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봄 - 개정판 레이첼 카슨 전집 5
레이첼 카슨 지음, 김은령 옮김, 홍욱희 감수 / 에코리브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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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8



  아버지와 함께 새벽 4시부터 산을 오르면 새벽 5시 즈음부터 산의 이곳저곳에서 조용히 아침을 맞이하는 산새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새로운 세계로 초대받는 기분이 든다. 눈앞을 가리던 어둠이 높은 하늘서부터 옅어지고, 어떤 ‘공간’이 열리는 듯하다. 땀을 식히는 바람, 바람에 더 빨리 흘러 떨어지는 땀. 그 외 모든 것들의 존재가 분명하게 느껴진다. 당신도 알 것이다. 이런 걸 ‘개방’이라고 불러도 좋을지 모르겠다. 일종의 착각이나 순간적인 인식일 수도 있겠지만, 장자 철학에서 말하는 ‘무문(無門)’의 체험일지도 모르겠다. “자연과 하나가 된다는 느낌”이라는 표현은 다소 과장된 면이 있어도 (우리의 입장에서 보자면) 거의 사실에 가깝다. 그리고 이러한 느낌은 자연을 대하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한 사람에게 있어서 자연과의 동화를 느끼는 것은 인생의 큰 도움이 될 것이다. 6~70년대 농촌생활을 한 어르신들께서 나와 같은 젊은 세대들을 안타까워하시는 까닭도 그 동화의 현저한 부족 때문인데, 우리 세대 중 그런 넋두리를 아니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실은 속마음으로는 ‘부재’를 느끼고 있다. 수많은 자연의 대상들을 이름 불러가며 살갑게 대할 수 있는 세대적 능력은 정말 낭만적인 것이다. 부끄러운 고백인데, 나는 올해 봄까지만 해도 진달래가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아버지와 산을 다니면서 직접 보고 향을 맡고 손으로 만져보면서 알게 된 사실들은 지금의 나에게 중요한 추억이다. ‘봄의 보라색’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은 한 편의 시와 같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이보다 더 중요한 자연과의 관계는 ‘인간’이라는 개체의 전체가 자연과 맺고 있는 종합적인 관계로, 이는 쉽게 말해 환경파괴와 불가분에 있는 모든 것이다. 개인의 자연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그에 따른 일련의 경험들이 환경파괴를 막는데 중요한 동력이 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동력으로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를 알려면 당연히 그 ‘무엇’을 과학적으로 아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작업에 의무나 명령의 표를 붙여놓을 수 있느냐의 여부로 우리는 환경윤리를 논할 수도 있다. 안타깝지만 우리는 이 표를 붙여야 하는지 논쟁을 해야 하는 여유로운 상황에 있지 않은 듯하다. 수많은 우려와 과학적 고찰이 있었지만 벌써 반세기가 훌쩍 지났다.


  1962년 미국의 출판사 호튼 미플린에서 한 권의 책이 발행되었다. 당시 저자는 50대 중반의 해양 생물학자. 그녀는 1940년대부터 꾸준하게 한 가지 문제에 매달려오면서 방대한 자료를 모아왔고, 그것을 집대성해서 1962년에 책을 냈다. 이 책은 미국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단순한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엄청난 지진을 일으킨 진앙 그 자체가 되었다. 모두 그녀의 노력에서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20세기 중반부터 ‘환경’이라는 주제를 가진 전 세계적 규모의 움직임이 일어났고, 미국에서는 케네디 대통령이 직접 나서 그녀의 주장을 정책으로 옮기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일련의 정책들을 실행하도록 했다. 1970~80년대에는 헝가리, 노르웨이, 스웨덴, 독일, 영국 등에서 대단위 법적 제재가 발동했다.


