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센스 -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리드하는
셀레스트 헤들리 지음, 김성환 옮김 / 스몰빅라이프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미국 공영 방송국 뉴스 프로그램 진행자, 대화법 관련 TED 영상이 1,300만을 넘는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래리 킹을 잇는 대화의 연금술사로 평가받는 저널리스트 셀레스트 헤들리의 대화법 책 <말센스>. 그동안 봐온 대화 스킬보다 말의 내용에 중점 둔 책입니다. 무의식적 편견에 빠진 우리의 위선을 깨뜨리는 내용이 수두룩합니다.

 

주고받는 대화 속에 나도 모르게 상대가 자신인 것처럼 생각하고 말했던 경우가 많았구나 실감한 계기가 되었어요. 나는 상대와 공감하려 노력했다고 생각하지만 되려 실망시키고 마는 경우입니다. "나 지금 너무 바빠."라고 상대가 말했을 때 "나도 지금 정말 정신없어."라며 관심의 초점을 나에게 두는 것처럼 말이죠.

 

상실과 고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내 이야기를 늘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도 그랬으니 너도 그럴 거야 식으로 경험 비교를 해버리는 겁니다. 문제는 스스로는 알아차리기 힘든 경우가 많다는 거죠. 무의식적으로 하다 보니 고치는 것도 참 힘듭니다. 저자는 한마디로 일축합니다. 그 입 다물라! (라고 직접적으로 쓰진 않았어요. 침묵,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고민을 나눌 때도 논리적이고 유창한 말로 (당사자는 전혀 공감되지 않는) 해결책을 내놓기보다는 그저 듣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센스>를 읽으며 내가 듣기 싫은 말을 정작 나는 하고 있지 않은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이 됩니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말재주의 향상이 아니라, 말센스의 향상이다. - 책속에서

 

대화에 필요한 ​질문 제대로 하는 법도 유익했습니다. 질문에는 대화를 이끌어가는 강력한 힘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질문은 배려, 관심,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고, 대화 중에 질문이 없다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잘못된 질문은 관계를 망칠 수 있기에, 질문을 던지는 것에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질문과 관련한 책도 시중에 많지만 저자의 목소리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질 정도로 예시가 만족스러웠어요.

 

SNS 시대에 좋아요만 누른다고 공감 능력이 덩달아 높아진 건 아닙니다. 오히려 공감 능력이 점차 하락세라고 해요. 타인의 문제에 반응하고 싶지 않을 때 간단히 무시해 버릴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주의집중력도 짧습니다. 오늘날 인간의 평균적인 주의집중 시간은 금붕어와 비슷한 수준인 약 8초라는 놀라운 사실!

 

저도 일 때문에 열어둔 단톡방이 많은 편인데, 알림은 꺼놨기에 실시간 확인은 안 하지만 하루에도 수차례 확인하는 일이 잦습니다. 그러다 보니 온종일 떠든 기분이에요. 기력이 소진되는 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정작 현실에서 대화는 몇 번이나 했을까요. 대화의 종말 시대가 올만큼 현실에서의 대화 빈도가 낮아지고 있습니다. 서로 딴소리만 하는 대화 같지 않은 영혼 없는 대화만 하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기존에 알려진 대화 전략도 현실에선 긍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더라는 저자의 실패 경험담도 흥미로웠고,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리드하는' 부제처럼 도무지 대화가 통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과의 대화법에 관한 이야기도 인상 깊습니다. 흑인 여성과 백인우월주의 KKK단 수장의 사례를 통해 들려줍니다.

 

<말센스>는 인위적인 대화 스킬에 앞서 대화를 하는 주체와 대화의 의미를 들여다보면서 진정한 대화의 지혜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말재주를 앞세우기 전에 이 책부터 읽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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