잖아. 실망보다는 세월이 만져졌다. 내친김에&#160;끝까지,&#160;마지막 페이지 전에는 일어서지 말자. 종종 내 독서에는&#160;타협과 협상이&#160;없다.&#160;&#160;&#160;

서른이 되기 전에 나는 서른이 지난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살까? 생각했다. 그렇다고 채와 함께 지냈던 이십대가 즐겁기만 했다는 얘긴 아니다. 나는 채가 내 곁에 있었던 이십대를 사랑하지 않는다. 행복하다고 여겼던 적이 별로 없다. 매일매일이 막연했고 불안했고 때로는 절망스러웠다. 그래서 채를 거기에 두고 도망쳤던 것일까. 아침에 눈을 뜨기 싫어 밤에 아예 잠을 자지 않은 날도 많았다. 어렸을 때 인간의 나이는 서른까지라고 써놓았던 책을 읽은 기억이 난다. (p.254)&#160;

여기저기 삶의 헛헛함이 덕지덕지 묻어난다. 작품마다 페이지마다. 어쩌다 눈을 감으면 인물들이&#160;박차고 나올 것만&#160;같다. 우리들 뭐 하나 다를 게 없군요. 내가 당신을 읽듯 당신이 나를 읽는다면, 우린 다를 게 없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말해 무엇하나. 그조차 공허한 울림으로 퍼질 것을. 닿지 못한 공기는 되려 서리가 되어 시린 눈에 맺힐 것을. 따뜻하게 그리려는 이야기를 차갑고 건조하게 읽는 나는&#160;어딘가&#160;비뚤어진 곰인형같다. 강아지 다섯 마리를 마당에 풀어둔 터라 택배가 와도 우편이 와도 아빠는 대문을 열 수가 없었다. 낮은 대문 위로 손을 번쩍 올려야 택배 기사나 우체부가 건네주는 것을 받을 수 있었다. 미안합니다. 강아지가 있어서요. 자꾸 나가려 해서 문을 열 수가 없네요. 나가서 돌아오지 못한 한 마리가 눈에 밟혀 나머지 다섯 마리마저 잃을까&#160;두려워 자꾸 문을 건다. 나도 아빠도. 친구를 잃은 녀석들은&#160;반드시 나가려는 의지가&#160;없는데. 하필이면 그 아이일 필요가 없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어도 반드시 그 아이여야만 했던 건 아니었다. 아픈 이유는 이어지는 일상과 드문드문 떠오르는 생각들 때문이다.&#160;결국 우리를 힘들 게 하는 것은 부재하거나 힘들거나 윽박지르거나 싸워서가 아니라 어느 순간 일상으로 솟구치듯 떠오르는 기억이 아프기&#160;때문이라는 게 한낱 소설 따위로 명확해지다니,&#160;어쩐지 비참한 기분이었다. 아직 덜 배운 것이 남았다는 사실이 낯설었다.&#160;&#160;&#160;

나는 늘 어제보다는 오늘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60년대보다는 70년대가 나았고 80년대보다는 90년대가 나았고, 그리고 지금이 낫다고. 개인적으로도 이십대보다는 삼십대가 좋았고 삼십대보다는 사십대가 된 지금이 나쁘지 않다. 이유는 단 하나다. 연애감정에서 멀어졌다는 것. 그토록 막연하고 불안하고 죽을 것 같은 고통스런 감정들이 모두 다 연애감정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으련만 마음이 연애감정에서 멀어지자 자유로워졌다. 쓸쓸한 자유. (p.231)&#160;

문을 활짝 열어젖히기는 내게도 두려운 일이었다. 한데&#160;당신은 내가 가진 걸 빼앗겠다고 한다.&#160;나 호락호락하지&#160;않아요. 미처 말하기도 전에 간혹 뺏기고 싶은 상대를 만날 때가 있다. 상대가 나를 어떤 식으로&#160;생각하는지는 상관없다. 취재를 하고 언론공부를 하고 기사를 쓰고 지역 신문사의 대학신문팀에서 레이아웃, 학보를 발행하고 발송하면서&#160;먹던&#160;점심의 자장면 맛은 오래도록 추억으로 남았다고. 울고불고 했던&#160;나쁜 기억의 찌꺼기는 이미&#160;다 사라졌다고. 그때 당신은 왜 그랬었냐고 물을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의 신부가 예뻤냐고 묻기 전에 그때의&#160;내가&#160;어떠했냐고 묻고 싶은 충동을 참지 못할 것 같다. 갚지 못한&#160;빚을 평생 짐으로 안고 가야 했던 남자와 반대편에서 거꾸로 달려오는 헤드라이트를 피하지 못해 풀숲에 처박힌 남자,&#160;너와는 더이상 새롭지 않다는 연인의 말을 들어야 했던 여자와 프랑크푸르트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여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야기들을 감당할 수는 있어도 의문이 침묵으로 치환될 수는 없을 것이다.&#160;동질의 것이 아니라고 누군가 일갈했다. 