  저자는 책 발행 2년 후인 1964년에 쉰여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녀를 빼고는 우리가 사는 21세기를 이야기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다행이도 나는 그녀를 대학의 여러 강의에서 상식 정도로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었고, 마침내 그녀의 책을 읽을 수 있게 됐다. 항간에는 환경 분야의 도서 중에서는 드물게 놀라운 문학적인 성취를 일군 수작이라고 평가한다.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의 『침묵의 봄(원제 : Silent Spring)』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독자들은 알 것이다. 이 책은 문학적 성취로 논할 수 있는 책이 전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에게 <침묵의 봄>이 왜 중요하고 그토록 유명해졌는지는 이 책의 소재 중 하나인 ‘DDT’라는 살벌한 단어에서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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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1940년대 초반부터 미국의 과학자들은 DDT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DDT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과학 분야의 군비로 개발되었다.)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냈고, 미국 정부도 1950년대부터 DDT 사용 규제를 조금씩 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 규제가 강력하진 않았던 모양이다. 1957년 ≪뉴욕타임스≫지에서 뉴욕 나소 카운티의 DDT 사용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보도를 낸 이후 환경문제가 미국 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등장했고,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레이첼 카슨이 『침묵의 봄』을 쓰게 된 것이다. (사실 레이첼이 <침묵의 봄>을 쓰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그녀의 친구인 올가 허킨스가 1958년 1월 ≪보스턴 헤럴드≫지에 쓴 편지 때문이었다. 올가는 모기를 죽인다는 명분으로 공중 살포된 DDT 때문에 자기 소유의 새들이 죽었다는  호소문을 신문사에 편지로 보냈고, 레이첼에게 그 편지의 사본을 보내줬다.) 물론 DDT를 제조하는 의약품 회사들이 가만히 있진 않았지만 1970년 12월 2일 미국 정부가 환경보호국(EPA)을 설립하고 DDT를 사용을 규제하는 등 레이첼의 노력은 결과적으로 큰 빛을 보게 되었다.


  DDT는 살충제이지만 레이첼은 이것을 ‘살생제’라 부른다. 이 공격적인 단어의 어감 때문에 처음 이 책을 접하는 독자들은 레이첼의 『침묵의 봄』이 살충제와 같은 화학물질의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급진적 주장을 펼치는 책일 것이라고 짐작할 것이다. 물론 레이첼도 경제의 효용을 무시하진 않으며 해충을 억제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그녀가 문제로 삼는 것은 ‘과다 사용’이다. 특정 해충으로부터 피해를 입는다면 그 피해를 상쇄할 수 있을 정도로 해충을 억제하는 것이 합리적인 행동인데, 무차별적인 화학약품 살포로 인해 다른 종들이 특정 지역에서 ‘학살’ 당하는 사례가 무수히 많은 것이 문제였다. 레이첼과 같은 학자들만이 당시 이 문제에 매달린 것은 아니었다. DDT 살포로 피해를 받은 여러 지역의 주민들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몸소 체험한 바였다. 그러나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혹은 발생해야만 했는지) 모르는 상황이었고, 정부는 아무래도 경제적 효용성을 별다른 분석 없이 맹종했던 것 같다.


  “인간의 충동적이고 부주의한 활동으로 말미암아 자연의 신중한 속도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새로운 변화가 초래된다.”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31쪽)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변화’란 대부분 부정적인 변화일 것이다. 생산 과다의 문제, 축적의 문제, 지표수와 지하수의 문제, 야생동물의 피해, 인간의 피해 등 수많은 문제가 야기되면서도 우리 세대들(과 이전 세대들)은 그러한 현상을 뉴스보도를 통해 한 번 듣고 가볍게 넘겨버리곤 한다. 지속적으로 올바른 환경운동을 펼치는 사람들은 (우선 나부터도 그러한데) 거의 없다. 이는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불행한 사실 그 자체다. “아마 미래의 역사학자들은 우리의 왜곡된 균형감각에 놀랄 것이다.” (위의 책, 33쪽) 그렇다면 레이첼은 이 책에서 무엇을 말하며, 또한 주장하고 싶어 한 것일까.


  이 책에는 정말 많은 사례들이 담겨 있다. 그런데 그 사례들의 결과는 놀라우리만치 비슷하다. 치명적인 화학물질의 사용에서 야기된 여러 개체의 급감, 혹은 절멸이 그것이다. 합성 살충제는 제 2차 세계대전 무렵부터 지속적으로 등장했다. 비소 사용의 역사에서도 그렇듯 일반인들은 새로운 약품의 치명성에 대해서 거의 몰랐고, 심지어는 살충제를 몸에 뿌리기까지 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약품 통에 손을 넣었다가 다음 날 죽은 사람도 있다. 책에는 없지만 (부정적인 의미에서) 흥미로운 사례가 뭐가 있을까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몇 가지 발견한 게 있어 옮겨본다.


