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왔습니다! - 짜장면에 얽힌 다문화 이야기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20
진수경 지음, 이정희 감수 / 책읽는곰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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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들과 신랑,

저는 항상 짬뽕 아이들은 매번 짜장아니면 간짜장을 먹어요

7살 후반 무렵부터는 짜장면 한그릇을 먹기 시작해서

나눠먹기가 안되니 그때부터 한그릇을 시켜주기 시작했죠 ㅎㅎ


요즘에야 아무때나 먹고 싶을때 나가서 짜장면을 사먹지만

제가 어릴때는 입학식, 졸업식, 방학식, 상탄 날, 아니면 생일, 어떤 특정한 날에만

짜장면 집에 갔던것 같아요

집에서 끓여먹는 짜장라면과는 또 다른맛이죠

그래서 아이들에게 그런 옛날이야기를 해주면서 짜장면을 먹어서 그런가

얼마전에 아이가 로봇대회에 나갔다가 입상하게 되었는데

상장 받았다며 저녁에 짜장면을 먹으러가자고 하더라고요 ㅎㅎ

저는 제가 지금까지 아이에게 해준 이야기들이 있어서 빵 터졌죠

그래서 또 저녁에 짜장면을 먹으러 갔어요


저는 오이가 잔뜩 올라간 짜장면을 좋아하는데요

아이들도 오이와 짜장의 궁합이 별미라는 진리를 조금씩 깨닫는것 같아서 볼때마다 귀여워요 ㅎㅎ



 예나 지금이나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짜장면

짜장면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걸까요?

어떻게 중국음식이 우리나라에서 더 많이 사랑받게 된걸까요?


 


이번에 책읽는곰 출판사에서 출간된

우리문화그림책 20

짜장면에 얽힌 다문화 이야기

짜장면 왔습니다!


표지에 면발을 만드는 주방장의 포스가 남다른게 느껴지네요


짜장면 한 그릇에 담긴 맛있는 역사!

백년도 넘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짜장면

그 이야기가 더 궁금해졌네요


짜장면 왔습니다! 책과 함께 온

짜장면 왔습니다!  그림자석

이게 꼭 짜장면집 메뉴판 처럼 얇게 제작된 자석이였어요

너무 귀여웠어요

작가의 센스가 돋보였거든요 ㅎㅎㅎ

정말 짜장면이 도착하고 짜장면 가게 메뉴판을 서비스로 준듯한 느낌 ㅎㅎ


또 2018년 달력이 왔어요


안녕달 작가님의 그림으로 표지가 장식된 2018년 달력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 달력이였네요

최숙희 작가님의 신작 열두달 나무아이를 비롯해서

12권의 책들이 소개되었고 그 책과 관련된 그림으로 꾸며진 너무 예쁜 달력이였어요


훑어보면서 아이랑 읽고 싶은 책이 또 늘어버렸네요 ㅎㅎ


짜장면이 어떻게 우리나라에서 사랑받게 되었는지는

백년도 더 된 이 이야기는

나림이 엄마의 외할아버지, 아꿍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어요


 


중국 산둥에서 태어나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와서는 평생을 사진 엄마의 외할아버지 아꿍


아꿍이 태어날 무렵, 산둥에는 가뭄과 홍수가 끊이지 않았대요

게다라 마적 떼까지 들 끓어 먹고 살기가 무척 힘들어

산둥 사람들은 바다 건너 조석에 일자리도 많고 장사도 잘된다는 소문을 듣고

하나 둘 고향을 뜨기 시작했는데

아꿍네 가족도 그렇게 인천 제물포로 가는 배에 올랐대요


 