아내를 잊지 못해 아내와 살던 집의 마당에 화분을 키우던 남자가 그곳을 벗어나기 위해&#160;꽃과 나무를 훼손해버린 자괴감과 남편에게 아픈 모습을 보이기 싫어 멀리멀리 도망가버린 아내를 이해할 수 없어 20년 전 자신을 보고 도망쳤던 첫사랑을 찾아가 그때 왜 도망쳤냐고 묻는 남자의 깨달음과 세상의 모든 고양이들을 집에 들였던 어떤 여자의 공허함을 감히 이해한다고 하지 못한다. 누군가의 삶이 누군가에게 온전히 이해를 바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이야기를 할 수는 있다. 달이 환하고 별이 반짝이는 그런 밤 아니 어둠 속에 머리나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또는 평상에 나란히 앉거나 누워 산들바람과 꽃과 나무의 소곤거림을 들으며 이야기를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어느 밤, 핫바와 우동, 어묵을 먹겠다고 고속도로를 달리던 우리와 한밤 중에 카트가 터질 만큼 장을 봐서 빈 집에 가서 밤새도록 고기를 굽고 맥주를 마시다 일어나 해장으로 라면을 끓여먹던 우리는 그렇게 탄생했다. 추운 밤에 커플끼리 거리를 달려 바닷가 앞에 차를 대고 조개구이를 먹던 일, 다 먹고 비틀비틀 방파제를 걷던 일. 우리의 이야기와 시간이 칵테일처럼 뒤섞이고 흔들려야 가능했던 모든 것들.&#160;거기 우리가 있고 풍경이 있다.

목련나무에 새가 날아앉아 출렁거리는 것 같아 목련나무 쪽을 쳐다보았으나 무성한 잎새가 여름 밤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뻗어 있을 뿐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다. 여름 밤하늘엔 별들이 가득 떠 있고 산들바람을 타고 마당의 치자향이 은은히 코끝에 맡아졌다. 오래전에 헤어진 사람을 우연히 만나 날이 새도록 얘기를 하고 싶은 그런 밤이었다. (p.73)&#160;

하지만 이제는 이야기해줄 수가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우리가 아니게 되었다. 그 공기, 웃음, 친밀감, 온도가 예전의 것들이 아니게 되었다. 모두 알고 있다. 어쩌면 바로 이 사실이 우리를 그립게 하는 지도 모른다. 치자향이나 아카시아향, 하늘하늘 흔들리는 가을의 코스모스를 알고 있다. 할아버지의 투박한 손이 시동을 걸기 시작하면 경운기의 뒷자석은 나를 포함한 꼬마들 모두의 차지가 되었다. 올라타면 터덜터덜, 덜덜거리며 논길, 밭길, 들판을 달린다.&#160;청량한 산을 뒤로한 맑은 냇물이 흐르고, 봄이면 개나리와 진달래가, 가을이면 대추나무와 모과나무 그리고 코스모스가 우리들 옆으로 지나쳐갔다. 과거에서 끄집어 내지 않고서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말이 아니라 글로 전한다. 행동이 아니라 뜻으로 전한다. 어느새 추억이 글과 말로만 읽힌다. 서른 후의 삶을 상상할 수 없다던 어떤 이의 절규처럼. 아무리 잡으려 해도 빠져나가는 고운 모래처럼, 당신처럼 자꾸만 모든 것을 놓쳐버린다.