  다음 인용문은 10%의 DDT가 함유되어 있던 한 파우더 제품 광고를 번역해본 것이다. “벼룩, 이, 개미, 빈대, 바퀴벌레, 파리 등과 같은 기생충들을 박멸합니다. 네오사이드(※ DDT의 옛 이름이다.)를 해충에게 뿌리거나 곤충, 그리고 곤충이 지나다니는 곳에 뿌려두세요. 파우더를 가능한 한 오랫동안 제자리에 두세요. 사람과 집의 기생충들을 박멸합니다. 해충이 바로 죽는 건 아니지만 조만간 반드시 죽습니다. 프랑스 제조품. 인간과 온혈동물에게 무해합니다. 확실하고 지속적인 효과. 무취” (Destroys parasites such as fleas, lice, ants, bedbugs, cockroaches, flies, etc.. Néocide Sprinkle caches of vermin and the places where there are insects and their places of passage. Leave the powder in place as long as possible." "Destroy the parasites of man and his dwelling". "Death is not instantaneous, it follows inevitably sooner or later." "French manufacturing"; "harmless to humans and warm-blooded animals" "sure and lasting effect. Odorless.) 이 제품은 치바-가이기 사가 만들었는데, 이 회사 소속의 화학자가 바로 DDT의 살충능력 발견으로 1939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스위스의 파울 뮐러(Paul Müller)였다. 나는 이가 옮기는 발진티푸스를 예방하기 위해 한 미군 장교가 병사의 군복 속에 DDT를 뿌려주는 충격적인 사진을 본 적도 있다.

  (링크 : http://en.wikipedia.org/wiki/Ddt#mediaviewer/File:DDT_WWII_soldier.jpg)


  염화탄화수소(DDT로 널리 알려진 것)와 말라티온, 파라티온 등 유기인산은 탄소화학결합으로 탄생한 유독물질인데, 앞서 말한 스위스의 파울 뮐러가 발견한 이래 폭발적인 생산량에 힘입어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거의 모든 농업과 삼업, 어업 등에 투입되었다. 이 유독물질의 가장 큰 문제는 극도로 사소한 양의 차이가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인데, 사실 이를 바꿔 말하자면 생태계 자체에 미치는 피해의 양과 범위가 우리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연쇄적 중독, 농축, 혹은 잔류와 같은 먹이사슬 상에서의 문제가 직접적으로 느껴지겠지만 이는 어떻게 보면 일종의 ‘종 이기적’ 생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이 문제를 우리가 간과할 수는 없고,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지구 상 전체 종의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을 인간이 가지고 있다면 우리의 시각은 분명 더 넓어져야 한다. “살아 있는 생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묵인하는 우리가 과연 인간으로서 권위를 주장할 수 있을까?” (위의 책, 126쪽) 환경윤리와 동물윤리에서 하는 주장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권’과 ‘존엄’에 대한 기존의 인간철학적 논의들이 그리 넓은 시야를 지닌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레이첼이 직접 언급한 것 같진 않은데, 위와 같은 위험성에 대한 과학적이고 사회적인 논의가 빗발치고 있는데도 정부가 이를 애써 묵인하고 대단위의 방제 작업을 실시한 것은 한편으로 (혹은 많은 면에서) 화학약품 제조업체와의 이익관계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레이첼은 정부가 과학적 무지에서 무책임적인 행동을 한 것이라고 꼬집어 비판했지만 그녀도 자본주의 맥락 하에서 일단 가동된 ‘생산’의 엔진을 꺼버리는 것이 힘들다는 사실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가령 (이 책에 언급된 여러 사례 중에서 가장 사회적 논쟁이 많았던) ‘불개미 퇴치 사건’의 경우에도 그렇다. 과학자들은 불개미의 피해가 농가들이 불평을 털어놓은 것보다 훨씬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지만 정부는 일단 불개미 퇴치를 시작했고, 미 농무부에서는 불개미 방제 작업에 투입된 약품 때문에 가축피해를 입은 농가들의 또 다른 불평을 부정하고 대단위 방제 작업을 다시 실시했었다. DDT 공중 살포를 반대하는 롱아일랜드 주민들의 재심 요청은 미국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이러한 사례가 수도 없이 많다. 이 정도면 단순한 무지의 소행이라고만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온갖 화학방제 작업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해충은 내성이 생기고 ‘익충’은 박멸된다. 『침묵의 봄』에는 한 챕터가 별도로 울새나 독수리와 같은 새의 절멸에 할애되어 있는데,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이 갑자기 없어져버리는 과정을 레이첼은 특유의 문학적인 문체를 동원해서 안타깝게 풀어냈다. 그러나 이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종합적으로 봐야 하는 것은 생태계의 ‘종 다양성’을 유지하는 일이다. 전문적으로 거창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이는 “자연을 최대한 이전 상태로 되돌려놓는 것”일뿐이다. 인간 종에게는 이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화학방제 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방법이 분명 있을 것이다. 레이첼도 그 성공적인 사례들을 여럿 언급한다. 이 사례들의 성공과 화학방제 작업의 실패를 극명하게 비교해놓은 여러 문단을 보면 정부의 정책이 무지의 결과라는 레이첼의 주장은 더욱 견고해진다. 특히 해충을 없애기 위해 익충을 활용하면서 곤충을 ‘자연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인간의 동맹군’으로 봐야 하는데, 성공적인 방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은 초음파 이용,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의 활용, 호르몬 주입, 미생물(생물학적 방제) 활용, 천적 이용, 포식곤충과 기생곤충의 이용(전통적인 방법) 등이다. 가령 살충제의 경우에는 해충이 내성을 갖는 기간이 짧게는 6개월에서 보통은 2~3년, 길게는 6년 정도이다. 상당히 짧은 편이다. 이것도 일종의 ‘진화’라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대안적인 방제는 ‘자연방제(Biological pest control)’라고 해서 자연의 균형을 유지(다른 종의 멸절을 방지)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거의 확실한 해충 억제의 효능까지 갖고 있다.