그 무렵 제물포에는 조선사람, 중국 사람, 일본 사람, 서양 사람들이 뒤섞여 살았대요

아꿍네 가족들은 외국에 나온 중국 사람들인 화교들이 모여사는 마을로 갔어요


그게 바로 지금의 인천 차이나타운인가봐요


아꿍네 아버지는 화교 마을에 이발소를 차렸고

솜씨좋기로 소문이 난 이발소는 늘 손님들로 북적거렸대요


중국 사람들은 칼 한자루만 있으면 어디서든 먹고 산다더니

화교 마을 사람들이 딱 그랬다네요


어쩌다 고향에 서 편지가 오는 날이면 아꿍네는 늘

자지앙미엔 을 만들어 먹었어요

장독대에 담가 둔 첨면장을 한 술 푹 떠다가 기름에 달달 볶아 국수에 얹어 내는 음식이었지요


아꿍네 부모님이 고향을 그리며 먹는 이 음식을

아꿍도 좋아했고, 한국에서 태어난 동생도 무척 좋아했대요



아이가 책을 보다가 첨면장 이라고 하니 그게 뭐냐고 묻더라고요

사실 저도 춘장은 들어보았는데 첨면장은 처음 들어봐서 바로 찾아보았어요


첨면장은 첨장이라고도 하고, 단맛이 나는 중국 된장인 춘장이라고 했어요

원래 첨면장을 첨장으로 줄여 부른 것이 발음이 변해서 춘장이 되었다고 하네요


자지앙미엔이 짜장면이 된것과 처럼 춘장도 첨장에서 비롯된 말이였네요


아이들이 커가자, 아꿍 엄마는 장사를 시작했는데

중국에서 배가 들어오는 날이면 부둣가에 나가 자지앙미엔을 파는 장사였어요

큰 짐을 들어나르는 짐꾼도, 긴 시간 파도에 시달린 승객도

이 갈색 국수를 몹시 반가워 했죠


아마도 고향 생각이나서 더 그랬겠죠?


자지앙미엔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대요

누군가에겐 정겨운 고향 음식, 다른 누군가에겐 새롭고도 신기한 외국 음식..

어느덧 자지앙미엔을 파는 중국 음식점도 하나둘 늘어났다네요

 


그사이 아꿍도 쑥쑥 자라 마을을 주름잡는 골목대장이 되었대요

목소리도 우렁차고, 달리기도 잘하고, 나무 타기도 일등이었지요

하지만 화교 마을을 벗어나면 자기도 모르게 주눅이 들곤 했다네요

한국말이 서툰 아꿍을 흉내 내며 놀리는 아이들이 많아서요..


지금처럼 그때도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는 우리가 모르는 아픔이 많았네요...

다문화 가정이 많아진 시대인 현재에도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곱지만은 않으니..

참 씁쓸한부분이였어요 ㅠㅠ


하지만 그래도 씩씩했던 아꿍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아꿍은 일찍 부터 중국 음식점에서 일을 하게되었어요

부지런히 가게에 나가 청소도 하고 손님에게 싹싹하게 굴고

배달일도 번개처럼 해내는 아꿍을 눈여겨본 주인아저씨는 아꿍에게 주방일을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아꿍은 얼마 되지 앟아 쫄깃한 면발을 멋들어지게 뽑아내게 되었다네요


조선이 해방 되던 해 아꿍은 어엿한 주방장이 되었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어요

동생은 부모님이 하시던 이발소 일을 도맡아 하게 되었고요


어느날 아꿍은 고생만 해 오신 부모님을 고향에 보내 드리기로 했어요

형편이 안돼서 한번도 산둥에 가지 못했기에

바쁜 아꿍 대신 동생이 부모님을 모시고 배를 타고 산둥으로 갔다고 해요

 


그런데 두 나라 사이가 안 좋아지면서, 갑자기 한국과 중국을 오가던 배가 끊겼어요

아꿍 부모님과 동생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고

배가 다니지 않는 부둣가에선 활기가 사라지고 사람들도 하나둘 떠나갔어요

거기다 곧이어 6.25 전쟁이 터지고 삼년 동안 계속된 전쟁은 더 많은 것을 앗아갔어요

아꿍에게 남은 건 이제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뿐이었지요


아꿍은 이발소가 있던 자리에 작은 중국 음식점을 열고

화린관 이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아꿍이 만든 음식이 서먹해진 두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이어주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한국 사람들은 어느새 자지앙미엔을 짜장면이라고 부르고 있었고

갓 뽑은 면발로 만든 쫄깃한 짜장면은 화린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였대요

하지만 한국 사람 입맛에 맞추느라 집에서 담근 갈색 첨면장에 공장에서 만든 검은 춘장을 섞어야만 하는게

아꿍은 늘 아쉬웠대요


우리나라에서 먹는 짜장면이 중국에서 먹는 짜장면과 다르다는건 알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춘다고 중국 전통식 첨면장을 쓰지 않아서 그랬나보네요

중국에서 짜장면을 먹어본 사람들이 우리나라 짜장면이 더 맛있다고 하는것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어 변했기 때문인가봐요


 


가게가 자리 잡아갈 무렵, 외국인이 땅을 가지는 걸 제한하는 법이 생겼고

아꿍은 아는 사람 말에 속아 넘어가 가게를 빼앗기고 말았대요

다른 화교들도 아꿍과 비슷한 일을 당하고는 억울한 일을 더는 겪기 싫다며 다른 나라로 떠나기도 했대요..


참......... 왜 착한사람들의 돈을 빼앗아 자기 배를 불리려고 하는지..

아꿍이 정말 힘들었을것 같아요


하지만 아꿍은 소문을 듣고 더 자주 찾아주는 단골들 때문에 떠날 수 가 없었대요

산둥에서 산 시간 보다 인천에서 산 시간이 더 길어

이곳이 고향처럼 느껴지기도 했던 아꿍...