달을 스치고 지나가는 저 밤구름에 대해서, 어딘가 물이&#160;많은 곳으로 흘러가고 있을 것 같은 저 느릿한 달의 움직임에&#160;대해서. (p.115)&#160;
말하기 어렵더라도 지금 말해야 하는 이야기다. 아련히 지나가버린 이야기지만 꺼내야 하는 이야기다. 씌어진지 오래된 일곱 편의 소설은 무지개빛으로 하늘 가까이에 떠 있다. 나를 불러내주세요. 모두 꽃처럼 나무처럼 단정하고 소중한 존재이지 않았나요. 행여 잃어버리더라도 슬퍼마세요. 시절은 시절을, 시간은 시간을, 아쉬움은 아쉬움을, 하지 못한 고백은 하지 못한 고백을, 해주고 싶은 말은 해주고 싶은 말을 불러오지 않겠습니까. 사실은 사라져버린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나에게는. 당신이 아무리 잊어도 나만은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설사 당신이 나를 거쳐 가더라도 혹은 갔더라도.&#160;기억하는 것이 고통이라면 빠른시일의 망각도 능력일 것이다. 오래 기억될 이야기, 얼른 잊어야 할 이야기, 기억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 모든 것들을 작가는 꺼냈다. 감당은 독자의 몫. 책을 덮을 즈음 딱 한 가지가 궁금했다. 나에 대한 당신의 기억.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1391/52/cover150/8954616631_1.jpg</url><link>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6631</link></image></item><item><author>아이리시스</author><category>2009-2011</category><title>내가 당신의 행복이 되어줄게요. - [바그다드 카페 UE (무삭제 확장판) - [할인행사]]</title><link>http://blog.aladin.co.kr/irisis83/5247274</link><pubDate>Wed, 30 Nov 2011 14: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blog.aladin.co.kr/irisis83/52472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062800262&TPaperId=5247274" target="_blank"><img src="http://image.aladin.co.kr/product/51/32/coveroff/342243026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062800262&TPaperId=52472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바그다드 카페 UE (무삭제 확장판) - [할인행사]</a><br/>퍼시 애들론 감독, 마리안느 제게 브레히트 외 출연 / 에이나인미디어 / 2004년 09월<br/></td></tr></table><br/>가지 말라고 붙잡지도 못하던 내게 언니는&#160;"기어이 너를 두고 가는 나는 십 리도 못 가서 발병날 거다" 라는 메일을 보내왔다. 내 나이 스물한 살이었다. 그렇게 언니는 떠나버렸다. 가버렸다. 애인의 이별통보였음 에잇, 까짓, 하면서 침이나 퉤, 뱉어줬을 상황이었다. 나는 다 잃었다. 쓸쓸해졌다. 언니가 있던 날에도 외롭고 뻔하긴 했을 것이다. 언니가 가버린 후 달라진 것은 실제로 많지 않았다. 언니의 빈자리가 그리 크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래, 원래 난 언니 없이도 씩씩했는데 아가야- 하며 이뻐해준 언니가 곁에 있어 분명 더 행복하기도 했겠지만,&#160;나약하게도&#160;어째서 다시 씩씩해지지 못하는 거지, 바보같이. 그런 생각도 간혹 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잊었다 여겼지만 사실 아무 것도 잊혀진 것이 없었다. 아무 것도. 결단코. 그리고 나는 쓴다.&#160;
빈 자리. 대학에 들어가 처음으로 좋아한 선배와는 아무 일, 정말로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는데(대의적으로는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래서 좋아하는 게 이런 건지 확인해야 하는&#160;첫사랑이 시작되지도 못했는데(친구들은 말리느라 정신이 없었고)&#160;의도치 않게 배신을 거듭하던 친구 몇과의 전쟁이 끝나자마자 날 기다리던 게 맘 시린 이별, 언니와의 이런 이별이라니 당혹스러웠다. 지리멸렬한 일상이 이어지던 바그다드 카페에서 짜증만 용솟음치던 여자가 보석같은 시간을&#160;선사해주었던 그녀를 떠나보내야 했을&#160;때 이런 마음이었을까. 어쩌면 선물이었다. 다시 꿈을 써봐. &lt;바그다드 카페&gt;는 내내 너무 좋았던 시절, 어째서 좋은지 모르는 시절, 그때의 나와 언니를 떠올리게 했다.&#160;언니가 가르쳐준 &lt;모나리자 스마일&gt;과 &lt;엘리자베스 타운&gt; 만큼이나 이 영화가 좋아졌다. 90분 러닝타임 내내 소중한&#160;한 때가&#160;별처럼 반짝거리는 저 너머로 간다.&#160;&#160;&#160;