  레이첼은 보지 못했겠지만 1970년대 이후부터는 종합방제(Intergrated pest management), 즉 ‘IPM’이 UN의 권고로 세계 각지에서 실시되어 화학약품에 의존하던 방제 작업의 변화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UN 식량농업기구에서는 IPM을 “농업생태계의 잠재적인 교란을 최소화시켜 작물의 건강한 생장을 강조하고, 자연방제의 방법을 증진시키는(emphasizes the growth of a healthy crop with the least possible disruption to agro-ecosystems and encourages natural pest control mechanisms.)” 것이라고 정의했다. ‘유기농’을 생각하면 쉽다. 가격이 비싸서 그렇지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대체로 유기농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 이는 ‘생산성’에 열을 올리던 이전의 사고에서 우리가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소비자의 입장이 아니라 종 다양성 유지에 동참해야 하는 ‘하나의 개체’라는 인식을 갖기까지는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다. 하지만 나는 레이첼의 시대보다 더 진전된 환경 인식을 지닌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한편으로는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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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따금 환경파괴와 훼손을 선정적으로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려는 환경 다큐멘터리들을 본다. 보는 내내 힘들다. 내가 평소 무심결에 하던 파괴와 훼손은 생각도 않고 대규모의 사례들만 비난하기도 한다. 초보적인 ‘인식’ 실수이다. 다행이도 나는 운이 좋아 대학 강의의 여러 분야에서 환경문제에 대한 선구적인 인식과 고찰들을 접해볼 수 있었다. 내가 열렬한 환경주의자라는 것은 아니다. 분명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언제든 인식의 전환점에 설 수 있는 기본적인 생각들을 서서히 갖춰가는 과정에 있는 듯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그 과정 말이다. 레이첼의 이 책도 그러하고 가령 제인 구달의 『희망의 이유』나 『희망의 자연』 등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고찰들을 책으로나마 접해보면서 나는 ‘인류적 차원’에서 해야 하는 반성이 무엇인지 그 실루엣을 그려볼 수 있게 됐다. 중요하다. 중요한 것을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구태의연한 표현이지만, 없다. 레이첼의 이 책은 모든 이들에게 읽어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책 중 하나이다. ‘추천’이라는 말은 감히 쓰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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