자신이 만든 짜장면이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드는 단골들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대요


시간이 흐르면서 짜장면은 점점 더 까매졌대요

춘장에 설탕을 태워 만든 캐러멜을 넣은 탓이라고 하네요

그때부터 아마 지금과 같은 짜장면이 계속된게 아닐까 싶었어요


하지만 아꿍은 짜장면이 고향 맛에 멀어진다고 아쉬워했고

손님들은 달콤하고 감칠맛이 돈다고 더 좋아했대요


장사가 너무 잘된 아꿍네 화린관

마지못해 한국인 청년을 가게에 들였어요


 


아꿍은 이 어수룩한 청년이 마음에 들지 않이 주방일을 가르칠 생각이 없었는데

싹싹하고 부지런한 청년의 모습이 꼭 자신의 어릴적 모습을 보는것 같아서 마음이 흠들렸대요

그런데 그때 그 청년을 마음에 쏙 들어 한 사람은 따로 있었다고 하네요


그게 바로 엄마의 엄마, 나림이 외할머니 셨어요


아꿍 딸은 한국인 청년과 결혼해서 다원반점을 차렸고

그 아꿍의 딸과 한국인 청년이 낳은 딸이 바로 나림이 엄마

화린관은 아꿍 아들, 그러니까 엄마 외삼촌이 이어 받았고요


순간 족보가 잠시 헷갈리는듯했는데

화린관의 아꿍, 그리고 그의 딸과 아들

딸은 한국사람과 결혼해서 다원반점을 차렸고 그의 딸이 또 딸을 낳은게 나림이,

그리고 아꿍의 아들은 화린관을 물려받고..


그렇게 대를 이어서 짜장면을 만든 짜장면 달인의 집안인 아꿍네, 아니 나림이네

대대로 만든 짜장면은 더 맛있을것 같았어요


출출한 점심, 느긋한 주말, 특별한 날 사람들이 찾는 음식

백여 년 전에는 낯설기만 했던 음식이 지금은 가장 친근한 음식이 된 짜장면


아꿍에게서 엄마에게로 또 나림에게로 이어진 짜장면


그 속에는 아꿍네 가족의 역사도, 또 그 시간을 함께 해온 이웃의 행복한 추억도 함께 녹아있었어요


저도 짜장면하면 추억의 음식으로

그 시절 함께 맛있게 짜장면을 먹었던 사람들이 먼저 생각나요

또 그 특별했던 날도 떠오르고요.

그래서 더 특별한 음식인 짜장면

요즘 아이들에게는 너무 흔한 음식이라서 우리때처럼 그런 특별한 음식이라는게 존재할까 싶은데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중학교 졸업식때 친구들과 먹은 짜장면도 생각나고

무슨 상만 탔다하면 수고했다고 짜장면을 사주셨던 할머니도 생각이 났어요

정말 짜장면에는 저의 행복한 추억이 그대로 녹아있네요


 


금방 만든 따끈한 짜장면을 비벼 한젓가락 뜬 모습에서

군침이~


아이랑 책보면서 괜히 허기가 지고 배가 고파지더라고요


아이랑 눈마주치면서 짜장면 먹고싶다고 서로 신호를 보내다 빵터졌어요 ㅎㅎ

아이들만 그런게 아니라 저 또한 짜장면 생각이 몹시 나던 참이라서요




 




너무나도 좋아하는 짜장면에 대한 백여 년도 더 된 이야기를 알아보았어요

사실 어렴풋이 알고있었기에 이렇게 재미있게 이야기 형식으로 알아보니

왜 짜장면이라는 이름이 생겼는지

왜 한국식 짜장면이 중국식 짜장면과 다른지

어떻게 인천 차이나타운이라는곳에 화교들이 모여살게 되었는지

그 당시 시대적 배경을 알게되니 자연스레 짜장면 역사를 이해하게 되었네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저도 읽어주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어 재미있었지만

아이 역시도 짜장면의 역사에 대해서 매우 흥미롭게 듣더라고요


짜장면 왔습니다! 그림책 덕분에 짜장면의 역사는 확실하게 배운것 같아요

마지막 페이지에 더 자세하게 한국 화교와 짜장면의 역사에 대해서 나와 있어서

찬찬히 읽어보며 더 배경지식이 넓어진 느낌이였어요


아이들이 짜장면을 좋아한다면,

짜장면의 역사가 궁금하다면

책읽는곰 우리문화그림책

짜장면 왔습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옛날 이야기 하듯이 들려줄 수 있어서 아이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짜장면의 역사를 배우고 느낄 수 있어요~


단 하나 주의할점은!!


이 책을 읽게 되면 꼭 짜장면이 먹고 싶어지니 필히~ 짜장면 먹으러 갈 준비를 하고 읽어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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