언니와는 훗날 만났다. 언니는 학교를 떠났지 날 떠난 건 아니었으니까. 반말이 존대말로 바뀔 만큼 긴 시간이었고, 스무살 내가 스물 대여섯, 일곱, 여덟, 아홉 만큼 커버리고 언니도 그만큼 더 어른에서 어른이 됐지만, 중간중간 언니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완전한 이별은 아니었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완전한 이별이란 없는 것 아닌가. 훗날, 내가 꾸린 첫 번째 여행의 기대를&#160;이해하고 "네 꿈을 응원해" 라고 말해주던 언니. 생애 처음 받은 커플링에 대해 가장 먼저 "축하해" 라고 말하던 언니.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돼요? 하는 나름 심각한 질문에 귀찮아 하지않고 쿨하게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던 언니. 내 첫 책이 나왔을 때도 소리소문없이 또 한 번 내 휘황찬란한 꿈을 응원하던 언니. 한 번도 언니를 가져본 적이 없던 나는 언니가 시행착오를 통해 습득한 알짜배기 소소한 마음들을&#160;종종 전수 받았고, 나름대로&#160;잘 가고 있다고 믿었다. 누군가에게 나도 언니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렇게 언니 하나.&#160;
하나를 잃으면 다음 것이&#160;와서 빈 자리를 대신한다.&#160;아리랑 가사를 남기고 떠난 언니가&#160;가고 나에게는&#160;다시 언니가 생겼다. 하늘이 언니 대신 또다른 언니를 보내준 걸까. 그것도 한꺼번에 둘이나. 우린 삼총사가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언니가 있어 좋은 점은 비벼댈 언덕이 있는 것. 나보다 먼저 온몸으로 부딪친 언니를 통해 배우므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것.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언니를 통해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알아갔다. 한 번도 언니가 필요하지 않았는데(언제나 내 꿈을 응원하는 다정한 오빠가 있었으면 했다) 언니가 있어도 나쁘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와의 관계, 세상과의 부딪침, 우정과 사랑의 상관관계, 사랑의 성공담과 실패담, 어린 환상이 진짜 현실이 되는 과도기와 경계 같은 것들까지, 오빠는 가르쳐줄 수 없는 것까지&#160;언니를 통해 배울 수 있었으니 내게 언니가 있는 건, 그것도 하나, 둘, 셋이나 있는 건(심지어 꼬맹이였던 스무살 시절부터 나를 아는 피섞이지 않은) 축복 아닌가. 두 명의 언니와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많은 이야기와 추억으로 보냈으니 내 성장은 이할쯤 언니들의 덕일지도.&#160;
조바심은 되도록 내려놓고 살면 좋다. 다른 것들은 별로 많이 갖고 있지&#160;않은데 늘 조바심이 많아서 날 보던 그는 간혹 불안해했다. 이 영화는 그의 손을 꼭 잡고 보는 것이 옳았다. 이십 대, 나를 뒤흔들던 많은 영화들이 대부분 그러했던 것처럼. 혼자 바그다드 카페에 가려 애를 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량하고 삭막하고 부스럭거리는 황금빛의 모래먼지가 좋았다. 어둑어둑 해가 질 때면 선홍빛 세상이 온 공기를 휩싸는 낯선 풍경을 미칠듯 갖고 싶었다. 모든 것들이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이라 좋았다. 어설픈 간판에 불이 들어오는 바그다드 카페와 주유소와 모텔, 어디에나 있을 듯 하면서 어디에도 없는 곳. 오래 그리워질 것이다. 가지지 못하는 것을 욕심내는 사람은 얼마나 추한가.&#160;지나가버린 것에 추억이 남는 거라면 아직 오지 않은 것에는 무엇이 남는가.&#160;&#160;&#160;
창문을 활짝 열고 힘차게 달리다보면 바그다드 카페와 만날 것이다. 모든 것을 이해한다, 모든 것을. 당신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은 아주 작은 곳에서 뭉개구름처럼 피어오르는 것.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라면 나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만으로 당신을 웃게 하는 일. 마술을 부려 사람들을 마법의 세계로 인도하는 일. 여기서는 불가능했던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바그다드 카페에 가면&#160;커피와 웃음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정다운 친구가 기다리고, 황홀한 마술이&#160;손짓하고, 하늘색 행복이 춤을 춘다.&#160;거기에 당신과 내가 있다. 이런 안성맞춤을 나는 여지껏 본 적이 없었다. 어린 날에는 느껴지지 않던 것까지 보았다. 당신은 나의 모든 것. 당신과 나의 약속은 한 때의 아련한 추억. 바그다드 카페가 그런 것처럼 당신으로 인해 나의 모든 것이, 나로 인해&#160;당신의 모든 것이&#160;가능해졌으면 좋겠다. 이건 크고도 작은, 귀여운 희망사항. 당신을 위한 나의 모든 것.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51/32/cover150/3422430265_1.jpg</url><link>http://dvd.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062800262</link></image></item></channel></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